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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631 - Chapter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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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1장

고승겸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고 여지경의 불쾌한 기색에서 뭔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승겸아, 아직 친지들이 오시지 않았으니 너에게 정신을 차리고 돌아설 기회가 아직 있는 거야.”여지경은 엄한 목소리로 타이르며 소만리를 돌아보았다.“너 어떻게 이미 혼인한 여자와 결혼할 수 있어! 당장 이 결혼 취소해!”“이 결혼 취소할 수 없어요.”고승겸의 대답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단호했다.여지경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승겸아, 너 미쳤니? 소만리와 기모진은 아직 부부야!”“그게 뭐 어때서요?”고승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되물으며 자신을 거부하는 듯한 소만리의 시선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는 것은, 소만리와 나의 혼인 서약서는 지금도 유효하고 나와 그녀의 결혼은 산비아 혼인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거예요.”“...”여지경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고승겸은 서늘한 기운을 가득 담은 소만리의 얼굴을 힐끗 보며 웃었다.“승겸아!”여지경이 다시 한번 말렸다.그러나 소만리는 이 남자가 반드시 일을 밀어붙일 것임을 알아차렸다.소만리도 더 이상 말씨름하고 싶지 않았고 그와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지쳤다.그녀는 아무 두려움이 없는 듯 예리하게 눈을 치켜뜨고 교만하고 차가운 눈빛을 뿜으며 말했다.“고승겸, 당신이 이렇게 고집을 부리니 끝까지 함께 하긴 할게. 그렇지만 당신 분명히 후회할 거야. 내가 장담할 수 있어.”이 말에 고승겸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내가 후회한다고? 하하하하...음, 어떤 식으로 날 후회하게 만들 건데? 갑자기 궁금해지네.”소만리는 담담하게 웃으며 자신감에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곧 알게 될 거야.”“그럼 두고 보자구.”고승겸은 대수롭지 않은 듯 가볍게 웃어넘기며 돌아섰다.여지경은 이 상황을 보고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문득 고개를 돌려 소만리에게 상기시켜주었다.“소만리, 너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도 말고 함부로 행동하지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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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2장

소만리는 움직이지 않고 베란다에 서서 시선을 바닥에 있는 그 핏자국 위로 던졌다.어젯밤 기모진의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였다.말라붙은 핏자국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눈빛은 비장하고 굳건했다.모진, 지난 내 한 걸음은 내가 분명 잘못 들였어.하지만 지금 이 한 걸음은 절대 잘못되게 하지 않을 거야.“딸깍.”뒤에서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소만리는 발소리가 자신을 향해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지만 아무리 들어도 고승겸의 발걸음 같지가 않았다.그녀는 침착하고 담담하게 고개를 돌렸다.안나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도도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흥.”안나는 냉소를 날리며 입을 열었다.“이미 결혼을 하고 아이도 셋이나 있는 여자가 무슨 매력이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 소만리, 무슨 수를 써서 겸이 오빠를 구워삶았는지 좀 가르쳐 줘? 어?”안나의 시큰둥한 표정을 보며 소만리는 그보다 더 경멸하는 눈빛으로 안나를 쳐다보았다.“안나, 당신 정말 바보야? 아니면 순진한 척하는 거야? 너의 이런 인품으로는 고승겸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남자한테도 인정받을 수 없어. 고승겸도 남자인데 당신의 진면목을 보고서야 어떻게 당신한테 진정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겠어?”안나의 얼굴빛이 갑자기 확 변했다.“너...”“하지만 네가 조금이라도 머리가 좋았다면 지금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거야.”“소만리, 네가 곧 자작부인이 된다고 해서 정말 나한테 훈계라도 해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야!”안나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소만리를 노려보았다.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난 모양이었다.소만리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말했다.“내 신분이 어떻든 간에 너한테 이 정도 훈계하는 것에는 아무 지장이 없어.”“뭐...”이번에는 도저히 못 참겠는지 안나는 화가 나서 손을 번쩍 들어 소만리의 얼굴을 향해 내리쳤다.소만리는 민첩하게 반응을 보이며 안나의 손목을 잡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정말 안타까워. 네가 제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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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3장

