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황제가 사랑한 여인 / 챕터 1581 - 챕터 1590

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1581 - 챕터 1590

2479 챕터

1581장

기모진은 단정하고 훤칠하게 한정판 양복을 갖춰 입고 우아한 자태로 정면에 앉아 있었다.그는 기자 회견장으로 걸어 들어오는 양이응을 바라보며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양이응은 기모진에게 눈썹을 치켜세우며 기자들을 향해 말했다.“오늘 이왕 모두 여기 오셨으니 저 소만리도 한 가지 발표할게요.”한 가지 발표?기자들은 모두 마이크와 카메라를 소만리를 향해 조준하고 있었다.“소만리, 최근 기모진과의 관계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겁니까?”“요즘 여러 남자들과 클럽을 출입하는 모습이 많이 포착됐는데, 사실 인정하십니까?”“기모진과는 곧 이혼하실 생각입니까?”연이은 기자들의 질문에 양이응은 도도한 눈으로 잠자코 앉아 있는 기모진을 한번 쳐다보더니 정색을 하고 입을 열었다.“최근 남자들과 클럽을 출입한 건 사진에 찍힌 대로 사실이에요.”“어머...”소만리가 흔쾌히 인정하자 기자들은 모두 놀랐다.방송을 지켜보던 일부 네티즌들도 이 말을 듣고 뻔뻔한 소만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짓을 했는데도 낯짝 하나 붉어지지 않고 말짱한 얼굴로 당연한 듯 지껄이다니.그러나 양이응은 오히려 사람들의 이런 반응을 보고 더욱 통쾌함을 느꼈다.오늘 제대로 소만리 얼굴에 먹칠을 하려고 작정하고 나온 것 같았다.소만리는 죽어도 이 오명을 다 씻지 못할 것이다!게다가 여기 모인 사람들 중 기모진 말고는 아무도 그녀가 가짜 소만리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소만리, 왜 이런 일을 저지르는 거죠? 당신과 기모진 사이에 무슨 위기라도 있는 겁니까?”기자가 추궁했다.“아무 위기도 없어요.”양이응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거침없이 대답했다.“누가 나라는 사람 자체를 일부러 지조도 없고 절개도 없는 천한 여자로 만들겠어요?”“...”“...”“나라는 사람 자체가 원래 당신들이 봤던 것처럼 그런 사람이에요. 단아하고 고귀하고 우아한 수식어들은 다 가짜에요. 전부 가짜라고요. 난 뼛속까지 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7
더 보기

1582장

그런데 더 이상한 건 기모진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인하지 않고 양이응의 말을 막아서지도 않았다는 것이었다.이것은 그가 이미 침묵으로서 모든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인가?여기자 중 한 명은 보다 못해 기모진에게 물었다.“기 사장님, 부인이 지금 이런 말을 하는 데 말리지도 않고 아무 설명도 하지 않으실 겁니까?”여기자의 말이 떨어지자 양이응은 기모진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재빨리 말을 막아섰다.“남편을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제가 이미 이 정도 얘기했는데 뭘 더 어쩌겠어요? 기 씨 그룹과 모 씨 그룹의 주가가 저로 인해 곤두박질을 쳐도 저로서는 어쩔 수 없어요. 원래 이런 사람인 걸 어쩔 수 없잖아요.”그녀는 기모진에게 도발적인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기모진은 침착하고 여유로운 자태로 양이응의 낯짝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무슨 근거로 날 남편이라고 부르지? 그럴 자격이 있어?”“...”양이응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더니 바로 뻔뻔하게 반응했다.“당신 말이 맞아. 우리는 곧 이혼할 거야. 나처럼 이렇게 뻔뻔하고 천박한 여자가 어떻게 당신 아내가 될 수 있겠어?”양이응이 슬슬 약이 오르는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기모진은 이 모습을 보고 차분하게 스스로의 감정을 억제하며 말했다.“양이응, 기가 막힌 너의 연극은 여기서 끝이야.”“...”“양이응?”“양이응이 누구야?”“지금 기 사장님이 왜 그의 아내를 양이응이라 부르는 거야?”기자 회견장에 있던 기자들은 양이응이라는 이름을 듣고 의아했지만 어떤 이는 그 이름을 기억하기도 했다.“내가 기억하기로는 이 양이응이라는 사람은 경연의 전 여자친구로 아는데. 나중에 클럽에서 남자들이랑 뒤엉켜 볼썽사나운 모습이 그대로 찍혀 인터넷에 올라왔다가 경연과 헤어진 그 여자야.”“...”양이응은 자신의 흑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갑자기 얼굴을 숙이며 즉시 화제를 돌리려는데 냉소 섞인 기모진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7
더 보기

