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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281 - Chapter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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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1장

기모진의 마음이 순간 허공에서 멈춘 것 같았다.소만리의 몸은 총격으로 인해 앞으로 튕겨져 기모진의 품에 안겼다.그녀는 뭔가 뜨거운 것이 그녀의 몸을 뚫고 들어갔는지 매우 아팠지만 지금 이 순간 기모진의 품에 안길 수 있어서 더없는 기쁨과 따뜻함을 느꼈다.“모진.”그녀는 손을 들어 넋이 나간 듯 놀란 남자를 있는 힘껏 안았다.“모진, 드디어 날 찾았구나.”소만리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고 가쁜 숨은 점점 불규칙했다.기모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소만리를 끌어안았다.그는 그녀의 몸 어디에 상처가 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히 끈적끈적한 피가 만져졌다.“소만리, 정신 차려. 내가 병원에 데려다줄게!”기모진은 자신도 독소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이면서도 전혀 그런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 순간 오로지 소만리를 꼭 껴안고 미친 듯이 돌진했다.소만리는 힘없이 가라앉은 채 기모진의 품에 기대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당신이 날 찾아낼 거라는 거 알고 있었어. 내가 당신 기다리고 있었다는 거 알아. 기모진, 요 며칠 당신이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그녀는 힘없는 목소리로 기모진을 그리워한 마음을 털어놓고 있었다.기모진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그의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다.“나도 너무 보고 싶었어. 시도 때도 없이 항상 보고 싶었어.”그도 그녀에게 화답했다.소만리는 흐뭇한 듯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고운 미소를 지어 보냈고 기모진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다소 피곤한 듯 두 눈을 감았다.“모진, 알고 보니 우리 엄마 아빠 살아계셨어. 우리 부모님 돌아가신 게 아니었어.”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발걸음을 잠시 멈칫했다.그 사건에 대해서는 비행기에서 심하게 머리를 부딪혔을 때 모든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사화정과 모현은 확실히 살아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그들을 구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기모진은 그것을 설명할 시간이 없다.그는 지금 소만리가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이다!그러나 계속 달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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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2장

”경연.”“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당신 품에서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마.”경연은 세상을 다 가진 승리자의 미소를 띠며 두 팔을 뻗었다.“그녀를 나한테 맡겨.”기모진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의식을 잃은 소만리를 바라보았고 치욕을 참으며 소만리를 경연에게 건네주었다.지금 그의 체력이 소만리를 병원에 데리고 갈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기모진은 잘 알고 있었다.그는 경연에게 그녀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경연은 기모진의 품에서 소만리를 받아들고서 돌아서기 전에 기모진에게 쇄기를 박는 한마디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당신도 봤듯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거야. 또다시 당신이 그녀에게 다가온다거나 그녀를 데려가려고 한다면 난 그녀의 삶을 완전히 끝내버릴 거야.”경연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날 잡을 생각은 하지 마. 당신들은 날 잡을 수 없어. 이럴 시간 있으면 당신 몸속 독소부터 제거하는 게 나아.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나와 맞설 수 없어.”경연은 뼛속을 파고드는 고통에 제대로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기모진을 흘겨보더니 웃으며 소만리를 끌어안고 돌아섰다.운전기사는 이미 차를 앞에 세워 두고 공손히 문을 열어주었다.모현과 사화정은 원래 타고 있던 차에 올라타고 그 자리를 떠났다.경연은 소만리를 사립병원으로 데려갔고 수술은 남사택이 직접 집도했다.총알은 소만리의 어깨를 관통했기 때문에 피를 많이 흘렸지만 병원에는 이미 혈액이 많이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이후 소만리는 경연의 거처로 옮겨졌고 침대에 누워 창백한 그녀를 보며 경연은 침대 옆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당신이 기모진을 만나고 싶어 할 거라고 짐작했어.”“소만리, 해선 안 될 짓은 절대 하면 안 돼. 날 자꾸 건드리지 마. 더 이상 봐주지 않아. 난 기모진처럼 자신은 죽을지언정 당신을 조금도 다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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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3장