소만리의 말을 들으며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진 자신감을 본 고승겸은 얼굴에 웃음기가 더욱 짙어지며 입을 열었다.“당신이 그렇게 말을 하니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군.”그의 눈에 흥분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소만리가 막 입을 열려고 눈을 들었는데 여지경이 침울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승겸아, 아직 시간 있으니까 잘 생각해 봐.”여지경이 한 마디 더 거들었다.그러나 고승겸은 단호하게 말했다.“처음부터 전 분명히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겁니다.”“...승겸아.”고승겸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는 시중들을 불렀다.“이리 와 보세요.”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중들이 얼른 뛰어 들어왔다.“겸이 도련님.”“자, 미래의 자작부인을 위해 베일을 씌워드려요. 곧 결혼식이 거행될 거예요.”“네, 도련님.”시중들이 바로 대답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소만리는 가만히 서서 시중들이 흰 베일을 씌워주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녀의 눈빛에는 날카로움과 강인함이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고 감추려 들지도 않았다.고승겸은 베일에 둘러싸인 소만리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그는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돌아섰다.그때 수행원들이 다가와 그에게 무언가를 보고했다.기모진이 이미 하객들 사이에 끼어 있다는 것을 안 고승겸의 입가에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고승겸의 입꼬리가 승천하는 것을 포착한 소만리도 대충 짚이는 데가 있었다.모진, 이번에는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소만리는 손에 들고 있던 결혼반지를 움켜쥐고 고승겸의 뒤를 따랐다.10분 뒤 소만리는 고승겸의 뜻에 따라 결혼식장으로 향했다.그들이 나오자마자 언론과 하객들이 양옆으로 몰려들었다. 취재 열기가 대단했다.고승겸의 신분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가 이렇게까지 한 목적이 무엇인지 아직 분명치 않았다.그는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오직 기모진을 타깃으로 한 행동인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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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4장

신부님도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뒤이어 소만리에게 물었다.“소만리, 고승겸 선생의 아내로서 고통과 질병, 슬픔과 기쁨에 상관없이 그와 결혼하여 평생토록 함께 하기를 원합니까?”소만리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입에서 시원시원한 대답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대답을 듣고 싶지 않은 단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더 잘 알고 있었다.“소만리, 물음에 대답해 주십시오. 그와 평생토...”“원하지 않습니다.”소만리는 단호하고 결연하게 신부의 말을 끊으며 대답했다.그녀의 맑은 목소리는 드넓은 장소에서 매우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소만리의 대답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멍하니 서 있다가 곧이어 깜짝 놀라 의아해하며 다들 한 마디씩 웅성거리기 시작했다.그러자 신부님이 더욱 놀란 눈으로 소만리를 쳐다보며 말했다.“소만리, 다시 한번 대답해 주십시오.”“이미 말씀드렸듯이 저는 원하지 않습니다.”“...”또 한 번의 명쾌한 소만리의 답변에 신부님은 기가 막혔다.달콤한 결혼식 현장에서 이 무슨 갑작스러운 일인가.좀처럼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고승겸의 얼굴에도 파란이 일기 시작했고 그는 소만리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소만리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갑자기 모든 사람들 앞에서 하얀 베일을 스스로 뒤로 젖혔다.그 정교하고 오밀조밀 아름다운 얼굴이 세상의 빛을 맞았을 때 소만리의 얼굴에 사람들의 감탄하는 시선이 떨어졌다.그러나 소만리는 그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결연한 눈빛으로 음흉한 고승겸의 눈빛을 마주 보았다.“고승겸, 이 촌극은 끝이 났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당신과 결혼할 수 있겠어?”“...”“...”고승겸은 물론이고 이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신부님은 손에 흥건한 땀을 바지 옆단에 닦아내며 빠른 걸음으로 소만리에게 다가갔다.“소만리, 이곳은 신성한 곳이에요. 결혼에 진지하게 임해 주길 바랍니다.”“나는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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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5장