1583장

”어머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충격에 휩싸인 사람들 속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정말 이런 성형 기술이 있다니!”“정말 똑같아!”“눈으로 봐도 별 차이가 없어 보여!”기자 회견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걸어오는 소만리를 보고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주위로부터 들려오는 탄성 소리에 스스로 호흡이 흐트러진 것을 느낀 양이응은 어쩔 수 없이 뒤를 돌아보았고 그녀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아주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순간 양이응의 심장이 그 자리에서 멈추는 듯했다.이럴 수가!이럴 리가 없어!소만리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오다니!당시 양이응은 분명히 소만리를 바닷물에 밀어 넣었다.그때 소만리는 정신을 잃은 혼수상태였다. 그런데도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 돌아오다니!게다가 얼굴은 어떻게 된 거야!화상 자국이 흉측하게 남아 있고 울퉁불퉁 달 표면 같아야 할 그녀의 얼굴이 너무나 맑고 깨끗해 보였다.짙게 화장을 한 양이응에 비해 소만리의 맑고 청아한 얼굴은 더없이 예쁘고 아름다워 보였다.소만리의 출현에도 기모진의 눈에는 큰 놀라움이 보이지 않았고 그저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득했다.멍하니 넋을 잃고 자신을 쳐다보는 양이응의 놀란 모습에 소만리는 여유롭게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과 똑닮은 얼굴을 똑똑히 마주 보았다.이 모습은 가히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주위에 있던 기자들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어리둥절해하다가 마침내 본분을 깨닫고 너도나도 플래시 세례를 터트리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누리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두 얼굴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기 시작했고 끝내 차이점을 하나둘 늘어놓았다.소만리의 이목구비는 양이응보다 조금 더 오밀조밀 정교해 보였고 무엇보다 소만리의 눈빛에는 아직도 영특하고 예리한 기운이 가득 차 보였다.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천성적으로 온화하고 우아한 기질이 흘러넘치고 있었다.“생각지도 못했지? 나 안 죽었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8
더 보기

1584장

많은 사람들이 양이응의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 목소리는 확실히 소만리의 목소리는 아니었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양이응의 목소리는 예전에 그들이 들었던 것과 비슷했다.기자들이 점점 자신의 말에 넘어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양이응은 의기양양한 태도로 소만리를 가리키며 두 눈을 번쩍 치켜들었다.“이 가짜야! 자꾸 이렇게 날 사칭하고 다니면 그야말로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될 거야!”소만리는 양이응의 이런 도발에도 시종일관 침착한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도대체 누가 비웃음거리가 되는지 이제 곧 알게 될 거야.”“...”소만리의 담담한 모습을 보니 양이응의 마음이 다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양이응은 소만리에게 자신이 진짜임을 증명할 무슨 방법이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갑자기 소만리가 옆에 있던 여기자 곁으로 다가와 말하는 것을 들었다.“혹시 향수 가지고 있어요?”여기자는 소만리의 질문에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다가 가방에서 지니고 있던 작은 향수병을 꺼내 주었다.“고마워요.”소만리가 손을 뻗어 향수를 받았다.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향수 뚜껑을 열고 살며시 냄새를 맡았다.냄새를 맡은 소만리는 향수를 들고 양이응에게 다가갔다.“당신이 지금 소만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향을 아주 잘 만들겠군.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이 향수에 어떤 성분이 혼합되어 있는지 말해 줄 수 있어?”“...”양이응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그녀는 향을 만드는 법을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향수 한 병의 성분을 분석해 낼 수가 있단 말인가?하지만 많은 기자들은 소만리가 조향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보아하니 잘 모르겠는 모양이지?”소만리가 옅은 미소를 띠고 말문이 막힌 양이응을 바라보았다.“그럼 내가 알려주지.”소만리는 즉시 향수의 모든 성분을 전문용어를 섞어 분석해 내었다.어리둥절한 표정을 한 양이응은 소만리가 말하는 용어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가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주위 사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8
더 보기

