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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1231 - 챕터 1240

2479 챕터

1231장

”여온아!”강자풍 역시 이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주저하지 않고 몸을 날렸다!“어머! 아이가 떨어졌어!”“여기 28층인데 떨어지면 몸이 남아나지 않을 거야!”옆에 있던 기자들이 다들 놀라 충격에 휩싸였지만 한편으론 이 순간을 포착하느라 바빴다.이때 전광석화와 같은 바람이 소만리 옆을 스쳐 지나갔다.그 ‘바람'은 그녀에게 익숙한 기운을 풍기며 좌중을 휩쓸고 지나갔다.소만리는 기모진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는 쏜살같이 그녀의 곁을 지나갔고 그녀를 위험한 곳에서 밀어내면서 아이와 함께 덩달아 훌쩍 뛰어내렸다.“아!”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이렇게 몸집이 큰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주저하지 않고 뛰어내리는 것을 보고 완전히 충격에 휩싸였다.한쪽으로 밀려난 소만리는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모습을 정신을 놓고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녀의 심장을 때리는 아픔을 느꼈다.그녀의 모든 감각과 의식이 한꺼번에 그녀의 몸에서 흩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모진...”그녀는 멍한 눈으로 기모진의 이름을 불렀고 눈가에 가득 찬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소만리는 자신도 황급히 뛰어가려고 발을 내디뎌 보았지만 두 걸음만 걸어도 두 다리에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누나!”강자풍이 그녀를 부축했다.소만리의 창백한 얼굴과 당황한 눈빛을 보며 강자풍은 그녀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그러지 마. 날 떠나지 마. 모진, 여온아...”소만리는 텅 비어버린 옥상 모서리를 바라보며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경찰도 한참을 멍하니 넋을 잃고 나서야 서둘러 기모진이 뛰어내린 자리로 가서 아래를 바라보았다.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무사한 두 사람을 보게 되었다.“사람 안 떨어졌어!”“기모진이다!”“기모진? 당장 경찰 배치하고 체포할 준비해!”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갑자기 그녀의 세계에 다시 빛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그녀는 이미 자신의 부상은 잊은 채 위험을 무릅쓰고 옥상 가장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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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2장

기여온은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위기도 의식하지 못했다.그저 이렇게 기모진을 집중해서 똑바로 쳐다볼 뿐이었다.“여온아, 아빠가 잘못했어. 정말 미안해. 아빠가 여온이를 사랑하지 않는 척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 아빠에게 여온이는 유일한 공주야. 아빠가 평생 목숨 바쳐 우리 작은 천사 여온이 사랑하고 지켜낼 거야.”기모진의 말이 떨어졌을 때 그가 꼭 잡아당기고 있던 난간이 갑자기 헐거워졌다.기여온의 몸이 오십 센티 정도 아래로 떨어졌고 기모진의 어깨도 그만큼 아래로 기울어졌지만 그는 손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 움켜쥐었다.소만리는 언제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철렁 내려앉는 가슴을 부여잡고 괴로워하고 있었다.그녀는 관계자의 구조를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갑자기 손을 뻗어 기모진의 팔을 잡아당겼다.“소만리, 뭐 하는 거야? 얼른 손 놔. 만일 난간이 헐거워지면 당신도 나와 끌려 내려갈 거야!”기모진이 격앙된 목소리로 엄중하게 말하며 소만리의 행동을 말렸다.그러나 그녀는 이를 악물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꿋꿋이 남자와 아이를 내려다보았다.“그럼 같이 떨어지면 되지. 당신과 여온이를 잃으면 나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소만리!”“더 이상 나 말리지 마!”소만리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모진, 당신이 있는 곳이 내 집이야.”“소만리...”기모진은 이미 소만리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아울러 강자풍도 와서 그의 손을 잡아주는 것을 보았다.“다들 아무 일 없을 거야!”강자풍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고 불만스럽게 돌아보며 기모진을 체포하려는 사람들을 재촉했다.“빨리 사람을 구하지 않고 뭐해요? 사람을 잡아서 자신의 실적만 세우려 하는 거예요? 그게 국민을 섬기는 겁니까?”강자풍의 말을 듣고 있던 주변 경찰들은 서둘러 움직였지만 기모진에 대한 감시도 늦추지 않았다.그들은 이미 기모진을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모두 배치했다.그런데 기모진은 지금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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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3장

