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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1501 - 챕터 1510

2479 챕터

1501장

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앞으로 양이응이 무슨 짓을 할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한 손으로 사화정의 손을 잡았다.사화정의 손을 뿌리치는 그 어떤 제스처도 하고 싶지 않았다.소만리는 양이응의 얼굴을 피해 가려고 했는데 양이응이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와 속삭이는 척하다가 그녀의 얼굴에서 마스크를 확 떼어냈다.젖은 마스크에 아름다운 눈매가 도드라져 사람들을 감탄하게 했던 소만리의 얼굴에 사람들의 시선이 확 쏠렸다.화상으로 인해 울퉁불퉁 뺨에 난 흉측한 흉터가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어머! 사람 얼굴이 왜 저래!”“그래서 마스크를 쓰고 있었구나.”“너무 흉측해. 어쩌다 얼굴이 저 지경이 된 거야. 화상 당했나 봐.”“쯧쯧, 놀래라. 정말 못 봐주겠어.”사람들은 저마다 괴성을 지르며 놀란 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고개를 돌려 다시는 소만리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는 듯 진저리를 쳤다.그중에는 동영상으로 이 광경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사람들도 있었다.양이응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는 감출 수 없는 기쁨에 입꼬리가 저절로 말려 올라갔다.“어때? 사람들한테 놀림당하는 느낌이?”양이응은 낮은 목소리로 비꼬았다.“흥, 소만리. 네가 소만리라고 하면 기모진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금 이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잖아. 아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때가 되어 기모진이 너를 싫어하게 되면 너는 지금보다 몇 배는 더 괴로울 테니까!”소만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양이응의 도발적인 말 한마디 한마디를 듣는 와중에도 주변 사람들이 못생겼다느니 얼굴이 추악하다느니 하는 말들이 끊임없이 들려왔다.소만리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걸음을 옮겨 사화정의 뒤로 다가가 휠체어를 밀었다.지나가는 사람들의 따가운 눈초리 속에서도 소만리는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갔다.양이응은 소만리의 당당한 뒷모습을 보며 득의양양하게 웃었다.소만리, 네가 지금 억지로 버티고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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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장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움츠러들었다.그러다 양이응이 오만하고 우쭐해하면서 한 말이 떠올랐다.자신이 기모진에게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없다는 걸 확신하는 도도하고 자신만만한 양이응의 눈빛을 생각하니 정말로 견딜 수가 없었다.소만리는 다시 주먹을 불끈 쥐고 심호흡을 했다.스스로에게 냉정해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문을 걸었다.하지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면 도저히 그런 침착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뒤돌아섰다. 다시는 보러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다.그녀는 이렇게 오랫동안 거울을 등지고 서서 얼굴에서 밀려오는 따끔따끔한 통증을 참았다.갑자기 어두움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다.어쩌면 가서 시도라도 해봐야 할 것 같았다.소만리는 옷을 갈아입고 마스크를 썼다.막 나가려고 할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소만리가 다가가 문을 열자 기모진이 눈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두 눈이 마주치자 소만리는 약간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아 말했다.“사장님, 무슨 일로 오셨어요?”소만리는 기모진이 왜 집으로 돌아왔는지 이상하게 여겼다.기모진은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회사로 갔어야 되는데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그리고 소만리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모진이 소만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뭔가 평소와 달랐다.“괜찮아?”잠시 동안 소만리를 지그시 바라보던 기모진이 드디어 입을 열어 물었다.괜찮냐고?소만리는 영문을 몰라 눈망울을 굴렸고 이내 조금 전 공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사장님도 알고 계셨어요? 방금 일어난 일?”“그래.”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지금 괜찮아?”“네,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괜찮아요.”소만리는 아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죄송한데요, 사장님. 제가 잠시 외출할 일이 좀 있는데 휴가 좀 쓸 수 있을까요?”“지금 나가게? 내가 데려다줄게.”“...”소만리는 기모진이 예전에 이렇게 다정하고 살갑게 대하는 걸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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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장