소만리는 자신이 기모진을 너무 그리워해서 환각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의 그림자는 점차 그녀의 눈동자에 뚜렷하게 나타났다.그녀는 다가온 그를 만지려고 손을 들었으나 어깨의 상처가 흔들렸다.“아.”그녀는 아파서 끙끙거렸다.기모진은 성큼성큼 침대 곁으로 다가와 앉아 그녀를 살며시 껴안았다.“소만리.”진심 어린 따스함을 느끼며 눈가가 뜨거워졌고 그녀는 초췌해지고 핼쑥해진 얼굴을 들며 안타까워했다.“아직도 힘들어? 독소가 또 당신을 괴롭힌 거야? 나머지 여섯 개 해독제를 제때 맞아야 하는데.”그녀는 진심으로 그를 걱정하며 말했다.그녀의 두 눈 속에는 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말했다.“바보야, 내 걱정은 하지 마. 난 괜찮아.”“내가 어떻게 당신 걱정을 안 할 수 있겠어.”소만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정다감하게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있는 힘껏 팔을 들어 그의 뺨을 살짝 어루만졌다.“모진, 다시는 당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당신하고 헤어지고 싶지도 않고.”기모진은 소만리의 작은 얼굴을 들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하며 약속했다.“약속할게. 다시는 당신과 헤어지지 않겠다고.”그는 다정하게 그녀를 껴안았다.“소만리, 내가 지금 당신을 데리고 갈게.”소만리는 기모진의 품에 기대어 이 남자를 따라나서려고 했는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다.“안 돼. 엄마 아빠가 아직 경연의 손에 있어.”“소만리, 난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아니, 안 돼...”소만리는 거절했다.“여긴 안전하지 않아. 당신 얼른 도망가. 만약에 경연한테 들키면...”“펑!”소만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연은 방 문을 박차고 총을 들고 들어왔다.경연은 온몸에 어두운 기운을 풍기고 있었고 그는 다짜고짜 기모진의 가슴에 총을 겨누었다.“기모진, 당신이 기어이 죽고 싶다면 내 죽여주지.”경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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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4장

이 말을 듣자 경연의 얼굴빛이 확 달라졌고 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소만리의 뽀족한 턱을 움켜쥐었다.마치 어둠에 휩싸인 악마의 얼굴이 소만리의 눈앞에 다가온 것 같았다.소만리는 아직 기력이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예리하고 강인한 눈빛에는 꺾임이 없었다.“당신 정말 죽는 게 두렵지 않아?”경연은 소만리의 턱을 움켜쥐었고 눈빛은 더욱 싸늘해졌다.“내가 두려운 건 그 사람을 다시 못 보는 거야.”소만리는 자신의 굳은 결심을 드러내었다.경연은 마치 강한 충격을 받은 듯 갑자기 눈썹을 조였다.그의 마음속에는 강한 승부욕과 소유욕이 용솟음쳤다.오히려 다른 남자를 절대 놓을 수 없다는 이 여자를 가지고 싶은 욕망이 더욱 강하게 꿈틀거렸다.“소만리, 당신 부모님은 신경 안 쓴다는 얘긴가?”그는 소만리의 마음속에 아프게 남아있는 약점을 단번에 건드렸다.그는 그녀가 부모를 내팽개치지 않을 거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만약 당신이 계속 기모진을 그리워하고 그 남자가 당신을 여기서 데려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부모님을 영원히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그의 입술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 마디 한 마디는 매서운 한기를 띠고 있었고 그는 엄정하게 그녀에게 경고했다.그는 갑자기 잔인한 편집증적 악마가 된 것 같았고 온몸에 포악한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경연은 소만리의 총상 따위 신경 쓰지도 않고 그녀의 목덜미를 덥석 잡았다.“소만리, 내 말 들어봐. 더 이상 나의 한계를 시험하게 하지 마. 난 널 목숨까지 버릴 만큼 사랑하는 기모진이 아니야.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널 죽일 수도 있어.”그는 악랄하게 경고하며 손을 홱 뿌리쳤다.마침 그때 시중이 들어왔고 경연은 마치 인격이 바뀐 듯 다시 얼굴에 온기를 되찾으며 말했다.“사모님, 잘 보살펴 드려요.”“네, 사장님.”시중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경연은 입꼬리를 잡아당겨 소만리의 귓가에 몸을 숙였다.“내가 방금 한 말 꼭 기억해. 알았지?”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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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5장

