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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321 - Chapter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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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1장

기모진은 애원하며 울먹였고 그녀가 품에서 다시 빠져나갈까 봐 걱정되어 그녀를 더욱 힘껏 품에 안았다. 그러나 소만리는 더욱 격렬하게 저항하며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내어 발버둥 쳤다.“날 놔줘. 난 기모진 기다릴 거야! 나 데리러 곧 온다고 했단 말이야!”기모진의 마음이 숱한 칼날로 찢겨지는 듯했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져 울먹이며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는 소만리를 들어 올렸다.“소만리, 나 기모진이야! 내가 당신 데리러 왔다구!”소만리는 잠시 멍하더니 특유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굴리며 기모진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눈동자에 시선을 맞추었다.그녀는 잠시 무언가를 탐구하듯 기모진을 한참 진지하게 살펴보았다.소만리의 감정이 그렇게 흥분되어 있지 않는 것을 보고 기모진은 그녀의 뺨을 살포시 어루만졌다.“소만리, 자세히 잘 봐 봐. 내가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 기모진이야.”“모진...”“응, 소만리. 나야.”기모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소만리가 서서히 자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그녀의 작은 얼굴에 저항의 빛이 피어올랐다.“또 거짓말하고 있어. 모진은 아직 안 왔어. 나한테 기다리라고 했단 말이야. 아직 안 왔다고. 계속 기다려야 돼.”소만리는 말을 마치고 바로 기모진을 밀치고 돌아서서 계속 현관으로 향했다.기모진은 급히 소만리의 손을 잡으러 갔지만 그의 손이 그녀의 손끝에 닿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폭발했다.“더 이상 날 귀찮게 하지 마!”그녀는 화가 나서 소리치며 귀찮다는 표정으로 자신에게 다가온 기모진의 손을 뿌리쳤다.두 눈동자 속에는 불쾌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그녀는 멍하니 서 있는 기모진을 바라보며 엄정하게 경고했다.“나 따라오지 마. 싫어!”싫어.이 두 글자는 엄청난 살상력을 가지고 그에게 돌진해 와서 상처 입은 기모진의 마음을 꿰뚫어 버렸다.비록 소만리의 이 말에 아무런 감정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모진은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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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2장

그러나 소만리가 완전히 그를 무시하고 길을 양보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이자 이 남자는 급히 오토바이를 돌리다가 나무에 부딪혀 허둥대며 땅에 넘어지고 말았다.누군가가 갑자기 앞에서 넘어지는 것을 본 소만리는 그제야 걸음을 멈추었다.남자는 아프게 비명을 지르며 앞에 서 있는 소만리를 올려다보며 흉악한 표정으로 입을 벌려 욕을 했다.“비키라고 한 말 안 들려! 생긴 건 예쁘장하게 생겼고만 귀는 먹었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 넘어뜨려 다치게 해!”“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해 봐!”기모진이 앞으로 나와 소만리를 뒤로 보호하며 나섰다.그 음험하고 살벌한 눈빛에 기가 눌린 남자는 벌벌 떨며 기모진을 바라보았다.기모진은 몸을 구부리고 손을 뻗어 남자의 옷자락을 잡아당겼고 얼음장처럼 차갑게 경고했다.“사람이 다니는 보도를 역주행하면서 어디 남 탓을 해! 당장 내 아내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일어설 생각하지 마.”그러지 않아도 가슴속에 분노로 가득 차 있던 기모진은 딱히 발산할 곳도 없었는데 마침 이 남자가 제 발로 먹잇감이 되려고 나타난 형국이었다.남자는 지금까지 이런 매서운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온몸이 벌벌 떨린 채 전전긍긍하며 바로 소만리에게 사과했다.“죄, 죄송합니다! 내가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그는 횡설수설하며 연거푸 사과했다.기모진은 남자의 옷자락을 잡고 있던 손을 홱 뿌리쳤고 호된 기세로 내쫓았다.“꺼져.”그 남자는 1초라도 더 지체하면 기모진의 눈빛에 질식할 것 같아서 얼른 일어나 오토바이를 타고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멱살을 얼마나 세게 잡았던지 이 남자가 뒤꽁무니를 뺀 후에도 여전히 기모진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절절할 정도였다.소만리가 경연에게 내몰려 이렇게 괴롭힘을 당했을 것을 생각하니 기모진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이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부드러운 웃음을 띠고 소만리를 향해 돌아보았다.그러나 돌아선 그의 눈에 소만리가 보이지 않았다!허둥지둥 주위를 둘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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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3장

