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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391 - Chapter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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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1장

소만리는 갑자기 내려앉은 계단 아래로 뛰어갔다.전화를 받고 있던 모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소만리의 고함을 듣고 안색이 달라지며 쏜살같이 뛰어들었다.소만리는 길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기모진이 떨어진 곳으로 달려갔다.바닥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는 남자를 보니 그녀의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져 흔적도 없이 흩어지는 것 같았다.“모진!”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소만리가 기모진의 곁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고 그의 얼굴을 들어 품에 안았다.“모진, 일어나 봐, 모진! 이러지 마! 나 놀래키지 마!”소만리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고 두 손은 심하게 떨고 있었다.그녀는 기모진의 얼굴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의 잘생긴 눈을 어루만지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모진, 나 놀래키지 마, 제발. 제발 이러지 마. 당신을 잃는다면 난 정말 더 이상 감당할 자신이 없어.”“모진, 그동안 나 정말 힘들었어. 이제 남은 인생 당신이 날 지켜주고 보호해 줘야지. 당신이 없는 세상을 혼자 살아가게 하지 마. 알았지? 제발, 모진!”소만리는 머리를 숙이고 이마를 기모진의 이마에 바짝 붙였다.“모진.”“소만리, 어떻게 된 거야?”모현은 바닥에 누워 정신을 잃은 기모진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들어 머리 위에 구멍이 뻥 뚫린 계단을 보며 순간 사건의 경위를 깨달았다.“소만리, 빨리 모진을 병원으로 데려가!”소만리는 기모진의 머리를 받쳐 들고 눈물로 얼룩진 눈을 치켜떴다.정신을 잃고 쓰러진 기모진의 모습을 보니 그녀는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정말이지 다시는 이런 비통한 감정을 겪고 싶지 않았다.소만리는 기모진을 안고 멍하니 얼어붙어 있었다.어디를 다쳤는지 알 길은 없었고 그저 이렇게 그의 몸에 흐르는 온기를 느껴야 그녀가 안심이 되었다.구급차가 곧 도착해서 기모진을 들것에 실어갔다.소만리도 모현도 구급차를 따라갔다.하지만 병원에 도착하고 난 후 모현은 뭔가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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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장

의사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소만리는 명치끝에 얹힌 큰 바위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하지만 기모진은 괜찮은데 사화정이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소만리, 네가 우선 모진을 돌보고 있어. 난 엄마를 찾아보마.”모현은 소만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돌아섰다.황급히 떠나는 모현의 뒷모습을 보며 소만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소만리가 기모진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화정은 모현에게 있어 평생 사랑한 여인 그 자체였다.그런 사람에게 일이 생겼으니 그의 마음속 초조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것이다.기모진은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소만리는 그의 침대 옆을 지키고 있었다.햇빛이 그의 아름답고 강직한 얼굴에 쏟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소만리는 그의 눈매를 살며시 어루만졌다.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잡고 손깍지를 한 다음 눈을 내리깔고 그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부부 사이에 고맙다는 말은 하지 마.”갑자기 그녀의 귓가에 은은하고 낮은 목소리가 미끄러져 들어왔다.소만리가 눈을 번쩍 들고 촉촉하게 젖은 아름다운 눈동자를 애틋한 미소를 머금은 기모진의 눈동자에 맞추었다.“모진! 깨어났어!”소만리가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응.”기모진은 손을 들어 소만리의 뺨을 어루만졌다.“당신만 괜찮으면 돼.”소만리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코끝이 찡해졌다.“모진, 당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정말 걱정했어.”“겁내지 마. 앞으로 남은 인생 당신 잘 보필하며 살기로 약속했잖아. 나 그냥 하는 말 아니야.”소만리는 눈물을 머금고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숙여 기모진의 입술에 그녀의 입을 맞추었다.기모진은 싱글벙글 웃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말했다.“장모님은? 내가 막 계단으로 올라가서 장모님을 찾으려고 했는데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판자가 부러졌어. 장모님이 위층으로 올라가시지는 않은 것 같아.”그 말이 끝나자 기모진은 소만리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워지는 것을 보았다.“엄마가 사라졌어.”“사라져?”기모진이 천천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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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3장