소만리가 마스크를 벗는 순간 남사택과 이유심은 동시에 놀란 기색을 보였다.남사택은 더욱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얼굴이, 목소리는 또 어떻게 하다가? 아니, 그러니까 오늘 아침 당신 기 씨 본가 근처 공원 호수에서 누군가 물에 빠진 사건, 그 얼굴이 혹시 당신...”이 말을 듣고 소만리도 순간 깨달았다.아침에 일어난 일을 누군가가 동영상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퍼트렸고 분명 그 동영상에는 양이응의 모습도 있었을 것이다.현재 양이응의 모습은 바로 자신의 얼굴이었다.그녀의 얼굴이 카메라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을 것이다.놀란 남사택의 모습에 소만리도 더 이상 빙빙 돌리지 않고 말했다.“당신이 본 그 얼굴은 내가 아니에요. 내 얼굴을 하고 있는 그 여자는 양이응이예요.”“양이응?”남사택은 문득 Y국에 있을 때 양이응도 경연을 따라 Y국에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경연이 양이응에게 은밀히 뭔가를 지시하는 것을 분명히 목격했었다.알고 보니 양이응이 성형 수술을 하도록 지시하고 뭔가 계략을 꾸민 모양이었다.하지만 남사택은 지금 눈앞의 소만리의 얼굴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눈 외에는 예전의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이마에 난 상처는 차치하고라도 뺨에 도드라진 흉터는 정말 차마 똑바로 눈 뜨고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어떻게 하다가 얼굴이 이렇게 상했어요? 왜 이렇게 심각하게 다친 거예요? 그리고 당신 목소리, 당신 목소리라고는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기모진은 당신이 지금 이렇게 된 것을 몰라요?”소만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소 쓸쓸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그 사람은 몰라요.”“말 안 했어요? 당신이 이런 모습으로 변한 걸 알면 싫어할까 봐?”남사택은 소만리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이 정확하게 추측했다.“너무 많이 걱정하지 마세요. 기모진은 당신을 싫어하거나 버릴 사람이 아니에요.”소만리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도 내 이런 모습이 싫은데 어떻게 내 아이에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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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장

”그럼 저 두 아이는 사실 당신과 초요의 아이가 아닌 건가요?”이 말을 듣고 있던 남사택의 눈썹에 오히려 긴장감이 풀린 모습이었다.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놀고 있는 이유심을 향해 몸을 돌려 말했다.“유심, 내가 환자를 데리고 사무실에 가야 할 것 같아. 답답하면 애들 먼저 데리고 나가도 돼. 식당 쪽은 내가 이미 예약해 뒀어.”이유심이 남사택의 말을 듣고 돌아보았고 소만리를 흘끔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신 바쁜 일 보세요. 전 여기서 기다릴게요.”“그래.”남사택은 따뜻한 미소로 화답했고 사무실을 가리키며 소만리를 안내했다.“이쪽으로 따라오세요.”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갔다.지난번에 이곳에 와서 기모진의 몸 상태에게 대해 이것저것 검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그랬던 곳에 이번엔 자신이 환자가 되어 찾아올 줄은 미처 몰랐다.남사택은 두 아이에 대한 소만리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소만리의 얼굴에 난 상처를 세심하게 검사하는 데 몰두했다.검사를 마친 후 그는 진지하게 결과서들을 살펴보았다.“남사택, 솔직하게 얘기해 줘요. 내 얼굴, 정말 고칠 수 없는 건가요?”소만리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의사의 임무가 뭔지 아세요?”“그야 사람을 구하는 일이죠.”소만리가 망설이지 않고 단번에 대답했다.남사택은 옅은 미소를 띤 채 입을 열었다.“나에게는 사람을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남들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의학적 난제들을 풀어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그는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그의 차분하고 검은 눈동자에서 아주 밝은 빛이 감돌았다.“예전에 당신이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무사히 아들을 낳을 수 있었던 것이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해낸 일 중 가장 완벽하게 난제를 푼 일이었어요. 그래서 오늘에 이르렀고 이번에도 난 당신을 예전처럼 똑같이 도울 거예요. 당신도 내가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세요.”이 말을 들은 소만리의 눈에는 순식간에 희망의 빛이 피어올랐다.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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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장

