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61 - 챕터 1070

1359 챕터

제1061장

아이가 잠에 들자 이미 1시간이 지났다. 온연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목정침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뭐해요?”  그가 불평했다. “넌 낮에 일하고 집에 오면 애만 보고, 남은 시간은 잠만 자는데 나한테 투자하는 시간은 없는 거야?”  그녀는 이불속으로 들어가 편하게 숨을 쉬었다. “내가 나가서 일하는 게 싫어요? 본인이 허락했으면 되돌릴 수 없어요. 난 지금의 생활이 좋은 걸요. 저녁에 잠은 당신이랑 자잖아요. 아이랑 자는 것도 아닌데 따지고 보면 당신이랑 있는 시간이 더 길죠. 애한테까지 질투를 해야겠어요? 본인 아들이잖아요.”  그는 누워서 그녀를 품에 안았다. “나랑 같이 자는 건 맞지만 애 보고 방에만 오면 바로 잠들잖아. 눈 뜨면 또 아침이고, 또 새로운 하루잖아. 내가 베게랑 뭐가 달라? 그냥 다른 침구류랑 다를 게 없어.”  바쁜 하루를 보낸 온연은 더 이상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그에게 입을 맞추자 그의 잔소리가 멈웠다.  갑자기 불이 붙은 그가 더 깊게 들어오려 하자 그녀는 얼른 밀어냈다. “나 그 날이에요…”  ‘펑’  마치 무언가가 깨진듯 목정침은 그대로 굳었다. “거짓말이지?”  그녀는 진지하게 고개를 저었다. “정말이에요, 이번엔 2일 정도 빨라졌어요. 당신 예전에는… 아니… 이런 요구 별로 없지 않았어요? 왜 갑자기 달라진 거 같죠?”  그는 이불로 얼굴을 가리고 마음이 매우 심란해져 있었다. “남자는 숨이 붙어 있는 이상 욕구가 없을 수가 없어.”  그녀는 또 하나의 이상한 지식을 터득했다. 그랬구나, 그는 평소에 욕구가 없는 척했던 거겠지? 예전에 있던 몇몇 상황들을 떠올려 보니 그녀는 그가 참았던 순간들이 생각이 났다…  직감적으로 그녀는 눈 앞에 이 남자를 달래줘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그의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서 편안한 자세를 취한 뒤 화제를 돌렸다. “그 서예령이라는 인턴, 정직원 됐어요?”  그가 대답했다. “아니, 인턴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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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장

한참동안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무런 답이 없자, 그는 안야가 집에 있는데도 그인 걸 알고 일부러 문을 안 연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갑자기 안야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왜 여기에 계세요?”  그가 뒤를 돌자 안야는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이제 막 집에 왔다. 그녀는 잠깐 장보러 갔다 온 모양이다. “할 얘기가 있어서요.”  안야는 당황해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어… 네, 우선 문 열어 드릴 테니까 들어가서 얘기해요.”  집에 들어서자 경소경은 집을 둘러보고 물었다. “아택이랑 결혼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왜 이런 월세 아파트에서 살게 하는 거예요?”  안야는 순간 대답하지 못 했다. 그녀는 아택에게 다른 자가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고,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고, 차 한 대 있는 것만 알았기에 질문을 피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 그… 예전 일 때문인가요?”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대로 말해요. 누가 시킨거죠?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상황이 들어맞을 수가 있어요? 그쪽이 임신한 기간이 그 날 저녁이랑 시간이 비슷하잖아요.”  안야는 긴장되서 옷깃을 잡았다. “그런 일 시킨 사람 없어요… 제가 병원에서 말했듯이, 저랑아택씨는 두 세번 만나봐서 잘 알지는 못 했지만, 어느 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예상치 못 하게 임신이 됐을 뿐이에요. 그저 다 우연이었어요. 그 일은 제 잘못이니까 몽요 사장님이랑 소경씨한테 사과드릴게요. 그러니까 저 좀 내버려 두시겠어요? 저는 지금 그냥 아택씨랑 평화롭게 살면서 아이 낳고 싶어요. 더 묻지 마세요…”  그녀의 사소한 행동이랑 말투 그리고 사건 설명 모두다 놓치지 않은 그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확신했다. “나랑 몽요씨랑 결혼하기 전 날에, 예군작이 그 사람 교통 사고 날 뻔한 거 구해준 거 알아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아요. 아택씨가 말해줬어요.”  그는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 다면 어떻게 그 사람을 위해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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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장

