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921 - Chapter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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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장   

다음 날 아침.  온연은 목정침과 아이 때문에 잠에서 깼다. 한 명은 나가자고 재촉했고, 한 명은 밥 달라고 울었다.  그녀는 아이에게 밥을 주면서도 비몽사몽했다. 밥을 다 주고 유씨 아주머니가 아이를 안았고 그제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세수를 했다.  분명 어제 저녁 술을 마신 건 목정침인데 왜 정작 피곤한 건 그녀일까? 목정침이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자 그녀는 속으로 신기해했다.  조금이라도 생기 있어 보이기 위해서 그녀는 특별히 화장까지 했다. 아이를 낳고 그녀는 살도 다시 빠져서 예전에 입던 옷도 맞았고 거울속 자신을 보며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그녀는 집에서 아이만 보는 주부였지만 깔끔해 보였고 목정침 옆에 있으려면 사람들 앞에서 격식을 갖춰야했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목정침은 이미 아이를 안고 그녀를 한참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평소에 편하게 수유하기 위해 편한 옷만 입었고 집에서 당연히 화장도 안 했었는데 갑자기 꾸민 모습을 본 목정침은 눈을 반짝였다. “애 데리고 갈 건데 왜 그렇게 꾸몄어?”  그녀는 자신의 노력을 그가 알아보자 만족했다. “애랑 같이 가면 꾸미면 안되는 거예요? 난 당신보다 10살이나 어린데 비슷한 또래로 보이긴 싫어요. 가요, 출발해도 되겠어요.”  목정침은 입술을 삐죽이며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무슨 뜻이야? 내가 늙었다는 거야? 차라리 예전에 네가 날 무서워할 때가 나았어. 그땐 적어도 이런 말은 못 했으니까. 이젠 내가 안 무서운 가 보지?”  그녀는 아이를 안고 웃었다. “그건 당신이 예전보다 착해져서 그래요. 예전처럼 사나웠으면 아마 아직도 무서워했겠죠…”  그는 그녀가 귀여웠다. “그래서 지금 내가 만만한 거지? 내가 잘해주면 더 당돌해지고, 내가 사나우면 꼼짝도 못 하고. 그럼 앞으로 내가 더 사납게 해야겠네, 내 머리 위로 올라오지 못 하게. 난 과묵한 꼬맹이가 더 좋았어.”  온연은 낮게 말했다. “그래요? 그럼 예전처럼 오빠라고 부를까요?”  목정침의 표정은 살짝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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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이가 기침을 하자 온연은 더 세게 아이를 안았다. “여기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은 거 같아요. 좀 춥네요.”  목정침은 고민하지 않았다. “우리 호텔인데 온도 좀 올리라고 하면 되지.”  우리 호텔? 온연은 좀 놀랐지만 아까 들어올 때 웅장한 외관을 보니 꽤나 고급 호텔처럼 보였다… 목가네는 하고 있는 사업이 많으니 그녀도 익숙해져야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후 그녀는 발걸음을 늦췄다. “전지가 정말 돌아왔을 까요? 당신이 죽이려고 했으니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죠? 언제까지 마음 졸여야해요? 우리는 이제 예전이랑 다르잖아요. 아이가 있으니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고 싶진 않아요…”  목정침도 사실 이 점을 걱정했기에 인상을 찌푸렸다. “무서워하지 마. 내가 있잖아. 아직 확실한 일도 아니니 걱정하지 마. 확실해지면 다시 얘기하고 우선 고모랑 고모부부터 만나 봐야지.”  긴 복도를 지나 코너를 돌고 온연은 문 앞에 서 있는 경호원을 보았다. 경호원은 목정침을 보고 인사했다. “도련님 오셨습니까.”  목정침은 앞으로 다가갔다. “상황은?”  한 경호원이 문을 열었다. “문제없습니다.”  