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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211 - Chapter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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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장

”경찰?”소만리는 가슴이 불안하게 두근거렸고 즉시 기모진을 먼저 안에 숨게 했다.“딩동 딩동!”초인종 소리가 계속 울렸고 소만리는 기모진의 행적이 발각될까 봐 걱정이 되었다.주저 없이 바로 화장실로 들어간 소만리는 가발에 물을 적시고 샤워 가운을 대충 걸친 뒤 큰 수건을 집어 들고 샤워하고 머리를 닦는 시늉을 하며 방문을 열었다.“왜 이렇게 늦게 열어요?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요?”젊은 경찰이 불만스러운 투로 질문했다.소만리는 일부러 귀찮은 듯 머리를 숙인 채 자신의 모습을 감추며 나른하게 말했다.“경찰 아저씨. 샤워하고 있는 거 안 보이세요? 뭐가 그리 급해서 이래요?”경찰은 방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앞방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해 이 층 객실은 전부 당분간 투숙이 불가능하니 당장 정리하고 나가요.”“그럼 어떡해요? 남자친구랑 방금 왔는데.”소만리는 못마땅한 척 반박했다.경찰은 귀찮은 듯이 말했다.“가라고 하면 그냥 어서 가요. 경찰 업무 방해하면 문책당하는 거 몰라요?”“알았어요. 그럼 옷 좀 갈아입고 바로 나갈게요.”소만리는 일부러 불쾌한 듯 퉁명스럽게 문을 닫았다.문이 닫히자 소만리는 샤워 가운을 벗고 수건을 내려놓고는 기모진에게로 돌아갔다.그녀는 단호하게 그의 손을 잡았다.“모진, 당신이 여기 남아서 단서를 찾으려고 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금 나가지 않으면 경찰들이 당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기모진은 소만리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의견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소만리, 당신 말 들을게.”그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미리 준비한 선글라스를 낀 채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고 한참 열애 중인 커플처럼 서로 착 붙어서 방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근처 객실을 뒤지던 경찰은 소만리와 기모진의 뒷모습을 보다가 당혹스러워하며 말했다.“아까 그 단발머리 여자 남자친구가 콘돔 사러 나갔잖아. 왜 또 나왔어?”다른 동료도 이상하게 여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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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장

”헉.”기모진은 갑자기 브레이크를 홱 밟았고 의식을 잃을 것 같아 겨우 사람이 없는 밭 옆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온 힘을 다해 소만리를 안아 내려줬다.소만리는 찌를 듯한 굉음을 내는 브레이크 소리를 들으며 사실 뭔가 이상이 있음을 알아차렸다.역시나 두 발이 땅에 닿자마자 기모진은 갑자기 심하게 기침을 했고 그의 얼굴은 끔찍할 정도로 창백해졌다.“모진, 왜 그래!”소만리는 애가 타서 그를 꼭 껴안았다.기모진은 소만리에게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녀를 살짝 밀쳤다.“소만리, 저기 좀 떨어져 있어.”그는 힘겹게 말을 하면서 몸을 돌렸다.그러나 두 걸음도 못 가서 그는 힘없이 손을 뻗어 길가의 큰 나무를 잡았다.“모진!”소만리는 그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두고 그에게서 떨어질 수가 없었고 달려가 그를 꼭 껴안았다.“모진, 왜 그래? 어디가 아픈 거야? 말해 봐!”급격하게 창백해져 오는 남자의 얼굴빛을 보며 소만리의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고 눈물이 흘러내려 가슴에 아프게 떨어졌다.기모진은 밀려오는 심한 통증을 애써 참았지만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기침을 막을 수는 없었다.그는 걷잡을 수없이 심하게 기침을 했고 심장에 둔탁한 통증이 전해지면서 모든 의식을 잃을 것 같았다.“모진, 도대체 왜 그래. 모진. 날 놀라게 하지 마!”소만리의 목소리가 떨렸고 더욱 쩔쩔매며 남자를 껴안았다.“모진, 당신 내 곁에서 절대 떠나지 않는다고 약속했잖아. 당신 괜찮을 거야. 모진!”소만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 또렷하게 들렸고 기모진은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손을 들 힘조차 없었다.소만리는 당황했고 눈물이 방울져 기모진의 손등에 뜨겁게 떨어졌다.“모진, 제발, 날 떠나지 마. 제발...”기모진은 소만리에게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을 열려고만 하면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그의 기침 소리 하나하나가 너무나 무거운 돌덩이처럼 소만리의 가슴을 쳐내리는 것 같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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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장

