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51 - 챕터 1060

1359 챕터

제1051장

경소경은 여유롭게 그녀를 보며 무언가를 기다리듯 길다란 손가락으로 책상을 쳤다. 이때 하람이 폭발했다. “어떻게 몽요한테 설거지를 시킬 수가 있어? 아줌마 부르는데 돈 얼마나 든다고 집에 사람을 안 써? 너 그거 병이야. 집에 아줌마 당장 고용해!”  진몽요는 하람의 반응에 살짝 놀랐고 경소경은 그녀의 손에서 그릇을 뺏었다. “봤죠? 평소에 집안 일 한번도 안 하다가 우리 엄마 있을 때 이러는 건 나 욕 먹으라고 그러는 거예요? 가서 쉬어요, 내가 할게요. 난 우리 집에 낯선 사람 들어오는 거 싫어요.”  진몽요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뗐다. “미안해요…”  경소경이 주방에 들어가자 하람은 만족했다. “몽요야 와서 앉아. 엄마랑 얘기나 하자.”  진몽요는 웃으며 걸어가 하람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엄마, 사실 평소에 소경씨가 잡일 같은 거 다 해요. 결혼 전이나 나중에나 저도 가끔은 돕고 싶어요. 저 사람이 저 보다 더 피곤하니까요.”  하람은 그녀의 손을 잡고 손등을 쓰다듬었다. “그러지 마. 너가 자꾸 도와주면 익숙해져. 익숙해지면 그게 당연한 줄 알아. 너가 우리 집에 이런 일하러 시집온 것도 아닌데 이런 사소한 일은 소경이한테 맡겨도 돼. 넌 아직 젊어서 하고싶은 것도 많을 텐데, 아이 낳으면 내가 돌볼게. 분유 먹이면 되니까. 모유 수유하면 엄청 힘들고 매일 육아까지 하게 되면 쉴 틈이 없을 거야.”  사람들은 어떤 시어머니들은 자신이 겪었던 안 좋은 경험들을 며느리가 다시 겪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람은 달랐다. 자신이 예전에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 했고, 혼자서 다 견뎌왔기에 아들은 아내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웠고, 며느리가 행복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진몽요는 감회가 새로웠다. “연이는 아직까지도 모유 수유를 하더라고요. 어찌 됐든 저도 애 돌되기 전까지는 수유해야죠. 저도 하고싶은 건 많지만 엄마 역할은 하고싶어요. 엄마가 소경씨한테 해주시는 것처럼 저도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싶어요.”  하람은 그녀가 더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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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장

그녀의 귀여운 모습에 그는 주방 정리를 할 마음이 사라졌고, 그녀를 들어 안아 위층으로 올라갔다.  진몽요의 마음은 이미 설레고 있었다. 평소에 그녀가 어떤 부탁을 해도 그는 다 대충 넘어갔지만, 오늘은 그녀의 말을 다 들어주었기에 그녀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경소경은 그녀를 침대 위에 올려 두고 나가려 하자 그녀는 얼른 그의 옷깃을 붙잡았다. “어디가요? 아까 오후에 말했잖아요. 오늘 신혼 첫 날 밤이니까…”  그는 피식 웃었다. “샤워하러 가는 건데,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그제서야 그녀는 손을 놓고 중얼거렸다. “제법 신경은 쓰네요. 언제부터 이런 습관을 들였다고…”  그녀의 작은 목소리에 그는 고개를 돌렸다. “혼자서 뭐라고 중얼 거리는 거예요?”  그녀는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씻어요.”  그가 욕실 문을 닫자 그녀는 얼른 일어나서 하얀색 실크 잠옷 원피스로 갈아 입었다. 옷이 널널해서 그녀의 배를 어느 정도 가려주었고, 가슴 부분에 레이스가 있어서 좀 더 섹시함이 돋보였다.  무언가를 기대하며 기다리는 시간은 제일 괴로운 법이다. 그녀는 계속 숫자를 세면서 그를 기다렸고 경소경은 타올만 두른 채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그는 운동을 자주 해서 근육이 선명하게 보였고 과하지 않아서 딱 좋았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살짝 젖은 그의 몸과 수건에서 나는 비누 향에 진몽요는 이미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는 걸 느꼈고 그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백번 봐도 질리지 않는 그의 얼굴은 그녀를 늘 설레게 만들었다.  그가 침대로 다가오자 그녀는 그를 잡아당겼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의 눈을 마주치며, 그녀는 그의 목을 천천히 쓸었다.  그녀는 그의 뜨거워진 눈빛을 보았다. “당신 지금…”   그의 목소리는 살짝 갈라져 있었지만 명확하게 들렸고,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유혹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싫어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고 심호흡을 한 뒤 그녀를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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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장