기묵비는 마치 아름다운 꿈에 빠진 것만 같았지만 눈앞에 있는 그녀의 모습은 분명 꿈이 아닌 현실임을 알고 있었다.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차올라 여자의 얼굴이 점점 흐릿하게 보였지만 그의 심장 박동은 매우 절제되어 있었다.“초요.”기묵비가 나직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불렀다기보다는 떨림에 가까웠다.지금 기묵비는 목소리뿐만 아니라 두 손마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그는 천천히 팔을 들어 그녀를 만났던 처음처럼 그 아름답고 벅찬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손이 닿기도 전에 그녀는 갑자기 몸을 피했다.여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눈물 범벅이 된 채 얼떨떨한 표정을 하고 있는 기묵비를 쳐다보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꼬마 아이를 안아 올렸다.“이 아저씨 알아?”여인이 입을 열어 아이에게 물었고 기묵비의 손은 허공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뛸 듯이 기뻐하던 그의 심장 박동이 순식간에 멈추는 듯했고 끝없이 밀려오는 찬 바람이 그의 숨결과 심장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아저씨, 차. 위험해.”남자아이는 작은 공을 가볍게 두드리며 입을 열어 말했다.“아저씨가 내 공 주웠어.”꼬마 아이는 너무 어려서 한 가지 일을 완전하게 다 묘사하지는 못했지만 여자는 알아들었다.꼬마를 안아든 그녀는 여전히 넋이 나간 모습을 하고 있는 기묵비에게 다가가 따뜻하고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제 아이 공 주워주셔서 고맙습니다.”그녀의 맑고 낭랑한 목소리가 기묵비의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기억 속에 머물던 바로 그 목소리였다.“우리 이제 가자. 아빠 기다리시겠어.”“응.”기묵비는 여자와 아이의 대화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휙 몸을 돌려 멀어져 가는 아름다운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초요.”그는 다시 한번 외쳐보았지만 여자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초요!”기묵비가 단념하지 않고 다시 부르니 이번에는 여인이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녀가 뒤돌아보았다. 부드럽게 아치를 이룬 유려한 그녀의 눈썹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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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4장

”아니, 당신은 초요야.”기묵비는 여인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모든 것이 초요가 틀림없었다.여자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뭐라고 말하려고 하는 그때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심!”그 소리에 여자는 환한 표정을 지었고 품에 안고 있던 꼬마도 몸을 돌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바라보았다.“서일아, 아빠 왔어. 이제 집에 가자.”“응.”꼬마는 앙증맞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멀리서 오는 남자를 향해 다정하게 소리쳤다.“아빠.”기묵비의 가슴이 순간 싸늘히 식었고 고개를 돌려 남자가 오는 쪽을 쳐다보았다.그곳에는 낯익은 얼굴이 기묵비를 향해 오고 있었다.남사택과 아무런 접촉은 없었지만 기묵비는 한눈에 그가 남사택임을 알아봤다.남사택은 기묵비를 보고 조금 놀란 듯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겨 기묵비를 향했다.“당신은 기모진의 숙부, 기묵비시죠?”남사택이 물었다.기묵비는 남사택을 바라보다가 남사택 옆에 서 있는 여인에게 시선을 주었다.이를 지켜보던 남사택은 예의 바르게 미소를 지으며 옆에 서 있는 여자를 소개했다.“여기는 제 약혼녀, 유심이라고 해요.”“약혼녀.”기묵비는 이 세 글자를 되뇌었다. 명치끝에서 저릿한 아픔이 전해져 왔다.“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는데 각자 일이 바빴어요. 아이가 생겼지만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린 시간이 나질 않았어요.”남사택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을 기묵비에게 설명 아닌 설명을 했다.“유심, 이분은 내 친구의 숙부님이셔.”유심이라고 불리는 여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기묵비를 향해 빙긋 웃어 보였다.“안녕하세요. 유심이라고 해요. 방금 저를 초요라고 부르신 분이죠? 내가 초요라는 분과 많이 닮아서 그러신 건가요?”남사택은 이 여인의 말을 듣고 놀랐다.“초요?”기묵비는 작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정교하게 오밀조밀 박혀 있는 단정하고 말쑥한 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닮은 게 아니라, 완전히 똑같아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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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5장

