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31 - 챕터 1140

1359 챕터

제1131장

경소경은 슬그머니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남녀사이에 순수한 우정은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심개가 좋아했던 건 온연이지만 그때 진몽요도 심개와 친했으니 혹시 진몽요가 심개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왜 심개가 돌아오자마자 월차를 내고 만나러 가려는 걸까? 평소에 월차 내라고 해도 안 내던 그녀인데 말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생각을 굳혔다. “나랑 같이 가든지, 아님 가지 말든지 해요.”  진몽요는 화가 났다. “그래요, 안가요 안가! 어머님한테 이를 거예요. 배가 이렇게 나왔는데 휴가도 못 내게 한다고. 욕 먹을 준비나 해요!”  경소경은 진묭요의 으름장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진몽요가 정말 하람에게 고자질을 할 줄은 몰랐다. 진몽요가 자리를 뜨자마자 하람의 전화가 걸려와서 다짜고짜 그를 혼내기 시작했다. 그는 곤란해졌다. “엄마, 집사람 얘기만 듣지 마세요. 월차 내고 집에서 쉬려는 게 아니라 친구 만나러 간다고 그래요. 그것도 남자요. 배가 부른 임산부를 제가 보내주는 게 맞는 거예요? 같이 가자고 했는데 죽어도 싫데요.”  겨우 하람을 달래면서 경소경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였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진몽요는 왜 같이 심개를 만나러 가지 않으려는 걸까? 같이 가는 게 정상 아닌가? 저도 모르게 그녀와의 세대 차이가 느껴다. 그럼 10살이나 차이 나는데 세대 차이가 나는 게 맞는 건가?  점심 시간. 아직도 화가 잔뜩 나 있는듯한 진몽요를 보면서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나는 같이 못 가게 하는 거예요? 내가 당신 옛 친구 좀 만나자는 게 뭐가 문젠데요?”  진몽요는 그를 노려봤다. “우리가 비밀 얘기할 수도 있잖아요. 당연히 당신이 옆에 있으면 안되죠.”  경소경은 질투했다. “당신이랑 심개 사이에 무슨 비밀이요? 온연씨랑 있는 거면 몰라도. 설마 당신 예전에 그 사람 좋아했어요?”  진몽요는 놀랐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요? 생각 좀 똑바로 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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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장

분위기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강령은 입을 다물었다. 진몽요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그냥 화분이잖아요. 키우고 싶으면 키우는 거고 귀찮으면 버리면 되는 거죠. 어차피 나도 꽃 같은거에 들일 시간 없어요.”  경소경은 나지막이 말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선물한 건데, 그냥 갖고 있어요…”  진몽요는 원망하는 눈빛으로 강령을 보았고, 강령은 몰랐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라고 이렇게 될줄 알았으랴. 그저 아무 생각없이 이야기거리가 될만한 화제를 꺼냈을 뿐이었다.  갑자기, 진몽요의 핸드폰이 울렸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지만 웬지 익숙했다.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 너머로 안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몽요… 사장님… 살려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그녀는 벌떡 일어났다. “무슨 일이야?”  안야의 번호는 진작 삭제해서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안야의 목소리는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다. 과거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사이였지만 그냥 죽게 냅둘 수는 없었다.  안야는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저… 샤워하다가 넘어졌는데… 아택씨가 전화를 안 받아요. 배가 너무 아파요, 살려주세요…”  진몽요는 깜짝 놀랐다. 안야는 임신중인데, 넘어지면 안됐다. 관건적인 시각에, 아택은 연락이 안됐고, 안야는 자신과 온연 빼고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전화가 온 게 분명했다. 그녀는 다른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경소경을 잡아당겼다. “가요, 안야한테 큰일 났어요. 나랑 같이 가요!”  경소경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인데요?”  진몽요는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고, 경소경도 모른척할만한 상황이 아닌지라 황급히 차키를 챙겨 앞장섰다.  그들이 이렇게 빨리갈 줄 몰랐던 강령은 식탁 위에 아직 많이 남아있는 음식들을 보며 물었다. “너네 다시 와서 먹을 거야? 몽요는 임신중인데 많이 먹지도 못 했잖아. 배고프면 어떡해?”  진몽요는 지금 밥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괜찮아요, 저희 이따 다시 안 올지도 몰라요. 알아서 챙겨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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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장