한바탕이 끝나고,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자세히 보았다. “이제 이 반지로 내가 당신 묶어둔 거예요. 앞으로 다른 여자한테 한 눈 못 팔아요. 절대.”  그는 뒤에서 그녀를 안으며 그녀의 손을 꽉쥐었다. “당신이 있는데 다른 여자를 왜 봐요? 이미 안 본지 한참 됐어요. 얼른 자요, 내일 아침에 병원 가야죠.”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의 볼에 입을 맞췄다. “아이가 살짝 움직인 것 같아요.”  처음으로 태동이 느껴졌다는 말에 그는 살짝 놀랐다. “언제요?”  그녀는 민망한 듯 대답했다. “아까 그거 할 때요…”  그는 살짝 웃으며 그녀의 배를 많졌다. “이건 엄마인 당신 때문이에요, 나랑은 상관없어요.”  다음 날 목가네.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콩알이는 콧물이 살짝 흘렀고, 가끔 기침을 했다. 온연은 월차를 내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하나 고민했지만 또 계속해서 월차를 내면 회사에 안 좋은 이미지를 심을까 봐 걱정했다.  그녀의 망설이는 모습을 눈치챈 목정침이 말했다. “출근해, 병원은 내가 데리고 갈 게. 낮에 일정이 없어서.”  온연은 마음이 불편했다. “일 보단 당연히 아이가 더 중요해요. 월차 낼 수 있으니까 당신이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목정침은 넥타이를 매며 그녀를 보았다. “내가 무슨 무리를 해? 무리를 하는 건 너야. 이제 겨우 일자리 찾았는데 계속 월차내면 나였어도 그런 직원은 싫어. 그러니까 얼른 출근해, 내가 애 데리고 병원갈게.”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그럼 난 가볼게요. 병원 갈 때 마스크 쓰는 거 잊지 말아요. 요즘 감기 걸린 사람들이 많아서, 소아과엔 다 감기 걸린 아이들뿐일 텐데, 당신까지 걸리면 안되잖아요.”  부탁을 하고 그녀가 뒤돌아 나가려 하자 목정침이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빨간 입술을 보며”왜 이렇게 빨갛게 발랐어? 지워.”   그녀는 당황했다. “빨개요? 되게 연하게 바른 건데. 우리 회사 직원들 다 화장하고 나오는데, 나만 안 하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입술이 빨개야 생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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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장

