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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1191 - 챕터 1200

2479 챕터

1191장

이 시각 소만리는 차를 타고 진 대장님의 팔순 잔치가 열리는 호텔로 향했다.호텔 화장실에 들어가 드레스로 갈아입은 뒤 아무렇게나 머리를 묶었다.그녀는 화장도 하는 둥 마는 둥 겨우 스니커즈를 신고 화장실을 나왔다.경연의 전화가 다시 걸려오자 소만리는 짜증스럽게 받았다.“나 이미 도착했어.”“도착했어?”경연은 의외인 듯 말을 이었다.“그럼 거기서 기다려. 나도 곧 갈게.”“도착하면 나한테 알려 줘.”소만리는 냉담하게 전화를 끊고 연회장으로 향했다.그녀는 긴 복도를 걷는 동안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소만리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소만리는 걸음을 떼었다가 갑자기 홱 뒤돌아섰다.안전 계단 입구를 지날 때 과감하게 몸을 돌려 미닫이문을 확 열었다.“아!”입구에 숨어 있던 여인은 소만리가 갑자기 들어올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그녀의 머리가 문에 부딪히자 고통스럽게 소리를 질렀다.소만리는 기세등등하게 여자의 손목을 움켜잡았다.“또 너야. 도대체 너 누구야? 왜 날 미행하며 뒤쫓는 거야?”“소만리, 당신은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네가 무너질까 봐 내가 겁나잖아!”여자는 비꼬며 소만리를 위협했고 갑자기 소만리를 힘껏 밀치고 도망치려고 했다.소만리는 망설임 없이 발을 뻗어 여자의 발을 걸었다.“아아!”여자는 소만리의 발에 걸려 넘어졌고 발을 헛디뎌 계단 아래로 비명을 지르며 굴러떨어졌다.소만리는 자신의 행동이 다소 과격했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여인의 최근 행동을 돌이켜보면 오히려 자신이 한 행동은 너무 가볍게 느껴질 정도였다!여온을 납치하고 기모진의 생명을 위협한 이 여자에게 무슨 이유로 자비를 베풀어야 한단 말인가!만약 할 수만 있다면 소만리는 이 여자를 칼로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여자는 중심을 잃고 굴러떨어져 고통스러워하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비록 다리 부상이 완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니커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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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2장

”마지막으로 이 뺨은 내 남편을 괴롭힌 대가야!”“...”“강연! 넌 정말 죽어야 해!”소만리의 분노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고 그녀는 강연의 목을 조르며 손가락 사이의 힘을 강하게 조였다.강연은 괴로워하며 기침을 하려고 입을 벌렸고 얼굴은 빨갛게 부풀어 올랐다.그러나 소만리는 추호도 손을 놓을 생각이 없었다.“괴로워? 죽음을 목전에 둔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아? 남을 괴롭히는 게 넌 그렇게 즐거워? 지금 괴롭힘 당해 보니까 어때? 어떤 기분이 드냐구? 통쾌해! 기분 좋아!”“소만리... 너, 컥컥!”“너 같은 인간을 풀어주다니? 허.”소만리는 힘없이 웃었고 눈 속에 불타오르던 열기가 갑자기 식어버렸다.“만약 법이 널 제재할 수 없다면 내가 직접 나서서 내 아이와 가장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복수할 거야.”“...”소만리의 목소리는 힘없이 떨어졌지만 기세는 여전히 대단했다.그녀의 눈빛은 더욱 냉혹해졌고 걷잡을 수 없이 손가락을 조여 강연에게 더할 수 없는 질식의 고통을 느끼게 했다.강연은 소만리의 눈에 핏빛 서린 살의를 보고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그동안 그녀는 줄곧 은밀히 소만리를 미행하고 관찰하여 서서히 소만리를 죽이려 했다!그러나 소만리에게 이렇게 역으로 당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강연은 자신에 대한 소만리의 분노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소만리의 눈은 진심으로 살기가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던 중 갑자기 안전 계단 입구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어두컴컴한 빛 아래 훤칠한 남자의 모습이 소만리의 시야에 들어왔다.“소만리.”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소만리는 살짝 쳐다보았다.강연은 이 틈을 타 소만리의 손을 뿌리쳤다.“콜록콜록!”강연은 상기된 얼굴로 거칠게 기침을 했고 급히 손잡이를 잡고 허둥지둥 뛰어 내려갔다.소만리가 쫓아가려 하자 경연의 목소리가 넘어왔다.“소만리, 어디 가? 지금 나랑 같이 들어가야 해.”그의 목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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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3장

