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21 - 챕터 1030

1359 챕터

제1021장

경소경은 웃으며 물었다. “그럼 저를 임신하셨을 때 그렇게 드셨으면 전 태어났을 때 몇 키로였어요? 저한테 영양분이 간 거 확실하세요?”  하람은 투덜거렸다. “네가 영양분 흡수를 제대로 안 한 거지. 너 때문에 20키로가 넘게 쪘는데 낳고 보니까 고작 3키로 정도였어. 괜히 많이 먹었지 뭐야. 임신 기간에 몸도 늘 조심했었는데.”  경소경은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늘 제가 잘못한 것만 말하고, 아들 구실 못 했다고만 하시는데, 제가 그렇게 잘못한 것도 없지 않나요? 저는 남의 집에서 늘 얘기하는 잘난 ‘다른 집 아들’인데, 엄마만 늘 저를 과소평가하세요. 어쨌든, 엄마가 많이 드셔서 영양분이 저한테 온 것도 아니니 몽요씨도 그렇게 많이 먹이지 마세요. 안 그래도 살 잘 찌는 체질이라 확실히 튼실해졌잖아요.”  진몽요는 식탁 아래서 그의 발을 밟았다. 튼실하다고? 이런 단어로 그녀를 형용하는 건 너무했다.  경소경은 아픔을 느낀 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었다. 하람은 드디어 생각을 고쳤다. “알겠어, 앞으로 몽요가 먹고 싶은 만큼만 먹어. 내가 부추기지 않을 게. 너도 몽요를 생각하지만 나도 며느리를 생각하는 마음이었다고.”  밥을 다 먹고, 진몽요는 졸음이 밀려와 휴식을 취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낮에 그렇게 쇼핑을 하고, 그녀는 임신을 하니 확실히 몸이 힘들어졌다. 초반에는 별 증상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달라짐을 느꼈다.  경소경은 거실에서 잠시 머물다가 올라가서 방문을 열자 하람이 불렀다. “뭐하는 거야? 너는 다른 방에서 따로 자야지. 몽요 쉬는 거 방해하지 말고.”  그는 살짝 당황했다. “왜요? 제가 쉬는 걸 왜 방해하겠어요? 저랑 살 때는 늘 같이 잤는데요?”  하람은 그를 끌고 갔다. “좀 가만히 있어, 얘 임신 했잖아!”  그는 이해가 안됐다. “무슨 생각하시는 거예요? 됐어요, 엄마랑 이런 얘기해서 뭐 하겠어요. 저희 신경 쓰지 마시고 가서 남편 챙기셔야죠. 가세요!”  하람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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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장

그는 눈물 없이 울었다. “엄마가 당신이랑 따로 자래요. 내가 당신한테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그런 것 같아요. 당신이 친딸이고 내가 주어 온 자식이잖아요.”  그녀는 문을 응시하며 작게 말했다. “그럼 부모님 주무시는 거 기다렸다가 몰래 들어와요. 안 그래도 낯설어서 잠도 안 오는데 같이 안 있으니까 더 못 자겠어요. 밖에 비도 오고 번개도 쳐서 무서워요.”  그의 말투는 한 층 부드러워졌다. “알겠어요, 좀 있다 갈 테니까 겁먹지 말고 먼저 자요.”  저녁 11시쯤 되자 하람과 경성욱은 드디어 잠에 들었다. 경소경은 나이 든 사람들이 이 저녁까지 안 자는 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몰래 진몽요의 방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침대 위로 올라가 그녀를 품에 안으니 안정감이 들었다.  진몽요는 그의 품 안에 자리를 잡았다. “옷은 왜 안 입었어요?”  그는 살짝 튀어나온 그녀의 배를 쓰다듬었다. “요즘 날씨가 에어컨 키면 춥고 안 키면 또 더워서요. 얼른 자요, 내일 일찍 가게요.”  그녀는 그의 가슴을 문질렀다. “이미 많이 자서 잠이 안 와요. 아까 나가서 결혼식 때 필요한 물건다 샀어요. 어찌나 피곤하던지. 당신은 따라오지도 않고 집에서 쉬기만 했죠?”  그는 그녀의 볼에 입을 맞췄다. “아니에요, 나도 회사 갔다 왔어요. 정말로요. 당신 없이 내가 어떻게 쉬어요? 진짜 안 쉬었어요.”  공기는 갑자기 조용해졌고, 진몽요는 온연이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경소경은 참을지 말지 고민하고 하고 있었고, 이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설마 하람이 이 새벽에 감시하러 온 건가?  발 걸음 소리가 가까워지고 하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몽요야, 깼어? 주방에서 국 끓이고 있는데 한 그릇 할래? 내가 가져다줄까?”  경소경은 얼른 거절하라는 손짓을 했지만 이때 문이 열렸다. 그녀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아니요, 지금 배가 안 고파서 내일 아침에 먹을 게요. 저 신경 쓰지 마시고 얼른 주무세요.”  하람이 대답을 하고 나가자 경소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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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장

