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751 - 챕터 760

1359 챕터

제751장

진몽요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하람을 배웅했다.  하람이 멀어지자 안야는 감탄했다. “저 분이 하마터면 미래의 시어머니가 될 뻔했네요. 진짜 좋으신 분 같아요. 경소경씨랑 헤어졌는데도 잘 해주시는 걸 보면.”  진몽요는 한숨을 쉬었다. “사실 나는 부담돼. 나는 저 호의를 받을 자격이 없어, 왜냐면 내가 갚을 수 없으니까. 내가 며느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셨겠지만 이제는… 못 하잖아… 제발 어느 정도 까지만 하셨으면 좋겠어. 계속 이렇게 챙겨 주시면 난 미쳐버릴 거 같아.”  몇 분 후, 하람에게 갑자기 전화가 와서 진몽요는 그녀가 물건을 두고 간 줄 알았다. “네 어머님, 뭐 두고 가셨어요?”  전화 너머 하람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아니… 나 넘어졌어… 허리 다친 거 같은데 발목도 삐어서 못 일어나고 있어… 여기 아파트 엘리베이터 입구…”  진몽요는 머리가 하얘졌고, 신발도 안 갈아 신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하람의 모습에 그녀는 마음이 아팠고, 정말 하람이 말한 것처럼 가볍게 넘어지지 않았다. 오른쪽 발에 신었던 구두는 벗겨졌고 발목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게 보였다.  그녀는 다가가서 하람을 부축했고, 하람은 아파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안되겠어… 허리가 너무 아파… 진짜 나이 들었나 봐, 젊었을 땐 아무리 넘어져도 괜찮았는데 말이야. 차에 기사님 있으니까 불러와줘. 그래도 남자니까 너 혼자 하는 거 보단 나을 거야.”  진몽요는 마음이 급해서 전화는 생각지도 못 한 채, 바로 하람의 차로 뛰어가서 기사를 불러왔다. 두 사람은 하람을 데리고 정형외과로 향했고, 더 심하게 다쳤더라면 그녀는 죄책감에 시달릴 뻔했다.  엑스레이 결과를 기다리면서 하람은 허리를 부여잡으며 표정이 일그러졌다. “나 대신 액세서리 좀 가지러 가줄 수 있어? 여기엔 기사님만 있어도 충분해.”  진몽요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기사님은 결과지 받으러 가랴 수납하러 가랴 뛰어다니느라 바빴고, 하람의 곁에는 누군가 있어야 했다. 고민하던 그녀는 경소경에게 전화를 걸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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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장

