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911 - 챕터 920

1359 챕터

제911장   

이 모든 건 그녀가 자초한 일이 아니었어도 그녀는 다 견뎌왔다. 그녀는 단지 모든 게 불공평하다고 느낄 뿐인데 왜 하람은 그녀에게 불쾌한 과거를 떠올리게 만드는 걸까?  이성을 되찾은 뒤 그녀는 하람의 목을 조르던 손을 풀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저한테 욕하지 마세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하람은 목을 잡으며 안야를 밀쳤고 바닥에서 일어나 계속 기침을 했다. “켁켁… 너… 미쳤어…켁켁켁… 너 나 죽일 생각이었니?”  안야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저는… 죽일 생각 없었어요, 죄송해요…”  안야의 태도에 하람은 두려움을 느꼈다. 이게 정신분열 증세와 뭐가 다를까? 그녀는 더 이곳에 있다가는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봐 얼른 아파트에서 빠져나왔다.  안야는 하람이 그 4천만원을 두고 간 걸 보고 황급이 봉지에 담아 따라나갔다. “아주머니, 여기 돈이요! 저 이 돈 필요 없어요! 얼른 가져가세요!”  하람은 감히 뒤돌아보지 못하고 기사를 재촉했다. “얼른 출발하세요! 공관으로 얼른요!”  이때, 안야가 따라와서 강제로 차 문을 열고 봉지 안에 돈을 차 안으로 던졌다. “저 이 돈 필요 없어요! 방금 일은 제 잘못이에요, 죄송해요.”  하람은 대답하지 않았고 차가 출발하자 긴 한숨을 내뱉었다. 아파트에서 정말 안야가 목을 졸라 살해하려는 줄 알고… 너무 끔찍했다!  경가네 공관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따듯한 샤워를 마치고 누웠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누워서 끙끙 앓았다. 나이 든 상태에서 큰 충격을 받으니 정말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걸 실감했다.  경성욱은 걱정했다. “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 병원 가봐야 해?”  하람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냥 좀 놀랐어… 안야가 갑자기 미쳐서 날 죽일 뻔했어. 다시는 무서워서 거기 못 찾아가. 소경이도 걔랑 만나지 말라고 해야해. 나중에 걔가 소경이한테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무서워. 난 겨우 아들 하나잖아. 그 여자애 정말 끔찍해! 얼른 당신이 소경이한테 전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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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장

문 두드리는 소리에 안야는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고 누가 찾아왔는지 생각하기도 귀찮았다.  분노에 가득 찬 모습의 경소경을 보자 그녀는 얼었다. 그렇게 그녀를 보기 싫어하던 남자가 직접 찾아왔기에 그 순간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불만 있으면 나한테 말하든지 우리 엄마는 건들이지 마요!” 경소경은 여자를 때리진 않지만 이미 두 주먹을 꽉 쥐며 화를 참고 있었다.  안야는 그제서야 그가 찾아온 이유를 알았고,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껴 고개를 숙였다. “고의가 아니었어요… 물론 아주머니가 어떤 말을 하셨어도 참아야 됐던 거 저도 알아요…죄송해요. 병원비 필요하시면 드릴게요. 하지만, 저를 더 이상 협박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경소경은 그녀를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이미 그렇게 해놓고 죄책감 느끼는 척은 왜 하는 거예요? 임신만 안 했어도 가만 안 뒀어요.”  안야는 고개 들어 그를 보며 눈물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정말 고의가 아니었어요! 저는 더 이상 살인범의 딸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요! 저도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왜 아무도 감싸주지 않는 거예요? 지금 보다 더 빛나게 살고 싶을 뿐인데… 그저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고 싶을 뿐인데, 제가 뭘 잘못했나요? 저… 저 정말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이성을 잃었을 뿐이라고요…”  경소경은 급 당황했다. 살인범의 딸? 안야의 말이 눈물보다 더 자극적이었고 그는 그녀의 과거에 흥미가 없었지만 조금 놀랐다. 그리고 하람이 무슨 말을 했길래 그녀를 자극했는지 궁금했다.  “우리 엄마가 뭐라고 했어요?” 그는 굳은 목소리로 물었다.  “제 과거는 모르세요… 말다툼을 하다가 제가 교양이 없다고 하신 말에 순간 어렸을 적이 생각나서 화를 참지 못 했어요. 일이 어찌 됐든 이 일은 제가 흥분했어요, 제가 사과드릴게요. 복수하러 오신거면 그렇게 하세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저를 때리셔도 좋고요.” 안야는 머리를 넘기며 침착하게 대답했다.  경소경은 당연히 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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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장