이것이 자신을 유인하려는 경연의 함정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모진은 주저하지 않고 액셀을 밟았다.경연은 매우 험악하게 운전하며 몇 번이나 기모진을 따돌릴 태세였지만 기모진의 운전 실력도 못지않게 안정적이고 눈빛도 날카로워서 경연에게 자신을 따돌릴 기회를 주지 않았다.10여 분 후 경연의 차는 한 화물창고 앞에 멈추었다.기모진은 아무 생각 없이 따라 들어갔다.하지만 들어가자마자 총알이 그를 향해 날아왔다.기모진은 아슬아슬하게 피했고 총알은 그의 귀 옆을 스쳐 지나가 뒤에 있는 단단한 나무판자를 그대로 관통했다.그는 눈을 들어 바로 앞에 서 있는 경연을 보았다.경연은 부드럽고 신사적인 용모에 우아한 양복을 입고 있었지만 온몸에 흉악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경연, 당신이 이렇게 쉽게 날 소만리에게 데려다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 말해 봐.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기모진은 경연을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인내심을 갖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경연은 기모진의 말을 듣고 총을 손에서 내려놓고 한 걸음 한 걸음 기모진 앞으로 다가갔다.“난 널 죽이고 싶고 당신 기 씨 집안을 영원히 몰락하게 하고 싶어. 아주 철저히.”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한 마디 한 마디를 꺼내던 경연은 갑자기 눈빛을 가다듬으며 말했다.“기모진, 내가 왜 이렇게 당신을 미워하는지 알아?”기모진은 증오의 불꽃으로 타오르는 경연의 얼굴을 차분히 바라보았다.도대체 경연이 무엇 때문에 자신을 이렇게 미워하는지 알 수 없었다.“경도 제일가는 귀족은 원래 당신네 기 씨 집안이 아니어야 했어.”경연이 집안 얘기를 꺼내며 말문을 열었다.기모진은 점점 무언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런 허울뿐인 명분을 위해서 당신은 불법을 넘나들며 사업을 하고 강어를 조종해 사람을 죽이고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내 아내까지 빼앗으려고 했단 말이야?”“이게 허울뿐인 명분이라 생각해?”경연은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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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6장

경연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는 혼자 제멋대로 밖으로 나갔다.그가 기모진을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는 경고를 하기 위함이었다.그러나 경연이 두어 걸음 채 떼지도 않았을 즈음 기모진이 뒤에서 추궁하는 소리가 들렸다.“경연, 내 아내는 어디 있어?”경연은 잠시 걸음을 멈추어 서서 뒤돌아보았다.눈처럼 하얀 기모진의 얼굴을 바라보며 경연은 스산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소만리는 나의 합법적인 아내야. 당연히 내 집에 있지. 걱정 마. 내 장인 장모가 그녀를 돌봐주고 있으니 잘 지낼 거야.”장인 장모?기모진은 경연이 말하는 장인 장모가 모현과 사화정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았다.그런데 그들이 어찌 경연의 장인 장모일 수 있단 말인가.기모진의 그녀, 소만리는 영원히 그의 아내일 뿐이다.경연은 기모진의 눈에 비친 노기를 알아차렸고 더욱 통쾌하게 웃었다.“기모진,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나에게 데려다주어서 고마워.”기모진은 주먹을 불끈 쥐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이를 갈았다.“경연...”“그렇게 있는 힘 없는 힘 끌어내서 말하지 말고 어서 구급차나 불러. 이렇게 가다가는 피를 많이 흘려서 죽을 거야. 내 상대가 이렇게 놀다 가는 거 싫은데 말야.”경연은 기모진의 말을 끊은 뒤 오만하게 승리의 미소를 만면에 띄우며 만족스러운 듯 돌아섰다.기모진은 눈앞이 아찔하게 어지러워지기 시작했고 체력도 떨어져 한쪽 무릎을 꿇었다.어깨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고 마침내 그의 약지에 있는 결혼반지를 붉게 물들였다.“소만리...”기모진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눈을 감은 순간 낯익은 모습이 어렴풋이 자신을 향해 달려왔다.“기모진, 정신 차려!”기모진은 어렴풋이 들리는 이 목소리가 익숙하게 느껴졌지만 그는 이미 생각할 여력이 없어서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기모진이 깨어났을 때 이미 날은 어두워져 있었다.흐릿하게 보이는 창밖의 하늘이 이미 캄캄한 것으로 보아 늦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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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7장

