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991 - Chapter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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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1장

만난 다음, 진몽요는 훌쩍이며 물었다. “어떻게 혼자 왔어? 콩알이는? 집에 혼자 두면 걱정도 안돼?”  온연은 마음이 안 좋았지만 티 내지 않았다. “걱정 마, 아빠가 옆에 있는데 걱정할 게 뭐가 있어? 마침 여기서 너랑 며칠 놀다 가면 딱이네. 너랑 경소경씨는 어떻게 된 거야?”  진몽요는 울먹였다. “그 사람은 예군작 아이라고 생각하나 봐. 그래서 지우래. 내가 화나서 전화를 끊어버렸는데 아직도 연락이 없어. 진짜 짜증나… 흑흑흑…”  온연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아이고, 울지 마. 임산부는 울면 안돼. 지금 네가 속상한 걸 아이도 다 느끼고 있을 거야. 거짓말 아니고 정말로. 의심이 제일 큰 적이지. 두 사람 사이의 신뢰를 깨트릴 수 있는 거니까. 지금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너가 경소경씨랑 잘 대화를 하면서 아이가 그 사람 거라고 확신을 주거나, 나머지는 유전자 검사로 증거를 보여주는 거지. 아이는 지우지 마. 두 사람의 문제로 죄 없는 아이를 지우는 건 너무 하잖아.”  진몽요는 점점 안정되었다. “사실 너 오기 전에 아이 지워야 되나 싶었는데, 네 말대로 아이는죄가 없네. 나랑 경소경씨 문제 때문에 생명을 잃는 건 아닌 것 같아. 대화는 할 것도 없어. 이미 대화가 안 통하고 있거든. 그 의심병은 절대 못 고칠 것 같으니 유전자 검사가 답이네. 근데 아이도 안 낳았는데 검사를 어떻게 하지? 아이를 낳고 난 다음에 검사를 해야되면 그때까지 그 사람 의심병에 내가 화병 나서 죽을 것 같아.”  에이미가 끼어들었다. “안 낳아도 할 수 있어요. 근데 임신 3개월이상이어야 하고, 16주에서 27주차쯤이 제일 정확할 거예요, 제일 안전하기도 하고요.”  온연은 그제서야 책상 뒤에 ‘숨어’있던 에이미를 발견했다. 컴퓨터에 가려져 있어서 들어올 때 보지 못 했다. “에이미님 맞으시죠? 안녕하세요. 안 그래도 방금 말하신 그 방법 저도 같은 생각이었거든요. 요즘 유전자 검사 기술이 발달돼서 위험요소도 크지 않고, 필요하면 충분히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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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장

그는 핸드폰을 몇 번이나 들었다가 다시 내려 놓고를 반복했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혹시 전원이 꺼져 있어서 괜히 기분이 상할까 봐 차라리 참는 게 나았다. 너무 그녀에게 의존하는 그런 익숙함을 버리고 싶었다.  갑자기, 사무실 문이 서서히 열리더니, 오피스 룩을 입고 머리를 깔끔하게 묶은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쁜 젊은 여자가 걸어 들어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부장님께서 파일 전달하라고 시키셨는데 아드님께서 깨실까 봐 노크 안 했습니다. 파일은 책상에 올려 두고 가면 될까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이고 작게 말했다. “두고 가세요, 시간 되면 볼게요.” 말을 하면서 그는 여직원이 들어올 때 하이힐을 벗어 손에 들고 온 걸 발견했고 이 층 전용 슬리퍼도 신지 않았다. “입구에 신발장 있어요. 거기 슬리퍼 있는데.”  여직원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제가 잘 몰라서요. 들어 온지 얼마 안된 인턴이거든요. 다음부터 신고 오겠습니다. 데이비드님이 안 계서서 제가 대신 왔는데… 죄송합니다.”  목정침은 화 내지 않았고 이 여직원에 세심함에 반감이 들지 않았다. “그래요, 일 없으면 나가봐요.”  여직원은 미소를 유지하며 소파에서 잠든 아이에게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었다. “사무실 에어컨 바람이 차가워서 감기 걸리실 거 같아서요. 제 동생이 저보다 많이 어려서 제가 많이 돌봐줬었거든요. 동생 키운 경험이 있어서 대표님께서 바쁘시면 저한테 맡기셔도 돼요. 제 이름 서여령이예요. 솜 서 자요.”  