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는 순간 고개를 꼿꼿이 들고 굳게 마음을 먹은 듯 보였다. “네! 경매는 오후 2시부터 시작이니 지금부터 단단히 준비하겠습니다!” 오후 경매장 밖. 아이는 잠들어 있었고 목정침은 유씨 아주머니에게 아이를 데리고 차에서 기다려 라고 했다. 이런 진지한 장소에 아이를 데리고 들어갈 수 없었다. 그의 예상대로 예군작은 나타났지만 아택만 경매장 안으로 들어가고 그는 차에서 대기했다. 이번 경매는 별 일 없으면 두 사람만의 싸움이었다. 목정침은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 감히 엄두도 못 낼 금액을 불렀고, 아택만 금액을 뒤이어 불렀다. 그는 아택을 보면서 계속 금액을 올리며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나타내지 않았다. 그는 충동적인 스타일이 아니기에 만약 예군작이 그를 물 먹일 생각으로 금액을 높이는 거라면 당연히 그에게 손해이니 그도 어느정도 가격을 올린 뒤 포기할 생각이었다. 몇 차례 지난 뒤, 가격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몰라갔고, 사회자는 손이 떨려서 마이크도 제대로 못 들었다. 어느덧 목정침이 가격을 부르는 속도가 느려졌고 아택은 일부러 비웃는 듯한 눈빛을 그에게 보냈다. 그는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그의 차례가 됐을 때 말했다. “포기하겠습니다.” 아택은 의아했지만 목정침은 무시하고 경매장을 떠났다. 이 땅이 이만큼의 가치는 절대 없었기에 예군작이 원한다면 그 가격에 기꺼이 가져가게 만들었다. 그가 차로 돌아오자 아이는 이미 잠에서 깨어나 펑펑 울고 있었고 유씨 아주머니는 어쩔도리가 없었다. “작은 도련님이 잠에서 깨시면 도련님이랑 사모님만 찾으셔서 제가 달랠 수가 없네요.” 목정침은 아이를 품에 안았다. “괜찮아요, 제가 달랠게요.” 이때, 예군작의 차가 옆으로 왔고 그는 망설이다 창문을 열었다. 예군작은 창문을 내리고 놀리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저랑 끝까지 해보실 줄 알았는데, 이 땅 원하시면 알려주세요. 제가 입만 열면 되니까요. 양보할 의향 있어요.” 그는 차갑게 말했다. “예
아택은 멈칫했다. “하지만… 이런 식이면 어르신이 만나러 오실겁니다…” 예군작은 눈을 번쩍 떴다. “네 말은… 노인네가 날 보러 직접 온다는 말이야? 그럼 그렇게 아픈 건 아닌가 보네. 몇 년 더 살면 골치 아픈데… 너는 내가 진짜 예군작이 아니라는 걸 들킬까 봐 무서운 거야? 사실… 예가네 후계자가 이미 사라졌다고 걸 알리는 게 더 잔인하지 않아?” 아택은 마음대로 발언할 수 없었고, 눈 앞에 있는 예군작이 진짜 예군작이 아니라는 걸 안 동시에 진짜 예군작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이 더 확실해졌다. 예군작이 어르신이 ‘몇 년 더 살면 골치 아프다’는 말에, 그는 심장이 뛰었다. 왜냐면 하람이 진몽요와 경소경의 재결합을 밀고 있었기에 예군작이 교통사고를 냈고, 생명에 위협을 주진 않았지만 너무 심하게 경고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예군작이 겁 없이 어르신을 건들일까 봐 걱정했다… 이 일은 그에게 민감한 문제였고, 말 실수를 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기에 생각만 할 뿐 말은 꺼내지 않았다. 아택이 감히 입을 열지 못하는 걸 보고 예군작은 흥미가 떨어져 화제를 돌렸다. “진몽요 유산시키는 일은 우선 보류야, 내가 생각을 바꿨거든. 이순 대신에 안야가 있어서 요즘 못 써먹었는데 이제 써먹어야지. 가서 경소경한테 매달리라고 해. 진몽요 뱃속에 아이는… 일단 두자.” 아택은 비록 왜 그가 갑자기 생각을 바꿨는지 몰랐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처음부터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네, 말해 두겠습니다.” 목정침이 목가네로 돌아왔을 때 온연은 깨어 있었다. 그의 표정이 안 좋은 걸 보자 그녀는 다가가서 물었다. “애 데리고 어디 갔다 왔어요? 누가 당신 화나게 했어요?” 그는 아이를 그녀의 품에 넘겼다. “아니야, 회사에 일이 좀 있어서 그것만 좀 처리하고 왔어. 왜 더 안 잤어?” 온연은 아이 얼굴에 뽀뽀를 했다. “낮에 너무 많이 자면 저녁에 못 잘까 봐요. 낮에 계속 자다가 일어난지 얼마 안됐어요. 이정도 잤으면 충분해요.”
