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당신를 해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예군작은 알고 있었으니 구하러 왔겠죠. 이건 우연도 아니고 놀랄 일도 아니네요.” 진몽요는 살짝 놀랐다. 봉고차 운전석에 있던 그 남자를 떠올리면 등골이 오싹했다. “사실 나도 의심했어요… 왜냐면 그 운전석에 앉아 있던 남자가 날 향해 달려오고 있었고, 독수리 같은 눈이랑 얼굴에 상처가 어찌나 무서운지. 지금 그 사람도 병원에 있어요. 당신 말대로라면 누가 날 해치려는 걸까요? 난 누구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나를 해치려는 거예요? 예군작씨가 알고 있는 건 또 왜죠?” 경소경은 망설였다. “나도 잘 몰라요. 우선 내가 당신 데려다 줄게요. 그리고 정침이한테 얘기해서 알아봐 달라고 해야겠어요. 그 얼굴에 상처 난 남자도 병원에 있는 거 맞죠? 당신 먼저 데려다 주고 그 남자 좀 만나봐야 겠어요. 혼인신고는 나중에 해요. 내일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되야 되니까 당신도 혼자 밖에 나가지 말고 얌전히 있어요. 혼자 꼭 나가야 된다면 조심하든지, 아니다, 그냥 날 불러요. 알겠죠?” 그녀는 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다시는 혼자서 안 나갈게요. 적어도 당신 없이는 안 나가요. 우선 나 데려다 줘요. 알아볼 때도 조심하고요, 너무 무서워요.” 병원. 한참이 지나고 예군작과 얼굴에 상처가 있던 그 남자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그 남자는 예군작보다 더 심하게 다쳐서 미라처럼 붕대를 온 몸에 감고 있었다. 마취약 효과가 좀 떨어졌는지 그는 통증 때문에 깨어났다. 그 남자는 눈을 뜨자마자 침대 앞에 있는 예가네 어르신을 보았고, 공포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이 멍 때문에 부어서 크게 뜰 수 없었고, 거즈가 시야를 가려 예가네 어르신의 모습이 모호하게 보였다. “너무 겁먹지 마. 내 밑에서 일하다가 이렇게 다쳤는데 내가 당연히 대우는 해주지. 병원비는 이미 다 처리했고, 나중에 보상금 더 챙겨줄게. 근데… 왜 내가 맡긴 일도 제대로 못 하고
국청곡은 어르신의 눈을 마주치지 못 했다. “네…” 국청곡이 나가자 예군작이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이 하고싶으신 거예요?” 어르신의 표정은 평온했다. “넌 우리 군작이가 아니야. 우리 군작이 어딨어?” 예군작은 차갑게 웃었다. “제가 만약 예가네 후손이 끊겼다고 말하면 화내시겠죠? 그 사람은 남아프리카 병원에서 이미 죽었어요. 아시겠지만. 그때 저도 거기에 있었고 제 옆에서 죽었죠… 그 사람이 저보고 대신 살아 달라고 했어요. 대신 살아서 자신이 얻지 못한 모든 걸 얻어 달라고 부탁했죠.” 어르신은 흥분해서 소리쳤다. “됐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더 신경 써줬어야 했는데, 남아프리카로 쫓아 내는 게 아니었어. 다른 사람이 해칠 기회를 주는 게 아니었는데… 다 내 잘못이야…” 예군작은 어르신을 무시하고 창 밖을 보았고 잠시 후 어르신은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어찌됐든, 이 모든 건 이제 바꿀 수 없어. 이 세상에 너 말고 다른 예군작은 없어. 우리 예가네 마지막 후손은 너야.” 예군작은 인상을 찌푸리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르신은 그가 진짜 예군작이 아닌 걸 알면서도 왜 죽이지 않는 걸까? 왜 그가 계속 예군작으로 살 수 있게 해주는 거지? 당시 남아프리카 병원에서 그가 치료를 받을 때 진짜 예군작도 그곳에 있었다. 그때 갑자기폭동이 일어났고, 예가네 사람이 일으킨 폭동이었다. 병원엔 큰 불이 났으며 온 병원은 혼비백산이었다. 그는 살기 위해서 의료기계실로 몸을 숨겼고, 다친 예군작도 다른 사람이 끌고 들어왔다. 의료기계실에는 총 3명이 있었다. 그들은 잠깐의 폭동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지만 불은 피할 수 없었다. 예군작은 혼자 도망치려다 가까이 잠복해 있던 테러리스트에게 총소리를 듣고 도망에 실패했다. 예군작은 장애인이어서 움직이지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지는, 죽고싶지 않았다! 목정침의 손에서 어렵게 빠져나왔는데, 어떻게든 살아가고 싶었다. 마지막 순간, 진짜 예군
