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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201 - Chapter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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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장

성난 눈빛으로 가득 찬 경연을 보고 강연은 그제야 경연이 진심으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이렇게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깊은 어둠과 공포를 내뿜고 있는 경연의 얼굴을 보고 강연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경연, 왜 나를 죽이려 하는 거야? 난 당신한테 아무런 원한이나 감정이 없어. 당신은...”“당신 같은 멍청이는 이 세상에 살지 말아야 해.”경연이 차가운 말로 강연의 마음을 내리쳤다.“...”“강연, 그날 당신한테 물었었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서 경도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는지 아냐고. 지금 내가 말해주지. 그건 나 때문이야.”“뭐, 뭐라구?”강연이 놀라며 유유히 말을 하고 있는 경연을 바라보았다.“당신이라고? 어떻게 당신이 그럴 수 있지? 당신과 기모진이 손잡고 날 잡아들이고 또 날 풀어줬다고? 허! 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믿을 것 같아!”강연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경연이 IBCI의 신분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갑자기 강연은 겁내지 않고 오히려 손을 들어 경연이 그녀의 이마에 대고 있던 총구를 밀치며 붉은 입술을 들썩이며 웃었다.“경연, 날 겁줄 필요 없어. 당신은 날 죽일 수 없어.”강연은 자신만만하게 말을 이었다.“당신은 IBCI 멤버이자 고위 지휘관이야. 당신은 매사에 민중의 이익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당신이 어떻게 날 죽일 수...”“아.”총알은 소음기를 통과해 작은 소리를 내며 강연의 종아리를 단번에 관통했다.“아!”날카로운 통증을 느낀 강연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녀는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고 온몸이 어두운 그림자로 둘러싸인 듯한 이 남자를 돌아보았다.“경, 경연, 너...” 경연은 발을 내디디며 까무러친 강연에게 다가갔다. 인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냉담한 말을 내뱉었다.“만약 당신이 오늘 이렇게 이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강어와 함께 죽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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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장

어쩐지, 어쩐지...강연은 이제야 마침내 이해가 되었다!어쩐지 강연이 소만리를 괴롭힐 때마다 강어한테 그렇게 호되게 야단을 맞았더라니.알고 보니 그게 다 경연의 명령이었다!경연은 소만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강연이 소만리를 찾아가 계속해서 괴롭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강연이 계속 소만리를 찾아가 괴롭히면 경연의 계획이 엉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경연은 강어에게 거듭 여동생 관리를 제대로 하라고 경고했던 것이다!“허, 허허, 허허허...”강연은 미친 사람처럼 웃었다.“이렇게 된 거였구나. 결국 이렇게 될 거였어!그녀는 갑자기 머리를 번쩍 들어 탄환을 장전하고 있는 경연을 바라보았다.“경연, 너 정말 깊숙이 숨어서 개입하고 있었구나!”“당신 같은 사람들은 너무 어리석어.”경연은 대수롭지 않은 듯 가볍게 웃으며 총으로 강연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남사택이 당신들을 위해 일하는 줄 알아? 당신 두 남매의 머리로 흑강당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 치욕적인 경연의 말을 듣고 강연은 이를 악물었다.“경연, 네가 지금 날 죽인다면 당신도 발을 뺄 수 없게 될 거야!”“흥.”경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듯 웃으며 일어나 강연의 심장에 총구를 들이대었다.“강연, 기억해. 널 죽인 것은 내가 아니라 기모진이야. 사랑하고도 절대 네 것이 될 수 없었던 남자, 기모진이라구.”뭐?강연이 경연의 말을 이해하기도 전에 ‘펑'하고 총알이 그녀의 심장을 관통했다.강연은 순식간에 온몸이 굳어졌고 두 눈을 동그랗게 든 채 모든 감각을 잃고 피바다를 이룬 땅바닥에 쓰러졌다.경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유유히 총에 묻은 지문을 깨끗이 지운 다음 바닥에 던졌고 핸드폰을 꺼내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었다.소만리는 기 씨 본가로 가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경연에게서 전화가 왔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경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일 나 IBCI 본사로 돌아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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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장