모진 오빠.기모진이 가는 발걸음에 이 네 글자가 눈에 밟혀 그의 걸음이 천천히 느려졌다.아무리 많은 세월이 지났다고 해도 이 네 글자의 달콤함은 여전히 가슴을 녹인다.마치 시간의 흙먼지로 뒤덮여 기억 저편에 머물던 추억들이 다시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기모진은 지금 자신을 ‘모진 오빠'라고 부르는 소만리의 마음도 그 바닷가 어디쯤 그들만의 잊을 수 없는 추억 속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갑자기 기모진은 소만리를 놀려 주고 싶었다.“네가 말하는 모진 오빠 말이야. 너한테 중요한 사람이야?”기모진이 일부러 궁금한 척 물었다.소만리는 그 바닷가 어디쯤 노닐고 있던 정신을 다시 불러와 아무 망설임 없이 진지하게 말했다.“당연히 중요하지.”소만리가 바로 대답하다가 갑자기 불쾌한 기색이 돌며 되물었다.“내가 왜 당신한테 그걸 알려줘야 되지?”“...”기모진은 잠시 할 말을 잃었지만 사실 소만리의 대답을 듣지 않고도 그녀의 마음을 다 알 수 있었다.소만리, 당신의 기억이 천천히 되살아나게 해 줄게. 당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오빠가 나라는 걸.기모진은 묵묵히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그러자 문득 어깨가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소만리는 피곤한 듯 그의 어깨에 기대어 점점 잠에 빠져들고 있었다.기모진이 그녀를 업고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소만리는 이미 푹 잠이 들었다.집에 돌아와서야 기모진은 방금 끓인 국수가 이미 다 삶아져 말라버렸다는 걸 알았다.그는 소만리를 안고 침대에 누인 뒤 부엌을 정리하고 다시 죽을 쑤기 시작했다.소만리가 언제 깨어날지 몰라 그는 계속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그녀의 곁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파트 초인종이 울렸다.기모진은 문에 있는 작은 렌즈 구멍으로 IBCI 동료가 와 있는 것을 보았고 문을 열어 주고 바로 경연의 행방을 물었다.“경연에 관한 소식은?”동료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직까지는 아무 소식 없어요. 일단 상부에서는 경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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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4장

자신이 그녀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경연에게 이렇게 호되게 시달린 것이다.“내일. 내일 내가 당신 데리고 가서 기모진 기다리게 해 줄게.”잠시 그녀를 속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내일, 그는 그녀를 데리고 경도로 돌아간다.이곳은 어쨌든 Y 국이라 자신들의 고향만큼 편하지가 않았다.땅거미가 지고 어두워지자 기모진은 손수 풍성한 저녁상을 차렸고 소만리는 아주 만족스럽게 저녁을 먹었다.전처럼 그를 거부하지도 않았고 그가 발라준 새우도 먹고 싶어 했다.그뿐만 아니라 그녀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그 모습을 보는 순간 기모진은 지금 그녀의 기분 상태가 아주 좋다고 생각했다.그동안 그녀는 너무나 많은 괴로움과 아픔을 겪었고 행복한 날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그는 문득 그녀가 이렇게 아무 걱정 없이 심지어 어린아이처럼 유치하게 변했다 할지라도 한동안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밤이 되자 기모진은 소만리를 욕실로 보내 목욕을 하라고 일렀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소만리의 잠자리를 봐주었다.방 안에 놓인 유일한 더블 침대 하나를 보면서 기모진은 잠시 멍해졌다.만약 소만리의 정신 상태가 온전했더라면 당연히 그를 거부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기모진은 아마도 소만리가 그를 침대에서 걷어차버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걷어차?그는 문득 소만리의 다친 발바닥이 떠올라 재빨리 욕실 문으로 다가왔다.“소만리, 당신 몸에 물이 닿으면 안 되는 상처가 몇 군데 있던데 내가 들어가서 도와줄까?”기모진은 걱정스러운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나 소만리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고 떨어지는 물소리만 들렸다.“소만리.”그가 또 한 번 불렀지만 여전히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기모진은 마음이 급해졌다.혹시나 소만리가 욕실 바닥에 쓰러지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되어 욕실 문을 활짝 열고 바로 뛰어 들어갔다.몸을 닦던 소만리는 인기척이 들려 고개를 돌렸는데 잔뜩 긴장한 기모진이 눈앞에 나타났다.그녀는 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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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5장