산부인과에 도착한 진몽요는 배가 고파왔다. “저번에 의사 선생님이 아침 먹고 오지 말라고 하셔서 안 먹었더니 배고파 죽겠어요.”  경소경은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아요, 검사 다하고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요.”  이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공복 검사에 피 거마도 포함된 줄 몰랐다. 피를 몇 통이나 뽑아서 그녀는 보기만 해도 팔이 아팠고, 피를 다 뽑은 얼굴은 창백해졌다.  경소경은 그녀를 대신해서 거즈를 눌러주며 조심스럽게 부축했다. “피 좀 뽑은 거니까 엄살 부리지 말아요. 이정도 뽑는다고 빈혈 생기는 것도 아닌데, 나 놀래키지 말고요.”  그녀는 불쾌한 듯 그를 노려봤다. “빈혈도 아니고 머리도 안 어지러운데, 아프다고요!”  이때, 경소경은 복도에서 익숙한 두 사람을 보았고, 한 명은 안야였고, 나머지 한 명은 남자인데 등지고 있어서 얼굴을 보지 못 했다.  진몽요는 한 눈에 알아봤다. “안야랑 아택?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 둘이 사귀는 건가? 안야도 검사하러 온 거겠죠?”  경소경은 관심이 없었다. “우린 가요.”  진몽요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닌데, 아택은 예군작의 사람인데 어떻게 안야랑 사귀겠어요? 보통 산부인과에 검사 받으러 오면 부부들끼리 오는 거 아니에요?”  경소경은 그제서야 반응했다. “당신 말은… 안야 뱃속에 아이가 아택의 아이라는 말이에요? 근데 아택은 예군작 사람이고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아택은 예군작 사람인데. 난 그냥 둘이 어떻게 사귀는지 이해가 안되서 그래요. 안야는 나랑 같이 있을 때 아택을 두 세번 본 게 전부일 텐데, 아이를 낳을 정도로 안 친하지 않을까요?”  이 사실에 경소경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때 안야가 임신한 걸 그에게 누명을 씌웠어서 시끄러웠는데, 이제 안야 뱃속에 아이가 예군작 사람인 아택의 것일 수도 있다니, 안야를 조종한 사람이 예군작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진몽요도 살짝 눈치를 챘지만 자신의 머리가 나빴기에 확신할 수 없었다. 더 확실하게 알기 위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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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장

안야가 거짓말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 경소경은 예군작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안야는 긴장해서 얼굴이 창백했고 온 몸을 떨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진실을 들키면 안된다는 걸 알았고, 그녀도 이곳에서 진몽요와 경소경을 마주칠 줄 몰랐다. 잘 넘어가지 못 하면 그녀와 아택 모두 죽음이었다.  진몽요는 안야의 눈을 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너 나 똑바로 봐.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네 말다 사실이야? 다른 사람이랑 아무 관련 없는 거 맞아? 지시한 사람도 없고 다 네가 혼자 한 짓이야? 너랑 아택씨도 진심이고?”  안야는 또박또박 대답했다. “네, 제 말 다 사실이에요. 저랑 아택씨도 다 진심이고, 이미 혼인신고까지 다 마쳤어요.”  진몽요는 한숨을 쉬었다. “그럼 됐어. 과거 일은 다 지나갔으니 더 따지지 않을 게. 하지만 용서도 안 해줄 거야.” 대화가 끝나고 그녀는 경소경을 잡고 뒤돌아 나갔다.  그들이 멀어졌어도 안야는 안도하지 못 했고 걱정스럽게 아택에게 물었다. “어떡하죠? 만약에 저 사람들이 의심해서 사실을 알아내면 어떡해요? 우리가 자백한 게 아니어도 들키면 예군작이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아택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걱정 마요, 내가 있으니까 별 일 없을 거예요. 여기서 검사 결과 기다리고 있어요. 난 정형외과 가서 예군작 좀 보고 올게요. 이따가 혼자 먼저 집에 가 있어요. 예군작이 오늘 아침부터 다시 입원해서 당분간 당신 돌봐 줄 시간 없을 거 같아요.”  안야는 살짝 안심했다. “알겠어요.”  이 일에 관해서 경소경은 여전히 안심하지 않았고 목정침이 마침 병원에 있던 게 생각나 진몽요 몰래 목정침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까 검사 다 하고 아택이랑 안야를 마주쳤어. 그 아택은 예군작네 사람이래. 안야 뱃속의 아이도 아택거고. 뭔가 이상한데 말을 안 해. 지금은 몽요씨도 있고 해서 더 못 물어봤어. 대답도 안 해주고 그래서.’  문자를 받은 목정침은 고민 후에 답장했다. ‘예군작이 만든 시나리오인가 보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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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장

