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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301 - Chapter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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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장

활처럼 벌떡 튀어 오르며 몸을 피하는 소만리의 반응을 보며 경연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내가 당신을 죽이려는 줄 알았어?”그는 웃으며 되물었다.“내가 어떻게 당신을 미련 없이 단칼에 죽일 수 있겠어?”미련 없이 죽이려는 거 아니었어?소만리는 경연의 말이 가증스럽게 들렸다.그는 분명히 줄곧 그녀에게 상처 주고 위협을 가하는 일을 했었다.경연은 다시 침대 옆자리를 두드리며 말했다.“여기 와 앉아.”소만리는 경연이 손에 쥔 가위를 보며 그에게 가까이 갈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앉자마자 경연은 그녀 곁에 바싹 다가와 아직 마르지 않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당신과 기모진은 많은 세월을 보냈고 기모진은 당신을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어. 내 생각에 기모진은 정말로 많이 당신을 사랑했을 거야.”경연이 갑자기 이런 엉뚱한 말을 늘어놓자 소만리는 도대체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녀는 경연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는 것을 가만히 받아들일 뿐이었다.그녀는 정말 소름이 끼쳐서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지만 주먹을 불끈 쥐고 참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당신을 그렇게 끔찍이 사랑하니까 당신 몸에 있는 모든 특징을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싶겠지? 예를 들어 당신 왼쪽 가슴 위에 점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던가.”이 말을 듣고 소만리의 안색이 더욱 창백해졌다.그녀는 의식적으로 목욕 타월을 꽉 감고 있었다.그런데 경연이 어디서 들어서 알고 있던 것인지 아니면 그가 실제로 본 적이 있는지 도무지 소만리는 알 길이 없었다.경연은 소만리의 눈동자에서 불안한 듯 요동치는 눈빛을 감지하고 그녀의 긴 머리를 쓸어올렸다.“지금부터 난 당신과 기모진이 천천히 그리고 완전히 모든 관계를 끝내길 바래. 그리하여 당신은 오로지 나만의 경 부인이 되는 거야.”그는 진지하게 말을 마쳤고 갑자기 가위를 든 손을 들어 소만리의 긴 머리를 단칼에 잘랐다.가위는 날카로웠고 소만리의 검고 긴 머리카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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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장

”모진이구나.”기 할아버지의 말투는 여전히 경쾌하게 들렸고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계신 모양이었다.“어떻게 할아비한테 전화할 시간이 다 있었어? 소만리랑 애들 데리고 놀러 오지 않으련?”기모진은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아내조차 제대로 보호하고 있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생각했다.“할아버지, 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기모진은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차분하게 말했다.기 할아버지도 아무런 의심 없이 늘 그랬던 것처럼 온화하고 자상하게 말했다.“할아비한테 무슨 일을 묻고 싶은 거냐?”“경 씨 집안 말인데요.”전화기 너머 할아버지가 이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경 씨 집안? 그 경도 4대 명문가 중 하나인 그 경 씨 집안 말이냐?”“예. 할아버지, 우리 집안이랑 그 경 씨 집안 사이에 무슨 사연 같은 거 있어요? 그 집안에서 15년 전에 돌아가신 그 어르신, 아는 분이세요?”이 말이 떨어지자 할아버지는 확실히 당황하는 눈치였다.기모진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할아버지?”“모진아, 먼저 말해보거라. 무슨 일이 생긴 게냐?”할아버지가 되물었다.즉답을 피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기모진은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그는 원래 할아버지에게 자신과 소만리에 대한 걱정을 더 이상 끼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하루라도 빨리 모든 일을 파악하지 않으면 소만리가 경연의 손아귀에서 계속 괴롭힘을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그는 소만리가 계속 경연의 통제 아래에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었다.기모진은 지금의 상황을 간단명료하게 할아버지께 설명을 드렸고 할아버지는 이를 다 들은 후 유달리 놀라워하며 말했다.“뭐? 그 어르신 손자가 소만리와 소만리 부모님을 잡아놓고 통제하고 있다고?”그 어르신?기모진은 방금 이 말이 경연의 할아버지를 지칭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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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장