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녀의 신경은 온통 눈앞에 보이는 모습에 쏠려 버렸다.“모진.”“소만리.”기모진은 재빨리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서 내려왔다.남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에게 달려오자 소만리는 급히 몸을 돌려 그를 부축했다.“소만리, 왜 그래?”기모진은 자신의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소만리에게만 정신이 쏠려 있었다.그가 의아해하며 소만리에게 다가가자마자 그의 시선 속에 예상치 못한 얼굴이 들어왔다.“초요?!”기모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소만리도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였다.“초요! 정말 초요야!”여자는 소만리와 기모진의 반응을 보면서 자신이 초요라는 여자와 그렇게 많이 닮았는지 더욱 궁금해졌다.그녀가 자신을 설명하려 하자 옆에 서 있던 남사택이 더 빨리 입을 열었다.“두 분 오해하고 있어요. 이 분은 내 약혼녀 이유심이에요. 당신들이 말하는 그 초요라는 사람과 정말 많이 닮긴 한 것 같은데 이 사람은 정말 초요가 아니에요.”소만리와 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감격했던 감정이 점차 수그러들었다.“안녕하세요. 전 남사택의 약혼녀, 이유심이라고 해요. 두 분 반응을 보니 내가 초요라는 여자랑 정말 많이 닮았나 봐요. 그런데 난 정말 그녀가 아니니까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이유심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지만 그녀의 웃음도 목소리도 모두 예전의 초요와 똑같았다.소만리도 자신이 전에 본 것이 잘못 본 게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두 아이를 데리고 노란 장미를 산 그 여자는 지금 눈앞에 초요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여자였다.하지만 소만리는 기묵비가 어떻게 남사택과 그리고 이유심이라는 이 사람과 함께 나타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기묵비의 반응을 보니 이 여자가 초요가 아니라는 잔인한 사실을 이미 체념한 듯 받아들인 것 같았다.“참, 어쩌다 이렇게 된 거예요? 왜 갑자기 병원에 들어온 거예요?”남사택이 기모진을 바라보며 의문스러워하며 물었다.“아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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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6장

기모진은 기묵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그 여인이 진짜 초요이든 아니든 기묵비의 마음속에 있는 조그마한 희망의 빛이라도 잡고 싶은 것이다.소만리는 기모진의 퇴원 수속을 마치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사화정을 찾았는지 너무나 걱정되고 궁금했지만 돌아오는 모현의 답은 부정적이었다.사화정이 사라지자 소만리의 마음은 더욱 초조했다.기모진은 소만리의 마음을 알아차렸다.“소만리, 자책하지 마. 정말로 당신과는 상관없어. 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는 거야. 우리가 막을 수 없어. 인생은 원래 도처에 놀라움과 의외의 사건들이 도사리고 있는 거잖아. 지금 장모님이 집으로 오는 길일지도 몰라.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의 마음을 풀어주고 위로해 주려 한다는 걸 알고 고마운 미소를 지었다.“모진, 당신 말이 맞아. 때로는 뜻밖의 일이 일어나서 우릴 놀래키지. 정말 예측하기 힘들어. 마치 초요처럼.”그녀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우리가 F국에 있을 때 초요에게 경도로 돌아가 남사택을 찾아서 진통제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던 일 기억나?”“기억나.”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서 얼마 전에 살짝 의심이 들기 시작했어. 만약 정말 초요라면 그때 남사택과 초요가 만나 서로 연락하기 시작하지 않았을까.”“난 정말이지 그 여자가 초요였으면 좋겠어.”소만리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살아있기만 하다면 모든 것은 희망이 있어.”“숙부님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야. 만약 초요가 살아있다면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었더라도 기뻐했을 거야.”소만리도 기모진의 이 말에 동의했다.그렇지만 이유심이라는 여자가 초요라는 것을 어떻게 검증해야 할까?10여 분 후, 소만리와 기모진은 기 씨 본가로 돌아와 문에 들어섰다.들어서자마자 소만리는 위청재에게 사화정의 일을 물었다.“어머니, 제 친정엄마 온 적 없어요?”위청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침에 너희들이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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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7장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기모진의 말투에서 소만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가 있었다.그녀가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사화정에게 무슨 일이 생겼냐는 것이다.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기 싫어서 소만리는 모현과 함께 서둘러 기 씨 본가로 돌아왔다.거실에 들어서자 소만리는 기모진과 위청재가 무거운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을 모았다.“참, 정말 이놈이 돈에 미쳤구만.”위청재가 한숨을 쉬며 원망섞인 말을 뱉었다.혼잣말을 하던 위청재가 소만리와 모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섰다.위청재의 말에 소만리의 심장이 더욱 불안하게 널뛰기를 했다.소만리는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기모진을 바라보았다.“모진, 엄마한테 소식이 있는 거지?”“그래.”기모진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검은 두 눈썹엔 팽팽한 긴장감이 엿보였다.모현은 기뻐하며 들어왔지만 막상 집으로 들어와 보니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왜? 내 아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기모진은 걱정이 가득한 소만리를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겼다.“방금 낯선 사람한테서 전화를 받았는데 상대방이 길에서 우연히 길을 잃은 장모님을 보고 좋은 마음으로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대. 그 사람이 지금 우리한테 100억을 요구하고 있어. 돈을 받으면 장모님을 돌려보내 주겠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도 했어.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장모님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기모진은 자신의 말을 들은 소만리의 손아귀가 차갑게 식어가는 것이 느껴졌다.“소만리, 너무 걱정하지 마. 상대방이 돈을 달라고 하는 것뿐이야.”“이거 납치 아니야?”모현은 상대방의 속셈을 들추어냈다.우연은 무슨 우연, 좋은 마음이라고? 아예 처음부터 납치해서 돈을 요구할 속셈이었어!“돈을 달라면 줘. 아내한테 아무 일만 없으면 돼!”모현은 내심 초조하고 걱정했지만 그에게 있어 자신의 절절한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소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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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8장