서예령의 입꼬리는 서서히 올라갔고, 허영심에 가득 차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렇게 친한 건 아니에요. 그냥 저번에 대표님 도와서 아이를 봐드렸었거든요. 예전에 대표님이 저를 후원해 주셨어서, 대표님 아니었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다들 일 하시죠, 저는 아직 정직원 되길 기다리고 있어서요.”  옆에 있던 직원이 혀를 찼다. “뭘 걱정해요? 걱정해야 될 사람은 정작 다른 사람들이죠. 정직원 분명이 될 걸요. 이미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위치에서 시작한 거잖아요.”  이때, 부장이 그들을 보며 말했다. “업무 시간에 왜 떠들어요? 떠들거면 집 가서 떠드세요!”  옆에 있던 사람들은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일을 했고, 서예령은 불쾌한 눈빛으로 부장을 보았다. 그녀는 안 그래도 이 늙은 여자가 아니 꼬았다.  부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서예령씨, 이게 무슨 태도예요? 내가 아니 꼬아요? 회사는 집이아니니까 상사 말을 복종해야 하는 곳이에요. 공주 대접받고 싶으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요!’  서예령은 일부러 요구르트 뚜껑을 열어 여유롭게 한 모금 마셨다. “말도 못 하게 하는 회사는 아무데도 없어요. 부장님이야 말로 막무가내 시네요. 누가 들으면 본인 회사인 줄 알겠어요. 아무리 부장님이어도 이건 좀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부장은 화가 잔뜩 났다. “내 업무가 이 부서를 관리하는 거예요. 그쪽이 여기서 일하고 싶으면 내 관리에 복종해야 하고 싫으면 당장 나가요!”  서예령은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지금까지 일을 계속 잘해왔는데, 무슨 이유로 저를 쫓아내실 거죠? 업무시간에 잠깐 대화도 못 나누게 하시는 부장님이 너무 각박하신 거 아닌가요? 본부장님이라 대표님께 저 자르라고 말 해보세요. 누가 이기나 보죠.”  부장은 화가 나서 파일을 서예령에게 던졌다. “우리 부서가 너 없다고 안 돌아가는 줄 알아?”  서예령 손에 있던 요구르트는 바닥에 떨어졌고, 이마에선 빨간 피가 흘렀다. 주위 사람들은 순식간에 놀라서 재빨리 서예령에게 휴지를 건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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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장

서예령은 그 순간 울음을 그쳤다. 당연히 목정침이 그녀를 동정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녀는 자신의 모습이 우습고 비참해 보였다.  그녀가 그 자리에 서서 아무 말이 없자 목정침이 말했다. “회사에 더 못 다니겠다고 했죠? 강요 안 하니까 이 일 처리하고 회사를 떠나도 좋아요.”  서예령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 해서 얼른 말했다. “제가 순간 화가 나서 충동적으로 한 말이었어요. 저는 이 회사가 너무 좋아서 진짜로 떠날 생각은 없었어요… 제가 잘 처리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목정침은 손짓을 했다. “그래요, 나가 봐요. 회사는 다른 곳이랑 달라요. 그만 두고 싶다고 그만 둘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다니고 싶다고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앞으로 좀 성숙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네요.”  서예령은 얼굴이 잿빛이 된 채로 자리로 돌아왔고, 다른 직원이 약 상자를 가져와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녀는 목정침와의 첫 만남부터 그가 거절을 안 해서 그녀가 다른 직원들이랑 다르다고 여겼는데, 모든 건 그녀의 착각이었다.  다른 사람들 과는 다르게 그녀는 매달 목정침에게 후원 받는 돈이 있어, 그녀는 그들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다 착각이었다…  예전부터 그녀는 그와 관련된 신문 기사들을 자세히 반복해서 읽었고, 그와 관련된 모든 건 다 놓치지 않았다. 지금 어렵게 그의 곁으로 가까이 와서 그에게 눈 도장까지 찍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때, 부장은 본부장 사무실에서 나와 서예령에게 다가갔다. “미안해요,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어요. 손해배상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요.”  서예령은 본부장이 부장에게 책임을 물지 않은 걸 알고, 이 상황을 굳이 이어가고 싶지 않아 차라리 착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아니에요, 업무시간에 말을 한 제 잘못도 있죠. 앞으로 다시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손해 배상은 괜찮아요.”  부장도 형식적으로 사과를 했고 그 누구도 진심을 담지 않았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부장은 다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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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8장