안야는 문을 닫고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했다. “어렸을 때, 아마 제가 4살이었을 거예요…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저희 아빠가 사람을 죽였다고 했어요. 그 이후로 아빠를 만난적이 없었어요. 엄마도 집을 나갔고요. 저랑 할아버지만 서로를 의지했죠.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면 살인범의 딸이라고 말했고, 자기네 자식들한테 저랑 놀지 말라면서 그때 많은 구박을 받았었죠. 할아버지는 제가 그런 환경에서 잘 못 바랄까 봐 갖고 있던 돈을 다 털어서 그 시골에서 벗어나 도시로 나왔어요.  그때 저는 8살이었어요. 하지만 살인범의 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죠. 저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고, 할아버지 말처럼 다른 사람을 보면 늘 잘 웃고 잘 해줬어요. 할아버지께서 인생이 아무리 힘들어도 잘 웃는 사람은 절대 불행해질 수 없다고 신이 저를 보호해주실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힘들고 아픈 게 두렵지 않았고, 할아버지랑 길에서 청소도 하고 막 노동도 많이 했었어요. 예전에 그 흙탕물 같은 삶에서 벗어나려고…”  여기까지 듣고 경소경은 말을 끊었다. “여기 앉았다 가라는 이유가 겨우 하소연하려고 그런 거였어요? 난 흥미 없어요. 나 같은 사람은 다른 사람 동정할 가치도 없고, 당신 과거랑 우리는 상관없어요.”  안야는 숨을 들이 마시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제 알겠어요, 저도 아 아이도 받아주지 않으실 거라는 거. 제가 졌네요. 만약 제가 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면 예전처럼 저를 대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한번 실수했다 치고요… 저는 제가 돈 때문에, 지위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소경씨랑 몽요씨가 제 인생에 나타났을 때가 제일 빛났어요. 죄송해요, 제가 애초에 좋아하면 안됐었는데. 이런 식으로 은혜를 갚으면 안됐었는데, 혼자 남기 싫었어요. 안 그래도 후회중이에요…”  경소경은 의심했다. 이 모든 걸 바꾼다?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아이가 그의 것이 아니거나 그 날 저녁에 아무 일도 없지 않은 이상 바꿀 수 없었다. 그 날 저녁 그도 취해서 전혀 기억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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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장

