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31 - 챕터 1040

1359 챕터

제1031장

잠시 후, 진몽요는 자신이 아는 걸 말하지 않았다. 왜냐면 예군작이 국청곡에게 말하지 않았을 것 같았고 그만의 생각이 있을 것 같아 그 비밀을 타인에게 말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게요, 참 안타까워요. 사람도 좋고 집안 환경도 괜찮고, 딱 단점은 이거 하나뿐이니 괜찮다고 봐요. 그래도 시집 가기로 결정했으니 크게 신경 안 쓰시는 거 같아 다행이네요.”  국청곡은 마음이 나아졌다. “당연히 신경 안 쓰죠, 제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데요. 시간이 늦었네요. 두 분 더 방해 안 하고 전 먼저 가볼게요.”  이때, 경소경은 오렌지 주스를 들고 주방에서 나왔다. 국청곡은 그의 손에 있던 오렌지 주스를 보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오렌지 주스는 다음에 마실게요. 아가씨 오렌지 주스 좋아하지 않으세요? 아가씨가 드시면 되겠네요.”  진몽요는 국청곡에게 자신이 오렌지 주스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아냐고 묻고 싶었지만, 사람은이미 떠났다. 그녀는 경소경에 손에서 오렌지 주스를 받았다. “내가 오렌지 주스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을까요? 이상하네요.”  경소경은 나지막이 말했다. “예군작이 아는 건 저 사람도 알겠죠. 뭐가 이상하다는 거예요?”  그녀는 눈을 부릅떴다. “그런 식으로 얘기 돌리지 말아요. 임산부는 화내면 안 좋거든요! 지금 이런 대화자세는 별로 안 좋은 거 같은데요? 이제 다들 결혼한 사람끼리 쓸데없는 얘기는 삼가는 게 좋겠어요. 오해만 안 만들면 된거죠. 아까 저녁에 연이랑 매운 닭요리 먹고 왔는데, 나는 하나도 안 매웠는데 연이는 매워서 얼굴까지 빨개졌더라고요. 신 거랑 매운 거 좋아하면 딸이라 던데, 내가 봐도 딸 같아요. 어머님이 손자에 대한 희망은 버리셔야겠어요.”   경소경은 그녀의 머리칼을 만졌다. “우리 엄마는 성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니까 걱정 마요. 너무 매운 건 좀 자제해요. 배탈날 수 있으니까.”  돌고 돌아 다시 원래의 화제로 돌아왔고 진몽요는 떠보듯이 물었다. “나 혹시 예군작한테 와이프 마음 잘 받았다고 문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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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장   

예군작은 눈을 감고 미간을 주물렀다. “이런 일은 다시 안 일어났으면 좋겠어. 이따가 국청곡 오면 내 방으로 오라고 해. 안방에서 기다릴 테니.”  약 2시간 정도 지난 뒤 국청곡은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이곳의 위치가 너무 멀어서 진몽요를 찾으러 갔다 오는데만 몇 시간이 걸렸다고 불평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택은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도련님이 방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국청곡은 마음이 내려 앉았다. 왜냐면 평소에 예군작은 온갖 방법으로 그녀를 피해 다녔기에 그가 자발적으로 그녀를 찾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대답을 하고 위로 올라갔고 아택이 당부했다. “사모님, 도련님한테 맞서지 마시고 말할 때 조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녀는 그렇게까지 해야 되냐고 묻고 싶었다. 예군작이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도 아니고 그녀가 예군작에게 고개 숙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아택이 장난 치는 것 같진 않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방으로 들어오자 불이 다 꺼져 있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스위치를 찾고 있던 찰나에 뒤에서 예군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 왜 찾으러 갔어요?”  