그는 고개를 돌렸다. “괜찮아, 다 회사 일이야. 너까지 마음 고생 안 시킬래.” 그가 그렇게 말하자 온연도 어쩔 수 없었다. 지금 그를 화나게 할 수 있는 건 예군작과 관련된 일 밖에 없었다. 그녀는 진몽요가 예군작과 친했던 게 생각나 그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땅 문제만 해결되면 목정침의 기분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목정침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이는 아주머니가 보고 있어? 얌전히 잘 있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지금은 얌전히 있어요. 당신 피곤한 거 아니에요? 쉬고 있어요. 난 내려가서 방해 안 할게요.” 그는 그녀를 품 속에 안았다. “아니, 이미 방해했어. 그러니까 책임져.” 격렬한 키스를 하던 중 유씨 아주머니가 갑자기 아이를 안고 방문을 열었다. “연아, 기저귀 어딨…” 말이 끝나기 전에 민망한 상황을 보고 얼른 나갔다. “내가 알아서 찾을 게! 작은 도련님이 오줌을 싸셔서 내가 너무 급해서 노크도 없이 문을 열었네. 난 아무것도 못 봤어!” 목정침과 온연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눈을 마추지며 웃었고 온연은 수줍게 입술을 깨물었다. “기저귀 갔다 주고 올 게요. 쉬고 있어요. 저녁에… 계속해요.” 목정침은 아쉬운 듯 다시 입을 맞췄다. “그래… 가.” 아래층으로 내려온 뒤, 온연의 볼은 아직도 빨갰고 유씨 아주머니는 이 일로 장난을 치지 않았다. 목정침이 집에 있으니 괜히 이걸 놀림거리로 삼았다 걸리면 그녀는 혼날 수도 있었다. “연아, 앞으로 기저귀는 보이는 곳에 놔줘. 그럼 내가 바로 찾을 수 있잖아.”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저번에 사다 놓은 기저귀를 다 써서 새로 산 걸 깜빡하고 정리를 안 해두었네요. 아직도 현관 서랍속에 있어요.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기저귀를 갈아준 뒤 시간을 보니 진몽요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되어 온연은 전화를 걸었다. “몽요야, 어디쯤이야? 오후에 온다고 하지 않았어?” 진몽요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진몽요는 곤란했다. “엥? 나보고 이걸 말하라고? 좀 그렇지 않아? 저번에 밥 먹을 때 내가 임신한 거 말했더니 밥도 안 먹고 나가버렸어. 이미 며칠동안 연락도 안 했는데 이제 와서 그런 얘기는 못 하지. 예전에는 나한테 관심있나 의심했는데 이제 보니까 맞는 것 같아. 그래서 이제 안 만나니까 다시 연락하기 좀 그래.” 이 얘기를 듣고 온연은 김이 빠졌다. “그래, 지금 찾아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네. 내가 다른 방법 생각해볼게. 나 그 사람이랑 만나보고 싶은데 만나게는 해줄 수 있지? 내가 직접 가서 얘기하게.” 진몽요는 승낙했다. “그래, 그건 될 거야. 나중에 연락해 볼게.” 전화를 끊고 진몽요가 뒤를 돌자 경소경과 부딪힐 뻔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언제 내 뒤로 온 거예요?!” 설마 임신했다는 말까지 들은 건 아니겠지? 경소경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방금요. 당신 차 좀 옮겨 달라고 말하러 왔어요. 저렇게 주차를 하면 내가 주차를 할 수가 없잖아요… 근데 왜 그렇게 놀래요?” 진몽요는 그가 아무것도 못 들은 걸 알고 안도했다. 그녀는 아직 그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밝힐지 생각하지 못 했고, 이 곳은 경가네 공관이니 하람이 알게 되면 온 세상이 다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 일은 꺼내기에 경가네 공관은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 “아니에요… 차 다시 댈 게요, 뒤에서 좀 봐줘요. 내가 뭐 박으면 물어낼 돈은 없으니까요.” 경소경은 정직하게 그녀의 뒤에서 방향을 알려주었고 처음에는 잘하다가 갑자기 진몽요는 미친듯이 대문 쪽으로 후진을 했고 심상치 않은 상황에 경소경은 목소리를 높였다. “후진 그만해요! 이러다 박아요!” ‘쾅’ 소리가 나면서 경소경은 그대로 굳었다. 진몽요는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뭐 박았어요?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소리는 왜 질렀어요? 잘 못 들어서요…” 경소경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었다. “아니에요… 철문이 좀 패이긴 했지만, 차 뒤쪽이 더 문제네요… 나와
