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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401 - Chapter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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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장

소만리는 통증이 밀려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떡 일어섰다.“어, 너 왜 나 모른 척해?”사화정은 다소 시큰둥한 표정으로 소만리의 손을 잡아당기며 자신의 등 뒤에 일어난 일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내가 어떻게 엄마를 무시하겠어?”소만리는 사화정의 손을 꼭 잡았다. 사화정의 꾀죄죄한 얼굴에 순진한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보니 소만리의 마음이 또다시 아파왔다.소만리는 자신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이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자신이 깨어나 보니 사화정은 깨어나 있고 남자는 꼼짝도 하지 않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그러나 소만리는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어느새 불길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오르는 것을 보고 그녀는 사화정의 손을 잡고 방문으로 향했다.번지는 불길이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았고 소만리는 코를 찌르는 연기를 흡입해 연신 기침을 하고 있었다.이때 사화정은 그제야 이 집에 불이 난 것을 알아차린 듯 어안이 벙벙해서 이리저리 활개를 치는 불길을 바라보며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멍해졌다.“엄마, 콜록! 우리 얼른 여기서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해!”사화정의 손을 꼭 잡은 소만리는 현관문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지만 바닥에 쌓인 쓰레기와 배달 상자들은 오히려 불이 빠르게 번지게 만드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었다.콜록콜록!소만리는 기침을 심하게 했다. 그때 밖에서 심하게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이 나동그라지며 떨어져 나갔다.기모진이 문을 부수고 들어왔지만 막상 들어서자 짙은 연기와 매캐한 냄새로 숨조차 쉴 수 없을 것 같았다.“모진, 당신이야? 모진! 콜록콜록...”소만리는 문 쪽을 향해 소리쳤다.그녀는 기모진이 들어온 것을 감지했고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기 시작했다.기모진은 입을 가리고 현관을 통과해 소만리와 사화정이 갇혀 있는 방을 찾아갔다.“소만리!”짙은 검은 연기 너머 어렴풋이 사화정과 소만리의 모습이 기모진의 눈에 들어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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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장

사화정에게는 지금 소만리를 구해야겠다는 신념만이 유일한 것 같았다.소만리는 사화정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이렇게 갑자기 달려들 줄 몰랐다.그러다 소만리는 뒤로 두어 걸음 비틀거리며 넘어져 한쪽 책장에 부딪혔다.책장이 두 번 흔들리며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소만리는 부딪힌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사화정이 이미 불 속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보니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엄마!”소만리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 사화정을 껴안았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엄마, 나 좀 봐. 내가 진짜 소만리야!”소만리는 사화정을 끌어안고 연신 강조하며 말했다.“네가 소만리라고...”사화정이 잠시 멍하니 넋을 잃고 소만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눈에는 반신반의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내 딸 소만리는 날 미워해. 나와 이렇게 말하려고 하지 않을 거야. 넌 아니야. 콜록콜록. 넌 아니...”소만리는 사화정을 꼭 껴안고 말했다.“엄마, 소만리는 처음부터 엄마를 미워하지 않았어. 그때 엄마가 일부러 날 힘들게 한 게 아니란 걸 알아. 소만리는 엄마를 원망하지 않아.”“소만리가 날 원망하지 않는다고?”사화정은 소만리의 말이 조금 귀에 들어온 듯 천천히 손을 들어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리는 소만리의 뺨을 어루만지며 미간을 찌푸렸다.“소만리, 정말 엄마 원망하지 않아?”소만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사화정의 손을 꼭 잡았다.“그럼, 물론이지. 소만리는 엄마를 원망하지 않아. 소만리는 엄마를 사랑해. 콜록콜록.”소만리가 한 말을 알아들은 듯 사화정은 갑자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그럼 소만리, 엄마랑 같이 집에 갈래?”“응. 엄마랑 집에 갈 거야! 우리 이제 헤어지지 말자!”“그래, 좋아!”사화정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소만리의 머리를 만지려 했는데 갑자기 놀란 눈빛을 했다.소만리가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의아해하던 순간 사화정이 그녀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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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장