소만리는 비장한 결정을 내린 후 경연을 찾아갔다.경연은 마침 마당에 한가롭게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펼쳐 들고 있었다.오후의 햇살이 그의 등 뒤로 부서졌고 맑고 깨끗한 그의 용모는 더욱 온화해 보였다.옥처럼 매끈하고 촉촉한 남자의 가면을 벗겨내면 섬뜩한 악마의 얼굴이 민낯을 드러낸다.소만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그에게로 비장하게 다가갔다.경연은 소만리가 걸어오는 모습을 곁눈으로 흘끗 보고는 깊은 눈동자를 번쩍 들어 올려 소만리의 청아하고 아담한 얼굴에 시선을 떨어뜨렸다.산뜻하게 드러난 그녀의 쇄골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는 자신감과 굴복시켰다는 승리감이 가득한 듯 보였다.“무슨 일로 날 보러 온 거야? 아니면 이미 생각 다 끝낸 거야?”읽고 있던 책을 덮은 그의 모습에 자신감이 가득 피어올랐다.소만리는 경연에게 다가갔다. 다시 이 남자를 마주하니 괜스레 마음이 조마조마했다.“경연.”“그래, 말해봐?”그는 느긋하게 대답하며 소만리의 얼굴에 눈길을 돌렸다.“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봐.”“그래.”소만리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의 어두운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내가 당신 말을 잘 듣고 당신의 꼭두각시처럼 산다고 해도 당신은 내 부모님 가만두지 않을 거잖아?”“당신 틀렸어.”경연은 몸을 일으켰고 그의 대답에 소만리는 일말의 희망을 품었다.경연도 소만리의 눈에 비친 한 줄기 희망의 빛을 포착하였고 웃으며 말했다.“만약 당신이 내 말을 잘 듣고 순종한다면 부모님을 힘들게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당한 때를 봐서 경도로 돌아가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할 거야.”이 말을 들은 소만리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정말?”경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모든 게 당신 하기에 달린 거지.”그의 대답은 소만리의 가슴에 찬물을 끼얹은 듯했다.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다.“그럼 만약 내가 하는 일이 당신 마음에 든다면 정말 내 부모님을 놓아줄 수 있다는 거야? 그럼 난? 나도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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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장

경연은 아무리 흉악하고 잔인한 수단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소만리는 경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그의 힘은 그녀의 뼈를 부숴버릴 정도였다.어쩔 수 없이 소만리는 포박당한 채로 경연의 뒤를 따랐고 걷기 불편한 자세로 걸음을 옮기다 신발 두 짝이 떨어져 나갔다.경연의 온몸에는 포악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예전의 온화하고 겸손한 도련님의 자태는 온데간데없었다.그는 소만리를 집 저장실로 끌로 갔다.안에는 각종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었고 햇빛 하나 들지 않는 공간에 낡은 곰팡이 냄새만이 진동을 했다.경연은 소만리를 벽 쪽으로 밀쳤고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고 당장이라도 튀어져 나올 듯한 두 눈으로 사나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려는 거야? 꼭 내가 당신을 괴롭히게 만들어야겠어? 소만리, 잘 들어. 난 당신을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는 않아. 당신 때문에 마음이 약해지거나 하지 않는다구!”소만리는 입술을 오므리며 갑자기 비꼬듯 웃었다.“당신이 나를 사랑하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경연, 당신이 날 어떻게 괴롭히든, 기껏해야 날 죽이는 거지만 절대 기모진을 이기지는 못 해! 영원히! 꿈도 꾸지 마!”경연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이었다.그는 손바닥으로 소만리의 가느다란 목덜미를 조르며 음흉한 눈빛으로 말했다.“소만리. 그래, 죽는 게 두렵지 않단 말이지?”“두려워.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다시는 볼 수 없을까 봐!”“너...”경연은 폭발할 듯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순간 손가락에 모든 힘을 가중시켰다.소만리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어 얼굴이 약간 붉어졌지만 용서를 빌지도 비굴하게 굴지도 않았다.경연은 소만리가 두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더 힘을 주고 싶었지만 그는 갑자기 손에 더 힘을 줄 수 없었다.그는 자신이 소만리를 사랑한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그저 호감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었다.만약 그가 소만리를 사랑한다면 이 게임은 반드시 지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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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장

