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931 - 챕터 940

1359 챕터

제931장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절대 안으로 들어가지 마, 근처에서 숨어 있어. 절대 그 사람들한테 들켜선 안돼. 주소 알려줘, 금방 갈게!”  온호는 손을 떨면서 알겠다고 말했고, 전화를 끊은 뒤 온연은 황급히 욕실로 올라갔다.  그녀는 부끄러워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 온호 그 쪽에 무슨 일이 생겼나 봐요. 예전에 납치했던 사람들이 그들이 잠깐 머물고 있는 호텔에 침입한 거 같은데 좋은 목적은 아닌 것 같아요. 당신이 얼른 사람들 데리고 가봐요. 무슨 일 생길까 봐 걱정돼요! 배후에 있는 사람이 전지인지 아닌지 당신도 궁금했잖아요. 그럼 서둘러요, 지금 목욕할 시간이 아니에요!”  목정침은 진지한 표정으로 내키지 않았지만 욕조에서 일어났다. “옷 좀 준비해줘, 난 임집사님 불러올게.”   온연은 뒤돌아 드레스룸으로 들어갔고 아무 옷이나 건넸다. “우선 옷부터 입어요, 임집사님 내가 불러 올게요. 지금 집에 경호원들 많으니까 이제서야 왜 당신이 이렇게 많이 고용했는지 알겠네요. 오늘 좀 써먹어야겠어요.”  목정침은 느긋하게 옷을 입으며 물었다. “넌 그럼 내가 괜히 돈 쓰려고 세워 둔 줄 알았어?”  그의 동작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직접 단추를 잠궈주었다. “좀 서둘러요, 우리가 갔을 때 아무도 없으면 안되잖아요!”   그는 답답해했다. “서두를수록 더 실수하는 법 몰라? 옷은 당연히 천천히 입어야지, 혹시라도 거꾸로 입어서 남들이 비웃으면 어떡해? 나만 갔다올게, 넌 집에서 애 보고 있어.”  온연은 거절했다. “집에는 아주머니 계시잖아요, 난 무조건 갈 거예요. 그러니까 말리지 마요.”  목정침이 신경 쓰는 것들을 그녀는 다 알고 있었다. 그녀의 기억속엔 그는 옷 입는 거랑 밥 먹는 건 늘 느긋하고 꼭 우아하게 지조를 지켰다. 어렵사리 준비를 다 마친 후에 그녀는 안도했다. “갈까요?”  그는 여유롭게 그녀를 잠시 보더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네가 갈수록 대담해지는 것 같아. 내 말도 안 듣고. 이제 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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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장

온연은 약간 실망했다. 원래는 이 사람들이 누군지 보고 어쩌면 전지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한 발 늦고 말았다.  사람들을 데리고 위로 올라가자 온지령 부부의 방은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안은 아수라장이었다. 호텔 주인장은 부부에게 욕을 하며 손해배상을 하라고 말했다. 부부는 아직도 혼이 나가서 그저 욕을 듣고만 있었다. 온지령은 괜찮았지만 남편은 맞았는지 상태가 안 좋아보였다.  온연은 주인장을 막았다. “그만하세요, 얼마든지 배상해 드릴게요. 집사님, 이 분이랑 내려 가서 배상해드리세요.”  주인장은 온연이 많은 사람과 함께 온 걸 보고 소란을 피우지 못하고 임집사와 함께 내려갔다.  온지령은 온호를 보고 왜 온연이 왔는지 알았다. “우린 괜찮아, 괜히 번거롭게 했네.”  온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보이네요, 저도 시력은 좋아서요. 그래서 무슨 일이였어요? 그 사람들이 왜 들이닥친 거예요? 설마… 또 무슨 일을 시키려고 했나요?”  온지령은 황급히 말했다. “아니야 아니야, 절대. 나도 왜 왔는지 모르겠어. 그냥… 너희가 우리를 찾아와서 뭘 했는지 물었어. 우리가 무슨 정보라도 흘릴까 봐 그랬나봐. 근데 우리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흘릴 것도 없었지만. 그것만 물어보고 갔어. 그리고 앞으로 조심하라고 경고했고… 난 괜찮아, 남편은 좀 맞았지만… 호는 아까 없었어서 다행이야.”  온연은 온지령의 남편을 슬쩍 보았다. “맞을 짓을 하셨으니까 맞으셨겠죠. 맞으면 당분간은 얌전히 계실 테니 잘 됐네요. 그러게 얼른 떠나라고 말씀드렸는데 왜 꼭 끝까지 남아서 맞고 가세요? 앞으로 그 사람들도 더 찾으러 올 일 없겠네요. 자유롭게 살고 싶으시면 조용히 사세요. 아니면 나중에 어떻게 죽었는지 아무도 모를테니까요. 그나마 온호를 생각해서 온 거예요. 부모가 되셨으면 그 노릇은 해야죠.”  온지령 부부는 감히 말대답을 못 했고 온호가 대답했다. “감사해요, 누나. 만약에 안 와 주셨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거에요. 아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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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장