하람은 만족했다. “좋아. 내가 말 했었잖아, 소경이랑 너랑 어떻든 우리는 우리라고. 자주 만나야지. 나랑 너희 엄마도 그렇게 얘기했어. 앉아, 곧 식사시간이야.”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앉았고 이때 경소경이 들어왔다. 밖이 너무 더워서 그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고, 집에 들어가서 에어컨 바람을 쐬자 편해졌다. “엄마, 저 물 마실래요. 차가운 거 있어요?” 하람은 한심하게 그를 바라봤다. “주방에 있으니까 혼자 마셔. 몽요한테 주스도 좀 가져다주고. 뭐 좋아하는지 알잖아. 여자들은 찬 거 많이 마시면 안 좋으니까 미지근한 걸로.” 경소경은 진몽요를 슥 보더니 주방으로 향했다. 진몽요는 살짝 기세가 등등해지며 하람이 진심으로 자신에게 잘해주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의 배를 보며 말했다. “요즘 오래 앉아서 밥 먹고 운동 안 했지? 배에 살 좀 찐 거 같은데… 아랫배 좀 나온 거 아니야?” 진몽요는 고개를 숙여 배를 보았다. 오늘은 그녀가 딱 붙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어서 일어나 있을 때는 안 보이지만, 앉으니까 배가 살짝 나와보였다… 전에는 일할 때 오피스룩만 입어서 잘 몰랐지만 이제 보니 티가 좀 났다… 설마 임신 두 달차부터 배가 나오는 건가? 온연이 임신했을 땐 이렇게 빨리 티가 안 낫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녀는 어색하게 웃었다. “그런 것 같아요… 살 빼야죠.” 하람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냥 한 말이야. 살을 왜 빼? 여자는 좀 통통해야 예뻐. 너무 마르면 건강에도 안 좋아. 괜찮아, 나도 뱃살 있어서 너한테 뭐라고 할 자격 없어. 일은 좀 적응했어? 너 소경이랑 헤어진지도 좀 됐는데… 주변에 다른 이성은 없어? 다른 뜻은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진몽요는 하람이 그저 궁금해서 물었다는 말을 믿지 않았기에 그저 웃었다. “아니요, 요즘 일에 집중하고 있어요. 저한테 그런 중요한 직위를 주셨는데 당연히 열심히 해야죠. 일도 잘 적응해서 다 좋아요.” 하람은 예군작의 존재를 알았지만 언급하지
경소경은 눈을 감고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그냥 저 좀 내버려두면 안 되는 거죠? 요리하러 가면 되는 거죠? 약속해요, 다 먹으면 저 쉬게 해주겠다고요. 할 일 좀 그만 줘요!”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자 하람과 진몽요는 두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갑자기 그들이 가족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식사 중, 진몽요는 극심한 배고픔을 느꼈고, 입맛이 까다로워진 그녀는 경소경이 만든 요리에만 손을 대고 주방에서 만든 음식은 건들지도 않았다. 그녀는 점점 자신이 임신한 이후로 입맛이 변한 걸 느꼈고, 그 외에 이상한 점은 아직 없었다. 경소경은 이 기회로 놀렸다. “배고픈 귀신이라도 들린 거예요?” 그녀는 그를 노려봤다. “당신이 만든 음식이 맛있어서 그래요, 잘 먹어도 뭐라고 하네… 딱 이 맛이었거든요, 너무 맛있어요!” 그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약간 떠보듯이 말했다. “좋아하면 매일 먹으면 되겠네요.” 식탁은 금세 조용해졌고, 진몽요의 심장은 빨리 뛰었으며 많은 눈들이 그녀를 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늘 말이 없던 경성욱 마저도 그녀를 보고 있자 그녀는 엄청난 부담을 느꼈다. 그녀는 경소경이랑 재결합할 생각은 있었으나, 이렇게 입을 열면 너무 갑작스럽지 않나? 그냥 그가 직접적으로 물어봐 줄 수는 없는 건가? 마치 저번에 레스토랑에서처럼 말이다… “그래요…” 시선이 너무 따가워서 타버리기 직전에 그녀가 대답했다. 하람은 웃으며 닭다리를 그녀의 그릇 위에 올려주었다. “앞으로 먹고 싶을 때 소경이한테 언제든지 해달라고 해.” 그녀는 왠지 모르게 감정이 북받쳤고, 그녀와 경소경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참 힘든 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 후, 하람은 방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했다. 아직 다리가 낫지 않아서 의사가 활동은 최대한 자제하고 침대에 누워 있지 않으면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경성욱은 당연히 하람 옆에 있어 주었고, 아래층 거실에는 경소경과 진몽요만 남았다. 두 사람은 앉아서 딱히 할 얘기가 없었는데,