소만리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경연이 그녀의 턱을 잡고 있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그녀의 눈동자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죽일 거면 죽여. 앞으로 기모진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게 죽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어?”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요 며칠 그녀는 이미 경연에게 시달릴 대로 시달려 눈에서는 날카로운 빛도 무뎌졌고 더 이상 저항할 힘도 능력도 없었다.경연은 지금 이런 태도를 보이는 소만리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굳이 나를 이렇게 몰아붙이려 하다니. 소만리, 나한테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경연의 말간 얼굴이 갑자기 분노로 흉악하게 일그러졌다.그는 소만리를 차가운 바닥에 대고 눌렀고 통제력을 잃은 호랑이처럼 거칠고 사납게 그녀의 윗옷을 찢었다.“꺼져!”소만리는 강하게 저항했다.경연은 그녀의 두 손을 필사적으로 잡았고 한 손으로 소만리의 머리를 꽉 잡은 후 고개를 숙여 얇은 입술을 소만리의 입술에 가져갔다.소만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피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경연의 입술이 그녀의 뺨에 닿았고 그 부드러운 감촉은 경연의 마음속 억눌린 감정을 자극하는 것 같았다.그의 눈에는 그녀를 정복하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쳤고 그 순간 자신이 소만리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그녀를 얻으려는 것이 단순히 기모진에 대한 복수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진실한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다.하지만 그의 격렬한 접촉에 소만리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그녀는 경연의 팔을 물었다. 경연이 잠시 정신을 잃은 틈을 타서 얼른 일어나 저장실 문으로 달려갔다.그러나 두어 걸음 떼었을 때 그녀의 발바닥은 깨진 밥그릇 파편을 밟아버렸다.신발도 신지 않은 그의 발에 파편이 그대로 박혀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소만리는 발바닥이 찢기는 고통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파편을 밟고 뛰쳐나갔다.지금 이 순간 그녀의 내면에 쌓였던 두려움이 그녀를 경연의 통제권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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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장

경연은 소만리에 대한 마음속 애증이 베어 나온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다가 시중을 불렀다.“남사택을 불러와. 어서!”시중은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지하 실험실에 있는 남사택을 부랴부랴 불렀다.남사택이 방에 들어서자마자 침대 끄트머리에 앉아 손과 발에 피를 흘리고 있는 소만리가 보였고 침대 시트 군데군데 핏자국이 어지러이 물들어 있는 것이 보기 흉했다.“당장 상처 치료 좀 해 줘.”경연은 이마에 손을 짚으며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방을 나갔다.남사택은 즉시 약 상자를 가져왔다.그는 피곤하고 긴장된 표정을 하고 있는 소만리를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잖아.”애써 목소리를 낮추려는 듯 남사택은 경연이 나간 방문을 힐끔 돌아보며 말했다.“당신네 두 부부 이제 좀 그만 고집부려, 응?”소만리는 갑자기 눈빛이 변했다.담담한 표정의 남사택을 바라보았고 그가 말하는 ‘두 부부’가 누굴 말하는 건지를 구분하지 못했다.남사택은 소만리의 얼굴빛이 변하는 걸 알아차렸지만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주의해. 그렇지 않으면 염증이 생겨서 괴로운 건 당신 자신이 될 테니까.”그가 주의하라는 말을 남기자마자 경연의 모습이 다시 방문 앞에 나타났다.소만리는 다가오는 경연을 경계하며 그와 거리를 두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경연은 곧장 그녀 앞으로 다가와 다짜고짜 그녀의 허리를 걷어 올렸다.“또 뭘 하려고 이러는 거야! 경연, 내려줘!”소만리는 경연이 계속 그런 일을 강요할까 봐 도망치려고 했다.그러나 경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소만리를 그의 방으로 데려와 침대에 내던졌고 냉랭한 얼굴로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소만리는 붕대로 감싼 발끝으로 쫓아갔지만 경연이 문을 잠가 버렸다.“경연, 도대체 뭘 어쩌려는 거야! 우리 부모님 건드리지 마!”문짝을 사이에 두고 소만리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그녀의 심장 박동은 이미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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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장