소만리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의 감정을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다.기모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녀의 복잡하고 괴로운 심경이 한순간에 어루만져지는 듯했고 심장 박동도 이 남자의 등장으로 편안하고 가볍게 진정되었다.그러나 경연은 소만리의 심정과는 정반대였다.경연이 막 사람들 앞에서 소만리를 자신의 아내로 소개하려고 했을 때 뜻밖에도 기모진이 나타난 것이었다.기모진의 차가운 시선이 경연을 스쳐 소만리를 향했다.어느덧 그의 섬세한 눈썹 사이에 햇살 같은 달콤한 온정이 가득 스며든 채 그의 입이 움직였다.“여보, 내가 늦었지. 미안. 주차할 곳을 찾기 어려워서 좀 늦었어.”소만리는 기모진이 뭘 말하고 싶은지 바로 알아들었고 눈웃음을 지으며 그 남자의 품으로 다가갔다.“모진, 마침 잘 왔어.”기모진은 차가운 눈빛을 가득 실은 두 눈을 들어 주변에 있는 여자들을 흘겨보았다.“그래? 내가 한발 늦으면 쓸데없이 혓바닥을 마음대로 놀리는 것들이 당신을 괴롭히지나 않을까 걱정했거든.”“...”“...”이 여자들은 기모진의 말이 그들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원래 이 여자들은 소만리를 한껏 비웃고 싶었는데 제대로 내뱉지도 못하고 오히려 욕만 먹어서 정말 난감했다.소만리는 사랑스럽고 애교스러운 모습으로 기모진의 품에 기대어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모진, 방금 당신이 주차하고 있을 때 난 앞에서 우연히 경연과 마주쳤길래 같이 들어왔어. 그런데 이 여인들이 당신한테 이렇게 관심이 많을 줄이야. 나랑 경연이 같이 들어왔다고 욕을 하지 뭐야. 당신 기분은 생각지도 않고 말야.”“...”그 여자들은 소만리의 말을 듣자 더욱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기모진은 웃는 듯 마는 듯 입술을 떼었다.“역시 이 세상에는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일에 감놔라 배놔라 입을 놀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있기 마련이지.”기모진은 말을 하면서 잘생긴 얼굴에 희미한 웃음을 띠는 경연의 얼굴을 보았다.“경연, IBCI 업무 때문에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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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4장

마지막으로 진 대장은 경연을 칭찬했다.“경연 같은 사람은 참 드물어요. IBCI에 당신들 같은 유능한 사람들이 들어오면 세상의 죄악은 점점 줄어들 거예요.”그 말이 끝나자 기모진은 억지로 웃고 있는 경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진 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경연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분명 윗사람의 임무를 받아 저희 가족을 보호했을 뿐인데 내부 사정을 알 리 없는 사람들은 경연의 아내가 외도를 했다고 오해했지만 실상 처음부터 경연에게는 아내가 없었던 거죠.”기모진은 가슴에 품은 소만리를 더욱 끌어안으며 날카로운 눈매로 말을 이었다.“제 아내도 반년 넘게 일에 협조하여 경연의 부인으로 임했을 뿐 그녀가 저의 아내라는 점은 지금까지 변한 적이 없습니다.”이 말을 할 때 기모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말투는 어떤 말참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의가 엿보였다.그는 방금 소만리를 겨냥해 모진 말을 내뱉은 여자들을 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지금 그 여자들의 얼굴은 수치심에 달아올라 화끈거리기 시작했다.경연은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대중들 눈에 비친 경연은 한없는 군자요 신사였기 때문에 지금 소만리가 자신의 법적 아내라고 기모진과 물어뜯고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경연은 이런 자리에서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훼손할 리 없었다.그는 담담하게 웃으며 최대한 매너를 유지하려 애쓰며 말했다.“진 대장님 과찬이십니다. 우리는 모두 수사국의 일원으로, 상부의 지시에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한 것뿐입니다.”“그래요, 좋아. 오늘 저녁은 잠시 일의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즐거운 시간 보내도록 하세요.”진 대장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겠습니다.”경연은 웃으며 덕담을 했다.“진 대장님 팔순 축하드립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진 대장은 얼굴에 기쁜 웃음을 가득 띠우고 돌아서서 다른 손님들을 맞이하러 갔다.방금 그 여자들도 투덜거리다가 또 모욕을 당할까 봐 쭈뼛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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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5장

