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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701 - Chapter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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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장

소만리는 끝내 강자풍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강자풍이 기여온을 데리고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 소만리는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이 불안했지만 한편으로 강자풍은 절대 기여온을 해칠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다.“소만리, 강자풍이 여온이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알 것 같아.”기모진은 기여온의 위치를 소만리의 핸드폰에 전송했다.소만리는 기여온의 위치를 보고 의아해했다.“여온이 몸에 위치 추적기를 달았어?”“우리 아들 걸작이야.”기모진은 자신의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며 으쓱해 보였다.“기란군은 겨우 여섯 살이지만 가끔 보면 우리보다 더 시야가 넓어.”이 점에 대해서는 소만리도 완전히 동의한다.그녀에게 여러 번 사고가 났는데 그때마다 모두 아들 덕분에 기모진은 그녀를 구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하지만 기여온의 위치를 보고 소만리의 심장이 다시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여온이가 왜 병원에 있지? 강자풍이 왜 멀쩡한 여온이를 병원에 데리고 갔을까?”“소만리, 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 바로 가 보면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알 수 있어.”기모진은 다정한 목소리로 소만리의 불안한 감정을 다독거려 주었다.그러나 소만리의 마음은 여전히 조마조마했고 그녀의 불안은 병원에 도착해서도 가시지 않았다.병원에 도착한 후 소만리는 먼저 차에서 내려 병원으로 들어갔다.기모진의 핸드폰에서 지시하는 위치를 따라 빠르게 외래 진료소로 달려갔다.소만리는 급하게 모퉁이를 돌다가 그만 지나가는 남자와 부딪히고 말았다.“죄송합니다. 제가 급해서 그만...”소만리는 정중히 사과하면서 눈을 들어 보았다. 그녀의 눈앞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다만 예전에 그녀가 보았던 얼굴과는 달리 지금 눈앞에 서 있는 얼굴에는 전에 없던 성숙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강자풍, 안 그래도 널 찾으러 왔어.”소만리는 오만 가지 뜻이 담긴 첫 마디를 내뱉었다.“왜 우리랑 연락을 끊으려 한 거야? 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우리 여온이를 데리러 간 거야? 여온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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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장

뭐!강자풍의 대답은 청천벽력과도 같이 소만리와 기모진의 머릿속에 떨어졌다.한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폭우를 온몸으로 뒤집어쓰는 기분이었다.소만리는 마치 온몸의 산소가 다 빠져나간 듯 눈앞이 캄캄해져 왔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소만리!”기모진은 의식을 잃고 쓰러질 뻔한 소만리를 덥석 끌어안았다.소만리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듯 강자풍을 잠시 바라보다가 몸을 홱 돌려 진료실로 달려갔다.기모진도 강자풍을 한번 힐끔 보고 난 후 소만리를 뒤따라 진료실로 들어갔다.“소만리, 천천히 가.”그는 그녀가 걱정이 되었고 동시에 그의 딸 기여온도 걱정이 되었다.아닐 거야. 뭔가 잘못되었을 거야.멀쩡한 여온이가 왜 백혈병에 걸려?기모진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부정했다. 소만리도 마찬가지였다.소만리는 진찰실 문을 밀고 들어갔고 진찰 중이던 의사는 소만리와 기모진을 보고 ‘엄마' 라고 부르는 기여온의 목소리를 들었다.소만리는 한달음에 기여온에게 달려가 자세를 낮추고 기여온을 안았다.“여온아, 여온아, 엄마한테 말해봐. 어디가 아픈 거야? 엄마한테 보여줘 봐.”소만리는 횡설수설하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강자풍이 한 말이 마치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그녀의 심장을 단칼에 도륙 내었고 망신창이가 된 심장에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피가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소만리, 너무 흥분하지 마. 여온이가 놀래잖아. 우리 일단 의사 선생님한테 물어보자.”기모진은 소만리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달래주었고 손수건으로 소만리의 눈물을 닦았다.소만리는 얼른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의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의사 선생님, 우리...”“기여온의 부모님 되십니까?”의사가 되물었다. 소만리와 기모진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우리가 여온이 부모예요.”“마침 잘 오셨어요.”의사는 안타까운 듯 눈을 내리깔고 기여온을 바라보았다.“방금 보호자분 친구가 이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아이를 상태를 보니 출혈이 멈추지 않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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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장