그는 심란해져 그녀를 무시하고 혼자서 빨리 걸었고 어느새 그녀를 추월했다. 그제서야 알아들은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그를 따라갔다. “식탁에서 내가 한 대답 때문에요? 부담감 때문에 한 말 아니고 원래 그렇게 생각한 거예요.” 그는 발걸음을 멈췄고, 차가운 바람에 그의 머리는 휘날리고 있었다. “뭐라고… 했어요?” 그는 잘못들은 줄 알고 뒤도 돌아보지 못 했다. “부담감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내 생각을 말한 거라고요. 당신이 만든 음식, 당신이란 사람처럼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내 입맛에 맞아요.” 진몽요는 자신이 뻔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말을 뱉자 얼굴이 자기도 모르게 빨개졌다. 경소경은 천천히 뒤를 돌며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나랑 장난하지 말아요. 장난할 기분 아니니까. 재미 하나도 없어요.” 그녀는 살짝 놀랐다. 그녀가 알고 있는 경소경은 늘 자기애가 강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아니었나? 언제 이렇게 조심스러워졌지? 그녀는 바람에 의해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말했다. “나는… 우리가 다시 잘해봤으면 해서요…” 그 순간, 시간이 멈춘 것처럼 경소경은 그녀를 꼬박 2분동안 응시하다가 그녀를 확 품 속으로 끌어안았다. 그 힘은 거의 그녀를 뼛속까지 안을 기세였다. 진몽요는 눈물을 흘렸고, 그의 굵직한 허리를 안으며 그만의 독특한 향기를 맡았다. 그 향기는 여전히 사람을 취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헤어진 후에도 이 포옹을 기다렸다는 걸 알았다. 잠시 후,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눈물을 숨겼다. 그가 너무 오랫동안 세게 안아서 그녀는 압박감에 숨쉬기가 어려웠고 배가 불편해졌다. “됐어요, 그만해요… 답답해요…” 경소경은 그녀를 놓아준 뒤 그녀의 턱을 들었다. “오늘 저녁에… 안 갈 거죠?” 그녀는 그의 손을 쳐내며 “안돼요!” 그는 이미 계획이 있어 입꼬리를 올렸다. “어차피 집에 가도 문 열어 줄 사람 없을 거예요. 집 키 안 챙겨왔죠? 못 믿겠으면 집에 한 번 가봐요.” 그
경소경은 그녀를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보석을 다시 찾아온 것처럼 소중히 다뤘다. “잠이 안와요. 피곤하다고 꼭 자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움직이지 말아요, 좀 안고 있게.” 진몽요는 싫다고 말하면서 몸은 그를 향했고 편안한 자세로 누워 그의 품 속에서 드라마를 봤다. 갑자기, 그가 그녀의 작은 배를 두들겼다. “당신 살 좀 쪘어요.” 그녀는 몸이 굳어서 반사적으로 그를 밀쳐냈다. “미쳤어요?” 경소경은 당황했다. “왜… 왜 그래요?” 비록 그는 세게 두들기지 않았지만 약하게 두들긴 것도 아니었기에 임신중인 그녀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그렇게 세게 배 두들기지 말아요…” 그는 그녀가 아픈 줄 알고 천천히 쓰다듬었다. “아팠어요? 미안해요, 다시 쓰다듬어 줄게요. 분명 세게 안 두들긴 것 같은데… 예전에는 튼튼했잖아요? 우리 예전에 자주 이러지 않았어요?” 튼튼? 여자한테 어떻게 튼튼하다는 말을 쓸 수가 있지?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튼튼하다고요? 내가 진짜 배 나온 건 줄 알아요? 나… 임신했어요!” 경소경은 벌떡 일어나서 그녀를 응시했다. “뭐라고 했어요?” 그의 시선에 그녀는 털이 쭈뼛 섰다. “왜 그런 눈으로 봐요? 나 정말 임신했어요… 임립 일 때문에 말 못 했는데, 방금 두들겼을 때 정말 놀랐다고요.” 경소경의 머릿속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그녀가 임신을 했는데, 그들은 오랫동안 헤어진 상태였고 둘은 접촉을 안 한지 꽤 됐다. 그럼 이 아이는 누구의 아이일까? 얼마나 된 거지? 다른 사람 아이인가? 그가 아무 말없이 이상한 눈빛으로 보자 진몽요가 말했다. “설마 다른 사람 아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죠? 본인이 한 짓도 기억 못하는 거예요? 내가 안야보다 며칠 일찍 임신한 거 같은데, 책임지기 싫으면 말아요. 나도 강요는 안 해요.” “책임져요.” 경소경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설령 그의 아이가 아니어도 그는 책임질 수 있었다… 진몽요는 살짝 화가 났다. 그가 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