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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10-11 16:00:29
온연은 진몽요가 안 기쁘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경소경씨랑 화해하겠다고 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안야 때문에 이렇게 돼서 그렇지 지금 아무 일도 없었던 걸 알았으니 이제 서둘러야지! 다른 여자가 채 가길 기다릴 거야? 난 벌써 아이도 낳았는데 너도 가만히만 있으면 안되지. 난 너가 빨리 경소경이랑 딸 낳아서 우리가 사돈 맺으면 좋겠어.”

  진몽요는 웃었다. “됐어, 목가네가 얼마나 대단한 집안인데 감히 어떻게 그래? 그리고 내가 그때는 잠깐 흥분했었지만 지금은 진정됐어. 내가 경소경씨랑 화해할 거라고 누가 그래? 난 지조를 지킬 거야, 여자잖아. 이제 끊어야겠다, 오늘 드디어 이사님이 나한테 일거리를 주셨어. 야근중이라 수다 못 떨어. 나중에 얘기하자.”

  전화를 끊고 온연은 아이에게 말했다. “우리가 남자니까 예쁜 누나 태어날 때까지 기다리자. 어차피 연상 만나도 상관없잖아? 몽요 이모랑 소경이 삼촌 다 외모가 되니까 딸도 예쁠 거야, 우린 그저 기다리면 돼.”

  아이는 아무것도 못 알아듣고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 “넌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구나. 아직 어려서 아무 고민도 없고. 아빠는 나한테 너 맡기고 혼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갔어. 이따가 오면 나 말고 아빠 괴롭혀야 돼.”

  갑자기 임집사가 집으로 뛰어 들어왔고 거실의 온연을 보고 물었다. “도련님 안 계신가요?”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밥 먹을 나갔어요. 일 있으면 전화해 보세요.”

  임집사는 대답을 하고 다시 바람처럼 나갔다. 임집사가 나이가 꽤 많은데도 동작이 민첩하자 온연은 적잖이 놀랐다. 저렇게 움직이면 다리 안 아픈가?

  유씨 아주머니는 임집사가 나간 쪽을 보며 웃었다. “저 나이에도 저렇게 튼튼하네…”

  온연도 웃었다. “아주머니도 생각을 특이하게 하시네요.”

  유씨 아주머니는 수줍게 웃었다. “무슨 소리야? 그냥 농담한 거지. 나도 나이가 있는데 밝혀서 뭐하겠어.”

  온연은 유씨 아주머니와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게 익숙해졌다. “아이고, 부끄러워하실 거 없어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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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11시가 넘어서야 목정침은 술 냄새를 풍기며 귀가했다. 온연은 잠에 들어 있었고 누군가 얼굴에 뽀뽀하는 느낌이 들어 눈을 뜨고 목정침인 걸 확인하고 물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어둠 속, 목정침이 욕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가끔이잖아.”  욕실 물소리에 온연은 잠에 들지 못 하고 다시 일어나 핸드폰을 했다. 아이는 옆에서 잘 자고 있었고 다양한 자세를 취해서 그런지 자리를 많이 차지했다.  목정침이 샤워를 하고 나온 뒤 앉아 있는 그녀를 보고 물었다. “뭐야? 왜 안 자?”  그녀는 핸드폰을 하며 말했다. “조금 있다가 자려고요. 우리는 일찍 잠 들었어서 다시 깨니까 잠이 안 와요. 시간 보니까 아이 밥 줄 때도 된 거 같아요. 일찍 재웠으니 아침까지 절대 얌전히 안 잘 거예요. 맞다, 안야랑 경소경씨는 어떻게 된 거예요? 안야는 왜 그렇게 무모한 짓을 했데요? 진짜 임신했으면 아이 아빠는 누구래요?”  목정침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소경이가 물어봤다는데 안야가 말을 안 하더래. 아이 아빠가 누가 됐든 소경이만 아니면 됐지. 그 날 저녁에 안야가 소경이한테 약을 먹인거라 결국 아무 일도 없었데. 그러니까 너도 이제 안심해.”  갑자기 아까 임집사가 목정침을 급히 찾던 게 생각나 말했다. “임집사님이 저녁에 당신 집에 있냐고 물었었는데 없다고 하니까 급하게 나갔어요. 무슨 일이였어요? 되게 급해 보이던데.”  목정침은 살짝 굳었다. “아… 그 네 고모랑 고모부 찾았어. 해외로 여행 갔다 온 모양이야. 돈을 다 썼는지 다시 돌아오자마자 우리쪽 사람들한테 잡혔어. 난 거기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우선은 임집사님이 호텔에 묶어두었어. 내일 내가 가볼 거야.”  온연은 고개들어 그를 보았다. “찾았어요? 안되겠어요, 나도 만나고 싶어요! 왜 그렇게까지 악랄하게 나와 아이를 해칠 뻔하고 할머니한테까지 그랬는지 물어봐야겠어요! 아무리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온지령은 할머니 손에서 컸잖아요. 두 사람은 할머니 재산까지 다 가져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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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921장   