기모진은 화면 속 경연의 곱지 않은 웃음과 그가 한 말 때문에 순간적으로 초조함을 느꼈다.그는 경연이 이런 영상 전화를 한 것이 분명히 소만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경연, 소만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기모진은 도무지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웠다.그가 소리쳐 물었지만 경연은 그저 웃기만 하며 카메라 화면을 돌렸다.카메라 렌즈가 비추는 것은 덩그런 마루뿐이었다.“경연, 말해봐!”기모진은 점점 더 온몸이 동요되기 시작했다.경연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기모진의 반응을 보았다.기모진이 불쾌해하면 할수록 그는 더욱 통쾌함을 느꼈다.그는 기모진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방금 소만리가 머물렀던 방으로 들어가 피로 물든 침대 시트를 카메라에 비추었다.선홍색 핏빛이 기모진의 시야에 들어온 순간 그는 마치 칼로 베인 듯 가슴이 저릿저릿했고 눈에 핏대를 세우기 시작했다.“기모진, 봤어? 침대 시트 위에 선명한 붉은색 봤지?”경연은 일부러 기모진을 자극하는 말을 내뱉었다.“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의 몸에서 나온 피야.”그는 화면 속 기모진의 놀란 모습을 보고 기모진이 얼마나 마음 아파하고 괴로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경연! 도대체 소만리 어떻게 된 거야? 어디 있어!”이 순간 기모진은 피가 거꾸로 솟으며 미칠 것 같았다!그는 감히 소만리의 지금 상황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경연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그녀가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울지 기모진은 도저히 깊이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경연.”기모진은 이를 갈며 증오하는 듯 얇은 입술 사이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말투는 한겨울 눈보라보다도 더 매서웠다.“소만리가 오늘 흘린 핏값은 내가 두 배로 갚아줄 거야.”경연은 대수롭지 않은 듯 카메라를 돌려 도도하고 경멸에 가득 찬 두 눈으로 차갑게 핏대를 세운 기모진의 눈빛을 마주 보았다.경연은 증오의 빛을 가득 담아 말했다.“기모진, 할 말이 있거든 날 찾기나 하고 해.”“널 반드시 찾아내고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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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장

기모진은 책상으로 돌아와 CCTV를 계속 살펴보려 했지만 이미 정신이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져 버렸다.그의 머릿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경연에 의해 구석으로 내몰린 채 괴롭힘을 당하는 소만리의 모습으로 가득 찼다.상처투성이가 되어 선혈이 낭자한 소만리의 모습을 상상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소만리.”기모진은 안절부절못하며 창가를 왔다 갔다 했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그는 집을 나왔고 아까 살펴본 CCTV 기록에 의지해 경연의 차가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곳에 차를 세웠다.기모진이 주변 상황을 살피며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정체불명의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지금 그녀는 생명에 아무 지장이 없어요.]메시지 속에 지칭하는 그녀는 분명 소만리일 것이다.기모진의 초조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그러나 도대체 누가 이런 메시지를 보냈는지 궁금해졌다.설마 그날 창고에서 그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에 데려다준 사람과 동일 인물인가?...소만리는 경연의 방에 갇혀서 하룻밤을 지냈다. 경연도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다.이것은 분명 소만리에게 좋은 일인 셈이다.날이 밝았고 남사택과 시중이 연달아 들어왔다.시중은 소만리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다.남사택은 약 상자를 들고 소만리에게 다가와 상처를 다시 싸매주었다.예전에 소만리는 남사택의 접근을 거부했지만 지금은 계속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남사택은 소만리가 자신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침착한 표정으로 소만리의 상처를 싸매는 것에만 집중했다.이때 시중이 그녀에게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었고 남사택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계속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우선 상처부터 낫게 하는 게 좋을 거야.”그는 무심한 듯 내뱉고는 약 상자를 들고 돌아서려고 했다.“남사택.”소만리가 돌아서는 남사택을 불러 세웠다.그녀가 발끝으로 몸을 일으켜 남사택에게 가까이 가려는데 경연이 문밖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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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장