그녀는 깜짝 놀라서 가슴을 부여잡고 뒤를 돌았다. 어둠 속 그의 그림자는 더욱 커 보였고,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있었지만 이마가 겨우 그의 턱에 닿았다. 그의 분노는 어둠에 가려져 있었고 그녀는 마음이 불안했다. “전 그냥 선물 좀 갖다 준 것뿐이에요. 당신 친구라면서요? 당신 친구도 내 친구죠. 게다가 우리 결혼식 때 받은 것도 있잖아요. 그 그림 엄청 비싼 건데. 나중에 내가 임신하면 조언도 듣고 하면 좋을 거 같아서…”  예군작은 그녀의 턱을 잡고 말했다.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요? 내가 자고 있을 때 내 지갑에 손 댔죠? 그 안에 있던 사진 봤죠? 솔직히 말해줄게요, 우리는 평생 아이 갖을 일 없을 거예요.”  국청곡은 눈을 크게 떴다. “뭐라고요? 아는 척 안 하려고 했는데 지금 자백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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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장   

비바람이 몰아친 뒤, 국청곡은 예군작에게 기대어 말했다. “아택한테 며칠 휴가 주는 거 어때요? 가정도 있고 아내가 임신 중인데 같이 있어줘야죠. 내가 당신 옆에서 같이 있으면서 좀 더 알아가고 싶어요. 정말 이상해요. 결혼식 하기 며칠전에 만났는데 당신을 사랑하게 됐다니, 이게 바로 첫 눈에 반한 건가 봐요. 근데 아직 당신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알아가면서 더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군작의 표정은 태연했다. “한 눈에 반할 때는 보통 얼굴을 보거나, 그걸…”  그가 음흉한 말을 할수록 국청곡은 마음이 더 설렜다. “짓궂어요~ 얼굴만 봤더라도 난 당신을 사랑했을 거예요. 이제 당신은 평생 내 손에서 못 벗어나요. 죽어도 당신이랑 같이 죽을 거예요!”  예군작은 쓰레기통 구석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져 잠옷을 입었다. “아택한테 휴가 줄게요. 내 옆에서 보살피는 건 좋지만 내가 장애가 있다는 건 잊지 말아요.”   국청곡은 기뻐했다. “주의할게요. 나 잘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걱정 말아요. 맞다, 할아버님이 며칠후에 저희 보러 오신다는데, 저희가 이렇게 사랑하는 걸 보면 분명 기뻐하실 거예요.”  노인네가 온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었다. 예군작은 담배를 피며 창밖의 어둠을 보며 아무 말도 없었다. 예가네 생활은 이정도로 충분했다. 하지만 어르신이 숨이 붙어 있는 그 순간까지 그에겐 자유도 없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채 이렇게 구속 되어야만 했다.  하지만 예군작의 신분이 그에게 방패가 될 때도 있었다. 그는 지금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  결혼식 이틀 전. 진몽요는 예의상 잠시 친정에 머물렀다.  이전에는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았는데 하루가 다가올수록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전에 아무리 많은 약속과 맹세를 했어도, 결혼식과 혼인신고서 만큼 확실한 건 없었다.  옷장에 걸려 있는 하얀 드레스를 보며 그녀는 약혼식 때처럼 너무 떨려서 잠이 오지 않았다. 결혼식만 끝나면 경소경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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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장