남사택이 그 남자가 누구라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지만 소만리는 이미 알아차렸다.“나와 초요는 대학 동창이에요.”남사택이 입을 열었을 때 소만리는 그의 눈에서 빛나는 청춘의 활기찬 기운을 엿볼 수 있었다.“나와 그녀는 같은 과였고 그녀는 매우 활발하고 아름다웠어요. 난 그녀의 선배인 셈이었는데 항상 함께 실험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기도 하곤 했죠. 난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기묵비이고 그 남자는 그녀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어요.”남사택은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말 사이사이에 기묵비에 대한 혐오나 배척 같은 것은 없었다.오히려 그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감돌았다.“그때 초요가 갑자기 경도에 날 찾아왔어요. 전 너무나 뜻밖이라 놀랐어요. 그래도 만나니 즐겁더군요. 왜냐하면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고 떠났었고 초요에 대한 연락처가 없어서 다시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암튼 그때 다시 만나서 연락할 수 있게 되었어요.”“사실 그녀가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녀는 내 앞에서 시종일관 낙관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였어요. 기묵비가 F국에서 개인 주치의로 두고 있던 의사는 사실 제 스승님이셨어요. 초요가 총에 맞았을 때 그 스승님이 저에게 연락을 해주셨어요.”알고 보니 그들은 모두 아는 사이였다.소만리의 마음속에 있던 의혹들이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그러나 아직 잘 이해되지 않는 점이 하나 더 있었다.“초요는 당시 심장에 총을 맞았던 걸로 아는데 어떻게 화를 면할 수 있었죠?”그 말에 남사택은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초요는 기묵비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죠. 그렇지만 기묵비는 그녀에 관한 것을 다 알지는 못하죠. 초요의 심장이 오른쪽에 있다는 것도 말이에요.”“초요가 당시 피를 많이 흘린 것은 사실이지만 총알이 그녀의 중요한 장기에 상처를 입히지 않아 다행히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이런 이유가 있었다니 소만리는 이 말을 듣는 순간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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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장

”오 마이 갓!”안나는 마치 역병에 걸린 사람을 접촉한 것처럼 몸서리치며 손에 들고 있던 마스크를 바닥에 집어던졌다.“당신이 예뻐서 겸이 오빠가 날 쳐다도 안 보는 줄 알았는데 이런 모습이었다니! 어쩐지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더라니! 어머나, 이렇게 추할 수가! 아니, 추한 게 아니라 이건 무서울 정도야!”안나는 예의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무례한 말로 소만리의 마음을 할퀴었고 못 볼 것을 본 것 마냥 계속 손을 내저었다.“저기 누가 좀 빨리 와 봐! 소독약 좀 갖다 줘. 내 손이 방금 이 사람 마스크에 닿았어. 전염될지도 몰라!”“맞아요. 그럴지도 몰라요.”소만리는 유유히 말을 내뱉었다.“뭐라고?”“당신 질문에 대답한 거예요.”소만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내 얼굴이 이렇게 썩었으니 아마도 독이 있는 세균이 득실득실할 거예요. 방금 마스크를 잡아당겨 그걸 만졌으니 분명 세균이 당신 손에 묻었을 거예요. 그러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이 말을 듣자 안나의 안색이 흙빛이 되었다.“아니, 내가 너처럼 그런 모습으로 변하면 어쩌려고!”“맞아요, 저처럼 변할 수도 있어요.”“...”안나는 더욱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소만리를 향해 노발대발했다.“너 일부러 나 해치려고 이런 거지?”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는지 소리를 지르며 발광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고승겸이 계단참에서 나타났다.안나는 고승겸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그에게 달려가 소만리를 가리키며 말했다.“겸이 오빠, 이 여자가 나를 해치려고 했어! 내가 저 여자 마스크를 만졌어. 아마 저 여자 얼굴에 있는 세균이 내 얼굴에 옮겨와서 내 얼굴을 망칠 거야!”고승겸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불쾌한 듯 안나를 스쳐 지나 소만리에게 향했다.“인터넷에서 당신이 물에 빠진 걸 봤는데 얼굴 괜찮아?”고승겸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소만리는 약간 의아했다.“...”잠시 멍하니 있다가 소만리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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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장