예가네 어르신은 금방 사람들을 데리고 찾으러 왔다. 그의 얼굴은 이미 화상을 많이 입은데다 예군작과 체형이 비슷해서 잘 숨길 수 있었다. 몇번의 성형수술을 거친 뒤 완전한 예군작으로 거듭났다. 심지어 더 잘 숨기기 위해 그는 자신의 지문도 바꿨다. 많은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이미 목정침과 싸우기 싫었고 그가 유일하게 미련이 남은 건 진몽요였다, 그를 위해 3년을 희생한 그 여자 말이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보다 더 행복한 건 없다고 생각했기에 돌아오자마자 제일 먼저 진몽요를 찾았고 과거를 만회하려 했다. 그가 말이 없자 예가네 어르신은 그의 다친 다리를 잡았다. “이제 너 마음대로 못 해. 국청곡이 너한테 몰래 알려준 거지? 걔 대신에 눈엣가시 좀 없애주려 했더니 너밖에 모를 줄은 몰랐네. 걔만 아니었어도 진몽요는 이미 죽었어. 예군작으로 살기 싫으면 그냥 죽어. 진몽요도 너랑 같이 죽게 될테니!” 전지는 아파서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고, 이마에서 땀이 흘렀지만 작은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그 사람 놓아주면 계속 예군작으로 살게요. 그 날 부로 이미 세상에 전지는 없는 거예요.” 예가네 어르신은 손을 놓고 웃었다. “허허, 너 이름이 전지였니? 좋아, 다 좋아. 앞으로 네가 내 손자야.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얼른 퇴원하게 해줄테니, 이 다리는… 그냥 없는 셈치고 살아. 두 다리를 잃는 대신에 이 세상의 돈과 명예를 얻고, 너와 진몽요의 목숨을 건지는 거라면 할만 하지 않나?” 전지는 두 눈을 감았다. “알겠어요.” 예가네 어르신은 자상한 눈빛으로 그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군작아, 할아버지 말 듣고 국청곡이랑 행복하게 살아야 해. 난 너한테 그 애를 사랑하라고 강요하진 않지만, 걔 마음이 식게 두어선 안돼. 너가 진몽요를 못 놓아주겠다면 너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지만, 국가네와의 관계는 잘 유지해야 돼.” 전지는 말이 없었고, 동의한 걸로 간주됐다. 목정침과 경소경이 사람들을 데리고 병원에 도착한 뒤에 봉고
온연은 어이가 없었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어쨌든, 넌 이제 예군작이랑 안 만나니까 앞으로도 멀리해. 솔직히 난 계속 그 사람한테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 어디가 이상한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집에서 잘 쉬어, 내일 예쁜 신부로 나타나야지.” 진몽요는 웃었다. “알겠어, 내일 너도 일찍 와. 나랑 있어줘야지. 콩알이는 목정침씨한테 맡겨. 어차피 너나 목청침씨나 결혼해서 내 부케 못 받잖아. 그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한테 부탁했어.” 이 얘기를 들은 온연은 당연하게 임립이 생각났고, 만약 임립이 있었다면 그녀의 부케를 받아줄 수 있었다. 경소경은 진몽요를 만나러 왔지만 강령이 문 앞에서 막고 있었다. “아이고, 결혼 전 날에 신부집에 오면 부정 탄다고 했어. 몽요도 너네 집 가면 안되고. 어차피 내일이면 만날 거잖아.” 진몽요는 강령 너머 있는 경소경을 보고 웃었다. “가요, 난 괜찮아요. 내일 아침에 일찍 나 데리러 오는 거 잊지 말고요.” 경소경도 어쩔 수 없이 웃었다. “알겠어요… 이렇게 말 잘 듣기 있기에요? 걱정돼서 보러 온 거잖아요. 내일은 중요한 날이니까 얌전히 내가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려요. 알았죠?” 겉으로 보기에 경소경은 웃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진몽요도 진지해졌다. “알겠어요, 꼭 당신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내일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할 거예요.” 강령은 그들 때문에 닭살이 돋았다. “얼씨구, 그만해. 너네 때문에 닭살 돋았어 이미. 내일이면 집에서 둘이 지지고 볶고 살 수 있어. 아무도 간섭 못 해. 그러니까 돌아가 소경아, 가서 좀 쉬어.” 경소경은 계속 뒤를 돌아보며 떠났다. 오늘 이후로 그는 그녀를 잃을까 봐 두려웠다. 온연도 더 머물지 않았다. “그럼 나도 가 볼게. 집에 가서 정리도 좀 하고 내일 아침에 일찍 와서 화장하는 거 도와줄게. 내일 월요일이라서 회사에도 말 해놨어.” 진몽요는 온연을 안았다. “그래, 조심히 가. 내가 기다릴게.” 목가네에 돌아
