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961 - 챕터 970

1359 챕터

제961장

경소경은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고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꼭 나한테 이래야겠어요? 우리 사이에 그깟 게 대체 뭐라고 그래요? 그냥 제발…” 나랑 잘해볼 수 없는 거예요?  그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지만 마지막 한 마디는 뱉지 못 했다.  진몽요는 고개를 숙였다. “그런 게 아니라… 근데 밥 먹는다고 안 했어요? 밥부터 먹어요, 나 배고파요.”  경소경은 말없이 빠른 발걸음으로 차에 탔고 누가 봐도 화가 난 상태였다. 진몽요는 한숨을 쉬며 뒤따라 갔고, 그가 먼저 얘기를 꺼내길 기다렸지만 그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레스토랑에 도착한 경소경은 그녀가 좋아하는 레어 굽기의 스테이크를 주문했고, 예전부터 밥 먹을 땐 늘 그가 주문을 도맡았다. 그녀는 자신이 생고기를 못 먹는다는 말은 못하고 파스타를 따로 주문했다.  스테이크가 나오자 진몽요는 보지도 않고 파스타만 깨끗이 먹어 치웠다. 이런 곳은 가뜩이나 양이 적어서 그녀는 코끼리가 새모이를 먹은 느낌이었지만 더 주문할 수 없었다. 여자가 많이 먹는 건 좀 창피하지 않나?  경소경은 그녀가 스테이크도 안 먹고 배가 안 부른 것 같아 물었다. “내가 스테이크에 독이라도 탔을까 봐 그래요? 내가 만든 것도 아니잖아요.”  진몽요는 망설이다 말했다. “좀 더 익힌 걸로 먹으면 안돼요? 요즘 위가 안 좋아서 너무 안 익은 건 좀 그렇네요.”  그는 다 비워진 파스타를 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위 안 좋은 거 맞아요? 원래 레어를 제일 좋아했잖아요.”  그녀는 대답하지 못 했고, 그는 그녀가 민망할까 봐 직원을 불러 완전히 익힌 고기로 바꿔주었다.  분위기는 급 조용해졌고, 경소경은 손에 있던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할말이 있는 거 같았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진몽요는 그의 시선이 불편해서 먼저 입을 열었다. “언제 돌아갈 거예요? 재무팀 문제는 해결했으니 이제 여기서 더 있을 일 없겠네요?”  경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틀 뒤쯤 갈 거예요. 그래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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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장

경소경은 벌떡 일어났다. “네, 금방 갈게요. 어디 다치셨어요? 많이 다쳤어요?”  하람이 그저 다리만 다쳤다는 사실에 경소경은 나름 안도했고, 전화를 끊고 진몽요에게 말했다. “먼저 먹어요. 엄마한테 교통사고가 나서 잠깐 가봐야겠어요. 계산은 하고 갈 테니까 나중에 연락할게요.”  진몽요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멀리 떠났다. 그녀는 김이 빠졌으면서도 하람을 걱정했다. 그녀는 집에 돌아온 후 경소경이 도착했을 시간에 맞춰 전화를 걸었다. “어머님 괜찮으세요?”  경소경은 병원에 있었다. “크게는 안 다쳤어요. 오른쪽 다리가 골절되었는데 나이 들어서 이리저리 쉽게 고장 난다고 투덜대시기만 하지 전체적으로는 괜찮아요. 늦었는데 안 자고 있었어요? 일찍 쉬어요, 끊을게요.”  그녀도 별 다른 얘기 없이 전화를 끊었다.  올 여름은 그렇게 평화롭지 못한 것 같다. 목가네, 온연은 아이를 안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고, 아이는 특별한 감기 증상도 없었는데 갑자기 열이 많이 나기 시작했다. 유씨 아주머니와 목정침은 아이 물건을 챙기며 병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이는 계속 잠에 들지도 않고 온 몸은 뜨거워지고 있었다. 작은 얼굴은 이미 불그스름 해졌으며 아프다고 울지는 않았지만 밥도 먹지 않는 걸 보니 상태가 안 좋은 듯했다. 온연은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병원에 도착한 후, 의사는 간단한 진료를 한 뒤 전체적인 검사를 해보라고 제안했다. 당시에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라 각종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얘기를 듣고 나니 온연은 마음이 아파서 눈시울이 붉어졌고, 어쩐지 모든 일이 순조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아이를 다시는 못 낳을 거라고 의사가 말했었는데 기적 같이 아이를 낳았고, 위험하게 조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 큰 문제가 없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게 다행이라고 여겼고 늘 불안할 정도로 다행이었다…  2시간 정도지난 뒤 모든 검사를 마치고, 채혈을 할 때 아팠을 텐데 아이는 울 힘도 없었는지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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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장