목정침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서여령은 더 있지 않고 천천히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  오후, 중요한 회의가 있었는데 아이는 잠에서 깨어 칭얼거렸다. 그는 난감했고 데이비드도 아이를 달랠 줄 모르던 찰나에 서여령이 생각나 한번 맡겨 보고 싶었다. 만약 서여령이 아이를 잘 돌 본다면? 당분간 좀 맡기면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는 데이비드에게 말했다. “서여령이라는 인턴 불러와.”  데이비드는 얼른 그녀를 찾으러 갔고 서여령은 금방 왔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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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장

목정침이 도저히 불안해서 회의를 오래 하지 않았다. 최소 2시간짜리 회의는 1시간만에 끝났고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은 다 생략됐다.  사무실에 돌아와 보니 아이는 울지 않았고 서여령의 익살스러운 표정을 아이는 무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비록 즐거워 보이진 않았지만 울지 않은 게 중요했다. 목정침은 안도하며 다가갔다. “아이 진짜 잘 보나 봐요. 예전에 애 엄마 말고 콩알이를 달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서여령은 그가 돌아오자 살짝 겸손 해져 한쪽으로 비켰다. “콩알이요? 별명인가요? 너무 귀엽네요.”  목정침은 아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엄마가 지어준 거예요. 진짜 이름은 목성언이예요.”  서여령은 그를 보며 눈을 꿈뻑거렸다. 회사 사람들은 그가 웃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가 웃는 모습은 참 잘 어울렸고 부드러워 보였다. 그 모습은 소문처럼 무섭지도 않았고, 마치 저녁 하늘 속에 별처럼 빛났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녀는 칭찬을 했다. “작은 도련님 이름 너무 잘 지으신 것 같아요. 대표님이 사모님 엄청 사랑하시는 것도 눈에 보이고요.”  목정침은 온연을 떠올리자 웃음기가 사라졌다. 지금 그 여자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가 말이 없자 서여령은 바로 나가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목대표님은 저를 잊으신 것 같은데… 저는 기억하고 있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목정침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우리가 구면인가요?”  서여령은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밝게 웃었다. “아니요… 그때 제가 학교 다닐 때 집안 상황이 안 좋았었는데 대표님께서 후원해 주셨었어요. 후원해주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 기억은 못 하시겠죠. 그래서 제가 졸업하자마자 이 회사로 왔어요. 대표님 이 후원하신 금액이 헛되지 않게 제가 열심히 일 하겠습니다.”  예전에 후원했던 사람? 그는 의심을 풀었다. 확실히 그가 후원했던 사람은 많았고, 매달 마다 서명하는 종이만 해도 그렇게 많으니 ‘서여령’이라는 이름을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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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장

안야는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 했고, 그저 할아버지와 손자가 친하지 않다는 것만 느꼈다. ”네, 그럴게요. 두 분이서 얘기 나누세요.”  예가네 어르신은 아택을 보더니 안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서 얘기하자. 너도 사생활을 여자한테 다 들키긴 싫을 테니.”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어르신… 뭐가 궁금해서 오신 건가요? 제가 결혼한 일까지는 귀찮으실 거 같아서 말씀 안 드렸을 뿐입니다. 크게 할 생각도 없었고요…”  예가네 어르신은 불 같이 화를 냈다. “네 여자가 이미 아는 건 나한테 다 말했어! 