소만리의 말에 고승겸의 눈에는 전에 없던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그는 이것이 그녀에게 먹히는 가장 좋은 위협이라고 생각했다.왜냐하면 그녀는 감옥에 있어본 경험이 있었고, 감옥에서 인간 이하의 갖은 고초를 겪었기 때문이다.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을 곳이기에 절대로 그런 곳에 다시 들어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고승겸은 소만리가 이렇게 대범하게 스스로 중혼죄를 저질렀다고 당당하게 말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비록 이 죄명은 그가 그녀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계획한 것이었지만 말이다.사람들 속에서 안나는 이 광경을 지켜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멍하니 서 있다가 그녀는 슬그머니 돌아서서 한쪽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안나의 엄마도 안나의 행동을 보고 뒤따라 들어갔다.안나에게 뭔가를 물어보려고 안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안나는 이미 그때 핸드폰을 꺼내 얼른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여보세요? 거기 경찰서죠? 신고할 게 있어서요. 여기 중혼죄를 저지른 여자가 있어요.”신고를 마친 안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그녀가 뒤돌아보니 그녀의 엄마도 빙그레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왜 아무 말도 없이 여기 서 있어. 깜짝 놀랬잖아.”안나의 엄마는 감탄해 마지않는 눈빛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아유, 우리 딸. 정말 반응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보아하니 이제 소만리는 감옥 갈 일만 남았네. 자작부인의 왕관을 쓸 기회가 또 찾아온 것 같구나!”안나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진작에 이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늦었지만 소만리의 중혼죄는 빼도 박도 못하는 꼴이 되었어. 적어도 2년 동안 소만리는 산비아 감옥에서 나오기 어려울 거야.”“자작부인의 왕좌를 쟁취하는 데 1~2년이면 충분해!”안나의 엄마 눈에는 점차 탐욕의 빛이 서리기 시작했다.“안나, 이번에는 우리 침착하게 하자. 넌 우선 여지경의 환심을 사야 해. 여지경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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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6장

안나는 갑자기 누군가가 끼어드는 소리를 들었다.목소리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할 만큼 특별했다.그러나 그녀는 기억이 날 듯 말 듯 가물가물했다.안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순간 안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그녀의 눈동자가 바람과 태양의 호위를 받으며 걸어오는 기모진의 눈동자와 마주쳤다.그녀는 당황한 듯 고승겸을 바라보았지만 고승겸의 얼굴에는 아무런 파란도 일지 않았다.마치 기모진이 나타날 줄 알고 있었던 사람 같았다.소만리는 더욱 이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다.반드시 그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소만리는 애틋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기모진의 시선을 맞으며 이내 끝없는 안정감이 가슴으로 흘러드는 것을 느꼈다.기모진이 등장하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녀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이미 그녀는 자신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의지할 사람을 곁에 두게 된 것이었다.이때 주변에서도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기모진의 외모에 한번 놀라고 성큼성큼 소만리를 향해 걸어가는 이 남자의 행동에 또 한 번 놀라 저마다 궁금증을 토해내기 시작했다.“이 사람 누구야?”“어디선가 본 것 같이 낯이 익어.”“아! 나 저 사람 누군지 알 것 같아! 나 인터넷에서 본 적 있어. 그 경도 제일가는 태자, 기모진이야!”“뭐라고? 저 사람이 기모진이라고?”“어떻게 기모진이 산비아에 와서 승겸의 결혼식에 나타날 수가 있어?”많은 사람들의 궁금증과 함께 기모진은 어느새 소만리 곁에 다다랐고 소만리에게 다가간 그는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내 아내를 데리러 왔어요.”“뭐! 기모진의 아내가 바로 소만리라는 여자라고?!”“승겸이 결혼 상대자가 기모진의 아내라니!”“어머나!”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하지만 기모진과 소만리는 그들과는 달리 아주 담담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번에는 절대 그녀와 헤어지지 않을 것이다.