서예령은 냉수를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저 인턴기간도 거의 끝나가고 일도 계속 잘해왔는데 왜 연장을 하시는 거죠? 이유라도 말씀해주세요.”  본부장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요, 맞아요. 일은 정말 잘하고 다른 인턴들보다 뛰어나요. 하지만 인간관계가 엉망이에요. 아직 인턴인데 상사한테 대들어서 이마까지 깨졌잖아요. 선배로써 충고하지만, 직장은 서예령씨가 생각하는 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에요. 그런 식으로 거만하게 굴면 다쳐요. 사소한 일들은 참을 줄도 알아야 하고, 큰 일들은 참을 것도 없죠. 회사에 고위직 인사들도 다 눈이 있어요. 이런 거 몰랐어요? 요즘 목 대표님한테 접근한다고 들었는데, 이미 대표님이랑 전화까지 했어요. 대표님도 내 결정이 맞다고 생각하시고요.”  서예령은 아무렇지 않은 본부장을 보며 순간 사방의 적이 많아졌다고 느꼈다. 그녀는 그제서야 총대를 맨 새가 제일 먼저 죽는 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그녀는 어디에 있는 정의를 실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게 이제 보니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살려면 조용히 숨어 있어야했다.   그녀는 아직 정직원이 되지 못한 인턴이었고, 부장과 마찰이 생면 본부장은 부장의 편을 들게 뻔했다. 회사에 그녀 같은 사람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인턴기간을 연장한다는 건 그녀에게 그만두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목정침도 그녀가 일 처리하는 게 미숙하다고 했지만… 그녀는 절대 떠날 생각이 없었고 어떻게든 여기 붙어 있을 생각이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서예령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본부장님. 전 그만두지 않고 계속 회사에 남아 남은 보름동안 본부장님이 생각을 바꾸시게 만들 겁니다.”  본부장은 손을 흔들었다. “알겠어요, 나가 봐요.”  자리로 돌아오자 옆에 있던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 “예령씨, 정직원 전환됐죠?”  서예령은 마음속에서 왠지 모르게 불이 났고, 그녀에게 일부러 이 얘기를 언급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티 내지 않고 살짝 웃었다. “먼저 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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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장