진락은 얼른 표정을 숨겼다. “네 도련님, 저도 이 나이 먹고 여자친구 없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이 너무 바쁘고 시간도 없으니까요…”  목정침은 은은하게 말했다. “그럼 긴 휴가라도 보내줄까? 아니면 20년, 30년 일찍 퇴직할래?”  진락은 힘껏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는 도련님 밑에서 일하는 게 즐겁습니다. 나중에 퇴직할 때가 되더라도 큰 문제없으면 기사로써 더 일하고 싶습니다.”  ......  경가네 공관.  하람은 안야로부터 충격을 받은 이후로 계속 침대에 누워 있었다. 계속해서 열이 났고, 의사말로는 심한 쇼크로 인한 증상이라고 당분간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했다.  이것 때문에 경소경도 공관에 오는 날이 많아졌고 그는 하람에게 속상함과 죄책감이 들었다. 경성욱이 하람 옆에서 잘 보살피는 모습을 보고 경성욱에 대한 생각도 점차 바뀌고 있었다. 아직까지 서로 인사는 안 하지만 예전처럼 표정을 굳히지도 않았다.  “소경아, 나 신경쓰지 마. 아빠가 나 잘 챙겨주고 있어. 난 괜찮아. 나이 먹으면 원래 이렇게 고장나는 거지 뭐. 맞다, 남쪽에 있는 그 계열사 너가 신경 좀 잘 써. 그 회사가 기반이 탄탄해서 본사 다음으로 매출이 높고 제도에 있으니까 네가 잘 신경써야지. 엄마는 그럴 시간이 없고 아빠는 이런 거 하는 사람이 아니니 너한테 맡길게.”  하람에 잔소리에 경소경은 어쩔 수 없었다. “알겠어요, 지금 우선 하던 일만 끝내고 거기도 가볼 게요. 엄마는 다른 거 신경쓰지 마시고 쉬는데 집중하세요.”  하람은 그제서야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일 없으면 가 봐. 자꾸 여기로 오면 괜히 너 시간 방해만 되잖아. 안야랑 너랑 별 일 아니어서 다행이야. 뱃속에 아이도 너랑 상관없으니 마음이 너무 편해졌어. 이제 내 기분도 좋아졌으니 내일이면 뛰어다닐 수 있을거야.”  경소경은 고개를 끄덕이고 공관을 나왔다.  그가 나가자 마자 하람은 멀쩡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요즘 애가 말이 없어진 것 같지 않아? 예전에는 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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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장

