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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141 - 챕터 150

2479 챕터

제141장

기모진의 얼굴빛이 서서히 차가워졌다."소만리, 사인하라고." "나는 사인 못 해." 드디어 입을 연 소만리는 담담하게 말했다.소만리는 기모진 앞에 앉아 무뚝뚝한 표정으로 다른 곳만 쳐다보고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러자 기모진이 화를 내며 말했다. "소만리, 더 이상 내 인내심 테스트하지 마, 너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잘 알잖아.” 소만리는 기모진이 위협하는 협박에도 두려운 기색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웃었다."기모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할게, 이혼 합의서에 사인 안 할 거야, 소만영하고 결혼하고 싶으면 해, 내가 너 중혼죄를 고발할 거야!”"소만리! 나도 마지막으로 물을게, 너 도대체 사인할 거야 안 할 거야!" 기모진이 분노하며 말했다."사인 안 해!" 소만리의 태도는 단호했다.기모진의 얼굴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여전히 소만리가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자 성큼성큼 그녀 앞으로 다가가 소만리의 손에 펜을 쥐어 넣고 오른손을 꽉 잡았다. "기모진, 너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소만리는 본능적으로 발버둥 쳤다."사인 안 하는 거 아냐? 내가 도와줄게!" 기모진의 매서운 목소리는 마치 죽음을 재촉하는 듯 소만리 귀에 울려펴졌다.소만리는 완강히 저항했지만 발버둥칠수록 종양과 그녀의 마음이 심하게 아파졌다. "기모진, 넌 사람도 아니야! 내가 죽는다 해도 너와 소만영의 소원 이루게 할 수 없어!" 소만리는 그를 힘껏 밀치고 달아났다. 그러나 실명한 소만리는 내딛는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이 위험했다. 소만리는 몇 걸음 가기도 전에 물건에 걸려 넘어져 극심한 아픔이 온몸에 퍼졌다.그녀가 몸을 일으키려 할 때 기모진의 큰 몸집이 다가왔다. 소만리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어두운 그림자가 그녀를 감싸는 것만 느껴졌다.기모진은 소만리의 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가 무릎으로 소만리의 등을 짓밟으며 이혼 합의서와 펜을 소만리 앞에 던졌다."소만리, 사서 고생하지 마, 네가 얌전히 사인만 하면 돈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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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장

기모진의 말과 함께 소만리는 오른쪽 손등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기모진은 그녀의 손을 강제로 잡아 이혼 협의서 서명란에 ‘소만리’ 세 글자로 써넣었다.소만리의 이름이지만 기모진의 필적이었다.사인을 다 하자 기모진은 그녀의 손을 놓고 이혼 합의서를 가졌다. 합의서의 사인을 보고 그의 마음은 오히려 이유 없이 불편하고 홀가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음이 무거웠다. 그는 소만리가 아직도 땅에 엎드려 있는 것을 봤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눈물을 머금고 입술은 깨물어서 피가 난 것 같았다. 소만리의 모습이 너무 처량했다.기모진은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소만리, 원하는 거 있어?”"9000만원." 소만리는 곧바로 대답했다.기모진이 듣자마자 경멸하며 차갑게 웃었다. "너도 다 생각이 있었구나. 사람 시켜서 네 계좌로 바로 9000만원 입금 해줄게.”그의 말이 끝나자 휴대폰이 울렸다.그가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로 소만영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을 들었다. “알았어, 바로 갈게.”그리고 잠시 후 기모진이 돌아서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 남은 한 줄기 빛은 그가 돌아서면서 조금씩 어두워지고, 꺼지며 마침내 어둠이 되었다.소만리의 몸에서 순식간에 무언가 부서졌다. 그 부서진 부스러기는 가시덤불처럼 그녀의 심장을 매섭게 찔렀다. 그녀는 모든 빛을 잃은 눈으로 기모진이 떠난 곳을 바라봤다. 그 순간 그녀는 한 평생 사랑을 쫓은 것이 그녀만의 연극이었음을 깨달았다.기모진, 와줘서 고마워. 다음생에는 너를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소만리는 마지막으로 다짐했다. 소만리는 지금 자신의 얼굴과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건강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죽기 전에 한 가지 소원이 있었다. 그녀는 그들이 그녀를 아무리 싫어 한다고 해도 마지막으로 친부모를 한 번 더 만나고 싶었다.그녀가 길가에 서서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자, 마침내 차 한 대가 그녀 앞에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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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장

