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01 - 챕터 1010

1359 챕터

제1001장

그가 드디어 예군작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하자 그녀도 더 이상 그를 많이 원망하지 않았지만 바로 화가 다 풀린 건 아니었다. 그가 아까 한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녀가 원해서 낳은 아이라고? 그게 사람이 할 말인가?  그녀는 나긋하게 말했다. “나 졸려요… 당신이 가서 애랑 자요. 오늘은 내가 여기서 잘게요.”  그녀가 침대에 누워 움직이려 하지 않는 모습에, 헝클어진 머리와 가녀린 손을 보니 매혹적이었지만 안쓰러웠다. 그는 그녀의 몸을 살짝 두들겼다. “다음에는 나랑 애기 버리고 혼자 놀러 나가지 마. 너 없이 나 혼자서 못 키워. 오늘은 쉬어, 애는 내가 재울게.”  온연은 말할 기운도 없어서 그저 알겠다는 의미로 팔만 흔들었다. 이 모든 걸 해결하고 나니 다시 씻고 잘 힘도 없었다.  백수완 별장.  경소경은 집에 도착하자 마자 씻으러 갔고 진몽요는 이미 씻었었기에 다시 씻을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방금 예군작의 문자를 받았다. ‘잠깐 해성에 다녀와야 할 일이 좀 생겼어요. 이제 귀찮게 할 사람들 없을 테니 안심해요. 몸 잘 챙기고요.’  그녀는 문자를 들키면 경소경과 또 싸우게 될까 봐 보자마자 삭제해버렸다. 거의 새벽 5시여서 그녀는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았다. 경소경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그녀는 불쌍하게 그를 보았다. “나 배고파요.”  경소경은 그녀를 보던 눈빛이 달라졌다. “지금은 좀 그렇지 않아요…?”   그녀는 투덜댔다. “당신이 먹고싶다는 게 아니라 진짜 배가 고프다고요! 먹을 거 없어요? 날도 밝았는데 아침이라도 먹고 자요. 아니면 배고파서 잠 못 자겠어요.”  경소경은 그제서야 이해했다. “알겠어요, 이따 뭐 좀 해줄게요. 내려가서 기다려요, 침대에서 잠 들지 말고요.”  그가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진몽요는 뒤로 몰래 다가가 그를 안았다. “정말 당신 아이 맞아요. 나랑 예군작씨는 그냥 밥 친구였어요. 잠자리는 물론이고 손도 안 잡았어요. 대화내용도 거의 일상적인 것들이라 썸 이런것도 없었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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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장

예군작이 결혼을 한다? 진몽요는 당황했다. “결혼한다고요? 정말이에요? 난 몰랐어요. 내가 자뻑이 너무 심했나 봐요. 어쩌면… 나한테 사심이 없었을 수도 있겠네요. 생각 해보니 그래요. 어떻게 임신한 여자한테 그럴 수 있겠어요? 내가 잘난 것도 없는데. 그럼 예전에 아이 지우라고 한 거 좀 너무 했으니까 지금 사과해줄래요?”  경소경은 살짝 머리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미안해요. 됐죠? 나가서 기다려요, 거의 다 됐어요. 내 말 듣고 앞으로 예군작이랑 연락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기분이 좋아져 얌전히 식탁으로 가서 기다렸다. 사실 그녀의 다급한 전화에 그가 이미 오고 있다고 말을 했을 때부터 화가 이미 풀려 있었다. 제일 중요할 때 그는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녀가 만족을 못 할 이유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나니 날이 이미 밝아 있었다. 두 사람은 밤을 새서 너무 졸린 상태였다. 침대에 눕자 진몽요는 문어처럼 경소경은 감싸 안았고 경소경은 그녀의 팔과 다리를 옆으로 밀어냈다. “건들이지 말고 가만히 잠만 자요.”   진몽요는 그의 이런 태도에 불만을 가졌다. “뭐에요? 안는 것도 안되요? 설마 아직도 속으로 거리두고 있는 거예요? 아니 당신이 내 바람 현장을 목격했어요? 증거 있어요? 그냥 단순한 심증이잖아요. 됐어요, 나도 강요 안 해요.”  경소경은 그녀를 잠깐 보더니 다시 누웠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진몽요는 경소경이 이미 나간 걸 발견했고 시간은 오후 4시였다. 최근 뉴스를 보니 그녀는 경소경이 왜 예군작의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이해가 됐다. 어제 저녁 뉴스에 나왔고 그녀가 이제 본 것이었다.  어쩐지 예군작이 해성에 잠깐 다녀온 다는 말은 결혼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 사람한테 밥을 많이 얻어먹으면서 친구가 됐고, 지금 어떻게 됐든 다 각자의 원래 위치로 돌아갔으니 그녀는 축복의 선물을 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예가네도 유명한 가문이니 값이 있는 걸 선물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일어나서 세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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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장

