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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241 - Chapter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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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1장

경연은 무거워 보이는 손가방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도로 옆 강가로 향했다.다리 옆에 다다르자 그는 그 손가방을 던져버렸다.손가방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서히 가라앉았고 수면 위로 퍼지던 잔물결도 점차 잔잔해졌다.경연은 다시 차로 돌아와 여전히 잠들어 있는 소만리를 잠시 바라보다 액셀을 밟았다.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소만리는 잠에서 슬슬 깨어났다.그녀는 여전히 잠이 덜 깬 상태로 의자에 기대어 차를 몰고 있는 남자를 잠자코 바라보았다.“경연, 도대체 뭘 위해서 이렇게 해?”그녀는 입술을 살짝 열고 담담하게 물었다.“당신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항상 자신있게 말했잖아. 그런데 난 정말 당신이 하는 행동들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경연은 차고에 침착하게 차를 세우고 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여자는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사람은 돈을 좋아하듯이 남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 뭐라고 생각해?”그가 흥미로운 눈빛으로 이렇게 물으며 소만리의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경연은 또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아야 했다.소만리는 전화기 너머의 그 남자의 억양을 어렴풋이 들었다. 아마도 토마스라는 남자인 것 같았다.경연은 이야기를 나누며 남사택이 준 해독제를 집어 들고 집안으로 걸어갔다.소만리의 시선을 해독제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해독제가 아니라 희망이었고 기모진과의 미래였다.그녀는 경연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앞에 가던 남자가 돌아섰다.“커피 마시고 싶은데 한 잔 끓여 줄 수 있어?”소만리는 경연이 이렇게 말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왜냐하면 그녀가 계속 그를 따라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알았어. 바로 끓일게.”소만리는 대답과 동시에 부엌으로 향했다.경연은 소만리가 부엌으로 가서 커피를 끓이는 모습을 확인한 후에야 안심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러나 경연이 몸을 돌려 올라가자마자 소만리도 커피를 끓이는 척하던 동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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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2장

그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불쾌한 듯 몸을 옆으로 돌려 전화를 받고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가겠습니다.”그는 전화를 끊고 돌아서서 냉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만리에게 다가갔다.“나 일이 좀 있어서 나가, 당신 먼저 쉬어.”소만리는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있다가 경연이 차를 몰고 떠나는 소리를 듣고 바로 경연의 서재로 향했다.서재 문은 닫혀 있었지만 그들이 결혼할 때 경연이 그녀에게 서재 문의 비밀번호를 알려줬었고 소만리는 쉽게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금고로 걸어갔다. 서재 문 비밀번호와 같은 번호를 눌러 보았으나 실패했다.소만리는 잠시 실망한 표정으로 금고 앞에 서 있다가 경연의 컴퓨터에 흑강당에 관한 자료가 적지 않게 저장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녀가 막 컴퓨터를 켜려던 참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서 재빨리 서재를 나갔다.경연은 핸드폰으로 서재의 CCTV를 보다가 소만리가 허탈한 표정으로 자리를 뜨자 입술을 찡그리며 웃었다.그는 기모진이 수감된 곳에 가서 수의를 입은 채 제정신이 아닌 듯한 기모진을 보았다.경연은 거만한 자세로 병들어 가는 그의 모습을 흐뭇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의심할 필요 없어. 최종 판결은 반드시 사형이야.”경연은 가슴이 부풀어 올랐고 눈에서는 곧 승리를 거머쥘 듯 기쁨의 빛이 타오르고 있었다.기모진은 나른하게 벽에 기대어 빽빽이 들어찬 속눈썹 아래 그윽한 호박색 눈동자로 철문 밖에 서 있는 경연을 아무런 동요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IBCI 상관을 만나야겠어.”기모진이 요구했다. 경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은 만날 수 없어. 기모진. 당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가지고 영원히 이 세상을 떠나. 내가 당신 여자와 아이들 잘 돌봐줄게.”경연의 도발적인 언사가 떨어지자 기모진은 주먹을 불끈 지으며 날카로운 칼처럼 경연을 노려보았다.경연은 기모진의 날카롭고 사나운 눈빛을 무시하고 웃으며 기모진에게 다가갔다.“기모진, 당신은 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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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3장