열이 내려가자 아이는 다시 활발해지고 입맛도 돌아왔다. 온연은 마음이 놓여서 강제로 목정침을 병실에서 쫓아냈다. 아이가 아프다고 온 집안 사람들의 일상을 방해할 순 없으니 그가 꼭 병실을 지키고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었다.  한편. 다른 병원에서 경소경은 하람의 침대 옆에서 꼬박 하룻밤을 지키고 있었고, 아침부터 하람의 심부름으로 리치와 포도를 사와 그녀의 손에 쥐어줬다. “다리 아프신 거 말고는 다 괜찮은 거 같네요. 그나저나 기사님 있었잖아요. 어쩌다 이렇게 되신 거예요?”  하람은 과일을 먹으며 투덜댔다. “그러게. 기사님이 지금까지 운전을 오랫동안 잘 하셨는데 이번엔 나보다 심하게 다치셨어. 이따가 너가 영양제 같은 것 좀 사서 병문안 가봐. 병원비는 우리가 보태 줘야지. 그래도 일하다가 다친거니까. 어제 나갈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사거리에서 갑자기 어떤 차가 우리쪽으로 달려오는 거야. 일부러 그런 것처럼. 박고 바로 도망갔어. 경찰한테 신고해서 조사 맡겼어. 네 아빠가 지금 거기 있고. 대포차라서 아직은 누군지 못 잡은 모양이야. 재수가 없어도 너무 없지.”  하람이 그냥 한 말에 경소경은 의심을 품었고, 대포차에 뺑소니라면 뭔가 음모가 있는 것 같았다… 누가 하람을 겨냥한 걸까? 하람은 늘 적이 없고, 경가네 집안도 딱히 라이벌이 없으니 그저 오해이길 바랐다…  그가 생각하던 중 하람은 화제를 돌렸다. “맞다, 계열사에 갔다 왔어? 어땠어? 몽요 만났지?”  그는 눈썹을 올리며 “무슨 말이 하고싶으신 거예요?”  하람은 웃었다. “내가 무슨 말 하고 싶은지 알잖아. 엄마가 이렇게 애를 썼는데 내 호의를 실망시키지 마렴. 난 몽요를 처음 봤을 때부터 너희 둘이 짝이라는 걸 알았어. 너가 누구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내가 딱 보면 알아. 그러니까 노력 좀 해. 난 내가 아파 죽기 전에 손주랑 여행도 가고 친구들한테 자랑도 하고싶어. 요즘 계속 재수없는 일만 생기는 거 보니 이러다 진짜 무슨 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니까 얼른 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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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장

