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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961 - Chapter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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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장

소만리는 남자가 하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 남자, 그녀를 불쌍하게 생각하다니!그가 소만리를 가엾게 생각하고 동정할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고승근은 소만리의 맑고 예쁜 눈동자에 당혹감이 가득 피어오르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당신은 고승겸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에요. 그는 당신에게 진실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당신은 이 남자와 결혼하려고 하니까 그게 불쌍한 게 아니고 뭐겠어요?”고승근의 말에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생각엔 당신이 걱정이 좀 많으신 것 같아요. 나를 불쌍히 여기다니,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같은데요. 마지막 순간까지 가 보지 않으면 불쌍한 사람이 누군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죠.”이 말을 듣고 고승근은 약간 어리둥절했다.그는 그림같이 정교한 그녀의 얼굴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미소를 보았는데 그 미소는 꽤나 의미심장한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그는 무슨 뜻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소만리의 말에 도대체 무슨 뜻이 담겨 있는지 헤아릴 수 없었다.소만리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고승근은 다가가 더 물어보려고 했으나 그때 마침 고승겸이 나타났다.“어떻게 승근이 네가 여기서 신부랑 얘기하고 있는 거야?”고승겸의 말투는 담담하게 들렸지만 고승근은 이미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꼈다.고승겸은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어깨를 으쓱하며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아, 이렇게 예쁜 신부는 처음 보거든. 나 같은 보통 사람이 언제 이렇게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겠어. 그래서 못 참고 보러 올라왔지.”고승근의 화법은 경망스러웠고 왠지 아리송한 여운을 남겼다.이 말을 듣고 고승겸의 우아하고 온화한 얼굴에 갑자기 노한 빛이 드리워졌다.“소만리가 곧 네 사촌 형수가 되는데 승근아, 너 상대를 좀 존중하며 말을 하는 게 좋겠어.”“존중?”고승근은 되물으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고승겸도 존중이라는 걸 아는 거야?”고승겸의 눈빛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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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장

시중은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려는 듯 눈을 깜빡였고 그 모습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그녀의 말이 끝나자 기모진은 시중을 슬쩍 쳐다보았다.요 며칠 동안 그녀는 정말 열정적이고 친절하게 그를 돌보았다.기모진도 자신에 대한 그녀의 호감을 이용해서 약간의 단서를 얻긴 했다.기모진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아까처럼 그렇게 차가운 말투가 아닌 조금 부드러운 톤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난 당신의 보살핌이 필요 없어요. 그러니 당신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게 낫겠어. 나한테 아무리 신경 써 봐도 소용없어요. 난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말투는 많이 누그러졌지만 단호하게 거절하는 말이었다.시중의 얼굴에 슬픔과 허탈한 빛이 역력했고 이어 깊은 한숨이 뒤따라왔다.“기 선생님이 몇 번이나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더 이상 혼자만 좋아서 기 선생님을 부담스럽게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선생님을 돌보는 것은 지금 내 업무이기도 해요. 더 이상 날 거절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만약 내가 일을 잘 못한다면 겸이 도련님이 날 벌하실 거예요.”시중이 기모진을 잘 돌보지 못할 경우 고승겸이 시중을 벌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기모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 선생님, 샴페인이 싫으시다면 과자 좀 드세요. 아침부터 지금까지 별로 안 드셨잖아요.”시중은 친절하고 상냥한 미소를 띤 채 케이크를 건네주었다.그러나 기모진이 이를 받지 않자 시중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케이크가 싫으시다면 내가 다른 간식을 가져올게요.”시중은 이 말을 하고 돌아서서 기모진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려고 했다.“그럴 필요 없어요.”기모진은 그녀를 불러 세우고는 손을 뻗어 시중이 들고 있는 케이크를 받아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기모진이 더 이상 자신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자 시중의 얼굴에 환한 꽃이 피어올랐다.고승겸은 대기실에서 소만리와 함께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있는 것을 느끼며 대기하고 있었다.고승겸은 무의식적으로 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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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장

