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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641 - Chapter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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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1장

고승겸이 소만리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목적을 말하자면...”그는 잠시 머뭇거리며 눈을 들어 앞에 서 있는 소만리에게 시선을 돌렸다.“당신, 이제는 내 신분을 확실히 알았겠지?”소만리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고승겸의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그래서 존귀하신 자작공자님이 신분을 이용해 우리 부부를 제압하려는 거야?”고승겸은 소만리가 자신을 비꼬아 말하는 것을 눈치챘지만 개의치 않고 전에 없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그동안 난 당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어. 당신은 아주 똑똑한 여자야. 내 곁에는 당신 같은 지혜로운 여자가 필요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의 마음속에 나라는 존재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어. 최면술로도 당신을 통제할 수 없어서 이제는 포기했어.”고승겸은 유감스러운 듯 긴 눈썹을 살짝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 결과는 당신 부부가 짊어질 수밖에 없어. 내가 바다에서 당신 목숨을 구해준 것에 비하면 중혼죄는 당신한테 아무것도 아닐 거야. 안 그래?”소만리는 아름다운 입술선에 아치를 그리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그래, 겸 도련님이 내 생명을 구해준 은혜에 비하면 오늘 날 감옥에 가두는 것쯤 아무렴 어때? 살아 있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지 않아?”소만리의 침착한 얼굴을 보며 고승겸은 자신이 끝내 이 여자를 이기지 못했다는 것을 실감했다.그는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르지 않고 문 앞을 지키는 사람에게 지시를 내린 후 바로 떠났다.소만리는 제자리에 망부석처럼 앉아 굳게 닫힌 취조실 문을 보았다.침착한 척했지만 마음속엔 걱정과 근심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쳤고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다.모진, 당신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서 무사히 빠져나가야 해.그리고 나서 난 당신이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릴게.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의 이런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그가 꼭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 주기를 묵묵히 기도했다.고승겸의 결혼식에서 있었던 일은 엊그제부터 세간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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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2장

”소만리는 지금 어디 있어? 그리그 그 남편이라는 작자 기모진은? 잡았어?”고승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모두 경찰서에 있어요. 기모진은 아마 별일 없을 거예요. 소만리는...”그는 잠시 숨을 죽이고 기대로 가득 찬 안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렇다. 안나는 소만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길 기대하고 있었다.“소만리는 어때? 중혼죄로 처벌받는 거야?”여지경이 되물었다. 사실 그녀는 소만리가 마음에 들었다.결혼식이 시작되기 전에 그녀는 소만리에 대한 확실한 상황을 알게 되어 이 혼사가 계속 진행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고승겸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비록 이 일로 고승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엉망이 되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소만리가 중혼죄로 처벌받지 않기를 바랬다.“아까 어떻게 그렇게 경찰이 제때 딱 왔지?”여지경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안나는 자신의 공을 치하해주길 은근히 바랬다.결국 그녀의 신고로 경찰이 와서 고승겸의 체면을 살려줬다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안나가 지금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갑자기 고승겸의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네가 경찰에 신고했어?”안나는 칭찬이 듣고 싶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여지경 앞에서 더 호감을 얻어보려고 기대를 가득 안고 고개를 끄덕였다.안나는 여전히 정숙한 척하며 눈썹을 찡그리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장착하고 입을 열었다.“이 여자는 중혼죄를 저질렀어요. 난 그 여자가 이렇게 우리 겸이 오빠를 우롱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어요. 그녀가 경찰에 잡혀간 것은 다 자업자득이에요!”“역시 네가 신고한 거로군.”여지경은 칭찬을 기대하고 한껏 부풀어 있는 안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니? 네가 이렇게 하면 소만리가 위험해진다는 걸 몰랐던 거야?”“...”안나는 자기가 여지경에게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여지경이 자신을 원망하는 말을 듣고 약간 어리둥절했다.“어머니, 잊으셨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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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3장

