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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491 - Chapter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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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1장

소만리는 자신에게 이런 말을 걸어오는 여자를 바라보며 침착하게 그 여자의 눈앞으로 다가갔다.어둑어둑한 가로등 아래 소름 끼칠 정도로 자신과 똑같이 생긴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였다.섬뜩하고 괴상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양이응은 대담하고 예리한 눈빛으로 소만리를 훑어보았다.“소만리, 너인 줄 알았어!”양이응은 결심이 선 것처럼 단호하게 결론을 내렸다.소만리는 침착하게 양이응에게 다가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사모님, 소만리는 사모님 이름 아니었나요? 그런데 지금 그게 무슨 뜻이에요? 설마 어제처럼 또 선을 넘는 짓을 하는 거예요?”“흥.”양이응은 냉소를 머금고 팔짱을 낀 채 도도한 자세로 소만리를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네가 소만리가 아니라면 누가 그 작은 꼬맹이 때문에 그렇게 필사적으로 목숨을 내놓겠어?”양이응은 더 이상 숨길 생각이 없다는 듯 도발하며 말했다.“소만리, 내가 알려주지. 네 딸을 안고 도망간 남자는 내가 돈을 주고 고용한 남자야. 네가 소만리인지 아닌지 테스트해 보고 싶었거든. 네가 보인 행동들이 날 너무나 흡족하게 만들었어. 역시 내 느낌은 틀리지 않았어.”양이응은 마치 자신이 총명하다고 칭찬하는 것처럼 아주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소만리도 그 납치범이 누군가의 사주로 그런 짓을 벌였다는 것은 짐작했지만 양이응이 자신을 떠보려고 이런 술책을 벌일 줄은 몰랐다.양이응의 의기양양한 말을 듣고 있으면서도 소만리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그러나 소만리는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서 집 안을 바라보았다.설마 식구들이 안에 아무도 없는 건가?그래서 양이응이 이렇게 대담하게 나오는 걸까?아마도 그런 것 같다.“소만리, 너 말해봐! 경연이 도대체 어떻게 죽은 거야? 네가 죽인 거지!”양이응은 갑자기 달려들 듯 소만리를 향해 으르렁거리며 소리쳤다.어둠 속에서도 그 여자의 얼굴에 가득한 흉악함은 가려지지 않았다.양이응은 갑자기 소만리에게 달려들어 어깨를 움켜쥐며 매서운 눈빛을 쏘아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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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2장

”입 다물어!”양이응이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그녀는 갑자기 감정이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진 사람 같았다.“소만리, 어서 말해. 경연이 도대체 어쩌다 죽게 되었는지. 너지? 너야! 너 때문에 경연이 죽은 거야! 어서 말해!”양이응은 다시 손을 뻗어 소만리의 어깨를 움켜쥐었고 감정의 통제 능력을 잃은 미치광이처럼 야만적으로 소만리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소만리는 양이응의 손을 잡고 그녀를 제압했다.“양이응, 잘 들어. 경연의 죽음은 사고였어. 누구와도 상관없는 일이었다구. 그가 선택한 길이었어.”“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 경연은 너한테 죽임을 당한 거야! 소만리, 넌 정말 못되고 천박한 여자야!”양이응은 온몸에 힘이 들어가 미친 사람처럼 윽박질렀고 급기야 손을 들어 소만리의 얼굴을 때리려고 했다.소만리도 지지 않고 손을 들어 양이응의 얼굴을 찰싹 때리며 자신의 몸을 움켜쥐고 있던 양이응의 손을 뿌리쳤다.양이응은 비틀거리며 두어 발자국 뒤로 넘어졌다.그녀는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소만리를 노려보았다.양이응은 이를 악물고 자신의 아픈 뺨을 만지작거리더니 갑자기 음흉한 미소를 터뜨렸다.“소만리, 이미 너랑 이렇게 된 이상 빙빙 돌지 않겠어! 네가 경연을 죽였으니 너도 기모진과 네가 낳은 세 아이들이 어떻게 지옥에 떨어지는지 똑똑히 봐!”소만리는 화를 가라앉히고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네가 정말 그럴 능력이 있었다면 모진이 서재에서 자지는 않았을 거야. 양이응, 내가 나타나고부터 모진은 뭔가 나에게 느낀 거야. 그것은 한편으론 모진이 너한테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지.”“...”양이응은 잠시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소만리를 쳐다보다가 이내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었다.“소만리, 정말 기모진이 밤마다 서재에서 잔다고 확신할 수 있어? 잘 들어. 네가 이 집에 오기 전 이미 난 네 남자와 밤을 보냈어!”이 말을 꺼내자 양이응은 소만리의 표정이 확연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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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장