“소만리, 당신이 날 이미 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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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7장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 소만리와 기모진이 떠나는 길을 막았다.이를 본 안나는 곧바로 경찰 앞으로 달려가 소만리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여자가 소만리예요!”경찰들의 시선이 일제히 소만리에게 쏠렸다.“당신이 소만리입니까?”기모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소만리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그러나 소만리는 기모진을 손으로 살며시 잡으며 당당하게 스스로 경찰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내가 바로 소만리예요.”경찰은 소만리를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며 말했다.“당신이 두 남자와 동시에 혼인관계를 맺고 있다는 게 사실입니까?”“네! 저 여자가 그랬어요!”안나가 끼어들어 기모진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남자가 이 여자 남편이에요. 남편이 있는 상태에서 고 선생님이랑 혼인서약까지 했다구요!”경찰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고승겸을 바라보았다.산비아에서는 고승겸이라는 인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다.재능과 출중한 외모를 겸비한 이 남자는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뛰어난 집안 배경과 지위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경찰은 고승겸에게 다가가 물었다.“고 선생님, 소만리가 남편이 있는데도 당신과 혼인신고를 한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고승겸은 소만리를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나도 방금 알았어요. 그녀가 이미 결혼한 몸이었군요.”소만리는 고승겸의 이런 대답을 듣고도 조금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이미 고승겸의 사람됨을 꿰뚫어 본 그녀로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전개였다.사실 이 모든 것이 고승겸이 꾸민 함정이라는 것을 그녀가 증명하더라도 기모진 외에는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그녀는 더 잘 알고 있었다.“소만리, 여기는 산비아입니다. 우리는 지금 당신을 중혼죄로 체포할 것이고 당신을 법원에 기소할 것입니다. 만약 유죄가 확정된다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거예요.”경찰은 소만리에게 수갑을 채우겠다고 말했다.기모진은 경찰이 들고 있는 수갑을 보고 몇 년 전 일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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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8장

”앗.”소만리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보았다. 기모진의 얼굴이 점점 하얗게 핏기를 잃어가고 있었다.곧이어 그녀는 액셀을 밟고 있는 기모진의 오른쪽 다리가 약간 떨리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가 어제 입은 부상을 떠올렸다.그녀의 마음이 또 한 번 찢어졌다.“모진, 빨리 길가에 차를 세워. 내가 운전할게.”기모진은 백미러를 보고 안전한지 확인한 뒤 소만리의 말에 따라 곧바로 길가에 차를 세웠다.차가 멈춘 후 소만리와 기모진은 재빨리 자리를 바꾸었고 소만리는 바로 시동을 걸었다.그녀는 산비아의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이리저리 운전을 하다 보니 어느 황량한 오솔길까지 와 있었다.다행히 뒤에 따라붙는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한 소만리는 그제야 차를 멈춰세웠다.“모진, 당신 어때?”소만리는 가슴 아파하며 기모진의 곁으로 다가갔다.그의 발목 상처에서 다시 피가 스며나오는 것을 보고 차에서 내려 조수석에서 기모진을 부축해 나왔다.주위를 둘러봐도 잠시 몸을 피할 만한 장소가 보이지 않아 소만리는 우선 기모진을 부축해 길가의 커다란 돌 위에 앉혔다.그녀는 그의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고 피가 스며나오는 상처를 확인하고는 가슴이 칼로 베인 듯 아파왔다.비록 어젯밤에 그녀가 간단하게 처치하기는 했지만 하룻밤이 지나자 상처 부위는 더욱 깊어져 있었다.“모진, 우리 병원 가자.”소만리는 경찰들에게 잡혀 감옥에 끌려가게 되더라도 그 상황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지금 기모진의 상처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감염되어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될까 봐 그것이 소만리는 가장 두려웠다.그러나 그녀가 그를 차에 태우고 가려 하자 기모진은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소만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모진.”“아무 말도 하지 마.”기모진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소만리의 귓가에 미끄러졌다.그의 낮은 목소리는 다소 쉬어 있었다. 