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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591 - Chapter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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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1장

기모진은 거짓말을 하는 집사를 힐끔 보았다.더 이상 이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던 기모진은 고승겸의 수행원을 따라 거실로 들어갔다.고승겸은 이때 거실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뒤적거리면서 홍차를 음미하고 있다가 기모진이 오는 것을 보고 책과 찻잔을 내려놓으며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기 선생님, 저희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앉으세요.”기모진은 거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소만리의 모습을 별견하지 못했다.불안한 마음에 그는 눈썹을 찡그렸다.“고 선생님, 저는 손님으로 온 것이 아니라 내 아내를 찾으러 왔어요.”마음속에서는 이미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지만 기모진은 애써 자제하며 냉정을 유지했다.고승겸은 기모진의 눈빛에서 애타는 낌새를 눈치챘지만 오히려 의아해하는 표정을 보였다.“10분 전에 기사한테 소만리를 모셔다드리라고 했는데 아직도 소만리가 당신에게 연락하지 않았나요?”“기사한테 내 아내를 데려다주라고 했다고요?”기모진은 자신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때 분명히 어떤 차량도 출입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고승겸이 이런 말을 하니 기모진은 더욱 의아했다.“네, 그래요.”고승겸은 덧붙여 말했다.“손님을 배웅할 때는 보통 뒷문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어서 아마도 기 선생님이 앞문으로 오시다가 만나지 못한 것 같군요.”고승겸의 말은 얼핏 듣기에 매우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기모진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기 선생님이 믿지 못하겠다면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녀가 집에 가고 있는지 물어보시면 됩니다.”고승겸이 귀띔해 주었다.기모진도 망설이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었고 잠시 후 벨이 울리자 곧바로 전화가 연결되었다.“소만리, 당신 지금 어디야? 혹시 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기모진이 지체 없이 물었다.그러자 저쪽에서 소만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모진, 나 벌써 집에 왔어. 내 핸드폰 배터리가 거의 없어. 그럼 이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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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장

고승겸은 책상 앞에 한가롭게 앉아 침대에 누워 있는 소만리를 가만히 관찰하고 있었다.그의 길고 가는 손가락은 녹음기용 펜을 만지작거렸다.스위치를 켜자 펜에서 녹음된 소리가 반복되어 흘러왔다.“모진, 나 벌써 집에 왔어. 내 핸드폰 배터리가 거의 없어. 그럼 이따 봐.”몇 번이나 반복해서 들은 고승겸은 녹음펜을 옆으로 던졌다.책상에 있던 심리학과 관련된 책을 꺼내 들어 막 펼치려는데 곁눈으로 침대에 누워 있던 소만리가 조금씩 깨어나는 모습이 보였다.책을 덮은 그는 매끄러운 손끝으로 최면술에 관한 책을 만지다가 침대 곁으로 걸어갔다.“소만리.”그는 다정하게 소만리를 불렀다.눈살을 찌푸리던 소만리는 눈을 뜨고 싶었지만 뭔가 깊은 꿈에 시달리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소만리, 당신의 눈앞에 거대한 수정구가 있다고 상상해 봐. 이제 수정구가 당신을 원래의 당신의 세계로 안내해 줄 거야. 지금 눈을 떠 봐.”분명 깊은 잠에 빠진 것 같았던 소만리는 고승겸의 말에 천천히 눈을 떴다.눈앞의 주위 환경을 바라보며 소만리는 눈을 깜빡이며 일어나려고 했다.그때 옆에서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잠에서 깼어?”소만리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을 올려다보았고 눈웃음을 지으며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몇 번을 쳐다보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고승겸이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고 소만리도 그의 손길을 거역하지 않았다.“승겸, 내가 왜 잠들었지? 지금 몇 시야?”소만리가 자신을 부르는 ‘승겸'이라는 말에 고승겸은 조용히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말했다.“응. 당신 방금 피곤해서 한숨 푹 잤어.”소만리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오랫동안 꿈을 꾼 것 같아. 꿈속에서 어떤 남자가 계속 내 이름을 불렀어.”고승겸은 손을 들어 소만리의 머리를 살짝 어루만졌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꿈일 뿐이야. 우선 세수부터 해. 우리 엄마가 당신 보고 싶어 하셔.”“그래.”소만리가 대답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고승겸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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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3장