목정침은 흥미롭게 그녀를 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더 말해 봐.” 그녀는 그를 보고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난 당신만큼 똑똑하지 못 하니까 알아서 생각해요. 난 더 말 안 할래요.” 그는 일어나서 그녀에게 다가가 아이를 안았다. “너가 무슨 말 하고싶어 하는지 알아. 넌 예군작이 진짜 예군작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거고… 전지랑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근데 증거는? 증거가 없어.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확신하면 안돼.” 온연은 그가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 얘기는 몽요한테 안했어요. 그저 의심일 뿐이니까요. 예군작을 만나봤는데, 뭔가 낯선 듯 익숙한 느낌이 이상했어요. 게다가 제도에 오자마자 당신을 노렸잖아요. 비록 엄청 나쁜 짓은 안 했지만요. 근데 그 사람이 일부러 몽요한테 접근한 건 이상하죠. 그리고 저번에 만나러 갔을 때, 나중에 콩알이가 말을 배우면 삼촌이라는 단어를 알려주라는 말까지 했어요.” 목정침은 이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됐어, 증거가 없으면 아무 소용없어. 난 콩알이 데리고 산책 좀 할게.” 정원. 목정침은 임집사에게 예군작 관련된 정보를 다시 한번 보고 받았다. 남아프리카라는 이장소가 우연 치고는 너무 잘 들어 맞았다. 전지도 남아프리카에서 실종됐었고 시체도 없이 사라졌다. 시체가 없다는 건 살아 있다는 말이지 않을까? 원래의 예군작은 장애인이었지만 오늘의 예군작은 아니었다. 그럼 당연히 예군작이 장애인 인척 연기를 해왔다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었다. 결론은, 예군작이 전지냐 아니냐 라는 문제는 더 조사를 해봐야 했다. 물론 아닌 게 제일 좋았다. 왜냐면 예군작이 진몽요를 향한 목적은 너무 확실했고, 만약 예군작이 전지하면 진몽요와 경소경은 위험했다. 다음 날, 온연은 아이가 깨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이른 시간이라 해도 아직 뜨지 않았고 임집사가 그녀를 데려다 주었다. 그녀는 이미 목정침에게 할 일을 맡겼고, 나올 때 유씨 아주머니와 함께 나오라고
그녀는 지금처럼 이렇게 진함을 그리워한 적이 없었고, 그 중 증오도 섞여 있었다. 거의 8시가 다 되자, 경소경의 차 부대는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몽요가 임신을 해서 피곤할까 봐 많은 과정은 생략했다. 경소경은 집으로 들어가 진몽요를 안아 차까지 태웠다. 온연은 진몽요 곁에 딱 붙어서 그들과 함께 차에 탔고, 조수석에 앉았다. 두 사람은 뒷좌석에 앉았고, 강령은 다른 차에 탑승했다. 거의 도시 반 바퀴를 돌아 호텔에 도착했을 땐 거의 11시가 다 되었다. 온연은 결혼식장에 들어가자 사람들 안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목정침을 보았다. 잘생기고 키가 훤칠한 남자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아이가 자신을 보면 소란을 피울까 봐 인사를 하지 않았다. 결혼식장은 예쁘게 꾸며져 있었고, 천장까지 꾸며져 있었다. 사방은 하얀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특히 신랑신부가 걷는 그 길은 바닥에 꽃이 잔뜩 뿌려져 있었다. 하얀 장미와 빨간 장미가 섞여 있는 게 신성했다. 길이 입구엔 꽃으로 꾸며진 문이 있었고, 따뜻한 색감의 형광등이 둘러 쌓여 있었다. 콩알이는 장식들을 잡고싶어 했지만 목정침이 막았다. 시계 방향이 12시를 가리킬 때쯤, 강령이 진몽요를 끌고 경소경 앞으로 왔다. 경소경은 딱 맞는 수트를 입고 있었고, 머리부터 발 끝까지 흐트러진 곳이 없었다. 듬직한 그의 모습은 자체 발광이었고, 여자들은 이렇게 잘 생기고 완벽한 남자가 결혼한다는 사실을 아쉬워할 뿐이었다. 진몽요는 오늘 쑥스러워서 그를 보지 못 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경소경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당신 오늘 정말 예뻐요.” 그녀의 볼은 더 빨개졌고, 드디어 강령은 그에게 그녀의 손을 맡겼다. “소경아, 우리 몽요 이제 너한테 맡길게. 절대 괴롭히면 안된다.” 경소경은 진지하게 말했다. “네, 어머님. 이 사람한테 정말 잘 할 거예요. 이 사람은 제가 인생에서 만난 것 중에 제일 아름다운 사람이거든요. 같이 맞춰가면서