안야는 이를 꽉 깨물고 마음을 먹었다. “사실 제가 아는 것도 많지 않아요. 제가 아는 건 예군작이 장애인인 척을 하는 거랑… 그리고 몽요 사장님을 사랑하는데 3년이나 걸렸다고 했어요. 그 분은 소경씨랑 몽요 사장님을 갈라 놓고 싶어했는데 그거 말고는 정말 몰라요. 제가 다 알려드렸으니 몽요 사장님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사장님이 알게 되면 전 정말 죽음이에요!”  3년......  경소경의 머릿속엔 딱 하나의 이름이 떠올랐다. 전지.  전지는 진몽요가 3년동안 사랑했던 남자이고 그를 질투하게 만든 남자였다.  그의 마음속엔 수만개의 넝쿨이 자라나 그의 심장을 조여오는 듯했다. 만약 예군작이 정말 전지라면 이 모든 게 말이 됐다. 웃긴 건, 진몽요는 전지를 3년동안 사랑했지만 전지는 그 3년동안 그녀를 사랑하려 했고, 그녀의 가족까지 해쳤다.  아파트에서 나온 그는 바로 회사로 향했다.  사무실을 지나칠 때 진몽요를 보자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오는 길에 사온 과일을 그녀에게 건넸다. “일할 때 배고프면 먹어요.”  진몽요는 웃으며 받았다.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난 당신이 고객이랑 점심까지 먹고 올 줄 알았는데.”  그는 웃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해 보였다. “당신이랑 먹어야지 왜 고객이랑 먹어요? 고객은 아내만큼 중요하지 않아요. 난 일하러 갈 게요, 이따 점심 때 맛있는 거 먹어요.”  그는 회사에서 그녀에게 오글 거리는 행동을 거의 안 하는 편이다. 평소에는 절대 공과 사를 늘 잘 지켰는데, 오늘은 좀 이상했다. 그녀는 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동료들이 부러워하기 전에 얼른 그를 보냈다.  점심시간. 그녀가 고기를 먹고 싶어하자 그가 얼른 데리고 나갔다. 그녀는 먹기만 했고, 그는 옆에서 굽기만 했다.  이때, 그가 물었다. “만약 전지가 돌아왔어도 당신한테 아무런 영향도 없는 거죠?”  진몽요는 몸이 굳었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전지의 이름을 절대 언급하지 않는데 갑자기얘기를 꺼내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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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장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다시 식탁으로 데려와 밥을 먹이고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그는 전지 얘기를 꺼내서 그녀를 놀래키면 안됐지만 그는 그녀가 이런 반응일 줄 몰랐다. 그는 전지가 이미 남아프리카에서 죽었다고 확실하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모든 게 뜻대로 되지만은 않았다.  주말. 경소경은 진몽요를 친정에 데려다 주었고 저녁에 데리러 온다고 말한 뒤 그는 목가네로 향했다.  목정침을 만나서 그는 자신이 아는 걸 다 말했다. 목정침은 고민하더니 방법을 제시했다. “예군작이 전지인 걸 알고 싶으면 DNA 검사해보면 바로 알겠지.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는 거 아니야? 그럼 더 쉽지, 혈액으로 바로 해볼 수 있잖아.”  경소경은 망설였다. “만약 진짜 전지면 어떡해?”  목정침은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누가 날 안 건들이면 나도 가만히 있지만, 건들이면 절대 가만히 안 있지. 난 철륜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진 않아. 난 걔가 제일 죽길 바라는 사람이야, 걘 이미 남아프리카에서 죽었어야 됐어. 소경아, 너도 이제 확실히 해야 해. 너도 예상했잖아. 만약 그 사람이 전지라면 진몽요 때문에 돌아온 거라는 거. 제일 위험한 건 내가 아니라 너야.”  경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한 빨리 처리할 게. 예가네 사람들은 경계심이 많아서 병원에 경호원도 있으니까 병원 사람한테 연락해서 혈액 좀 빼돌려 달라고 행지 안전하게. 만약 예군작이 정말 전지라면 일이 복잡해지겠어. 예군작은 그때의 전지보다 상대하기 어려울지도 몰라, 예가네라는 방어막이 있으니까. 그럼 난 가볼게, 온연씨한테 내가 여기 왔다는 거 몽요씨한테 비밀로 하라고 해줘. 몽요씨한테 아리고 싶지 않아.”  목정침은 위로하듯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나도 생각이 있어, 걱정 마.”  목가네에서 나오자 경소경은 고민했다. 예군작이 머무르고 있는 병원에 아는 의사가 없었기에 간호사를 찾아갔다. 예군작 같은 사람은 분명히 전용의사가 있을 테니 다른 의사가 가까이할 수 없을 테지만 간호사는 다르기에 위험 요소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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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장