소만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기모진의 시선이 닿는 먼 곳을 바라보았다.여름 햇살 아래 파도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고 짭짤한 바다 내음도 풍겨왔다.여기는 사월산, 그들이 처음 만나 사랑을 꽃피운 곳이다.“소만리, 다음 생애도 당신 손을 잡고 해변을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때는 당신 모습 꼭 기억할게. 다시는 다른 사람을 당신으로 착각하지 않을 거야. 다시는 당신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말야.”소만리는 기대와 미안함이 가득 담긴 남자의 말을 듣고 울면서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모진, 난 다음 생 같은 거 싫어. 이번 생에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그녀는 갑자기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모진, 당신한테 아무 일도 없을 거야!”기모진은 이 말을 들었을 때 그날 밤 병원에서도 소만리가 이런 말을 했던 것이 떠올랐다.그는 지금도 심장이 고통스럽게 아팠고 숨결도 미약해서 그녀의 몸에 기대어 진정시킬 수밖에 없었다.그 순간 기모진은 소만리가 그녀의 가방에서 시약통과 주삿바늘을 꺼내는 것을 보았다.왠지 이 장면은 예전에도 보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소만리는 해독제를 주사기에 넣은 후 기모진의 팔을 잡고 정맥을 찾아 주저하지 않고 주사를 놓았다.기모진은 차가운 액체가 온몸을 관통해 번지는 것을 다시 느꼈고 뒤이어 따라온 형언할 수 없는 따끔따끔함이 느껴졌다.그는 있는 힘껏 통증이 사라지기를 참고 기다렸다.서서히 통증이 사라지자 심장이 한결 덜 아프고 숨쉬기도 훨씬 수월해졌다.소만리는 점차 나아지는 기모진의 얼굴빛을 보고 주삿바늘을 옆으로 놓아두고 그를 꼭 껴안았다.“모진, 걱정하지 마. 난 절대 당신이 날 떠나가게 하지 않을 거야. 당신과 더 많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낼 거고 꼭 그랬으면 좋겠어.”“소만리, 도대체 이게 뭐야?”기모진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앉았고 그제야 흐느끼는 소만리의 얼굴을 어루만질 힘이 났다.“당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해독제야.”소만리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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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장

기모진은 해독제를 버리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해변으로 걸어갔다.소만리는 온 힘을 다해 그를 끌어당기며 그에게 달려갔다.“기모진, 난 당신 여자일 뿐만 아니라 당신 아내야! 내가 당신 아내라구! 알겠어?! 남편을 위해서 아내가 희생하는 게 어때서! 하나도 억울하지 않아!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그녀는 목이 쉬도록 있는 힘을 다해 그를 향해 소리쳤고 결국 힘이 빠져 호흡이 심하게 떨려서 낮은 목소리로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기모진은 붉게 물든 소만리의 눈을 바라보며 손가락 마디마디 힘을 주어 주먹을 불끈 쥐었다.“기모진, 당신이 기어이 해독제를 바다에 던져버리겠다면 내가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게 될 거야!”“소만리!”“당신이 해독제를 던지면 나도 바다에 뛰어들 거야!”소만리의 눈빛이 강하게 기모진을 쏘아보았다.기모진은 소만리의 눈에서 강인한 결심을 보았다.소만리는 기모진이 이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에게 말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더 이상 숨길 방법이 없었다.소만리는 자신의 감정이 너무 복받친 탓에 주변에 놀고 있던 관광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아차렸다. 기모진의 얼굴이 너무 눈에 띄어서 소만리는 다른 사람들이 그를 알아볼까 봐 걱정되었다.“모진,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 어디 다른 데 가서 얘기해.”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잡고 돌아섰다.하지만 남자는 고집 센 아이처럼 소만리의 손을 놓고 혼자 걸어갔다.고집스러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만리의 마음이 쓰라려왔다.그때 강자풍이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어와 무슨 일이 생겼냐고 물었다.소만리는 강자풍에게 호텔에 가지 말라고 했고 호텔에서 있었던 사실을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기모진을 뒤쫓았다.“모진, 내가 당신을 속이고 경연을 만난 것 때문에 화난 거야?”기모진은 눈앞에 눈시울이 붉어진 아름다운 눈을 바라보며 힘없이 눈을 내리깔았다.“내가 당신의 지고지순한 희생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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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장