소만리와 기모진은 강자풍의 말을 듣고 뒤를 돌아보았다.강자풍이 천천히 진료실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는 한쪽에 멈춰 서서 여온을 한번 힐끔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기본적인 검사로도 여온이가 병에 걸린 게 확실해요.”강자풍이 소만리와 기모진을 향해 말했다.“내가 방금 말했잖아.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라고.”“강자풍, 내 딸이 이런 병에 걸렸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넌 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내 딸을 찾아간 거냐구?”기모진이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강자풍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안 되는 겁니까?”다섯 살짜리 아이를 두고 오랜 친구 운운할 정도로 강자풍의 대답은 조롱에 가깝게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소만리는 밀려오는 아픔을 참으며 기여온 앞으로 돌아섰다.마음이 너무 어지러워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었는데 이제 보니 기여온의 무릎에 붕대가 감겨져 있는 것이 소만리의 눈에 들어왔다.“여온아, 여기 왜 그래?”기여온은 작은 머리를 숙이고 한참 동안 자신의 무릎을 쳐다보다가 겨우 입을 열려고 했지만 그녀는 좀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소만리는 갑자기 놀라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녀가 느끼는 아픔이 점점 더해져 가는 것 같았다.소중한 그녀의 딸이 엄마 아빠라는 말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는 걸 소만리가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내가 여온이를 어린이 공원에 데리고 갔었는데 그만 여온이가 넘어졌어.”강자풍이 해명하는 말소리가 소만리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내 딸을 데리고 어린이 공원에 갔었어?”기모진은 더욱 강자풍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강자풍을 노려보았다.“당신 잠깐 나와 봐. 물어볼 게 있어.”강자풍은 미간을 찌푸렸고 별로 내키지 않는 듯했지만 결국 돌아서서 기모진을 따라 진료실 문밖으로 나갔다.“기 선생이 나한테 무슨 할 말이 있어요? 내 시간은 아주 소중하다구요.”기모진은 이 말을 들으며 정말 사람 마음 한 치도 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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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장

”무슨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보고 싶어서 갔어요.”강자풍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그럼 우리랑 연락을 끊으려 한 것도 그냥 하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허허.”강자풍은 웃는 것도 웃지 않는 것도 아닌 표정을 지으며 담배 끝에 하얗게 매달려 있는 담뱃재를 털었다.“더 궁금한 게 있으면 지금 일일이 대답해 줄 수 있어요. 그래야 당신들이 더 이상 나한테 여러 경로를 통해 연락하려고 하지 않을 테니까.”강자풍은 앞으로 그들과 확실히 연락을 끊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기모진은 눈썹을 찡그리며 막 입을 열려고 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익숙한 발자국 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다.그가 뒤돌아보니 소만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기모진도 더 이상 강자풍과 씨름할 마음이 없어서 재빨리 몸을 돌려 소만리를 향해 달려갔다.“소만리, 여온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그는 상황이 더 나빠진 게 아닐까 걱정스러웠다.더구나 소만리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여서 더욱 불안했다.소만리는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강자풍을 힐끔 보다가 시선을 돌려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모진, 우리 돌아가자. 의사 선생님이 여온이의 상황을 정확히 알려면 정말 검사를 좀 해야 한대. 그러고 나서 치료를 어떻게 할지 정하시겠대.”“그래.”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돌아섰다. 강자풍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소만리는 강자풍을 다시 한번 쳐다보았지만 강자풍은 창가에 서 있을 뿐 아무런 반응도 없이 계속 담배만 피웠다.의사의 뜻에 따라 소만리와 기모진은 기여온을 데리고 종합적인 검사를 했다.검사 결과 역시나 강자풍이 말한 대로 기여온의 혈액 응고 기능에 문제가 있는 걸로 나타났다.아이가 다쳐 피를 흘렸을 경우 피가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였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이의 상태가 그리 심각하지는 않아서 굳이 골수 이식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그만하길 정말 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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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장