진몽요는 그를 흉내내며 다리로 밀었다. “가요.”  다음 날, 온연은 목정침과 함께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했다. 아이가 예방 접종을 맞을 때가 됐다. 요즘 날씨 변화가 심해서 감기 걸리기 쉬웠고, 밖에는 비가 내려서 그녀는 아이에게 긴팔을 입혀주었다. 옷이 두꺼워져 아이가 더 동그래진 모습이 훨씬 귀여워 보였다.  차에 탄 후, 목정침은 시계를 보고 운전석에 진락에게 말했다. “일단 병원에 내려서 접종은 너가 같이 가. 난 혼자 차타고 회사로 갈게. 접종 끝나면 임집사님이 데리러 오실 거야.”  온연은 눈썹을 찌푸렸다. “급한 일 있어요? 왜 병원에 같이 안 가요?”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여다. “응, 회의 있어.”  그녀는 왠지 모르게 실망했다. 예전에 그는 아이 일이라면 뭐든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변한 걸까? 예전에 그녀는 아무런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 했지만, 서예령이 나타난 이후로 그녀는 걱정하기 시작했다. 사실대로 말하면 그녀는 자신이 서예령보다 부족한 건 없다고 생각했다. 집안 배경은 그녀가 목가네에서 자랐으니 말할 것도 없었고, 뭐든 서예령보다 잘났지만, 왠지 모르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녀와 연관되어 있을 것 같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기 전 그녀가 물었다. “진짜 같이 안 가요?”  목정침은 그녀에게 집중하지 않았다. “응, 이번엔 정말 안 가. 일이 바빠서.”  그녀는 대꾸하지 않고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들어 갔다.   회사에 도착한 뒤, 사무실에 들어가자 마자 목정침은 서류를 안고 책상 앞에 있는 서예령을 보고 당황했다. “무슨 일 있어요?”  서예령은 안고 있던 서류를 그에게 건넸다. “이 서류에 서명이 필요해서요. 제가 일찍 왔는지 대표님이 안 계셔서 잠깐 기다렸어요… 우선 서류부터 보시고 천천히 서명해주세요.”  그가 서류를 검토할 때 서예령은 입을 열었다. “대표님, 갑자기 왜 차가워지신 거예요? 제가 예전에 본 대표님 관련 뉴스에서 늘 웃고 계셔서 따뜻해 보이셨는데, 여기 온 다음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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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장