도무지 진정되지 않는 심정을 안고 소만리는 고승겸의 뒤를 따랐다.이 남자의 정체는 여전히 그녀에겐 안개 속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가 왜 기모진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녀는 알지 못했다.그리고 이제 와서 그가 이런 이상한 말을 하니 소만리는 더욱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소만리는 고승겸을 따라 2층 거실의 현관 창문으로 향했다.창문이 매우 커서 탁 트인 전망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왔다. 그야말로 눈이 시원했다.소만리가 창문을 통해서 전망을 바라보니 저 멀리 별장 대문 앞에 낯익은 차 한 대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모진!소만리는 속으로 그의 이름을 외쳤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야만 했다.“겸 도련님, 날 데리고 와서 뭘 보여준다고 하셨는데 그게 도대체 뭐예요?”고승겸은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하고 있는 소만리를 보고 검은 눈동자를 들어 기모진의 차 위에 시선을 내려놓았다.“별장 입구에 서 있는 저 차 못 봤어?”그가 물었으나 소만리의 대답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듯 바로 말을 이었다.“그가 당신을 미행해 여기까지 따라왔어. 눈치 못 챘어?”“...”소만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정말로 기모진이 그녀를 미행해 따라온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만약 그가 정말 계속 그녀를 미행했었다면 그녀가 남사택을 찾아간 일도 알고 있는 게 아닐까?“예전에 기모진이 당신을 저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복수하고 싶다고 당신이 말했는데, 지금 보니까 기모진은 당신을 특별히 관심을 두고 아끼는 것 같은데? 어때?”“...”“비 오는 날 비를 맞고 있는 것을 보고 우산을 씌워주고, 당신이 위험에 처해서 건달에게 목이 졸려 목숨이 위태로웠을 때는 달려와 당신을 구해주었어. 지금은 묵묵히 당신 뒤를 따라다니며 지켜주고 있어.”고승겸은 소만리를 깊은 시선으로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보기엔 기모진이 당신의 감정을 갖고 노는 게 아니라 당신을 아주 아끼는 것 같아.”이 말이 떨어지자 소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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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장

그는 서슬 퍼런 소만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딱히 말릴 생각이 없었던지 다시 몸을 돌려 현관문 앞에 서서 대문을 바라보고 섰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낀 채 현관 상황을 감청했다.소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문을 나섰고 그녀는 기모진을 못 본 척했지만 기모진은 차를 그녀의 곁에 세웠다.소만리는 일부러 놀란 척을 하며 기모진을 쳐다보았다.“어머, 사장님? 사장님이 여기 무슨 일이세요?”기모진은 말 대신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어주며 입을 열었다.“일단 타.”“...”소만리는 난처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다가 곁눈으로 집 현관 쪽 창을 힐끗 쳐다보고 나서야 차에 올라탔다.한때는 그녀의 전용석과도 같았던 이 조수석에 앉아 있는 지금 소만리의 감회가 새로웠다.그녀는 잠시 동안 백미러를 경계하며 쳐다보았고 미행하는 차량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말없이 한숨을 돌렸다.그녀는 고승겸이 사람을 시켜 늘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하고 관찰하는 것을 느꼈다.매번 그녀에게 무슨 상황이 있을 때마다 그는 거의 누구보다 제일 먼저 알고 있었다.“방금 그 별장, 어떻게 들어갔어? 어디로 들어갈 수 있었어?”의혹에 가득 찬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역시나 이 남자가 이런 질문을 할 것 같았다.소만리는 별장을 나오기 전에 이미 그런 질문에 대한 전략을 생각해 놓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답했다.“이제 더 이상 사장님을 속일 수 없겠군요.”그녀는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기모진은 괜히 마음이 긴장되는 듯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기모진이 막 물어보려는데 소만리가 말을 이었다.“사실 저는 여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내 얼굴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돈을 더 벌어야 하거든요. 하지만 사장님 안심하세요. 이제 전 이쪽 일은 그만두고 사장님 댁 일에만 전념할 생각이에요.”운전대를 잡은 기모진이 말했다.“돈이 필요하면 빌려줄 수 있어.”“사장님의 호의만으로도 충분히 감사드려요. 그렇지만 그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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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장