기모진은 핸들을 꽉 쥐었다. 그는 자신의 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바로 소만리였다.소만리는 눈이 멀었다. 그녀는 뜻밖에도 정말 눈이 멀었다.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는 그 날 그녀는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였다. 멀쩡한 그녀의 눈이 왜 멀었을까...엎드려 무언가를 찾아 울고 있는 소만리를 보자 기모진은 점점 숨이 막혀왔다.눈이 많이 내리고 비도 오기 시작했다.구경하던 사람들이 점차 흩어지며 삼삼오오 다 떠나갔지만, 소만리는 아직도 무엇을 찾고 있었다.그녀는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기모진이 넋을 잃고 차에서 내려 무거운 발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소만리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소만리는 그가 온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앙상한 몸으로 무릎을 꿇고 흙먼지로 뒤덮인 손바닥으로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다.기모진은 아련하게 소만리를 바라보며 발 옆에 풍경 사진 한 장을 주워 소만리가 더듬거리는 쪽 앞에 놓았다. 그녀는 풍경 사진을 만지자 순간 울음을 멈추고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사진을 주워 사진에 묻은 흙을 후후 불고 다시 입가에 가져가 뽀뽀를 했다. 소만리는 그제서야 안심하고 일어나 점자블록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기모진은 눈보라를 맞으며 제자리에 서있었다. 그의 눈에서 소만리의 앙상한 뒷모습이 점점 멀어져 가자 눈가가 촉촉해지며 숨을 쉴 수 없었다. 기모진과 소만영의 약혼 소식은 곧 전해졌고, 소만영이 직접 전화를 걸어 소만리에게 알렸다.소만영은 의기양양하게 자랑하며 소만리를 기모진과의 약혼 파티에 초대했다.소만리는 휴대폰을 꼭 쥐며 말했다. "꼭 갈게.”소만영은 소만리가 억지를 부리는 것 같아 비웃었다.그녀는 소만리의 뒷조사를 해 소만리가 얼마 못 살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소만리는 지금 실명 됐는데 뭘 할 수 있겠는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2월, 경도 최고의 호텔에서 약혼파티가 열렸다.소만영은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고 기모진 옆에서 행복하게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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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장

소만리의 말과 동시에 기모진은 잡고 있던 소만영의 손을 뺐다.소만영의 행복한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모든 사람이 목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자 작고 가녀린 그림자가 보였다.소만리였다.소만리는 옅은 화장을 하고 우아한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칼자국이 선명했지만 그녀의 눈은 여전히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모든 사람이 기모진의 전처 소만리를 알아봤다. 하지만 맹인인 그녀가 죽음을 앞 둔 몸을 이끌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걸어가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발을 디디며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는 소만리와 눈을 맞추려고 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서 그에 대한 짙은 사랑과 미련을 찾을 볼 수 없었다.소만리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불안했다. 소만리는 시력을 잃었기 때문에 그녀의 발걸음은 모두 모험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몸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화장을 했지만 초췌함과 피곤함을 여전히 감출 수 없었다.소만영은 다가오는 소만리를 증오스럽게 바라보았다. 기모진이 소만리를 보자 소만영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모진아…" 소만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연약하게 기모진에게 기댔다.그러나 기모진은 소만영을 외면하고 소만리 쪽으로 걸어갔다."소만리, 네가 여길 왜 왔어!" 사화정이 제일 먼저 소만리를 막아섰다. 사화정의 저지에 소만리는 어쩔 수 없이 멈춰 섰다. 그녀는 사화정이 바로 앞에 서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엄마가 지금 증오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건 보이지 않았다. 그저 가슴 속 고통만이 또렷하게 타오를 뿐이다."경비원! 빨리 와서 이 여자 쫓아내!" 모현이 크게 소리쳤다.소만리는 웃으며 베일 듯한 아픔을 삼켰다. 그녀는 빛을 잃은 눈으로 앞을 바라봤다.기모진과 소만영을 제외하고 약혼식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소만리의 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곧 경비원이 와서 소만리를 쫓아내려고 하자 기모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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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장