경찰서.기모진은 업무방해 행위도 약간 저질렀지만 죄질이 그리 나쁘다고 볼 수 없어 곧 보석으로 풀려났다.그러나 그는 경찰서 입구에 서서 도무지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소만리가 아직 경찰서 안에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중혼죄로 기소될 것 같았다.“소만리.”기모진은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고 깊은 눈동자에게는 굳은 각오가 떠올랐다.“반드시 무사히 당신을 집으로 데려갈 거야. 기다려줘.”그는 소만리가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고 다짐했다.기모진이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경찰서 앞에는 고급차 한 대가 천천히 멈춰 섰다.여지경은 가방을 들고 우아하게 차에서 내렸다.소만리는 방금 취조를 마치고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취조실을 나서려는데 문 앞에 다다르자 뜻밖에도 여지경이 마주 오는 것을 보았다.여지경을 도와 길을 안내하는 경찰관은 매우 정중한 태도를 보였고 소만리와 함께 서 있던 경찰에게 소만리를 다시 취조실로 데려가라고 지시했다.여지경은 말없이 소만리를 쳐다보다가 소만리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옆에 있던 경찰관에게 눈짓을 했다.경찰관은 곧바로 알아차리고 옆에 있던 경찰에게 소만리의 수갑을 풀게 했다.수갑이 풀리니 확실히 소만리는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았다.“내가 이 아가씨랑 할 얘기가 좀 있어서요. 두 분 잠시 자리 좀 비켜주세요.”여지경이 예의 바르게 입을 열었지만 그 말투는 일종의 요구와 지시처럼 들렸다.경찰관은 여지경의 뜻을 알아듣고 젊은 경찰을 데리고 취조실을 나섰다.여지경은 소만리를 흘겨보며 앞에 놓인 의자를 가리켰다.소만리는 이 경찰서에서도 여지경의 말이 굉장히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질 만큼 그녀의 지위가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일반적인 지위에서는 결코 함부로 수갑을 풀어 달라는 지시를 할 수 없을 것이다.“고맙습니다.”소만리는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여지경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고마워할 필요 없어. 난 단지 은혜를 갚고 싶었을 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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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4장

여지경은 자신을 안내해 주었던 그 경찰관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눈 후, 소만리를 돌아보며 부드럽게 웃었다.“내가 이미 보석 신청했어. 우선 여기서는 나갈 수 있게 됐어. 하지만 당분간은 산비아를 떠날 수 없을 거야.”소만리는 방금 분명히 보석으로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자신은 보석 신청조차 할 수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 이런 말을 들으니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경찰서를 나온 후에도 소만리는 지금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고맙다는 말 외에 소만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여지경도 소만리의 감사 인사를 받아들이고 핸드폰을 건네주었다.“남편한테 연락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 그렇지만 당분간은 산비아를 떠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소만리는 핸드폰을 받아들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연거푸 한 후에 여지경이 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기모진은 원래 자신이 살던 곳으로 우선 돌아가려다가 갑자기 소만리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10여 분 후 그는 경찰서로 한달음에 달려와 소만리가 무사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소만리?!”그는 놀라고 기뻐하며 그녀의 두 손을 꽉 잡았다.소만리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모진, 우리 우선 병원에 가자.”기모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다친 발을 보고 그녀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병원으로 가는 길에 소만리는 방금 여지경이 자신을 찾아온 사실과 취조실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모진에게 말했다.소만리의 말을 다 들은 기모진도 소만리가 보였던 것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그 분이 그렇게 대범하게 넓은 도량으로 이해해 줄지는 정말 몰랐어.”기모진이 감탄해 마지않았다.소만리도 그의 말에 수궁하였다.“정말 나도 깜짝 놀랐어. 날 도와주시겠다니.”“당신이 선의로 한 일들이 씨앗이 되어 결국 이렇게 좋은 결과로 돌아온 거야.”기모진은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더니 마침내 서로의 체온을 확인하듯 꼭 껴안았다.소만리도 안심하고 아무 걱정 없이 기모진의 품에 기대었다.기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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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5장