온연은 정신을 차리고 따라 들어갔고 들어가자 마자 짙은 라면 냄새를 맡았다. 상황을 보니 온지령 부부는 밥도 제대로 못 먹은 듯했다.  소파에 있던 임집사는 방 안에 있던 경호원들을 데리고 나갔고, 목정침과 온연을 보자 온지령네 세가족은 얼굴색이 변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우리 좀 풀어줘, 누가 협박해서 그랬어. 우리 아들을 납치해서 어쩔 수 없이 편지를 보낸 거였어… 정말이야!”  목정침은 물었다. “누가 시킨 거예요?”   온지령 부부는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저었다. “잘은 몰라. 그저 아들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영상까지 보내왔어. 진짜인 걸 확인하고 우리는 너무 무서웠어. 그쪽에서 연이한테 편지 보내라고 했고 도망갈 비용까지 대줬어. 우리가 그렇게 안 했으면 아들이 죽었을 거야! 우리는 처음부터 그 사람 그림자도 못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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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장

‘중요하지 않다.’  라는 온연의 말에 목정침은 긴장을 풀었다. 그녀의 용서만 받을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다 상관이 없었고 그녀의 말에 그는 충분히 만족했다.  온지령은 연약한 말투로 반박했다. “양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납치범이… 네 할머니가 정침이가 면회 간 다음에 죽었다고, 정침이가 짓이라고 말했어. 나도 폐렴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잖아? 딱 정침이가 면회했을 때 돌아가셨으니까… 다른 뜻은 아니고, 어차피 나도 전후 사정은 모르니까. 나도 내 남편 때문에 네 할머니가 입원하게 된 거 인정해. 계속 이혼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 더군다나 이번에 아들이 납치되니까 다른 방법이 없었어. 연아, 너라고 생각해봐, 너도 똑같이 이 편지를 보내지 않았을까? 세상에 어떤 부모가 자기 아들이 죽는 건 보고만 있을 수 있겠어!”  온연은 이 질문에 할 말이 없었고, 온지령 부부의 아들인 ‘사촌동생’을 보며 그녀는 침묵했다. 겨우 대학생인 그는 아직은 어린 생명이었다…  부모가 되기 전엔 온지령 부부의 심정을 몰랐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였어도 이 편지를 보냈을 것이다. 온지령 부부가 아무리 나빠도 이용당한 입장이었고, 제일 나쁜 건 배후에 있는 그 놈이었다!  목정침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가 그런 거 아니에요. 할머니는 병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연세가 많으시니 더 오래 못 버티셨어요. 만약 정말 제가 그랬다면 어떻게 의사한테 부탁해서 유서를 저한테 남기셨을까요? 항공사고 일은 저랑 관련된 거 맞아요. 다시는 그런 실수 안 해요.”   온지령은 두려움 속에서 계속 이상한 눈빛으로 온연을 보았고, 누가 봐도 온연이 왜 자신의 아빠를 죽인 남자랑 같이 살고 아이까지 낳았냐는 눈빛이었다. 시선이 너무 따가웠지만 온연은 항공사고 얘기를 언급하고 싶지 않았고 온지령에게 얘기해줄 필요도 못 느꼈다. “두 분의 행동은 아이를 위해서 그랬다고 칠 게요. 하지만 저를 위협하셨으니 이제 어떻게 해결할까요? 다시 물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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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장