여지경의 말을 듣고도 고승겸은 계속해서 손에 들고 있는 책을 뒤적거렸다.그는 여지경이 우려하고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고 그에게도 계획이 있었다.“그녀가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모든 일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으니까.”고승겸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그 말속에 비친 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무거웠다.소만리는 방으로 돌아와 씻은 후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거실에 있는 고승겸과 여지경을 보고 소만리는 자연스럽게 고승겸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었고 옆에 있던 여지경에게 인사를 건넸다.“어머니, 안녕하세요.”“...”여지경은 소만리가 자신에게 이런 인사를 할 줄은 몰랐다.그날 밤 일을 겪은 후 그녀는 사실 소만리에게 꽤 호감은 느꼈지만 소만리와 기모진의 관계를 생각하니 여지경은 다시 머리가 아파왔다.여지경은 소만리에게 더 물어볼 말도 없고 해서 소만리에게 힐끗 미소 짓고는 가버렸다.책을 내려놓고 일어나 소만리에게 다가가던 고승겸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고 나니 정신이 좀 맑아졌어? 우리 밖에 좀 나갔다 올까?”소만리는 고승겸을 바라보며 달콤한 눈빛으로 말했다.“좋아요.”“그래.”고승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만리의 손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으나 이내 다시 손을 거두었다.차 옆에 이르자 그는 매우 신사적인 모습으로 소만리에게 문을 열어 주었고 그도 뒤따라서 함께 차에 올랐다.기모진은 소만리가 집에 오기를 기다렸다.이리저리 안절부절못하다가 그는 그녀에게 전화를 다시 걸어보았지만 여전히 핸드폰은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였다.소만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그녀의 핸드폰도 계속 꺼져 있었다.1분 1초가 지날수록 기모진의 마음은 더욱더 초초하게 타들어갔다.“소만리, 당신 어디로 간 거야?”기모진은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없어 다시 고승겸에게 가 보기로 했다.그러나 고승겸의 집에 도착했으나 고승겸은 없었고 외출했다는 말만 들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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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4장

기모진은 소만리의 얼굴을 보고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혹시라도 그녀에게 또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하루 종일 노심초사했던 기모진이었다.기모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시며 고승겸에게 불만스럽게 따져 물었다.“고승겸, 당신 내 아내를 돌려보냈다고 거짓말을 한 거로군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내 아내가 여기 있을 수 있죠?”기모진은 고승겸에게 물으면서 소만리의 손을 잡고 데리고 가려고 했다.“소만리, 집에 가자.”기모진은 소만리를 끌고 가려 했지만 소만리가 갑자기 그의 손을 뿌리쳤다.이것은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였다.“뭐 하는 거예요?” 소만리가 불쾌한 표정으로 물었다.기모진은 소만리의 말과 표정을 보고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소만리, 왜 그래?”“왜 그렇게 날 다정하게 불러요? 나랑 잘 아는 사이에요?”소만리가 무심하게 내뱉었다.순간 기모진의 마음속에서 서늘한 기운이 떨어져 발등을 꽝 찧는 느낌이 들었다.기모진은 넋을 잃은 표정을 지었고 귀찮다는 듯 짜증 섞인 얼굴을 하고 있는 소만리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소만리?”기모진이 또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소만리는 눈썹을 찌푸리며 고승겸에게 다가갔다.“승겸, 이 남자 누구야? 낯이 익은데 기억이 잘 안 나.”“...”이 말을 들은 기모진은 순간 심장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지금 그녀가 뭐라고 하는 것인가?이 남자가 생각이 안 난다고?이럴 수가!기모진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이 상황을 부인하고 있었지만 소만리의 얼굴과 눈빛에서는 그를 알고 있다는 흔적을 조금도 찾을 수가 없었다.기억상실?그럴 리가 없다.그냥 보기에도 그녀의 정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게다가 외상으로 인한 기억상실이라고 보기에도 아무런 외상이 보이지 않았다.고승겸은 그제야 여유로운 자태로 일어나 소만리를 향해 다정하게 입을 열었다.“이 사람은 당신 전 남편이야. 기모진. 당신 잊었어?”전 남편!이 세 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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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5장