고승겸의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고 여지경은 그런 고승겸을 바라보다 소파에 앉았다.“정말 소만리를 속여서 혼인신고를 했니? 처음부터 소만리를 이용해 안나를 떼어내고 가짜 커플 행세를 하게 했다는 거 사실이야?”“약혼했을 때 맺었던 서약서는 단순한 형식이라고 속여서 혼인서에도 서명하게 한 거 맞지?”그는 침묵했다. 여지경에게 그보다 더 확실한 대답은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여지경은 고민스러웠다.“승겸아, 넌 여태껏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했고 이런 비겁한 행동은 조금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번에는...”“한 가지 목표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교가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죠.”“하지만 난 그것이 기교라고 생각되지 않는구나.”여지경은 아주 논리적으로 바로잡았다.“그것은 이용이야. 모함이고, 심지어 파괴이기도 하지. 넌 소만리를 파괴하려 했어.”“하지만 내가 없었다면 그녀는 이미 바다에서 죽었을 몸이에요.”“그래서, 그게 소만리한테 계략을 꾸민 이유라는 거야?”여지경은 되물었고 두 사람을 에워싼 공기가 허공에서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듯 주변이 공허하게 울렸다.고승겸도 다시 침묵에 빠졌다. 그러다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는 듯 눈썹을 살짝 일그러뜨렸다.“승겸아, 엄마가 솔직히 말할게. 난 소만리라는 여자는 마음에 들어. 며느리가 된다면 정말 기쁘겠지만 사실은 며느리가 될 수 없잖아. 그렇지만 난 소만리와 친구로는 지내고 싶어.”이 말에 의아한 눈빛이 고승겸의 눈을 스쳐 지나갔고 잠시 후 그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정말 이렇게까지 좋아하실 줄 몰랐어요.”“처음에는 나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사람은 만나봐야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잖아.”여지경은 다소 진중한 어투로 당부했다.“승겸아, 지름길이 있으면 좋겠지만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치는 길이라면 엄마는 네가 다른 방식을 택했으면 좋겠어.”고승겸은 여지경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미소를 지으며 여지경의 말에 응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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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6장

소만리는 자연스럽게 이런 말을 했지만 기모진의 마음은 오히려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는 일찍이 자신이 저지른 정당하지 못한 행동들을 떠올리며 여전히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그녀는 지금까지 기모진을 가장 사랑하는 남자로 여기며 그 신념에 충실해 왔지만 그는 그녀의 신분을 인정해 주지 않는 태도조차 보였었다.그런 생각을 하자 기모진은 심리적인 탓인지 갑자기 심장이 욱신욱신 쑤시는 것 같았고 곧이어 데자뷔 같은 둔탁함이 심장을 조여오더니 급기야는 숨쉬기조차 힘들어지기 시작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얼굴빛이 변하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그의 손을 꽉 잡아 주었다.“모진, 왜 그래?”기모진은 소만리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밀려오는 고통을 부인하고 싶었지만 숨이 막혀 한 마디도 할 힘이 나지 않았다.갈수록 나빠지는 기모진의 얼굴을 보며 소만리는 당황하기 시작했다.“모진, 당신 도대체 왜 그래? 말해봐. 어디가 불편한 거야?”소만리는 횡설수설하며 기모진의 얼굴을 살폈다.그녀의 눈동자는 알 수 없는 공포로 벌겋게 달아올랐다.“독소, 독소가 또 발작을 일으킨 것 같은데...”기모진은 더 이상 소만리에게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독소?”소만리의 눈동자가 움츠려 들었다.기모진의 몸에 남아 있는 독소가 지금 발작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다행스러운 미소가 번졌다.“모진, 걱정하지 마. 나 해독제 가져왔어! 남사택이 나한테 준 그 해독제!”기모진은 깜짝 놀라며 화장실로 달려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았다.소만리가 해독제를 들고 다닐 줄은 몰랐다.아니다.이건 좀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기모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러다 문득 머릿속에서 전깃불이 번쩍 켜지듯 뭔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설마 소만리가 일부러 고승겸을 따라 스스로의 의지로 산비아로 온 것이 아닐까?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소만리는 이미 정신이 다 회복되었던 것이다.기모진가 이런 결론에 도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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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7장