온지령의 남편은 조심스럽게 목정침을 보더니 용기내서 말했다. “내 생각엔 온가네 저택은 그래도 고모의 지분도 있지 않을까? 혼자 다 갖는 건 좀 그렇지 않아? 넌 지금 부족한 것도 없고 마음만 먹으면 제도의 절반이 네 건데 우리는 너랑 다르게 가난하잖아. 네 고모도 온 씨인데, 너무 매정한 거 같아서.”  이럴 줄 알고 온연은 아이를 안은 채 소파에 앉아 눈을 게슴츠레 뜨며 세 가족을 보았다. “맞아요, 저는 부족한 게 없죠. 하지만 온가네 저택은 하나잖아요. 저한테 가치를 맥일 수 없는 것이에요. 고모도 온씨죠, 하지만 할머니가 저에게만 주셨는데 어떻게 나눌까요? 아니면, 다시 할머니한테 가서 물어보실래요?”  온지령의 표정은 사색이 되었다. “아니야, 우린 필요 없어! 할머니가 너한테 주셨으니 우리가 뺏어 가면 안되지!”  온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생사가 달려 있는 상황에서도 이익만 생각하시다니 정말 돈에 눈이 멀었나 봐요. 가세요, 얼른 안 가시면 제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요. 앞으로 누구한테든 저랑 가족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제 유일한 가족은 할머니였고, 이제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다들 저랑 아무 상관없는 남이에요. 각자 잘 사세요.”  온지령은 주춤거리며 문 쪽을 바라본 뒤 경호원에게 제압당할까 봐 걱정했다. 며칠에 걸친 감금 때문에 세 사람은 옷 상태도 엉망이고 그나마 젊은 아들만 컨디션이 괜찮아 보였다.  문 앞까지 가자 온지령의 아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미안해요, 누나. 몸은 괜찮아져서 다행이에요.”  온연은 그를 보았고 아까 자신이 충분히 겁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는 어떠한 두려움도 느끼지 않아 보였다.   잠시 후 그녀가 물었다. “이름이 뭐니?”  “온호예요.”  온연은 손을 흔들었다. “얼른 가. 공부 열심히 하고, 졸업하고 일자리도 잘 구해서 네 부모처럼 되지는 말아야지.”  엘리베이터에 탄 후, 온지령의 남편은 인상을 찌푸렸다. “참나, 아들까지 온씨로 해놓더니 결국 얻은 게 아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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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장

온지령의 남편은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편했다. “이해가 안돼. 그 노인네를 지금까지 우리가 데리고 살았는데 왜 그 저택에 우리 몫은 없는 거야? 온연 그 기집애 기세 봐봐! 하긴, 돈 있으면 우리 같은 가난한 친척이 왜 필요하겠어. 목가네는 이미 돈도 많고 온가네 저택까지 가졌으니. 걔는 여자인데다 이미 시집까지 갔으니 나중에 온가네 후계자는 우리 호가해야지. 절대 살인자한테 못 넘겨줘!”  온호는 이런 말을 하는 부모가 창피했다. “그만 좀 하시면 안돼요? 온가네 물건은 애초부터 그 분께 맞아요. 할머니를 몇 년 동안 보살피셨든, 제가 기억하기론 아빠가 매형한테 돈 많이 받으셨잖아요. 최소 억은 되는 것 같은데 저랑 엄마는 한 푼도 못 가졌어요. 이미 저 쪽에서 인심을 많이 썼으니 더 이상 욕심내지 마세요.”  온지령도 몰랐던 일에 깜짝 놀랐다. “무슨 말이야? 정말이야? 목정침한테 얼마나 받았어?”  그녀의 남편은 코를 만지며 머쓱해했다. “그때 우리 이혼 얘기 나올 때였잖아. 그래서 말 안 했지… 돈은 이미 내가 도박에 다 잃었어… 나도 사기당한 거라 내 탓만은 아니야…”  온지령은 화가 나서 기절할 뻔했다. “죽일 놈! 염치가 있긴 하니?! 얼마야? 당장 말해!”  온호는 싸움을 말리기도 귀찮았고고 엘리베이터 천장만 보며 얼른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그는 얼른 발걸음을 재촉했고 이런 부모는 창피하기 짝이 없었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그는 온연을 보자마자 나중에 그들 같은 사람이 될 거라고 마음을 먹었다. 돈 있고 권력이 있어야 모든 걸 갖을 수 있고 안 그러면 다른 사람 밑에서 기어야 했다.  호텔에서 나온 후 목정침은 온연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집으로 갈 거야? 먼저 데려다 달라고 할까?”  온연은 아이를 안고 뒷좌석에 탔다. “응, 우린 먼저 집으로 갈 게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더는 못 돌아다니겠어요. 아이도 있으니까요.”  목정침은 그녀를 보는 눈빛이 요상했고 그녀는 불편함을 느꼈다. “왜 그런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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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장