그녀가 자리로 돌아오자 주임이 물었다. “내 책상에 있는 서류 건들였어요?”  서예령은 담담하게 말했다. “대표님이 회사에 오셨는데, 서명하러 안 가셨길래요. 자리에 안 계시는 거 보고 제가 대신 갔다 왔어요. 이미 서명도 다 됐으니 감사인사는 됐습니다.”  주임은 살짝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턴 주제에, 본인 일이나 똑바로 해요. 앞으로 이런 거 건들일 생각 말아요! 당신 같은 사람은 대표님 사무실에 들어갈 자격 없어요!”  서예령이 되물었다. “곧 실직하실 마당에 다른 사람이 하는 것도 싫다 이거세요? 다들 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결국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건데, 어차피 누군가 했어야 될 일이었잖아요. 저한테 화 내실 이유 없는 거 같은데요. 불만 있으시면 대표님한테 직접 말하세요, 대표님 반응이 궁금하네요.”  주임은 화가 나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너…! 인턴 주제에 나한테 덤빈다 이거야? 너도 나중에 내 자리 오면 그때 덤벼봐. 앞으로 내 물건 건들이면 잘릴 줄 알아!”主  주임이 나가자 옆에 있던 사람이 위로했다. “주임님이 갱년기라서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자기가 일 처리 못 한 건데, 괜히 예령씨만 귀찮게 했네요.”  서예령은 웃었다. “익숙해서 괜찮아요, 일만 제대로 했으면 됐죠 뭐. 요즘 회사가 바빠서 다들 주말에 야근하는데, 주임님도 예민해지셨겠죠. 저는 괜찮아요. 어차피 다 회사를 위한 거잖아요. 목대표님도 못 쉬시고 주말에 회사 나오시잖아요.”  옆에 있던 직원은 칭찬했다. “아직 인턴인데 생각이 그렇게 깊다니, 앞 날이 창창하네요. 사실 야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쉬는 날엔 어차피 나가서 돈만 쓰는데, 야근하면 수당도 3배나 더 주고 저는 나쁠 거 없다고 봐요.”  거의 점심시간이 되자, 목정침은 회의를 마치고 목가네로 향했따.  집에 들어서자 온연은 유모차 안에 있는 아이를 놀아주며 디저트 가게 장부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편한 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고 헝클어진 채, 화장도 안 해서 더 초췌해 보였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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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장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비록 그녀는 표정으로 티 내진 않았지만 마음은 내심 심란했다. 지금의 일상은 평온해 보이지만, 오히려 오염된 강처럼 너무 평온해서 생기가 하나도 없었다. 목정침은 부모님도 없고 가족도 없고 형제도 없어서, 경소경과 임립은 그에게 아주 의미 있는 사람이었다. 임립의 죽음으로 인한 그림자는 아마 오래 갈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불만이 많았다. 그가 속상해하면서 그녀와 아이를 무시하는 게 싫었다. 그녀와 아이도 중요하고 앞으로 함께 할 사람들은 정작 그들인데 말이다.  우기가 지나고, 제도의 날씨도 시원해지며 가을에 접어들었다.  콩알이는 이제 대충 앉는 법을 배웠다. 가끔 중심을 잃고 혼자서 넘어지기도 하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고 혼자서 장난감도 잘 갖고 놀았다.  온연도 이제 육아에서 슬슬 벗어나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녀는 누가봐도 사모님이니 목정침네 회사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그런 환경에서는 제대로 일을 못 할 것 같았다. 경소경네 회사로 가서 배가 나오는 진몽요를 케어하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경소경네 회사도 다를 바 없을 것 같았기에 두 곳 다 가지 않았다.  오랜 시간 일을 안 했기에 그녀는 중소기업을 찾았다. 예전에 감각을 되돌리면서 자연스럽게 일하는 게 편할 것 같았다. 비록 같은 업계지만 그녀도 이름을 내고 싶었고, 영원히 목정침을 의지하고 싶진 않았다.  일자리를 찾고 집에 돌아온 그녀는 제일 먼저 목정침에게 공유했다. “나 일자리 찾았어요, 앞으로 아이는 아주머니에게 맡기면 될 거 같아요. 퇴근하고 또 내가 볼게요.”  목정침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 너가 알아서 해.”  온연은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었다. 그는 다시 예전처럼 차가워졌고, 그의 쌀쌀 맞은 태도가 그녀는 적응되지 않았다. “뭐하는 거예요? 우리 잘 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질린 거예요? 아니면 내가 예전에 반항하는 게 재밌었는데 이제는 말을 너무 잘 들어서 흥미를 잃은 거예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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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장