소만영은 부케를 버리고 소만리에게 달려갔다. 소만영은 불쌍하게 울부짖었다."만리야, 오늘 나랑 모진이 약혼식이야, 네가 날 미워하는 건 알아, 하지만 이제 이런 충동적인 짓 그만해, 그리고 내가 아끼는 사람들 다치게 하지 마.""소만리, 오늘은 내 귀한 딸과 사위가 약혼하는 날이다. 수모 당하고 싶지 않으면 당장 가거라!" 모현이 거친 목소리로 경고하며 소만리를 쫓아냈다."소만리, 너처럼 악랄한 년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운 좋은 줄 알아, 지금 당장 안가면 후회하게 될 거야, 어서 가!” 사화정도 역시 소만리를 협박했다. 소만리는 가슴이 아프지만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모 사모님, 관상 좀 보실 줄 아시나 봐요? 맞아요, 저 지금까지 살기 참 힘들었어요.”기모진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 소만리의 웃음이 너무 강렬해 기모진의 가슴이 아팠다."소만리, 이 천한 년 왜 이렇게 뻔뻔하니, 이제 와서 만영이랑 모진이 결혼에 끼어들려고?사화정과 모현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기모진과 결혼한 지 3년 만에 이혼했는데, 소만영이 낳은 아이가 벌써 두 살이 넘었어요. 도대체 누가 누구의 결혼에 끼어들었고, 도대체 누가 파렴치한 제3자 인가요?”"너…" 소만리의 말에 화정과 모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소만영은 더욱 난감한 표정이었다.하객들은 모두 수군거렸다. 이 일에 관해서 하객들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소만리는 소만영의 표정을 상상하면서 미소를 지으며 기모진의 목소리를 따라 걸어갔다."나의 전 남편." 소만리는 기무진을 불렀다. "다들 나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거 알아, 특히 기모진 너, 선물만 주고 바로 갈게.”기모진은 심오한 눈빛으로 소만리를 바라봤다"선물이 뭔데?"빛을 잃은 소만리는 감각적으로 기모진을 바라봤다. "내 유골.""..." 소만리의 대답에 기모진의 가슴이 갑자기 아파왔다.결혼식장에 있던 하객들은 모두 어리둥절하며 깜짝 놀랐다.소만리 역시 소란을 피우러 왔구나!"소만리, 무슨 소리야?" 기모진은 불안한 눈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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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장

소만리!기모진이 소만리에게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는 소만리 이름을 외치는 순간 마음속에 든 두려움과 혼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기모진은 쓰러질 것 같은 소만리를 붙잡았다.소만리는 다리가 풀려 벽에 기대 똑바로 서려고 했지만 제대로 서지 못하고 의식마저 점점 흐릿해졌다. 소만리 입가의 피를 보자 기모진은 심장이 뛰었다."모진아!" 소만영이 급히 달려와 죽을 것 같은 소만리를 보자 통쾌했다. 하지만 소만리를 신경 쓰는 기모진을 보자 기분이 언짢았다. "모진아, 하객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너는 어떻게 만영이를 버리고 소만리한테 갈 수 있어?"사화정도 급히 달려왔다. 그녀는 입에서 피를 토하는 소만리를 바라보았다.“딱 봐도 가짜 피잖아, 모진아 그것도 몰라? 가짜 피로 너를 속이는 거야, 오늘도 너랑 만영이 약혼식 망치려고 온 거야!"“하” 소만리는 의식이 없었지만 사화정이 하는 뼈아픈 말은 똑똑히 들렸다.그래… 좋아…그녀는 곧 죽을 것 같았다. 죽으면 다시는 마음 아프지 않을 것이다."모진아, 빨리 가자. 저 여자 토하는 거 봐, 더러워!" 사화정이 그를 재촉하다."입 다물어!" 기모진이 갑자기 분노했다. 분노가 가득 찬 기모진의 모습에 소만영과 사화정은 모두 놀라서 멍해졌다.소만리가 쓰러지려는 것을 보고 기모진은 숨이 막혔다. 그는 소만리를 번쩍 안고 미친 사람처럼 호텔을 나왔다. “소만리! 너 도대체 무슨 일이야!”"죽을 것 같아요…기모진씨, 당신이 원하는 대로...."소만리의 허무한 목소리가 들렸다.기모진은 잠시동안 멍했다. 소만리가 죽는다니, 그럴 리가!기모진은 깜짝 놀랐다. 그의 품에 기대어 숨이 곧 끊어질 것 같은 그녀가 힘겹게 손을 내밀어 그의 옷깃을 잡으며 초점이 없는 두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소만리는 마지막 힘으로 피 묻은 입술을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딸… 네 딸이야, 내가 죽으면 아이에게 명분을 주길 바래, 기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내 마지막 소원이야..."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기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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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장