임집사는 집으로 따라 들어갔고 진함도 함께 들어왔다. 진함이 이곳에 도착하자 마침 문 앞에서 임집사와 마주쳤다.  온연은 아이를 안고 마중을 나갔다. “외할머니야, 인사해야지.”  진함은 아이를 보며 따스한 눈빛을 보냈고, 온연이 싫어할까 봐 안지는 않았다. “정말 예쁘네. 얼굴은 너랑 닮았는데 표정은 정침이를 닮았네.”  온연은 웃었다. “앉으세요, 오늘 어떻게 시간 내서 오셨어요?”  진함은 거실 소파에 앉아 유씨 아주머니한테 물을 받고 감사인사를 전한 뒤 대답했다. “일하러 잠깐 근처에 왔다가 지나가는 길에 들렀어. 이 시간에 너가 집에 있을 거 같아서 왔어.”  온연은 지나가던 길이라는 말에 속지 않았다. 목가네가 대로변에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지나칠 수가 있을까? 매번 이렇게 우연히 지나칠 수는 없었다. “다 잘 되고 계시죠? 회사는 어때요?”  진함은 멈칫했다. “나쁘지 않아. 우리 회사는 작아서 목가네랑은 비교가 안되지. 밥 먹고 살 정도는 돼. 너도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나도 마음이 놓이네.”  두 사람이 앉아서 수다를 떠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순식간에 조용해지며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진함은 자주 해외출장을 나가서 넓은 세상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봤을 테니 말 수가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온연 앞에서만은 어쩔 수 없었다. 온연은 원래부터 말이 없어서 당연히 침묵했다.  잠시 조용하다가 온연은 일어나서 아이를 진함에 품에 안겼다. “저 화장실 좀 다녀 올게요, 잠깐만 아이 좀 봐주세요.”  진함은 품 속에 아이를 보며 어쩔 줄 몰랐다. “어… 그래.”  그녀는 아이를 못 안아 본지 한참이 되서 혹시라도 힘이 줘서 아이가 숨을 못 쉴까봐 동작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 온연이 한참을 오지 않자 그녀는 점점 긴장을 풀었고 자세히 아이를 관찰했다. 뽀얀 피부에 눈은 엄청 큰 편은 아니지만 살짝 길쭉했고, 작은 콧등도 귀여웠으며 젖살만 빠지면 턱도 꽤나 뾰족할 것 같았다. 피부는 태생부터 하얘서 사람들의 칭찬을 많이 받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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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장

온연은 목걸이를 뺏으려 했으나 아이 손은 꼭 집게발처럼 아무리 힘을 줘도 놓지 않았다. 그녀는 더 세게 힘을 줄 수 없어서 포기했다. “어휴, 뺏기 너무 힘드네. 질릴 때까지 갖고 놀게 둬야겠어요. 맞다… 그… 강연연은 어떻게 지내요?”  그녀는 강연연을 언급하기 싫었지만 진함과 딱히 나눌 얘기가 없었다.  진함은 그녀가 직접 강연연 얘기를 꺼낼 줄 몰라 살짝 당황했다. “해외에서 공부중이야. 이제야 얌전해졌어. 나도 이제 마음이 좀 놓이고. 내가 그쪽에 홈스테이 찾아줘서 그 집 사람들이랑 연락도 자주하고 소식도 다 알아. 걔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딸이라고 인정해 줘야지. 물론 다시는 걔가 너랑 정침이 앞에 나타나게 안 할 거야. 나는 끊어낼 수 없는 관계지만 넌 그럴 수 있잖아.”  온연은 은연중에 자신이 진함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예를 들어서 판단을 빨리 한 후 단호하게 결정하는 성격 말이다. “네, 저는 그 애랑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예요. 이게 제 마지막 자비니까요. 걔가 지금까지 한 행동들을 생각하면 가만두고 싶지 않아요. 저는 혈연관계를 중요시하지 않거든요. 특히 의복동생이라면 더요.”  진함은 웃었다. “이건 너랑 네 아빠랑 완전 반대네. 오히려 나랑 더 닮았어. 네 아빠처럼 따듯한 사람은 나 같은 차가운 여자를 만나면 안됐었는데. 사람의 인생은 번복할 수 없다는 게 아쉽지. 