”소만리, 나 여기 있어.”기모진은 침대 옆에 앉아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며 다독였다.“소만리, 괜찮아. 정신 차려. 괜찮아.”남자에게서 전해오는 익숙한 따스함을 느끼자 소만리의 긴장했던 심장박동이 점차 완화되었다.자신이 정신을 잃기 전에 일어난 일을 생각하니 아직도 그녀의 심장이 마구 벌렁거렸다.그녀는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고 예쁜 눈동자에는 아직도 불안감이 엿보였다.“책장이 쓰러졌어. 엄마가 날 구하려다가 책장 밑에 깔렸어.”소만리는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서 내려오며 말했다.기모진은 얼른 다가가 소만리를 안았다.“소만리, 어디 가? 당신 지금 너무 기력이 떨어져 있어.”“엄마도 병원이 있는 거 알아! 모진, 날 엄마한테 데려다 줘. 우리 엄마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아야겠어.”소만리의 표정에는 조마조마한 불안감이 흐르고 있었고 시선은 온통 허둥지둥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기모진은 검은 두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소만리, 장모님 괜찮으셔. 우선 내 말 듣고 푹 쉬어.”“푹 쉴게. 그런데 나 엄마 상황부터 알아야겠어.”소만리는 집요한 표정으로 기모진의 손을 잡아끌었다.“모진, 날 데려다줘.”그러나 기모진은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떼기 힘들었다.소만리는 수상한 예감을 느끼며 안색이 변하더니 잡은 기모진의 두 손을 놓았다.“엄마 상태가 설마 심각한 건 아니지?”“소만리,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기모진은 무너지기 직전인 소만리의 마음을 달래어 주었다.소만리는 격해진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쓸데없는 생각하지 않을게. 지금 의사를 찾아가서 분명하게 물어볼 거야!”소만리는 한달음에 제일 먼저 간호사실로 달려가 사화정이라는 환자가 여기에 입원해 있는지 알아보았다.간호사는 이를 확인한 뒤 곧바로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네, 사화정이라는 환자분은 바로 앞 VIP 병동에 입원해 계세요.”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갑자기 긴장하며 간호사에게 물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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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장

소만리는 입술을 오므리고 빙긋 웃다가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엄마를 납치한 그놈은?”“이미 경찰서에 잡혀갔어. 지금은 병실에 구금되어 있는데 이미 그가 모든 것을 다 자백했어.”“뭐라고 자백했어?”소만리가 물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다소 지쳐 보이는 뺨을 어루만지며 그제야 입을 열었다.“그놈은 폐허가 된 집 근처 길에서 장모님을 보았고 장모님의 옷차림새를 보고 욕심이 생겨서 장모님을 속여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우리를 협박한 거야.”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기모진은 조금 후회하는 표정을 지었다.“내가 잘못 생각했어. 당신을 혼자 들여보내서는 안 되는 거였어. 나 혼자서도 그런 놈을 제압할 수 있는데 괜히 당신을 또 위험에 빠뜨렸어.”기모진은 소만리의 얼굴을 받쳐 들었다. 가늘고 깊은 그의 눈동자엔 미안해하는 빛으로 물들었다.“소만리, 당신한테 무슨 일 있을까 봐 너무 걱정됐어.”소만리는 눈을 들어 매혹적인 기모진의 두 눈을 보았다.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사랑받는 행복으로 벅차올랐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의 품에 다가가 안겼다. 마음껏 그의 사랑을 느끼고 싶었다.“모진, 당신이 곁에 있어서 너무 행복해.”기모진은 웃으며 소만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바보.”소만리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 활짝 웃었다.다음날 아침 깨어난 사화정은 병세가 약간 좋지 않아 보였다.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그녀는 눈앞에 나타난 사람을 바라볼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이 모습을 본 소만리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제정신이 아닌 사화정이었지만 딸에 대한 사랑이 여전했음을 그녀는 너무나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소만리가 사화정의 병실에 들어갈 때마다 사화정은 그녀를 계속 쳐다보았고 피곤해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온화하고 자애로운 눈빛을 전해주고 있었다.위청재도 매일 병원에 와서 사화정을 돌보았다.위청재는 정성이 가득한 따뜻한 보약을 가지고 왔을 뿐만 아니라 직접 사화정에게 한 입 한 입 먹여주었고 위로의 말을 하는 것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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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장