보름 후, 제도의 날씨는 이미 최고 온도에 다다랐고 너무 더워서 다들 에어컨 밑에서 꼼짝도 안 하고싶어 했다.  온연과 아이는 답답해서 병들 것만 같았다. 아이는 더위를 타지 않지만 나가면 더위를 먹을까 봐 그녀는 정원에도 많이 데리고 나가지 못 했고 해가 지면 겨우 산책을 즐겼다. 목가네 면적이 아무리 넓어도 지금은 좁게 느껴졌고, 나가지 못 하니 지루하고 답답했다.  목정침은 요즘 너무 바빠서 코빼기도 안 보였고, 온연이 눈을 뜨기도 전에 출근을 하며 저녁에 잠이 들 때쯤 퇴근을 했다. 그녀는 이대로 가다간 아이가 그가 아빠인 걸 못 알아볼까 봐 걱정했다. 같은 지붕아래 살지만 얼굴을 보지를 못 하니 아이들은 당연히 기억력이 좋지 않아 못 알아보는 게 정상이었다.  목가네 그룹 대표 사무실.  목정침의 표정은 얼음처럼 차갑게 얼어 있었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에 직원들은 벌벌 떨고 있었다.  “땅을 한참을 찾더니 이미 임자가 있는 땅을 찾아왔네요. 예군작이 이미 가져간 걸 뱉어내기라도 한데요? 우리가 원했던 그 땅도 예군작이 가져간 거 몰라서 이래요? 머리속에 든 게 아무것도 없어요? 도대체 그 머리는 언제 써먹을 거예요?!”  그랬다. 시장조사를 다 해본 결과 지금 모든 가치 있는 부지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예군작의 소유였고, 남은 건 다 일반 부지들이었다. 누구나 다 갖을 수 있는 땅이라 사도 별 의미가 없었다.  예군작은 손이 커서 매번 경매에 참가해 얼마를 투자하든 죄다 사들였다. 꼭 땅을 사는 게 아니라 사탕을 사듯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의 행동을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고, 이렇게 많이 사들이면 결국 나중엔 큰 이익을 얻을 테니 돈이 돈을 버는 꼴이었다.  목정침은 이 일이 너무 짜증났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왠지 모르게 예군작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본 사람은 한 둘이 아니었다. 예군작은 제도에 오자마자 모든 걸 휩쓸었고 이건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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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장

경소경은 전화가 연결된 휴대폰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저희가 딱 한 번 본 사이인 거 같은데 어쩐 일로 직접 찾아오셨어요? 용건 말씀해보세요.” 그는 일부러 딱 한번의 만남을 강조했고, 그땐 두 사람이 다 진몽요를 찾으러 갔을 때였기에 기억에서 잊히지 않았다.  아택은 예군작의 휠체어를 앞으로 밀었고 예군작은 담담하게 말했다. “대표님이 손에 있는 땅을 방치해 두고 계신 거 같은데 제가 갖고싶어서요. 가격만 불러주세요.”  경소경은 살짝 눈을 찌푸렸다. “오? 소식이 꽤나 빠르네요. 아직 그 땅으로 뭘 할지 못 정했을 뿐이지 방치해 둔 건 아니에요. 그거 꽤나 가치 있는 땅이거든요. 이미 손에 넣은 땅이 많으신 거 같은데 제도 전체를 사드릴 생각인가요? 마침 제 친구한테 방금 전화가 왔거든요. 이 땅 그 친구한테 주기로 했어요.”  예군작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것보다 두배 쳐서 드릴게요, 어떠세요?”  경소경은 살짝 의외라고 생각해 미간을 찌푸렸다. 땅 덩어리 하나가 어느 정도 가격인지는 대충 알고 있을 텐데 막무가내로 사려는 사람은 처음 봤다. 두배를 준다는 제안은 매력적이었지만 그는 돈을 밝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예 대표님, 제가 돈 때문에 친구를 버릴 것 같은 사람으로 보였나요? 이만 돌아 가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예군작은 웃었다. “하하, 아무리 정이 깊어도 돈이 제일 큰 힘이니까요. 제가 최대 3배까지 드릴 수 있으니 고민해보세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꼭 답변 주시면 좋겠네요.”  예군작이 나간 뒤 경소경은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너 들었어? 이거 완전 너 엿 먹이려는 거지? 3배라고 해서 순간 팔겠다고 할 뻔했어. 그때 디자인 대회에서 회사 손실이 좀 컸거든. 이 땅만 팔아도 손실을 어느 정도 메꿀 수 있을 텐데 말이야.”  목정침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그렇게 갖고 싶다는데 그냥 3배에 팔아.”  경소경은 목정침이 무슨 생각인지 몰랐다. “농담이지? 넌 내가 정말 돈에 눈 먼 사람처럼 보여? 너가 필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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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장