1585장

양이응은 육경이 소만리의 손에 얹어준 서류 뭉치를 유심히 보았지만 도무지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그러나 이미 양이응은 이것이 자신에게 매우 불리한 증거임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소만리는 담담하게 파일을 열어 양이응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카메라 앞에 보여주었다.“양이응, 이것은 당신이 Y국에서 성형 수술을 한 모든 자료야. 이 자료 위에 있는 모든 사진이 당신이 가짜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어.”“...”양이응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순식간에 말문이 막혔다.“오우!”기자 회견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탄성을 터트렸다.그리고 요 며칠 동안 소만리가 왜 그렇게 방탕하고 부끄러운 짓을 서슴없이 일삼았는지, 게다가 대중 앞에서 그런 뻔뻔한 말을 했는지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알고 보니 이 여자는 진짜 소만리가 아니었던 것이다!이 여자가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모두 진짜 소만리의 명성을 더럽히고 욕보이게 할 심산이었던 것이다.“완전 미치광이잖아! 남을 욕보이기 위해 이런 수법을 쓰다니!”“어쩐지 그런 시시껄렁한 남자들과 잘 어울려 다니더라니! 처음이 아니었던 거야!”“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지? 말도 안 돼!”“소만리도 참 억울하게 됐어. 저런 미치광이를 만나다니.”“...”모두가 소만리를 향해, 그리고 진실을 향해 있는 모습을 보고 양이응은 쩔쩔매며 더욱 당황해 어쩔 줄을 몰랐다.“양이응, 네 연극은 이제 끝났어. 이제는 네가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때야.”소만리의 말에 양이응은 지옥에서 올라온 저승사자를 만난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소만리의 말이 끝나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다가왔다.“양이응, 당신은 살인미수 사건에 연루되었습니다. 지금 즉시 우리와 함께 경찰서로 가서 조사에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살인미수.양이응은 순간 손발이 싸늘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경찰이 지목한 살인미수라는 죄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소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8
더 보기

1586장

양이응이 으르렁거리며 한 말에 기자 회견장은 일순 술렁이기 시작했다.그러나 소만리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고 양이응의 말은 더더욱 믿지 않았다.소만리는 아예 양이응의 말을 무시했다.왜냐하면 소만리의 마음속엔 이미 양이응의 수가 뻔히 다 보였기 때문이다.일부러 그녀를 욕보이기 위해서 하는 말에 일일이 불쾌한 마음을 먹지 않을 것이다.하물며 그녀는 양이응이 말한 내용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소만리, 괴로워 죽겠지? 하하하하. 난 너한테 지지 않았어! 절대 지지 않았다고!”양이응은 사탄에 빠진 악마처럼 미친 듯이 웃어대었다.이때 기자들의 시선은 약속이나 한 듯이 밋밋한 양이응의 배에 쏠렸다.이 가짜 소만리가 기모진의 아이를 임신했다고?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기모진과 소만리 사이는 완전 어색해지지 않을까?주위 사람들이 모두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소만리와 양이응을 바라보았다.소만리가 가만히 침묵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양이응은 한결 입꼬리가 올라갔다.“소만리, 네 얼굴로 성형했다고 해서 뭐 어쩔 건데? 사람들 앞에서 들통났어 그래. 그래서 뭐? 난 이제 감옥에 간다 해도 괜찮아. 그렇지만 넌 지금 너무 괴로울 거야! 왜냐하면 내가 네 남편 아이를 임신했으니까!”“미안한데 말이야. 두 달 전에 나 기모진은 병원에서 작은 수술을 받았어. 이 수술로 난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지. 넌 거짓말을 해도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해? 정말 가소로워!”“...”기모진이 갑자기 이런 비밀을 폭로할 줄은 몰랐다.소만리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그녀는 기모진이 수술한 사실은 알았지만 이런 자리에서 발표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나 기모진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 개의치 않았다.그는 그저 다정한 눈길로 사랑스럽게 소만리를 바라볼 뿐이었다.“내가 평생 사랑한 여자는 내 아내 소만리 말고는 아무도 없어. 당신 같은 여자가 아무리 수작을 부려도, 게다가 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8
더 보기