소만리는 경찰이 이때를 틈타 기모진을 체포할 줄은 몰랐다.그의 손목에 채워진 은빛 수갑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눈앞이 캄캄해졌다.기모진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경찰이 이끄는 대로 옥상으로 올라왔다.기모진이 올라온 순간 기자들은 미친 듯이 카메라를 그에게 겨누었다.경도 제일의 명문가 자제 기모진이 살인죄로 체포되었다.이런 체포 현장은 인터넷에서 클릭 수를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기자들에겐 놓칠 수 없는 것이었다.기모진은 옆에 서서 눈썹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소만리를 바라보았고 그녀에게 다른 말은 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깊이 바라보기만 했다.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감지할 수 있었다.“기모진, 저희와 함께 가시죠. 우리가 조사해 보면 당신이 결백한지 아닌지 다 밝혀지겠죠. 철수!”경찰은 기모진을 경찰서로 데려가려고 했다.기모진도 지금 다시 도망가고 싶지 않았고 돌아서서 끌려 가기 전에 소만리를 다시 돌아보았다.소만리는 일부러 냉담하게 눈을 떼고 다시는 그를 보지 않았다.기모진은 오히려 회심의 깊은 미소를 띠었고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 보였다.다만 그가 두어 발자국도 가지 못했을 때 갑자기 총총총 작은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들었다.그가 돌아보니 기여온이 이미 그의 곁으로 달려와 있었다.기모진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이가 그에게 달려와 옷자락을 잡아당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여온아.”그는 몸을 구부리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엄마랑 같이 집에 가 있어. 아빠는 지금 여온이랑 같이 갈 수 없어.”미안한 듯한 기모진의 표정을 보고 기여온은 눈살을 찌푸리고 진지하게 기모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기모진의 옷자락을 힘껏 잡아당기며 함께 집으로 가자는 말을 하는 듯했다.그러나 기모진은 지금 이 상황에서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여온아, 아빠가 약속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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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장

소만리는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옆에 있는 경연을 바라보았다.경연은 사랑스러운 듯 소만리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모든 사람의 얼굴을 마주 보며 소만리의 어깨를 감쌌다.물론 그의 이런 행동은 기모진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었다.그는 기모진에 대한 승리의 기쁨을 남몰래 표출하고 있었고 당당하게 소만리를 안고 보란 듯이 그 자리를 떠났다.기모진이 딸을 구하려고 나타나 붙잡힌 일은 삽시간에 알려졌다.소만리가 옥상에서 기모진에게 몰인정한 말을 내뱉으며 경연을 따라간 것도 다 알려졌다.그러나 그녀는 인터넷에 떠도는 온갖 욕설과 비난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경연을 따라 그들의 신혼집으로 돌아온 소만리는 총탄 냄새가 배어 있는 경연의 양복을 손에 넣을 기회를 노렸다.하지만 경연은 소만리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항상 그녀와 함께 있었고 거실의 TV를 켜놓고 뜨겁게 보도되고 있는 기모진의 체포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었다.“기모진이 결국 여자와 아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줄은 몰랐어.”경연은 흡족한 듯 입꼬리를 잡아당겨 시원하게 웃으며 옆에 앉은 소만리를 바라보았다.“당신도 대단해. 지조 없는 여자라는 더러운 오명을 뒤집어쓸지언정 기모진의 목숨을 위해 기꺼이 이런 연극을 해서 나를 만족시키다니 말이야.”경연의 말을 듣던 소만리는 갑자기 쓴웃음을 지으며 피곤한 듯 소파에 기대어 공허한 눈빛으로 먼 곳을 주시하며 말했다.“난 정말 그와는 인연이 없는지도 몰라.”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눈가에 고인 눈물을 떨구었다.“그 사람이랑 여러 번 헤어졌고 지금까지 편안하게 함께 한 적이 없어. 난 그저 평온한 삶을 갈망했을 뿐인데 왜 항상 이렇게 힘든 걸까?”경연은 소만리가 갑자기 이런 감정을 드러내고 눈물을 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안타까운 듯 손을 들어 살며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따뜻하게 그녀를 위로했다.“둘이 어울리지 않는데 왜 굳이 함께 있어야 해? 감정이란 것이 결혼에 꼭 필요한 요소인 것은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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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5장