모두가 난처해하고 있던 중에 갑자기 소만리가 전화기 앞으로 다가왔다.“난 기모진의 아내이자 당신이 납치한 부인의 딸이야. 당신의 요구에 따라 내가 직접 돈을 가지고 갈 거야. 내 엄마가 무사하다면 이 돈은 기꺼이 당신 앞으로 보내주지.”그 납치범은 소만리가 이렇게 박력 있게 나설 줄은 몰랐는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흔쾌히 대답했다.“따님이 이렇게 시원하게 나오니 나도 시원하게 할게. 난 그냥 간병비 몇 푼 더 받고 싶었을 뿐이야. 그럼 도착하면 돈하고 사람하고 교환하자구. 기다릴게!”납치범은 자기가 할 말을 끝내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이때 기모진도 은행으로부터 돈이 다 준비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소만리는 바로 은행에 가서 돈을 받아들고 사화정을 찾아가려고 했지만 기모진이 그렇게 쉽게 보내줄 수 있겠는가?“소만리, 당신 혼자 가면 안 돼.”기모진의 의연하고 아름다운 얼굴에 소만리를 향한 걱정이 가득 드리워졌다.그는 소만리를 끌어당겨 안고 좀처럼 놓아주려고 하지 않았다.소만리는 기모진의 심정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기모진을 향해 빙긋 웃어 보였다.“모진, 나 혼자라도 내 몸 잘 지킬게. 나 믿어. 당신 날 혼자 두지 않을 거잖아, 그렇지?”기모진은 소만리의 뜻을 이해했다.사실 그도 소만리의 뜻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 혼자 이 모든 위험을 무릅쓰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분명 그의 방식대로 그녀를 뒤에서 몰래 보호할 것이다.기모진은 마침내 그녀를 품에서 놓아주었다.이번에는 모현이 소만리를 끌어안으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듯 말했다.“소만리, 너 정말 혼자 갈 거야? 아빠는 네가 정말 걱정돼. 네 엄마도 걱정되고.”소만리는 모현이 안심할 수 있게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모진이 지켜줄 거예요. 꼭 엄마랑 같이 집에 올게요.”모현은 소만리를 놓아주기 아쉬웠지만 눈앞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위청재도 달려와 소만리에게 간곡히 당부했다.“소만리, 조심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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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9장