1587장

기모진도 고승겸을 바라보았다.며칠 전에 조사한 고승겸에 대한 자료가 바로 머리에 떠올랐다.소만리는 고승겸이 방금 기자 회견장에서 있었던 장면을 봤을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고승겸이 갑자기 나타난 목적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모진을 공격하러 온 것일까?소만리가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어느새 고승겸이 그녀의 눈앞으로 다가왔다.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기모진을 한번 힐끔 보고는 바로 소만리의 얼굴에 시선을 떨어뜨렸다.“당신 데리러 왔어. 집에 가려고.”간단명료한 고승겸의 말은 담담하게 들렸지만 저변에는 기모진을 향한 고승겸의 강렬한 도발이 움츠리고 있었다.집에 가려고.그의 소만리에겐 하나의 집밖에 없다.소만리도 이미 기모진의 불쾌한 기색을 눈치채고 있었고 뒤에 있던 기자들도 곧 따라나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소만리는 기자들 앞에서 너무 많은 화제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예의 바른 미소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겸 도련님, 소개할게요. 이쪽은 제 남편 기모진이에요. 전에 바다에서 제 목숨을 구해준 거 너무 고마워요. 내 남편도 너무 고맙대요.”기모진은 소만리의 눈빛을 읽고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전에 내 아내를 구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뭔가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고승겸은 소만리와 기모진의 말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눈빛만 여전히 소만리의 몸 위에 머물러 있었다.“어떤 일에 대해서 당신이 나에게 설명해 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소만리, 진심을 다해 당신을 구해준 사람을 속이고서도 당신은 양심이라는 게 없어?”“...”역시나 그는 그녀가 진짜 소만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소만리도 더 이상 회피하려고 하지 않고 막 입을 열려고 했다.그 순간 기모진이 그녀의 말을 가로막고 먼저 입을 열었다.“고 선생님, 불만이 있으시면 지금 바로 제 사무실로 가셔서 얘기합시다.”고승겸은 가늘고 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9
더 보기

1588장

”양이응의 말이 맞아요. 그녀는 정말로 날 바닷물에 밀어 넣어 죽이려고 했어요. 그렇지만 사실 그때 난 약간의 의식이 있어서 양이응이 날 밀어내자마자 바로 정신을 차리고 혼자 수영을 해서 해안으로 빠져나왔어요.”위청재는 그제야 소만리가 살아 돌아오게 된 배경을 알게 되었지만 모든 일이 다 이해가 되는 건 아니었다.“그런데 언제 수영을 배웠어? 난 네가 수영을 못하는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얼마 전 모진과 함께 여행 갔을 때 모진한테 배웠어요.”소만리가 웃으며 기모진의 어깨에 기대자 기모진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소만리의 어깨를 껴안았다.“엄마!”“엄마!”옥구슬 구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소만리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기모진은 소만리를 껴안은 지 몇 초 되지도 않아 품 안의 공허함을 느끼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소만리는 몸을 돌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두 남매를 보고 몸을 숙이고 팔을 벌려 두 아이를 힘껏 안았다.기란군과 기여온은 소만리의 품으로 쏙 빨려 들어가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고 이윽고 소만리의 볼에 뽀뽀를 했다.“엄마, 역시 지금 엄마가 바로 우리 엄마야.”기란군은 감탄하듯 말했고 이제야 왜 이전의 ‘엄마'가 그를 그렇게 무섭게 노려보았는지 알게 되었다.왜냐하면 그 사람은 그의 진짜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소만리는 두 아이, 특히 기여온을 안아주며 마음이 많이 애달팠다.양이응이 전에 기여온을 많이 괴롭힌 사실을 소만리는 잘 알고 있었다.그때마다 소만리가 많이 위로해 주었지만 아이가 입은 상처는 그 자리에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걸 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돌아오면 온통 자기 차지가 될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소만리는 아이들과 함께 있기만 해서 그는 옆에서 질투 아닌 질투를 느끼고 있었다.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모두 재운 뒤에야 소만리는 기모진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침실은 양이응이 자던 곳이어서 그들은 당분간 거실에서 자기로 했다.소만리를 품에 꼭 껴안은 기모진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9
더 보기

