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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421 - Chapter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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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1장

기모진은 소만리가 현관 쪽으로 올지도 몰라서 얼른 아무렇지도 않게 문밖 상황을 흘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아니야. 이제 문을 열려고 하던 참이야.”그는 살짝 웃으며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소만리는 방문 앞에 젊은 여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그 여자였다. 어젯밤 불빛이 좀 어둡긴 했지만 소만리는 이 밝고 경쾌한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다.셜리는 소만리가 자신을 훑어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고 어젯밤 기모진과 이야기하다가 소만리에게 들킨 일을 떠올렸고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막 입을 열려고 했다.그때 소만리가 먼저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안녕하세요. 모진의 아내 소만리예요. 모진이 말해줬어요. 지난 반년 동안 우리 남편이 아팠을 때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라고요. 남편을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오게 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셜리는 소만리의 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셜리는 소만리가 지금 은근히 비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소만리의 웃음은 나름 진지해 보였다.“저기,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셜리예요.”여인은 입을 열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부인, 고맙다니 별말씀을요. 전 의사예요. 사람을 살리는 일은 제 의무에요. 제 환자가 호전되는 것을 보는 것이 저에게도 큰 기쁨인 걸요.”셜리는 잠자코 서 있는 기모진을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모진, 여기서 당신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반가웠어. 별일 없이 잘 지낸다니 더 기뻐. 나 지금 떠나려던 참인데 가기 전에 잠깐 인사차 들른 거야.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경도에서 또 봐.”그녀의 말을 듣은 기모진의 눈빛에 갑자기 차가운 기운이 흐르기 시작했다.“셜리도 경도 출신이에요?”소만리는 자못 놀란 듯 셜리에게 물었다.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경도 출신이에요.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경도에 아직 가족들이 있어요.”셜리는 약간 안타까워하는 눈빛을 흘리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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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장

”저한테요?”소만리가 의아하게 물었고 그 순간 상자 위에 놓여 있는 카드 한 장을 발견했다.[여행 일정이 촉박해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했던 내 친구에게,이걸 보고 당신이 좋아했으면 좋겠어요.]카드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고 보낸 사람은 역시 셜리였다.셜리가 나한테 준 선물이라고?소만리는 깜짝 놀랐다.“모진, 당신 셜리 연락처 있어? 있으면 고맙다고 메시지라도 전하고 싶은데.”“아니야.”기모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소만리, 이거 프런트에 놓고 우리 출발해.”“일부러 챙겨 주신 건데 내가 너무 무례하게 보이지 않을까?”소만리도 어떻게 할까 고심하다가 우선 방에 갖다 놓고 나가기로 결정했다.기모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만리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소만리가 상자를 열어보니 상자 안에는 향수가 한 병 들어 있었다.향수병이 약간 뱀 모양 같기도 한 것이 특이했다.소만리는 향에 민감한 사람이었고 조향사이기도 해서 흥미롭게 향을 맡기 시작했다.몇 가지 일반적인 향신료 외에도 지금까지 맡아본 적 없는 성분의 향기가 섞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소만리, 이제 여기 놓고 가자. 우리 여행 계획을 망치지 말고.”기모진은 소만리에게 계획한 여행에 대해서 시간을 일깨워준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은 셜리가 준 선물을 회피하고 싶었다.어젯밤 셜리가 한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였지만 기모진은 소만리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소만리도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향수를 캐비닛에 넣어두고 기모진을 따라 방을 나섰다.오늘의 여정은 사실 간단했다.오후에 잠깐이면 여정이 다 끝나기 때문에 소만리는 선물을 좀 사서 돌아가려고 했다.그녀는 영상통화 버튼을 눌러 기란군과 대화를 나누며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옆에서 소만리를 따라다니던 기모진은 화면 속에서 웃기만 하고 말은 하지 않는 기여온을 보며 죄책감이 밀려왔다.여온아, 다 아빠 잘못이야.아빠가 그때 정말 어리석었어.기모진은 마음속으로 가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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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3장