기모진은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남자의 음흉한 말에 바로 돌아보았다.비가 많이 내리고 가로등 불빛도 희미했지만 그는 땅바닥에 흐르는 빗물에 피가 섞여 있는 것을 똑똑이 보았다.그가 핏자국을 따라 올려다보니 풀밭에 얼굴이 창백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그가 다가가서 상황을 보려는데 뒤에 있던 차가 재빨리 가버렸다.사방에는 기모진 혼자만 덜렁 남겨졌다.기모진은 망설임 없이 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자세히 살펴보니 이 젊은 남자는 전에 그를 체포하는 일을 맡았던 경찰이라는 것을 알았다.그는 사복을 입고 있었는데 아직 앳된 얼굴은 창백했고 몸에 몇 군데 칼자국이 있어 피가 흐르고 있었다.기모진은 손가락으로 그 경찰의 경동맥을 짚어보았더니 여전히 약하게 박동하고 있었다.사람이 아직 살아 있었다....이때는 이미 한밤중이었고 소만리는 혼자 침실에 누워 있었다.소만리는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창밖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기모진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서 더욱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소만리는 물 한 잔을 마시며 마음을 추스르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갑자기 방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보았다.경연이 외출할 옷차림을 하고 걸음을 재촉하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급하게 외출하는 걸 보니 분명 뭔가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었다.물을 마실 생각도 잊고 그녀는 바싹 그를 따라갔다.경연이 차를 몰고 나가는 것을 보고 소만리도 자신의 차를 타고 따라붙었다.지금은 비가 내렸고 또 심야시간이라 차를 부르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소만리는 가능한 한 이백 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경연의 차를 따라갔다.10여 분 후 경연의 차는 북구 개발 예정 공터에 세워졌다.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져서 소만리는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멀리 풀밭 옆에서 기모진이 우산을 쓰고 다친 남자의 곁을 지키며 구급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구급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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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4장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앳된 경찰이 갑자기 소리를 냈다.그는 떨리는 두 손을 들어 경연을 가리키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역시나 당신이 강연을 죽인 진범이었어. 기, 기모진은 당신한테 모함을 당한 거였어...”경연은 이 젊은 경관이 아직 숨을 거두지 않은 줄은 몰랐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경연은 오히려 더 광기 어린 웃음을 띠며 말했다.“그래, 나야. 강연을 죽이고 기모진에게 누명을 씌운 건 나야. 그런데 뭐, 그게 어때서? 진실을 알아낸 사람 여기 있어?”“당신...”분노에 찬 앳된 경찰은 두 눈을 부릅뜨고 의기양양해하는 경연을 가리키며 동료에게 알리려는 듯 핸드폰을 꺼내려고 했다.이를 본 경연이 아무런 표정 없이 앳된 경찰의 심장에 총을 겨누었고 방아쇠를 당겼다.경연의 위치를 찾던 소만리가 갑자기 ‘펑'하는 이 소리를 듣고 발걸음이 멈칫하며 심장이 불안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모진, 모진...”소만리는 자신도 모르게 기모진의 이름을 읊조렸다.그녀는 총소리를 난 곳을 찾아서 쏜살같이 달려갔다.겹겹이 쌓인 빗발 사이로 풀밭에 누워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한눈에 소만리의 눈 속에 들어왔다.그녀의 머릿속은 순간 까마득해지며 정신을 잃을 뻔했다.“모진!”소만리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지만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남자는 기모진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그녀는 어리둥절했다.그날 옥상에서 기모진이 강연의 살인범이라고 분석한 그 경찰인가?그가 여기서 왜 죽은 거지?이때 소만리는 경연의 음산한 목소리가 다른 쪽에서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기모진, 당신은 이미 물러설 곳이 없어. 경도 제일이라는 기 씨 집안 명성도 이제 당신으로 인해 끝이 날 거야. 경도 제일 황태자 자리는 이제 바뀌게 될 거라고!”“펑!”경연의 말소리와 함께 소만리는 또 한 번 총소리를 들었다.그녀는 일어서서 소리가 나는 자리로 달려갔다.그녀는 경연이 전방을 겨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전방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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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5장