기모진은 흩어져 있는 핏자국을 피해 이리저리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가까이 가져갔다.아무 동요 없는 평온한 심장이 이 여자가 그의 아내 소만리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듯했다.그가 소만리의 뒷모습을 잘못 볼 리가 없다.기모진이 다가가 보았더니 창백한 얼굴의 강연이 시야에 비쳤다.그는 놀라지는 않았지만 밀려오는 당혹감은 어쩔 수 없었다.강연은 분명히 F 국 감옥에서 복역하고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여기에 죽어 있을 수 있지?”그는 손을 뻗어 강연의 경동맥을 짚어보았다. 이미 뛰는 느낌이 없었다.그녀는 이미 죽었다.기모진은 곧 경연과의 통화를 떠올렸다. 역시나 이건 함정이었다.그는 더 이상 머무르지 않고 문을 향해 걸어가다가 화장실을 지날 때쯤 일부러 한 번 흘끗 보았다.그의 가슴 속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다시 솟구쳤다.소만리, 당신 어디 있어? 왜 당신 핸드폰은 꺼져 있는 거야?기모진이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할 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고 여종업원이 코스요리를 들고 들어오다가 기모진과 마주쳤다.여종업원은 잠시 동안 기모진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바닥에 흩어진 피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는 여자의 모습을 힐끗 보고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그릇들을 모두 바닥에 떨어뜨렸다.“아! 사람을 죽였어!”“살려주세요!”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방을 뛰쳐나갔고 마침 복도를 지나던 커플이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듣고 여종업원이 가리키는 방을 들여다보았다.마침 그들은 기모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혹시 기모진 아니세요?”“그 기모진이 사람을 죽였다고?”그 커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한달음에 스위트룸 안으로 들어와 상황을 목격하고는 모두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선명한 붉은빛이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정말 섬뜩했다.놀란 커플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도착해 현장 상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인터넷에는 이미 각종 검색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기모진의 이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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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장

”당신 정말 괜찮아? 지금 혼자 있어?”기모진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물었다.소만리가 얼른 대답했다.“응. 나 지금 운전해서 집에 가려던 참이었어.”그녀의 대답을 듣고 기모진은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그래, 그럼 얼른 집에 와. 기다릴게.”전화를 끊은 후 소만리는 뭔가 자꾸 찜찜한 생각이 들었다.기모진이 갑자기 왜 이렇게 긴장한 걸까?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그때 핸드폰에 몇 가지 메시지가 연이어 들어왔고 소만리가 자세히 살펴볼 겨를도 없이 예선한테서 전화가 왔다.예선의 말투는 기모진보다 더 다급해 보였다.“소만리, 이게 정말이야! 기모진이 강연을 죽였어?!”소만리의 신경이 쭈뼛거렸고 그녀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예선아, 그게 무슨 말이야?”“너 아직 인터넷 뉴스 못 봤어? 이미 여기저기 쫙 퍼졌어.”예선은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난 강연 그 여자가 이미 F 국 감옥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녀가 풀려났었다니. 그 여자는 이미 죽었어야 하는데. 암튼 그런데 기모진이 이렇게 강연을 죽이면 자기도 감옥에 들어가게 될 텐데. 어떻게 된 거야? 왜 기모진은 그렇게 충동적이야?”소만리의 머릿속이 정신없이 윙윙 울렸다.그녀는 이미 전화기 너머 예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했고 집중할 수도 없었다.강연은 확실히 경도에 있었다. 소만리도 이미 그건 알고 있었다.그날 강연을 만났을 때 소만리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이 일었고 그 악독한 여자를 죽이고 싶었다.그러나 설마, 기모진도 강연이 경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걸까?기모진, 당신 충동적으로 저질러버린 거야?소만리는 너무나 당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다가 겨우 핸드폰을 들었다.기모진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뉴스 알림이 파도처럼 계속 밀려왔다.그녀는 닥치는 대로 기사를 눌러보았다. 예선이 말한 내용이 보였다.강연이 경도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죽었다. 총을 세 발이나 맞았으며 심장을 겨눈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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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장