소만리의 대답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기모진의 머리를 강타했다.그의 머릿속은 마치 한순간에 멈춰버린 듯했다. 도무지 지금 그녀가 하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기모진은 감정을 억제하고 침착하려고 애썼다.“소만리, 당신은 평생 나 말고는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았어.”그러나 소만리는 그저 기모진을 차갑게 흘끗 쳐다보았을 뿐이었다.“내 일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 더 이상 나에게 쓸데없는 말을 할 필요 없어. 이제 더는 듣고 싶지 않아.”소만리는 고승겸에게 다가갔다.고승겸은 조용히 입꼬리를 말아올리더니 소만리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기모진은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전에는 그의 앞에 서서 어떤 두려움에도 그와 함께 맞서 싸우던 그녀였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다른 남자의 옆에 서 있다.기모진은 생각하면 할수록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소만리를 탓할 수도 없었다.기모진은 의심의 눈초리를 들고 고승겸의 얼굴에 던졌다.“고 선생님, 뭐라고 설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고승겸은 의아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내가 당신한테 무슨 설명할 필요가 있어요?”기모진은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소만리는 내 아내예요!”고승겸은 기모진의 말에 격렬하게 반박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정말 내 아니에요. 게다가 소만리가 더 이상 당신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잖아요.”“소만리가 어떻게 당신 아내란 말입니까!”“기 선생님이 못 믿겠다면 이걸 한 번 보시죠.”고승겸의 말이 떨어지자 곁에 있던 그의 수행원들이 서류 한 부를 건네주었다.기모진이 손을 뻗어 받아보니 약혼서 사본이었다.고승겸과 소만리가 얼마 전 약혼했다는 것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서류 오른쪽 하단에는 두 사람의 서명과 지장이 찍혀 있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고승겸과 가짜 커플 행세를 했고 약혼식을 했다고 말한 것을 기억했다.“기 선생님도 이미 내 정체에 대해서 조사를 꽤 했을 거라고 생각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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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장