기모진이 한 말을 듣고 소만리는 말문이 막혔다.밤바다처럼 깊고 차가운 그의 눈빛을 보면서 그가 한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녀를 화나게 만들어 떠나게 할 심산이었는지 그녀는 분간할 수 없었다.“어서 가. 당장!”기모진은 멍하니 서 있는 소만리를 보며 재차 강조했다.“모진?”“경연이 온갖 나쁜 짓을 하긴 했지만 단 한 가지 옳은 말을 한 게 있어.”기모진은 심호흡을 하고 팔을 에워싸는 욱신한 통증을 참으며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내가 잘못한 건 당신을 너무 아낀다는 거야.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당신을 사랑한 대가가 기 씨 가문을 모두 몰락시키는 거라면 그건 너무 참혹해.”소만리는 지금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어 의식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소만리, 나도 좀 지쳤어.”그는 갑자기 매우 피곤해하며 이렇게 말했다.“난 더 이상 당신 때문에 나 자신과 기 씨 집안 전체를 희생할 수 없어.”그는 말을 마쳤고 소만리의 시선은 빗물 때문인지 눈물 때문인지 흐릿해져 그의 윤곽이 부서지기 시작했다.그녀는 눈앞의 초췌한 얼굴을 헝클어진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당신도 가. 더 이상 날 위해 목숨 걸 필요 없어.”기모진은 얼굴을 돌리고 소만리를 보지 않았다.소만리는 입술을 꼭 깨물었고 가슴은 치명적인 아픔으로 굳어져갔다.그녀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에게 내몰리는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돌아섰다.그의 무심한 태도를 지켜보다가 소만리는 차를 타고 떠났고 그녀가 떠나자마자 경찰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도착했다.부상당한 앳된 경찰관은 즉시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경찰들이 황급히 도착해 보니 경연이 손에 피투성이가 된 기모진을 겨누고 있었다.“경연, 이게 무슨 일이에요?”선두에 오던 경찰이 물었다.경연은 독소에 시달려 안색이 말도 못 하게 나빠진 기모진에게 고개를 돌리며 경찰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기모진이 탈옥하는 과정에서 내 총을 빼앗아 그를 쫓던 사복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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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6장

경연이 거실에 들어서자 뭔가 날카로운 것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그는 곤혹스럽게 얼굴을 찡그리며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고 눈앞의 광경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소만리!”그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곤드레만드레 취한 소만리에게 달려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소만리는 그를 힘껏 밀쳐냈다.“상관하지 마!”그녀는 와인병을 들고 바로 고개를 젖히고 꿀꺽꿀꺽 병나발을 불었다.그녀는 아까 입은 옷차림 그대로였고 온몸이 축축하고 머리카락도 젖은 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기모진은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해? 왜?”소만리는 울면서 서운함을 터트렸다.“그 사람만 좋다면 그 사람을 위해 뭐든지 해줄 수 있는데. 한다는 말이 뭐, 피곤하다고?”소만리는 자조인 듯 경멸인 듯 넋두리를 늘어놓았다.“몇 년째야? 내가 이 남자를 사랑한 게 몇 년이냐고?”그녀는 스스로 물으며 눈물과 빗물에 얼룩진 젖은 눈을 들어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보고 있는 경연을 올려다보았다.“처음 봤을 때부터 그 사람을 좋아했고 몇 년 동안 만신창이가 되어 피를 흘리며 그 사람을 용서했는데. 결과는? 이게 뭐야. 허...”소만리는 씁쓸하게 자신을 비꼬며 쓴웃음을 지었다.“결국 당신들 남자의 마음속에는 가정보다 사회적 지위가 중요한 거지. 여자는 당신들 삶의 부속품일 뿐이고 명예, 권력, 지위야말로 당신들이 가장 원하는 거야. 그렇지?”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허탈하게 웃으며 경연을 바라보다가 다시 와인을 들이키려고 했다.경연은 소만리의 손에 든 와인병을 한쪽으로 집어 던졌고 흐느끼며 부서진 소만리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그의 두 눈썹은 깊게 잠겨 있었고 얼굴빛은 엄숙했다.“기모진이 당신을 그렇게 힘들고 아프게 했으니 당신은 결코 그 사람을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어.”“소만리, 이제 그 사람 생각은 그만하고 날 당신 마음속에 들어오게 해 봐. 내가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줄게.”“허, 허허허...”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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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7장