    다음 날 아침.  온연은 목정침과 아이 때문에 잠에서 깼다. 한 명은 나가자고 재촉했고, 한 명은 밥 달라고 울었다.  그녀는 아이에게 밥을 주면서도 비몽사몽했다. 밥을 다 주고 유씨 아주머니가 아이를 안았고 그제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세수를 했다.  분명 어제 저녁 술을 마신 건 목정침인데 왜 정작 피곤한 건 그녀일까? 목정침이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자 그녀는 속으로 신기해했다.  조금이라도 생기 있어 보이기 위해서 그녀는 특별히 화장까지 했다. 아이를 낳고 그녀는 살도 다시 빠져서 예전에 입던 옷도 맞았고 거울속 자신을 보며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그녀는 집에서 아이만 보는 주부였지만 깔끔해 보였고 목정침 옆에 있으려면 사람들 앞에서 격식을 갖춰야했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목정침은 이미 아이를 안고 그녀를 한참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평소에 편하게 수유하기 위해 편한 옷만 입었고 집에서 당연히 화장도 안 했었는데 갑자기 꾸민 모습을 본 목정침은 눈을 반짝였다. “애 데리고 갈 건데 왜 그렇게 꾸몄어?”  그녀는 자신의 노력을 그가 알아보자 만족했다. “애랑 같이 가면 꾸미면 안되는 거예요? 난 당신보다 10살이나 어린데 비슷한 또래로 보이긴 싫어요. 가요, 출발해도 되겠어요.”  목정침은 입술을 삐죽이며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무슨 뜻이야? 내가 늙었다는 거야? 차라리 예전에 네가 날 무서워할 때가 나았어. 그땐 적어도 이런 말은 못 했으니까. 이젠 내가 안 무서운 가 보지?”  그녀는 아이를 안고 웃었다. “그건 당신이 예전보다 착해져서 그래요. 예전처럼 사나웠으면 아마 아직도 무서워했겠죠…”  그는 그녀가 귀여웠다. “그래서 지금 내가 만만한 거지? 내가 잘해주면 더 당돌해지고, 내가 사나우면 꼼짝도 못 하고. 그럼 앞으로 내가 더 사납게 해야겠네, 내 머리 위로 올라오지 못 하게. 난 과묵한 꼬맹이가 더 좋았어.”  온연은 낮게 말했다. “그래요? 그럼 예전처럼 오빠라고 부를까요?”  목정침의 표정은 살짝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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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922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이가 기침을 하자 온연은 더 세게 아이를 안았다. “여기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은 거 같아요. 좀 춥네요.”  목정침은 고민하지 않았다. “우리 호텔인데 온도 좀 올리라고 하면 되지.”  우리 호텔? 온연은 좀 놀랐지만 아까 들어올 때 웅장한 외관을 보니 꽤나 고급 호텔처럼 보였다… 목가네는 하고 있는 사업이 많으니 그녀도 익숙해져야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후 그녀는 발걸음을 늦췄다. “전지가 정말 돌아왔을 까요? 당신이 죽이려고 했으니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죠? 언제까지 마음 졸여야해요? 우리는 이제 예전이랑 다르잖아요. 아이가 있으니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고 싶진 않아요…”  목정침도 사실 이 점을 걱정했기에 인상을 찌푸렸다. “무서워하지 마. 내가 있잖아. 아직 확실한 일도 아니니 걱정하지 마. 확실해지면 다시 얘기하고 우선 고모랑 고모부부터 만나 봐야지.”  긴 복도를 지나 코너를 돌고 온연은 문 앞에 서 있는 경호원을 보았다. 경호원은 목정침을 보고 인사했다. “도련님 오셨습니까.”  목정침은 앞으로 다가갔다. “상황은?”  한 경호원이 문을 열었다. “문제없습니다.”  온연은 정신을 차리고 따라 들어갔고 들어가자 마자 짙은 라면 냄새를 맡았다. 상황을 보니 온지령 부부는 밥도 제대로 못 먹은 듯했다.  소파에 있던 임집사는 방 안에 있던 경호원들을 데리고 나갔고, 목정침과 온연을 보자 온지령네 세가족은 얼굴색이 변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우리 좀 풀어줘, 누가 협박해서 그랬어. 우리 아들을 납치해서 어쩔 수 없이 편지를 보낸 거였어… 정말이야!”  목정침은 물었다. “누가 시킨 거예요?”   온지령 부부는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저었다. “잘은 몰라. 그저 아들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영상까지 보내왔어. 진짜인 걸 확인하고 우리는 너무 무서웠어. 그쪽에서 연이한테 편지 보내라고 했고 도망갈 비용까지 대줬어. 우리가 그렇게 안 했으면 아들이 죽었을 거야! 우리는 처음부터 그 사람 그림자도 못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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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923장