그것 때문에?소만리의 눈이 의혹으로 가득 찼다.“그게 뭔데?”기모진은 잠시 망설이는 듯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너무 많이 생각했나 봐. 소만리, 우리 여온이를 어떻게 치료할지 그거나 얘기해.”기모진이 애써 화제를 돌렸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강자풍이 왜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떠나질 않았다.소만리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지금 그녀가 더 신경 써야 할 사람은 그녀의 소중한 딸 기여온이었다.그 후 며칠 동안 소만리는 기모진과 여러 병원을 오갔고 결국 기여온은 백혈병 치료를 위해서 가장 권위 있고 유명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소만리는 어린아이가 그렇게 험난한 고생을 하는 것을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었다.원래는 아이가 빨리 회복되기만을 기대하며 좋은 말만 꺼내려고 했는데 소만리는 도저히 마음같이 되지 않았다.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직 제정신을 온전히 찾지 못한 사화정 때문에 소만리는 정말 마음이 힘들었다.어둠은 어김없이 찾아왔다.소만리는 기여온의 침대 곁을 지켰고 기여온이 잠든 것을 본 후에야 조심조심 병실을 나와 복도에서 바람을 쐬었다.기모진은 지금 생활용품들을 챙기러 집에 가고 없었고 조금 있으면 아마 도착할 것이다.오로지 지금은 그녀 혼자였다.소만리가 앉아서 한숨을 돌리려 하는데 갑자기 간호사가 다가와 물었다.“실례합니다. 혹시 기여온 어머니 되세요?”“네, 그런데요.”“기여온 어린이의 정보를 위해 확인할 게 몇 개 있어서요.”소만리는 병실을 둘러보며 아이가 편안하게 자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나 여전히 그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소만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자 간호사는 동료가 와서 아이를 돌봐줄 테니 잠깐 자리를 비워도 된다며 안심하라고 말해주었다.“아, 고마워요.”감사의 말을 전하며 소만리는 간호사와 함께 간호사실로 갔다.그러나 소만리가 몇 발자국 걸어가자마자 검은 그림자가 복도 끝에서 빠른 걸음으로 기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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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장

”우리랑 인연을 끊으려고 한 거 아냐? 그런데 왜 내 딸을 보러 온 거야?”소만리가 되물었다.“강자풍, 네가 지금 무슨 마음으로 여기 왔는지 설명해 줄 수 있겠어?”“무슨 마음?"강자풍은 소만리의 말을 되뇌이며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였다.담배 끝에 가물가물하게 매달려 있던 불꽃이 활활 타오르며 하얀 연기를 피워 올렸다.그러다 강자풍은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떨어뜨리더니 발끝으로 짓이겼다.“허.”갑자기 그가 크게 헛웃음을 날렸다.소만리는 갑자기 강자풍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 그 눈빛은 적개심으로 가득했다.“내가 지금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해?”복수.정말 무겁고 심각한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소만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나와 기모진에게 복수하겠다고? 강어와 강연의 죽음이 우리 부부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강자풍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실망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난 우리가 친구인 줄 알았어. 그런데 내가 이용당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어. 소만리, 우린 더 이상 친구가 아니야.”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점점 더 혼란스러웠고 강자풍이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을 품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강자풍, 나와 기모진에 대해 뭔가 오해가 생긴 거 같아.”“오해가 아니야. 오해 같은 거 없어.”강자풍은 단호하게 부정하며 말했다.“소만리, 지금부터 우리는 이제 원수지간이야.”강자풍의 눈에 비친 비장한 결의를 보고 소만리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우리한테 복수해. 그렇지만 내 딸에게는 더 이상 접근하지 마. 알겠어?”이 말이 떨어지자 강자풍은 조롱기가 가득 섞인 말투로 말했다.“그건 좀 어렵겠는데. 누나.”“강자풍, 너!”“어서 가서 귀한 당신 딸이나 잘 지켜봐. 무슨 사고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조심해야지.”강자풍은 의미심장한 말투로 주의를 주었다.소만리는 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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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장