소만리는 핸들을 꽉 잡았다.저 멀리 천천히 멀어져 가는 얼굴을 바라보았다.“빵빵빵.”뒤에서 재촉하는 경적음 소리가 들려왔고 소만리는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가 다시 눈을 들어 보았을 때는 방금 본 그 얼굴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착각한 건가?소만리는 자신이 요즘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착각한 거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액셀을 밟았다.기모진이 있는 곳에 도착한 후에야 소만리는 이 남자가 내일 떠나는 비행기 표를 예매했고 기분전환을 위해 그녀와 함께 휴가를 떠날 계획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소만리도 기모진의 마음을 알고 있어서 거절하지 않았다.사실 돌이켜보니 그녀와 기모진은 그 많은 세월 헤어졌다 만났다 여러 일을 겪느라 정작 신혼여행조차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일정이 정해진 후 소만리와 기모진은 병원에 와서 사화정을 방문했다.내일 여행을 앞두고 소만리에게 가장 마음이 쓰이는 일은 바로 자신의 엄마, 사화정이었다.“소만리, 모진이랑 같이 여행 가서 기분 좀 풀고 와. 네 엄마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아빠가 네 엄마 잘 돌볼 테니까 걱정 말고 안심하고 놀다 와.”모현은 소만리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녀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소만리도 자신의 아버지가 당연히 엄마를 진심으로 보살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단지 마음에 약간의 걱정은 떨칠 수 없었다.어쨌든 사화정은 자신을 구하려고 하다 그렇게 심하게 다쳤으니 마음에 짐이 없을 수가 없었다.소만리는 침대 옆에 앉아 사화정의 손을 잡고 차분하고 온화한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엄마, 소만리 잠깐 다녀올게. 그동안 아빠 말 잘 듣고 몸조리 잘 하고 있어. 알았지?”소만리는 다정하게 당부하였다.사화정은 멍한 눈으로 소만리를 바라볼 뿐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소만리는 그 모습을 보고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조금 실망감이 들었다.기모진이 상심하는 듯한 소만리를 보며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고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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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장

그때 갑자기 병실 문이 열리고 교도관이 들어왔다.경연은 소리를 듣고 천천히 회색 눈동자를 들어 올렸다.경연은 자신에게 누가 면회를 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부모를 제외하고 그 누가 찾아온단 말인가.아무런 기대없이 시선을 들어 올린 경연 앞에 깜짝 놀랄 만한 얼굴이 와 있었다.경연은 그녀를 다시 만날 날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는 그날 그녀와의 만남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경연이 막 입을 열려고 하던 순간 눈앞의 여자가 비꼬는 듯한 냉소를 터뜨리는 소리를 들었다.그 웃음소리에 경연의 놀라움과 기대감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경연, 당신이 내 다음 여정을 계획해 주었는데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여인은 붉은 입술을 살며시 들썩였고 그린 것 같은 눈썹을 구부리며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경연, 나 정말 괴롭고 힘들었어. 왜 이런 모습으로 변했어? 당신이 평생 이런 곳에 있어야 한다면 내가 이렇게 된 게 무슨 의미가 있어?”경연은 흠잡을 데 없는 빼어난 미모를 바라보다가 엷은 시선을 던졌다.“가. 이미 끝났어.”여자의 섬세한 눈매에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경연, 당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당신 지금 패배를 인정하는 거야? 어떻게 이렇게 패배를 인정할 수 있어? 당신이 이러면 난 어떻게 해?”경연은 분노에 찬 여자의 얼굴을 차갑게 흘겨보았다.이렇게 분노에 가득 찬 얼굴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러나 경연은 조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경연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여자는 이를 갈며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경연!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패배를 인정할 수 있어?”“잘 들어. 나 이렇게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넌 패배를 인정해도 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거야!”경연이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뭘 어쩌려는 거야?”여자는 냉담한 목소리로 가볍게 웃었고 손을 들어 자신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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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장