간호부장은 어쩔 수 없었다. “어쩌겠어. 예가네 사람은 호락호락 하지 않잖아. 새로 가서 뽑아와야지 뭐.”  아택은 그 간호사를 쫓아간 뒤 일부러 부딪힌 후, 간호사 주머니에 있던 혈액 샘플을 바꿔치기했다. “죄송합니다.”  간호사는 습관적으로 주머니를 만졌고, 혈액 샘플을 확인했다. “괜찮아요.”  아택은 그 자리에 서서 멀어지는 간호사를 보며 조심스럽게 뒤를 밟았다.  간호사가 혈액을 경소경에게 건네는 걸 보자 그는 얼른 병실로 돌아왔다. “도련님, 아까 그 간호사는 경소경이 보낸 사람입니다. 혈액 샘플을 경소경에게 주긴 했지만 제가 중간에 바꿔치기 했습니다.”  예군작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제 나를 의심한다 이거지? 이렇게 빨리?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이렇게 빨리 의심할 수가 없는데…”  아택은 살짝 찔려서 그때 안야를 데리고 검사를 받으러 왔을 때 경소경과 진몽요를 마주친 걸 말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결국 말하지 않았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자신이 자백을 해봐야 좋을 게 없었다. “아마 도련님이 장애를 갖지 않으신 게 들통나서 의심을 하게 된 게 아니나 싶습니다. 어르신도 이것 때문에 알게 되셨잖아요. 그날 도련님이 혼자서 진몽요씨를 구하러 가신 것도 조금 수상하게 여겼을 수 있습니다. 근데 진몽요씨는 다음 날에 바로 경소경이랑 결혼하고 지금까지 병문안 한번 안 온 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  예군작의 눈빛은 어두워졌다. “너무하고 말고 할 것도 없어. 내가 빚진 거야. 그 날 내가 그 자리에서 죽었어도 난 후회 안 해. 그 사람이 안 오는 건 경소경이 못 오게 해서겠지. 이해해.”  아택은 침묵했다. 눈 앞에 예군작이, 그가 알던 냉철하고 잔인한 예군작이 맞나? 그는 여자 때문에 자신을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혈액을 얻은 경소경은 재빨리 검사를 하러 향했다. 그는 빨리 결과를 안 다음에 그 다음 일을 처리하고 싶었다.  원래 온연은 이 일을 몰랐지만 저녁에 목정침이 샤워를 다 하고 타올만 걸치고 있을 때 그녀는 그의 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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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장   