의아해하는 기모진의 모습에 소만리는 꽉 주먹을 쥐었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모진, 지금은 당신한테 말할 수 없어. 그렇지만 부탁이야. 날 믿어줘. 당신한테 미안한 짓은 절대 하지 않아.”“만약 내가 당신을 믿지 못했다면 여기 서 있지도 않았을 거야.”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다가갔다.“소만리, 난 당신 남편이야.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당신을 믿고 의지할 거야.”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는 그의 위로를 듣고 소만리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기대에 가득 찬 그의 눈을 보면서 뭔가 말을 하려다가 끝내 멈추었다.“모진, 난...”“기 사장님, 기 사모님.”어떤 남자가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팔을 풀어놓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향해 예의 바르게 웃었다.한 사람이 걸어오니 다른 사람들도 이어 다가와서 기모진과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소만리는 지금 자신을 대하는 기모진의 태도가 약간 냉랭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는 이런 낯선 사람들과 인사치레의 말을 주고받을지언정 더 이상 그녀와 이야기하지 않았다.그녀는 그가 지금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았다.화가 나 있는 그에게 소만리는 사실을 말할 수가 없었고 있는 그대로 모두 털어놓고 의지할 수도 없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을 바라보며 긴 테이블로 가서 샴페인 한 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경연이 생일 연회장을 빠져나와 계단을 내려오자 3층과 4층 사이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서 고통스럽게 흐느끼는 소리가 그의 귀를 거슬렀다.그가 다가가 보니 쓰레기통 옆에 웅크리고 있는 강연이 보였다.겁에 질린 듯 눈을 뜬 강연이 말했다.“경연?”“그래, 나야.경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강연에게 다가갔다.강연은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경연은 발을 내밀어 거침없이 강연의 손가락을 밟았다.“아!”강연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울렸다.“경연, 너 뭐하는 거야! 어서 발 치워!”강연은 몹시 화가 나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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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6장

그는 아직도 그녀에게 화가 나 있었다.소만리는 마음이 아프고 억울했지만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어 예선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선아, 지금 시간 있어? 호텔로 와서 나 좀 데려다주면 안 될까?”취한 것 같은 소만리의 말투를 듣고 예선은 두말없이 소만리가 말한 호텔로 달려갔다.기모진은 소만리가 이유를 말해주길 기다렸지만 그녀는 설명을 끝내 설명을 해주지 않은 채 예선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소만리가 예선을 만나 예선의 팔짱을 끼고 연회장을 나서는 모습을 보았다.이미 소만리는 몽롱하게 취해서 예선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소만리, 어떻게 된 거야? 너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기모진이랑 싸웠어?”예선의 걱정스러운 질문에 소만리는 방금 옆에 서 있던 기모진을 쳐다보았지만 그는 그녀를 못 본 척하며 얼굴도 돌리지 않았다.“기모진, 도대체 언제쯤이면 너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을 수 있겠어?’소만리는 몽롱한 표정을 한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그 사람이랑 상관없어. 내가 잘못했어.”“예선아, 오늘 나 너랑 자면 안 돼?”“왜? 집에도 못 들어갈 정도로 심하게 싸웠어?”예선은 슬슬 화가 나서 물었다.소만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차에 올라탄 뒤 줄곧 예선의 몸에 기대어 있었다.밤바람이 차창을 통해 시원하게 불어왔지만 소만리의 가슴속 아려오는 저릿한 아픔은 아무리 해도 날려버릴 수 없었다.모진, 내가 어떻게 당신한테 설명해야 할까.만약 당신이 모든 진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남사택과 경연이 주는 해독제를 받아올 수 있었을까?차가 예선의 아파트에 다 와서 멈춰섰고, 소만리는 차에서 튀어나와 길가의 쓰레기통에 토하기 시작했다.예선은 마음이 아파 소만리의 등을 두드렸고 잠시 후 진정이 된 그녀를 부축해 위층으로 올라왔다.소만리는 온몸에 힘이 빠져 소파에 누워 있었고 예선은 그녀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입안을 헹구고 수건을 가져다 소만리의 얼굴을 닦았다.“소만리, 이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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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7장