그것이 더욱 소만리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그녀도 손을 들어 기모진을 꼭 껴안고 그의 옆얼굴에 자신의 얼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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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장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꽉 잡아당겨 과감하게 그녀를 다시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모진!”“소만리, 당신 먼저 가!”기모진은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이 사람들이 당신한테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할 거야.”기모진의 결연한 얼굴을 보자 소만리는 온몸에서 고통이 밀려드는 것 같았다.몇 명의 경찰과 경호원들은 차를 세우고 성큼성큼 기모진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선두에 선 경찰은 기모진에게 신분증을 보여주었다.“기모진, 당신이 방금 한 행동은 산비아 법을 위반했으니 우리는 법에 따라 당신과 소만리를 체포할 것입니다. 당신이 어떤 신분이든 재력이 얼마이든 우리가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여기는 산비아라는 것입니다.”경찰이 말을 마치자마자 기모진에게 수갑을 채우려고 했다.소만리는 갑자기 차 문을 열고 나와 기모진에게 달려들었고 그녀의 눈빛은 그녀와 기모진을 잡으려고 하는 경찰들을 향했다.“방금 결혼식에서 도망친 것은 모두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어요. 기모진은 단지 내가 사주했을 뿐이고 그의 행동은 산비아 법에도 저촉되지 않았어요. 제가 기모진에게 강제로 날 끌고 가 달라고 부탁한 거예요.”기모진은 소만리가 자신을 위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녀가 자신으로 인해 더 무거운 죄를 뒤집어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기모진이 소만리의 말을 정정하려 하자 소만리는 눈을 치켜뜨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기모진을 만류했다.그녀의 눈빛을 보고 기모진은 결국 자신의 생각을 접었다.“날 체포하세요. 당신들을 따라갈게요.”소만리는 스스로 두 손을 수갑 앞에 내밀었다.이를 본 기모진은 두 눈이 바늘에 찔린 듯 욱신하게 아려왔다.몇 년 전에도 이미 그는 이렇게 그녀에게 불의의 고통을 겪게 한 적이 있었다.오늘 또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뒤집어쓰는 모습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한다니, 기모진은 정말 한스러울 따름이었다.“찰카닥.”결국 수갑은 쇳소리를 내며 소만리의 손에 채워졌다.기모진의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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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장

기모진은 경찰의 반응에 놀라지도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당신들 나라 산비아에서 황실 혈통을 이어받은 그 고승겸 말이에요.”“...”경찰은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부정하였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겁니까! 고 선생님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이에요?”기모진의 말을 부정하는 경찰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취조실 문이 열리고 나이가 많아 보이는 중년 경찰관이 들어와 아주 예의 바르게 누군가를 불러들였다.기모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눈앞에 나타난 남자를 쳐다보았다.기모진의 주먹에 순식간에 힘이 들어가고 그의 표정도 일순 굳어버렸다.고승겸은 기모진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입술을 오므리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내가 진작에 말했지. 나한테 자꾸 덤비면 그 여자만 곤경에 빠질 거라고.”이 말을 듣고 움켜쥐었던 기모진의 주먹이 오히려 천천히 풀리기 시작했고 그의 얼굴에는 고승겸보다 훨씬 더 여유로운 미소가 일렁이고 있었다.“고승겸, 지금 당신이 다 이긴 줄 알고 있지? 당신 눈이 있으면 이미 다 봤을 거야. 나와 소만리가 원했던 건 바로 지금 이런 상황이야.”“...”고승겸은 기모진의 말뜻을 알아채고 살짝 미소를 보였다.기모진은 몸을 일으켜 고승겸의 얼굴을 싸늘한 눈빛으로 쓸어내렸다.“고승겸, 당신이 소만리의 목숨을 구해준 것은 고맙지만 그것이 당신에게 그녀를 함부로 부릴 수 있는 권리를 준 건 아니야. 만약 소만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난 반드시 당신과 목숨을 걸고 싸울 거야.”고승겸은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있다가 몇 초 후에야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나와 기 선생의 목숨은 모두 값어치가 높고 소중해. 한 여자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긴 너무 아깝잖아.”“이 여자는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해.”기모진은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단호하게 고승겸의 말을 반박했다.고승겸은 다시 얼굴이 굳어졌고 얼굴빛도 순식간에 나빠졌다.“당신이 굳이 한 여자 때문에 자신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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