    ‘중요하지 않다.’  라는 온연의 말에 목정침은 긴장을 풀었다. 그녀의 용서만 받을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다 상관이 없었고 그녀의 말에 그는 충분히 만족했다.  온지령은 연약한 말투로 반박했다. “양심이 없는 게 아니라… 그 납치범이… 네 할머니가 정침이가 면회 간 다음에 죽었다고, 정침이가 짓이라고 말했어. 나도 폐렴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잖아? 딱 정침이가 면회했을 때 돌아가셨으니까… 다른 뜻은 아니고, 어차피 나도 전후 사정은 모르니까. 나도 내 남편 때문에 네 할머니가 입원하게 된 거 인정해. 계속 이혼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 더군다나 이번에 아들이 납치되니까 다른 방법이 없었어. 연아, 너라고 생각해봐, 너도 똑같이 이 편지를 보내지 않았을까? 세상에 어떤 부모가 자기 아들이 죽는 건 보고만 있을 수 있겠어!”  온연은 이 질문에 할 말이 없었고, 온지령 부부의 아들인 ‘사촌동생’을 보며 그녀는 침묵했다. 겨우 대학생인 그는 아직은 어린 생명이었다…  부모가 되기 전엔 온지령 부부의 심정을 몰랐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였어도 이 편지를 보냈을 것이다. 온지령 부부가 아무리 나빠도 이용당한 입장이었고, 제일 나쁜 건 배후에 있는 그 놈이었다!  목정침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가 그런 거 아니에요. 할머니는 병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연세가 많으시니 더 오래 못 버티셨어요. 만약 정말 제가 그랬다면 어떻게 의사한테 부탁해서 유서를 저한테 남기셨을까요? 항공사고 일은 저랑 관련된 거 맞아요. 다시는 그런 실수 안 해요.”   온지령은 두려움 속에서 계속 이상한 눈빛으로 온연을 보았고, 누가 봐도 온연이 왜 자신의 아빠를 죽인 남자랑 같이 살고 아이까지 낳았냐는 눈빛이었다. 시선이 너무 따가웠지만 온연은 항공사고 얘기를 언급하고 싶지 않았고 온지령에게 얘기해줄 필요도 못 느꼈다. “두 분의 행동은 아이를 위해서 그랬다고 칠 게요. 하지만 저를 위협하셨으니 이제 어떻게 해결할까요? 다시 물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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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924장