그녀가 안방에서 나왔을 때 경소경은 이미 떠났다. 그녀는 영혼이 나간 나무인형처럼 소파에 앉아 방금 전화한 남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만나고 싶어요.’  오후 3시, 남자는 시간 맞춰 그녀의 집에 나타났고, 경소경만큼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훤칠하고 잘생겨서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만한 외모였다.  안야는 이 남자와 몇 번 밖에 안 만나봤고, 그 중 3번은 임신 때문에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 외는 진몽요와 예군작과 식사를 할 때였고, 이 남자는 아택이었다.  그는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였지만 아직 낯선 사람이라 어색했다. “그… 제가 이 아이를 지우고 경소경씨에게 자백해도 될까요? 더 못 하겠어요, 분명 절 받아주지 않을 거고 저도 이미 지쳤어요.”  아택은 무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진짜 못 하겠으면 나도 강요는 안 해요. 근데 잘 생각해요,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지. 처음에 이미 얘기가 다 끝났는데 말을 바꾸면 나도 곤란하죠. 그쪽도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고요.”  안야는 확실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아무런 보상도 필요없어요. 후폭풍은 제가 감당할게요. 예군작씨가 진몽요씨의 마음을 얻는 건 어렵지 않지만, 제가 경소경씨의 마음을 얻는 건 불가능해요. 평생 불가능해요. 저는 저조차도 싫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아택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이미 결정한 거 같으니 그렇게 하시죠.” 그는 이때 핸드폰을 꺼내 예군작과의 전화를 끊고 말했다. “미쳤어요? 당신 이런 식으면 죽을 거 몰라서 이래요? 이렇게 바보 같은 여자는 처음 보네요. 처음부터 시작을 말든가 끝까지 가든가 했어야죠!”  안야는 이해하지 못 했다. “왜… 왜요? 제가 왜 죽어요? 저는 그냥 그만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쪽 얘기도 절대 안 할 거예요.”  아택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당신이 비밀을 지켜준다는 걸 예군작이 믿을 것 같아요? 당신은 그 사람을 몰라요. 영원히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그 분은 당신이 입을 평생 다 물게 만들 거예요. 내가 아이 아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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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장

그 날 저녁 그녀는 경소경의 술에 약을 탔고, 경소경은 깊은 잠에 빠져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침대 위 핏자국은 그녀가 만들어낸 자국이었다. 예군작의 지시하에 그녀는 임신을 하기 위해서 아택과 3번정도 했다. 계획대로 그녀는 순조롭게 임신을 했고 시간도 그 날 저녁과 얼추 비슷하게 맞췄다. 만약 임신이 안됐더라도 임신한 척을 하며 임신이 될 때까지 시도할 생각이었고, 끝까지 안되면 이 계획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임신이 됐을 때는 기뻤지만 지금은 큰 부담이었다.  순조로운 임신을 위해, 그녀도 임립네 회사를 어차피 그만두었으니 예군작은 그녀에게 잘 준비하라며 돈을 주었다. 그동안 예군작이 그녀를 후원하고 있었다. 그녀는 예군작이 이렇게 독한 줄 몰랐고 말을 번복하면 목숨까지 앗아갈 줄은 몰랐다. 진몽요가 알게 될까 봐 그런 거겠지?  비록 아택이 그녀에게 경고했지만 두려움에 떠는 것 외에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공포를 느끼며 그녀가 유일하게 생각한 방법은 경소경에게 모든 걸 자백하고 도움을 청하는 방법뿐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가 틈새로 살짝 보니 아택이었다. 그녀는 경계하지 않고 문을 열었지만 아택도 예군작의 사람이라는 걸 완전히 잊고 있었다.  문을 연 순간, 아택처럼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두 명이 그녀를 잡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입은 막혀있었다. 아택은 내키지 않는 눈빛이었지만 핸드폰을 쥐고 있는 걸 보니 예군작과 전화 연결이 되어있는 듯했다… 예군작은 그를 시험하고 있었다. 예군작은 지금까지 그를 믿지 못 했고, 그가 아까 집에서 나왔을 때 예군작이 파견한 다른 사람들에게 붙잡혔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안야를 희생해야 했다.  안야는 눈물을 머금고 아택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녀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아택 밖에 없었고 그가 아이의 아빠였다. 나오면서 그녀에게 조심하라고 말했으니 그가 유일하게 그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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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장