긴급한 상황이니 남녀 신경 쓸 것 없이 경소경이 안야를 둘쳐 안고서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진몽요는 차에서 계속 안야의 손을 잡고 계속해서 입김으로 온기를 불어넣어줬다. “안야, 안야, 내 목소리 들려?”  아무리 불러도 안야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이미 깊은 혼미상태에 빠져버렸다.  병원에 도착한 후 안야는 응급실로 이송됐고, 의사가 가족이 누구냐는 질문에 진몽요와 경소경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그들은 아무도 안야의 가족이 아니었고 오직 아택만 안야의 가족이라고 말할수 있기 때문이였다.  응급처치를 마친 후, 다행히 안야와 뱃속에 아이는 무사했다. 발만 살짝 다쳐 약간의 가벼운 골절이 있긴 했다. 잠시 혼미상태에 빠진 건 넘어질 때 머리가 부딪혀서엿다. 다행이 안야가 애써 정신을 가다듬고 진몽요에게 전화를 했기에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을 구했다.  안야는 금방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링겔을 맞은지 한참뒤에 천천히 의식을 되찾았다. 깨어난 그녀는 바로 배를 만져보고 아이가 무사한 걸 확인한 뒤 안도했고 침대 옆에 서 있는 진몽요와 경소경에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경소경은 아무 말없이 뒤돌아 복도로 나갔다.  진몽요는 경소경이 아직도 과거 일 때문에 그러는걸 알기에 굳이 아무렇지 않은 척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별 일 없어서 다행이야. 너가 나한테 전화한 이상, 나로서는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근데 아택씨도 좀 그렇네, 너가 이렇게 됐는데도 나타나지 않고. 다시 전화 해볼래?”  안야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전화 안 받는 거면 분명 바쁜 일이 있어서일거에요.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늦은 시간에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저는 혼자 있어도 되니까 두분 얼른 들어가 보세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안야가 이렇게 된 모습을 보자 진몽요도 마음이 좋지 않아 물었다. “아택씨가 너한테 잘 해줘? 두 사람 결혼한 이유가 임신 때문이야 아님 정말 서로 좋아해서야? 내가 오지랖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난 그냥 결혼은 함부로 하면 안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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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장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잔소리를많이 들어 이미 익숙해진 진몽요는 귀를 파며 받아쳤다. “그래도 내가 좋은 거 아니에요? 아니면 왜 다른 여자 안 만나고 나를 만났어요? 어쨌든 결혼은 나랑 했잖아요. 아니, 그보다는... 안야랑 아택씨 애 때문에 결혼한 것 같지 않아요? 이렇게 말하면 좀 과장되게 들리나? 하긴 요즘 시대에 실수로 임신하면 다들 지우니까 아이가 결혼에 그렇게 큰 역할을 하는것 같지도 않고... 뭐 아택씨네 집안이 엄청 재벌이여서 상속할 후계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요. 억지로 결혼할 이유가 없는데 두 사람 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지금 안야 혼자 병원에 있으니까 마음이 놓이질 않아요.”  경소경은 안야와 아택 일에 관심이 없었기에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어요. 다른 건 우리랑 상관없으니까 이상한 생각 그만해요.”  진몽요는 입술을 삐죽이며 더 얘기하지 않고 경소경의 음식을 기다렸다. 그러다 허겁지겁 밥을 먹은 뒤 하품을 하며 자러 올라갔다. 임신하면 쉽게 피곤해진다.  병원. 안야는 이송될 때 아무거도 챙기지 못한터라 핸드폰이 없었고 어쩔 수 없이 간호사의 핸드폰을 빌려 아택에게 연락했다.  이미 시간은 새벽이었고 드디여 아택에게 전화가 연결됐다. 그녀는 오늘 저녁에 일어난 일들을 다 말해주고 싶었지만 잠깐의 고민끝에 결국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 “나 지금 밖이에요. 나올때 핸드폰을 안 챙겨서 나왔네요. 당신 혹시 집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나 찾지 말라고요.”  아택은 물었다. “어딘데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밖이라고요?”  안야의 여린 마음이 무너져 내리며 눈물이 떨어졌고 아택에게 울음소리를 들키지 않으려 애썼다. “나… 일이 좀 있어서 친구네 집에 있어요. 급하게 나오느라 핸드폰을 못 챙겼어서 아무 일 없다고 전해주려고 전화한 거예요. 괜찮으니까 일 봐요. 이거 핸드폰 빌린 거라서 이제 돌려줘야 해요. 먼저 끊을게요.”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미안한 듯 간호사를 향해 미소를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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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장