전화가 연결되자 그녀는 그의 비몽사몽한 얼굴을 보고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히히, 아직 안 잤어요? 어떻게 당신도 누워있어요? 초췌한 걸 보니까 피곤한 거예요 아니면 내가 없어서 재미가 없는 거예요?”  경소경은 화면 너머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두 가지 요소가 다 있겠죠. 당신은 미리 휴가를 냈지만 난 아니거든요. 낮에 계속 회사에서 일했어요. 내일 혼인신고 하니까 엄청 신나죠?”  그녀는 마음과 다른 말을 뱉었다. “아니요, 혼인신고 보다 당신 얼굴을 보는 게 더 신나요. 하루만 안 봐도 3년은 안 본 느낌이에요.”  그는 너무 피곤했는지 눈을 감았다. “나도예요, 얼른 보고싶어요. 근데 내일 혼인신고 다 하고, 식장도 둘러봐야 돼서 내일도 바빠요.”  그녀는 그가 더 피곤할까 봐 배려해주었다. “그럼 먼저 쉬고 내일 봐요. 내일 나 데리러 올 필요 없어요. 아침에 좀 더 자요. 나는 내가 운전해서 갈게요. 혼인신고 다 하고 난 바로 집에 오면 되고, 당신도 할 일 끝내고 일찍 쉬어야죠. 컨디션이 좋아야 내일 모레 얼굴도 좋아보일 거예요. 그 날은 우리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날이 될 테니까요.”  경소경은 도저히 눈을 뜰 힘이 없었다. “알겠어요, 내일 봐요. 사랑해요.”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끊은 뒤 눈을 감고 결혼식그리고 그와의 미래를 상상했다. 사람의 인생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결혼을 한다는 건 귀한 인연이었고 그녀는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이때, 예가네 저택.  예군작은 술을 많이 마셔서 취해 있었다. 내일, 진몽요와 경소경이 법적으로 부부가 될 테지만 그는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예가네 어르신이 하필 이럴 때 와서 그를 감시할 예정이었다.  이순은 잘못한 아이처럼 옆에서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갑자기 예군작이 그녀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그가 그녀의 뒷통수를 잡아 책상에 눌렀다. “내가 시키는 일을 왜 그렇게 못 하는 거야? 내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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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장

이때 방문이 열리고 국청곡이 걸어 들어왔다. 이 장면을 본 국청곡의 표정은 복잡해졌다. ”군작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예군작은 이순의 머리를 놓아줬고 이순은 얼른 옆으로 비켰다. “전 먼저 나가볼게요.”  국청곡은 그녀를 보고선 예군작 앞으로 걸어가 목소리를 높였다. “방금 뭐했냐고 물었잖아요!”   예군작은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의자에 등을 기대어 눈을 감았다. “방금 다 본 거 아니에요? 뭘 또 물어요? 나 기분 안 좋으니까 그런 말투로 말하지 마요.”  국청곡은 최대한 화를 참았다. “진몽요가 결혼하는 것 때문에 기분 안 좋은 거예요? 당신이 그 여자 좋아하는 거 알고 있어요. 그때 버렸던 사진 다시 주워왔죠? 끝까지 아쉬워하고 못 놓아주네요! 그 미운 오리새끼 같은 여자가 나랑 비교가 되긴 해요? 난 그래도 다 묻어두고 싶었는데 왜 꼭 내가 얘기를 꺼내게 만들어요?”  예군작은 눈을 뜨고 그녀를 노려봤다. “당신은 그 여자한테 그런 말 하고 무시할 자격 없어요. 그러니까 닥쳐요!”  국청곡은 겁도 났지만 화가 더 많이 났다. 그가 술에 취한 걸 감안해서 그녀는 더 따지지 않았고 따질 것도 없었다. “그래요, 내가 더 말 안 하면 되잖아요. 일찍 자요. 진몽요 결혼 선물은 내가 이미 준비했어요. 결혼식에 당신은 갈지 모르겠지만 난 갈 거예요. 그 사람이 제일 예쁠 때의 모습을 찍어서 당신한테 똑똑히 보여줄 거예요. 다른 사람한테 시집가는 그 모습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 남자가 당신이 아닌 게 참 안타깝네요. 그러니까 망상 좀 버려요!”  말을 하고 그녀는 이를 꽉 물은 채 방에서 나가려했다. 문 앞에 다다르기도 전에 그가 힘으로 그녀를 당겼고 그녀는 책상 모서리에 부딪혔지만 그의 힘이 너무 쎄서 움직일 수 없었다. “뭐하는 거예요?!” 그녀는 극도의 공포를 느꼈고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귀하게 커서 이런 폭력은 당해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여태껏 그녀는 이 남자가 술만 마시면 이런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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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장