내가 진짜 할아버지인 줄 알고 의심하지 않더구나. 언제까지 나를 속일 생각이었니? 감히 날 배신해? 잊지 마, 넌 내가 없었으면 오늘의 너도 없었어.”  아택은 바로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안야씨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입니다. 제발 노여움을 베푸시고 저 여자는 건들지 말아주세요. 사실 아무것도 모릅니다!”  어르신은 침대에 앉았다. “딱 한번 기회 더 줄게. 예군작이 하고 있는 거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 내가 아직 살아 있으니 예가네 주인은 절대 그 애가 될 수 없어!”  아택은 인상을 찌푸리고 잠깐 망설였다. 어르신이라고 예군작보다 인자한 사람은 아니었고, 만약 어르신의 화를 돋군다면 오늘 밤 그와 안야는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의 예상이 맞다면 경호원들이 지금 이 근처 어딘가에서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실을 털어놓기엔 예군작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는 일부만 털어놓았다. “도련님이 제도에 온 뒤로 진몽요라는 여자를 가까이하셨습니다. 도련님 말로는… 그 여자분을 사랑한지 3년이나 됐다고 하시는데… 그거 외에는 땅 구매하신 거랑 진몽요의 약혼남과 대치중인 상황 밖에 없습니다.”  어르신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예가네 결혼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줄 아나보지? 아무나랑 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어림도 없지! 그 여자 어떤 사람인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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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장

예군작 쪽에서 물건을 부시는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화가 단단히 난 듯했다. “내가 한말만 기억해. 난 노인네보다 인자하지 못 하니까 네 처신 똑바로 해!”  전화를 끊고 아택은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으며 안야에게 말했다.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가 봐야겠어요. 아마 며칠동안 못 올 거 같아요. 알아서 몸 잘 챙기고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지 말고 문자로 해요.”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국수… 안 먹어요?”  그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시간이 없어서요. 그쪽이 먹어요.”  강남구. 퇴근 후 진몽요와 온연은 근처 포장마차에서 밥을 먹었고 두 사람 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진몽요는 경소경 때문에, 온연은 목정침 때문에 짜증이 나 있었다.  갑자기, 진몽요는 예군작의 문자를 보냈다. ‘당분간 외출할 때 조심해요. 혼자 다니지 말고요.”  그녀는 의아해서 문자를 온연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무슨 뜻이야? 내가 왜 조심해야 되지? 혼자 다니라고 하는데… 나 누구한테 찍혔나? 괜히 무섭네…”  온연은 문자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글쎄, 근데 분명 이유가 있을 테니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마침 나도 있으니 혼자는 아니네.”  진몽요는 별 생각 없이 느릿느릿 답장했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문자를 보내고 그녀는 핸드폰을 옆에 올려두었다. “너 호텔 가지 말고 우리 집 가서 지내자. 어차피 예전에도 우리 한 침대에서 같이 잤으니까 숙박비도 아끼고 좋지.”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따가 체크아웃 해야겠네. 