기모진의 말은 맞지만 소만리는 요즘 경연에게 너무 오랫동안 끌려다녀서 어떻게 자신이 주도권을 가져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소만리, 날 꽉 안아. 꼭 잡아.”기모진의 자신만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만리는 그를 꼭 껴안았다.“모진, 당신 아까 그렇게 괴로워했는데 오토바이 탈 수 있겠어?”“아까 그렇게 힘들었던 건 오토바이를 탔기 때문이 아니야.”기모진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그럼 왜 그런 거야? 모진, 지난 반년 동안 도대체 당신 어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소만리의 물음에 기모진은 잠시 멈칫하는 것처럼 보였다.그는 소만리에게 대답은 하지 않고 손잡이를 돌려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경연은 IBCI 본부로 돌아왔다.그는 상급 부서의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한 수사국 간부에게 기모진이 경도에서 사람을 죽인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말했다.게다가 상급자에게 기모진을 해임하도록 하고 경도의 경찰이 기모진을 잡는 것에 IBCI가 협조하도록 요청했다.상급자들은 이 일을 주의 깊게 신경 쓰겠다며 경연에게 직접 기모진을 잡는 임무를 부여했다.그야말로 경연이 매우 원하던 임무였다.이렇게 하면 기회를 봐서 기모진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기모진만 제거한다면 그는 더 이상 뒷걱정 없이 안심하고 그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IBCI 본부를 빠져나온 경연은 F 국 안에서 흑강당의 가장 은밀한 지하창고로 슬그머니 찾아갔다.창고 문을 열려면 비밀번호가 필요했는데 이것은 그와 강어 두 사람만이 알고 있었다.강어는 이미 죽었고 이제 이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은 경연이 유일했다.경연이 창고에 들어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물건들을 바라보았다.그의 눈 속에 엄청난 야망과 거만함이 자신감을 앞세운 채 이글거리고 있었다.“기모진, 당신이 IBCI에 가입해서 흑강당에 성공적으로 잠입해 강어와 강연 두 남매에 대한 범죄 증거를 확보하면 흑강당을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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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장

강연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 호텔방 주변에는 이미 경찰들이 철수한 상태였다.기모진은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소만리의 손을 잡고 방문 앞으로 왔다.“모진, 방문이 잠겼는데 어떻게 들어가지?”소만리가 걱정하며 묻자 기모진은 미리 준비한 만능 마스터키를 꺼내 쉽게 문을 열었다.강연이 피를 많이 흘렸는지 사건이 발생한지 며칠이 지났지만 진동하는 피비린내가 소만리의 코끝을 자극했다.그날의 상황을 말해주듯 구불구불 사방으로 튀어 있는 핏자국을 따라 소만리는 강연이 쓰러진 자리를 확인했다.기모진은 커튼을 친 다음 불을 켜고 소만리와 함께 현장에 남아 있는 증거를 찾기 시작했다.소만리도 사실은 짐작하고 있었다.애초에 경연이 소만리를 카페로 불러내 해독제를 가져가게 하였고 다시 전화해서 기모진에게는 이 호텔 방으로 불러들인 건 분명 누명을 씌우기 위한 경연의 계략이었다.그때 갑자기 호텔방에 음식을 들고 나타난 여종업원조차 경연이 주선했을 것이다.경연은 미리 이 방 앞으로 코스요리를 불렀고 기모진이 이 방에 들어간 후 때마침 여종업원이 현장을 목격하게끔 만든 것이다.공교롭게도 복도 CCTV도 고장이 나 있었다.이 남자의 계략은 매우 치밀했고 하나하나 모든 동선과 알리바이를 철저하게 계산한 것이었다.소만리는 경연이 정말 이렇게 빈틈없이 계획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그녀는 가방에 휴대하고 있던 조그마한 손전등을 꺼내 강연이 쓰러진 부근을 자세히 살펴보았다.경연이 왔었고 강연과 접촉한 적이 있다면 그는 반드시 무언가를 남겼거나 가져갔거나 했을 것이다.하지만 소만리는 뭔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있었다.“모진, 그 총 말이야. 왜 거기서 당신 지문이 나왔지?”“그건 간단해. 경연이 내가 접촉한 물건들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그 물건에 있던 내 지문을 탁본하면 되는 일이야. 경연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야.”기모진은 이미 꿰뚫고 있었다.소만리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경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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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장