기모진은 메모지를 받아들었고 그 위에 쓰여진 글자를 보았다.글씨를 너무 휘갈겨 쓴 탓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기모진은 한참을 계속 보고서야 어렴풋이 무슨 말인지 헤아릴 수 있었다.: 더 이상 경거망동하지 마.옆에 서 있던 의사는 기모진의 손에 들고 있던 메모지를 흘끗 보았다.“아마 당신을 병원에 데려온 그 남자도 의사인 것 같군요. 의사만이 이런 전문적인 응급조치를 할 수 있죠. 그리고 이 글씨체도 보통 의사들이 이렇게 많이 쓰거든요.”“의사요?”기모진은 눈을 내리깔며 읊조렸다.그때 그가 정신을 잃었을 때 어렴풋이 눈에 익은 사람 그림자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보았는데 그 사람은 달려와 기모진의 이름을 불렀었다.그런데 Y국에 어떻게 기모진을 아는 의사가 있을 수 있을까?...며칠이 지나자 소만리의 몸 상태는 몰라보게 회복되었다.그녀가 침대에서 내려와 씻고 양치를 마치고 있으니 사화정이 따뜻한 보양탕을 한 그릇 들고 와 그녀에게 건네주었다.“내가 직접 끓인 거야. 먹어봐.”소만리는 어리둥절해하며 그녀에게 다가온 사화정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사화정은 차분한 얼굴에 자애로운 미소가 담뿍 담겨 있었다.소만리의 가슴이 따뜻해졌고 자신의 상처가 많이 치유된 것을 새삼 느꼈다.소만리는 뜨거운 감정이 올라와 가만히 보양탕을 바라보고 있었다.사화정은 소만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신이 만든 보양탕을 먹고 싶지 않은 줄 알고 다소 서운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너도 내 딸이 그랬던 것처럼 내가 미운 모양이지?”사화정이 실망한 듯 어두워진 표정을 지었고 그녀의 두 눈에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그럼 편히 쉬어.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엄마.”소만리가 살며시 불렀다.사화정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고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다시 한번 당부했다.“왜 또 날 엄마라고 부르는 거야? 너와 내 딸은 같은 이름이지만 엄마인 나는 바로 알아볼 수 있어.”사화정은 진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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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8장

”응? 피를 그렇게 많이 흘렸는데 별일 없다니, 체력이 보통이 아닌 모양이군.”경연의 말속에는 약간의 비아냥거림이 녹아 있었다.소만리의 호흡은 이미 흐트러져 요동치고 있었다.모진이 피를 많이 흘렸다고?왜 그렇게 된 거야?“생각해 보니, 독소가 그렇게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는데도 모두 이겨냈으니 기모진의 의지력이 얼마나 강인한지 알 만하지.”경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런데 기모진이 억지로 참고 버틴다손 치더라도 어쩔 거야? 소만리가 내 곁에서 함께 지낸다면 하루도 즐거운 날이 없을 텐데.”경연!소만리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렇게 치밀하고 무서운 남자라니 너무나 혐오스러웠다.그런데 모진, 당신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왜 피를 많이 흘렸어?소만리는 정말로 걱정이 되어 미칠 지경이었다.바로 그때 그녀는 경연이 전화기 너머의 상대에게 묻는 말을 들었다.“기모진이 지금 어느 병원이 있다고? 인심병원? 알았어.”이 말이 들리자마자 소만리는 경연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문 쪽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얼른 계단을 내려가다가 마침 위층으로 올라오는 모현과 마주쳤다.“아빠.”소만리는 경연의 귀에 들어가길 바라며 일부러 조금 큰소리로 말했다.“소만리, 일어났어? 침대에 누워서 좀 쉬지 않고 왜 이렇게 나왔어?”소만리는 곁눈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연을 흘끔 보며 말했다.“며칠 누워 있었더니 답답해서 바람 좀 쐬려고요.”“나가고 싶어?”경연이 천천히 다가왔다.소만리는 그 소리를 듣고 일부러 놀란 척하며 돌아보았다.“응. 나 바람 좀 쐬고 싶어. 그런데 당신 나 못 나가게 할 거잖아?”“그럴 리가. 네가 바람 쐬고 싶다는데 경연이 어떻게 널 말리겠어? 단지 널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럴 거야.”경연의 정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모현이 말을 거들었다.하지만 소만리가 원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전개였다.“아버님 말씀이 맞아. 난 단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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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9장