기모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잠시 후 소만리가 다시 그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거기 없어?”이번에는 샤워기 물소리도 나지 않아 그녀의 목소리는 더욱 또렷했다.“문 앞에서 지키고 있겠다더니 이젠 아무 소리도 없네. 거짓말쟁이.”원망 섞인 소만리의 목소리가 기모진의 귓가에 떨어졌다.그는 거짓말쟁이로 낙인이 찍혔는데도 기분이 이렇게 유쾌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바로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소만리는 이미 목욕을 마치고 목욕가운을 걸치고 욕조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욕실에는 아직 걷히지 못한 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그 희미한 물안개 아래 소만리의 박꽃 같은 하얀 얼굴에 물방울이 점점이 맺혀 있는 모습이 마치 진흙 속에 피어오른 영롱한 연꽃 같았다. 설렘이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그러나 이번에도 기모진은 끓어오르는 감정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소만리는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기모진을 보고 천천히 발을 내밀었다.“상처에서 피가 나. 거즈 좀 감아줄 수 있어?”그녀는 기모진에게 방금 욕실에 난입한 일을 따지지 않았고 오히려 차분하게 말했다.그는 얼른 허리를 굽혀 그녀의 발을 살짝 들어 올려 상처를 감싸고 있던 젖은 거즈를 풀었다.거즈에 이미 핏빛이 감돌고 있었다. 그는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소만리의 허리를 안아 올려 밖으로 나갔다.소만리는 그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그녀가 화난 표정으로 눈을 들어 그를 꾸짖으려고 하였다.그러나 그녀는 그의 강직한 아래턱과 조각처럼 선명한 얼굴선을 보고 약간 정신이 멍해졌다.이 각도, 이 얼굴선. 이미 그녀가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소만리의 얼굴에 있던 화난 기운은 순식간에 흩어졌고 그녀의 두 손은 자기도 모르게 점점 더 세게 그를 끌어안았다.기모진은 소만리를 침대로 데리고 가서 작은 약 상자를 가져와 소만리의 상처를 소독하고 다시 싸매어 주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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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6장

여름밤 바람이 그의 낮고 깊은 목소리를 싣고 와 소만리의 귓가에 고혹적인 향기를 전하는 것 같았다.천천히 다가오는 조각 같은 얼굴을 보며 소만리는 정신이 번쩍 든 듯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기모진은 탐색하듯 소만리의 입술에 살며시 키스를 했다.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소만리는 아무런 회피도 없이 그의 키스를 받았다.기모진의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그는 소만리의 허리를 살짝 끌어안고 다시 키스를 퍼부었다.소만리는 눈을 뜨고 조금도 저항하지 않고 기모진이 그녀의 숨결을 차지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기모진도 소만리가 자신의 행동을 받아들이는 모습에 마음속에서 살며시 기쁜 희망이 번지기 시작했다. 지금 그녀의 행동에 기모진은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어쩌면 소만리의 마음속에는 기모진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기억은 못 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의 숨결이 접촉하는 순간 그녀는 여전히 그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를 거부하지 않은 것이다.소만리를 안고 침대에 눕힌 기모진이 그녀의 목욕가운을 풀었을 때 갑자기 소만리는 기모진을 밀쳐냈다.기모진도 갑자기 눈을 번쩍 떴고 소만리의 당황한 얼굴이 보였다.“소만리, 왜 그래?”그는 걱정스러운 듯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소만리는 기모진의 품에서 벗어나 되물었다.“뭐 하는 거야? 도대체 내가 뭘 하려던 거야?”그녀는 곤혹스럽게 자신에게 물으며 침대에서 뛰어내려와 현관으로 달려갔다.“모진, 나 모진 찾으러 갈 거야! 모진!”“소만리.”기모진이 서둘러 쫓아갔다. 자신이 왜 그렇게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는지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만약 그가 소만리에게 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지금과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왜 이럴 때 그녀를 자극한 거야!기모진은 자신이 원망스러워 죽을 지경이었다.소만리가 문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니 기모진은 갑자기 가슴이 갑갑해지고 심장이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어 숨을 쉴 수가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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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7장