기모진의 이 말은 확실히 소만리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그녀는 그렇게 긴장하고 불안하지는 않았지만 당혹스럽기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기모진에게 그 말의 의미를 더 자세히 물어보고 싶었지만 경찰은 곧장 집으로 들어와 기모진에게 다가왔다.“기모진, 당신은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됩니다. 지금 즉시 우리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해 주십시오.”맨 앞에 선 경찰은 표정 하나 없는 얼굴로 기모진에게 수갑을 채우려 했다.“당신들과 함께 수사에 협조할 수는 있지만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런 식으로 날 데려갈 수 없어요.”기모진은 수갑을 한 번 힐끗 보고는 순순히 문쪽으로 걸어갔다.“모진!”소만리가 뒤쫓아가자 기란군과 기여온도 따라왔다.기모진은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뒤따라오는 아이들을 보았다.그는 소만리를 향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소만리,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 절대 당신 혼자 어두운 밤을 맞이하게 하지 않을 거야.”그의 눈동자에 흐르는 깊고 두터운 사랑을 느끼며 소만리의 눈가가 뜨거워졌고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당신 올 때까지 집에서 기다릴게.”기모진은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고 돌아서기 전에 기여온이 큰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살짝 미소 지었다.여온아, 아빠가 무사히 돌아와서 널 오래오래 지켜줄게...기모진은 처음 경찰서에 온 것도 아니어서 이른바 강압적인 수사 협조에도 끄떡없이 침착하게 임했다.“기모진, 피해자 강연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어요.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경찰이 물었다.“해명할 게 없어요. 내가 방에 들어갔을 때 이미 죽어 있었거든요.”기모진은 솔직하고 담담하게 대답했다.경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당신 이전에 강연과 연인 사이 아니었나요?”이 질문에 기모진은 눈썹을 찡그렸고 이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아내 소만리 외에 나한테 다른 여자는 없어요.”“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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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장

소만리는 증오에 가득 찬 눈으로 경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인터넷에 있는 그 뉴스들 당신이 폭로한 거야?”“솔직히 말했을 뿐이야.”경연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기모진은 확실히 강연과 연인 사이였잖아, 안 그래?”“입 다물어!”소만리는 경연의 말을 막아서며 말했다.“경연, 기모진이 왜 경연과 그렇게 가까이 있었는지 당신도 알고 나도 알아! 내 남편이 IBCI를 위해 어떤 희생을 치렀는데 당신 입에서 감히 그런 말을 뱉어! 당신 양심도 없어?”경연은 소만리의 질책하는 말에 대수롭지 않은 듯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여기서 나를 욕해봐야 뭐해. 어서 가서 기모진한테 좋은 변호사나 붙여줘.”경연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소만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현장에 남아 있는 지문을 채취한 결과가 나오면 기모진은 절대 죄를 벗을 수 없어. 사람을 죽였으면 죗값을 치러야지. 내가 당신한테 준 해독제도 이제 기모진을 구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군.”은은한 달빛 아래 경연의 웃음은 유달리 기괴하고 음침해 보였다.경연이 분명 무슨 속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그가 홀연히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소만리의 머릿속에 갑자기 한 줄기 빛이 스쳐 지나갔다.경연이 방금 뭐라고 말했지?그 해독제를 아무리 그녀에게 줘도 기모진을 구할 수가 없다고?경연은 기모진이 어차피 나을 수 없다는 걸 알고 그렇게 순순히 해독제를 한 상자씩이나 그녀에게 준 것이었다.경연!처음부터 모진을 감옥에 보낼 생각이었군!그래서 함정을 파놓고 뒤집어씌운 거야?!소만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바로 경찰서로 들어가서 기모진에게 보석 신청하러 왔다고 말했다.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었고 소만리도 절차에 따라 보석 신청을 했기 때문에 경찰도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기모진은 경찰서에서 나온 후 그의 깊은 눈으로 소만리를 바라보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소만리, 결국 나 때문에 당신을 걱정하게 만들었어.”“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당신은 내 남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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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장

