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두 번이나 갑자기 끊기자 그는 기여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는 어지러운 마음을 안은 채 속도를 내며 차를 몰았다.그가 여온의 안위에 온통 신경을 쏟은 사이 정체 모를 차량이 조용히 그의 뒤를 밟고 있었고 그는 꿈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약 20분 후 강자풍은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소탈하고 무난하게 지어진 아파트는 교외의 비교적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일부 구간의 CCTV는 이미 오래전에 노후화되어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그는 바로 남연풍이 말한 주소로 달려가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여온아, 여온이 안에 있니? 오빠야, 자풍이 오빠 왔어!”강자풍은 자신의 이름을 외쳐 보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다급해진 강자풍이 문을 더 세게 두드리니 문이 저절로 들썩거렸다.아파트 문은 잠기지 않았던 것이다.강자풍은 문을 홱 밀어젖혔고 지체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여온아!”그는 기여온의 이름을 부르며 방 안을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결국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여온아.”강자풍은 실망한 듯 눈을 내리깔았는데 갑자기 문 쪽에서 황급히 사람 그림자가 뛰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소, 소만리?”헐레벌떡 달려오는 소만리를 보고 강자풍은 깜짝 놀랐고 이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소만리는 강자풍에게 뭐라고 하지 않고 방금 강자풍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방 저 방 찾아다녔다.뭔가 희망을 갖고 기대했던 그녀의 눈빛이 점차 빛을 잃어 갔다.“소만리, 계속 날 따라왔던 거야?”강자풍은 그제야 깨닫고는 소만리에게 물었고 그녀는 잠자코 심호흡을 한 후 고개를 돌렸다.“그래, 계속 따라다녔어.”소만리는 당당하게 대답하며 의혹에 가득 찬 눈빛으로 강자풍을 바라보고 물었다.“너 여기 왜 왔어? 여기 여온이가 있었던 거 맞지? 그렇지?”강자풍은 눈썹을 찌푸렸다.“여기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뭐 여기 있을 거라고?
최신 업데이트 : 2023-07-2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