진몽요는 의식해서 거절했다. “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  그는 그녀를 보며 눈을 게슴츠레 떴다. “왜요? 겁먹었어요?”  그녀는 그저 웃었다. “겁먹었다고요? 됐거든요, 내가 겁먹을 진씨가 아니죠. 당신 차 타기 싫어서 그런데, 왜요? 나 그만 자극해요.”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내 차 타기 싫어요? 여기 서 있으면 택시가 잡힐 거라고 생각하나 보네. 억지 그만 부려요, 시간 낭비예요.”  그녀는 차가운 바람을 맞는 게 도저히 싫어서 고민하다가 어차피 하람의 심부름을 하는 것이니 그의 차를 타는 게 이상하지 않다고 여겼다. 그를 기사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했다. 자신에게 합리화를 한 후, 뒷좌석에 앉았다.  경소경은 어이가 없었다. “나 기사 취급하는 거예요?”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당연하죠. 아니면 뭐 전 남친, 전 약혼자 취급하기엔 너무 어색하지 않아요?”  그는 대답하지 않고 액세서리 가게로 향했다.  액세서리를 찾은 후 진몽요는 제안했다. “병원 다시 갈 거예요? 이거 가져다 드릴 거죠? 나는 혼자 택시 타고 집에 갈게요.”  그는 그녀를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우리 엄마가 당신이 이게 챙겨서 집에 가래요. 나중에 찾으러 간다고. 그러니까 나 주지 말아요. 집까지 데려다 주라고 하셨으니까 얼른 타요, 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는 그가 미웠다. 예전에는 꿀벌처럼 달콤한 말만 하다가 이제는 입에 칼이라고 꽂은 거 같았다. 그녀가 씩씩거리며 뒷좌석 문을 열려던 찰나에 그가 붙잡았다. “앞에 타요.”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싫어요!”  그는 그녀와 실랑이를 하지 않고 그녀는 조수석에 태운 뒤 안전벨트까지 매 주었다. 그녀는 이제서야 그가 힘이 쎄 다는 걸 알았다. 예전에는 그가 많이 봐줬던 거고 그가 마음을 먹으니 그녀는 힘을 하나도 쓸 수 없었다.  가는 길, 아무도 말을 먼저 하지 않았다. 진몽요는 바깥 풍경을 바라봤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어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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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장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보았다. “알잖아요, 나 조심 안 하는 거.”  진몽요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고 오히려 자신만 손해였다.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그녀는 마음이 더 불편해졌고, 어떤 것보다 감정에서만큼은 그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아파트 밑에 도착하자 그녀는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 “맞다, 나 남자친구 생겼어요. 오래 만날 사람이에요. 만약에 결혼하게 되면 청첩장 보낼 게요.”  말을 하고 그녀가 당당하게 내리려던 순간 그가 차 안으로 잡아당겼다. 경소경의 얼굴이 확 가까워졌고, 그 눈빛은… 그녀를 잡아먹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의 눈빛은 다시 돌아왔고 그녀는 아까 그 눈빛을 본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녀는 창피하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했다. “당신보다 천 배 만 배 좋은 사람이에요! 이제 됐어요?”  경소경은 잡고 있던 그녀의 옷을 놓아주지 않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눈빛엔 분노가 섞여 있었다. 그는 의자를 조절해서 그녀의 좌석을 천천히 뒤로 눕혔다.  진몽요는 발버둥치고 싶었지만, 그가 힘껏 누르고 있자 긴장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놔줘요! 나도 가만히 안 있어요! 진짜 때릴 거예요!”  “그래요? 그럼 해봐요, 예전에는 내가 봐준 거예요. 아니면 반항할 기회조차 없었을 걸요.”  그의 몸은 살짝 굳어 있었고, 어둠 속에서 살짝 비친 눈빛엔 쓸쓸함이 느껴졌다. 그는 그녀를 놓아준 후 똑바로 앉아서 놀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남자친구 없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에요. 그렇게 심심하면 다시 나 찾아와요, 나도 고민은 해 볼테니.”  진몽요는 황급히 옷을 정리하고 차에서 내려 세게 문을 닫았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난 누구처럼 바람둥이는 아니라서요!”  공기는 갑자기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졌다.  누구처럼 바람둥이는 아니라…  이건 그녀에 진심이지 않을까? 그녀는 늘 이 생각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진몽요는 자신의 말이 심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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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장