소만리는 헐레벌떡 화장실에서 뛰어나왔고 기모진이 침대 옆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모진!”그녀는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다가 그의 곁으로 달려가 쪼그리고 앉았다.검은 눈썹을 찡그린 채 극심한 고통을 참고 있는 기모진의 모습을 보니 소만리의 심장이 타들어갔다.“모진, 왜 그래? 독소가 또 발작을 일으킨 거야?”소만리가 기모진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를 자신의 품에 기댔다.할 수만 있다면 침대에 꼭 껴안고 눕혀 쉬게 해 주고 싶었지만 그럴 힘이 없었다.“어떻게 된 거야? 남사택은 분명히 독소가 발작을 일으키는 간격이 점점 멀어질 거라고 했는데 왜 당신한테 또 발작이 일어난 거지?”마음이 타들어가는 소만리의 눈에서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려와 기모진의 뺨 위에 떨어졌다.“소만리, 무서워하지 마.”기모진은 아픔을 참으며 손을 들어 소만리의 뺨을 어루만졌다.그는 그녀를 위로하고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소만리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픈 와중에도 그는 그녀를 안심시켜 주려고 무진 애를 썼다.하지만 그가 이렇게 아파할수록 그녀의 마음도 함께 타들어갔다.“남사택, 남사택한테 전화를 해야겠어. 남사택이 뭔가 방법을 알고 있을 거야!”소만리는 허둥지둥 핸드폰을 찾아서 바로 남사택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남사택은 받지 않았다.소만리는 당황한 얼굴로 계속 전화를 시도했고 남사택이 전화를 받기를 간절히 기도했다.벨이 끊길 무렵 마침내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저쪽에서 들려오는 것은 여자의 목소리였다.초요와 거의 똑같이 생긴 그 여자의 목소리임을 소만리는 단번에 알아챘다.“유심씨, 저 지금 남사택을 찾고 있어요. 지금 아주 급한 일이 생겨서 남사택을 꼭 찾아야 해요. 전화 좀 바꿔줄 수 있어요? 제발, 빨리 좀 부탁드릴게요.”전화기 너머의 이유심은 소만리의 다급하고 당황한 듯한 목소리를 들으며 대답했다.“알겠어요. 진정하시고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사택에게 전화를 넘길게요.”“고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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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4장

”지금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경도로 돌아와야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 같아요.”아무 소득도 없이 전화를 끊은 소만리는 호텔에 도움을 청해보려고 방을 뛰어나갔다.소만리가 급히 엘리베이터 쪽으로 뛰어가는데 곁눈으로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셜리?”소만리가 의아해하며 소리쳤다.앞쪽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여인은 소리를 듣고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기 부인, 나예요.”셜리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중요한 물건을 방에 두고 와서 일부러 다시 찾으러 왔어요.”소만리가 셜리의 말을 들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셜리를 바라보았다.“셜리, 모진의 몸에 있는 독소가 또 발작을 일으켰어요. 당신이 예전에 모진을 치료해 준 적이 있으니 분명 도울 방법을 알고 있을 거예요. 그렇죠? 모진이 지금 너무 괴로워해요!”소만리의 말을 듣고 셜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모진은 지금 어디 있어요?”“방에 있어요!”“얼른 가 봐요!”셜리는 소만리의 발걸음을 재촉했다.방에 들어가니 기모진이 이미 자리에 앉아 침대 옆에 기대어 있는 것을 본 소만리가 급히 그의 곁으로 달려갔다.“모진, 곧 괜찮아질 거야. 셜리가 우연히 물건 찾으러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가 나랑 만났어. 셜리가 있으니까 이제 당신을 도와줄 수 있을 거야!”기모진이 이 말을 듣고 가느다란 눈을 반쯤 뜨고 다가오는 셜리를 어슴푸레하게 바라보았다.기모진의 눈에 저항하는 빛이 흐르고 있다는 걸 셜리는 감지했지만 그녀는 못 본 척하며 다정하게 몸을 숙여 기모진에게 다가가 기모진의 팔에 손을 얹었다.“모진, 걱정하지 마. 내가 이 고통을 멈출 수 있도록 도와줄게.”“필요 없어. 곧 괜찮아질 거야. 당신 귀찮게 할 필요 없어.”기모진은 완곡하게 거절했다. 지금 괴로워할지언정 이 여자의 속셈에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이 상황을 소만리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설명하기 곤란하다는 것을 기모진은 너무나 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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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5장