운전기사는 모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에 앉은 소만리를 힐끔 보았다.소만리는 배를 움켜쥐고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고통스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소만리, 어디가 아픈 거야? 아빠한테 말해봐.”모현이 긴장한 듯 소만리의 어깨를 부축하며 애타게 물었다.“모르겠어요.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요.”소만리가 괴로워하며 입술을 깨물었다.“이 근처에 병원 있어요? 우선 병원에 가요!”모현은 초조한 눈빛으로 운전기사에게 다급하게 말했다.“이 근처에 인심병원이 있으니 그곳으로 일단 차를 몰고 가겠습니다!”운전기사는 즉시 차를 돌렸고 1분 1초도 지체하지 않았다.모현의 어깨에 기대어 지친 듯 눈을 내리깔고 있던 소만리의 눈가에 스르르 웃음이 새어 나왔다.차가 병원에 들어서자 모현은 소만리를 안고 차에서 내렸고 사화정도 불러서 차에서 내리게 하였다.“여보, 병원에 사람이 많으니 함부로 다니면 안 돼. 나 꼭 따라와야 해.”모현은 지금 지능이 조금 떨어져 있는 사화정에게 신신당부했다.“나 한눈팔지 않고 꼭 당신 따라갈게.”사화정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박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소만리가 계속해서 괴로운 표정을 짓자 눈살을 찌푸렸다.“여보, 소만리 쟤 왜 저래?”모현은 걱정스러운 듯 품에 기대어 있는 소만리를 바라보다가 급히 돌아섰다.“나도 소만리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어. 암튼 일단 어서 병원으로 들어가자구!”모현의 품에 안겨 병원으로 들어간 소만리는 주차된 차에 앉아 있는 운전기사를 눈여겨보았고 모현이 그녀를 안고 병원 안으로 들어서자 눈을 치켜떴다.“아빠. 어깨 부축하지 않으셔도 돼요. 괜찮아요.”갑자기 소만리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듣고 모현은 멍하니 걸음을 멈추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소만리, 너 이거...”모현은 이해가 되지 않아 천천히 소만리의 어깨를 내려주었다.소만리는 병원 정문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제가 갑자기 병이 난 걸로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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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0장

”소만리?”기모진의 얼굴에는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그는 반사적으로 소만리를 향해 걸어가려 했지만 막 걸음을 디디려고 했을 때 자신의 다친 다리가 얼마나 아픈지 실감하게 되었다.기모진은 눈살을 찌푸렸고 소만리도 덩달도 눈살을 찌푸렸다.“모진!”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달려와 그의 허리를 감싸 쥐었고 하마터면 균형을 잃을뻔했던 그를 껴안았다.“소만리, 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기모진은 소만리의 턱을 치켜들고 눈을 내리깔았다.그의 눈동자에 비친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이 얼굴을 애틋하게 바라보았다.소만리는 고개를 저었다.“꿈꾸는 거 아니야. 모진, 나야.”기모진은 깊고 그윽한 눈을 들어 오로지 이 순간 소만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옆에 사화정이 서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할 정도였다.그는 눈앞의 그녀를 애틋하게 바라보다가 그녀의 입술에 머리를 숙이고는 깊은 키스를 했다.소만리는 어리둥절했지만 곧 본능적으로 눈을 감아 그의 부드러움에 답했다.이 장면을 지켜보던 사화정은 머쓱한 듯 돌아서서 문으로 걸어갔다.그녀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다가 소만리와 기모진이 다정하게 껴안고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우리 여보는? 우리 여보는 아래층에 있나? 남편 찾으러 가야겠다.”사화정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비록 바깥은 지금 흐린 날씨였지만 기모진은 마음에는 고운 햇살이 빛을 흩뿌리듯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그는 침대 옆에 앉아 소만리를 껴안고 자신의 품에 기댔다.따뜻한 햇살은 없어도 그의 가슴속에는 달콤한 온정이 흐르고 있었다.소만리는 옷을 많이 껴입지 않아서 어깨에 아직 다 낫지 않은 상처가 드러나 보였고 기모진은 안타까운 듯 바라보다가 상처에 입을 맞추었다.“소만리, 당신을 경연에게 맡길 날 원망하지 않아?” “당신이 날 위해 그랬다는 걸 알아. 내가 어떻게 당신을 원망하겠어?”소만리는 아름다운 눈을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그런데 당신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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