소만리의 명치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아픔이 전해져 왔다.그녀는 재빨리 일어나 정신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화정에게 달려갔다.“엄마, 엄마!”사화정이 기절한 것인지 어찌 된 것인지 소만리가 아무리 불러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사화정은 상체 전체가 끈으로 거칠게 묶여져 있었고 팔에는 여러 줄의 깊은 멍자국이 있었다.게다가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에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있었다.“엄마, 엄마 일어나. 소만리 왔어. 엄마가 제일 보고 싶어 하는 소만리 왔다구.”소만리는 재빨리 묶여 있던 끈을 풀고 사화정을 힘껏 일으켜 세워 벽에 기대게 했다.“엄마.”그녀가 몇 번을 더 불러보았지만 사화정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녀는 벌떡 일어나 돈 가방을 열고 있는 납치범을 보았다.돈에 눈이 멀어 탐욕스러운 잇몸을 드러내 보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 아무리 불러도 우리 엄마가 깨어나지 않는 거냐구!”소만리가 불같이 화를 내며 물었다.남자는 담배를 물고 시큰둥하게 입을 열었다.“이 미친 여자가 하도 딸 찾겠다고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입 다물게 하려고 수면제 좀 먹였을 뿐이야.”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납치범이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흘리며 돈을 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소만리는 옷깃 옆에 있는 장미 배지를 향해 눈을 내리깔았다.“모진, 들었지? 엄마가 수면제를 먹어서 깨어나질 못하고 있어. 나 혼자서는 엄마를 데리고 갈 수 없을 것 같아. 먼저 경찰에 신고하고...”“야!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뒤에서 갑자기 남자가 버럭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소만리가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남자는 손을 뻗어 소만리의 옷에 달고 있던 배지를 잡아당겼다.장미 배지는 그냥 보통의 배지가 아니라 위치 추적 장치와 통신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다.납치범의 거친 행동은 여세를 몰아 소만리의 셔츠 옷깃을 잡아당겼다.소만리의 옷깃이 뜯기자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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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장

”내가 지금 여기에 이렇게 서 있는데 당신이 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거야? 돈을 달라고 했고 돈을 받았으면 바로 갈 것이지.”남자는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했다. 소만리가 그를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그는 소만리의 배짱에 약간 감탄했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문득 화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보기에 넌 협상엔 재주가 없군! 내가 당신한테 본때를 좀 보여줘야겠어!”그는 칼을 든 손에 힘을 꽉 주고 사화정의 몸을 찌르려고 했다.소만리는 순간 재빠르게 남자의 손목을 덥석 움켜쥐었다.“우리 엄마 다치게 하면 안 돼!”그녀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얼굴에 매섭게 노여움이 솟아올랐다.남자는 잠시 멈칫하다가 소만리의 손을 떼고 발을 들어 사화정의 몸에 발길질을 했다.아직 깨어나지도 못한 사화정은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어 머리를 심하게 부딪히고 말았다.“엄마!”소만리는 깜짝 놀라 사화정에게 달려갔다. 사화정이 눈살을 찌푸리고 매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소만리는 손을 뻗어 사화정을 껴안았다.하지만 사화정을 안자마자 소만리는 뒷목에 갑자기 둔탁한 통증을 느꼈고 바로 모든 감각을 잃고 사화정 옆에 쓰러지고 말았다.소만리가 기절하는 것을 본 남자는 포악스럽게 야구 방망이를 땅바닥에 내던지고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소만리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그녀의 밀치며 말했다.“고집이 얼마나 센 지 두고 보자구!”남자는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었다.더러운 손이 소만리의 옷깃에 닿았고 지체 없이 풀어헤치려고 했다.그 순간 갑자기 남자는 머리를 세게 두들겨 맞았다.“아야!”남자는 자신의 관자놀이 쪽을 만지며 고개를 돌렸다.언제 깨어났는지 사화정이 서 있었다. 그녀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성난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이 망할 사기꾼아! 내 딸 괴롭히지 마!”“뭐라고! 이 미친 여자가 깨어나서 내 일을 망치려 들다니! 안 믿기나 본데 내가 당신 저세상으로 보내줄게!”남자가 손에 든 칼을 흉악한 모습으로 내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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