소만리는 잠시 멍하니 닫힌 화장실 유리문을 바라보았다.“모진, 곧 괜찮아질 거야. 조금만 참아.”“당신 예전처럼 이 고통을 몸 밖으로 빼낼 수 있을 거야.”“난 당신 의사이자 친구니까 내가 도와줄게.”셜리의 목소리가 안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소만리는 의아하게 생각했다.그러고 나서 화장실에선 거의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호텔 직원은 이상한 눈빛으로 화장실을 들여다보다가 다시 소만리를 바라보며 그제야 입을 열었다.“손님, 이미 화장실에 얼음을 가져다 놓았어요. 다른 요구 사항이 없으시면 전 내려가겠습니다.”소만리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아, 네. 고맙습니다.”“별말씀을요.”호텔 직원은 예의 바르게 빙긋이 웃으며 그 자리를 바로 떠났다.소만리는 셜리의 캐리어를 끌고 화장실 앞까지 가서 손을 뻗어 문을 열려고 밀었지만 안에서 문을 잠갔는지 열리지 않았다.“셜리, 당신 캐리어 가져왔어요. 모진은 좀 어때요?”소만리는 화장실을 향해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셜리? 셜리? 모진, 모진!”소만리는 조급해졌다. 지금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똑똑! 똑똑!”소만리가 손을 들어 유리문을 계속 두드렸다. 그녀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랐다.“모진!”소만리는 너무나 초조해졌고 더 이상 침착할 수가 없었다.그녀가 마음을 다져 먹고 문을 부수려고 할 때 마침내 화장실 문이 열렸다.온몸이 축축하게 젖은 채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셜리의 모습이 소만리의 시선에 들어왔다.소만리는 셜리의 옷매무새가 몹시 의아했지만 지금 급한 것은 기모진의 상태를 아는 것이었다.“셜리, 모진은요? 그 사람 어때요?”“걱정하지 마세요. 기 부인. 모진에게 아무 일도 없도록 하겠다고 했잖아요.”셜리는 웃으며 말했다.“캐리어에서 뭐 좀 꺼내 올게요. 모진한테 가 보세요. 당신이 옆에 있으면 훨씬 나아질 거예요.”소만리는 그 말을 듣고 즉시 발걸음을 옮겨 화장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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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6장

소만리는 걱정 가득한 눈으로 기모진의 팔을 만졌으나 체온은 여전히 낮았다.“체온이 낮은 것은 얼음 물에 몸을 담갔기 때문이에요.”셜리의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왔다.소만리가 고개를 돌려 보니 셜리가 주사기를 들고 성큼성큼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부인, 잠시 나가 주시겠어요? 환자를 치료할 때 옆에서 지켜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소만리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으나 기모진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소만리, 가지 마.”“모진, 괜찮을 거야. 셜리가 당신한테 주사를 놓으려고 해. 곧 괜찮아질 거야.”소만리는 아이를 달래듯 기모진을 달래며 그의 손을 물리쳤다.“셜리, 그럼 수고하세요.”“도울 수 있는 일은 기꺼이 도와야죠.”셜리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문을 닫기 전에 소만리는 다시 한번 기모진을 바라보았다.남자는 힘이 빠져 지친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소만리를 보고 있는 그의 눈빛이 묘했다. 소만리는 갑자기 기모진에게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그러나 셜리는 갑자기 소만리가 나갔는지 확인하려는 듯 그녀를 돌아보았다.소만리는 문득 셜리의 시선을 의식했고 젖은 웨이브 머리에 온몸이 젖은 채 몸에 딱 달라붙은 젖은 치마가 그녀의 몸매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소만리는 화장실 유리문을 닫으며 자신의 마음이 편하지 않음을 느꼈다.기모진은 왜 상의도 입지 않은 채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건지, 셜리는 또 왜 그렇게...아니, 아니, 아니야.소만리,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저 여자는 지금 내 남편의 목숨을 구하고 있는 거야.그녀는 의사다. 그녀는 나와 친구가 되어 싶어서 이렇게 마음을 써서 선물까지 챙겨준 사람이었다.소만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설득하면서 화장실 밖을 서성거렸다.화장실 안.셜리는 주사기를 들고 욕조 옆으로 다가갔다.기모진은 그녀를 쳐다도 보지 않고 여전히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선반 위의 목욕 타월을 들어 아무렇게나 몸에 걸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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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7장