소만리의 이런 진지한 모습을 보고 경연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깊은 눈으로 소만리를 탐색하듯 훑어보았다.“상의하고 싶은 게 뭐야?”소만리는 살짝 눈을 내리깔고 뒤돌아 창가로 다가갔다.“어젯밤, 난 기모진의 매정한 모습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어. 아마 당신이 말한 게 맞을지도 몰라. 난 내려놓아야 해. 기모진과의 결혼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만의 애틋한 감정이었던 거 같아.”경연은 소만리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그래서 당신이 나와 상의하고 싶은 게...”“앞으로 그 사람에게 어떤 형벌이 내려질지 알 수도 없고, 만약 그가 정말 죽는다면 형 집행 전날만큼은 그가 고통스럽지 않길 바랄 뿐이야.”경연은 이제야 소만리의 뜻을 알아들었다.“기모진에게 해독제를 주라는 말이야?”“그래. 판결이 어떻게 되든 해독제를 줬으면 좋겠어.”소만리는 몸을 돌렸고 촉촉이 젖은 그녀의 가을빛 눈동자는 마치 엄청난 마력을 가진 듯 경연을 멍하게 만들었다.“내가 해독제를 얻으려고 당신에게 애걸복걸하며 만났다는 것을 알고는 그 사람은 고마운 줄도 모르고 차라리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죽을지언정 해독제 맞는 것을 원하지 않았어. 심지어 남은 해독제 세 개도 모두 버렸지.”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남자로서 강한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가 받아들이든 말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독제를 주고 싶어.”소만리의 말을 들은 경연은 침묵에 빠졌다.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가 금고로 가서 소만리 앞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해독제를 꺼내 소만리에게 건넸다.“가져가.”소만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경연을 바라보았다.“정말 나한테 주는 거야?”“당신이 그를 위해 마지막으로 해주는 일이니 나도 당신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경연은 다정하게 소만리를 바라보며 따뜻한 미소를 보냈다.소만리는 천천히 손을 들어 해독제를 받았다.“고마워.”소만리는 눈시울을 붉히며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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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8장

”소만리, 당신 뭐 하는 거야?”기모진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 물었다.“부부는 일심동체야. 당신이 죽을 때까지 이 지긋지긋한 독소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소만리는 이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주저하지 않고 기모진의 팔에 주사를 놓았다.그녀는 몸부림도 치지 못하는 남자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내일 재판이 열리는데 그게 우리들의 마지막이 아니길 바랄 뿐이야.”소만리의 말을 듣고 기모진은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그의 깊은 눈동자 속에 소만리의 슬픈 얼굴이 비쳤고 무슨 말을 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떠났다.소만리는 문밖으로 나오자마자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경연을 보았다.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차에 올랐다.경연은 소만리가 지금 우울한 기분이라는 것을 알고 소만리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그는 그녀와 집에 도착한 뒤 다정하게 그녀에게 커피 한 잔을 끓여주며 말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내일 나랑 같이 재판장에 가.”소만리는 커피를 받아들고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서재에서 뭐 좀 챙겨서 나 좀 나갔다 올게.”경연이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그가 방금 위층으로 올라갔을 때 테이블 위에 놓인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소만리가 핸드폰을 보니 아무런 발신자 정보도 뜨지 않았다. 그녀는 별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다.저쪽에서 외국 억양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내일 오후 2시 경도 폐선착장에서 내 사람들이 물건을 받으러 갈 거예요.”소만리가 이 말을 듣고 담담하게 대답했다.“네, 그렇게 전해드리겠습니다.”갑자기 저쪽에서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당신 누구야?”“현재 그의 결혼 증명서에 있는 아내입니다만.”소만리의 대답에 상대방은 안심한 듯 말했다.“아, 그럼 잘못 기억하지 말라고 좀 전해주세요.”“네, 그럴게요.”소만리는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연이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그는 테이블 위의 핸드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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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9장