그 순간 진몽요는 눈물이 나서 화장이 망가질까 봐 숨도 크게 쉴 수 없었다. 주례사는 이어서 그녀에게 물었다. “신부 진몽요는 신랑 경소경을 남편으로 맞이할 준비가 되었습니까? 두 사람은 앞으로 평생을 함께 하며,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보호하며 그녀가 건강하든 아프든, 돈이 많든 없든, 무슨 일이 있어도 늘 그에게 충성을 맹세할 수 있나요?” 진몽요는 훌쩍였지만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네, 맹세합니다!” 주례사는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 두분께서 반지를 교환하세요.” 옆에 있던 들러리들이 반지함을 들고 왔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반지를 끼워주었다. 주례사가입을 맞춰도 된다고 하기 전에 경소경은 참지 못하고 진몽요의 빨간 입술의 입을 맞췄고, 그녀의 입술에서만 나는 향기를 느꼈다. 드디어, 그녀는 그의 것이 됐다. 아래 있던 관중석에선 하람의 환호성이 제일 컸다. 그녀는 이미 부잣집 사모님 이미지를 버리고 제일 기쁘게 소리치고 박수치며 그들을 축하해주었고, 옆에 있던 경성욱에게 말했다. “30년 키운 자식이 드디어 한 건 했어. 그동안 고생했다 정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녀의 말에 웃었고 민망했던 경성욱은 그녀를 말렸다. “너무 흥분하지 말고 좀 진정해.” 하람은 진정할 수 없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그녀는 진몽요가 피곤할까 봐 미리 준비해둔 편한 신발을 진몽요에게 직접 신겨주었다. “몽요야, 임신중이라 힘들텐데 손님들한테 인사는 안해도 돼. 휴게실에서 좀 쉬고 있어. 맛있는 건 내가 다 가져다 줄게. 오전내내 이것저것 하느라 너도 피곤하겠다.” 진몽요는 하람이 쭈그려 앉아 자신에게 신발 신겨주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듯해졌다. “엄마, 정말 감사해요.” 하람은 고개들어 웃었다. “괜찮아, 가족끼리 고마운 게 어딨어? 난 너가 우리 가족이 되는 이날만을 기다렸어. 난 널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너가 참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우리 경가네 사람이 됐네. 우리 소경이가 평생 처음으로 효도했어.” 진몽요는 웃
하람이 말했다. “그럼 난 나가볼 게. 둘이서 얘기 나눠.” 하람이 나가자 두 사람은 마음 편히 대화를 나눴다. 하람 앞에서는 진몽요가 살짝 내숭을 떨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연아, 넌 왜 목청침씨한테 결혼식 다시 해달라고 안 해? 난 식장 들어오자마자 놀랐어. 식장이 너무 예쁜 거야. 근데 결혼식만 끝나면 다 정리해야 하는 게 좀 아깝더라고. 분명 결혼식에 돈도 많이 쓰셨을 텐데. 경가네 식구들이 날 너무 중요시 여겨주는 거 같아서 난 지금 너무 행복해 ~” 온연은 어깨를 들썩였다. “나랑 목청침씨는 이미 오래된 부부잖아. 뭐하러 결혼식을 다시해? 그냥 이렇게 사는 거지. 가끔은 아쉬울 때도 있지만 다시 할 필요까지는 없는 거 같아. 사람은 좀 성숙해야 할 필요가 있어. 애가 돌이 거의 다 되어 가는데 결혼식 다시 올리면 사람들이 비웃어.” 진몽요는 닭다리를 오물거리며 말했다. “난 너랑 가치관이 다른가 봐. 나였으면 꿈에 나올 정도로 아쉬웠을 거 같은데. 꼭 다시 해야 마음이 풀렸을 거야. 아까 목정침씨가 콩알이 안고 밖에 있던데 찾으러 안 갔어?” 온연은 고개를 저었다. “안 갔어. 좀 혼자 있고 싶어. 애가 날 보면 안아 달라고 칭얼거릴 텐데, 매일 안고 있다간 팔 떨어지겠어.” 진몽요는 웃었다. “그렇게 작은 애 좀 안고 있는다고 어떻게 팔이 떨어져? 너무 오버하지 마.” 온연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어차피 너도 나중에 나처럼 되겠지. 해보면 알 거야. 너 배가 좀 커졌네. 조금만 자세히 보면 바로 보이겠어.” 진몽요는 그제서야 생각난 듯 뒤에 조여 있던 끈을 살짝 풀었다. “이거 너무 쪼여. 밥 먹고 옷 다시 갈아입어야겠어. 드레스는 예쁜데 불편해.” 오후 2시 넘어서야 결혼식이 끝나갔고, 진몽요는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갔는데 오늘은 느낌이달랐다. 예전에 그녀는 동거하는 여자친구였다면 이제는 이 집의 주인이었다. 경소경은 그녀가 집을 둘러보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 “뭐해요? 여기서 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