온연이 갑자기 물었다. “당신은 예군작이 전지였으면 좋겠어요?”  목정침은 침묵했다. 그는 그녀의 말이 무슨 의민지 몰랐다.  그가 대답이 없자 그녀는 더 묻지 않았다. “난 콩알이 좀 보고 올 게요. 당신도 일찍 쉬어요.”  안방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목정침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는 오늘밤 또 한번 버려졌다. 콩알이가 태어난 뒤로는 그는 이 집에서 찬밥신세가 된 것처럼 유씨 아주머니보다 못 했다. 적어도 매일 퇴근하고 돌아오면 온연은 유씨 아주머니에게 아이에 대해서 물어보기라도 하지만 그는 정작 그 정도 위치에도 못 미쳤다. 오랜만에 온 주말인데 온연은 여전히 아이 주변에만 맴돌고 있었다.  찬물이 끼얹어 진 것처럼 그는 마음 편히 잠에 들 수 없었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그는 임립이나 경소경에게 전화를 걸어서 술이나 마시자고 했겠지만, 임립은 이제 없어졌고 경소경은 또 진몽요의 곁을 지켜야하고, 그도 아내가 있으니 모든 게 예전과는 달라졌다.  그는 술을 한 병 따고 창문 앞 의자에서 우울하게 마시고 있었다. 사실 그는 온연이 한 질문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전지가 살아있길 원하냐고 묻고 있었다.  그가 원할까? 전지는 그의 유일한 형제이지만… 목가네의 수치였다. 그는 그저 각자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전지가 그렇게 만들지 않았기에 전지를 죽게 만들었다.  그는 전지가 예군작이 아니길 바랐고, 그는 전지가 어떠한 형태로도 살아있길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온연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이유는 그녀가 실망한 눈빛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애초에 그녀가 원하는 선량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느 새 그는 술을 반 병을 넘게 마셨고, 너무 급하게 마셔서 그런지 목이 아파왔다. 마지막통증이 사라질 때쯤 목에 남은 술의 잔향이 중독적이었다.  온연이 방으로 들어왔을 때 그가 혼자 창문 앞에서 술을 마시고 있자 어안이 벙벙해졌다.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고 예전에도 그는 늘 그랬다. 집에 돌아오면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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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장

그가 술기운에 가까이 다가오니 그녀는 고개를 피했다. “뭐해요? 술 많이 마셨으면 그냥 자요, 나 졸려요…”  그는 갑자기 그녀의 턱을 잡고 그녀를 강제로 자신을 보게 만든 다음, 어둠 속에서 그 누구의 감정도 보이지 않았지만 온연의 심장은 빨리 뛰고 있었다. 그녀가 피하려고 하면 그의 손엔 더 힘이 들어갔고 그녀는 그가 마음대로 하길 두었지만 또 다크서클이 내려온 채로 출근하기 싫었다.  부드러운 입술이 맞춰지고, 그녀는 그의 입에서 남은 술향기에 정신이 어지러워졌다. 사실 그는 늘 예전의 목정침이였는데, 그녀의 앞에서만 그가 원하는 남자인 척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몰랐다. 질문이 실수였을까, 술잔을 뺏은게 실수였을까?  그가 떨어지자 그녀는 크게 공기를 마시며 하마터면 질식할 뻔했다. 키스는 분명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건데, 왜 그녀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걸까? 그가 너무 강압적이었나?  그녀는 도저히 술마신 남자랑 얘기하고 싶지 않아, 유일한 방법은 내일 아침 그가 술이 깨면 대화를 나누는 거였다. 그가 무방비 상태였을 때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와 문 앞으로 뛰어갔다. 손잡이를 잡은 그 순간 그녀의 허리는 들렸고, 다리가 땅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발버둥쳤다. “이러지 말아요… 당신 이러면 나 무서워요!”  목정침은 살짝 굳어 그녀를 내려 놓았다. 그녀가 다시 한번 문을 열려고 할 때 그는 강제로 그녀를 잡아서 한 손으로 문을 지탱하고 그녀를 자신의 몸 안에 가뒀다. 그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미묘한 목소리로 말했다. “연아, 너 지금 말썽피우고 있어.”  온연은 문에 기대어 다리엔 힘이 살짝 풀렸고, 왜 이 말이 익숙하게 들리는 걸까? 예전에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그동안 그녀가 너무 사랑받았던 걸까? 그는 이제 참지 않는 건가? 그녀는 그가 예전이랑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그는 그저 그녀가 임신을 한 뒤로 그녀의 말을 잘 들어줬을 뿐이다.  “오늘 저녁은 나랑 같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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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장