기모진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눈길에는 조금의 감정도 없이 냉담하기 그지없었다.기모진은 위층으로 올라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혹여나 소만리를 곤혹스럽게 만들까 봐 기모진은 그녀가 위층으로 올라가기를 기다렸다가 고승겸에게 물었다.“고승겸, 도대체 내 아내에게 무슨 짓을 한 겁니까?”고승겸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녀가 스스로 여기 남은 것이지 내가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에요.”그의 말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아마도 나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어서 여기 남은 거 같은데, 기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고승겸의 반문에 기모진은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설마 고승겸이 자신을 조사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 소만리가 일부러 여기 남았다는 말인가?기모진은 자문했다.이것이 그가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였다. 소만리가 그에게 매몰차게 굴 수밖에 없는 유일한 이유.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모진은 방금 자신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눈빛과 자신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의 행동은 전혀 연기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분명히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처럼 보였다.“기 선생님, 저는 이제 위층으로 올라가 봐야겠어요. 아내 곁에 있어줘야 하거든요. 계시든지 가시든지 마음대로 하세요.”그의 말투는 매우 평온하게 들렸지만 행간에선 승리한 사람의 거들먹거림 같은 것이 엿보였다.기모진은 지금의 소만리는 그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여기 머무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그는 조용히 차 안으로 돌아와 위층 침실로 짐작되는 불 켜진 방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소만리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그는 운전대를 잡은 채 소만리의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했다.다행히 고승겸이 소만리의 방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을 보고 기모진은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기모진은 핸드폰을 열고 얼마 전 고승겸에 대해 조사한 자료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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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장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그제야 기모진은 자신이 실언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죄송해요. 유심 씨.”기모진은 얼른 바로잡았다.“당신이 잘못 부른 게 아니에요. 날 초요라고 부르는 게 맞아요.”초요는 약간은 상심한 듯한 눈동자를 들고 의아해하는 기모진의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기모진이 의아해하며 물어보려고 하던 순간 남사택이 병실에서 나왔다.기모진을 보자 남사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들어가 보세요. 그 사람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보세요.”“알겠어.”기모진은 남사택에게 대답한 후 바로 병실로 들어가는데 등 뒤에서 갑자기 초요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사람 정말 감옥에 가는 건가요?”기모진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초요의 얼굴과 눈에는 근심이 가득 서려 있었다.“그가 감옥에 가길 바래? 아니면 무사하기를 바래?”기모진은 초요에게 선택지를 주었다.초요는 멍하니 기모진을 바라보다가 잠시 머뭇거렸다.자신이 도무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녀가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기모진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볍게 병실 문에 노크를 한 다음 문고리를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병실 안에서 기묵비를 심문하던 IBCI 직원이 기모진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기모진은 병상에 기대앉은 기묵비를 바라보았다.그의 몸은 붕대로 빼곡하게 감겨 있었고 안색도 매우 나빠 보였다.기모진은 기묵비가 도대체 무슨 일을 당해서 그런 큰 상처를 입었는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에게는 숙부이자 혈육이었으니 무관심할 수가 없었다.“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다치셨어요? 누가 그런 겁니까?”기모진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그의 예전 회사 부하들이었다고 합니다.”기묵비를 대신해 옆에 있던 IBCI 직원이 대답을 했다.“우리도 익명의 제보를 받고 알게 된 사실이에요. 사람을 보내 조사하고 있는 중입니다.”그 사람은 진지한 얼굴로 기모진을 바라보며 말했다.“기 선생님, 당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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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8장

IBCI 직원은 엄중히 경고했다.“기묵비, 지금 우리는 당신을 이 두 가지 죄목으로 체포할 겁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불러 당신을 도와 소송을 진행할 권리가 있지만 당신이 이길 확률은 거의 없어요...”“모든 것을 인정합니다.”IBCI 직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묵비는 입을 열었다.“내가 저지른 모든 죄, 잘못을 인정합니다.”“기묵비.”기모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을 가로막았다.“초요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이유심이 초요였다구요. 당신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요.”“기 선생님. 그 말은 기묵비가 살해하려던 사람이 아직 살아있다는 뜻입니까?”IBCI 직원들이 놀라며 기모진에게 물었다.“그래요. 그 여자는 살아있어요.”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그녀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그녀는 지금...”“모진아.”기묵비가 기모진을 불렀다.“난 이미 죄를 다 인정했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구.”기묵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저 여기 있어요.”초요가 곧장 걸어 들어왔다.“내가 바로 그 여자예요. 난 죽지 않았고 이 사람을 고소할 생각도 없어요.”의아한 표정을 한 채 기묵비는 병실로 걸어 들어오는 초요를 보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하지만 갑작스러운 행동에 온몸의 상처가 일제히 반응했고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그는 눈앞에 서 있는 그녀를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지난날 그가 그녀에게 했던 수많은 잔인한 일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그녀가 생각이 난 것일까?기묵비의 심장박동이 궤도를 이탈해 마음대로 날뛰기 시작했다.그는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그녀와 시선이 마주치기를 기대했지만 초요는 기묵비를 체포하려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이 사람과 단둘이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IBCI 직원은 분명 망설이고 있는 눈치였다.왜냐하면 기묵비는 중범죄를 저지른 죄인이었기 때문이다.“그들에게 시간을 좀 주시죠. 절대 도망가지 않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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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9장