안야는 그녀가 배고픈 귀신이라도 들린 것처럼 먹는 모습에 물었다. “왜 그러세요? 어디 갔다 오셨어요? 식사도 안 하신 거예요?”  진몽요는 의자에 기대어 숨을 내쉬었다. “아니야… 그냥 피곤해서 그래. 먼저 자야겠다, 설거지는 내일 아침에 할 게. 그냥 둬.”  침대에 누운 그녀는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았고, 경소경에게 너무 심하게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또 그러기엔 자존심 상했다.  그녀는 온연에게 문자를 보내 도움을 요청했고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하자 온연에게 빠르게 답장이 왔다. ‘너가 너무했다고 생각하면 그냥 사과해. 아니면 네 마음만 계속 불편하잖아. 차라리 마음 편한 게 더 났지. 사과한다고 어디 덧나는 것도 아니고, 이 바닥에서 다시 안 마주칠 것도 아니잖아.”  온연의 응원을 받은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경소경에게 문자를 보냈다. ‘미안해요, 아까 그 말은 실수였어요.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문자가 발송되자 그녀는 그의 답장을 한껏 기다렸지만 아무리 지나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이 자식… 그녀가 먼저 굽히고 사과까지 했는데, 답장도 안 해주겠다 이건가?  그가 답장하지 않을 걸 알자 그녀도 귀찮아서 핸드폰을 옆에 던져두고 잠에 들었다.  얼마 후, 갑자기 울린 벨소리는 진몽요를 꿈에서 끌고 나왔다. 비몽사몽한 그녀는 자고 있을 때 누가 깨우면 성격이 괴팍해져 전화를 받자마자 소리쳤다. “누군데 그렇게 한가해요? 이 새벽에 나한테 전화할 만큼?”  전화너머 경소경의 잠긴 목소리가 들렸다. “나예요, 불만 있어요?”  순간 정신이 번쩍 든 그녀는 눈을 비비고 시간을 봤더니 12시50분이었다. 이 자식… 분명 또 술 마시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화가 반쯤 식었다. “뭐하는 거예요? 그렇게 계속 마시면 얼마 안 가서 어르신들처럼 침대에 누워서 보살핌 받을 수도 있어요. 당신이 아직도 젊은 줄 알아요? 매일 그렇게 술 마시면 몸이 견딜 수 있을 줄 아나보네. 얼른 씻고 주무시죠.”  경소경은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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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장

술 집 밖, 그녀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경소경을 찾지 못 했다. 설마 그가 아직도 안에 있는 걸까? 그녀는 이 차림새로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한참후에 전화가 연결됐다. 그녀는 인내심이 바닥나기 직전이었다. “어디에요? 나 밖에 있어요, 얼른 나와요!”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경적소리에 그녀가 뒤를 돌자 경소경은 그의 차 안에 있었다!  그녀는 걸어가서 차 문을 열었고, 경소경은 정말 많이 마신 상태라 조수석에 기대어 잠들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얼른 백수완별장으로 향했다. 원래는 안으로 들어갈 생각까지는 없었으나 이렇게 취한 상태에선 아무것도 못할 거라는 생각에 그를 집 안까지 부축했다.  그녀는 익숙하게 거실에 있는 불을 켰고, 그를 소파에 던진 뒤 헐떡거렸다. “혼자 있을 수 있죠? 더 볼 일 없으면 난 갈게요, 새벽에 귀찮게 뭐하는 거예요? 내가 전생에 빚이라도 졌나.”  경소경은 눈을 반쯤 뜨고 그녀를 보며 “왜 왔어요?”  그녀는 되물었다. “그럼 나한테 전화는 왜 했어요? 당신이 취하지만 않았어도 안 왔을 거예요. 당신이 별로여도, 어머님은 좋은 분이시잖아요. 먹을 거 필요한 거 다 주시고, 어머님한테 은혜 갚은 셈 칠 게요. 허리도 다치셨는데, 병원 가서 같이 있어드리지는 못할 망정 술이나 마시러 가고. 퍽이나 좋은 아들이네요.”  거실 등이 눈 부셨는지 그는 손으로 가렸다. “어렸을 때 내가 열이 나서 의식이 왔다 갔다 했을 때도 내 옆에 없으셨어요. 근데 당신이 지금 나보고 병원 가 있으라고 하면 괜히 서로 어색하기만 해요. 어렸을 때 어머니는 늘 가정부한테 저랑 있어주라고 했고, 지금도 가정부가 어머니와 있어주니 이상할 거 없어요.”  진몽요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사실 경소경은 하람에게 잘 하는 편이었다. 모자관계가 서로 무기를 쥐고 있는 것처럼 나쁘지도 않았고, 오히려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경소경은 하람의 말을 잘 듣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 존중은 그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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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장