예군작의 반응은 아무렇지 않았다. “고마워요.” 말이 끝나자 전화도 끊겼다.  예군작은 창문 앞에 앉아 바깥에 있는 예가네 정원에 있는 분수대를 보면서 멍을 때리다가 진몽요에게 집 주소를 보냈다. 그가 결혼하기 싫은 걸 그녀가 알리 없었다. 그가 유일하게 하고 싶은 건 그녀의 품에 안겨 영원히 곁은 떠나지 않는 것이었지만 불가능했다.  갑자기,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가 휠체어를 돌려 문 앞을 보자 국가네 보물 국청곡이 예가네 집사의 안내하에 안으로 들어왔다. 국청곡은 그가 성에 차지 않았다. 이미 그가 장애인인 걸 알고 있었고, 들어올 때부터 턱을 치켜 들고 그를 경멸하는 눈빛이었다. 그는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별 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고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녀는 빨간색 예복에 구두와 신발도 같은 색이었다. 키도 크고 얼굴도 청순한 게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몇 천만원은 쓴 것 같았다. 또 돈 많고 무식한 아가씨를 보니 아무리 예뻐도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국청곡은 예군작을 보더니 그가 장애가 있어도 잘 생겼다고 느껴 몇 번이나 쳐다봤다. 예가네 집사는 적절한 타이밍에 두 사람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었고 국청곡은 헛기침을 두 번했다. “아빠가 그쪽 만나러 와보라고 해서요… 그래도 결혼하기로 했으니 얼굴은 알아야죠.”  예군작은 여유롭게 그녀를 보았다. “안 내키지 않아요?”  그녀는 의아했다. “뭐가 안 내켜요?”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장애인한테 시집오고 싶어요? 저는 제가 사랑하지 않는 여자가 시집오는 거 싫던데요…”  국청곡은 자존심이 상해서 약간 화가 났다. “저라고는 그쪽이 좋은 줄 알아요? 다들 이거 정략결혼인 거 알잖아요. 근데 내키지 않을 게 뭐가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달라지는 게 있어요? 당신 같은 장애인이 뭐라고 날 평가해요? 전 그래도 아무 말 안 했어요.”  예군작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문 들어설 때부터 싫다는 게 얼굴에 적혀 있던데요 뭘. 괜찮아요, 나도 상관없어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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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장