경찰은 손에 든 두 건의 서류를 보여주며 표정 없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우리는 이미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어요. 기모진이 강연을 살해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고 지금 정식으로 그를 체포하러 왔습니다.”“기 부인, 우리 일에 협조해 주시죠.”“말도 안 돼! 기모진이 사람을 죽일 리 없어!”위청재가 갑자기 아래층으로 뛰어내려왔다.“당신들 분명히 잘못 알고 있는 거야. 이 증거 문제 있어!”“증거는 모두 법의학자와 화학실험사의 검증을 거친 것으로 허위 조작될 가능성은 절대 없습니다.”경찰은 단호하게 말했고 이어서 계속했다.“그리고 우리는 살인에 대한 상세한 익명 자료를 입수했어요. 우리는 기모진이 충분한 살해 동기를 가지고 있었고 범행 시간에 그 자리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도 확보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 남겨진 총에서 기모진의 지문이 발견되었다는 겁니다.”기모진의 지문이 발견되었다고?소만리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믿어지지가 않았다.하지만 경찰은 소만리에게 물었다.“기 부인, 경연의 생일날, 기모진이 경연과 말다툼을 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때 기모진이 경연을 총으로 겨눈 적 있어요?”갑자기 그 일을 언급하자 소만리는 그날 경연이 꾸민 일을 떠올렸다.소만리는 해명했다.“내 남편은 IBCI 요원이고 그것은 남편이 합법적으로 배당을 받은 총이었어요.”“기모진이 총을 배당받은 일을 인정하시는군요.”경찰이 일부러 소만리에게 덫을 놓은 것 같았다.“기 부인, 제가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날 기모진이 손에 들고 있던 그 총이 오늘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었어요.”“...”이 순간 모든 일이 경연의 계획이라는 것을 소만리는 확신했다.강연은 경연에게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소만리는 기모진이 경연의 희생양이 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이 사건은 경연이 비열하게 꾸민 짓이었지만 그것을 증명할 증거가 없었다.“기 부인, 어서 기모진을 불러오시죠. 당신과 기모진이 집으로 들어오는 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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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장

경찰들이 즉시 밖으로 뛰쳐나와 소리가 나는 방향을 살폈다.소만리도 따라나갔는데 침실 아래 풀밭에 부서진 화분이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반면 베란다의 창문은 열려 있었고 가벼운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고 있었다.“기모진이 창문에서 뛰어내려 도망갔을 가능성이 크니 당장 쫓아가!”앞장선 경찰관이 부하에게 명령을 했다.소만리는 베란다를 바라보았다.기모진에게 이 정도 점프할 능력은 있다고 믿었지만 설마 이렇게 ‘부주의'하게 화분을 떨어뜨렸을까.말없이 이런 생각을 하던 중 소만리의 곁눈에 훤칠한 모습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그녀의 눈에 한 줄기 빛이 번쩍이며 순간 반짝이는 두 눈망울이 공기 중에서 서로 교차했다.소만리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대문을 나서는 기모진을 보았다.그녀는 성큼성큼 걸어가 일부러 경찰들 앞을 가로막았다.“기 부인, 당신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경찰은 증거를 중시합니다.”“하지만 증거가 조작될 가능성도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그때 제가 어떻게 3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겠어요?”“...”경찰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소만리 사건 당시에도 관여한 적 있는 경찰이어서 지금 뭐라고 반박하기도 어려웠다.다만 주의를 주었다.“기 부인, 당신이 규율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 믿어요. 만약 기모진에게서 연락이 온다면 당신이 제일 먼저 저희에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어찌 되었건 이건 살인 사건입니다.”“나도 진상이 곧 밝혀지리라 믿어요. 너무 늦지 않게 밝혀졌으면 좋겠어요.”소만리의 눈에는 확고한 신념이 배어 있었다.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는 절대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경찰이 떠난 후 입구에 있는 기자들도 위청재에게 모두 쫓겨났다.소만리는 침실로 돌아와 침대 옆에 힘없이 털썩 앉았다.텅 비어버린 큰 집을 마주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마음도 텅 비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모진...”약지의 반지를 만지작거리던 소만리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내가 당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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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장