진몽요는 막 회사에 도착해서 문자를 받고 답장했다. ‘소경씨한테 어머님 소식 들었어요. 안 그래도 주말에 뵈러 가려던 참이었어요. 금요일에 퇴근하고 올라갈게요.’  하람은 문자를 보며 입 속에 있던 리치가 더 달게 느껴졌다. 경소경이 남쪽으로 가지 않아도 진몽요가 올라오면 똑같은 것이니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답장했다. ‘그래, 그럼 금요일에 우리 집으로 바로 와. 그때쯤이면 나도 퇴원했겠다. 내가 맛있는 거 해 놓을게, 같이 저녁하자.’  진몽요는 시간을 계산해보고 금요일 오후에 반차를 낸 뒤 일찍 올라 가기로 마음먹었다. 하람이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을 오래 기다리게 만들 수 없었다.  병원에서 나온 후, 경소경은 차를 타고 임립의 집으로 향했고, 아줌마가 있어서 그런지 집은 깔끔했다. 임립은 거실 창문 앞에 앉아 디자인을 그리고 있었고, 마치 죽기 전 좋아했던 모든 걸 그림으로 남기려 하는 것 같았다.  그의 컨디션은 좋아 보였고 절대 죽기 직전인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평온할수록 왠지 모르게 더 비참해 보였다.  경소경은 소파에 있던 쿠션을 들어 임립에게 던졌다. “맨날 집에만 있을 거야? 놀러 안 갈래?”  임립은 쿠션을 집었다. “어디 가서 놀게? 클럽? 난 못 가. 술도 못 마시고, 음식도 함부로 못먹어. 안 그럼 빨리 죽을 테니까. 난 지금이 딱 좋아. 매일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지 않아도 되고, 여유롭게 하고싶은 거 하는 느낌이 나쁘지 않네. 난 내가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모르겠어. 이렇게 여유롭게 사는 것도 좋은데 말이야.”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리며 임립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 살이 많이 빠졌네. 꼭 클럽 가자는 말은 아니었어. 내가 이럴 때 클럽에 데리고 가면 사람도 아니지. 난 그냥 주변도 둘러보면서 경치도 좀 봤으면 해서.”  임립은 한숨을 쉬었다. “내가 지금 등산 가면 등산하다가 죽을수도 있나? 나도 주변 좀 둘러보고 싶은데, 더 오래 살고싶어… 날씨가 더워져서 체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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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장

“그러게, 아쉽네.” 임립은 고민 없이 대답했다.  인생은 늘 아쉬운 게 많았고, 마지막 순간에 다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경소경은 갑자기 진지해졌다. “걱정 마, 나 그 사람이랑 다시 잘 될 거야. 내 바람둥이 기질은 이미 그 사람을 처음에 본 순간부터 고쳐졌어. 내가 이렇게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었거든. 이 사람 만나기 전에는 결혼 생각도 없었으니 말이야. 계속 디자인 그리고 있어, 주말에 너 데리고 피크닉 가게. 좀 시원한 곳으로. 그리고 그 디자인 나한테 줘. 내가… 기념으로 갖고 있게.”  임립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래.”  ......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갔고, 순간을 붙잡고 싶어도 그저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새 금요일. 아이는 퇴원 수속을 밟고 집으로 돌아왔고 여전히 즐거운 표정이었다. 온연과 목정침이 이번 일로 인해 많이 놀란 건 아이가 절대 알리 없었다.  며칠동안 온연은 잠도 거의 못 잤다. 매번 2시간도 못 자고 잠에서 깨어나 수유를 하고, 기저귀도 갈아주었고, 중간중간 쉬는 건 별로 의미가 없었다. 어느새 그녀의 다크서클이 심하게 내려왔고, 집으로 돌아온 순간 그녀는 푹신한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처음으로 목정침의 결벽증을 무시하고 샤워도 하지 않은 채 잘 준비를 했다  목정침은 그런 그녀를 싫어하지 않고 자상하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너 요즘 고생했으니까 푹 자. 나도 오늘은 회사 안 가고 집에서 아이 볼 테니까 마음 편히 자.”  온연은 그를 향해 손을 뻗었고, 그가 다가가서 몸을 숙이자 그녀는 웃으며 그의 목에 팔을 감싸고 입을 맞췄다. “그럼 고생해요, 난 좀 잘게요.”  그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네.”  그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온연은 깊은 잠에 들었고, 막 꿈을 꾸던 찰나에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순간 사는 게 정말 피곤하다고 생각했다… 수신인이 진몽요인 걸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이가 막 퇴원해서 너무 피곤해. 지금 막 잠 들었었어. 주말에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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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장