아이의 작은 입에서 외친 이 두 글자가 시간을 멈춰버린 것 같았다.소만리와 기모진은 동시에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지금 이 순간 들은 이 말을 믿기 어려웠다.기모진은 더욱이 자신이 지금 환각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의심까지 했다.그의 어린 공주가 그를 아빠라고 불렀던가?어리둥절한 표정의 기여온은 아무 반응도 없이 꼼짝 않고 서 있는 기모진을 올려다보았고 빽빽이 들어찬 속눈썹을 살짝 들었다 놓더니 이내 맑은 아이의 눈동자엔 쓸쓸함이 감돌았다.“아빠.”기여온은 입을 벌리고 다시 소리쳤다.여리고 청량한 아빠라는 말이 또렷하게 기모진의 귓가로 파고들었다.이 순간 그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 그것은 환각이 아니었다.기모진은 갑자기 몸을 웅크리고 앉아 앞에 있는 작은 인형 같은 얼굴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여온아.”그는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두 손을 들어 여온의 희고 깨끗한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여온아, 우리 여온이 말할 줄 아는 구나. 아빠라고 부를 줄 알아.”그의 마음이 사무치도록 벅차올라서 말소리마저 떨릴 지경이었다.그의 딸 여온이 말을 할 줄 안다!오랜 세월을 기다린 후에야 드디어 그는 ‘아빠'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기모진은 자신을 아빠로 받아들인 기여온의 마음을 느꼈다.그 모습을 보는 기여온의 얼굴에도 점차 달콤한 미소가 번졌다.다만 아이는 아빠의 눈이 왜 붉어졌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아빠가 울어? 왜 울지?기여온은 큰 눈을 깜빡이며 하얗고 보드라운 작은 손을 내밀어 기모진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살짝 닦았다.그녀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고 귀여운 보조개는 쓸쓸하고 차가웠던 기모진의 마음을 달콤하고 따뜻하게 치유해 주었다.“기모진, 면회 시간이 이미 지났습니다.”교도관이 재촉했다.기모진은 이 순간 아이를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결국 손을 놓아야만 했다.그러나 그가 손을 놓자 기여온의 입술 양쪽에 있던 보조개도 함께 흩어졌고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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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6장

소만리도 어쩔 수 없었다. 아마 지금 딸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기모진밖에 없는 것 같았다.그녀는 기여온을 기 씨 본가로 돌려보낸 후 즉시 경연의 집으로 돌아왔다.경연이 집을 비우고 없자 소만리는 즉시 침실로 와서 옷장에 있는 그 양복을 가져가려고 했다.이것은 경연이 강연을 죽였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소만리는 얼른 옷장 문을 열었지만 옷장 안은 텅 비어 있었다.경연이 한 발 먼저 옷을 수거해 버린 걸까?소만리는 마음이 심란해서 급히 여기저기 뒤지기 시작했다.한바탕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녀는 옷방에 다시 가보려고 방문을 나섰는데 마침 위층으로 올라오는 경연과 정면으로 마주쳤다.경연은 소만리가 뭔가 황급한 기색을 보이자 방안을 들여다보며 물었다.“왜 그래? 뭘 찾고 있었던 거야?”“아들이 만들어준 장미 모양 배지 하나가 없어졌어.”소만리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돌아와서 다시 찾아봐.”경연은 갑자기 소만리의 손목을 잡아당겼다.“나 당신을 데리고 내 부모님 집에 가서 저녁 같이 먹으려고.”소만리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 상황을 거절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경연을 따라 들어갔다.경 씨 집 대문에 들어서자 소만리는 온몸이 불편해졌다.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경연의 부모님을 보며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안부를 물었다.“소만리 그럴 필요 없어. 우리가 당신 시부모 될 자격이 어디 있어.”경연의 부모는 한껏 비꼬며 말했다.“우리 경연이가 제정신인지 아닌지 모르겠군. 이런 시끌시끌하고 위태로운 시기에 널 데리고 집에 오다니!”경연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내가 한 말에 상당히 동의했고 소만리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경연을 설득했다.“경연, 너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기모진도 배신할 수 있는 이런 여자를 데려오다니! 아침저녁으로 남자들 바꿔가며 다른 남자 따라가는 이런 여자는 인생의 고난을 절대 함께 할 수 없어! 이 여자는 절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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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7장