예군작은 국청곡이 어떤 사람인지 이미 알았다. 어르신이 이미 전형적인 돌머리라고 상대하기 쉬울 거라고 말해주었다. 오늘 보니 정말 그랬다. 손에 있던 담배를 다 피고 그는 일어나서 국청곡에게 다가갔다.  국청곡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다…당신! 장애인 아니었어요?!”  그는 그녀에 앞에 똑바로 서서 몸을 살짝 숙이고 그녀의 턱을 잡았다. “어차피 결혼할 사인데 우리 사이에 비밀이 있으면 안되죠. 이건 그냥 보여주기 식 연기예요. 내 비밀 지켜줄 꺼죠? 아무한테도 말해선 안돼요. 알겠죠?”  국청곡은 이불 시트를 꽉 쥐었고, 그의 깊은 눈동자에 블랙홀처럼 빠져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잠시 넋이 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 다음, 둘의 입술이 맞춰졌다. 국청곡은 집안에서 유일한 딸에 오빠 두 명이 더 있었다. 그녀의 숙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국가네는 해성에서 두번째로 잘 나가는 집안이었기에 무조건 예가네와 혼인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다른 이성과 접촉을 하면 안됐었기에 이런 감정에 무지했다. 그래서 예군작으로부터 헤어나올 수 없었다.  오늘 밤 예가네는 국가네를 초대해 식사를 했다. 국가네는 여전히 예군작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말하진 못 했다. 예군작은 전혀 이 일과 상관없는 사람처럼 혼자 밥만 먹을 뿐 대화에 전혀 끼지 않았다. 국청곡은 그에게 아련한 눈빛을 수시로 보냈고 그는 가끔씩 그 눈빛에 화답을 했다. 국가네에서 그에게 제일 도움될 사람은 국청곡 밖에 없었기에 다른 사람은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식사후, 국청곡은 그녀의 엄마에게 끌려가 대화를 나눴고, 예군작도 어르신이 서재로 불러냈다. “막내딸은 그래서 잘 꼬셨니?”  예군작은 짜증섞인 말투로 말했다. “디테일까지 알고 싶은 거세요?”  어르신은 화를 냈다.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 이제 너희 결혼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됐으니 내일 모레쯤 결혼하면 되겠어. 네가 하고싶은 게 뭐든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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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장

국청곡의 태도는 견고했다. “그런 실수 절대 안 해요, 저 사람 있어도 충분해요.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다시 가서 결혼식 준비할 테니까 엄마는 가족들 데리고 돌아가세요. 제 걱정은 마시고요. 오늘 그 사람이랑 감정 좀 키워야죠.”  국 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예군작한테 너무 마음을 줘서는 안되는 거 잊지 마. 넌 국씨야. 늘 정신 차려야해. 나중에 갈라서게 되더라도 우리 가문이 창피하지 않게.”  국청곡은 이런 대화를 할수록 이 결혼이 거래 같았기에 탐탁치 않았다. “알겠어요, 그만하세요.”  목가네.  목정침은 핸드폰에 예가네 소식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예군작이 결혼한데. 전에 우리 콩알이 파티 때 선물을 보냈으니 우리도 보답은 해야지.”  목정침은 고개를 들어서 그녀를 보며 아이를 안았다. “무슨 선물을 해줘야 할지 고민이야. 가격은 저번에 받은 것보다 더 비싼 걸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그때 별장을 받았으니, 나도 더 비싼 별장을 선물해야겠어. 어차피 그 사람도 파티에 참석하진 않았으니 우리도 결혼식에 참여하지는 말자. 이 자식은… 그래도 거리를 두는 게 좋아.”  온연도 같은 생각이었다. “예가네에서 하는 일들이 더럽다고 들었어요. 생각보다 수법이 무섭다던데, 우리는 우리 사업에 집중해야죠. 어차피 같은 업계도 아니니 왕래하지 않는 게 맞아요.”  목정침은 이때 살짝 몸이 굳었다. 이전에 목가네도… 딱히 깨끗한 편이 아니었기에 그는 온연의 말을 듣고 찔렸다.  온연도 자신의 말 실수를 눈치채고 화제를 돌렸다. “전에 예군작이 몽요한테 조심하라고 경고했었어요. 어제 저녁에 미행까지 당했는데 오늘은 또 괜찮아진 모양이에요. 나도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얼만나 놀랐는지 몰라요. 예군작이 결혼한다고 해서 몽요가 그림을 선물한다고 하더라고요. 경소경씨 아버님한테 받은 건데, 유명한 작가의 작품인만큼 값어치도 나가겠죠. 경소경씨가 이 일을 알고도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목정침은 단호했다. “화나겠지.”  온연은 말 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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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장