안야를 이를 꽉 물고 막대기로 아택의 어깨를 내려쳤고, 아택은 낮게 소리쳤다. “지금 나 간지럽혀요? 경소경씨가 싸울 때 이렇게 살살 때릴 거 같아요? 골절 시킨다는 생각으로 해요, 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말고 때려요!”  안야는 만약 예군작을 속이지 못 하면 죽게 될 건 아택이라는 걸 알았기에 죽는 것보다는 골절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마음을 굳게 먹고 온 힘을 다해 아택을 때렸고 머리 쪽은 피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고 살짝 아픈 배를 잡으며 물었다. “됐나요? 안 아프세요?”   아택은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침대 맡 서랍에 있던 저금통을 자신의 머리 위에 깨트렸다. 도자기 재질의 저금통은 박살 났고 아택의 이마에 흐르는 빨간 피를 보고 안야는 깜짝 놀라서 입을 막았다.  “가요!”  안야는 아택에 말에 휘청거리며 문 앞으로 뛰어 갔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괜찮으세요? 저 그럼 갈게요…”  아택은 손을 흔들며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웠다.  안야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도망가듯이 아파트에서 빠져나왔다.  옆에 기절한 두 사람을 보며 아택은 담배를 피웠다. 그는 안야를 속였다. 이 두 사람은 그가 때린 걸 봤기에 예군작을 숨길 수 없었다. 그는 살인을 묵인할 자신도 없었다. 왜냐면 경소경이 안야를 죽일 수는 없으니 그가 입을 다 물어도 어쨌든 들통날 일이었다. 어찌 됐든 그는 피해갈 수 없었다.  택시를 잡고 경소경의 회사 주소를 부른 뒤 안야의 두려움을 가라 앉았다. 사람이 죽음을 향한공포는 본능이었다. 그녀는 방금 죽을 뻔한 위기를 모면했다.  회사에 도착하기전 미리 경소경에게 꼭 만나야 된다고 연락을 해놨다. 그 날 저녁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얘기를 흘렸으니 당연히 경소경이 만나줄 줄 알았다.  회사 문 앞, 그녀가 택시에서 내리자 경소경은 그녀를 구석으로 끌고 갔다. “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해요!”  그녀는 방금 죽을 뻔한 위기를 넘겼으니 옷이 너저분하고 얼굴이 초췌했다. “그 날 저녁에 아무 일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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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장

경소경은 붙잡지 않았고 먹구름 뒤에 무지개를 보자 안야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그가 안야에게 누가 시켰냐고 물어본 이유는 여자 혼자서 이 모든 걸 실천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안야가 아이아빠가 누군지 말하지 않으니 더 묻진 않겠지만 왠지 모르게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안야는 집에 못 들어가고 한참을 밖에서 방황하다가 예군작을 찾으러 가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본인이 굳이 찾으러 가지 않아도 자신과 아택이 살아남지 못할 걸 알았기에 우선 경소경에게 예군작이 있다고 털어놓지 않았다.  예군작에게 전화를 거는 손을 떨리고 있었고 전화 너머 예군작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의외네요, 저한테 먼저 전화를 다 하시고.”  그녀는 용기 내어 말했다. “어디세요? 만나고 싶어요.”  예군작은 여유로웠다. “거기 가만히 있어요, 사람 보낼게요.”  전화를 끊고 안야는 다리가 후들거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녀는 마음을 굳게 먹으며 어차피 어렸을 때부터 힘든 일들이 많았으니 이정도는 견딜 수 있었다. 기껏해야 죽음이니 이왕 이렇게 된 거 물러서지 않았다.  이때, 검은 색 벤틀리가 그녀의 앞에 섰고 그녀는 망설이다가 차에 탔다. 기사는 아무 말없이 예가네 저택으로 향했다.  창 밖, 반짝거리는 도시 저녁의 네온사인들을 보며 모든 게 아름다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감상할 수 없었고 이 도시의 아름다움은 애초에 그녀와 상관이 없었다. 그녀는 흙탕물 속에서 살던 자신이 더럽고 싫었다.  저택에 도착한 후, 덩치가 큰 기사는 그녀가 도망갈까 봐 차에서 내리는 걸 보고 있었다. 분명 더운 여름 날이었는데 온 몸이 서늘했다. 그녀는 두 팔로 몸을 감싸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넓은 현관을 지나 기사는 그녀를 어두운 문 앞에 데려다 주었고, 세 번 두들겼다. 문이 열리자 피 비린내가 코를 찔렀고 안야는 벽을 잡고 헛구역질을 했다.  그녀는 문 안에 상황을 살짝 보고 두 다리를 떨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기사는 그녀를 들어 안으로 던졌고, 그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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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장