유유히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 그림자를 보고 기모진은 제일 먼저 소만리의 손을 잡아당겨 그의 품으로 끌어당겼다.경연이 찾아온 줄 알고 긴장하고 있던 기모진은 방에 들어온 남자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소만리는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이 순간 매우 긴장하여 기모진의 손을 잡은 채 눈시울을 붉혔다.“핸드폰 어딨어? 빨리 줘. 구급차 불러줄게!”그녀는 급히 기모진의 옷 주머니를 뒤졌다.“구급차 부를 필요 없어. 이 사람 괜찮을 거야.”남사택은 의약 상자를 들고 기모진 곁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소만리는 그제야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을 알아차린 듯 남사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남사택은 의약 상자를 내려놓고 기모진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그는 기모진의 상황을 한 번에 알아본 후 재빨리 주사기에 시약을 넣어 기모진에게 주사를 놓았다.기모진은 다시금 익숙한 서늘한 기운이 온몸의 모든 세포에 스며드는 것을 느꼈고 잠시 무감각해지다가 점차 불편함이 사라지고 상태도 좋아졌다.소만리는 기모진의 안색이 돌아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가 더 이상 그렇게 괴로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녀의 잔뜩 찌푸렸던 눈썹도 천천히 펴지기 시작했다.“안 아파?”그녀가 눈가에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방울을 매달고 물었다.기모진은 걱정스러운 빛이 가득한 그녀의 눈을 보고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내 곁에 있으면 난 아프지 않아.”기모진이 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려는 눈빛도 없이 소만리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 안 가고 당신 옆에 있을게.”그녀의 대답은 기모진에게 있어 그 어떤 좋은 약보다도 효과가 강력했다.소만리는 기모진을 부축해 일어섰고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다주려고 돌아서려 했다.돌아서기 전에 그녀는 남사택에게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이 남자 좀 보고 있어.”남사택은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뜻밖이라는 듯한 시선을 기모진과 주고받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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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8장

”비밀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한테 쉽게 말할 수 있겠어요?”남사택은 자세히 말할 뜻이 없어 보였다.그러나 그도 더 이상 완전히 숨기지는 못하겠다는 듯 기모진의 눈빛을 살피며 담담하게 말했다.“기모진, 그 만성 독소는 내가 개발한 게 아니라고 한다면 당신 믿겠어요?”만약 이전의 기모진이었다면 당연히 믿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믿어.”기모진의 대답을 듣고 남사택의 눈에는 한 줄기 빛이 스쳐 지나갔고 그의 얼굴에 무거운 빛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내가 왜 의사가 되었는지 아세요?”기모진은 몇 초 동안 잠시 망설인 뒤 입을 열었다.“당신 부모님이랑 관계가 있는 거야?”남사택은 기모진의 이런 추측에 놀라지 않았다.“당신 보아하니 이미 내 배경에 대해 조사를 해 본 모양이군요.”“당신과 경연의 배경에 관해 모두 알고 있어.”기모진은 당당하게 순순히 인정했다.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엷게 웃던 남사택은 눈을 가늘게 내리깔았고 안경 렌즈에 빛이 반사되어 지금 그가 어떤 표정과 눈빛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정식으로 의사가 되어 선서대에 올라 선서를 하는 순간 죽음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고 부상자를 돌보는 것이 내 사명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어요. 그러나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의사는 신이 아니며 어떤 질병 앞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거였어요.”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검은 눈동자를 들었다.“처음 내가 소만리에게 처방한 약과 얼마 전 그녀가 당신에게 준 시약은 소위 실험용이 아니라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과한 최종 합격품이에요.”“실험용이라고 한 것은 그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속임수였을 뿐이에요.”“난 당신들 누구보다 더 생명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에요. 적어도 당신과 소만리처럼 서로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상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지는 않을 거예요.”남사택의 이 말은 기모진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고 삶의 희망도 보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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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9장

