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을 맴돌던 작은 발걸음 소리에 소만리의 발걸음도 갑자기 멈추었다.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옷자락이 당겨지는 느낌이 너무나 뚜렷했다.“엄마.”여온의 작은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 소만리는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벅차오르는 감동이 온 심장을 감싸 안는 것 같았다.그녀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을 부여잡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소만리가 막 입을 열려고 하자 양이응이 빠른 걸음으로 잽싸게 끼어들었다.“여온아, 엄마 여기 있어.”양이응은 기여온의 손을 잡아당기며 가짜 웃음을 만면에 드리웠다.“미스 천, 정말 미안해. 당신 눈이랑 내 눈이 너무 닮아서 애가 착각했나 봐. 알다시피 아이가 아직 어리고 철이 없잖아.”소만리는 양이응에게 퍼붓고 싶은 심정을 억지로 감추며 다른 뜻을 품으며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전 오히려 여온이 너무 영리하고 사리분별이 분명한 아이처럼 보이는 걸요.”말 속에 숨은 뜻을 양이응도 분명 알아들었을 거라고 소만리는 생각했다.양이응이 소만리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소만리는 몸을 구부려 기여온의 작은 머리를 살며시 어루만지며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여온아, 아침 먹고 오빠랑 유치원 잘 갔다 와. 우린 저녁에 봐.”기여온은 맑고 투명한 큰 눈을 깜빡이고 나서야 비로소 소만리의 옷자락을 놓았다.기여온은 옆에 서 있던 기모진을 바라보며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아빠, 엄마.”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자애롭고 부드러운 웃음을 터뜨리며 기여온을 품에 안았다.“여온아, 다 먹었어? 이제 오빠랑 같이 유치원 갈까? 아빠가 데려다줄게.”기여온은 고개를 끄덕였고 작은 얼굴을 돌리며 담담하게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엄마.”기여온은 앙증맞은 목소리로 소만리를 향해 엄마라고 불렀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만면에 띤 채 소만리에게 손을 흔들었다.이를 지켜보던 소만리의 마음이 순간 뭉클해졌고 자신도 기여온에게 손을 흔들었다.“여온아, 잘 갔다 와.”“누나, 안
Last Updated : 2023-03-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