안야는 너무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이 사람 하반신 마비 아니었나? 이 모든 게 다 거짓이었다니!  예군작의 큰 덩치에 조명이 가려져 더 어두워졌고 그는 아택 앞에 쭈그려 앉았다. “봤어? 연약한 여자 애가 널 구하러 날 찾아왔는데, 지금 기분이 어때? 설마 3번 했는데 벌써 서로 감정이 생긴 건 아니지? 난 진몽요를 사랑하는데… 3년이나 걸렸는데.”  아택은 피 비린내가 가득한 숨을 뱉었다. “잘못했습니다… 도련님…”  예군작은 아택의 피 범벅 된 얼굴을 톡톡 쳤다. “잘못했으면 고치면 돼. 걱정 마, 넌 노인네가 나한테 보낸 감시 카메라니까 내가 널 죽이면 골치 아프니까. 카메라가 고장 나면 얼마나 싫어하시겠어. 이정도 했으면 너도 알아들었을 테니 말해봐. 내가 이제 어떻게 해줄까? 너희가 말 안 할 거라는 걸 내가 어떻게 믿지? 나중에 진몽요가 모든 걸 알아버리면 큰 일이잖아…”  안야는 자기의 배를 만지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맹세할게요, 절대 말 안 할 거예요. 죽어도 말 안 해요! 그렇게 불안하시면 제가 이 아이를 낳을게요, 네? 제발요… 꼭 비밀 지킬게요.”  예군작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그 아이는 아택거잖아요. 아택, 넌 저 여자가 아이 낳아도 돼? 두 사람 감정이 그렇게 깊었다니. 넌 아직 결혼도 안 했으니 딱이네. 둘이 만나면 서로 아깝지 않잖아.”  아택은 안야를 보고 몇 초간 침묵했다. “저는 상관없습니다...”  예군작이 일어나자 옆에 있던 하인이 와인 한 잔을 건넸다. “하하, 그래 이거지. 이래야 네가 내 사람이지. 안야도 내 사람이고. 두 사람이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아야 내 마음이 편해. 그럼 모두가 다 행복해질 수 있어.” 그가 손짓을 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아택의 밧줄을 풀었다.  안야는 아택을 부축했고 아택은 이미 일어날 힘이 없어 예군작 발 밑에서 정직하게 말했다. ”도련님, 앞으로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이번 일은 정말 감사합니다…!”  예군작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인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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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장