그는 발걸음을 멈췄다. “어, 깼어? 내가 내려가서 씻을게.”  온연은 눈을 비볐다. “괜찮아요, 그냥 방에서 씻어요. 지금 졸려서 바로 잠들 수 있어요. 당신도 얼른 씻고 자요, 피곤하겠어요.”  그녀가 이렇게 말했어도 그는 방에서 최대한 조용히 씻었다. 샤워를 마치고 그는 그녀의 옆에 누웠고 오늘 두 사람은 성공적으로 아이를 비켜 누웠다. 아이는 구석 한쪽에서 혼자 담요를 덮고 자고 있는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온연은 아직 깊게 잠들지 않아 자연스럽게 그의 목을 감쌌고 그의 품에 기대었다. “계속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 아이가 당신 얼굴도 못 알아보겠어요. 애기들은 기억력이 안 좋아서 매일 같은 침대에서 자더라도 얼굴을 못 보면 정말 까먹을 수도 있다고요. 아이가 아빠를 못 알아보는 건 웃기니까 시간 좀 내서 놀아줘요.”  목정침은 그녀의 머리 냄새를 맡자 잠이 솔솔 왔다. “응, 알겠어. 내일은 좀 늦게 나가서 일찍 올게. 얼른 자자.”  한편, 경소경은 남쪽으로 출발했고, 저녁에 도착해 휴식을 취한 뒤 아침에 출근할 생각이었다.   그는 이미 목정침의 말 대로 3배의 가격으로 그 땅을 예군작에게 팔았고, 돈 쓰겠다는 사람을 막지 않았다. 솔직히 찝찝했지만 큰 이득을 보긴 했다.  그는 계약서까지 다 쓴 후에 출발을 했다. 계약서에 서명을 하면서 예군작은 은근슬쩍 비꼬며 왜 갑자기 생각을 바꿨는지, 우정이 더 중요한 거 아니였냐며 물었지만 그는 자신이 지금 돈이 급하다고 사실대로 말하지 못 했다.   그가 생각지도 못하게 예군작은 이미 남쪽에 와서 진몽요와 함께 야식을 먹고 있었다.  일 경험이 부족한 진몽요는 요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고 퇴근 후에도 남아서 더 공부를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말이 나오지 않게 하려 노력했다.  마침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는데 예군작이 야식을 사겠다니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  포장마차에는 배를 내놓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양복차림에 휠체어에 탄 그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자 진몽요는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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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장

그녀는 코를 슥 문질렀다. “과장이 심하시네요, 그렇게 한가한 분 아니시잖아요.”  예군작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며 “고백할 게 있는데 오늘 제가 경소경씨의 땅을 하나 샀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저한테 쌓은 게 많은 지 3배나 불려서 팔았어요.”  진몽요는 살짝 눈을 내리 깔았다 “아. 그래서요? 비싸면 안 사면 됐잖아요. 돈이 너무 많아서 쓸데가 없었나요?”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는 웃었다. “하하, 신경 쓰이면서 왜 아무렇지 않은 척해요? 그럴 필요 없어요, 나랑 있을 땐 마음 편히 있어도 돼요.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필요 있어서 샀어요. 그 분도 이쪽 계열사에 잠깐 머무를 거 같아요. 미리 말해주는 거예요.”  진몽요는 순간 입맛이 뚝 떨어졌다. “뭐하러 여기까지 온데요? 본사에서 일하면 편하고 얼마나 좋아요. 이 더운 날씨에 이 멀리까지 오는 거 보면 아직 고생을 덜했나 보네요.”  예군작은 눈썹을 움직였다. “그 사람 안 만나고 싶으면 왜 이쪽으로 왔어요? 우리 회사로 오라고 했는데 안 왔잖아요.”  진몽요는 순간 말 문이 막혔고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 난 뒤 생각을 정리했다. “저는 원래 올 생각이 없었는데, 어머님은 말릴 수 없었어요. 저한테 그동안 잘해주셨거든요. 그래서 거절하지 못 했어요. 헤어지긴 했어도, 어머님한테까지 매몰차게 대할 수는 없잖아요. 아이고, 어차피 제가 말해도 그쪽은 이해 못 해요. 그 쪽은 인간관계에 관심 없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은 달라요.”  예군작은 대답하지 않고 손에 든 술잔을 응시했다. 이제 보니 하람은 아직도 경소경이 진몽요를 꼬시길 바랐기에 어렵사리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두 사람이 만날 수 있게 말이다. 그는 왠지 모르게 하람이 싫어졌다…  진몽요는 아택 얼굴에 멍을 보았다. “아택씨, 얼굴 맞았어요? 잘 생긴 얼굴에 흠집 났네.”  아택은 고개를 푹 숙였다. “아닙니다, 실수로 긁힌 거예요. 며칠 지나면 괜찮습니다.” 그 멍은 안야 일 때문에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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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장