온연은 여태껏 참고 그와 대화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늘 마지막까지 참다가 오늘에서야 터졌다. “아직도 임립이 세상을 떠난 것 때문에 속상한 거예요? 난 예군작이 제도로 돌아와서 당신이 자극받은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요. 당신 때문에 일상이 아름답지가 않아요. 임립이 세상을 떠난 건 나도 속상하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죠. 이 일을 받아드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줬는데 나까지 속상하게 하지 말아요. 나한테 차갑게 대하지 말아요. 난 싫으니까!”  그녀는 많이 참고 말했지만 그녀의 말에 공기가 조용해졌다.  목정침은 살짝 놀란 듯 그녀를 보았다. “난 너가 내 태도를 신경 안 쓰는 줄 알았어. 지금까지 그런 적 없었잖아. 내 옆에 어떤 여자가 있든, 내가 집에 오든 말든 관심 없었잖아.”  온연은 나지막이 말했다. “그건 당신이 선을 지켰기 때문이에요, 집에도 잘 들어왔고요. 난 당신이 내가 신경 안 쓰더라도 그런 안정감은 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정신 차려요. 앞으로 나도 일하러 나가야 되니까, 저녁에 같이 육아할 수는 있지만 이제 나한테 모든 걸 맡길 수 없어요. 당신은 아이 아빠고, 가정이 있는 남자예요.”  그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 “연아… 난 너가 이렇게 불만을 말하는 게 좋아. 앞으로 애는 아이방에서 재우자. 어차피 나중에 자기가 쓸 방이니까 적응할 때도 됐지. 아주머니도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그녀는 갑자기 다른 꿍꿍이가 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고, 화를 제대로 내지도 못 하고 끝나버렸다. 그녀는 그의 양복 단추를 갖고 놀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갑자기 애가 끼니까 방해되는 거 같았죠? 그래요, 어차피 이제 6개월이나 됐으니까요. 오늘 저녁은 일찍 쉬어요, 나도 내일 아침에 회사 출근해봐야 해요.”  그는 그녀의 턱을 들어올린 뒤 두 눈을 맞췄다. “오늘은 일찍 못 잘 것 같은데…”  그는 웃으며 서랍에 있던 종이를 꺼냈다. “나 수술했어.”  그녀는 깜짝 놀랐다. “언제 했어요? 왜 말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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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장

한참 후, 달은 구름에 가져졌고, 방안에 뜨거운 기류도 식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은 채 잠 들었고, 오늘 밤에 오랜만에 콩알이가 없는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 온연은 목정침이 나가기 전에 집에서 나왔고, 출근 첫 날이라 기분이 좋았던 그녀는 지각하고 싶지 않았다. 콩알이는 유씨 아주머니에게 안긴 채 그녀에게 배웅을 했고,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목정침은 아이의 모습을 보고 웃었다. “이렇게 컸는데 엄마를 못 떠나보내서 되겠어? 이제 엄마는 일하로 다닐 거야. 나도 못 말리니까 너도 못 말려. 더 울면 엄마가 너 버린데.”  유씨 아주머니는 콩알이의 귀를 막았다. “도련님, 그런 말 하시면 안돼요. 작은 도련님이 이제말을 조금 알아들으셔서, 울기 시작하시면 달래기 힘들어요.”  목정침은 믿지 않았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 않아요? 알아듣는 게 이상한 거죠. 자 보세요, 콩알아, 네 엄마가 너 버린데.”  아이는 입꼬리가 내려가더니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으아…으아앙…”  그는 당황햇 얼른 아이를 안았다. “장난이야, 엄마 금방 올 거야. 울지 마, 나도 출근해야 돼서 너 달래 줄 시간 없어.”  유씨 아주머니는 주방으로 도망쳤다. “저는 아침 준비됐는지 보고 올 게요. 도련님이 직접 달래주세요!”  결국 목정침이 자초한 일이었기에 아이를 데리고 회사에 출근했다. 하지만 이번엔 유씨 아주머니가 동행했고, 집안 일은 잠시 제쳐두었다.  한편. 온연은 새 회사에 도착해서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점검했다. 화장도 괜찮고 머리도 단정한 걸 보고 자신감 넘치게 매니저 사무실로 들어갔다.  노크를 하고 문을 열자, 느끼하게 생긴 뚱뚱한 매니저가 웃으며 걸어 나왔다. “목 사모님 오셨어요? 앉으세요, 앉으신 다음에 급여랑 직급 같은 거 상의해보면 될 것 같네요. 차 한 잔 드릴게요.”  그녀는 당황했다. 이제 그녀의 신분은 어딜 가도 못 숨기는 건가? 새 회사 매니저가 그녀에게 이렇게 친절하니 너무 당황스러워다.  그녀는 불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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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장