국청곡이 주방에서 나오자 예가네 집사를 마주쳤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여 감정을 숨기려 했고 오른손은 빨갛게 부어오른 왼쪽 팔목을 가렸다. “무슨 일이에요?”  집사는 형식적인 말투로 말했다. “어르신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집사가 정원으로 안내했다. 이 늦은 시간에도 어르신은 잠이 안 왔는지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차를 마시면 컨디션도 좋아지고 잠도 쉽게 오지 않았다.  “할아버님.” 그녀가 착한 목소리로 불렀다.  어르신은 그녀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 정원에는 가로등만 켜져 있어서 빛이 밝지 않아 그녀가 부어오른 손목을 가리지 않아도 됐었다.  어르신은 어두운 하늘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나한테 물어보고 싶은 거 없어? 예가네에 시집온지 얼마 안돼서 궁금한 게 많을 거 같은데? 예가네는 원래 국가네보다 일이 많아.”  국청곡은 눈을 깔고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 “진몽요라고 아세요?”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난 또 다른 게 궁금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군작이 일이 신경 쓰여? 하긴, 젊은 사람이니까 감정이 깊겠네. 그 여자는 어떻게 알았어?”  그녀는 마음이 씁쓸했다. “군작씨 지갑에서 그 여자 사진을 봤어요. 군작씨가 절 안 사랑하는 건 알아요. 하지만 그 여자는 곧 결혼하는데 왜 놓아주지 못 하는 걸까요? 누군가를 좋아하면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오늘 그 사람은 술만 잔뜩 마시고 요 며칠 계속 저랬어요. 만약 진몽요씨가 저 사람한테 마음이 있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 분이 좋아하는 사람은 정작 경가네 도련님 경소경이잖아요.”   어르신의 얼굴은 어둠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허약한 손으로 의자를 꽉 잡고 있었다. ”청곡아, 군작이도 아직 어려. 젊은 때 좋아하는 사람 없는 사람이 어딨겠어? 이제 둘이 결혼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길 거야. 너무 신경쓰지 마, 할아버지는 늘 네 편이니까 부모님께는 알리지 말고…”  국청곡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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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장

어르신은 그런 그녀를 칭찬했다. “내가 역시 사람을 제대로 봤어. 너는 그저 현모양처처럼 군작이 곁에서 잘 보살피면 돼. 나머지는 나한테 맡겨. 들어가서 얼른 군작이 챙겨. 술 많이 마셔서 누구라도 옆에 필요할 텐데.”  국청곡은 일어났다. “네, 그럼 저는 들어가 볼게요. 할아버님도 일찍 쉬세요.”  방으로 돌아온 뒤에야 그녀는 어르신의 말의 다른 의미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했다. 그에게 나머지를 다 맡겨도 된다는 건 무슨 뜻일까? 설마 진몽요를 어떻게 하겠다는 뜻인가?  그녀는 이런 일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감히 상상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심 불안했다.  다음 날 아침, 경소경은 바로 주민센터로 향했고, 진몽요의 차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자 그는 전화를 걸어 재촉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운전에 방해될까 봐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그는 어제 저녁에 진몽요가 얼마나 늦게 잤는지 몰랐을 테다. 오늘 아침에 힘겹게 일어나 강령이 그녀를 깨우지 않았더라면 아마 아직까지 늦잠을 자고 있었을 테다.  주민센터로 가는 길, 진몽요는 경소경이 기다릴까 봐 마음이 다급해졌다. 이런 날에도 지각하면 그가 화를 내지 않을까? 그녀는 신호를 기다리면서 서류를 다 잘 챙겨왔는지 확인한 뒤 안도했다.  