”...”양이응이 갑자기 시선을 대문 쪽으로 흘리며 이런 행동을 하자 소만리는 기모진이 밖에서 돌아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소만리도 양이응이 방금 말한 실험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양이응은 더욱 과장되게 그녀를 밀어내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넘어지는 시늉을 하며 비명을 질렀다.“아!”“무슨 일이야?”위청재의 놀란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소만리는 바닥에 앉아 자신을 향해 의기양양하게 도발적인 시선을 보내는 양이응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소만리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소만리는 예전에 소만영에게 이런 일을 당했던 때가 떠올랐다.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와 친부모 모두 소만영의 거짓말에 깜빡 속아 넘어가 그녀를 헌신짝 버리듯 내쳤었다.소만리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양이응을 바라보고 있는데 익숙한 발자국 소리와 숨결이 뒤에서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소만리는 기모진이 우선 제일 먼저 양이응을 부축해 일으켜 세울 거라 생각했는데 소만리 옆에 멈춰 서서 마스크를 건넸다.“일단 써.”기모진은 다정하게 소만리에게 마스크를 건넸다.기모진의 의외의 행동에 소만리뿐만 아니라 양이응도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다.양이응은 재빨리 연기에 몰입하며 한껏 억울한 어조로 소리쳤다.“모진, 내 발이 너무 아파. 미스 천이 무슨 일인지 갑자기 나한테 화를 내고 밀치지 뭐야.”양이응은 소만리를 곤란하게 만들 요량으로 중상모략을 펼쳤고 모현이 얼른 양이응 곁으로 다가가 몸을 숙여 그녀를 일으켰다.“소만리, 괜찮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어떻게 된 일이냐고?”양이응이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소만리에게 시선을 던졌다.“아냐, 괜찮아요. 이제 됐어. 미스 천도 기분이 나빴을 거야.”모현은 양이응의 말을 듣고 소만리를 바라보았다.비록 달빛은 어두웠지만 가로등에 비친 소만리의 얼굴에 난 화상 자국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모현은 크게 놀랐고 동시에 왠지 모를 아픔이 느껴졌다.갑자기 화상을 당한 이 여자에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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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4장

그녀는 방문 너머에서 누가 노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의구심으로 가득 찬 소만리가 잠시 멍해 있던 순간 기모진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나야.”소만리는 얼른 마스크를 쓰고 그제야 문을 열어주었다.앞에 서 있는 훤칠한 남자를 보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사장님, 또 무슨 일이십니까?”“조금 전의 일은 마음에 두지 마. 당신이 여온이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납치범을 상대한 걸 보면 당신의 마음이 착하다는 거잖아. 난 당신이 이유 없이 사람을 밀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적잖이 놀랐다.기모진이 일부러 자신의 감정을 달래주려고 찾아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소만리는 잠시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서 있다가 갑자기 기모진의 눈과 마주쳤다.“사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은 사장님이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믿지 않고 저를 믿는다는 뜻인가요?”“믿어.”기모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고 소만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쇄기를 박듯 말했다.“난 영원히 내 아내를 믿어.”“...”“일찍 쉬어. 무슨 문제 있으면 서재로 찾아와. 난 계속 거기 있을 테니까.”기모진은 소만리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섰다.소만리는 방문 앞에 서서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기모진이 방금 한 말은 마치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것 같았지만 도대체 그게 무엇인지 그녀는 감히 추측할 수 없었다.그날 밤, 소만리는 한참을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양이응이 현모양처의 가면을 쓰고 기란군, 기여온과 함께 아침을 먹고 있었다.하지만 기란군과 기여온은 양이응과 별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채 각자 얌전히 아침밥을 묵묵히 먹을 뿐이었다.양이응은 고개를 들어 소만리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도도한 눈빛으로 경멸하듯 간악한 미소를 던졌다.그녀는 소만리가 감히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지금의 저 얼굴을 보고 누가 소만리라고 믿겠는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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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5장