진몽요는 입술을 잘근거리며 그를 응시했고, 그의 말을 대꾸하지 않고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당부했다. “늦었는데 가는 길에 무슨 일 생겨도 나 책임 못 져요. 여기 있던지, 내 차 끌고 가던지.”  그녀는 고민했지만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 말아요.”  무사히 집에 도착한 그녀는 그가 택시 타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뒤에서 쫓아간 건 몰랐을 테다.  ......  다음날, 목가네.  목정침은 시간을 내어 온연과 검사를 받으러 갔다. 온연은 오늘 약간 늦게 일어나 집에서 나올 땐 이미 오전 10시였다.  그녀의 배는 뚜렷하게 커졌고 목정침을 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는 늘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그녀를 주시했다.  차엔 탄 후, 그는 세심하게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 주었고, 그의 모습에 그녀는 툴툴거렸다. ”뒤에 앉았을 때는 안전벨트 안 해도 되지 않아요? 게다가 배도 조이고 불편한데…”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선을 느슨하게 하면 되지. 하지만 안 하는 건 안돼. 이건 너와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야. 병원까지 멀지 않으니까 조금만 참아.”  온연은 그의 태도에 어쩔 수 없었다.  갑자기 목정침의 핸드폰이 울렸고, 화면을 보자 그는 일어나서 창문에 기대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너머 온지령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녀사위, 잘 지냈는가? 네 고모는 상대하기 쉬울지 몰라도, 나는 어려울텐데. 그 노인네가 죽은 거 온연한테 알려질까 봐 무섭지? 입막음 할 돈 정도는 줘야 되는 거 아니야? 온지령은 그 돈 필요 없어도 난 필요해! 난 네 권력 그런 거 하나도 안 무섭고, 돈만 주면 내가 다신 너희 앞에 안 나타날게. 만약 안 그러면 난 제도로 돌아갈 거고, 넌 날 막을 수 없을 거야.”  목정침은 옆에 있는 온연을 보며 표정관리를 했고 침착한 말투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시간 내볼게요. 기다려주세요.”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고, 온연은 회사업무라고 생각해서 자세한 건 묻지 않았다. “바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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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장

온연이 초음파 검사를 하고 나오자 그는 다가가 부축했다. “어때? 선생님이 뭐라셔?”  온연은 그에게 결과지를 보여주며 “난 왜 아이가 못생긴 거 같죠? 아이는 정상이고 다 건강하데요. 그래프도 정상이고, 사지도 다 건강한데… 좀 못생긴 거 같아요… 그래도 이 고화질 색상 초음파가 아이의 첫 사진이겠죠?”  목정침은 아이의 얼굴 쪽을 보면서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아마… 낳으면 좀 예쁘지 않을까? 뱃속에서는 다 똑같이 생겼을 거야. 걱정하지 마, 낳아서 잘 키우면 되지. 진짜 못 생겼다고 해도 우리가 안 키울 건 아니잖아? 직접 낳은 아이니까 아껴줘야지.”  온연은 입술을 삐죽였다. “그러면서 인상을 왜 찌푸려요… 나한테는 그렇게 말 하면서 본인도 속으로 싫은거죠?”  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목가네 유전자에다가 온연도 예쁘장한데, 아이 사진이 이렇게 못 생기게 나올 줄 누가 알았을까? 그저 낳았을 때 예쁘길 기도할 뿐이었다.  온연을 목가네에 데려다 준 후 그는 차에서 내릴 시간도 없이 회사로 향했다.  온지령에 남편은 이미 사무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회장님이라도 되는 거처럼 소파에 앉아 탁자에 발까지 올려 놨다. 그 더러운 신발을 보며 목정침은 결벽증이 도져 표정이 굳었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그러세요? 기본적인 매너도 없으신 건가요?”  온지령의 남편은 발을 내렸지만 소파에 앉은 자세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모습이었다. “내가 지금 밥도 못 먹게 생겼는데 무슨 매너? 다 네가 자초한 거잖아! 온지령 그 예편네가 내가 자기 엄마를 죽였다고 이혼하겠다고 난리치는데 난 돈이 없어. 이혼하기로 마음먹은 거 같으니까 얼른 돈 줘. 그럼 내가 가서 이혼해줄 수 있으니까. 이 돈은 그 여자가 거절 한거지 내가 거절한 게 아니야. 자기 자존심 때문에 그런 거 같은데, 난 돈 받고 내 인생 살 게.”  목정침은 살인충동을 참으며 말했다. “얼마 드려요?”  온지령의 남편은 낄낄웃었다. “이미 계산 다 된 거 아니었나, 내가 말했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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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장