중요한 건 너가 혼자 있으면 안될것 같아, 경소경씨랑 바로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이곳에 올 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예군작은 또 이런 이상한 문자를 보냈으니 내가 너랑 같이 있는 게 좋겠어.”  잠시 후, 예군작의 답장이 왔다. ‘이유 없어요, 그냥 내 말 믿고 내 말 들어요. 당분간 연락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핸드폰 화면을 보며 의심했다. 예전에 그녀가 연락을 끊고 싶었을 때는 그렇게 해주지 않았는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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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장

진몽요는 예민하지 않은 편이라 아무것도 느끼지 못 했다. “그래, 너도 화장실이 급할 때가 있구나. 난 너가 전설 속에 ‘선녀’같은 사람인 줄 알았거든. 사람들처럼 그런 생리 현상이 없는…”  온연은 대답하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가자 그녀는 진몽요에게 불을 키지 말라고 한 뒤, 시야가 잘 보이는 창문 쪽에 자리를 잡고 밖을 내다보았다. 단지에는 가로등이 있어 누가 있는지는 보였지만 너무 높아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그녀는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을 확인했다.  그녀는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은 딱 봐도 단련된 사람들이었고, 걷는 자세마저 일반 사람들과는 달랐다. 딱 봐도 경계해야하는 사람들이었고, 목가네 경호원들도 은퇴한 군인이거나 직업 경호원들이라 이 사람들도 같은 부류처럼 보였다.   진몽요는 그녀의 이상한 행동에 다가가서 물었다. “너 뭐해? 불은 왜 안 켜? 화장실 급한 거 아니었어?”  온연은 그녀의 입을 막고 커튼을 쳤다. “우리 지금 미행 당하고 있어. 아까 오는 길에 누가 보고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검은 양복 입은 사람들이 밑에서 맴돌고 있네. 저 사람들 뒷조사하려고 온 거 같으니까 너 행동 조심해.”  진몽요는 깜짝 놀랐다. “정말이야? 예군작이 말한 게 정말이라고? 누가 날 미행하지? 그렇다고 일을 안 나갈 수는 없잖아? 밖에 아예 안 나갈 수도 없고.”  온연도 덩달아 긴장했다. 그녀도 무력한 여자일 뿐이기에 이런 일에 당연히 겁을 먹었다. 딱 봐도 이 사람들은 진몽요를 노리고 있었고 그녀는 절친 일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괜찮아. 일단 에이미님한테 양해 좀 구하고 지금부터 문 잘 잠구고 나가지 말자. 내가 목정침씨한테 연락해서 사람들 불러올 게.”  진몽요는 얼른 문 앞으로 뛰어가 안에서 문을 잠궜다. “그럼 얼른 연락해봐. 맞다, 지금 애 보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럼 불편하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경소경씨한테 연락할까? 지금 누구 애인지 의심하고 있어도 내가 무슨 일 생기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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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장

진몽요는 온연 때문에 기쁨이 식었다. “그러게, 분명 오면 혼자 올 텐데,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상대가 많으면 힘들지. 이따 상황 봐야겠네. 나 먼저 씻을게,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어. 내가 씻을 때 너가 입구 쪽 잘 보고 있어. 경소경씨 아니면 아무한테도 문 열어주지 말고, 내가 다 씻으면 망 볼게. 우선은 자지 말자.”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얼른 가. 나 그렇게 바보 아니야.”  진몽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 알고 경소경은 엑셀을 더 세게 밟았고, 무슨 일이 생길까 봐겁이나 한 시간 거리를 겨우 40분만에 도착했고, 차가 좀 덜 막혔더라면 더 빨리 올 수 있었다.  단지에 들어오자, 그는 경계하며 주변을 둘러봤고,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발견했다. 