곁을 맴돌던 작은 발걸음 소리에 소만리의 발걸음도 갑자기 멈추었다.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옷자락이 당겨지는 느낌이 너무나 뚜렷했다.“엄마.”여온의 작은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 소만리는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벅차오르는 감동이 온 심장을 감싸 안는 것 같았다.그녀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을 부여잡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소만리가 막 입을 열려고 하자 양이응이 빠른 걸음으로 잽싸게 끼어들었다.“여온아, 엄마 여기 있어.”양이응은 기여온의 손을 잡아당기며 가짜 웃음을 만면에 드리웠다.“미스 천, 정말 미안해. 당신 눈이랑 내 눈이 너무 닮아서 애가 착각했나 봐. 알다시피 아이가 아직 어리고 철이 없잖아.”소만리는 양이응에게 퍼붓고 싶은 심정을 억지로 감추며 다른 뜻을 품으며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전 오히려 여온이 너무 영리하고 사리분별이 분명한 아이처럼 보이는 걸요.”말 속에 숨은 뜻을 양이응도 분명 알아들었을 거라고 소만리는 생각했다.양이응이 소만리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소만리는 몸을 구부려 기여온의 작은 머리를 살며시 어루만지며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여온아, 아침 먹고 오빠랑 유치원 잘 갔다 와. 우린 저녁에 봐.”기여온은 맑고 투명한 큰 눈을 깜빡이고 나서야 비로소 소만리의 옷자락을 놓았다.기여온은 옆에 서 있던 기모진을 바라보며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아빠, 엄마.”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자애롭고 부드러운 웃음을 터뜨리며 기여온을 품에 안았다.“여온아, 다 먹었어? 이제 오빠랑 같이 유치원 갈까? 아빠가 데려다줄게.”기여온은 고개를 끄덕였고 작은 얼굴을 돌리며 담담하게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엄마.”기여온은 앙증맞은 목소리로 소만리를 향해 엄마라고 불렀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만면에 띤 채 소만리에게 손을 흔들었다.이를 지켜보던 소만리의 마음이 순간 뭉클해졌고 자신도 기여온에게 손을 흔들었다.“여온아, 잘 갔다 와.”“누나, 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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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6장