문이 닫히자 고승겸의 입가에 일렁이던 미소가 조금 더 깊어졌다.기모진, 네가 내 인생을 방해하고 내 아이를 죽였으니 난 결코 널 편안하게 살게 놔두지 않을 거야.소만리는 대기실에서 앉아 있었고 스타일리스트가 들어와 헤어스타일과 웨딩드레스를 세심하게 살펴주었다.소만리는 벽에 걸린 시계에 눈길을 돌렸다.거의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고승겸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딸깍.”대기실 문이 열렸고 고승겸이 백옥처럼 매끈한 얼굴에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섰다.스타일리스트는 공손하게 고승겸에게 미소로 인사했고 자연스럽게 대기실을 나갔다.“승겸, 이제 왔구나.”소만리는 미소를 머금고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고승겸은 환한 표정으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시간이 거의 다 됐어. 소만리, 이제 우리 내려가자.”“방금 내가 보니까 아래층에 손님들이 많던데 다 당신 집안사람들이야?”소만리는 궁금해서 물었다. 고승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모두 왕실과 관련된 친족이니 너무 긴장하지 마. 내가 항상 옆에 있어 줄게.”고승겸은 다정한 말투로 소만리의 불안한 감정을 잠재워 주었고 소만리가 너무 긴장할까 봐 차분하게 이런저런 당부를 했다.“결혼식이 시작되기 전에 한 사람을 먼저 만나게 될 거야. 그는 우리 루이스 가문에서 가장 지위와 항렬이 높은 분이셔. 가장 권위 있는 어른이지. 잠시 후 그분이 당신한테 몇 가지 질문을 할 거야. 소만리, 신중하게 대답해야 해.”소만리는 맑고 예쁜 눈매를 들어 보이며 되물었다.“승겸, 무슨 질문인데? 만약 그때 내가 대답을 잘못하면 당신한테 뭔가 피해가 가는 거 아니야?”고승겸은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말했다.“아니야. 당신은 대답 잘 할 거야.”그는 자신 있게 말했다. 물론 당연히 자신 있었다.그가 소만리에게 이미 완벽하게 최면을 걸었기 때문이다.당부해야 할 말들은 이미 소만리의 머릿속에 완전히 각인되어 있었다.이따가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그녀는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그대로 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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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장

소만리는 하객들 속에서 기모진의 모습을 찾았지만 기모진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남연풍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구석에 홀로 앉아 조용히 미소만 짓고 있었다.소만리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옅은 미소를 지었다.“신부가 경도의 명망 높은 가문 출신이라며?”“집안에서 이미 다 조사했어. 소만리는 경도 최고의 가문이고 능력도 아주 출중하대.”“어쩐지 승겸이가 그녀를 신부로 삼았더라니. 승겸이가 계승권을 얻는데 아주 많이 도움이 되겠군.”주변에서는 온통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지만 소만리의 청력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그러나 그녀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 척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그때 그녀는 궁전 바로 앞에 앉아 있는 한 어르신을 발견했다.그 어르신은 옷깃을 여미고 앉아 있었는데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온몸에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상당했다.소만리는 이 어르신이 바로 고승겸이 말한 그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보았다.옷차림은 매우 단출하고 소박했고 표정은 누구보다 엄숙했지만 미간에서 풍기는 인상은 매우 상냥해 보였다.고승겸은 얼른 다정하게 웃으며 소만리에게 그를 소개했다.“소만리, 우리 루이스 가문에서 가장 존경받는 어른이자 오늘날 산비아의 통치자이자 군주이셔. 산비아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시지.”고승겸의 말을 들은 소만리는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산비아 군주 님, 안녕하세요. 소만리라고 합니다.”어르신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너도 승겸이처럼 날 할아버지라 불러도 돼.”할아버지?알고 보니 이분은 고승겸의 할아버지였던 것이다.소만리는 마음속으로 추측해 보았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고승겸과 고승근이 군주의 자리를 쟁취하려고 하는 것이었다.소만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할아버지라는 말을 하지는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고승겸의 할아버지는 신분이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일거수일투족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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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장