그녀는 도로 앞에 세워져 있는 낡은 봉고차 운전석에 있는 남자가 자신을 보고 있는 걸 알지 못했다. 그 남자의 얼굴엔 이리저리 상처가 나 있었고 보기만 해도 무서운 얼굴이었다.  초록불이 켜지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차를 출발했는데 갑자기 길에서 유모차를 끈 아줌마가 튀어나왔다. 그녀는 놀라서 운전대를 돌렸고, 얼른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웠다.  그녀가 안심하기도 전에 그 남자는 빠른 속도로 그녀의 차를 박으려 했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아줌마 때문에 봉고차도 피하지 못 하고 가드레일을 박았다.  진몽요는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분명 인도가 뒤쪽에 있었는데 이 아줌마가 갑자기 무단횡단을 했고, 이 아줌마가 아니었다면 봉고차가 그녀의 차를 박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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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장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예군작은 눈을 떠서 그녀의 얼굴을 보고 바로 기절했다.  응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한 뒤, 예군작과 봉고차 차주는 같이 응급실에 들어갔고 그제서야 진몽요는 경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우선 돌아 가요, 지금 못 갈 것 같아요. 가는 길에 사고가 생겨서요!”  경소경은 이런 상황을 생각지도 못해서 기분이 안 좋아졌다. “무슨 사고요? 어디에요? 이런 중요한 일에 지각한 것도 모자라서 못 온다니…”  진몽요는 그에게 예군작과 관련된 일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숨겼다가 더 큰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아서 사실대로 애기했다.  얘기를 들은 경소경은 명령했다. “내가 병원에 데리러 갈 테니까 당장 나랑 집으로 가요!”  그녀는 살짝 망설였다. “근데 예군작씨 가족이 아직 안 와서 못 갈 거 같아요. 당신 먼저 집에 가 있어요. 난 혼자 가도 괜찮아요. 이따 오후에 다시 가면 되잖아요.”  경소경은 그녀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왔다.  예가네 어르신과 국청곡은 경소경이 오기 전에 도착했다. 진몽요가 어르신께 상황을 설명하려던 순간, 그 사람는 그녀를 노려보며 바로 응급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왜 그녀에게 불만이 있어 보이는 거지? 비록 예군작이 그녀를 구하려다 이렇게 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를 병원으로 데려와준 사람은 그녀였다.  국청곡은 불만을 표출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에게 웃어보였다. 그래야 그녀의 마음이 더 편해졌다.  사람들이 그녀를 무시하니 그녀도 설명하기 귀찮았고 의사가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병 원 문 앞으로 가자 경소경도 도착했다. 그녀는 미안한 마음에 그를 끌어안았다. “미안해요, 오는 길에 사고가 날 뻔했는데 예군작씨가 갑자기 나타나서 구해줬어요. 아니면 나랑 뱃속에 아이 둘 다 위험했을 거예요. 그래서 응급차 불러서 병원으로 데려왔어요. 예가네 사람들이 이미 왔으니 우린 가요. 지금 혼인신고 하러 가도 늦지 않았잖아요.”  그녀는 경소경이 긴장을 한 탓에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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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장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를 해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예군작은 알고 있었으니 구하러 왔겠죠. 이건 우연도 아니고 놀랄 일도 아니네요.”  진몽요는 살짝 놀랐다. 봉고차 운전석에 있던 그 남자를 떠올리면 등골이 오싹했다. “사실 나도 의심했어요… 왜냐면 그 운전석에 앉아 있던 남자가 날 향해 달려오고 있었고, 독수리 같은 눈이랑 얼굴에 상처가 어찌나 무서운지. 