그녀의 자리는 특별한 건 없었지만 일반 디자이너들과 떨어져 있었다. 자리는 조금 더 넓고 책상이 좀 더 클 뿐이었다.  10분도 안돼서 매니저는 계약서를 가져왔다. “한번 보시고 문제없으시면 바로 서명하시면 됩니다.”  그녀는 계약서를 자세히 읽었다. “문제없네요. 맞다, 말씀드릴 게 있는데, 일은 최대한 낮에다 마치고, 주말은 야근하고 싶지 않아요. 평소에도 웬만하면 야근은 피했으면 좋겠고요. 문제가 있다면 감봉하는 걸로 하는 거 어떠세요?”  엄 매니저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무슨 말씀이세요. 어떻게 감히 사모님께 야근을요? 낮에도 일 끝나시면 언제든지 퇴근하셔도 됩니다. 아이가 있으시니 이해해 드려야죠.”  이렇게 쉽게 얘기가 된다고? 그녀는 목정침네 회사 사람이 이곳에 다녀간 게 아닌가 의심했다, 이럼 재미없는데…  계약서를 쓰고 그녀는 목정침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가 무슨 회사 다니는지 알아요?’  그는 바로 답장했다. ‘몰라, 안 물어봤어. 너도 말 안 해줬잖아. 무슨 일 있어?’  그의 말을 들어보니 아무 짓도 안 한 것 같아 그녀는 안도했다. ‘아니에요, 그냥 당신에 내 일에 끼어들까 봐 그래서요. 난 기생충은 싫어요.’  목정침은 그녀에게 콩알이가 사무실에서 유씨 아주머니와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는 영상을 보냈다. 그녀는 놀라서 주위 사람들 눈치를 본 뒤 전화를 걸었다. “왜 또 회사로 데려갔어요? 난 다른 여자가 내 아들 안는 거 싫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알아, 안 그럴 거야. 아주머니도 와 계시잖아. 조금 이따가 집으로 다시 돌려보낼 거야. 너가 진짜 질투할 줄은 몰랐네, 평소에는 안 그런척 한 거였구나.”  그녀는 인정했다. “그래요, 나 질투해요. 일은 일이고, 만약에 다른 여직원한테 애 맡기면 가만 안 둘 거예요. 끊어요, 나 일해야 돼요.”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기분이 좋은 그녀는 퇴근 후 진몽요와의 밥 약속을 잡았다. 어차피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 밥만 먹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8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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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장