고승근의 어머니는 체면도 차리지 않은 채 단번에 폭로해 버렸다. 아무런 여지도 남기지 않았다.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장내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확 가라앉아 버렸다.고승겸이 소만리와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심하기 전에 자신과 소만리가 예전에 결혼식을 올릴 뻔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이들에게는 이미 입단속을 시켰다.그런데 고승근의 어머니가 이런 얘기를 폭로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사실, 이것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승근도 왕실 계승권에 대한 야욕이 엄청난 자였고 그의 어머니는 당연히 자신의 아들을 돕고 싶었을 것이다.여지경이 고승겸을 도와주는 것처럼 말이다.고 씨 집안 어르신의 안색이 점점 일그러졌고 그는 고승겸을 바라보며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승겸아, 이 일은 중대한 일이야. 지금 저 말이 사실이냐?”“아버님, 이런 자리에서 제가 어떻게 함부로 지껄이겠어요?”고승근의 어머니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한 것처럼 기고만장했다.그러나 고승겸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온화한 웃음을 머금은 채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숙모가 굳이 저렇게 말씀하신다면, 네. 소만리도 분명 유부녀이긴 하죠. 몇 달 전에 이미 저와 혼인서약을 맺었었는데 사정이 있어서 소만리와의 혼인이 완전하게 마무리되지 못했어요.”고승겸은 싱긋 웃으며 말을 마쳤고 음흉한 눈빛으로 고승근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숙모님, 승근이가 계승권을 쟁취하고 싶어 한다는 거 잘 알아요. 그래서 저와 소만리의 결혼식에서 이런 소란을 피워 할아버지에게 나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주시려던 거였죠? 그런데 할아버지가 그렇게 쉽게 숙모 말을 믿으시겠어요?”고승겸은 이 말을 하면서 하객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몇 달 전 청첩장을 받고 소만리와 제가 결혼식을 준비했던 사실을 기억하시리라 믿어요. 하지만 결혼식장에 소만리의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나타나 결혼식이 중지되었었죠. 그 남자는 정신이상자에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이 밝혀졌죠.”그는 말을 마치고 난 후 정색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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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장

소만리는 고승겸을 한번 쳐다보고는 자신의 입만 쳐다보는 주변 사람들을 향해 빙그레 웃었다.“당연히 전 최면에 걸리지 않았죠.”소만리는 간단명료하고 확고하게 대답했다.고승겸은 그녀의 대답에 만족했지만 갑자기 그의 마음속에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소만리의 대답이 너무 확고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최면에 걸리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한편 소만리의 말을 듣고 고승근의 어머니는 냉소를 흘리며 끼어들었다.“지금 농담하자는 거야? 최면에 걸린 사람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자신이 최면에 걸렸는지 아닌지 스스로 알고 말할 수 있겠어?”“당신 말이 맞아요. 최면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최면에 걸렸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잘 몰라요. 최면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부인, 저 소만리는 분명히 최면에 걸리지 않았어요.”소만리는 살짝 눈빛이 달라진 고승겸에게 시선을 던지며 단호하고 힘찬 어조로 말했다.“왜냐하면 최면이 풀렸으니까요.”“...”고승겸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이 소만리의 입에서 흘러나왔다.그야말로 그는 충격에 빠져 버렸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소만리의 최면이 또 풀렸다고?지난번처럼 가장 중요한 이 순간에?그럼 그의 모든 계획은 또다시 중단되어 버린단 말인가?아니다.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승겸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가만히 놔둘 수 없었다.그는 할아버지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황급히 소만리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소만리, 무슨 소리 하는 거야?”소만리는 예쁘장한 입술을 들썩거리며 말했다.“내가 지금 사람 말을 하고 있는 건데 왜 고 선생은 못 알아듣는 거야?”“...”소만리의 말에 고승겸은 깜짝 놀랐다.고승근과 그의 어머니, 그리고 주변의 하객들이 모두 서로 쳐다보며 영문을 몰라했지만 소만리의 눈빛으로 그들은 뭔가 대충 짐작하기 시작했다.사람들 속에 있던 여지경도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고승겸은 여전히 침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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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장