경연은 천천히 소만리의 앞으로 다가갔다.잿빛 눈동자에 짙은 소유욕이 뿜어져 나왔다.그의 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소만리의 셔츠 단추 하나를 풀었다.소만리는 침착하게 손을 들어 차갑고 냉담한 눈빛으로 경연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 위층으로 걸어갔다.경연은 힘없이 뿌리쳐진 자신의 손을 거둬들이며 당당하고 우아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속에는 그녀에 대한 감정이 점점 커져 사모하는 빛이 더욱 짙게 드리워졌다.소만리는 방으로 돌아와 얼른 샤워를 하고 경연이 만진 옷을 갈아입었다.욕실을 나온 후 소만리는 다시 그 양복의 행방을 찾아보려고 서재 문 옆을 지나는데 경연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미스터 토마스, 이것이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에요.”가격?비즈니스 얘기인가?소만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서재를 바라보았다.경연은 창가 앞에 서서 한 손을 주머니에 꽂고 있었다.남 앞에서 보이던 겸손함과 점잖은 귀공자의 모습은 없었고 도도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자태였다.경연이 아버지의 일을 도와 회사 일을 처리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소만리는 돌아서서 발걸음을 옮겼다.그러나 두 걸음 가다가 그녀는 경연의 입에서 강어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들었다.소만리가 벽에 기대어 자세히 들으니 경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미스터 토마스. 당신은 잘 모르는 게 있어요. 강어는 이미 죽었고 만약 당신이 물건을 예정대로 손에 넣고 싶다면 이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강어가 살아있었더라도 그가 당신에게 이 가격을 줬을 거라고 확신해요.”경연은 나지막이 미소를 지었다.“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어요. 단지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흑강당은 아직 해체되지 않았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내가 얻게 해 줄 수 있다는 거죠.”경연의 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깜짝 놀랐다.흑강당이 아직 해체되지 않았다고?그렇다면 경연이 흑강당을 접수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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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8장

방금 경연이 한 말을 생각해 보니 소만리는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아니었어. 강어도 이 사람의 하수인이었을 뿐이야...”“누구랑 통화해?”경연이 갑자기 나타나 소만리가 통화하는 것을 중간에 끼어들었다.핸드폰을 손에 쥔 소만리는 천천히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남자를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이어갔다.“그래, 다음에 내가 여온이 데리고 나갈게. 그때 만나자. 내가 얘기 안 한 게 있어.”소만리는 담담하게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경연이 의심스러워하는 눈빛을 하고 자신을 보자 소만리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설명했다.“강자풍인데 얘가 여온이 좋아하잖아. 여온이 괜찮냐고 물어봐서 말해줬어.”경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소만리는 이 남자가 자신을 의심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어쨌든 그녀는 이미 경연의 신분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그녀는 경연이 왜 이렇게 기모진을 죽음으로 몰고 가려는지 점점 알 것 같았다.이 남자는 세상 다정하고 온화하고 점잖아 보이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진짜 모습은 전혀 예상치 못한 두려움을 일으킬 것이다.소만리는 경연의 집에서 별일 없이 이틀을 보냈다.인터넷상에서는 아직도 그녀와 경연에 대한 이야기들로 떠들썩했고 소만리는 법원으로부터 기모진이 강연을 살해한 사건으로 이미 법정 준비를 시작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경연이 외출한 틈을 타 소만리는 기 씨 본가에 들렀다.위청재가 마침 집을 비워서 소만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위청재는 분명 화가 나서 그녀에게 마구 욕을 퍼부었을 것이다.그녀는 세 아이를 만났다. 그런데 기여온이 예전보다 더 침울해 보이는 것 같았다.기여온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고 그림만 그리고 있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이 집으로 돌아와야만 이 아이의 상처가 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위청재가 돌아오기 전에 소만리는 기 씨 본가를 떠났다.그녀가 경연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경연도 이미 집에 들어와 있었다.소만리가 밖에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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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장