초요의 이 말이 기묵비의 심장에 직격탄을 날리며 떨어졌다.그녀는 분명히 아직 아무것도 묻지 않았지만 그는 벌써 긴장의 한계치를 넘어선 듯 보였다.그러나 마음속에서는 조마조마한 긴장감이 회오리를 치고 있었지만 그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물어봐.”그의 검은 눈동자는 조금도 피하지 않고 초요를 똑바로 바라보았다.“후회한 적 있어요?”초요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기묵비의 마음은 천근만근 무겁게 심연으로 떨어졌다.그녀가 지금 그에게 후회한 적 있냐고 묻는 건가?후회.그렇다. 그는 후회해야 한다.그러나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그 자신도 잘 안다.예전에는 그렇게 익숙했던 그 얼굴이 지금은 이렇게 어색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기묵비는 창백한 미소를 입꼬리에 드리웠다.“후회한 적 없어.”“어렵게 쌓아 올린 엄청난 세력과 재력을 포기한 것도 후회하지 않고, 거의 죽을 뻔했던 일도 후회하지 않아. 단지 널 다시 만나기 위해서 다른 모든 것들은 그저 한낱 지나가는 일일 뿐이었어. 초요, 난 이미 당신을 만날 자격도 없고 한때 당신에게 준 잔인한 상처를 만회할 능력도 없어. 과거의 일은 이미 다 잊었다니 절대 다시는 기억하지 말길 바래. 내가 후회를 하든 하지 않든 더 이상 당신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거야.”기묵비의 대답을 듣고 초요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눈썹을 한번 찡긋하고는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알겠어요.”초요는 담담하게 말하며 기묵비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어 그대로 몸을 돌렸다.“비록 내가 이전에 당신과 있었던 일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걱정마세요. 당신이 나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 나가 증언할 테니까.”기묵비는 멍한 눈으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홀연히 그 자리를 떠나는 초요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방금 자신이 들은 말을 떠올렸다.그녀가 어떻게 아직도 이렇게 그를 도와줄 수 있단 말인가?그래서는 안 된다. 그럴 수도 없다.그는 마땅히 벌을 받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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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장

초요가 병실에서 나오자 IBCI 직원들이 곧바로 병실로 들어갔다.기모진도 잠시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들을 접어두고 초요를 향해 걸어갔다.그는 눈물로 얼룩진 초요의 눈가와 뺨을 보았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그녀는 기묵비 때문에 우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기모진은 이미 잘 알고 있다.그는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초요에게 내밀었다.“당신 예전에 일어난 일이 생각난 거야, 그렇지?”초요는 기모진이 건네준 손수건을 내려다보며 눈물을 흘렸다.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지난 일들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네. 전부 기억났어요. 그 사람이 나한테 했던 모든 냉혈하고 잔인한 일들이 모두 기억났어요.”초요는 모든 것이 기억났다고 실토했다.그때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등 뒤에서 한 줄기 긴 그림지가 드리워졌다.“언제 적 일?”남사택이 평온한 말투로 물었다. 그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배어 있었다.“언제 적 일이 생각났다는 거야?”초요는 남사택의 목소리를 듣고 뒤돌아보았다.눈앞의 남사택에게는 깊은 죄책감과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사택 선배.”그녀는 그를 이렇게 불렀다. 이것은 예전에 그를 부를 때 쓰던 호칭이었다.남사택의 심장이 갑자기 쿵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모든 염려가 풀려 개운하게 느껴졌다.사실 남사택도 언젠가는 그녀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날이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런 날이 온다는 것은 그가 그녀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렇게 갑자기 이런 날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그는 지금처럼 그녀와 따뜻하고 평온한 시간을 조금 더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사택 선배. 그동안 1년 넘게 저와 아이들을 돌봐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주신 것도 너무 고마워요.”초요의 말을 들은 남사택은 초요가 그에 대해 품은 감정이 언제나 고맙고 미안할 뿐이며 남녀의 정을 나눈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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