기모진은 지금 이 순간 온몸의 힘을 다해 소만리를 가슴에 꼭 안았다.소만리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기모진의 가슴에 푹 파묻혀 있었다.떨리는 그의 손이 그녀를 감싸자 비로소 그의 온몸을 괴롭히는 독소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모진...”기모진이 몸이 아파서 이렇게 떠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에 대한 걱정이 너무 절절해서 떨리는 건지 그녀는 알 수 없었지만 떨리는 그의 몸을 실제로 느껴보니 그녀의 마음이 더욱 아파왔다.“모진, 나 꼭 지금 돌아가야 해. 그 해독제 외에는 당신을 구해줄 방법이 없어. 그래서 지금 꼭 가야 해.”“날 구해줄 사람이 한 명 더 있긴 해...”기모진은 다소 힘없는 표정으로 이런 말을 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누구?”“남연풍.”소만리의 머릿속에서 갑자기 아름답고 도도한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셜리?”그녀는 반신반의하는 눈빛으로 되물었다.“맞아, 셜리. 그 여자야.”기모진은 소만리를 더욱 힘주어 껴안으며 말했다.“아까 내가 당신 갈아입을 옷 사러 갔을 때 호텔 복도에서 그녀를 봤어. 방 문 앞에 서 있었거든.”“어떻게 셜리가 여기 산비아에 있지? 우리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또 어떻게 알았고?”소만리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기모진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그녀는 내 몸에 있는 독소가 곧 재발할 거라고 그러더군. 가능한 한 빨리 경도로 돌아가 남사택을 찾는 게 좋을 거라면서.”이 말을 듣자 소만리는 왠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기모진의 품에서 나와 뭔가 실마리를 찾아보려고 서둘러 기모진의 몸에서 핸드폰을 꺼냈다.잠금 화면을 푼 뒤 소만리는 얼른 주소록에서 셜리의 연락처를 찾으려고 스크롤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때 호텔 방의 벨 소리가 울렸다.소만리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셜리의 연락처를 찾는데 집중하려고 했지만 벨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결국 소만리는 문을 열었다.룸서비스인 줄 알았는데 문이 열리자 뜻밖에도 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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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8장

소만리는 더 이상 빙빙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았고 특히나 기모진이게 지금 문 앞에 있는 사람이 고승겸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고승겸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 문을 닫았다.“목적이 뭐야?”“오늘 저녁 7시에 우리 집 서재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어. 그때 내 목적이 뭔지 알려줄게.”고승겸은 이렇게 대답하며 다시 손바닥을 펼쳐 해독제를 손에 들고 소만리의 눈앞에서 흔들어댔다.“거절할 이유가 없겠지? 독소가 한 번 발작하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울 거야.”고승겸의 이 말은 그가 이미 기모진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속속들이 다 알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었다.소만리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그래, 오늘 저녁 7시 서재로 찾아갈게.”“기모진을 최대한 따돌려야 할 거야. 다시는 그가 당신을 따라오지 않길 바래. 그게 당신한테도 기모진한테도 좋을 거야.”고승겸은 호의적으로 충고하는 척 은근하게 협박했다.소만리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알았어. 내 남편이 따라오지 못하게 할게.”“그럼 오늘 저녁에 봐.”고승겸은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린 뒤 손에 든 해독제를 소만리에게 건넸다.소만리는 해독제를 받아 들고 나서야 마음이 편해졌다.그녀가 얼른 방으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리자 등 뒤에서 고승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해독제는 당신이 어딘가에 떨어뜨린 게 아니라 내가 당신 주머니에서 몰래 꺼냈어. 모든 것을 내가 다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건 당신보다 내가 더 많은 것을 장악하고 있다는 거야. 당신은 모르겠지만 말이야.”“...”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순간 발바닥에서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타고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그녀가 뒤를 돌아보니 고승겸은 이미 몸을 돌려 돌아선 뒤였다.소만리는 더 이상 많은 것을 생각하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고 즉시 기모진 곁으로 돌아와 능숙한 손길로 미세한 주사 바늘을 기모진의 몸에 꽂았다.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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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9장