소만리가 저항하며 발버둥 치려 할 때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려왔다.“쉿, 나야.”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더니 남자는 곧이어 소만리를 끌고 큰길로 나갔다.미행하는 사람들을 따돌렸다고 확신한 남자는 그제야 길가에서 택시를 불러 소만리를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차에 올라타서 소만리는 앞에 있는 얼굴을 확인하며 다소 실망했다.“네가 나한테 메시지 보낸 거야?”그녀는 마음속으로 당연히 기모진이 보냈다고 생각했다.강자풍은 소만리의 눈 속에 비친 실망감을 보고 웃음이 나는 듯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말했다.“누나 실망했어?”그가 웃으며 물었다. 보아하니 이미 강연이 살해된 일을 아는 듯했다.강자풍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소만리는 그의 시선을 담담하게 받으며 말했다.“강연의 죽음은 애석해할 가치도 없어. 미안하지만 내 심정은 그래. 그렇지만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내 남편이 절대 사람을 죽였을 리가 없어.”“누나가 이렇게 말할 줄 알았어.”강자풍은 마치 예상한 듯 말했다.“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혈육이 죽었어. 누나, 내가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낙담하는 강자풍의 말에 소만리는 눈살을 찌푸렸다.“강자풍, 나랑 이런 말 하자고 불러낸 거야? 아니면 네 누나를 위해 복수할 생각인 거야?”강자풍은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이미 말했잖아. 나한테 그런 누나는 없다고.”그는 여전히 강연의 지난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나 한숨을 쉬며 한탄하였다.“그런데 강연이 물보다 진한 내 혈육이라는 것을 나도 부정할 순 없어.”강자풍은 소만리를 바라보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누나, 강연을 용서해 줄 수 있을까?”“그녀는 이미 죽었어. 따지고 싶어도 따질 수 없는 일들이 많아. 그렇지만 결코 용서할 수는 없어.”소만리는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고 눈빛은 차가워졌다.“난 기모진과 몇 년 동안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모든 것을 강연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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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장

”...”소만리는 강자풍이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을 알고 있었고 기자들과 경찰들이 자기 커플을 힐끔 쳐다보는 것을 보았다.강자풍은 일부러 자신의 몸으로 소만리를 막아 그들이 못 보게 한 뒤 그녀를 끌어안고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소만리는 어깨에 걸쳐진 강자풍의 팔을 되돌려 놓으며 말했다.“강자풍, 네가 이런 연극까지 해서 날 여기로 데려온 이유가 뭐야?”“소만리.”기모진의 깊고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가 갑자기 귀 뒤에 들려왔다.소만리는 어리둥절해하다가 곧 돌아섰다.소만리는 꿈에서도 잊지 못할 잘생긴 이 얼굴을 보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모진.”기모진은 다정하게 웃으며 앞으로 나가 소만리를 품에 안고 부드럽게 달래었다.“걱정 마. 난 괜찮아.”소만리는 아무 말없이 기모진의 품에 안겨 든든하고 따뜻한 그의 온기를 느끼며 안정감을 찾았다.이를 지켜보던 강자풍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웃었다.“임무 완료.”강자풍이 돌아서서 방 문으로 다가간 후 언론과 경찰이 아직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이 들으라는 듯 불평 섞인 투로 말했다.“아, 콘돔을 깜빡할 뻔했다. 나 편의점 좀 다녀올게.”그는 듣기에 아주 합리적인 핑계를 대고 방을 나가며 소만리와 기모진에게 둘만의 시간을 주었다.강자풍은 기모진이 절대 강연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고 믿었다.비록 강자풍은 줄곧 자신에게는 이런 누나가 없다고 말했지만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다.강연이 이렇게 살해당한 이상 그는 어쨌든 뭐라도 해야 한다.방 안.소만리와 기모진은 한참을 끌어안고 나서야 서로를 애틋하게 풀어주며 눈을 맞췄다.소만리의 옷차림과 가발을 보고 기모진은 오히려 그 상황이 재밌다는 듯 말했다.“내 아내가 이렇게 야하게 차려입을 걸 본 적이 없었는데 강자풍 그 자식이 이런 재미를 보다니, 그지?”소만리도 그제야 자신의 차림새를 살펴보았다.전에 한 번도 입은 적 없는 이런 짧은 핫팬츠 차림이 그녀도 어색했지만 이 모두가 기모진을 만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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