온연은 그를 노려봤고, 그가 자신을 놀래켜서 초래한 일 아닌가? 물린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근데 어제 저녁에 물은 건데 왜 아직도 빨개져 있을까?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그에게 다가가 옷을 열어보자 깜짝 놀랐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녀에게물린 부위가 빨갛게 이빨 자국이 남아 있었고, 보기만 해도 놀랄 정도였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약 좀 바를래요? 빨개졌어요. 알러지 생길 거 같은데…”  목정침은 따듯하게 그녀를 보았다. “아니, 알아서 낫겠지. 내 피부 알러지 잘 안 나. 근데 술도 마시고 물렸으니 알러지가 날 수도… 내일이면 괜찮아 질 거야.”  경소경은 아무렇지 않게 대화주제를 돌렸다. “맞다, 정침아. 내일 아침에 내가 일이 있어서 그런데, 몽요씨 좀 회사에 데려다 줄 수 있어? 내가 시간이 없어서. 퇴근할 땐 내가 갈게.”  목정침은 ‘응’ 이라고 대답만 했다. 온연도 내일이면 예군작의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는 걸 알고 있었다.  진몽요는 너무 번거롭다고 생각했다. “왜 멀리까지 데리러 오라고 그래요? 내가 운전해서 출근할 수 있어요. 내가 운전 못 해서 그런가 본데, 그동안 나 사고난 적 한번도 없었잖아요.”  경소경은 웃었다. “혹시 모르잖아요. 조심할수록 좋죠.”  점심. 경소경과 진몽요는 목가네에서 점심을 먹었고, 콩알이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신났는지 계속 식탁으로 기어가 작은 손으로 이것저것 막 집다가 접시 하나를 깨트렸다.  진몽요는 웃으며 물었다. “이제 일반식 먹을 때 된 거 아니야? 분유랑 물 말고 아직 아무것도 안 먹여봤지?”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내가 요즘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이제 일반식 먹을 때 된 거 같긴 하네.”  진몽요는 수저에 국을 살짝 떠서 아이에게 먹여주었고, 아이는 기뻐서 손발을 막 움직였다. “봐봐, 벌써 이 나기 시작했잖아. 이제 다른 거 먹어도 돼. 배고팠는지 내 수저까지 씹어 먹으려 하는데?”  온연은 식탁 위에 있던 하얀 새우의 껍질을 벗겨,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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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장