목정침은 인상을 쓰며 “네, 그러니까 얼른 꺼져 주실래요?”  온지령의 남편은 드디어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래, 지금 당장 꺼져줄 게. 돈만 주면 이렇게 쉬운데 진작 주지 그랬어? 괜히 여기까지 오게 만들고. 이 돈은 온지령이 거절한 거니까 내가 여기 온 건 그 여자한테 알리지 마. 그럼 난 간다, 우리 손녀사위.”  목정침은 대답하지 않았다. 딱 봐도 이 사람은 돈의 맛을 느낀 상태였고, 이게 마지막일리 없었다. 지금 온연은 임신중이니 그는 함부로 조치를 취할 수 없었고, 이 10억으로 그를 잠깐은 잠재울 수 있었다. 최대한 온연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버틴 다음 그때 가서 잘 처리하면 된다.  잠시 후, 그는 데이비드에게 본부했다. “식탁이랑 물건들 다 새 거로 바꿔, 사무실 소독도 하고.”  3월 말, 예군작은 외국에서 돌아왔고 제일 먼저 기자회견을 열어 정식으로 제도에 ‘입성’한다고 발표했다. 그의 얼굴에 있던 상처는 이미 흔적도 남지 않았고, 더 이상 무언가로 가리지 않았다. 진몽요도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그의 얼굴을 보았고, 휠체어에 앉아 있는 상태였지만 못생긴 얼굴은 아니었다. 그녀는 어휘력이 딸려서 고작 ‘하얗다’, ‘맑다’, 정도로 그를 형용했다.  성격 방면에서는 그녀는 이 사람이 무언가를 깊이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늘 미소를 달고 있지만 눈빛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말투는 여유로운 것 같지만 미동이 없었고, 처음 들었을 땐 생소하고 무서웠지만 얼굴을 보면서 들으니 묵직한 느낌이 있었다.  동시에 진몽요는 그가 보낸 선물을 받았다. 보통 남자들이 꽃을 선물할 땐 꽃집에서 포장한 꽃다발을 주지만 예군작은 의외로 그녀에게 화분을 주었는데 그녀가 모르는 종류였다. 그가 남긴 카드엔 ‘자신은 여러 번 키웠으나 성공한 적이 없으니 죽이지 말고 잘 키워달라는’ 당부의 말이 있었다.   그녀는 그 화분을 보며 그처럼 한가한 사람도 못 키우는 화분을 바쁜 직장인에게 맡겼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화분을 받은 다음 날, 그녀는 바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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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장