”모진, 날 떠나지 마.”술에 취한 소만리가 눈을 반쯤 뜨고 아쉬움이 가득 담긴 투로 말했다.기모진이 그녀의 손을 잡자 호박색 눈동자에 소만리의 볼그레한 뺨이 거꾸로 비쳤다.그는 다정하게 말했다.“나 당신 떠나지 않아.”“당신 떠났었잖아.”소만리가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했다.“당신은 날 떠날 거야. 당신은...”기모진은 순간 멍해졌고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래, 그랬었다. 그는 그녀를 떠났었다. 그는 기껏해야 겨우 2년 동안 그녀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소만리.”기모진의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소만리는 눈을 붉히며 손을 번쩍 들어 그의 목을 껴안았다.“가지 마. 당신을 잃은 슬픔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기모진은 목이 메었고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쓰린 아픔이 온몸을 휘감았다.그는 손을 들어 소만리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다독였다.그는 소만리의 울음 섞인 흐느낌이 귓가에 울려 퍼지는 것을 들었다.“당신이 없는 반년 동안 난 당신이 영원히 날 떠났다고 생각했어. 밤마다 아이들을 재운 후, 혼자 멍하니 누웠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말 막막했어.”“왜 하늘은 지키지도 못할 사람을 사랑하게 한 거야? 왜...”소만리는 흐느껴 울었고 그를 꼭 껴안고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 말했다.“모진, 화내지 마. 일부러 당신을 속인 게 아니야. 미안해...”그녀가 사과하는 말을 들으면서 기모진은 자신이 너무나 과분하다는 생각을 했다.그가 왜 화를 냈을까?그녀에게 분명히 이유가 있을 줄 뻔히 알면서 왜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었을까?소만리는 비록 술에 취해서 인사불성이었지만 확실히 기모진이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는 건 기억하고 있었다.그가 계속 그녀에게 말을 하지 않자 소만리는 더욱 슬펐다.그녀는 그의 뺨을 살짝 들어 올리며 취한 눈빛으로 그의 깊은 눈을 마주 보았다.해독제와 맞바꾼 경연의 조건들, 남사택이 연구해 낸 무서운 독소, 그리고 눈앞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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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8장

소만리는 기모진의 포근한 품 안에서 하룻밤을 보냈다.잠에서 깨어보니 벌써 정오가 가까웠다.옆에 누워 있는 남자를 보니 소만리는 다시 가슴이 두근거리고 수줍은 미소가 번졌다.분명히 몇 년을 함께 한 부부인데 말이다.어젯밤 절제하지 못한 자신의 행동을 생각하니 그녀는 여전히 얼굴이 화끈거려오지만 남자의 품에 안길 수밖에 없었다.그가 없었던 지난 반년 동안 밤마다 외롭고 쓸쓸했었다.그가 돌아온 후에도 조금 의아한 마음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편안하지 않았는데 어젯밤 그의 사랑스런 고백과 따스한 온기에 그녀의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가 된 느낌이 들었다.소만리는 시선을 올려 그의 머리색을 살펴보았다.세 개의 해독제를 투여한 후 그의 머리카락 색깔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변화가 있어 보였는데 지금 보니 확실히 처음처럼 그렇게 옅지 않았다.보아하니 해독제가 정말 효과가 있는 모양이었다.하지만 어젯밤 경연을 만났던 일을 떠올려보니 앞으로 네 번째 해독제는 그리 쉽게 내 주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소만리가 이런 생각에 빠져 있던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진동했다.그녀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급하게 일어서다가 핸드폰을 떨어뜨렸고 얼른 주웠다.경연의 이름이 핸드폰에 뜬 것을 보자 그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기모진의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그녀를 그의 품으로 끌어안았다.그는 그녀의 귓볼에 키스를 하고 그녀에게 착 기대어 말했다.“소만리, 나랑 좀 더 자자.”소만리는 아직도 진동하고 있는 핸드폰 화면을 보며 가볍게 남자의 팔을 두드렸다.“이제 일어나야지. 우리 본가로 돌아가야 해.”그녀는 앉아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또 기모진의 팔이 그녀를 그의 품으로 이끌었다.그의 깊은 눈동자가 정면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의 가슴이 또 두근거리고 볼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그녀는 기모진의 얇은 입술에 뽀뽀를 했다.“쪽, 굿모닝 키스야. 나 먼저 일어날게. 당신도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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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9장