고승겸은 방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보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무슨 일로 오셨어요?”그는 정중하게 물었다. 여지경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상당히 점잖았다.“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려고 왔어. 소만리는 오지 않을 거야.”여지경이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여지경의 대답을 듣고 고승겸의 표정은 한동안 굳어졌고 몇 초가 지나서야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그걸 말해주려고 일부러 여길 오신 거예요?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어요.”고승겸은 싱긋 웃으며 말하고는 자리에 앉았다.여지경도 고승겸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똑똑히 바라보았고 성큼성큼 책상으로 걸어가 상당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승겸에게 충고했다.“승겸아, 너는 어릴 적부터 아주 훌륭한 인재였어. 네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은 너무 신경 쓰지 마. 그걸 너무 신경 쓰다 보면 너 자신을 자꾸 가혹하게 몰고 가게 될 거야. 더 높은 곳, 더 멀리 있는 것을 쫓아가다 보면 너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고승겸은 여지경의 말을 듣고 옅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지만 그의 눈에서는 더욱더 욕망의 불꽃이 피어올랐다.“걱정 마세요. 제가 알아서 잘 할게요.”고승겸의 눈에 스쳐 지나가는 묘한 기운이 포착돼 여지경은 점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승겸아, 엄마는 네가 소만리와의 혼약을 취소하고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산비아에서 무사히 떠나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이 말을 듣고 있으니 고승겸의 얼굴에는 서운함이 드리워지는 것 같았다.여지경을 바라보는 그의 온화한 얼굴에는 다소 서운함이 묻어났다.“전 어머니가 제 편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요.”고승겸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고 서운함이 가득 드러난 얼굴을 보이자 강경했던 여지경의 태도도 조금 누그러지기 시작했다.“승겸아,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 언제나. 다만 이번일에서는...”“나도 알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구요.”고승겸은 허탈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어쨌든 이번에는 제가 이 일을 잘못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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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장

”모진, 왜 그래? 뭘 보고 있는 거야?”그녀가 물었다.의아해하는 소만리의 목소리를 듣고 기모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는 가늘고 긴 손가락을 스크린에 살짝 긋더니 마치 소만리에게는 어떤 내용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듯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어버리고 일어나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소만리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소만리, 고승겸의 엄마랑 무슨 얘기를 한 거야?”기모진이 물어보자 소만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움푹 패인 보조개에 사랑을 가득 담아 말했다.“맞혀 봐.”그녀가 뜸을 들였다.그러나 기모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소만리를 바라보았고 입가에 미소를 드리우며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살짝 어루만졌다.매혹적이고 깊은 그의 눈에는 점차 시리고 아픈 빛이 번졌다.“이렇게 활짝 웃는 당신 모습 정말 오랜만이야.”말속에 그의 복잡한 심경이 다 묻어 있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이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손을 들어 따뜻한 그의 손을 잡았다.“앞으로 계속 이렇게 웃을 거야. 이렇게 항상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거야. 꼭.”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저릿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했다.이렇게 사랑스러운 그녀가 그에겐 너무나 소중한 존재임을 너무 늦게 깨달은 자신을 원망했다.소중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그녀를 보호해 주지 못했다.“소만리.”기모진은 소만리의 입술에 키스하며 그녀를 품에 안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많은 고난과 고초를 겪으면서 그는 일상적으로 누리던 평온하고 평화로운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런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실하게 느꼈다.“모진, 고승겸이 나와의 혼약을 취소하기로 했어. 이제 이곳에 더 이상 얽매여 있지 않아도 돼.”기모진은 생각의 갈래에서 헤매던 자신을 불러들이며 소만리의 말에 응답했다.“고승겸의 엄마가 당신을 찾아온 게 그 일 때문인 거야?”“응, 오늘 저녁 호텔 7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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