뭐!증거?!양이응은 잠시 정신이 멍해져 있는데 소만리가 핸드폰을 꺼냈다.“사모님도 방금 말씀하셨듯이 많은 사람들이 동영상을 찍고 있었죠. 마침 어떤 사람이 당신이 내 마스크를 벗기는 장면을 찍었네요. 동영상을 보여드리면 인정하실 거예요?”이 말을 듣자 양이응의 안색이 더욱 난감해졌다.그녀는 앞으로 나와 소만리의 핸드폰을 낚아채려 했지만 기모진이 한 발 더 빨리 소만리가 가지고 있던 핸드폰을 가져가 동영상을 클릭했다.영상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은 양이응은 정말 당시 공원에서 일어난 일을 찍은 동영상임을 알았다.영상 속에는 소만리의 얼굴을 보고 흉측하다며 역겨워 토하려는 사람도 있었다.양이응은 갑자기 마음이 초조해졌다.자신이 소만리의 마스크를 낚아채 벗길 때 아무도 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누군가에게 찍힐 줄은 몰랐다.양이응은 마음이 불안하고 혼란스러워 기모진의 얼굴과 소만리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양이응의 마음이 타들어갔다.“모진, 나, 아까 미스 천의 마스크를 벗기려고 한 게 아니라 미스 천이 물에 빠졌기 때문에 얼굴의 상처가 감염될까 봐 내가 떼 준 거야.”양이응은 재빨리 변명거리를 찾았다.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사모님, 자백이란 말이 무슨 말인지 아세요? 사모님이 지금 하고 계신 행동은...”“...”“사모님이 내 마스크를 벗기는 모습을 찍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내가 사모님을 속인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사모님의 자백이 무엇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증거가 된 걸요.”“...”양이응은 한동안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다.위청재도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이게 무슨 얘기냐?”소만리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사모님이 상냥하고 친절하다는 소문과 달리 때로는 매우 악랄하다는 얘기죠.”“...”양이응은 할 말이 없어 더욱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미스 천, 네가 뭔가를 오해한 거 같아. 우리 며느리는 단지 미스 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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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장

소만리가 자신의 방문에 거의 도착했을 때 곁눈으로 보니 기모진이 따라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자신에게 고개를 돌리는 소만리를 보고 기모진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는 우아한 발걸음으로 소만리에게 다가가 말없이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잠시 머뭇거린 후 입을 열었다.“억울한 일을 당했더군.”“...”소만리는 어리둥절해하면서 기모진을 바라보았다.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과 말투가 유난히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사장님은 방금 내가 사모님을 농락한 것에 대해 절 야단치지 않으세요?”소만리가 되물었다.“난 누군가가 내 아내를 농락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기모진은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고 그 모습이 마치 기분 좋은 사람의 표정 같았다.기모진의 이런 모습을 보니 소만리는 더욱 그가 의심스러웠고 혹시라는 의혹이 소만리의 마음속에 싹트기 시작했다.마침 기모진이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열려는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 흘끗 보니 양이응이 따라 올라오고 있었다.소만리는 손을 뻗어 앞에 있는 방문을 밀었다.“사모님 오시네요. 사장님이 가서 위로해 드리세요.”소만리는 이 말을 던지고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갔다.그녀는 방금 자신이 내뱉은 말에 화가 묻어났는지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양이응은 확실히 그녀가 화가 난 모습을 보았다.소만리가 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양이응은 기모진에게 다가가 한껏 억울한 척 매달렸다.“모진, 이 일은 정말 오해야. 나 정말 악의로 미스 천의 마스크를 벗긴 거 아니야. 정말 좋은 마음으로 그랬다니까.”양이응은 애처롭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기모진의 표정을 살피듯 그의 차갑고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모진,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잖아.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기모진은 시선을 들어 올려 눈앞에 있는 그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당신 말이 맞아. 내 아내 소만리가 어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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