진몽요는 부러운 얼굴이었다. “난 아직도 월급쟁인데! 넌 벌써 연봉을 그렇게나 많이 받다니 대단해! 오늘 밥은 너가 사.”  온연은 그녀를 놀렸다. “됐거든, 경소경씨는 매달 너한테 돈도 주잖아. 부러울 게 뭐가 있어? 넌 그 월급 받았으면 화장품 살 돈도 없었겠지, 그러니까 부러워하지 마. 뱃속에 아이는 좀 움직여? 이제 움직일 때가 됐는데.”  진몽요는 투덜댔다. “아니, 귀찮은가 봐. 어차피 검사 결과는 늘 정상으로 나오니까 나도 신경 안 쓰려고. 아니면 내 배가 너무 살이 쪄서 내가 못 느끼는 거일수도 있어. 계산해보니까 안야도 임신한지 꽤 됐네, 요즘 어떻게 사나 몰라.”  안야 얘기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안야는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그간 일어난 일들이 있었으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었다. 그저 서로 잘 살며 죽기전까지 안 마주치는 게 답이었다.  밥을 다 먹고, 온연은 바로 집으로 갔다. 거리가 멀지 않아 그녀는 택시를 잡았다. 이렇게 아이와 떨어져 본 적이 없어 온연은 아이를 그리워했다.  진몽요는 직접 운전을 했고, 이제 완전히 경소경이 사는 백수완 별장으로 이사를 했다. 무슨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앞으로 그곳이 그녀의 집이었다.  별장 대문 앞에 도착하자 경비원은 현수막을 치우며 갑자기 그녀에게 물었다. “아가씨, 오늘 집에 손님이 오시는 날이었나 봐요? 온지 좀 됐는데 왜 이제 오세요?”  그녀는 이상하게 여겼다. “어떤 손님이요?”  경비원은 의심했다. “여성분이셨어요, 경 선생님 친구라고 해서 들여보냈는데.”  듣자마자 그녀는 엑셀을 밟았다. 그녀의 예상이 맞다면 그 여자는 이순이었다. 이순이 경소경을 찾아올 땐 분명 좋은 의도는 아니었다.  집 앞에 도착한 그녀는 재빨리 키를 빼고 차에서 내렸고,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얼른 들어가서 파악하고 싶었다. 문을 열자, 경소경은 소파에서 잡지를 읽고 있었고 집에는 다른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놀라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경소경이 물었다.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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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장

문이 열리고 밖에 있던 사람은 국청곡이었다.  경소경은 비록 국청곡을 본 적은 없었지만 뉴스에서 본 적이 있어 한 눈에 알아봤다. 진몽요는 당연히 그녀를 본 적이 있어서 물었다. “어쩐 일이세요? 언제 오셨어요?”  국청곡은 문 앞에 서서 단정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미소를 지었다. “좀 됐어요. 여기 보안이 되게 엄격하네요. 아가씨 이름을 잘 모르는 거 같아서 약혼자분 이름 말하고 친구라고 해서 들어왔는데, 괜찮으시죠? 기억력이 안 좋아서 한참 찾았어요. 지금 이 시간에 집에 계실 것 같아서 아가씨 임신 용품 좀 전해 드리러 왔어요.”  진몽요는 그제서야 국청곡 손에 들린 물건들을 보고 예의 바르게 받았다. “너무 죄송해요, 번거롭게 이러실 필요 없는데.”  경소경은 옆에서 아무 말이 없었고, 그의 라이벌이었던 남자의 아내가 그의 아내에게 임신용품을 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국청곡은 바로 갈 생각이 없었고 진몽요도 당연히 그녀를 집 안으로 들였다. 국정곡은 앉자마자 말했다. “제가 목이 좀 마른데 오렌지 주스 같은 거 있나요?”  경소경은 주방으로 들어갔다.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얘기 나누세요.”  경소경이 자리를 피하자 국청곡은 본론을 꺼냈다. “아가씨, 군작씨랑 안지 얼마나 됐어요?”  진몽요는 손가락으로 세어봤다. “얼마 안됐어요, 밥 몇 번 먹은 게 다예요. 좋은 사람이잖아요.”  국청곡의 눈동자는 살짝 흔들렸다. “진짜 밥 몇 번 먹은 게 다예요?”  진몽요는 그녀가 오해할까 봐 겁이 났다. “정말이에요, 못 믿겠으면 물어보세요. 제가 말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그 사람이랑은 사담도 잘 안 나웠어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이제 두 분도 결혼하셨고, 저도 곧 결혼하고 애까지 있는데 이런 얘기 안 해도 될까요? 이제 연락 끊긴지도 오래됐고 아마 아실 텐데요. 그때 제가 결혼 선물 보낸 이후로는 연락 안 했어요.”  국청곡은 빙긋 웃었다. “그런 뜻 아니었으니 오해하지 마세요. 그저 그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었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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