”흥, 소만리. 네가 이런 걸 염려하지 않았다면 왜 날 폭로하지 않았겠어?”양이응은 갑자기 손을 뻗어 소만리의 턱을 잡았고 소만리의 얼굴이 자신을 바라보도록 힘을 꽉 주었다.“쯧쯧.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군. 나도 네가 어떻게 하다가 이 몰골이 되었는지 궁금하네. 네가 경연을 죽인 업보로 이렇게 된 거야?”소만리는 천천히 양이응의 손을 떨쳐내었고 차가운 기운이 그녀의 눈에서 거침없이 흘러내렸다.“만약 이 세상에 정말 업보라는 것이 있다면 당신 같이 악행을 많이 저지른 사람은 각오하는 것이 좋을 거야.”“소만리...”“양이응, 강연도 내 적수는 못 되었어. 그런데 하물며 네가?”“...”소만리는 더 이상 양이응과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아서 마스크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가 사화정을 찾았다.양이응은 분이 가시지 않는 듯 이를 악물었고 소만리가 자신에게 한 말을 곱씹어 보았다.기모진과 두 아이는 분명히 소만리에게 뭔가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만약 그들이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커진다면 그것은 양이응 자신에게 너무나 불리한 일이었다.양이응은 이런 상황을 생각할수록 은근히 화가 나고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경연은 죽었다. 그러나 아직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양이응은 진심으로 경연을 사랑했었다.소만리의 모습으로 성형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경연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였고, 경연이 소만리로 변신한 자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사랑하는 감정이 싹트길 바랐었다.하지만 경연은 정말로 그녀를 좋아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양이응 자신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아무리 소만리와 같은 얼굴이 되더라도 경연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양이응이 교도소에 있는 경연을 면회하러 갔던 날 경연은 소만리의 얼굴로 변신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으나 나중에 그녀가 소만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 후 실망하던 그의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가 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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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7장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몸을 구부렸다.사화정과 눈높이를 맞춘 다음 참을성 있게 물었다.사화정은 곁에서 가식적인 웃음을 짓고 있는 양이응을 바라보며 소만리의 손을 꼭 잡았다.“나, 너한테 비밀 하나 말해줄게.”“비밀?”소만리는 궁금해하며 물었고 양이응을 바라보는 사화정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여사님, 저한테 무슨 비밀 알려주시려고요?”“저 여자, 저 여자는 내 딸이 아니야.”사화정의 이 말은 또렷하게 소만리의 귓가에 떨어졌다.소만리는 깜짝 놀랐다.정신도 온전치 않은 사화정이 양이응이 가짜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진짜야. 내가 말한 거 정말이라니까.”사화정은 여전히 진지한 표정으로 강조했다.소만리는 당연히 사화정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었다.고승겸에 대한 정체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데다 한편으로 걱정거리였던 양이응에 대한 정체는 정확히 파악했지만 중요한 건 아직 소만리가 기모진을 대면할 용기가 없다는 것이었다.소만리는 마스크를 벗은 모습으로 그와 눈을 마주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양이응은 사화정이 소만리에게 무슨 귓속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했다.그러나 양이응은 그것에 대해 자세히 캐묻지는 않았다.소만리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사화정을 돌보며 아침 식사를 마쳤다.두 아이가 유치원에 간 뒤 막내아들은 위청재가 돌보았기 때문에 소만리는 안심하고 사화정과 함께 주변 공원을 산책했다.소만리는 사화정의 정신 상태가 예전에 비해 확실히 좋아졌다는 걸 느꼈다.이제 사화정은 완벽하게 문장을 말할 수도 있게 되었다.소만리는 사화정을 태운 휠체어를 어제 왔었던 그 나무 아래 세웠다.어제의 일을 떠올리니 그녀는 약간의 두려움이 느껴졌지만 아이가 무사하다는 걸 생각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느껴졌다.소만리는 가만히 그동안의 일을 생각해 보았다.마치 하늘이 그녀의 가족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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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8장

그녀가 소만리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소만리는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저 깊은 곳에서 뭉클함이 솟아올랐다.이 모습을 보고 사화정도 뭔가 느꼈을지도 모른다.소만리는 천천히 사화정 앞에 자세를 낮춰 몸을 웅크렸고 손을 들어 사화정의 손을 잡았다.소만리의 손에 전해지는 사화정의 온기가 곧바로 심장으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그 온기만으로도 소만리의 가슴속에 맺혔던 억울함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엄마, 나 소만리야.”소만리는 나직이 읊조렸다. 더 이상 사화정 앞에서 가면을 쓰고 있을 수는 없었다.사화정은 아직 완전히 몸이 회복된 건 아니어서 소만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그러나 이렇게라도 하니 소만리의 마음속 응어리는 확실히 풀리는 것 같았다.이 말을 들은 사화정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그 눈빛은 마치 한순간에 더 많은 사랑과 애틋함을 담은 모성애가 솟구쳐올라 소만리를 따스하게 감싸주는 것 같았다.소만리는 말할 수 없는 뭉클한 감정을 느꼈고 마음 한구석에 쌓여 있던 울분과 진실을 거침없이 토해내었다.“엄마, 나랑 얼굴 똑같이 생긴 그 사람은 예전에 경연의 여자친구였던 여자야. 그날 내가 마트에 가서 케이크 만들 재료를 사러 갔다가 주차장에서 날 음해하고 정신을 잃게 만들었어.”“그리고 경연이 날 끌고 어느 작은 섬으로 데려갔지. 그는 매일 나를 보러 오면서도 특별히 괴롭히지는 않았어. 단지 그 사람의 마지막 한 달 남은 인생을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고 했어. 왜냐하면 한 달 후면 법원에서 그 사람한테 사형 선고를 내릴 거였거든.”“그런데 나중에 경연이 나한테 내기를 하자고 했어. 내가 이기면 거기서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내가 이기니까 말을 바꿔 버렸어. 난 그 사람한테서 벗어나기 위해 요트에서 바다로 뛰어내렸지. 경연이 뒤에서 요트를 타고 쫓아왔는데 갑자기 요트에서 기름이 새서 요트에 불이 붙었고 결국 요트는 폭발했어...”그때를 다시 떠올리자 소만리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또 웅웅거리는 소리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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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9장