위층에 도착한 아택은 같이 들어 가지 않고 문 밖을 지키고 있었다. 진몽요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예군작의 휠체어를 밀고 들어갔다. 단둘이 있는 상황이더라도 다리가 아픈 그가 설마 나쁜 짓을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전혀 경계하지 않았다.  이 집에 이사 온지 얼마 안돼서 물건들이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조금 난장판이어서 진몽요는 민망해했다. “아직 정리할 시간이 없었어서 이런 모습까지 보이네요. 차 내 올게요.”  정수기 앞으로 가자 그녀의 동작은 서툴었고 하마터면 물에 손을 대일뻔했다. 이때 갑자기 손 하나가 뻗어왔다. “내가 할게요.”  그녀는 몸이 살짝 굳었고, 왜 예군작의 목소리가 머리 윗 쪽에서 들리는지 순간 이해가 돌아가지 않았다. 지금 휠체어에 앉아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밑에서 소리가 들리는 게 정상이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그의 턱에 부딪혔고 그녀는 입을 막았다. “당신…! 장애인 아니였어요...?”  예군작은 여유만만하게 그녀를 보았다. “아니였어요, 많이 놀랐어요? 내가 예가네에서 약한 척을 안 했더라면 오늘까지 살지 못 했을 거예요. 당신은 제가 믿는 사람이니까, 더 이상 장애인 연기를 하고싶지 않아서요.”  진몽요는 그제서야 자신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생각했다. “미안해요,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너무 놀라서 한 말이니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예군작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옆으로 살짝 밀었다. “괜찮아요, 내가 할게요.”  갑자기 덩치가 커진 그의 모습을 보자 그녀는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고, 이제서야 조금 위험을 감지했다. 그가 장애인이 아니고 정상적인 남자이니, 늦은 밤 단둘이 있으면 위험을 느끼는 게 당연했다.  앞으로 그와의 관계가 매우 불편하게 느껴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그가 준 화분의 꽃이 얼른 피길 바랐고, 예군작 입에서 나올 다른 비밀은 얼마나 더 자신을 놀라게 할지 궁금했다. 그가 장애가 없다는 걸로도 충분히 놀랐다.  그녀의 반응을 눈치채고 예군작은 집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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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장