자신이 죽을 때까지 괴로워도 되돌릴 수 없으니.”  “후회한다고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깐요.” 온연은 진함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맞아, 되돌릴 수 없지.” 진함은 왠지 씁쓸해 보였다.  모녀가 만나서 얘기를 나눌 때 분위기가 싸해진 적도 많지만 점점 익숙해져 갔다. 잠시 후 진함이 말했다. “이만 가봐야겠어, 괜찮으면 다음에 또 지나가다가 들를게.”  온연은 아이를 다시 안았다. “지나가는 길에 말고 앞으로 오고 싶을 때 그냥 오세요. 미리 전화만 주시고요. 가끔 집에 없을 때도 있거든요. 제가 핏줄을 중요시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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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장

목정침의 입꼬리는 슬슬 올라갔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설마… 내가 직접 찾아야하는 건 아니죠? 네? 그런 쉬운 방법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어요. 내가 여기서 묻는 이유는 결과를 원하고 그걸 달성하는 과정을 보여 달라는 건데 지금 내 의견을 묻는 건가요? 그렇게 기본적인 판단도 못해요? 그래요. 이 회사의 미래가 참으로 캄캄하네요.”  젊은 직원은 앞에 있던 서류를 빠르게 정리했다. “제가 지금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다음에는 꼭 대표님이 원하시는 대답을 갖고 오겠습니다!”  목정침은 미간을 주물렀다. “다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법이 있으면 마음 놓고 실천해 볼 수 없어요? 내가 동의할 수도 있잖아요? 뭐든지 내 허락받을 생각만 하지 말고 머리 좀 써요. 내가 듣고싶은 건 ‘제가 비슷한 사이즈의 땅을 찾았습니다, 이 땅으로 대체할까요?’ 이 말이지, 나한테 찾으러 갈지 말지 묻는 게 아니라고요. 알겠어요 다들? 오늘 회의는 여기 까지예요!”  ......  아파트.  안야는 세심하게 아택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있었다. 예군작이 한 결정 때문에 그녀는 아택과 묶여졌고, 그녀는 아택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예군작에게 그가 이곳에 와서 몸을 회복할 수 있게 부탁했다.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그녀는 오직 아택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됐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저를 왜 도와주신 거예요? 이렇게 될 줄 아셨으면서, 왜…”  아택은 통증을 참으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도와준 거 아니에요. 어차피 예군작은 저를 놓아주려 하지 않았어요. 그 분은 제가 그 분이 시키는 일을 하길 바라지만 저는 예가네 어르신 사람이라, 예군작의 감시용 사람이거든요. 예가네 집안 일은 복잡해서 설명해도 모를 거예요. 까딱하면 목숨이 걸려 있으니 전 이미 적응됐어요.”  안야는 그를 떠봤다. “그럼… 이제 정말 예군작을 위해 일하실 건가요? 그럼 그 어르신이 가만히 있을까요?”  아택은 잠시 침묵했다. “앞 날은 길게 봐야 하잖아요. 어른신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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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장