”그 남자들 보면 안 돼.”남자의 낮고 그윽한 목소리가 청량하게 귓가를 파고들었다.코끝에 상큼한 향기가 느껴졌다.소만리는 손을 들어 자신의 시선을 가린 기모진의 손바닥을 헤집고 웃으며 그의 가늘고 매혹적인 눈을 마주 보았다.“왜 보면 안 돼? 눈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감상하는데 써야 해.”소만리는 천연덕스럽게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모래사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계속 바라보았다.그러나 기모진은 다시 소만리 앞으로 다가가 그의 잘생긴 얼굴로 아름다운 풍경에 쏠린 소만리의 시야를 막아섰다.“소만리, 나 질투하는 거 안 보여?”그는 짐짓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 소만리의 예쁜 입술이 가늘게 아치를 그리며 말했다.“그거 참 잘 됐어. 내 남편이 질투하는 모습이 어떤지 한번 봐야겠어.”“안 보는 게 좋을 거야.”기모진은 심각한 얼굴로 범접할 수 없는 냉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윽고 그의 눈빛과 표정에 사랑스러운 사람을 향한 사랑이 넘쳐났다.“내 마누라가 보고 싶어한다면 나중에 호텔로 돌아가서 시원하게 보여줄게. 그렇지만 지금 당신의 눈 속엔 오직 나만 있어야 해.”소만리는 마음속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 설레었다. 그녀는 더 이상 그를 놀리지 않았다.“그래, 좋아. 남편 말고는 아무도 안 봐.”그녀는 눈썹에 고운 아치를 그리며 웃었고 손을 들어 기모진의 팔을 잡고 다정하게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기모진은 옆에 기대어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내려다보았다.그의 잘생긴 얼굴에 세상을 비출 듯 환한 미소가 번졌다.할 수만 있다면 그는 정말 이런 순간에 매일 그녀와 함께 머물며 이렇게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을 그녀에게 주고 싶었다.그는 그때 소만리가 한 말을 잊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평온한 삶을 원했을 뿐이었다.그리고 그는 지금 그녀의 이런 소박한 희망을 실현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그는 가만히 생각에 잠기며 소만리의 이마에 머리를 숙이고 뽀뽀를 했다.소만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반짝이는 남자의 눈동자를 올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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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장

”죄송합니다.”소만리는 미안한 듯 재빨리 몸을 구부려 모자를 집어 건넸다.소만리가 눈을 들어 보니 얼굴을 거의 반쯤 가릴 정도로 큰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보였다.선글라스에 가려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소만리는 이 여인의 이목구비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갸우뚱거렸다.“괜찮아요.”여자는 소만리가 건네준 모자를 받아들고 싱긋 웃으며 백사장으로 향했다.여인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던 소만리는 잠시 넋이 나간 듯 멍하니 바라보았다.“소만리, 뭘 보고 있어?”기모진이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우선 호텔로 돌아가자.”“모진, 방금 그 여자 생김새 봤어?”소만리는 기모진의 발걸음을 따라가다가 참지 못하고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우연의 일치인지 그 여자도 마침 소만리를 돌아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소만리 이외의 여자에겐 관심 없어.”기모진의 대답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단호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듣고 마음이 달콤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왠지 마음 한켠이 불안했다.그러나 불안해하던 마음도 이 남자의 달콤한 애정 공세에 바로 깨끗이 날아가 버렸다.기모진이 예약한 호텔은 규모가 아주 큰 건물이었고 안에 내부 장식도 화려했다.게다가 안에는 큰 수영장도 있었다.소만리는 예전에 자신이 시약을 구하기 위해 강물에 몸을 던졌던 일을 떠올리며 수영을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다음에 또 비슷한 위험에 처했을 때는 적어도 혼자 살아남을 수 있어야 했다.오후 내내 기모진의 밀착 지도 아래 소만리는 거의 기본적인 영법을 배웠다.해 질 무렵 황혼이 해변을 황홀하게 물들이며 마지막 붉은 온기를 불태우고 있었다.종업원이 와인과 세심하게 세팅한 저녁을 보내왔다.소만리는 산뜻하고 섹시한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반쯤 몸을 담근 채 노을빛을 눈에 담고 있었다.한여름의 저녁 바람이 더위를 쓸어내리는 듯 살랑살랑 불어오자 소만리는 행복감에 젖은 듯 기모진의 곁에 기대었다.“이렇게 당신이랑 아무 걱정없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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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장