기모진은 걸음을 멈추고 빙그레 웃고 있는 소만리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그가 서서히 뭔가 짐작을 하기 시작했고 그려놓은 듯 짙고 올곧은 두 눈썹을 점점 찡그렸다.순간 표정도 무거워졌다.“난 동의 못 해.”그가 아예 거절했다.소만리는 갑자기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 아직 말도 안 했어.”“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난 알아.”기모진의 눈에 똑똑하고 지혜로운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소만리, 난 동의 못 해.”그의 표정이 더욱 굳어지며 재차 강조했다.소만리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사라졌다.“모진, 난 당신 아내잖아. 내가 당신을 위해 뭔가 할 수 있게 해 줘. 두 눈 버젓이 뜨고 내 남편이 누명 쓰는 꼴을 볼 수 없어.”기모진은 소만리에게 다가갔다.“당신이 내 아내이기 때문에 남편인 나는 당신이 나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게 할 수 없어.”“내가 하고 싶어.”“난 싫어.”“...”소만리는 말문이 막혔고 이 세상에서 그녀보다 더 고집이 센 사람이 기모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어쩔 수 없이 그녀는 그를 따라 호텔을 나섰고 그들은 아이들을 보러 기 씨 집으로 가려고 했지만 기 씨 본가든 새집이든 이미 누군가가 감시하고 있을 거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소만리와 기모진은 신분증 등록이 필요 없는 허름한 여인숙에 방을 하나 잡았다.지금 그들에겐 여기가 딱이었다.두 사람은 좁은 욕실에서 각각 샤워를 한 뒤 테라스에 나란히 서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고요한 밤빛 아래 별빛이 속삭이며 그들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이 밤, 모든 것이 평온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어깨에 기대었다. 따뜻하고 포근한 그의 품이 그리웠다.“모진, 당신 그거 알아? 처음에 당신과 결혼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내가 얼마나 미친 듯이 기뻐했는지. 평생 당신과 부부가 된다는 건 내 평생 가장 큰 행운이었어.”그녀는 지난날을 되돌아보았다. 가슴 시린 여정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오히려 풋풋함과 달콤함만 남아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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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장

경연의 길고 가는 손가락이 선을 휙 그어 전화를 받자마자 저 너머에서 저돌적인 소만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경연, 나 좀 만나.”“지금?”경연이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였다.“그래. 지금. 좀 만나야겠어.”소만리의 말투는 매우 침착했다. 경연은 궁금해졌다.“당신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게.”“아니야. 내가 그쪽으로 갈게.”경연은 이 상황을 즐기는 듯 재미있어하며 다른 뜻을 품고 말했다.“그럼 우리 신혼집으로 와. 기다릴게.”그들의 신혼집?소만리는 주먹을 꽉 쥐었다.마음속에 그를 향한 혐오감과 거북스러움이 끓어올랐지만 오늘 밤 그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다.전화를 끊은 경연은 통화기록 속 소만리의 이름을 바라보며 그녀가 지금 보자고 하는 의미가 뭘까 추측했다.소만리가 기모진 때문에 살인범을 도운 혐의를 받고 경찰의 추적 대상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경연도 알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소만리가 그를 만나자고 하는 것이다.십여 분 후 경연은 공항에서 자신의 신혼집으로 도착했다.거실에는 그와 소만리의 웨딩 사진이 걸려 있었다.그가 웨딩 사진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보고 있는데 등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경연이 뒤를 돌아보고 소만리를 본 순간 그의 갈색 눈동자에 놀라움이 가득 들어찼다.소만리는 갈아입을 옷도 없었고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었는지 낮에 입었던 옷차림 그대로였다.“당신 이런 섹시한 옷차림 정말 매력적인데.”경연의 칭찬은 나름 진심이었다. 확실히 경연은 소만리에 대해 호감이 가득했다.하지만 소만리는 그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았다.“경연, 난 내 남편을 구하러 왔을 뿐이야.”“응?”경연은 웃으며 눈썹을 가다듬었다.“그래서 이런 한밤중에 날 찾아온 거야?”“그래.”소만리는 돌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남사택은 기모진의 몸속 독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해독제를 반드시 가지고 있을 거야. 그걸 갖고 싶어.”경연이 소만리에게 다가가자 훤칠한 몸집이 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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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장