1589장

소만리는 이 말을 듣고 시계를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겸 도련님이 정한 약속 시간까지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사님 번거롭게 날 태우고 갈 필요가 없어요. 내 남편이 나랑 같이 갈 거예요.”운전기사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아가씨가 무슨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겸 도련님이 모시고 오라고 하셨어요. 그냥 혼자 가셨으면 하는데요. 게다가 제가 모시고 가려는 곳을 겸 도련님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원하지 않으십니다.”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원하지 않은 곳?소만리는 살짝 망설여졌다. 그때 기사의 말소리가 들려왔다.“겸 도련님은 아가씨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 한다는 걸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꼭 혼자 오시길 원하십니다.”소만리는 이 점에 대해서는 수긍이 갔다. 확실히 그녀는 고승겸에게 은혜를 갚고 싶었다.은혜를 갚고 나면 더 이상 고승겸과 얽힐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그런데 이 사람은 계속 모진을 조사하고 있다. 도대체 왜?소만리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는데 마침 기모진이 차를 몰고 나왔다.대문 앞에서 그녀와 기사가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그는 차를 세우고 나왔다.“소만리, 이 사람 누구야?”“고승겸의 운전기사님이야.”기모진은 그 말을 듣고 깊은 눈을 치켜뜨고 그 남자를 힐끗 보았다.기사는 예의 바르게 기모진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기 선생님, 저희 사장님께서 여사님을 잠시 모시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기모진은 검은 미간을 살며시 움켜쥐었다.기모진의 불쾌한 심경을 눈치챈 소만리는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모진, 나 혼자 갔다 올게.”“당신 혼자 간다고?”“응, 걱정하지 마. 그 사람 나한테 무슨 짓 할 사람이 아니야.”소만리는 매우 진중하게 말했다.그녀는 적어도 고승겸이 그녀에게 남녀 간의 감정은 절대 없다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지난번에 안나 모녀에게 누명을 썼을 때도 그는 어머니 편을 들었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9
더 보기

1590장

지하실 문이 열리자 따뜻한 분위기로 아늑하게 꾸며져 있는 방이 보였다.그녀는 이 넓은 집에 이렇게 소녀 감성으로 가득 꾸며져 있는 방이 있었는지, 그것도 지하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다.소만리가 여전히 의아해하는 표정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갑자기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왔어?”소만리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고승겸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책상 위에는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아주 영롱하고 예쁜 수정구 하나만 놓여 있었다.하지만 소만리는 그런 것을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그녀는 책상 앞으로 다가가 어두운 표정을 드리우고 있는 남자를 향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했다.“겸 도련님, 내 목숨을 구해주시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당신을 속이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 단지...”“단지 내가 기모진이라는 사람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모진의 아내로서 호기심과 동시에 남편이 걱정되는 마음에 내 곁에 남아 정황을 살펴보기로 한 것뿐이다?”고승겸은 소만리의 속내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었다. 소만리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인정했다.“네, 아직도 궁금해요. 겸 도련님은 왜 내 남편을 조사하고 있어요?”“흠.”고승겸의 잘생긴 얼굴에 모처럼 환한 미소가 번졌다.그는 그제야 깊이를 알 수 없는 그윽한 눈동자를 들어 소만리의 시선에 단단히 고정시켰다.“내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먼저 한 가지 대답해 줄 수 있어?”그에게서는 보기 드물게 가볍고 부드러운 말투였다. 눈빛도 마찬가지였다.예의상 소만리는 그와 눈을 마주쳤다.“겸 도련님, 묻고 싶은 게 뭐예요?”고승겸은 입꼬리에 살짝 아치를 그리며 말했다.“당신 이름이 뭐야?”소만리는 의아해하며 입을 열었다.“내 이름은 소만리예요.”“기모진은 당신한테 어떤 사람이지?”고승겸이 바로 되물었다.“그 사람은 내 남편이죠.”“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지?”“그럼요.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4-09
더 보기
이전
1
...
157158159160161
...
24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