진몽요는 방금까지만 해도 분노한 고양이 같았지만 지금 겨우 조용해졌다.  경소경은 모르는 번호여서 이순의 전화인지 몰랐고 덤덤하게 말했다. “안돼.”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진몽요는 웃는 것 같았지만 웃지 않았다. “방금 여자랑 연락 끊었다는 사람 어디 갔어요? 다 정리됐다면서요? 이게 정리된 거예요? 소경씨라고 친절하게 부르는 게 웃기네요. 나도 그렇게 불러본 적 없는데.”  경소경은 매우 난감했다. “걔 때문에 나까지 욕하지 말아줄래요? 나 지금까지 연락한 적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연락 온 거예요. 알겠어요, 퉁쳐요. 이제 이런 심란한 얘기 그만해요. 이번에 선물만 주면 다시는 그 사람이랑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도 확실하게 할게요. OK? 그리고 이제 당신 임신한 거 엄마한테 알리는 게 좋겠어요. 우리 결혼도 좀 서두르고 일찍 준비하게요.”  진몽요는 불쾌한 듯 말했다. “누가 당신이랑 결혼한데요? 당신이 하자면 해야 되는 거예요? 당신이 이제 갖고 싶어요 못 가져요~ 화병 나서 내 수명이 짧아질 것 같다고요!”  경소경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하람에게 문자를 보냈다. ‘엄마, 몽요씨 임신했어요.’  진몽요는 그제서야 눈치 채고 그의 핸드폰을 뺏으려 했다. “어머님한테 문자 했어요? 했죠? 나한테 보여줘요! 보내지 말고 기다렸어야죠! 이 사실을 알게 되시면 당장은 내가 부담스럽다고요!”  경소경은 팔을 높이 들고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이미 보냈어요, 늦었네요.”경소경은 그녀의 부드러운 얼굴과 그녀의 향기에 잠시 취해 있던 사이에 핸드폰을 뺏겼다.  그녀는 이미 발송된 문자를 보고 타자를 쳤다. ‘농담이에요.’  발송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그녀는 소파에 눕혀졌고, 표정이 안 좋은 경소경을 보며 차마 문자를 보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뭐하는… 거예요?”  그는 말없이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진몽요는 심장이 빨리 뛰었고, 이내 그의 목에 팔을 감싸 그에게 더 깊이 들어갔다. 두 사람의 호흡이 가빠질 때쯤 하람의 전화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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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장

경소경은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순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그제서야 왜 그녀가 부담스럽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진몽요는 하람의 말을 들으며 그가 가만히 있자 얼른 대답하라는 의미로 그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그녀는 절대 경가네 공관에서 대접을 받고 싶지 않았고, 거기에 가면 돼지처럼 살이 찔 게 분명했다. 게다가 그녀는 계속 일을 하고싶었지 휴직을 원하지 않았다!  경소경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엄마, 괜찮아요. 제가 몽요씨 잘 챙길 수 있어요. 엄마는 결혼식만 신경써주세요, 제가 거기까진 시간이 없어서요. 이 사람 계속 일하고 싶어하고 저는 그걸 존중할 생각이에요. 본사로 옮겨와서 같이 출퇴근할 거니까 걱정하실 거 없어요. 어제 백수완으로 돌아왔어요. 시간 나면 집에 들를게요.”  그의 말이 끝나자 전화도 끊겼다. 그는 어이가 없었다. “엄마 곧 오시겠네요. 잔소리 하시기전에 집 좀 치워야겠어요.”  진몽요는 우물쭈물 했다. “좀 난감하네요… 이제 어머님이 이 사실을 아셨는데, 난 어머님 때문에 살 찌기 싫어요.”  경소경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난감할 게 뭐가 있어요? 200키로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100키로까지는 찔 수 있겠네요. 그래도 나중에 빼면 되니까 난 상관없어요. 난 좀 치우고 저녁 해줄게요. 뭐 먹을래요?”  그녀는 고민했다. “스테이크? 아니면 소고기 볶음? 어쨌든 소고기로 된 거 먹을래요, 요즘 고기 안 먹은지 좀 됐거든요.”  얼마 후 경성욱과 강령이 함께 도착했다. 경소경은 주방에서 바쁘게 요리를 하고 있었고, 나와보니 사람도 늘었고 탁자에는 각종 식재료와 영양식품들이 가득했다. 그는 머리가 아팠다. “집에도 부족한 거 없는데 왜 이렇게 많이 사오셨어요? 냉장고에도 다 안 들어 가겠어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다 몽요거야. 냉장고에 못 넣으면 빨리 먹어 치우면 되지.”  강령은 너무 기뻐서 손이 떨리고 있었다. “몽요야, 임신한지 얼마나 됐어? 왜 나한테 말 안 한 거야? 난 네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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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장