저리 가! 건드리지 마!기모진이 갑자기 분노하며 소리 질렸다. 그는 소만리를 안고 길가로 나와 곧장 차를 불렀다.예선도 곧장 기모진을 따라갔다.소만영과 사화정도 급하게 나왔지만 기모진을 잡지 못했다. 그들은 기모진이 소만리를 안고 택시에 올라타는 것을 보았다.소만영은 주먹을 꽉 쥐며 이를 악물고 기모진을 곧장 따라갔다.응급실의 빨간 불이 켜지자 기모진은 조용히 복도 의자에 앉았다. 그의 품속에는 아직 소만리의 온기와 옅은 향기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하얀 셔츠에 묻은 그녀의 피가 기모진의 시선을 끌었다. 기모진이 눈을 감자 머릿속에 온통 소만리가 눈 감기 전 한 말이 맴돌았다."기모진, 이 냉혈한 쓰레기 같은 놈!"그의 앞에서 예선이 호통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기모진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천천히 예선을 쳐다봤다. 그의 깊은 눈은 언제라도 사람을 삼킬 것처럼 오싹한 어둠을 드러냈지만 예선은 두려워하지 않고 오열하며 기모진을 똑바로 쳐다봤다. "만리를 그냥 사랑하지 말지, 왜 이렇게까지 만리를 괴롭히는 거야!”"3년 전 그 일은 만리랑 전혀 상관없어, 만리도 피해자인데 왜 만리한테 책임을 떠맡기는 거야? "만리는 항상 결백했어, 근데 너는 오히려 만리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고 모욕하고, 게다가 만리가 네 아이 임신 한 걸 부인하고! 네가 얼마나 잔인한지 알아!”“만약 만리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목숨 걸고 그 아이를 지킬 수 있겠어. 하지만 넌 아랑곳하지 않고 그 아이를 죽였잖아, 네가 사람이야!”예선은 거침없이 욕을 했다. 기모진은 그저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은 더욱 무서워졌다. 기모진이 무표정으로 천천히 일어나자 예선이 그를 바라보았다. 예선이 기모진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할 거라고 생각할 때 소만영이 나타나 말을 꺼냈다."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무슨 근거로 내 약혼자에게 그렇게 말해? 소만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자기 자신도 잘 알 거야, 우리도 알고 있고, 네 그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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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장

간호사는 손에 들고 있던 병세 위독 통지서를 건네며 말했다.통지서가 기모진 손에 떨어지자 마치 무거운 바위가 떨어지듯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그의 온몸을 떨리게 했다.병세 위급통지서…그녀는 정말 세상을 떠나 그를 떠나고 싶은 것일까?기모진은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모진아,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네가 서명해, 만리 편히 갈 수 있도록 해줘!”소만영이 기모진을 부추기며 팔짱을 꼈다.하지만 기모진은 그녀를 확 밀어내며 병세 위독 통지서를 구기며 두 눈이 붉어졌다."무슨 위독 통지서! 소만리는 계속 멀쩡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위독해질 수 있어! 빨리 살려내! 만약 소만리 죽으면 이 병원 문 닫을 생각해!”간호사는 기모진의 모습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수술실로 돌아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전문의들이 수술실로 급히 달려갔다.기모진은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미간을 찌푸렸다.이떻게 이럴 수 있지?기모진은 긴장하고, 두려워하고, 소만리를 걱정했다. 이런 불안들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그는 소만리의 상황을 알고 싶었다.그의 강력한 요구에 의사는 할 수 없이 기모진을 수술실로 들여보냈다.기모진은 일회용 소독복으로 갈아입고 온몸을 소독하고 수술실로 들어갔다.수술실로 들어가는 순간, 그는 이것이 소만리의 연극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보인 소만리의 심각한 상태는 그를 숨막히게 했다.기모진은 소만리의 창백한 핏기 하나 없는 얼굴을 봤다.기모진이 소만리의 얼굴을 자세히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얼굴의 칼자국이 그렇게 뚜렷한데 소만리는 여전히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웠다.그 아름다운 눈을 떠서 그를 볼 수 있다면 더 좋을 텐데.그러나 모든 것은 그의 허황된 상상일 뿐, 소만리는 꿈적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에 수많은 줄이 연결된 채 가까스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기모진은 멍하니 옆에 서있었다. 그는 좌절감에 어찌할 바 몰랐다.기모진의 머릿속에 몇 년 전 소만리가 대학에 입학 한 첫날의 모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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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장