기모진의 고백은 예상대로 그녀의 마음의 문을 열고 훅 들어왔고 그 달콤함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달콤했다.소만리는 입술을 오므리고 살며시 웃으며 헤어날 수 없이 매력적인 그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보았다.“나도 사랑해. 당신을 처음 만났던 날부터 당신이 어디에 가든 세상 끝까지 당신과 평생 함께 하길 바랐어.”이 말을 들은 기모진의 시선은 더욱 부드러워졌다.“소만리, 이제야 이런 날을 맞이하게 해서 미안해. 내가 너무 많이 기다리게 했어.”“모진, 당신을 기다리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소만리의 말이 떨어지자 기모진은 그녀의 입술에 주체할 수 없이 깊은 키스를 했다.가슴속에 쌓인 감정을 마음껏 발산하고 싶었다.“소만리, 우리 아기 한 명 더 낳을까?”“세 명이나 낳았는데 기 사장님 감당할 수 있겠어요?”“당신은?”남자는 나직하게 웃으며 되물었다. 기모진은 표정을 가다듬고 진지하게 말했다.“소만리, 난 당신이 더 이상 고통받는 걸 보고 싶지 않아. 우리에게 기란군과 여온이와 막내까지 있어. 난 이미 충분히 축복받은 기분이야. 그리고 나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곁에 있다는 거야.”남자는 부드럽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소만리가 대답하려고 입을 떼는 순간 남자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저녁 바람이 진열대 위의 촛불을 간지럽히며 살랑살랑 흔들었고 벽에 따뜻한 두 줄기의 그림자를 만들었다.경도.위청재는 평소대로 보약을 챙겨 사화정을 돌보기 위해 병원으로 갔다.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모현이 피곤한 기색으로 버티고 앉아 있는 모습이 위청재의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침대 근처로 가서 모현에게 말했다.“사돈은 밤새 편히 쉬지도 못하셨으니 어서 들어가서 좀 주무세요. 여기 사돈은 내가 돌볼게요.”모현도 요즘 피곤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사화정을 돌보는 일을 게을리할 수는 없었다.사화정은 지금 정신이 온전하지 않아서 아무도 못 알아보고 오직 모현만 알아보았다.모현은 자기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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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장

”부인, 옛날에 내 아들이 당신 수양딸 모보아를 쫓아다녔었죠. 그 철딱서니 없는 수양딸은 내 아들이랑 사궈서 신분을 좀 높이고 싶었던 모양이야. 내 아들을 그냥 갖고 놀고 내팽개쳤지. 그런데 지금 어떻게 됐죠? 그 여자 이 세상에 살아있지도 않아!”여자는 두 팔짱을 끼고 만면에 웃음기를 띠고 말했다.“부인 자신도 그 독사 같은 여자를 친딸로 여겼다가 나중에 어떻게 됐어요? 자기 친딸을 그렇게 고생이나 시키고. 이것이 다 업보 아니겠어요?”“그냥 보통 업보가 아니야! 보니까 친딸이 불길한 운을 타고 난 것 같아. 들어보니까 기 씨 집안도 망하게 할 뻔했다고 하던데. 나중에는 모 씨 집도 홀랑 다 타버리고 말이야. 결국 엄마라는 사람은 이렇게 정신이 반쯤 나간 멍청이가 되었고. 정말 재수 없는 아이를 낳은 거야! 하하하...”“맞는 말이야. 하하하...”두 여자는 아주 죽이 맞아서 한껏 비웃고 있었다.위청재는 이 모습을 보고 바로 과일 접시에 있는 사과를 집어 힘껏 던졌다.그 두 여인은 웃음소리를 뚝 그치고 놀란 눈을 한 채 몸을 피하려다가 두 여인끼리 이마가 부딪혔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이 사람이 경도 제일 부잣집 귀부인 맞아? 사람을 함부로 이렇게 때려!위청재가 침착하고 당당하게 되물었다.“내가 때린 게 사람 맞아?”“...”“사화정의 수양딸이 세상 떠난 지 얼마나 오래됐는데 이미 저세상 사람을 가지고 놀리다니. 당신들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어? 사람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두 여자는 위청재의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졌고 반박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위청재는 그 여자들에게 다가가서 예의 바르고 정중하게 따졌다.“다른 사람이 불행한 일을 당하는 것을 보고 여기 와서 재미난 구경마냥 기뻐하다니. 사과 하나 던진 걸로 끝내는 것을 다행으로 알아. 어서 가. 안 가면 바로 경찰 불러서 다 잡아들이라고 할 테니까!”“너...별 독한 여자를 다 보겠네!”여자는 입을 삐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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