아택은 살짝 어색하게 손을 들어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아이 말고 나도 있잖아요. 무슨 이유로 결혼을 했든 우리는 부부예요. 앞으로 너무 본인한테 강압적이지 말아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해요, 앞으로는 잘 받을 게요. 내가 나가서 먹을 것 좀 사올 테니까 오늘 저녁은 병원에서 잘 쉬고 있어요. 내일 아침에 다시 올 게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고 멀어지는 아택의 모습을 보며 더 이상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가 옴으로 인해 안정을 되찾았다.  안야 쪽 일을 대충 처리하고 아택은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왔다. 고요한 저녁인데 예군작은 아직 잠에 들지 않아 그를 붙잡았다. “어디 갔다 온 거야?”  아택은 거짓말이 소용없는 걸 알았기에 사실대로 말했다. “안야씨가 넘어져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갔다 왔습니다. 당분간 가서 챙겨줘야 할 것 같아요.”  예군작은 무표정으로 물었다. “병원까지 누가 데려다 줬는데?”  아택은 망설였다. “경소경씨랑 진몽요씨요. 안야씨가 아는 사람이 없어서, 저한테 전화를 걸었었는데 제가 못 받았어서요… 급하게 가느라 말씀 못 드렸습니다.”  예군작이 손을 흔들다 아택은 그에게 담배를 건넨 뒤 불을 붙였다.  연기를 내뿜은 뒤 예군작이 말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마음이 약해. 진몽요랑 경소경이 이정도 도와줬다고 해서 안야가 말하면 안 되는 걸 말하게 하지 마. 당분간 휴가 내. 임산부 혼자 몸 관리하기도 불편할 텐데,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그냥 말만 하고 가.”  예군작이 안야가 혹시라도 입을 열까 봐 걱정을 하든, 아님 정말 다른 게 신경 쓰여서였든 아택은 그에게 감사했다. “네, 감사합니다.”  예군작은 담담하게 말했다. “뭐가 감사해? 우리는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잖아. 이정도 상황들은 이해할 수 있어. 정 걱정되면 가정부 한 명 고용해. 그리고 그동안 너 혼자 집도 없었을 텐데, 내가 집 한 채 해줄 테니까 안야도 그쪽으로 이사 하라고 해. 거기 가서 누가 좀 챙겨주면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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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장

예군작은 말없이 방 불을 끄고 국청곡을 등진 채 있었다. 국청곡은 이불을 걷어낸 뒤 일어났고, 침대에는 그의 냄새가 나자 그녀는 순간 마음이 들떠 잠 기운이 달아났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대한 모든 인내심이 두 집안의 협력 때문인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가끔 그가 잘해준다고 느껴도 그 호의 안에는 어떠한 감정도 섞여 있지 않는 걸 알았다. 그녀는 그의 허리를 감싸려 했고, 적어도 지금은 이유를 갖고 그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건들지 마요.” 예군작은 차갑게 말했다.  국청곡은 몸이 살짝 굳었고 화가 나서 그를 등졌다. 그녀는 정말 자신의 마음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몰랐고, 어쩌면 미래의 어느 날은 지쳐서 그를 떠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때 갑자기 뒤에서 움직임이 느껴졌고,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겼다. 그녀가 반응을 하기도 전에 그는 박력있게 그녀의 턱을 잡고 따뜻한 입술을 포개었다.  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조금 놀랐다. 방금은 그저 그를 안고 잠만 자고 싶었을 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잠옷이 풀리자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아… 안돼요…”   예군작의 목소리는 낮고 어두웠다. “이러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요?”  그녀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지금은 몸이 허락하지 않았고, 그의 다리를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진몽요는 안야가 걱정되어 다시 한번 병원에 가기로 결심했다. 경소경은 그녀와 함께 갔지만 안에 들어가지 않고 차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병실 문을 열자 진몽요는 아택을 보았다. 안야는 아침을 먹고 있었고 그녀는 안도했다. “이왕 왔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어제 그 상황에서 저도 전화를 안 받았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아택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진몽요는 투덜거렸다. “감사 인사 듣자고 여기 온 거 아니에요. 임산부는 챙겨줄 사람이 필요하니 노력 좀 하세요. 아내도 자식도 다 당신 거예요. 너무 내버려두지 말라고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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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장