지금 그 사람도 병원에 있어요. 당신 말대로라면 누가 날 해치려는 걸까요? 난 누구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나를 해치려는 거예요? 예군작씨가 알고 있는 건 또 왜죠?”  경소경은 망설였다. “나도 잘 몰라요. 우선 내가 당신 데려다 줄게요. 그리고 정침이한테 얘기해서 알아봐 달라고 해야겠어요. 그 얼굴에 상처 난 남자도 병원에 있는 거 맞죠? 당신 먼저 데려다 주고 그 남자 좀 만나봐야 겠어요. 혼인신고는 나중에 해요. 내일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되야 되니까 당신도 혼자 밖에 나가지 말고 얌전히 있어요. 혼자 꼭 나가야 된다면 조심하든지, 아니다, 그냥 날 불러요. 알겠죠?”  그녀는 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다시는 혼자서 안 나갈게요. 적어도 당신 없이는 안 나가요. 우선 나 데려다 줘요. 알아볼 때도 조심하고요, 너무 무서워요.”  병원.  한참이 지나고 예군작과 얼굴에 상처가 있던 그 남자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그 남자는 예군작보다 더 심하게 다쳐서 미라처럼 붕대를 온 몸에 감고 있었다. 마취약 효과가 좀 떨어졌는지 그는 통증 때문에 깨어났다.  그 남자는 눈을 뜨자마자 침대 앞에 있는 예가네 어르신을 보았고, 공포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이 멍 때문에 부어서 크게 뜰 수 없었고, 거즈가 시야를 가려 예가네 어르신의 모습이 모호하게 보였다.  “너무 겁먹지 마. 내 밑에서 일하다가 이렇게 다쳤는데 내가 당연히 대우는 해주지. 병원비는 이미 다 처리했고, 나중에 보상금 더 챙겨줄게. 근데… 왜 내가 맡긴 일도 제대로 못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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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장

국청곡은 어르신의 눈을 마주치지 못 했다. “네…”  국청곡이 나가자 예군작이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이 하고싶으신 거예요?”  어르신의 표정은 평온했다. “넌 우리 군작이가 아니야. 우리 군작이 어딨어?”  예군작은 차갑게 웃었다. “제가 만약 예가네 후손이 끊겼다고 말하면 화내시겠죠? 그 사람은 남아프리카 병원에서 이미 죽었어요. 아시겠지만. 그때 저도 거기에 있었고 제 옆에서 죽었죠… 그 사람이 저보고 대신 살아 달라고 했어요. 대신 살아서 자신이 얻지 못한 모든 걸 얻어 달라고 부탁했죠.”  어르신은 흥분해서 소리쳤다. “됐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더 신경 써줬어야 했는데, 남아프리카로 쫓아 내는 게 아니었어. 다른 사람이 해칠 기회를 주는 게 아니었는데… 다 내 잘못이야…”  예군작은 어르신을 무시하고 창 밖을 보았고 잠시 후 어르신은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어찌됐든, 이 모든 건 이제 바꿀 수 없어. 이 세상에 너 말고 다른 예군작은 없어. 우리 예가네 마지막 후손은 너야.”  예군작은 인상을 찌푸리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르신은 그가 진짜 예군작이 아닌 걸 알면서도 왜 죽이지 않는 걸까? 왜 그가 계속 예군작으로 살 수 있게 해주는 거지?  당시 남아프리카 병원에서 그가 치료를 받을 때 진짜 예군작도 그곳에 있었다. 그때 갑자기폭동이 일어났고, 예가네 사람이 일으킨 폭동이었다.  병원엔 큰 불이 났으며 온 병원은 혼비백산이었다. 그는 살기 위해서 의료기계실로 몸을 숨겼고, 다친 예군작도 다른 사람이 끌고 들어왔다.  의료기계실에는 총 3명이 있었다. 그들은 잠깐의 폭동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지만 불은 피할 수 없었다. 예군작은 혼자 도망치려다 가까이 잠복해 있던 테러리스트에게 총소리를 듣고 도망에 실패했다. 예군작은 장애인이어서 움직이지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지는, 죽고싶지 않았다! 목정침의 손에서 어렵게 빠져나왔는데, 어떻게든 살아가고 싶었다.  마지막 순간, 진짜 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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