어떻게 이럴 수 있지?기모진은 소만리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최면을 걸어 자신의 감정을 억눌렀다. 하지만 가슴속 전해지는 통증은 스스로를 속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기모진은 소만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지만 그의 마음에 소만리라는 여자가 들어왔다. 기모진은 어린 시절을 결혼을 약속했던 소만영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다 소만리를 사랑하게 됐을까...기모진은 심란하게 머리를 움켜쥐고 꺼지지 않은 수술의 빨간불을 바라봤다. 그는 마치 기억 속에서 보물을 잃어버려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된 것 같았다. 하루 종일 수술실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소만영은 기다림에 지쳐 있었다. 하지만 기모진의 모습이 너무 무서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소만리가 수술하다 사망했다는 소식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사화정도 얼마 후 달려와 기모진이 수술실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사화정은 소만영을 대신해 화를 냈다."모진아, 너 왜 아직도 여기 있니? 어떻게 만영이를 여기서 계속 기다리게 할 수 있어? 소만리 저 나쁜 계집애 지금 너한테 관심 받으려고 연기하는 거야, 만영이랑 네 약혼식 망치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만영아, 모진을 데리고 호텔로 가자!”소만영은 사화정을 도와 기모진을 데려가려 했다. 하지만 기모진이 갑자기 사화정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고 무서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소만리가 연기를 한다고 해도 나한테 보여주는 거지, 당신들이랑 무슨 상관이야? 꺼져!”사화정은 기모진의 대답에 겁에 질려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소만영의 편을 들며 말했다."모진아, 그건 네가 잘못했어. 너와 소만리는 이미 이혼했어, 지금 네 약혼녀는 만영이야.”"이혼한 게 무슨 상관이에요? 소만리가 내 여자였던 사실은 바뀌지 않고, 소만리의 이름이 우리 기가 집안 족보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도 바뀌지 않아요! 더이상 저 귀찮게 하지 마세요, 소만리에게 무슨 일 생기면 모두 당신들 탓이에요!”기모진의 말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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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장

"최선을 다했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기모진은 분노했다.기모진은 가족으로서 듣기 싫은 말이라고 소리쳤다."환자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던 게 기적이에요,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의사가 한숨 쉬며 말했다."상심하지 말라니요! 제가 소만리를 데려왔을 때 심장이 뛰고 있었어요! 최선을 다 했다니요!”기모진은 이 결과를 절대 받아들이지 못했다. 소만리가 깨어나서 그의 진심 어린 말을 들어주길 바랐다.”제가 이 환자 3년 전에 진료한 적 있어요. 그때 임신 중이라 유산을 권유했지만 환자분이 죽어도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뱃속의 아이가 환자분 생명보다 중요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비록 환자분이 갑자기 돌아가셨지만 그 아이가 환자분 생명의 연장선이자 위로였어요.”복도에서 여의사의 말을 듣고 기모진은 압박감에 숨을 쉴 수 없었다.그 아이, 그의 손에 재가 된 아이. 소만리와 기모진의 친자식이 자신의 손에 재가 되어 흩어졌다. 기모진은 가슴이 아파 미칠 것 같았다.그는 수술실로 발길을 돌렸다. 수술대에 누워있는 소만리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수록 그의 발걸음은 무거워졌다.기모진이 드디어 수술대 옆에 왔을 때 소만리가 그의 코앞에 있었지만 마치 끝없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창백한 얼굴에 호흡도 없고, 심장도 뛰지 않았다. 마치 인형처럼 영원히 깊은 잠에 빠진 것 같았다. "소만리…."기모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소만리의 이름을 불렀지만 소만리는 반응이 없었다. 두 눈으로 사랑스럽게 그를 쳐다보는 소만리의 모습을 이제 다시 기대 할 수 없게 되었다. 기모진은 몸이 완전히 부서져 더 이상 결합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소만영은 속으로 기뻐하며 수술실로 들어왔다. 이미 의식이 없는 소만리를 보자 속으로 기뻤지만 겉으로는 슬픈 표정을 하고 기모진 곁으로 걸어갔다。"모진아, 만리가 3년 전에 병이 있었구나. 만리도 네가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기를 바랄 거야, 만리 조용히 보내주고, 우리도 집에 가자.” 소만영은 기모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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