데이비드는 순간 고개를 꼿꼿이 들고 굳게 마음을 먹은 듯 보였다. “네! 경매는 오후 2시부터 시작이니 지금부터 단단히 준비하겠습니다!”  오후 경매장 밖. 아이는 잠들어 있었고 목정침은 유씨 아주머니에게 아이를 데리고 차에서 기다려 라고 했다. 이런 진지한 장소에 아이를 데리고 들어갈 수 없었다.  그의 예상대로 예군작은 나타났지만 아택만 경매장 안으로 들어가고 그는 차에서 대기했다.  이번 경매는 별 일 없으면 두 사람만의 싸움이었다. 목정침은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 감히 엄두도 못 낼 금액을 불렀고, 아택만 금액을 뒤이어 불렀다. 그는 아택을 보면서 계속 금액을 올리며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충동적인 스타일이 아니기에 만약 예군작이 그를 물 먹일 생각으로 금액을 높이는 거라면 당연히 그에게 손해이니 그도 어느정도 가격을 올린 뒤 포기할 생각이었다.  몇 차례 지난 뒤, 가격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몰라갔고, 사회자는 손이 떨려서 마이크도 제대로 못 들었다. 어느덧 목정침이 가격을 부르는 속도가 느려졌고 아택은 일부러 비웃는 듯한 눈빛을 그에게 보냈다. 그는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그의 차례가 됐을 때 말했다. “포기하겠습니다.”  아택은 의아했지만 목정침은 무시하고 경매장을 떠났다.  이 땅이 이만큼의 가치는 절대 없었기에 예군작이 원한다면 그 가격에 기꺼이 가져가게 만들었다.  그가 차로 돌아오자 아이는 이미 잠에서 깨어나 펑펑 울고 있었고 유씨 아주머니는 어쩔도리가 없었다. “작은 도련님이 잠에서 깨시면 도련님이랑 사모님만 찾으셔서 제가 달랠 수가 없네요.”  목정침은 아이를 품에 안았다. “괜찮아요, 제가 달랠게요.”  이때, 예군작의 차가 옆으로 왔고 그는 망설이다 창문을 열었다.  예군작은 창문을 내리고 놀리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저랑 끝까지 해보실 줄 알았는데, 이 땅 원하시면 알려주세요. 제가 입만 열면 되니까요. 양보할 의향 있어요.”  그는 차갑게 말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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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장

아택은 멈칫했다. “하지만… 이런 식이면 어르신이 만나러 오실겁니다…”  예군작은 눈을 번쩍 떴다. “네 말은… 노인네가 날 보러 직접 온다는 말이야? 그럼 그렇게 아픈 건 아닌가 보네. 몇 년 더 살면 골치 아픈데… 너는 내가 진짜 예군작이 아니라는 걸 들킬까 봐 무서운 거야? 사실… 예가네 후계자가 이미 사라졌다고 걸 알리는 게 더 잔인하지 않아?”  아택은 마음대로 발언할 수 없었고, 눈 앞에 있는 예군작이 진짜 예군작이 아니라는 걸 안 동시에 진짜 예군작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이 더 확실해졌다.  예군작이 어르신이 ‘몇 년 더 살면 골치 아프다’는 말에, 그는 심장이 뛰었다. 왜냐면 하람이 진몽요와 경소경의 재결합을 밀고 있었기에 예군작이 교통사고를 냈고, 생명에 위협을 주진 않았지만 너무 심하게 경고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예군작이 겁 없이 어르신을 건들일까 봐 걱정했다…  이 일은 그에게 민감한 문제였고, 말 실수를 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기에 생각만 할 뿐 말은 꺼내지 않았다.  아택이 감히 입을 열지 못하는 걸 보고 예군작은 흥미가 떨어져 화제를 돌렸다. “진몽요 유산시키는 일은 우선 보류야, 내가 생각을 바꿨거든. 이순 대신에 안야가 있어서 요즘 못 써먹었는데 이제 써먹어야지. 가서 경소경한테 매달리라고 해. 진몽요 뱃속에 아이는… 일단 두자.”  아택은 비록 왜 그가 갑자기 생각을 바꿨는지 몰랐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처음부터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네, 말해 두겠습니다.”  목정침이 목가네로 돌아왔을 때 온연은 깨어 있었다. 그의 표정이 안 좋은 걸 보자 그녀는 다가가서 물었다. “애 데리고 어디 갔다 왔어요? 누가 당신 화나게 했어요?”  그는 아이를 그녀의 품에 넘겼다. “아니야, 회사에 일이 좀 있어서 그것만 좀 처리하고 왔어. 왜 더 안 잤어?”  온연은 아이 얼굴에 뽀뽀를 했다. “낮에 너무 많이 자면 저녁에 못 잘까 봐요. 낮에 계속 자다가 일어난지 얼마 안됐어요. 이정도 잤으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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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장