양이응의 음흉한 미소를 보는 순간 소만리는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사실 양이응은 소만리를 적절히 견제할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왜냐하면 가족을 끔찍이 생각하는 소만리에겐 가족 그 자체가 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양이응은 이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양이응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갑자기 발을 들어 사화정의 휠체어를 등 뒤에서 세게 걷어찼다.휠체어의 다리에 잠금장치를 해놓았지만 양이응이 워낙 세게 발로 차서 바퀴가 미끄러졌고 휠체어가 통제력을 잃고 앞으로 미끄러져 나갔다.“엄마!”소만리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달려갔다.휠체어가 미끄러져 내려가는 곳 바로 앞은 호숫가였다.만약 사화정이 호수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소만리는 정말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녀는 쏜살같이 뛰어가 휠체어의 손잡이를 잡아당겨 있는 힘껏 휠체어를 뒤로 잡아 끌었다.다행히 사화정은 호숫가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소만리는 갑자기 등 뒤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 느껴졌다.뒤따라오던 양이응이 소만리가 무방비 상태인 틈을 타 손을 들어 소만리를 호수로 힘껏 밀어 버렸다.소만리는 갑자기 중심을 잃고 호수로 풍덩 빨려 들어갔다.“흥.”양이응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호수에서 발버둥 치는 소만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소만리가 수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면 소만리는 곧 익사할 것이다.휠체어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사화정이 이 모습을 보고 순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소만리!”양이응은 사화정의 고함 소리를 듣고 본인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렸다.사화정이 땅바닥에서 일어나려고 발버둥쳤고 양이응이 그 모습을 보고 걸어와 사화정을 발로 차 주저앉혔다.“아유, 호수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이 당신 귀한 딸 소만리인 줄은 아는 모양이지? 완전 바보는 아닌가 보군.”양이응은 한껏 비아냥거리다가 소리를 듣고 몰려오는 행인들을 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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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장

”이미 틀려먹은 것 같아.”“아마 익사했을 거야.”“어이구, 어떡해. 쯧쯧.”구경하던 사람들이 저마다 안타까운 듯 한 마디씩 했다.그런 말들이 양이응의 귀에도 들어갔고 양이응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흡족했다.소만리, 죽었다니 정말 잘 됐어.네가 경연을 죽인 업보야!그녀는 마음속으로 한껏 저주의 말들을 퍼부으며 분풀이를 했다.그러나 그녀가 득의양양한 얼굴을 하고 있던 그 순간 뜻밖에 호수 한가운데 잔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했다.곧이어 호수 표면에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보였다.온몸이 흠뻑 젖은 소만리가 손을 들어 이마를 덮고 있던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올리며 얼굴을 내밀었다.소만리의 이런 모습에 모든 사람들은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소만리는 얼굴을 돌렸다.젖은 마스크가 얼굴에 달라붙어 아무도 소만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맑고 날카로운 눈매는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도 남았다.소만리는 호숫가에 모여든 사람들을 조금도 의식하지 않고 날카로운 시선을 들어 그 많은 군중을 뚫고 정확히 양이응에게 시선을 떨구었다.소만리는 유유히 헤엄쳐 호숫가 가장자리로 갔다.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었다.양이응은 어안이 벙벙했다. 소만리가 언제 수영을 배웠는지 그녀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양이응은 소만리의 과거 모든 자료와 이력을 살펴보았었다.그 안에는 소만리가 수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히 적혀 있었다.소만리에 관한 모든 것을 숙지한 후 충분히 준비했는데 뜻밖에 이런 복병이 생기다니 생각할수록 양이응은 분통했다.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도 간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만리는 오늘 양이응을 보고 또 한 번 깨달았다.이 여자가 이렇게 사악할 줄은 몰랐다.넋을 잃고 멍해 있는 양이응에게 소만리가 조용히 다가가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구경꾼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와, 아까 물속에서 나오는 장면 내가 찍었는데 정말 멋있어요.”“눈이 이렇게 아름다운 걸 보니 역시 얼굴도 예쁠 것 같아.”“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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