”고승겸, 당신이 졌어.”이 말이 고승겸의 고막을 울렸다.지금껏 소만리의 목소리는 분명 듣기 좋았는데 지금 고승겸에게는 그 목소리가 매우 귀에 거슬리고 쓰라렸다.그의 눈동자에 갑자기 한 줄기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지만 소만리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고승겸, 생각지도 못했지? 내 최면이 다시 풀릴 거라곤.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최면계의 대가라고 불렀고 스스로도 뛰어난 최면술을 가졌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당신도 이 정도에 지나지 않아.”소만리는 약간 비꼬는 듯한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아마도 당신이 왕실 계승권 자리를 놓고 경쟁하느라 최면 능력이 떨어졌을 수도 있어.”“...”소만리의 말에 고승겸은 눈썹도 까딱하지 않았다.잠시 동안 그는 소만리가 한 말을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오래 침묵하지는 않았다.고승겸은 낮은 소리로 웃기 시작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소만리, 당신 아직도 나한테 화났지? 여기 이렇게 하객들도 많고 할아버지도 계시니 쓸데없는 소란 피우지 마.”고승겸은 비위를 맞추는 듯한 눈빛으로 소만리가 방금 한 말을 거두어 주기를 암시했지만 소만리는 고승겸의 눈빛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무시했다.“고승겸, 더 이상 누구를 우롱할 생각하지 마. 비록 당신은 총명하고 능력도 뛰어나지만 당신 같은 사람을 산비아 차기 군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산비아 시민들의 슬픔이야.”소만리는 인정사정없이 고승겸에게 일침을 가했다.고승겸은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객들이 수군수군거리며 귓속말로 속삭이기 시작했고 그 말이 고승겸의 귀에 그대로 미끄러져 들어와 그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지금 가장 기쁜 사람은 고승근의 엄마였다.지금의 이런 상황은 고승겸에게 매우 불리하게 돌아갔고 이는 곧 고승근에게 상당히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엄마로서 당연히 기뻐할 일이었다.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고승겸의 할아버지는 잠자코 입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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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장

남연풍을 아는 이들 외에 남연풍을 모르는 이들도 이 장면을 보고 상당히 놀라는 표정이었다.“저 여자 누구야?”“뭔가 고승겸을 폭로하러 온 것 같은데.”“쉿, 말 함부로 하지 마. 어쨌든 산비아의 자작 공자야. 확실한 걸 알기 전에는 함부로 죄를 뒤집어 씌우지 마.”이 말을 듣고 홀의 분위기는 다시 조용해졌다.고승겸의 할아버지도 남연풍에 대해 깊은 인상이 남아 있어서 남연풍을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몇 년 전 고승겸은 남연풍과 결혼할 뻔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남연풍은 고 씨 일가를 떠났고 이후 아예 산비아를 떠나 버렸다.할아버지는 지금 이런 모습의 남연풍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할아버지, 저 모르지 않으시죠?”남연풍은 담담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저를 기억하신다면 지금 제가 하는 말도 믿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할아버지는 입술을 오므린 뒤 잠시 생각한 듯 고개를 숙였다가 입을 열었다.“말해 보거라.”남연풍은 이 말을 듣고 휠체어를 돌려 얼굴이 잿빛으로 변해가는 고승겸의 얼굴에 시선을 던졌다.“소만리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에요. 고승겸은 처음부터 소만리의 배경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소만리에게 접근했어요. 소만리에 대해선 남녀 간의 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남연풍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고승겸, 당신 설마 잊었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라고 말한 거 말이야. 당신이 소만리와 결혼하는 건 단지 왕실 계승권을 위해서라고 말한 거. 그리고 왕실 계승권을 쟁취하게 되면 소만리와의 관계는 정리하고 당신은 나의 남자가 되어 우리의 이루지 못한 인연을 다시 이어가자고 말했지, 기억나?”고승겸은 할 말을 잃은 듯했고 웃음을 머금고 있는 남연풍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남연풍은 고의로 폭로한 것이다.그녀는 일부러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했고 그의 모든 계획을 망치려고 작정하고 한 행동이었다.고승겸의 가슴속에 불덩이가 점점 커지고 있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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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장