그는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 다 회사 일이야. 너까지 마음 고생 안 시킬래.”  그가 그렇게 말하자 온연도 어쩔 수 없었다. 지금 그를 화나게 할 수 있는 건 예군작과 관련된 일 밖에 없었다. 그녀는 진몽요가 예군작과 친했던 게 생각나 그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땅 문제만 해결되면 목정침의 기분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목정침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이는 아주머니가 보고 있어? 얌전히 잘 있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지금은 얌전히 있어요. 당신 피곤한 거 아니에요? 쉬고 있어요. 난 내려가서 방해 안 할게요.”  그는 그녀를 품 속에 안았다. “아니, 이미 방해했어. 그러니까 책임져.”  격렬한 키스를 하던 중 유씨 아주머니가 갑자기 아이를 안고 방문을 열었다. “연아, 기저귀 어딨…” 말이 끝나기 전에 민망한 상황을 보고 얼른 나갔다. “내가 알아서 찾을 게! 작은 도련님이 오줌을 싸셔서 내가 너무 급해서 노크도 없이 문을 열었네. 난 아무것도 못 봤어!”  목정침과 온연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눈을 마추지며 웃었고 온연은 수줍게 입술을 깨물었다. “기저귀 갔다 주고 올 게요. 쉬고 있어요. 저녁에… 계속해요.”  목정침은 아쉬운 듯 다시 입을 맞췄다. “그래… 가.”  아래층으로 내려온 뒤, 온연의 볼은 아직도 빨갰고 유씨 아주머니는 이 일로 장난을 치지 않았다. 목정침이 집에 있으니 괜히 이걸 놀림거리로 삼았다 걸리면 그녀는 혼날 수도 있었다. “연아, 앞으로 기저귀는 보이는 곳에 놔줘. 그럼 내가 바로 찾을 수 있잖아.”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저번에 사다 놓은 기저귀를 다 써서 새로 산 걸 깜빡하고 정리를 안 해두었네요. 아직도 현관 서랍속에 있어요.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기저귀를 갈아준 뒤 시간을 보니 진몽요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되어 온연은 전화를 걸었다. “몽요야, 어디쯤이야? 오후에 온다고 하지 않았어?”  진몽요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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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장