경소경은 무표정으로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주스 가져올 게요.”  진몽요는 어쩔 수 없이 소파에 앉았다. “네… 그럼 밥만 먹고 갈게요…”  하람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밥 먹고 소경이도 갈 거니까 같이 가면 되겠다. 소경이는 네가 주스 좋아하는 거 아직 기억하고 있나 보네…”  진몽요는 입술을 잘근거리며 말을 잇지 않았고, 사실 하람은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 알았지만 일부러 물었다. 커피는 너무 써서 그녀는 한 입만 마셔도 하루 종일 괴로워했고, 그녀가 주스를 좋아하는 건 경소경도 기억할 정도로 비밀은 아니었다…  아무 말없는 그녀를 보자 하람은 주제를 돌렸다. “듣기로는 너 회사랑 집이 가까워서 운전 안 한다고 어머님께 차 드렸다며? 여기에 안 쓰는 차 많은데 한 대 가져갈래? 나중에 휴가라도 가야 될 때 차 없으면 불편하잖아.”  진몽요는 완곡히 거절했다. “괜찮아요, 저 평소에 주말에는 거의 집에서 안 나가고, 회사도 가까워서 차 쓸 일이 정말 없어요. 정 필요하면 엄마한테 빌려오면 돼요…” 그녀는 진땀을 흘렸다. 강령한테 차를 넘겨 준지 얼마 안됐는데 하람이 이렇게 빨리 알고 있는 걸 보면, 경소경과 자신이 재결합할 가능성이 없더라도 두 엄마는 잘 지낼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되면 그녀는 경소경과 사이가 안 좋을 수 없었고 적어도 어른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 해야했다.  잠시 후, 경소경은 주방에서 주스를 가져왔고, 그녀를 보지도 않고 식탁에 올려뒀다. “저는 일이 있어서 가 볼 게요.”  하람은 그를 노려보며 “몽요도 먹고 간다는데 넌 어딜 가? 애 차 안 끌고 왔으니까 밥 먹고 가는 길에 데려다 줘.”  경소경이 대답하기 전에 진몽요가 황급히 말했다. “괜찮아요, 저는 알아서 택시 타고 가면 돼요.”  경소경이 말하려 하자 하람은 허리를 부여잡으며 말했다. “아이고… 아프다… 또 아파… 화가 나니까 허리부터 아프네…”  경소경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 “됐어요, 연기 그만하세요. 안 가면 되잖아요.”  하람은 다시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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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장

진몽요는 바로 대답했다. “네, 왜요? 이건 내 일이라 그쪽이랑 상관없을 텐데요.”   경소경의 표정은 더 안 좋아졌고, 참다가 입을 열었다. “그때 헤어지자고 한 거 설마 그 사람 때문은 아니겠죠?”  진몽요는 벙 쪘지만 화도 났다. “무슨 뜻이에요? 내가 바람나서 당신을 찼다고 생각해요? 당신이 이순이랑 차에서 한 건 뭔데요? 경소경씨! 제발 말 같은 소리를 해요. 그런 말 할 거면 닥쳐요!”  경소경은 웃었다. “난 내가 그 장애인한테 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요… 아님 말고요, 내 문제였던 거 인정할 게요.”  그녀는 이를 꽉 깨물며 “이순이랑 그런 사이였던 거 인정할 거예요?”  그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이제 내 설명 듣고 싶은 가봐요?”  그녀는 코웃음을 쳤다. “허허,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그는 말을 하지 않았고, 갑자기 두 사람의 전화가 동시에 울리며 서로 눈치를 보더니 각자의전화를 받았다.  진몽요는 예군작의 만나자는 전화였고, 경소경은 샤샤의 전화를 이어폰을 끼고 받았다.  그의 관심은 이쪽이 아닌 진몽요한테 가 있었고, 작게 예군작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샤샤가 저녁에 시간 되냐는 질문에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진몽요의 반응을 보고 있었다.  진몽요는 시계를 보더니 예군작에게 말했다. “오늘은 좀 그렇고, 주말에 다시 얘기해요.”  동시에, 경소경도 샤샤를 거절했다. “오늘은 됐어요, 나중에요.”  두 사람은 동시에 전화를 끊었고, 진몽요는 왠지 모르게 찔렸다. “나… 그 예군작이랑 진짜 아무 사이 아니에요. 비록 지금 당신이랑은 상관없지만… 헤어지기 전에는 정말 아무 사이 아니였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난 그런 사람 아니니까.”  경소경은 짜증이 났다. “그럼 지금은 아무 사이가 맞다는 거네요? 하긴, 그 사람이 몸은 고장 났어도 마음이 고장 난 건 아니니 여자를 꽤나 잘 꼬시나 보네요. 당신한테 애초부터 꿍꿍이가 있었잖아요. 술도 주고 나 대신 귀찮은 일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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