소만리는 밤낮으로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목소리가 핸드폰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경연의 손에 있는 핸드폰을 올려다보았다.그녀는 놀란 눈으로 기모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화면을 쳐다보았다.그러나 경연이 갑자기 화면을 돌려버렸고 소만리는 핸드폰 뒷면에 비친 카메라만 보일 뿐이었다.모진, 당신이야?당신 목소리 맞지?소만리는 벌떡 일어나 끝까지 화면을 보려고 애써보았지만 걸음을 옮기자마자 경연이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아 끌어당겼다.그는 소만리의 몸을 돌려 그녀의 등을 자신의 가슴에 밀착시키고 손바닥으로 소만리의 턱을 꽉 조여 정면의 핸드폰 화면을 보게 했다.소만리는 놀라고 두려워하며 경연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순간 그녀의 갈색 눈동자에 기모진의 얼굴이 파고들었다.“모진...”“소만리!”기모진의 목소리가 다시 또렷하게 귓가로 미끄러져 들려왔다.화면 속 초조한 표정의 남자를 바라보는 소만리의 눈가에 자신도 모르게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그녀는 기모진이 왜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인지 알고 있었다.그녀는 경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쳤다.경연에게 괴롭힘당하는 꼴을 기모진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소만리의 의도를 간파한 경연이 그녀에게 그런 기회를 줄 리 만무했다.경연은 오히려 소만리의 턱을 더욱 세게 움켜쥐고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라고 했다.기모진은 자신의 심장이 두 동강 나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기모진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소만리의 긴 머리가 싹둑 잘려 단발로 변했다는 것이다.예전에 하얀 얼굴에 홍조를 띤 복숭아 같은 그녀의 얼굴이 지금은 초췌하고 창백하게 수척해진 모습이었고 어느 한구석 빛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여전히 경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소만리의 힘겨운 모습에 기모진의 가슴은 상처에 소금을 뿌린 듯 욱신거렸다.이 아픔을 그는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할 지경이었다.그녀가 바로 눈앞에 다른 남자에게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는데 그는 정작 그녀를 위해서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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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장

소만리는 있는 힘껏 경연의 품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경연의 온갖 괴롭힘까지 겹쳐 그녀의 체력은 도저히 경연에게 맞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저리 가!”소만리가 울부짖었지만 경연은 떨어지지 않고 그녀의 머리를 눌렀고 결국 그의 입술이 소만리의 얼굴에 닿았다.수많은 날카로운 칼들이 기모진의 심장을 난도질하는 듯한 아픔이 밀려왔다.몸부림 때문에 소만리의 짧은 머리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흐트러지게 가렸지만 그래도 기모진은 사랑하는 그녀가 우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기모진, 힘들지? 소만리가 괴로워하는 게 보기 싫으면 바로 기 씨 그룹의 모든 주식을 내 명의로 양도하고 기 씨 그룹이 파산했다고 외부에 알려.”이런 요구를 하는 경연의 두 눈에 모든 걸 빼앗고 말겠다는 강한 공격성이 엿보였다.소만리는 눈물에 얼룩진 얼굴을 번쩍 들더니 강렬한 의지로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기모진, 경연의 말 듣지 마. 당신이 그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다고 해도 이 사람은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아무것도 주지 마. 경연은 미친놈이야!”기모진은 소만리의 초췌한 얼굴을 보고 가슴이 아파 숨쉬기도 힘들었다.하지만 경연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 기모진은 그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것이다.그녀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절대 놓칠 수 없다.“경연, 다시는 소만리에게 손대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나 무엇이든 다 줄게. 약속해. 네가 내 목숨을 원한다면 목숨이라도 줄게!”기모진은 절절하게 대답했다.경연은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에 아치를 그렸다.소만리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아니, 모진, 대답하지 마! 내 말 들어. 아무것도 약속하지 마. 경연은 절대 날 가만두지 않을 거야. 만약 당신 목숨을 그에게 맡긴다면 내가 여기 살아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소만리!”소만리의 말이 떨어지자 경연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소만리, 또 날 몰아붙이고 있군그래.”그의 음산한 목소리가 소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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