소만리의 대답과 그녀의 눈에 서린 자신감은 경연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순간 강렬한 좌절감이 그를 덮쳤다.그는 검은 눈썹을 추스르며 침착하게 자신을 보고 있는 소만리를 똑바로 쳐다보았다.그는 확실히 어떤 여자에게도 이런 패기를 본 적이 없었다.소만리가 이미 결혼한 적이 있었고 아이까지 있는 여자였지만 경연은 그녀에게 이끌릴 수밖에 없는 매력을 느꼈다.지금도 뭔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종잡을 수 없는 마력 같은 것이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와 그를 사정없이 이끌어버렸다.하지만 경연에게는 기모진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설마 그가 정말 한 여자 때문에 이런 절호의 기회를 헛되이 놓치겠는가?아니다.경연은 마음속으로 웃었다.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기모진도 반드시 죽이고 소만리도 차지할 것이다.“경연, 어떻게 생각해? 내 남편 구해줄 거야, 말 거야?”소만리가 침묵을 깨고 따져 물었다.경연이 입꼬리를 치켜세우며 즐거운 듯한 눈빛을 반짝였다.“소만리, 기모진을 위해서라면 당신 뭐든 할 수 있잖아?”“그럼, 기모진이 무사하기만 하다면.”소만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경연은 겁 없이 덤비는 소만리를 짐짓 놀라며 바라보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당신의 결심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어?”소만리는 경연이 말하는 뜻을 알아듣고 그를 마주 보며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움츠리지 않고 꼿꼿이 섰다.그녀는 손을 뻗어 크로스백을 잡아 바닥에 내던지고 상의의 어깨 끈을 미끄러뜨렸다.옷을 벗으려고 하자 경연은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소만리, 언젠가 당신 스스로 기꺼이 내 여자가 되어줄 날이 올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고.”그는 자신감이 가득 찬 눈으로 말했다.“남사택이 기모진의 몸속 독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해독제를 연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성분들이 너무 귀해서 줄지 말지는 당신 하기에 달렸어.”소만리의 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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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장

기모진은 단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다. 그런데 텅 빈 옆자리를 만져보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소만리?”그는 좁은 방 안에서 소만리를 찾아보려 했지만 방안 어디에도 그녀는 없었다.그가 대충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내려와 프런트 데스크에 가서 물어보려고 하자 사장님이 기모진에게 메모지 한 장을 건넸다.“멋쟁이 아저씨. 이제 일어나셨구나. 한밤중에 여자친구는 먼저 갔어요. 이 쪽지를 주라고 하면서.”한밤중에 갔다고?기모진은 이미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고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으며 서늘해져 왔다.메모지를 열어보았더니 단 여섯 글자만이 눈에 들어왔다.“기모진, 사랑해.”기모진은 소만리의 아름다운 필체를 보았고 여섯 글자가 그의 동공에 깊이 파고들어 가슴에 새겨졌다.그 순간 그는 어젯밤 소만리가 한 말이 떠올랐다.: “모진, 나 경연이 자기 입으로 순순히 자백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어.”그래서, 이 바보야. 당신은 나의 결백과 위태로운 나의 목숨을 위해 경연을 찾아간 거야?이런 짐작이 들자 기모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소만리, 왜 이렇게 아직 바보 같아?난 당신이 이렇게 희생할 만큼 가치가 있는 사람이 못 돼.기모진은 즉시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면서 길에 오가는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했다.그러나 전화는 통화 중이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자신의 번호를 해킹했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그래서 더욱 걱정이 되었다.그는 소만리가 반드시 계획적으로 경연에게 접근해 아주 지혜롭게 스스로를 보호할 것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가 상대하는 사람은 경연이었다.경연은 피도 눈물도 없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냥이 같은 사람이었다!기모진은 경연을 찾아가기로 결심했고 한 상가 현관문 앞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소만리를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소만리 아냐? 왜 경연이랑 같이 있어?”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걸음을 멈추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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