살짝 회의실 문을 열자 그녀는 주목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그녀가 들어가자 마자 경소경은 하던 말을 멈추고 그녀를 딱 2초간 보다가 다시 시선을 피했다.  이게 뭐지…?  조용한 분위기를 예상하진 못했는데, 다들 일을 안 하는 건가?  이때 에이미가 입을 열었다. “부이사님, 지각하셨네요… 그것도 20분이나.”  경소경의 표정은 이상해졌고, 진몽요가 들어왔을 때 살짝 놀랐지만 하람의 계획이었던 걸 눈치챈 후 더 놀라지 않았다. 하람이 그녀에게 높은 직책을 줄 줄 몰랐고 이사가 아닌것에 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는 헛기침을 했다. “큼큼, 그, 앉으세요. 회의 이어서 하겠습니다. 지각 관련된 건 끝나고 얘기하시죠.”  진몽요는 입술을 내밀고 일부러 그와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았다. 사람이 많은 자리이니 그가 모르는 척을 하는 건 나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눈도 더 안 마주치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가 왔다는 사실에 긴장까지 했는데… 제일 중요한 건 그녀가 지각한 걸 기억하고 있으려는 그의 모습이 낯설었다.  회의 내용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이 회사에 온지 얼마 안돼서 아는 것도 없었다. 지루한 회의시간에 그녀가 발견한 건 경소경 외에 이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다 여자였고 그가 유일한 청일점이었다.  회의가 끝나자 사람들은 다 나갔고 에이미와 진몽요 그리고 경소경만 남았다.  경소경과 에이미는 아직도 일 얘기를 하고 있었고 진몽요는 자신이 대화에 쓸모 없다고 생각해 나가려 하자 그가 말했다. “기다리세요, 에이미씨랑 대화 끝나고 따로 할 얘기 있어요.”  진몽요는 가까운 자리에 다시 앉아 가만히 그들의 대화를 20분동안 듣고 있었다. 에이미가 나가자 그녀는 바로 물었다. “무슨 얘기요? 할 말 있으면 빨리해요, 나 바빠요.”   경소경은 예전처럼 그녀에게 상냥한 표정을 짓지 않고 상사와 직원처럼 진지하게 대했다. ”부이사가 돼서… 지각하면 되겠어요?”  게다가 그의 진지한 모습은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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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장

그녀는 노트북을 내려놓고 말했다. “저는 어디앉죠?”  경소경은 고개도 안 들고 말했다. “의자 하나 가져오면 되잖아요. 그 머리로 부이사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그녀는 어이가 없어서 두 손을 허리춤에 올렸다. “제가 하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 저는 낙하산이니까 부장이나 시켜주실 줄 알았지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에이미는 그녀의 말투에 놀랐는지 기침을 했다. “그… 부이사님, 의자 하나 가져와서 우선 저랑 앉아요.”  진몽요는 씩씩거리며 의자를 가져와 에이미 옆에 앉았고, 경소경을 노려보며 말했다. “손버릇이 안 좋으신가 봐요? 남에 장난감에 함부로 손 대지 마세요!”  경소경은 장난감을 내려놓고 말했다. “이거 꽤나 재밌네요, 그쪽처럼…”  에이미는 경소경 뒤에 서랍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부이사님, 뒤에 문서 좀 가져다주세요. 경대표님은 회사 일 검토하러 오신거니까 회사 관련된 중요한 파일들은 다 그 서랍장 안에 있어요. 맨 위에서부터가 제일 최선 거예요. 중간에 두 칸까지 다 꺼내 드리세요.”  진몽요는 서랍장의 높이를 보더니 다시 의자를 끌고 갔다. 다행이 의자에 바퀴가 달려 있어서 힘들지 않았다.  그녀가 신발을 벗고 올라서자 의자 바퀴가 돌아가면서 중심을 잃었고, 비명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지는 순간 경소경의 품에 안겼다. 그는 바로 그녀의 뒤에서 안정적으로 받쳐주었다.  그는 딱 두 사람만 들릴 수 있게 귓가에 대고 말했다. “살 빠졌네요…”  그의 입김에 그녀는 얼굴이 빨개졌고 허둥지둥 그를 밀쳤다. “키가 그렇게 크시면서 왜 제가 꺼내 드려야 하죠? 직접 꺼내서 보세요.”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고 가뿐히 두꺼운 문서 두개를 꺼내어 자리에 앉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열심히 검토했다. 진몽요는 한숨을 내쉬었고 한참이 지나도 두근거림이 가라앉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며칠만 있을 예정이니 그가 가면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목가네.  목정침은 오늘 일부러 2시간정도 늦게 출근을 했고, 그도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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