그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아파트로 올라갔다.  문 두드리는 소리에 진몽요와 온연은 놀랐지만 작은 구멍으로 경소경인 걸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진몽요는 가슴을 두들기며 투덜댔다. “1시간 걸린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놀랐잖아요.”  경소경은 불쾌한 듯 대답했다. “내가 일찍 온 게 놀랄 일이에요? 칭찬해줘야 되는 게 아니라요? 예군작이 보낸 문자 보여줘 봐요.”  진몽요는 그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었고, 그는 썩은 표정으로 내용을 훑어봤다. 딱 봐도 아까 일 때문에 화가 안 풀려 있었다. 그녀가 예군작과 별 다른 문자 내용이 없자 그의 태도는 훨씬 좋아졌다. “문제는 예군작한테 생겼네요. 그 예가네 어르신이 제도에 왔다고 들었어요. 그 사람이 당신한테 관심이 있으니까… 그 어르신이 당신한테 어떻게 할까 봐 그러는 거 일수도 있어요. 예가네는 생각보다 베일에 쌓여 있어서 무슨 일을 저지를지 상상할 수 없거든요.”  진몽요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 어르신이 나를 왜요? 손자가 나한테 관심 갖는 거랑 무슨상관인데요? 그 말은 손자가 무슨 짓을 하든 피해를 보는 건 타인이라는 말이에요? 그런 게 어딨어요? 진짜 이상한 집안이네.”  온연이 끼어들었다. “예군작한테 전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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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장

진몽요는 그를 노려봤다. “당신이 옆에서 제대로 안 도와줬었잖아요?! 왜 이제 와서 내 탓을 해요? 목소리만 좀 컸어도 내가 박을 일은 없었을 거예요!”  두 사람은 툴툴대며 집을 나섰고, 밖으로 나오자 세 사람은 조용해졌다. 누군가 지켜보는 느낌은 아직도 있었고, 차에 탄 뒤에 사라졌다.  진몽요는 임산부이고, 시간도 늦었으니 그녀가 편히 쉴 수 있게 온연은 조수석에 앉았고 경소경도 불편해하지 않았다.  아파트 단지 안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그들이 떠나는 걸 보자 우두머리가 전화를 걸었다. “갔습니다, 아마 이쪽을 떠나려는 거 같은데 어떤 남자가 데리러 왔습니다. 옆에 다른 여자도 있었고요. 어떻게 할까요?”  전화 너머 예가네 어르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남자랑 여자는 누군데?”  우두머리는 대답했다. “남자는 진몽요의 약혼자 경소경이고 여자는… 목가네 사람입니다.”  목가네 사람…  예가네 어르신은 침묵하다가 말했다. “우선 건들이지 마. 목가네 사람은 건들이면 안되지. 여긴 해성이 아니야. 제도는 예가네 구역이 아니니까 일단 따라가. 내가 지시할 때까지 기다리고, 수시로 상황 보고해.”  전화를 끊고 어르신은 뒤에 있던 예군작을 보았다. “네가 좋아한다는 여자 만만치 않네, 목가네 사람이랑 인연이 있는 걸 보면. 네가 별 걱정 안하는 걸 보니 내가 목가네 사람은 안 건들일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예군작은 휠체어에 앉아 담담한 표정이었다. “능력이 되시면 온연까지 같이 죽여보시던가요. 그 여자 목정침의 보배 같은 존재인데, 그렇게 되면 아마 할아버지도 제도에서 같이 죽겠네요. 진몽요씨는 온연의 제일 친한 친구거든요. 이러다 털 끝 하나도 못 건들이겠네요… 목가네 뿐만이 아니라, 경가네도 만만치 않은데, 경가네는 아직까지 깨끗하지만 목가네는 과거엔 예가네 못지 않게 더러웠었죠.”  어르신은 차갑게 웃었다. “넌 내가 널 그냥 내버려 둘 것 같니? 내가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땐 못하는 게 없단다. 군작아, 넌 날 잘 모르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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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장