온연은 아이에게 장난을 치며 말했다. “일 얘기겠지. 목정침씨는 서재에서 얘기하는 게 습관이라 못 고쳐. 우리가 익숙해지는 수밖에.”  진몽요는 투덜거렸다. “그러네. 연아, 내일 네 남편이 나 출근 길 데려다 주는데 질투 안 나?”  온연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질투할 게 뭐 있어? 임산부한테 질투한다고? 됐어, 다른 여자였으면 화가 머리 끝까지 났을 텐데 너는 목정침씨가 직접 운전해서 데려다 준다고 해도, 너가 조수석에 앉아도 괜찮아. 우리가 무슨 사인데~”  진몽요는 갑자기 계단 쪽 눈치를 보다가 목소리를 낮췄다. “연아, 저번에 내가 경소경씨랑 밖에서 밥 먹는데 갑자기 만약 전지가 돌아오면 나한테 영향을 끼치냐고 묻더라. 첫 사랑이 정말 잊기 어려운 건지 궁금해서 물어봤다고 해명하긴 했는데, 뭔가 수상해. 전지가 나한테 어떤 일을 했는지 뻔히 아는데, 내 앞에서 전지 얘기 꺼낸 적 한번도 없었거든. 절대 전지 얘기로 날 떠볼 사람도 아니고. 그래서 좀 의심스러워…”  온연의 마음은 살짝 내려 앉았다. 진몽요가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여자인지라 세심할 때가 있었다. 그녀는 한참을 뜸들이다가 말했다. “너가 신경 쓰려서 물어본 거겠지. 다른 여자만 맨날 만나다가 널 위해서 이제 막 정직해졌으니 당연히 너도 다른 사람을 품었을까 봐 걱정하는 거야. 예전에 자신이 그랬으니 지금도 그게 제일 두렵겠지.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진몽요는 그래도 마음이 불안했다. “연아, 솔직히 말해봐. 전지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을까? 난 널 제일 믿어서 너는 날 안 속일 거라고 생각해.”  온연은 눈동자를 내리깔았다. “몽요야, 그때 전지가 남아프리카로 도망갔을 때 목정침씨가 사람 시켜서 처리했어. 마지막엔 시체까지 사라져 버렸지만. 전지가 죽었는지, 돌아올지는 아무도 몰라.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지금 그냥 잘 사는 거야. 아무도 미래는 모르는 거잖아. 나중에 설령 돌아왔다고 해도 어쩔 거야? 넌 지금 경소경의 아내잖아.”  진몽요는 벙쪘다. “나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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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장

목정침은 그녀를 보았다. “감염 예방 주사라도 맞으러 가야하는 거 아니야?”  그녀는 입술을 내밀었다. “진짜 나를 고양이 취급하는 거예요? 당신이 먼저 나 놀래킨 거였잖아요! 누가 술 먹고 꼬장부리래요?”  그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표정이었다. “내가 언제 꼬장부렸어? 그건 불만을 토로한 거야. 내가 말했었는데 넌 신경조차 안 썼잖아! 내가 그정도 술 마시고 취했겠어? 난 이미 너가 평소에 난 너무 방치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었어.”  온연은 할 말이 없었다. 맞다, 그가 얘기했었지만 그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에게 그는 늘 크고 듬직한 존재였기에 다른 사람에게 위롤 받거나 무시를 당하는 존재가 아니었고, 늘 제일 높은 곳에서 다른 사람을 내려다보는데, 정말 그녀의 관심이 필요했던 걸까?  그녀는 살짝 한숨을 쉬었다. “알겠어요, 앞으로 안 그럴게요. 난 당신이 그런 사람일 줄 몰랐어요.”  그의 민감한 신경이 건들여졌다.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 어떤 사람인데? 왜 나한테 욕을 하는 거 같지?”  그녀는 피식 웃었다. “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내 말은, 8살때부터 내 눈에 당신은 늘 크고 듬직한 존재였어요. 외로워도 강인해서, 다른 사람의 보살핌도 필요 없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중요치 않으며 누구의 동정도 필요 없으니 내 관심은 더더욱 필요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거기까지 생각 못 했던거죠.”  목정침은 그녀를 부드러운 눈빛으로 보았다. “난 늘 너한테 관심 받길 원했어.”  온연의 심장은 살짝 빠르게 뛰었고, 놀란 눈으로 그를 보며 길다란 속눈썹은 흔들리고 있었다. 이 대답은 전혀 예상치 못 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동병상련으로 시작해서, 나중엔 죄책감 때문에 서로를 의지했지… 만약 너가 없었다면 사실 이 세상은 나한테 아무런 의미도 없었어. 넌 어둠속에서 갑자기 빛 한 줄기가 들어오는 그런 기분 알아? 너가 그 빛이야, 내 마음속에 빛.”  그녀는 뭔가 만족스럽지 않았고 뭔가를 빠트린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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