”모진!”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더 이상 문 앞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그녀는 과감히 화장실 유리문을 열고 얼른 뛰어들어갔다.욕조에 앉아 매서운 한기를 온몸으로 뿜어내는 기모진, 그 옆에서 허둥지둥 넘어져 있는 셜리가 눈에 들어왔다.소만리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이 가장 걱정되기는 했지만 예의상 셜리를 먼저 부축하려 했다.그러나 소만리가 내민 손이 갑자기 기모진에 의해 저지당했고 그의 힘이 어찌나 센지 잡힌 손에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다.“잡아주지 마.”기모진이 갑자기 이렇게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그의 말투는 어느 때보다 냉혹하게 들렸다.“모진?”날카로운 눈빛과 차가운 한기를 내뿜는 기모진을 보니 소만리는 도대체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모진,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셜리가...”“기 부인, 걱정하지 마세요. 전 괜찮아요.”욕조 가장자리를 잡고 천천히 일어선 셜리는 서리처럼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는 기모진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며 소만리를 향해 빙긋이 웃어 보였다.“기 부인, 모진이 방금 잡아주지 말라고 한 것은 제가 방금 실수로 주사기를 부러뜨렸기 때문이에요. 혹시라도 당신이 부러진 주사 바늘을 밟을까 봐 염려해서요.”셜리는 오른팔을 들며 말했다.소만리는 그제야 부러진 작은 주사 바늘이 셜리의 팔뚝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잠시 후 셜리는 눈썹 하나 깜빡하지 않고 침착하게 주사 바늘을 뽑았다.“모진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으니 이제 찬물에서 조금 진통을 진정시키면 될 거예요.”“고마워요. 셜리.”소만리는 감사의 말을 하고 돌아서서 기모진을 향해 시선을 떨구었다.그녀는 조금 온기가 느껴지는 그의 손을 잡고 초조하고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모진, 이제 좀 나아졌어?”“응, 난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기모진은 손을 들어 소만리의 어깨를 가볍게 감쌌다.“그래! 내가 옆에 있을게!”소만리는 가까이 다가가 있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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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8장

남사택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뭐라구요? 무슨 말이에요? 당신 누구야? 소만리는?”“내가 누군지 기억도 안 나? 남사택, 넌 정말 네 부모처럼 무정하구나.”셜리는 빈정거리며 대꾸했다.남사택은 여자의 말을 듣자마자 침묵에 빠졌고 몇 초가 지나서야 반응을 보였다.“당신이었군.”그의 마음속에 짚이는 단 한 사람이 있었다.그가 한 말에 스스로도 적잖이 놀랐다. 놀랐다는 데에 모순이 느껴졌다.“그래, 나야.”셜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남사택, 왠지 우리 곧 만날 것 같지 않아? 넌 별로 기대하지 않겠지만. 안 그래?”남사택은 다시 침묵에 빠졌고 셜리가 한 말은 무시하고 화제를 돌렸다.“당신이 왜 소만리의 전화를 받아? 소만리는? 기모진은 지금 좀 어때?”셜리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까 말했잖아. 그는 곧 죽을 거라고. 그의 아내가 슬퍼하며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기모진이 그렇게 목숨이 위태로울 리가 없어!”남사택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함부로 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이 말을 끝으로 남사택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점점 빛을 잃어가는 핸드폰 화면을 보며 셜리는 더욱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남사택, 네가 뭔데 날 함부로 하겠다 말겠다 지껄이는 거야? 죽은 지 이미 몇 년이나 지난 두 사람 때문에? 흥!”셜리는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침대 위로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던진 뒤 자신의 캐리어를 들고 성큼성큼 방을 나갔다.방 문을 나가려다 말고 다시 캐비닛으로 다가온 셜리는 자신이 선물한 그 향수도 다시 가져갔다.화장실 안.소만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기모진의 곁에 함께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어느새 창밖에 어둠이 깔리고 있었고 기모진의 체온도 점차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졌다.“소만리, 나 이제 안 아파.”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피곤함과 불안함이 뒤섞인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모진, 우리 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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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9장