    온지령의 남편은 조심스럽게 목정침을 보더니 용기내서 말했다. “내 생각엔 온가네 저택은 그래도 고모의 지분도 있지 않을까? 혼자 다 갖는 건 좀 그렇지 않아? 넌 지금 부족한 것도 없고 마음만 먹으면 제도의 절반이 네 건데 우리는 너랑 다르게 가난하잖아. 네 고모도 온 씨인데, 너무 매정한 거 같아서.”  이럴 줄 알고 온연은 아이를 안은 채 소파에 앉아 눈을 게슴츠레 뜨며 세 가족을 보았다. “맞아요, 저는 부족한 게 없죠. 하지만 온가네 저택은 하나잖아요. 저한테 가치를 맥일 수 없는 것이에요. 고모도 온씨죠, 하지만 할머니가 저에게만 주셨는데 어떻게 나눌까요? 아니면, 다시 할머니한테 가서 물어보실래요?”  온지령의 표정은 사색이 되었다. “아니야, 우린 필요 없어! 할머니가 너한테 주셨으니 우리가 뺏어 가면 안되지!”  온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생사가 달려 있는 상황에서도 이익만 생각하시다니 정말 돈에 눈이 멀었나 봐요. 가세요, 얼른 안 가시면 제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요. 앞으로 누구한테든 저랑 가족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제 유일한 가족은 할머니였고, 이제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다들 저랑 아무 상관없는 남이에요. 각자 잘 사세요.”  온지령은 주춤거리며 문 쪽을 바라본 뒤 경호원에게 제압당할까 봐 걱정했다. 며칠에 걸친 감금 때문에 세 사람은 옷 상태도 엉망이고 그나마 젊은 아들만 컨디션이 괜찮아 보였다.  문 앞까지 가자 온지령의 아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미안해요, 누나. 몸은 괜찮아져서 다행이에요.”  온연은 그를 보았고 아까 자신이 충분히 겁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는 어떠한 두려움도 느끼지 않아 보였다.   잠시 후 그녀가 물었다. “이름이 뭐니?”  “온호예요.”  온연은 손을 흔들었다. “얼른 가. 공부 열심히 하고, 졸업하고 일자리도 잘 구해서 네 부모처럼 되지는 말아야지.”  엘리베이터에 탄 후, 온지령의 남편은 인상을 찌푸렸다. “참나, 아들까지 온씨로 해놓더니 결국 얻은 게 아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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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925장

    온지령의 남편은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편했다. “이해가 안돼. 그 노인네를 지금까지 우리가 데리고 살았는데 왜 그 저택에 우리 몫은 없는 거야? 온연 그 기집애 기세 봐봐! 하긴, 돈 있으면 우리 같은 가난한 친척이 왜 필요하겠어. 목가네는 이미 돈도 많고 온가네 저택까지 가졌으니. 걔는 여자인데다 이미 시집까지 갔으니 나중에 온가네 후계자는 우리 호가해야지. 절대 살인자한테 못 넘겨줘!”  온호는 이런 말을 하는 부모가 창피했다. “그만 좀 하시면 안돼요? 온가네 물건은 애초부터 그 분께 맞아요. 할머니를 몇 년 동안 보살피셨든, 제가 기억하기론 아빠가 매형한테 돈 많이 받으셨잖아요. 최소 억은 되는 것 같은데 저랑 엄마는 한 푼도 못 가졌어요. 이미 저 쪽에서 인심을 많이 썼으니 더 이상 욕심내지 마세요.”  온지령도 몰랐던 일에 깜짝 놀랐다. “무슨 말이야? 정말이야? 목정침한테 얼마나 받았어?”  그녀의 남편은 코를 만지며 머쓱해했다. “그때 우리 이혼 얘기 나올 때였잖아. 그래서 말 안 했지… 돈은 이미 내가 도박에 다 잃었어… 나도 사기당한 거라 내 탓만은 아니야…”  온지령은 화가 나서 기절할 뻔했다. “죽일 놈! 염치가 있긴 하니?! 얼마야? 당장 말해!”  온호는 싸움을 말리기도 귀찮았고고 엘리베이터 천장만 보며 얼른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그는 얼른 발걸음을 재촉했고 이런 부모는 창피하기 짝이 없었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그는 온연을 보자마자 나중에 그들 같은 사람이 될 거라고 마음을 먹었다. 돈 있고 권력이 있어야 모든 걸 갖을 수 있고 안 그러면 다른 사람 밑에서 기어야 했다.  호텔에서 나온 후 목정침은 온연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집으로 갈 거야? 먼저 데려다 달라고 할까?”  온연은 아이를 안고 뒷좌석에 탔다. “응, 우린 먼저 집으로 갈 게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더는 못 돌아다니겠어요. 아이도 있으니까요.”  목정침은 그녀를 보는 눈빛이 요상했고 그녀는 불편함을 느꼈다. “왜 그런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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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집사는 집으로 따라 들어갔고 진함도 함께 들어왔다. 진함이 이곳에 도착하자 마침 문 앞에서 임집사와 마주쳤다.  온연은 아이를 안고 마중을 나갔다. “외할머니야, 인사해야지.”  진함은 아이를 보며 따스한 눈빛을 보냈고, 온연이 싫어할까 봐 안지는 않았다. “정말 예쁘네. 얼굴은 너랑 닮았는데 표정은 정침이를 닮았네.”  온연은 웃었다. “앉으세요, 오늘 어떻게 시간 내서 오셨어요?”  진함은 거실 소파에 앉아 유씨 아주머니한테 물을 받고 감사인사를 전한 뒤 대답했다. “일하러 잠깐 근처에 왔다가 지나가는 길에 들렀어. 이 시간에 너가 집에 있을 거 같아서 왔어.”  온연은 지나가던 길이라는 말에 속지 않았다. 목가네가 대로변에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지나칠 수가 있을까? 매번 이렇게 우연히 지나칠 수는 없었다. “다 잘 되고 계시죠? 회사는 어때요?”  진함은 멈칫했다. “나쁘지 않아. 우리 회사는 작아서 목가네랑은 비교가 안되지. 밥 먹고 살 정도는 돼. 너도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나도 마음이 놓이네.”  두 사람이 앉아서 수다를 떠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순식간에 조용해지며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진함은 자주 해외출장을 나가서 넓은 세상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봤을 테니 말 수가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온연 앞에서만은 어쩔 수 없었다. 온연은 원래부터 말이 없어서 당연히 침묵했다.  잠시 조용하다가 온연은 일어나서 아이를 진함에 품에 안겼다. “저 화장실 좀 다녀 올게요, 잠깐만 아이 좀 봐주세요.”  진함은 품 속에 아이를 보며 어쩔 줄 몰랐다. “어… 그래.”  그녀는 아이를 못 안아 본지 한참이 되서 혹시라도 힘이 줘서 아이가 숨을 못 쉴까봐 동작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 온연이 한참을 오지 않자 그녀는 점점 긴장을 풀었고 자세히 아이를 관찰했다. 뽀얀 피부에 눈은 엄청 큰 편은 아니지만 살짝 길쭉했고, 작은 콧등도 귀여웠으며 젖살만 빠지면 턱도 꽤나 뾰족할 것 같았다. 피부는 태생부터 하얘서 사람들의 칭찬을 많이 받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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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927장