소만리의 핑크빛 입술이 살짝 올라갔고 맑고 예쁜 눈동자에 훤칠하고 잘생긴 그의 모습이 비쳤다.기모진은 한정수량 맞춤양복을 입고 검은색 셔츠에 와인색 넥타이를 매고 우아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이틀 전의 피폐하고 초췌한 모습에 비해 오늘 그의 컨디션은 매우 좋아 보였다.어떠한 모욕적인 눈길에도 의연한 그의 단아한 자태는 온몸에 잠재되어 있던 매력을 아낌없이 자유자재로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형 집행을 위한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범죄자라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심판하려는 패기 있는 재판장 같았다.경연은 이런 기모진의 모습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기모진의 현재 이미지가 아무리 좋아도 카리스마가 아무리 강렬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증거가 확실한 살인 사건에 대해 그가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경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아무 표정 없는 기모진을 향해 비열하게 웃었다.그는 마치 이미 승리를 거머쥔 것 같았다.이 판결이 내려지면 기모진이라는 인물은 경도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경도에서의 기 씨 집안 지위는 몰락하게 될 것이다.이렇게 되면 경 씨 집안이 명실상부 경도 제일 명문가가 되는 것이다.그의 이름이 드높이 알려지며 모두들 우러러볼 것이다.다가올 눈부신 순간들을 생각하니 경연의 입가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점점 퍼졌다.소만리는 경연의 얼굴에서 환하게 퍼지는 미소를 바라보며 조용히 시선을 거두고 정면을 주시했다.방청석도 이제 거의 꽉 찼을 즈음 판사가 입장하였고 정식 개정이 선언되었다.기모진이 강연을 살해하고 탈옥한 두 가지 사건에 대해 심문이 시작되었다.그 호텔 여종업원과 당시 복도를 지나던 젊은 커플이 모두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피고인석에 있던 기모진을 보며 여종업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발언을 했다.“맞아요. 기모진이에요. 당시 제시간에 객실에 가서 손님들에게 음식을 배달했는데 문을 들어서자마자 바닥에 피투성이가 된 여자가 누워 있었고 기모진 혼자 있었어요.”젊은 커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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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장

그는 그윽한 눈으로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하고 싶은 말 없습니다.”기모진의 반응이 사람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기모진, 하고 싶은 말이 없다면 그럼 죄를 인정하는 겁니까?”“증언과 물증이 다 있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사람을 죽인 거로군.”“예전에 저 사람을 존경하고 우러러봤었는데 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방청석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다 기모진의 범행을 인정하는 분위기였고 인터넷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소만리는 주변에 있던 위청재와 기종영을 바라보았다.두 부부는 모두 눈썹을 찡그렸고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모진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지? 우리 모진이가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가 있어!”위청재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흥분하고 있었다.기종영도 눈썹을 찡그렸다.“일단 흥분하지 마. 모진이 하지 않았다면 가만히 앉아서 죄를 뒤집어쓰고만 있지 않을 거야.”“정숙하세요.”판사는 망치를 두드리더니 뒤이어 어젯밤 경찰관이 살해된 사건을 언급하며 증인을 불렀다.그런데 증인은 바로 경연이었다. 방청석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경연,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말해 보세요.”검찰 측이 안내했다.증인석에 앉아 있는 경연은 늠름하고 정의로운 모습이었다.네티즌들은 잘생기고 기품 있는 데다가 IBCI의 최고 행정 지휘관으로 정의와 진실을 대변하고 있다고 하나같이 경연을 칭찬하기 바빴다.어떤 사람들은 기모진이 경연과 비교도 안 된다고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고 경연이야말로 경도 최고 명문 귀공자라며 추켜 세웠다.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경연이 어떻게 소만리처럼 이익만 보고 의리를 망각한 이혼한 여자를 아내로 삼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경연은 인터넷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사람처럼 기모진을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어젯밤 갑자기 IBCI 내부로부터 기모진의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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