소만리는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셜리, 어쩐 일로 여기 왔어요?”셜리는 의기양양하게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내가 전에 집으로 간다고 말하지 않았던가요? 여기가 내 집이에요.”소만리는 눈앞에 있는 작은 집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가 셜리 집이에요?”“네, 여기가 내 집이에요.”셜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남사택에게 다가갔다.“남사택, 누나 왔어. 그런데 어떻게 하나도 기쁘지 않은 표정이야?”셜리의 말에 소만리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셜리, 당신이 남사택 누나예요?”“그래요. 내가 남사택의 누나에요. 같은 아빠, 같은 엄마를 둔 친남매죠.”셜리는 손을 들어 당당하게 남사택의 어깨를 두드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사택, 어떻게 네 친구들한테 내 소개도 안 했어?”남사택은 이 말을 듣고 마지못해 웃으며 말했다.“모두들 서로 다 아는 사이 같으니 소개는 따로 필요 없겠죠. 안에 들어가서 마저 이야기하시죠.”그는 일부러 셜리를 피하는 듯 두어 발짝 먼저 앞서 걸어갔다.셜리는 입꼬리를 간특하게 끌어올리며 환하게 웃었다.“너무 오랜만에 집에 와 보네. 이번에 온 김에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한 집에서 편하게 쉬다 가야겠어.”그녀는 먼저 돌아서서 성큼성큼 들어갔다.남사택은 곧바로 소만리와 기모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들어가시죠.”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모진의 손을 잡았다. 기모진은 여전히 뭔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모진, 셜리가 남사택 누나였었네. 둘 다 의사인데다 둘 다 당신을 구해줬어. 세상이 이렇게 좁은지 몰랐어.”감탄 섞인 소만리의 말을 듣던 기모진은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미소 지었다.“우리도 들어가자.”기모진은 소만리를 데리고 걸음을 옮기며 얼음같이 차가운 눈빛으로 셜리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그는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누군가의 오랜 계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셜리는 어린 시절의 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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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장

남사택도 셜리를 부르지 않고 소만리와 기모진을 데리고 그가 일하는 방으로 갔다.방은 매우 컸고 안의 시설은 그가 병원에서 진찰할 때보다 더 최신식이었다.소만리는 남사택이 기모진에게 각종 검사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다.마지막으로 남사택은 기모진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여 가장자리에 있는 기기에 넣어 직접 분석을 실행했다.기다리는 동안 소만리의 마음이 두근거렸다.하지만 방금 기모진의 혈액을 채취했을 때 보니 예전처럼 그렇게 색이 어둡지 않다는 것을 소만리는 똑똑히 보았다.그것은 분명 좋은 징조였다.대략 십여 분이 지나서 결과가 나왔다.“남사택, 기모진의 상태는 좀 어때요?”소만리가 절박하게 물었다.“소만리, 너무 걱정하지 마. 내 상황이 전보다 훨씬 나아졌을 거야.”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달래주었다.“정말 많이 나아졌다면 그날 왜 그렇게 심하게 재발했을까?”소만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과 걱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남사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두 번 자세히 검사한 후 눈에 무슨 미묘한 빛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지만 이내 사라졌다.“좋아요. 괜찮네요.”남사택은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보니까 천천히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요.”남사택의 말을 들은 소만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남사택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남사택, 고마워요.”남사택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소만리에게 시약 한 통을 건네주었다.“가져가서 필요할 때 써요. 다음에 재발하면 당신이 기모진한테 좀 놔주세요.”“고마워요.”소만리는 시약을 받아들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소만리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듯했지만 기모진은 방금 남사택의 눈에 스쳐 지나간 미묘한 빛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그는 소만리를 따돌리고 남사택과 단둘이 얘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 핑곗거리를 이리저리 찾고 있던 와중에 마침 위청재의 전화를 받았다.위청재는 소만리와 기모진에게 병원에 좀 와 보라고 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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