“당신… 아직 경소경 좋아해요?”  안야는 놀란 눈으로 아택을 보았다. “네?”  아택은 그녀가 못 들은 줄 알았다. “아니에요.”  그녀가 대답을 하려던 찰나에 아택은 일어나서 그녀가 먹은 도시락통을 치웠다. 사실 그녀도 자신이 정말 경소경을 좋아했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한 사람이 질투에 눈이 멀게 되면 모든 게 다 가짜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그저 무사히 아이를 낳고 편안한 알을 보내고 싶었다. 지금의 일상도 좋으니 그녀는 더 바랄 게 없었다.  진몽요는 무언가를 마음 속에 담아두는 스타일이 아니라 안야의 일은 온연도 금방 알게 되었다.  진몽요는 전화 너머 고민이 많아 보였다. “우리 셋이서 예전에 참 좋았었는데 지금은 서로 얼굴 보기도 어색하네. 내가 만약 진짜 안야를 미워해서 그 전화를 끊어버렸다면 일이 커졌을지도 몰라. 내가 전화를 안 끊어서 다행이고, 경소경씨가 나를 도와서 병원까지 가줘서 다행이지. 그때 나랑 경소경씨 둘 다 매정하지 않았어서 다행인 거 같아.”  온연의 태도도 진지했다. “그래도 사람과의 인연이 장난은 아닌 것 같아. 도울 수 있으면 도와야지. 걔는 다른 가족도 없는데 너한테 연락했다는 건 신뢰가 있어서 겠지. 너가 도울 줄 알았던 거야. 너는 걔가 과거에 했던 일을 미워하고 마음이 불편해도, 걔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나서서 돕잖아. 그게 다 과거에 정 때문 아니겠어?”  진몽요는 부정할 수 없었다. 옛정은 중요했지만 지금의 절교도 진심이었다.  전화를 끊고 온연은 일어나 정수기에서 물을 받았고 이때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온연씨, 누가 1층 로비에서 찾아요. .”  그녀는 한 눈 판 사이에 뜨거운 물에 손이 데였고, 따가워서 얼른 손을 피했다. “네, 금방 내려가요.”  그녀는 고객이 찾아온 줄 알고 황급히 내려갔는데, 내려가 보니 심개였다.  그녀는 그가 찾아올 줄 몰랐어서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 어…”  심개는 미소를 지었다. “여기서 일하는 거 알고 지나가던 길에 들렸어요. 저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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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장

자리에 앉은 후 심개가 말했다. “몽요한테 전화했는데 역시나 욕하더라고요. 성질 여전해요. 결혼하고 이제 애도 낳을 텐데 성격이 하나도 안 변했어요. 그래도 그 성격 때문에 고민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털털할수록 살기 쉬우니까요.”  대화 주제를 꺼내자 온연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러게요. 나도 늘 그렇게 생각해요. 몽요는 참 운이 좋아요, 경소경씨가 사랑해주고, 뭐든지 다 맞춰주거든요. 해외에서 생활하는 건 어때요? 귀국해서 일할 생각은 없는 거예요?”  심개는 고개를 저었다. “처음에는 적응 못 했었는데 어쩔 수 없이 적응이 되더라고요. 이미 뿌리를 박아서 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고 그냥 이렇게 살죠 뭐. 이거 봐요, 이 가게 인테리어 아직도 그대로예요. 너무 익숙하지 않아요?”  온연은 주변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하나도 안 변하고 그대로네요. 음식 맛도 그대로였으면 좋겠어요.”  심개는 이때 빨갛게 부어오른 그녀의 손등을 발견했고, 그녀의 손을 잡고 자세히 보았다. “손이 왜 그래요? 화상 입은 것 같은데.”  그녀는 얼른 손을 뺐다. “물 따르다가 실수도 데였어요. 이정도는 그냥 놔두면 자연적으로 치료 돼요.”  심개는 무언가를 눈치 채고 표정이 살짝 굳었다. “미안해요… 너무 급해서 그만…”  온연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땐 이런 거 신경도 안 썼는데요 뭘. 지금은 결혼하기도 했고 목정침씨가 워낙 질투가 많아서 기분 상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난 괜찮아요.”  심개의 눈빛을 씁쓸해 보였다. “시간은 참 재밌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과 안 좋아하는 것을 바꿀 수 있잖아요.”  온연은 침묵하며 이 말에 동의했다. 처음에 그녀는 심개를 좋아했지만, 나중엔 목정침을 사랑하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며 형태 없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식사 후, 심개는 다시 그녀를 회사 문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의 차가 멀어지는 걸 보며 그녀는 속으로 그가 행복하길 빌었다. 앞으로 이런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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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장