남연풍의 말을 들은 고승겸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어떻게 그럴 수가?절대 그럴 수가 없다.고승겸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부인했지만 남연풍의 굳은 눈빛이 그녀의 말이 사실임을 말해주었다.남연풍은 고승겸과 잠시 서로의 눈을 마주 보다가 차갑게 눈을 떼고 할아버지에게 간곡하고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제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에요. 만약 할아버지가 못 믿으시겠다면 다른 사람을 찾아서 충분히 확인시켜드릴 수 있어요. 할아버지가 능력이 없으신 분도 아니고 더 알고 싶은 게 있으시다면 반드시 눈으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어요.”남연풍은 마지막으로 고승겸을 힐끔 쳐다보며 가차없이 비아냥거리는 눈빛을 던졌다.“저는 고승겸이 산비아의 왕좌를 차지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고승겸은 지금 이 순간 그의 마음을 형용할 길이 없었다.이미 분노는 끓어오를 대로 끓어올라 일촉즉발의 상태가 되었다.그러나 앞에 있는 이 사람은 다름 아닌 남연풍이다.남연풍.모든 일에 그녀 자신보다 고승겸을 우선시하던 그녀였다.고승겸 앞에서는 말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고 항상 조심스러워하던 여인이 이제는 그를 가차없이 초라하게 만들고 심지어 그가 죽기를 바라고 있다.고승겸은 할 말이 없었고 그저 남연풍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그러자 고승근의 엄마가 냉소를 날리며 끼어들었다.“아버님, 남연풍까지 고승겸의 사람됨을 이렇게 폭로하는데 어떻게 이런 사람이 미래의 산비아 후계자가 될 수 있겠어요?”“할아버지, 저도 산비아 왕좌를 쟁취하고 싶지만 저런 비열한 수단을 써서는 안 되죠. 고승겸의 저런 행동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요. 모든 일은 정정당당해야 해요.”고승근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을 하다가 갑자기 눈을 들어 공손하게 소만리에게 물었다.“소만리, 이미 두 분 사이가 가짜로 판명이 났으니 말인데 임신 같은 건 아예 없던 일인 거죠, 그렇죠?”소만리는 입꼬리를 말아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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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장

남연풍은 순간 고승겸의 불만이 극도로 끓어오르는 것을 눈치채고 그가 어떤 행동을 보일지 직감했다.고승겸을 두려워하고 그의 지위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을 테지만 그녀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승겸, 당신이 지금 몹시 불만스럽고 불쾌한 심정이라는 거 알아. 하지만 뭐가 그렇게 불쾌한 거야? 지금까지 당신이 걸어온 길은 당신 스스로 선택한 거야.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일에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거야. 내가 AXT69를 개발한 죄로 내 아이를 잃은 것처럼 당신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구.”남연풍의 마지막 말이 고승겸을 격하게 자극했다.그의 두 눈은 마치 매서운 칼바람을 집어삼킨 것 같았고 순식간에 주홍빛으로 물들었다.그는 자신을 높은 곳에서 끌어내리겠다는 결심을 굳힌 여인을 보며 침울하고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가 갑자기 비웃음 가득한 얼굴이 되어 아무 말없이 돌아섰다.고승겸은 그냥 훌쩍 걸어갔다.앞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그에게 길을 열어 주었다.고승겸은 아무 반박도 변명도 없이 혼자 인파를 헤치고 금빛 찬란한 궁전에서 사라졌다.남연풍은 휠체어를 돌려 고승겸이 떠나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그녀의 가슴에서 피눈물이 나는 것 같은 아픔이 느껴졌다.그녀는 고승겸이 평생 그가 바라던 욕망에 닿지 못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가 마지막까지 꿈꾸던 꿈, 그가 갈망하던 삶은 여기서 종지부를 찍었다.하지만 남연풍은 후회하지 않았다.그때 조용한 분위기를 깨고 여자의 웃음소리가 울렸다.고승근의 엄마가 입을 가리고 웃고 있는 것이었다.고승겸이 이렇게 고꾸라졌으니 이제 왕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의 아들뿐이었다!소만리는 궁전에 더 머물 생각이 없었고 어서 빨리 기모진을 찾으러 가고 싶었다.그녀는 대기실로 가서 미리 준비해 놓은 옷으로 갈아입고 문을 나섰다.그러나 뜻밖에도 남연풍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일부러 기다린 거예요?”소만리가 물었다. 남연풍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가 이내 고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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