아택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여기서 같이 사는 것도 괜찮네요. 안방도 두개 있고, 제가 가끔 오기 딱 좋을 거 같아요. 나가서 일할 필요도 없어요. 제가 그동안은 먹여 살릴 수 있으니 아이 낳고 다시 얘기해요. 비록 우리가 미래는 없지만 제가 아이 아빠니까 제 말대로 해요. 같이 안 사는 거 빼고는 다 다른 부부들처럼 해요.”  안야는 마음이 왠지 모르게 공허했고 처음으로 아택을 정면으로 보자 갑자기 경소경에 대한 집착이 확 식었다. 그 순간, 그녀는 아택과의 관계가 서로 원하는 진실된 관계이길 바랐고, 완벽한 가정을 꾸리길 바랐지만 이 모든 건 아쉽게도 다 거품이었다.  이러한 압박감에 그녀를 숨을 쉴 수 없었다. “그… 거즈를 다 써서, 필요한 것 좀 더 사 올게요. 상처가 빨리 낫진 않을 거 같아요.” 그녀는 황급히 집에서 나와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약국에 도착하자 그녀는 익숙한 그림자를 보고 당황해서 뒤돌았지만 목소리를 듣고 멈췄다. “거즈는 왜 사요? 어디 다쳤어요?”  그녀는 발 걸음을 멈추고 아무렇지 않게 임립을 보았다. “아니요, 혹시 몰라서 사려고요. 뭐 사러 오셨어요?”  임립은 자연스럽게 계산대에서 계산을 했다. “손가락이 긁혀서 밴드 사러요.”  안야는 대화를 이정도 밖에 이어가지 못 했고 임립이 자신에게 인사를 건넸다는 것 만으로도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은 사치였다. 게다가… 만약 아택이 그 집에 있는 걸 임립이 알게 된다면 비밀을 숨기기 힘들 것이다.  그녀가 이사를 가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아파트가 임립네 회사와 너무 가까워서였다. 그녀는 그에게 뭐라도 들킬까 두려웠지만 아택이 이사 가게 두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임립이 나간 뒤 그녀는 그제서야 필요한 물건들을 다 사고 계산을 했다. 이것저것 사다 보니 총 4만원정도 나왔지만 그녀는 딱 계산할 돈만 있는 걸 보고 정말 자신이 가난해짐을 체감했다.   집에 돌아온 후 그녀는 아택이 침대에서 일어나 옷 갈아 입고 나가려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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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장

그랬다. 그 편지는 예군작이 온지령 부부를 시켜 온연에게 보낸 거였고, 온호를 납치한 것도 그의 부하였다.  아택은 망설이다가 카드를 받았다. “너무 크게 움직이시면 어르신이 의심하실 겁니다.”  예군작은 살짝 웃었다. “뭘 의심해? 의심이라… 내가 자기 손자 예군작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고 의심하는 건가? 노인네가 의심하는 거야 네가 의심하는 거야? 만약 내가 진짜 예군작이 아니라면?”  아택은 더 깊이 고개를 숙였고 아무런 감정 없는 로봇처럼 대답했다. “제 눈엔 도련님은 도련님이시지 다른 건 생각한 적 없습니다. 그건 어떤 행동을 하셔도 변함없습니다.”   예군작은 기분이 꽤나 좋아보였다. “하하, 난 이래서 네가 좋아. 내가 널 곁에 두는 이유이기도하고. 그 안야는 머리가 나쁜 거 빼고는 얼굴도 괜찮으니 진짜 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아택은 덤덤하게 말했다. “저 같은 사람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짐을 덜어주고 싶지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사람에게 자유를 주고 싶습니다.”  예군작은 그의 솔직함에 놀랐다. “너는 예가네 사람들보다 인성이 훨씬 낫네. 멋지네. 내가 약속할게, 내가 원하는 일을 다 이루면, 안야 뿐만이 아니라 너의 자유도 돌려주겠다고. 그런데, 예가네 직원들이 원래 알던 예군작이랑 나랑 닮았나?”  아택은 빠르게 예군작을 훑어봤다. “네, 비슷하시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습니다. 수술까지 하셨으니 다른 사람이 의심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예가네 분들도 도련님을 만나본 사람이 많이 없고 … 요즘은 가족분들이 많이 돌아가셔서 어르신만 잘 아실겁니다.”  어르신만? 예군작은 생각에 잠겼다. “알려줘서 고마워, 주의할게. 일 열심히 해, 몸에 상처도 많으니까 사람들 더 데려가고. 난 네 일 처리 실력을 믿어. 어서 가봐.”  ......  저녁 8시가 넘은 시간, 목정침은 피곤한 모습으로 목가네에 돌아왔다.  오랜만에 지친 그의 모습을 보자 온연은 아이가 자고 있을 때 그에게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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