차 안, 유시 아주머니가 은근슬쩍 말했다. “도련님, 어차피 가는 길인데 왜 안 태워 주셨어요? 그 아가씨 되게 곤란해 보이던데.”  목정침은 덤덤하게 말했다. “본인이 자초한 일이잖아요. 저한테 특별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저렇게 다 큰 어른이 본인이 어떻게 해야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지 알텐데요. 저는 저 사람 사장이지 아빠가 아니에요. 비 오는 날 비 안 맞게 해줄 의무는 없다고 봐요.”\  말이 끝나고 그는 이어서 말했다. “진락, 연이네 회사로 가. 우산 안 챙겼을 텐데 집에 픽업해서 가자.”  진락은 대답을 한 뒤 운전대 방향을 틀었다. 유씨 아주머니는 말로하진 않았지만 속으로 분명 기뻐했다. 남자들이 밖에서의 온갖 유혹을 다 뿌리치면서 알아서 처신을 잘하는 게 제일 좋은 건데, 목정침은 신사답진 않아도 늘 온연에게 충성했다.   온연네 회사 아래 도착하자 목정침은 온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온연은 아직도 회사에 있었고, 비가 살짝 그칠 때까지 기다리려 했는데 마침 그가 왔다.  그녀가 내려올 때 목정침은 조수석에 앉았고 뒷좌석을 내주었다.  온연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콩알이는 옹알거리며 안아 달라고 했고, 그녀의 품에 몸을 던졌다. 그녀는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아이를 보자마자 풀렸다. “콩알아, 오늘도 아빠 말 잘 들었어? 엄마 보고싶었지?”  콩알이는 당연히 대답하지 않았지만 익숙하게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이건 배가 고프니 모유를 달라는 신호였다! 순간 그녀는 곤란해졌다. “곧 집이니까, 집에 가서 먹자 응? 낮에 아빠가 밥 안줬어?”  유씨 아주머니가 대답했다. “먹었어. 회사에서 출발하기 전에 먹었는데 하루 종일 너를 못 봐서 너가 보고싶었던 거야. 진짜 배고픈 게 아니라.”  목정침은 나지막이 말했다. “콩알이도 내 자식인데 어떻게 밥을 안 줬겠어? 내도 너 앞이라고 괜히 그러는 거 아니야? 나 그래도 오늘 되게 잘해줬는데. 난 잘못 없어.”  온연은 웃었다. “이렇게 어린 애가 어떻게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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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장

목정침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세차는 자주했어. 나 먼저 씻으러 들어갈게.”  그가 안으로 들어가자 유씨 아주머니가 작은 목소리로 보고했다. “아까 회사에서 나올 때 회사에 어떤 아가씨가 조수석에 앉았거든. 비가 와서 시트가 살짝 젖었어. 진락이 닦았는데 도련님은 그래도 싫으신가 봐. 원래 조금이라도 때 타는 거 별로 안 좋아하시잖아. 이미 그 아가씨가 차에 타서 같은 방향이니까 데려다 달라고 했는데 도련님이 쫓아내시고 널 데리고 가신 거야. 도련님 이런 점은 참 좋아. 다른 여자한테 휘둘리지 않잖아.”  온연의 입꼬리는 슬슬 올라갔다. “그런가요… 뭐 다른 여자한테 마음은 안 주는 거 같긴 해요. 그 아가씨 서예령 맞죠? 저도 알아요.”  유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던 거 같아. 사원증에 그 이름이 적혀 있더라. 낮에는 부장님이랑 싸워서 이마가 찢어졌는데, 도련님 사무실에 와서 고자질을 하더라고. 근데 도련님이 그 아가씨한테 본부장한테 말하라고 본인은 이런 사소한일까지 관여 안 한다고 하시더라고. 요즘 이런 아가씨들은 단순하지가 않아. 근데 연이 너도 아직 젊으니까 도련님 걱정은 하지 마. 도련님도 다른 남자들이랑 다르시니까.”  유씨 아주머니의 말이 아니어도 온연은 목정침을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늘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었고, 가끔은 그가 비정상인 것 같다가도 결국 다 자신을 위한 거라고 생각했다.  저녁 식사 후, 온연은 아이 방에서 콩알이를 재웠다. 목정침은 옆에 앉아 낮에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아침에 콩알이 데리고 병원 갔을 때 소경이랑 진몽요 마주쳤어. 두 사람도 산부인과에 검사 받으러 왔는데, 거기서 안야를 마주쳤데. 안야는 혼자가 아니라 예군작네 사람이랑 같이 왔는데, 뱃속에 아이 아빠라던데. 이름이 뭐더라, 아택이었나.”  온연은 의아했다. “아택? 아택이 어떻게 안야랑 사귀어요? 두 사람 원래부터 알았데요? 왜 나는 몰랐지? 아니면… 안야가 뱃속에 아이를 경소경씨 거라고 누명 씌웠던 게 예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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