온연은 진몽요가 안 기쁘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경소경씨랑 화해하겠다고 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안야 때문에 이렇게 돼서 그렇지 지금 아무 일도 없었던 걸 알았으니 이제 서둘러야지! 다른 여자가 채 가길 기다릴 거야? 난 벌써 아이도 낳았는데 너도 가만히만 있으면 안되지. 난 너가 빨리 경소경이랑 딸 낳아서 우리가 사돈 맺으면 좋겠어.”  진몽요는 웃었다. “됐어, 목가네가 얼마나 대단한 집안인데 감히 어떻게 그래? 그리고 내가 그때는 잠깐 흥분했었지만 지금은 진정됐어. 내가 경소경씨랑 화해할 거라고 누가 그래? 난 지조를 지킬 거야, 여자잖아. 이제 끊어야겠다, 오늘 드디어 이사님이 나한테 일거리를 주셨어. 야근중이라 수다 못 떨어. 나중에 얘기하자.”  전화를 끊고 온연은 아이에게 말했다. “우리가 남자니까 예쁜 누나 태어날 때까지 기다리자. 어차피 연상 만나도 상관없잖아? 몽요 이모랑 소경이 삼촌 다 외모가 되니까 딸도 예쁠 거야, 우린 그저 기다리면 돼.”  아이는 아무것도 못 알아듣고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넌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구나. 아직 어려서 아무 고민도 없고. 아빠는 나한테 너 맡기고 혼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갔어. 이따가 오면 나 말고 아빠 괴롭혀야 돼.”  갑자기 임집사가 집으로 뛰어 들어왔고 거실의 온연을 보고 물었다. “도련님 안 계신가요?”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밥 먹을 나갔어요. 일 있으면 전화해 보세요.”  임집사는 대답을 하고 다시 바람처럼 나갔다. 임집사가 나이가 꽤 많은데도 동작이 민첩하자 온연은 적잖이 놀랐다. 저렇게 움직이면 다리 안 아픈가?  유씨 아주머니는 임집사가 나간 쪽을 보며 웃었다. “저 나이에도 저렇게 튼튼하네…”  온연도 웃었다. “아주머니도 생각을 특이하게 하시네요.”  유씨 아주머니는 수줍게 웃었다. “무슨 소리야? 그냥 농담한 거지. 나도 나이가 있는데 밝혀서 뭐하겠어.”  온연은 유씨 아주머니와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게 익숙해졌다. “아이고, 부끄러워하실 거 없어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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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장

저녁 11시가 넘어서야 목정침은 술 냄새를 풍기며 귀가했다. 온연은 잠에 들어 있었고 누군가 얼굴에 뽀뽀하는 느낌이 들어 눈을 뜨고 목정침인 걸 확인하고 물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어둠 속, 목정침이 욕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가끔이잖아.”  욕실 물소리에 온연은 잠에 들지 못 하고 다시 일어나 핸드폰을 했다. 아이는 옆에서 잘 자고 있었고 다양한 자세를 취해서 그런지 자리를 많이 차지했다.  목정침이 샤워를 하고 나온 뒤 앉아 있는 그녀를 보고 물었다. “뭐야? 왜 안 자?”  그녀는 핸드폰을 하며 말했다. “조금 있다가 자려고요. 우리는 일찍 잠 들었어서 다시 깨니까 잠이 안 와요. 시간 보니까 아이 밥 줄 때도 된 거 같아요. 일찍 재웠으니 아침까지 절대 얌전히 안 잘 거예요. 맞다, 안야랑 경소경씨는 어떻게 된 거예요? 안야는 왜 그렇게 무모한 짓을 했데요? 진짜 임신했으면 아이 아빠는 누구래요?”  목정침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소경이가 물어봤다는데 안야가 말을 안 하더래. 아이 아빠가 누가 됐든 소경이만 아니면 됐지. 그 날 저녁에 안야가 소경이한테 약을 먹인거라 결국 아무 일도 없었데. 그러니까 너도 이제 안심해.”  갑자기 아까 임집사가 목정침을 급히 찾던 게 생각나 말했다. “임집사님이 저녁에 당신 집에 있냐고 물었었는데 없다고 하니까 급하게 나갔어요. 무슨 일이였어요? 되게 급해 보이던데.”  목정침은 살짝 굳었다. “아… 그 네 고모랑 고모부 찾았어. 해외로 여행 갔다 온 모양이야. 돈을 다 썼는지 다시 돌아오자마자 우리쪽 사람들한테 잡혔어. 난 거기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우선은 임집사님이 호텔에 묶어두었어. 내일 내가 가볼 거야.”  온연은 고개들어 그를 보았다. “찾았어요? 안되겠어요, 나도 만나고 싶어요! 왜 그렇게까지 악랄하게 나와 아이를 해칠 뻔하고 할머니한테까지 그랬는지 물어봐야겠어요! 아무리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온지령은 할머니 손에서 컸잖아요. 두 사람은 할머니 재산까지 다 가져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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