진몽요는 곤란했다. “엥? 나보고 이걸 말하라고? 좀 그렇지 않아? 저번에 밥 먹을 때 내가 임신한 거 말했더니 밥도 안 먹고 나가버렸어. 이미 며칠동안 연락도 안 했는데 이제 와서 그런 얘기는 못 하지. 예전에는 나한테 관심있나 의심했는데 이제 보니까 맞는 것 같아. 그래서 이제 안 만나니까 다시 연락하기 좀 그래.”  이 얘기를 듣고 온연은 김이 빠졌다. “그래, 지금 찾아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네. 내가 다른 방법 생각해볼게. 나 그 사람이랑 만나보고 싶은데 만나게는 해줄 수 있지? 내가 직접 가서 얘기하게.”  진몽요는 승낙했다. “그래, 그건 될 거야. 나중에 연락해 볼게.”  전화를 끊고 진몽요가 뒤를 돌자 경소경과 부딪힐 뻔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언제 내 뒤로 온 거예요?!” 설마 임신했다는 말까지 들은 건 아니겠지?  경소경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방금요. 당신 차 좀 옮겨 달라고 말하러 왔어요. 저렇게 주차를 하면 내가 주차를 할 수가 없잖아요… 근데 왜 그렇게 놀래요?”  진몽요는 그가 아무것도 못 들은 걸 알고 안도했다. 그녀는 아직 그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밝힐지 생각하지 못 했고, 이 곳은 경가네 공관이니 하람이 알게 되면 온 세상이 다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 일은 꺼내기에 경가네 공관은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 “아니에요… 차 다시 댈 게요, 뒤에서 좀 봐줘요. 내가 뭐 박으면 물어낼 돈은 없으니까요.”  경소경은 정직하게 그녀의 뒤에서 방향을 알려주었고 처음에는 잘하다가 갑자기 진몽요는 미친듯이 대문 쪽으로 후진을 했고 심상치 않은 상황에 경소경은 목소리를 높였다. “후진 그만해요! 이러다 박아요!”  ‘쾅’ 소리가 나면서 경소경은 그대로 굳었다. 진몽요는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뭐 박았어요?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소리는 왜 질렀어요? 잘 못 들어서요…”  경소경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아니에요… 철문이 좀 패이긴 했지만, 차 뒤쪽이 더 문제네요…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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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장

하람은 만족했다. “좋아. 내가 말 했었잖아, 소경이랑 너랑 어떻든 우리는 우리라고. 자주 만나야지. 나랑 너희 엄마도 그렇게 얘기했어. 앉아, 곧 식사시간이야.”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앉았고 이때 경소경이 들어왔다. 밖이 너무 더워서 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고, 집에 들어가서 에어컨 바람을 쐬자 편해졌다. “엄마, 저 물 마실래요. 차가운 거 있어요?”  하람은 한심하게 그를 바라봤다. “주방에 있으니까 혼자 마셔. 몽요한테 주스도 좀 가져다주고. 뭐 좋아하는지 알잖아. 여자들은 찬 거 많이 마시면 안 좋으니까 미지근한 걸로.”  경소경은 진몽요를 슥 보더니 주방으로 향했다.  진몽요는 살짝 기세가 등등해지며 하람이 진심으로 자신에게 잘해주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의 배를 보며 말했다. “요즘 오래 앉아서 밥 먹고 운동 안 했지? 배에 살 좀 찐 거 같은데… 아랫배 좀 나온 거 아니야?”  진몽요는 고개를 숙여 배를 보았다. 오늘은 그녀가 딱 붙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어서 일어나 있을 때는 안 보이지만, 앉으니까 배가 살짝 나와보였다… 전에는 일할 때 오피스룩만 입어서 잘 몰랐지만 이제 보니 티가 좀 났다… 설마 임신 두 달차부터 배가 나오는 건가? 온연이 임신했을 땐 이렇게 빨리 티가 안 낫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녀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런 것 같아요… 살 빼야죠.”  하람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냥 한 말이야. 살을 왜 빼? 여자는 좀 통통해야 예뻐. 너무 마르면 건강에도 안 좋아. 괜찮아, 나도 뱃살 있어서 너한테 뭐라고 할 자격 없어. 일은 좀 적응했어? 너 소경이랑 헤어진지도 좀 됐는데… 주변에 다른 이성은 없어? 다른 뜻은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진몽요는 하람이 그저 궁금해서 물었다는 말을 믿지 않았기에 그저 웃었다. “아니요, 요즘 일에 집중하고 있어요. 저한테 그런 중요한 직위를 주셨는데 당연히 열심히 해야죠. 일도 잘 적응해서 다 좋아요.”  하람은 예군작의 존재를 알았지만 언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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