    온연은 목걸이를 뺏으려 했으나 아이 손은 꼭 집게발처럼 아무리 힘을 줘도 놓지 않았다. 그녀는 더 세게 힘을 줄 수 없어서 포기했다. “어휴, 뺏기 너무 힘드네. 질릴 때까지 갖고 놀게 둬야겠어요. 맞다… 그… 강연연은 어떻게 지내요?”  그녀는 강연연을 언급하기 싫었지만 진함과 딱히 나눌 얘기가 없었다.  진함은 그녀가 직접 강연연 얘기를 꺼낼 줄 몰라 살짝 당황했다. “해외에서 공부중이야. 이제야 얌전해졌어. 나도 이제 마음이 좀 놓이고. 내가 그쪽에 홈스테이 찾아줘서 그 집 사람들이랑 연락도 자주하고 소식도 다 알아. 걔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딸이라고 인정해 줘야지. 물론 다시는 걔가 너랑 정침이 앞에 나타나게 안 할 거야. 나는 끊어낼 수 없는 관계지만 넌 그럴 수 있잖아.”  온연은 은연중에 자신이 진함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예를 들어서 판단을 빨리 한 후 단호하게 결정하는 성격 말이다. “네, 저는 그 애랑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예요. 이게 제 마지막 자비니까요. 걔가 지금까지 한 행동들을 생각하면 가만두고 싶지 않아요. 저는 혈연관계를 중요시하지 않거든요. 특히 의복동생이라면 더요.”  진함은 웃었다. “이건 너랑 네 아빠랑 완전 반대네. 오히려 나랑 더 닮았어. 네 아빠처럼 따듯한 사람은 나 같은 차가운 여자를 만나면 안됐었는데. 사람의 인생은 번복할 수 없다는 게 아쉽지. 자신이 죽을 때까지 괴로워도 되돌릴 수 없으니.”  “후회한다고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깐요.” 온연은 진함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맞아, 되돌릴 수 없지.” 진함은 왠지 씁쓸해 보였다.  모녀가 만나서 얘기를 나눌 때 분위기가 싸해진 적도 많지만 점점 익숙해져 갔다. 잠시 후 진함이 말했다. “이만 가봐야겠어, 괜찮으면 다음에 또 지나가다가 들를게.”  온연은 아이를 다시 안았다. “지나가는 길에 말고 앞으로 오고 싶을 때 그냥 오세요. 미리 전화만 주시고요. 가끔 집에 없을 때도 있거든요. 제가 핏줄을 중요시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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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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