이때 점심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이 되어 직원들이 속속히 돌아왔고, 사람을 앞에서 우스운 꼴을 보이는 수치스러움을 견디지 못하는 온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사모님, 말 조심하세요. 저는 무서울 게 없지만 사모님은 아니실 텐데요. 제가 정말 그 사람이랑 뭐가 있다면 대낮에 회사에 절 데리러 오게 만들었겠어요? 제발 그 머리로 생각 좀 할 수는 없으신가요?”  심개의 아내는 차갑게 웃었다. “당당할수록 찔리는 게 있는 거겠죠. 두 사람은 원래도 만나면 안되는 사이였어요!”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보며 온연은 도저히 심개의 아내와 싸우기 싫었다.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저는 일해야 되서 여기서 한가하게 이럴 시간 없네요.”  그녀는 바로 회사로 들어갔고, 심개의 아내도 쫓아가지 않고 씩씩거리며 나갔다.  자리에 앉은 뒤 서양양이 다가가서 작게 물었다. “언니, 방금 저 여자 누구예요? 왜 언니한테 욕한 거예요?”  온연은 머리가 아팠다. “물어보지 말고 일하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서양양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지금 회사에서 다 언니 얘기뿐이에요. 겉으로는 도도하고 청순한 척 다 하고 평소에 회사에서 이성이랑 대화도 잘 안 나누면서, 뒤에서는 목대표님 몰래 바람 피운다고요… 사람들이 다 그 여자가 찾아왔으니 언니가 확실히 그랬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어요… 물론 저는 사람들 말 안 믿고, 언니 편에 설 거예요.”  온연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안 그래도 일거리를 만들기 싫었는데 밥 한 끼 먹었다고 왜곡된 사실이 모두에게 알려졌다. “나 그런 사람 아니니까 마음대로 떠들게 둬요. 신경쓰기도 귀찮으니까.”  그녀가 몰랐던 건 심개의 아내가 목가네 그룹에 목정침을 찾으러 갔다는 것이었다.  대표 사무실. 목정침은 무표정으로 눈 앞에 여자를 보았다. “심 사모님, 무슨 일이세요?”  심개의 아내는 그를 훑어봤다. “목 대표님은 생긴 것도 출중하시고, 목가네가 제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저는 이해가 안되네요. 왜 아내가 다른 여자 남편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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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장

데이비드는 방금 전 대화를 다 들었고 그는 조심스럽게 문서를 주웠다. “네, 금방 처리하겠습니다…”  일을 맡긴 후, 목정침은 운전을 해서 온연의 회사로 갔다. 회사에 도착한 후 그는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회사 앞이야, 내려와.’  문자를 받은 온연은 창가로 가 아래쪽을 내려다 보았고 목정침이 정말 온 걸 확인한 뒤 당황했다. 이렇게 빨리 그의 귀에 들어갔다고?  그녀는 그가 화난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오싹했기에 내려갈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계속 피할 수는 없었고, 어차피 집에 가서도 계속 이럴 테니,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엄 매니저에게 반차를 내고 내려갔다.  내려가기 전, 서양양은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 “언니, 두려워하지 마세요. 잘못한 게 없으면 두려워할 필요도 없어요.”   목정침 차 앞에 도착하자 그녀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나 반차 냈어요, 집에 가서 얘기해요.”  목정침은 차가운 얼굴로 엑셀을 세게 밟았고, 속도가 너무 빨라서 온연은 손잡이를 잡았다. 그는 역시 알고 왔다. 근데 밥 한 끼 먹었을 뿐인데 이럴 일인가? 이럴 줄 알았으면 안 가는 건데…  “천천히 달려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우리 콩알이는 고아가 되는 거잖아요!”  그녀의 말을 듣고 목정침은 이성을 찾은 뒤 속도를 줄였다. 그는 짜증섞인 모습으로 넥타이를 잡았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누가 회사에 날 찾아와서 내 아내가 바람 났다는데,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돼?”  온연은 성내며 말했다. “아니죠. 당신은 나한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먼저 물었어야죠. 나를 믿었어야지, 다른 사람 말을 먼저 믿어요? 내가 당신한테 미안할 짓 한 적 있어요?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착각이에요!”  목정침은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이런 막무가내 화법은 누구한테 배운 거야? 진몽요가 가르쳐 줬어? 나한테 똑바로 설명하는 게 좋을 거야. 난 집에서 애 앞에서 너랑 싸우기 싫으니까똑바로 설명 못 하면 알아서 해.”  온연은 긴장해서 침을 삼켰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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