간호사가 이렇게 묻자 소만리는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들었다.소만리는 간호사에게 얼른 달려가 덥석 손을 잡았다.“간호사님, 내 딸은요? 내 딸이 왜 안 보여요?”“안 보인다구요?”간호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크게 떴다.“기여온 어린이는 옆방에서 자고 있는데요.”“옆방이요?”소만리는 순간 이 방이 여온이가 머물던 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을 박차고 나와 옆방으로 뛰어 들어갔다.침대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는 여온이를 보자 소만리의 심장이 이내 평온을 되찾았다.“소만리.”기모진은 소만리의 뒤로 다가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소만리는 몸을 홱 돌려 기모진을 덥석 꺼안았다.그녀는 눈시울에 가득 들어차 있던 눈물을 참지 못하고 기모진의 어깨에 기댄 채 눈물을 터트렸다.기모진은 소만리를 꼭 안아주며 위로했다.“내가 항상 당신 옆에 있을 테니까 울고 싶으면 마음껏 울어. 억지로 버티려고 하지 마.”소만리는 입술을 깨물고 기모진의 품에 꼭 안겨 눈물을 쏟았다.하지만 잠든 기여온이 혹여나 깰까 봐 큰 소리로는 울지 못했다.소만리는 정말 여온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 아닐까 정말 무서웠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방을 잘못 찾아서 여온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품에 오랫동안 기댄 후에야 비로소 마음이 진정되었다.아이가 편안히 잠든 모습을 보고 소만리와 기모진은 조용히 병실 문밖의 의자에 가서 앉았다.소만리는 아까 강자풍과 나눈 이야기를 기모진에게 전했다.기모진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별로 놀라지 않았다.“강연과 강어의 죽음 때문에 강자풍이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게 아닐까 짐작했었어.”기모진은 마음속으로 짐작했던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그러나 소만리는 일이 그렇게 간단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강어는 법을 어겼기 때문에 사형을 선고받았고 강연도 마찬가지로 많은 범죄를 저지르다가 결국에는 경연에게 죽임을 당했어. 그들 남매의 죽음은 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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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장

”응.”소만리는 힘없이 겨우 대답했다.잠시 후 서늘한 기운이 미친 듯이 온몸을 휩쓸고 오는 것이 느껴졌다.마치 한겨울 살얼음이 가득한 호수에 온몸이 떨어진 것 같았다.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기운이 그녀의 모든 감각을 점령해 버려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추워.”소만리가 중얼거리듯 내뱉었다.기모진은 서둘러 소만리에게 이불을 꽁꽁 덮어주고 방 안 온도도 높였지만 여전히 소만리의 몸은 덜덜 떨고 있었다.지금 기모진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녀를 아끼고 보호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자신의 무력함을 느끼자 기모진의 마음이 몹시 혼란스러웠다.기모진은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손을 뻗어 소만리의 뺨을 살며시 어루만지며 다정한 목소리로 위로해 주었다.“소만리, 조금만 버텨. 내가 지금 남사택한테 전화해 볼게. 당신 이겨낼 수 있을 거야.”“그래.”소만리가 조용히 대답하며 눈짓을 했다.그녀는 자신이 분명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남연풍이 말했듯이 한 번씩 이런 고통이 찾아올 뿐 죽지는 않을 거라고 믿었다.이런 상황은 다음번에도 또 일어날지도 모른다.기모진은 소만리를 달래며 남사택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도무지 남사택의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그는 초요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다.기모진은 시계를 보았다.남사택과 초요 두 사람 모두 이 시간에 잠이 들 사람들이 아니었다.그러나 두 사람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소만리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기모진은 즉시 이 병원에서 잘 아는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진정제 한 통을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기모진은 옆에 서서 의사가 소만리의 정맥에 진정제를 놓는 것을 지켜보았다.소만리의 오한과 가슴 통증은 조금 누그러졌을 뿐 여전히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의사도 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고 소만리의 증세를 보더니 일반적인 증상은 아니라고 말했다.의사가 떠난 후 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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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장