하람은 고민하다가 동의했다. “알겠어, 너희가 괜찮다고 하니 나도 더 이상 걱정 안 할게.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배가 더 나오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는 거야. 아니면 드레스 입기 힘드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내가 다 지원해 줄게. 몽요야, 오늘 엄마가 왔으니까 얼굴 본 김에 다 상의해보자.”  진몽요는 그런 사소한 일에 머리가 아팠다. “저는 잘 모르니까 두 분이서 상의하세요. 배고파서 밥 다 됐다 확인해보고 올 게요. 어머님 아버님은 식사하셨어요? 안 드셨으면 같이 드시고 가세요.”  하람은 한심한 눈빛으로 경소경을 보았다. “몇 신데 아직도 밥을 안 맥였어? 지금은 예전이랑 다르게 몽요 뱃속에 아이가 있는데 앞으로는 제때 밥 챙겨 먹어. 우린 이미 먹었어.”  경소경은 속으로 울면서 하람에게 임신 사실을 알린 걸 후회했다. 이제 모든 건 다 진몽요 위주였고 집안에서 그의 입지는 없었다.  진몽요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람과 경성욱은 오래 머물지 않았고 잔소리만 하고 집을 나왔다.  그들이 가자 진몽요와 경소경은 묵묵히 한숨을 쉬다가 진몽요는 웃었다. “내가 미리 말하지 말자고 했죠? 내가 왜 그랬는지 알겠죠?”  경소경은 살짝 웃으며 앞치마를 풀었다. “얼른 먹어요. 먹고 일찍 쉬어야죠. 내일 오전에 같이 검사하러 병원가요, 난 들렸다가 다시 회사 가 볼게요. 뭐 언제든지 회사에 출근해도 되지만 그래도 당신이 이틀 정도는 쉬었으면 해요. 거기 아파트는 에이미한테 정리해달라고 할게요. 차는… 나중에 에이미가 본사로 회의하러 오면 그때 가져오라고 하죠 뭐.”  진몽요는 뭐든 자신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행복해졌다. “알겠어요, 나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요. 내 남자 참 능력 있는 거 같아요. 내가 걱정할 일이 하나도 없잖아요~ 밥 다 먹고 상으로 뽀뽀해줄게요~”  다음 날 아침. 경소경과 진몽요는 임신에 대해서 경험도 없고 잘 모르기 때문에 병원에 온연을 불렀다.  필요한 검사를 다 한 뒤 경소경은 따로 의사랑 대화를 했고 진몽요는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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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장