마주 걸어오는 남자를 보고 놀란 소만리는 핑크빛 입술을 벌린 채 남자에게 입막음을 당하고 말았다.남자는 여세를 몰아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안고 재빨리 그녀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경연과 생김새가 외국인 같은 남자는 담장 뒤에서 당황하며 걸어 나왔다.뒤따르던 부하들이 손전등을 들고 주위를 비추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몸을 구부리고 깡통을 밟으며 그들을 향해 야옹야옹 울고 있었다.“미스터 토마스, 고양이예요.”부하가 앞으로 나아가서 그 작은 길고양이를 걷어찼다.남자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경연과 함께 돌아섰다.소만리는 큰 나무 뒤에 서서 방금 일어난 일을 똑똑히 보았다.그녀는 이 고양이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것을 고맙고 다행스럽게 생각했다.하지만 죄 없이 발길질을 당해 내동댕이 처진 길고양이를 보고 있으니 그녀는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 우선 이 고양이부터 데리고 돌아가.”뒤에서 허스키한 목소리가 어깨를 타고 넘어왔다.소만리는 몸을 돌려 희미한 달빛이 스며든 눈앞의 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왜? 당신 여기 어떻게 왔어?”“지금 설명할 시간 없으니 먼저 돌아가 있어. 여긴 너무 위험해.”남자는 재차 돌아가라고 재촉했고 숨이 거의 멎을 것 같은 고양이를 재빨리 소만리에게 건네주었다.“어서 가.”“안 돼. 난 당신을...”“가라구!”남자는 목소리를 낮추며 매우 엄중한 어조로 명령했다.고양이를 안은 소만리는 뒤돌아서는 남자를 바라보았다.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녀는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그 자리를 떠나서도 소만리는 시종일관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그녀는 섣불리 다시 가볼 수도 없었다.고양이를 동물 병원에 입원시키고 나서야 소만리는 경연이 먼저 집으로 들어올까 봐 걱정되어 서둘러 경연의 집으로 향했다.다행히 그녀가 도착했을 때 경연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마음이 복잡한 마당에 소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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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0장

그녀는 눈을 들어 담담한 표정의 경연을 바라보다가 점점 눈시울을 붉혔다.“실형을 받게 되면 나한테 해독제 줄 수 있어? 그 사람이 죽더라도 독소를 지닌 채 죽는 걸 원하지 않아.”소만리의 눈에는 애원하는 빛이 가득했고 눈을 가득 맴돌던 눈물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흘러내렸다.경연은 소만리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경연, 당신이 기모진을 도와 진범을 찾아내지 못하고 해독제도 줄 수 없다면 내가 여기 남아 있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그녀가 말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일어나려고 했다.그러자 두 걸음도 가지 않아 경연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판결이 내려지고 만약 기모진이 사형선고를 받으면 해독제를 줄게.”경연은 내키지 않는 듯한 말투였지만 결국 주기로 약속했다.소만리가 떠나려던 발걸음을 천천히 멈추고 얼굴을 문 쪽으로 돌렸다.눈물이 촉촉이 가득 매운 그녀의 두 눈에 한 줄기 빛이 비쳤다.“나랑 계속 같이 저녁 먹어. 당신은 이제 내 부인이야.”경연의 요구하는 말투가 횡포에 가깝게 들렸다.소만리는 그 자리에 서서 몇 초 동안 머뭇거리다가 다시 돌아와 앉았다.“내일 남사택한테 데려다줄게.”경연은 티슈를 들고 소만리에게 건네며 말했다.“당신이 기모진 때문에 우는 거 다시 보고 싶지 않아.”“내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인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소만리는 불쾌한 눈빛을 가득하고 당당하게 경연을 마주 보았다.그는 입술을 들썩이며 말했다.“그가 다시는 당신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없을 거야.”소만리는 경연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을 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날 아침, 경연은 약속대로 소만리를 데리고 남사택을 만나러 갔다.소만리는 도중에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가 남사택의 실험실로 왔다.남사택은 조수에게 흰 고양이 한 마리를 들고 오라고 했다.이 고양이는 금방이라도 숨이 가빠 죽을 것 같았다.남사택은 고양이를 실험대에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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