남사택은 아래층에 있는 기모진이 들을 수 있도록 인기척을 내려고 했다.초요도 덩달아 문짝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지만 주위는 아무 기척도 나지 않았다.기모진은 희미하게 인기척이 나는 것을 들었지만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 것인지는 몰랐다.그가 계속 귀를 기울여 보니 위층에서 누군가가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기모진은 그 소리가 심상치 않아 올라가 보려고 했는데 고승겸이 계단 입구에 나타났다.“기 선생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우리 집에 손님으로 오다니,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고승겸은 차가운 얼굴로 무표정하게 위층에서 내려왔다.“방금 당신 누구 이름 불렀어? 남연풍?”고승겸이 일부러 기모진을 떠보았다. 그 모습을 본 기모진은 차갑게 고승겸을 쳐다보았다.“고승겸, 연기할 필요 없어. 남연풍과 네가 한 편이라는 건 이미 다 알고 있어.”“어? 그래?”고승겸은 차갑게 되물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알면서 여긴 왜 온 거야? 우리가 같은 편인 걸 알고, 당신 부인 몸속에 독소를 해독할 수 있는 해독제가 없다는 것도 알면서 왜 여기까지 온 거냐구?”“나한테 이것저것 말할 필요 없어! 남연풍 나오라고 해!”기모진은 고승겸과 싸울 시간이 없었다.그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소만리의 힘든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원하고 있을 뿐이다.지금은 독소를 개발한 남연풍이라는 작자만이 소만리를 진정으로 도울 수 있다.기모진이 이렇게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고 고승겸은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난 듯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그는 시중에게 홍차를 끓여 오라고 손짓했고 시중이 홍차를 가져다주자 소파에 한가롭게 앉아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고승겸, 남연풍 나오라니까. 그 여자가 여기 있다는 거 다 알아.”기모진은 확신하며 말했다. 경도에서 한 사람의 동향쯤 파악하는 건 매우 간단한 일이었다.그가 조사하고 싶다면 아무 문제없이 알 수 있는 것이었다.기모진은 남연풍과 고승겸이 얼마 전 그들을 따라 경도에 온 사실을 파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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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장

남연풍은 눈앞의 광경이 도저히 믿기지 않아 넋을 잃고 고승겸을 쳐다보았다.고승겸은 손에 총을 쥔 채 냉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마치 감정이라고는 없는 포커페이스처럼 싸늘하기 짝이 없었다.사람들 앞에서 보이던 온화하고 우아한 도련님은 온데간데없었다.이 순간 그는 마치 냉혈하고 무자비한 어둠의 공작처럼 세상의 어두운 기운을 다 빨아들인 사람 같았다.고승겸이 방금 한 행동은 기모진이 그녀를 데려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분명했다.그렇다면 저 사람, 날 위해 총을 쏜 건가? 날 위해?남연풍의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졌다.고승겸은 기모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누구도 내 눈앞에서 이 집에 있는 물건을 가져갈 수 없어. 어떤 물건도!”물건.고승겸의 이런 표현을 듣고 잠시 착각에 빠진 남연풍의 두근거림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그렇다.그가 어떻게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겠는가.항상 이용만 하는 주종 관계일 뿐이었다.그는 단지 그녀가 아직 이용 가치가 있기 때문에 곁에 둔 것이었다.“기모진, 남연풍을 놔줘.”고승겸이 재차 요구했다. 그의 눈빛이 한층 차가워졌다.그러나 기모진의 시선은 고승겸보다 더 차가웠다.“해독제를 구할 수 없다면 난 여기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거야.”이 말을 듣고 무표정하던 고승겸의 얼굴에 마침내 일말의 변화가 보였다.“기모진, 확실해?”“난 단연코 확실해. 확실하지 않은 것은 당신들이야.”기모진은 더욱 힘차게 남연풍을 잡아당겼다.“기모진, 당신 정말 도전적이군.”고승겸이 갑자기 이런 뜬금없는 말을 했다.그러나 기모진은 고승겸의 말뜻을 알아차렸다.이 남자가 자신에게 손을 쓸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모진은 이미 다 준비를 해 두었다.그때 계단 위쪽에서 어수선하고 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기모진!”남사택의 목소리가 들렸다.떠나려던 기모진의 발걸음과 총을 쏘려던 고승겸의 몸짓이 동시에 멈추었다.“쿵쿵쿵쿵.”남사택이 서둘러 위층에서 뛰어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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