온연은 시계를 보더니 이미 오전 10시가 넘어 있었다. 쇼핑하고 밥 먹으면 시간이 맞을 것 같아 동의했다. “그래, 그럼 쇼핑 다 하고 백수완 레스토랑 가서 밥 먹자. 이곳 저곳 많이 먹어봤지만 거기가 역시 제일 맛있어.”  백화점에 도착한 뒤, 진몽요는 또 가방만 보면 발걸음을 멈추는 병이 도졌다. 처음에 카드를 긁을 땐 살짝 망설였지만 막상 긁고 나니 멈출 수 없었다. 온연은 그녀를 강제로 끌고 나왔다. “그만해, 더 사면 들고 가지도 못 해. 내가 봤을 땐 경소경씨가 너한테 카드를 맡긴 게 잘못이야. 나중에 후회할 거야.”  진몽요는 손에 든 물건들을 보며 아직 흥이 오르지 않았다. “이게 겨우 얼마라고 그래? 그렇게 치사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어제 카드 주면서 마음대로 쓰라고 그러던데~ 걱정 마, 나도 다 생각이 있어. 다 쓰진 않을 거야. 돈 버는 게 어려운 거 아니까. 단지 오랜만에 쇼핑을 나왔기 때문에 잠깐 이성을 잃었을 뿐이야. 나중에 배 나오면 이럴 기회도 없을 거 아냐.”   온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마음대로 해, 정말 못 말려. 난 남자 시계 좀 볼래, 목청침씨 하나 사주려고. 온가네 저택 보수 공사 도와주기로 해서 보답은 해야지.”  진몽요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도와주는 거야? 너희 가족이잖아? 이런 것까지 따지면 너무 피곤한 거 아니야? 나랑 경소경씨는 그런 거 안 따져. 너도 나처럼 신경 좀 덜 쓸 줄 알아야해. 그래야 덜 피곤해.”  각자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온연은 대꾸하지 않았다.  이때 익숙한 실루엣에 그녀의 시선은 앞쪽 여자 액세서리 가게로 향했다. 목정침, 그가 왜 여기 있지? 회사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자세히 보니 그는 젊은 여자와 동행했다. 그 여자는 예전에 그녀의 모습과 비슷하게 청순했고 겸손하게 그의 옆에서 웃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이 내려 앉았다. 설마 아니겠지? 목정침이 그녀에게 미안한 행동을 할까? 그녀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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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장

진몽요는 가까이 가 자세히 서예령의 명찰을 보았다. “그러네, 서예령씨, 아직 정직원 아닌 인턴 사원이네요. 목정침씨도 대단해요, 자기 와이프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른 사람한테 골라 달라고 하고. 이거 진짜예요?”  온연은 목정침을 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목정침은 그녀의 눈빛에 왠지 모르게 긴장을 했고 손바닥에 땀이 났다. “난… 그… 사실이야. 연아 이왕 왔으니까 좋아하는 거 골라 봐.”  온연은 지금 액세서리를 고를 기분이 아니라 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면 살 돈을 주면 되잖아요. 그럼 본인도 덜 귀찮지 않았겠어요? 당신 한가해요? 여기와서 이런 거 고를 시간까지 있을 줄 몰랐네요. 오후에 애 데리고 회사 가 있어요. 어차피 당신이 더 잘 보잖아요.”  서예령은 아이에게 시선을 뺏겼다. “저는 좋아요. 대표님이 바쁘실 때 제가 돌봐도 되거든요. 콩알아~ 아직 나 기억해? 저번에 우리 만났었잖아.”  무의식 중에 한 서예령의 말은 순식간에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었다. 목정침은 불안정한 눈빛을 피했다. “서예령씨, 먼저 회사 들어가요.”  서예령은 분위기를 눈치 채지 못 했다. “네, 그럼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온연은 이를 꽉 깨물고 아이를 목정침에게 넘겼다. 목정침은 반사적으로 아이를 넘겨 받았고 온연의 눈빛에 해명을 했다. “그런 거 아니야! 저번에 나랑 애 버리고 강남 갔을 때 기억 나지? 내가 콩알이 데리고 회의를 할 수가 없어서 잠깐 맡겼어. 오늘은 정말 네 선물 고르러 온 거지 아무 사이 아니야…”  온연은 직원을 보며 웃었다. “이 쪽에 있는 목걸이랑 팔찌 전부 다 주세요. 저 쪽에 있는 것도요. 이 분이 계산할 거예요.”  직원을 이 상황을 보고만 있다가 고객이 이 많은 걸 다 사겠다고 하니 얼른 미소를 지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목정침은 심란했지만 아이를 안으며 주머니에서 카드를 뒤졌다. “연아, 내 말 들어 봐. 정말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어떻게 널 두고 그러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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