어르신은 예군작의 악담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진짜 그럴 수 있으면 어디 한번 덤벼봐. 만약에 네가 결혼하면 내가 다시는 네 일 신경 안쓸게. 그리고 결혼했다고 거기서 끝이 아니야. 국가네 집안에서 네가 다른 여자 만나는 거 절대 알아선 안돼. 절대적인 자상함으로 그 여자가 너한테 푹 빠지게 만들어. 손주까지 안겨주면 제일 좋고. 알겠어? 충고하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면 쟁취하려 하지 마. 너처럼 집착이 심하면 그 사람한테만 피해야.”  예군작은 눈을 감았다. “헛소리 그만하세요. 제가 하면 되잖아요. 그러니까 진몽요씨 곁에서 사람들 죄다 치우세요. 만약에 그 사람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국가네랑 절대 결혼 안 해요!”  어르신은 책상을 탁 쳤다. “좋아, 그렇게 합의하도록 하지. 나도 이제 네 눈 앞에서 안 알짱거리고 저녁에 해성으로 돌아 갈 거야. 네 일거수일투족은 다 내 손바닥 안에 있으니까, 허튼 짓 할 생각은 하지 마. 3일 줄게, 돌아가서 결혼해.”  대화가 끝나고 어르신은 경호원들을 데리고 예가네 저택을 떠났다.  아택은 예군작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다른 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예군작은 그를 일으켰다. “나도 알아. 상대가 대놓고 물으면 피해가기 힘들지. 그래도 그냥 날 얌전히 결혼시키려는 게 목적이었어. 진짜 진몽요씨를 해칠 거였다면 말없이 몰래 했겠지. 상관없어, 어차피… 그 사람은 나랑 안 만날 거니까, 이제 이 결혼도 다 아무 의미 없지…”  아택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아가씨 보호하던 사람들은 철수할까요?”  예군작은 고개를 저었다. “경소경이 진몽요씨 데려갔다는 얘기 못 들었어? 그 사람은… 나 아니어도 돼. 경소경이 있으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노인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뿐이야. 그래도 너가 제도에 남아서 진몽요씨 주변 잘 지켜봐. 해성에는 나 혼자 가서 결혼만 하고 금방 올거야.”  아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뜨려는 찰나에 예군작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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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장

그는 두 팔을 허리에 올리고 심호흡을 했다. “아직도 고집 부리는 거야? 나한테 애 맡겨 놓고 하루 종일 놀다 왔으면 된 거 아니야? 네 소원대로 나 하루 종일 힘들었어. 그러니까 만족해? 만족하면 나랑 가서 같이 자!”  온연은 나지막이 말했다. “만족 못 해요. 어떤 일들은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어떤 일들은 아니에요. 확실하게 해결하기 전까지는 당신이랑 말도 하기 싫고 꼴도 보기 싫어요. 당신은 내가 어떻든 상관없지만 애는 꼭 안아야겠다면서요? 이제 겨우 하루 밖에 안됐는데 힘든 거예요? 나는 매일 이렇게 살았어요. 임신 기간 제외하고도 몇 달이나 이걸 견뎌왔다고요.”  조금 짜증이 난 목정침은 막말을 했다. “지금 날 원망하는 거야? 아이를 낳겠다고 한 건 너잖아!”  이 말을 뱉자마자 후회했다.  온연은 오히려 화 내지 않고 가만히 있는 모습이 더 무서웠다. “당신 말은… 내가 원해서 낳은 아이니까 매일 바보처럼 똑같은 날들을 보내고, 원하는 삶을 살 권리가 없다는 거예요? 내가 낳겠다고 해서, 다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거예요? 당신한테 털어놓지 말 걸 그랬네요. 이런 식이면, 아이를 낳은 건 내 책임이니 나랑 아이도 당신이랑 상관없잖아요. 그럼 왜 나를 당신 옆에 두는 거예요? 보고 있는 게 재밌어요? 애가 싫으면 안 키워줘도 괜찮아요. 어쨌든 당신은 내가 애 낳는 걸 못 막았을 테니까요.”  목정침의 태도는 누그러졌다. “미안해… 그런 말이 아니었어. 그냥 순간 충동적으로 말한 거였어. 나도 아이 싫어하지 않아. 원래는 너한테 위험할까 봐 막은 거였잖아. 아이는 우리 둘이 만든건데 그렇게 말한 건 내가 잘못했네. 취소할게. 나중에 애 좀만 더 크면, 그때 가서 일해. 그럼 내가 뭐라고 안 할게.”   온연은 편한 자세로 누워서 눈을 감았다. “할 얘기 끝났어요? 그럼 가세요, 얼굴 보기 싫어요. 나갈 때 불 끄는 거 잊지 말고요.”  목정침은 이럴 때 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계속 이 상태가 유지될 것이고 냉전은 해결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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