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풍, 지금 내가 경찰에 신고하길 바라는 거야?”소만리는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다.“지금 당신이 내 딸을 납치했고 내 딸의 신변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경찰에 가서 알리라는 거야?”자신에게 등을 보이고 걸어가는 강자풍의 뒷모습을 보면서 소만리의 눈에는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다.“강자풍, 설마 너도 네 형과 누나처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보려고 하는 거야?”소만리의 말이 떨어지자 강자풍은 몸을 홱 들렸다.그의 시선이 바로 소만리를 겨누었다. 눈에는 예전에 보였던 다정하고 온화함은 온데간데없었다.순간 소만리는 강자풍의 눈에 증오와 분노, 갈등의 빛이 스쳐가는 것을 보았다.갈등, 그는 갈등하고 있었다.몇 초가 지나자 강자풍의 눈빛이 비로소 차분해졌다.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기모진의 부인께서 멀리서 여기까지 비행기로 날 찾아왔는데 내가 너무 홀대하면 안 되겠지. 근처에 괜찮은 카페가 있는데 차나 한 잔 할까?”강자풍은 소만리가 기여온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유일한 방법인데 소만리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출근 시간이라 카페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강자풍은 소만리에게 홍차 한 잔을 주문해 주었다.“부인, 홍차 좋아하잖아.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말이야.”강자풍은 낯설고 딱딱한 말투로 소만리에게 말했다.예전에는 격의 없이 소만리에게 누나라고 부르며 살갑게 대했었다.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얘기였다.소만리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눈앞의 차를 마시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를 시작했다.“강자풍, 너도 알다시피 난 멀리서 내 딸을 찾으러 F국에 왔어. 너랑 차나 마시려고 온 게 아니야. 난 내 딸만 찾으면 돼.”소만리의 작고 또렷한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가득 차 있었다.“만약 정말로 나와 모진에게 불만이 있다면 우리한테 말해. 하지만 여온이는 그저 어린아이야. 여온이는 당신을 순수하고 착한 오빠, 좋은 오빠로 생각한단 말이야. 그
최신 업데이트 : 2023-05-2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