모현은 기모진의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싸늘한 웃음소리를 내며 웃었다.“강연이 널 이용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야? 흥, 그래도 네가 불을 질렀다는 사실은 지울 수가 없어!”모현은 화가 몹시 났다.“네가 강연의 말을 얼마나 잘 들었는지 잊었어? 넌 소만리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구!”결국 모현에게 있어 가장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은 그 당시 소만리에 대한 기모진의 무관심과 냉혹함이었던 것이다.“그때 소만리는 네가 죽은 줄 알고 밤마다 몰래 눈물지었어. 난 아빠 노릇은 똑똑히 한다구!”“소만리가 힘들게 아이를 가졌는데 넌? 넌 어떻게 했어? 그 변태 같은 여자가 소만리를 조산하게 만들고 소만리가 아무런 보호 조치도 없이 아이를 낳게 한 그 상황에서 넌 뭐 했어? 그땐 마음이 아프지 않았던 거야?”기모진은 살며시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의 마음이 어찌 아프지 않았겠는가?당시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는 비로소 그녀가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깨달았었다.다만 강연이 주입한 기억으로 그의 눈이 멀었던 것이다.“기모진, 소만리가 얼마나 널 사랑하고 아끼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 남은 인생을 다 바쳐 소만리한테 잘못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를 거라고 했지만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봐 봐.”말하는 동안 모현의 미간에는 짙은 수심이 드리워졌다.그도 기모진을 비난하고 싶지 않았다.왜냐하면 기모진에 대한 소만리의 감정이 아직 여전히 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모 씨 집안에 불을 지른 일은 지금 너한테 따지고 싶지 않아. 기모진, 내 딸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다시는 너에게 내 딸 맡기지 않을 거야!”모현의 지금 심정을 보니 방화 사건의 진상을 더 이상 파헤칠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기모진도 그 일에 관해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현에게 약속했다.“장인어른, 다시는 소만리를 다치게 하지 않겠습니다.”“들으나 마나 한 소리.”모현이 못마땅하게 대꾸했다. 아마도 기모진에 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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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0장

위청재는 소만리의 말을 듣고는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소만리, 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기란군이랑 여온이잖아. 어떻게 아이들을 몰라볼 수가 있어?”위청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으며 의혹의 시선을 소만리의 멍한 얼굴에서 기모진에게로 옮겼다.“모진아, 소만리가...”기모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경연한테 너무 시달림을 많이 당해서 잠깐 정신이 온전치 못해요.”“...뭐?!”위청재는 깜짝 놀라며 불같이 화를 내었다.“경연이 소만리한테 어떻게 했길래! 어떻게 했길래 사람이 이렇게 변하니!”기모진은 눈썹을 더욱 깊게 찌푸렸지만 소만리의 감정을 자극할까 봐 더 이상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위청재에게도 당분간 그 일에 대해선 추궁하지 말라고 부탁했다.기모진은 기란군에게 여온을 데리고 먼저 놀고 있으라고 말한 후 자신은 소만리를 데리고 침실로 돌아왔다.소만리는 그녀와 기모진이 쓰던 방으로 들어왔고 익숙한 인테리어들은 오히려 그녀에게 낯선 기운으로 다가왔다.그러나 소만리는 방 안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듯 침대 옆 사진첩을 집어 들어 열어보았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던 자신과 눈매가 곱고 우아한 남자의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을 보았다.소만리는 손을 들어 사진 속 남자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모진.”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기모진은 소만리의 그런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소만리가 사진 속 자신을 알아보다니.사진은 수년 전 소만리와 함께 찍은 웨딩사진이었다. 당시 그의 눈동자 색깔과 머리색은 정상이었다.그렇다면 소만리가 지금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독소로 인해 변한 자신의 외모 때문인 건가?기모진은 소만리를 방해하지 않으며 혼자 묵묵히 생각했다.그러나 위청재는 화가 가라앉지 않아서 도우미에게 아이들을 돌보라고 지시한 후 즉시 운전기사를 불러 경 씨 집으로 차를 향하게 했다.경 씨 집 앞에는 요즘 많은 기자들이 쭈그리고 앉아 있었고 경연의 부모는 하루 종일 수심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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