경연이 직설적으로 물었다. 어젯밤의 일에 불만을 품은 듯 그의 말투는 한없이 차가웠다.“그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소만리도 참지 않고 차갑게 내뱉었다.“그렇다면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지?’경연은 더욱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냉담하게 되물었다.“어젯밤 당신은 경 부인의 자격으로 그 자리에 있어야 했어. 알아?”“내가 당신과 한 약속을 어기려고 한 게 아니야. 나도 모진이 갑자기 올 줄 몰랐어.”소만리가 계속 말을 이었다.“경연, 나 이미 당신이 요구하는 거 다 들어줬어. 하지만 나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있다구.”소만리가 말을 마치자 경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눈썹을 찌푸리며 뭔가 하고픈 말을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했다.“경연, 도대체 당신 목적이 뭐야? 남사택과는 어떤 사이야?”소만리가 침묵을 깨고 물었다.경연은 눈을 치켜떴고 그의 잿빛 눈동자에선 알 수 없는 분위기가 맴돌고 있었다.“더 물어보지 마. 원하는 대답은 들을 수 없을 테니까.”경연은 담담하게 소만리의 말을 되받아쳤고 옆에 놓여 있던 상자를 들고 소만리 앞에 놓았다.경연이 보여준 물건을 보고 소만리는 너무 뜻밖이어서 가슴이 뛰었다.상자에는 해독제가 가득 들어 있었다!소만리의 놀라는 듯한 눈빛을 보고 경연은 담담하게 입꼬리를 끌어당겨 옅게 웃었다.“한 달 치야.”한 달 치!이것은 소만리가 더없이 갈망하던 물건이었다.그러나 경연이 결코 쉽게 이 물건을 내어줄 리 없다는 걸 소만리는 누구보다 더 잘 안다.“이번엔 무슨 조건이야?”소만리가 말을 돌리지 않고 물었고 경연은 소만리의 적극적인 태도에 마음이 흡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도 돌리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조만간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경쟁 입찰이 있을 거야. 이 프로젝트는 일단 따내면 엄청난 이윤을 남기게 돼. 난 무조건 따내야 해.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기모진이 그 입찰을 포기하게 하란 거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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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장

기모진의 경고를 들은 경연의 얼굴에 전에 없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그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딱딱하게 굳어졌다. 청순하고 온화한 얼굴에는 이미 짙은 어둠이 가득 들어찼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남사택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연에게 어디 있는지 위치를 물어보고 바로 나한테 알려줘.”남사택은 즉시 경연의 지시에 따라 강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연은 남사택이 주는 해독제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남사텍의 전화는 특별한 벨소리를 설정해 두었다.마침 강연은 어제 마지막 해독제를 다 썼기 때문에 남사택의 전화를 받고 매우 반가워하며 전화를 받았다.“남사택, 빨리 해독제 좀 줘!”그녀는 명령조로 말했다.“오늘 저녁 8시 경도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 가서 기다려. 누군가가 해독제를 가져다줄 거야.”남사택은 여유를 부리며 대답했다.강연은 못마땅한 듯 이를 악물었다.“남사택, 이 배신자! 처음에 누가 당신을 지원해 줬는지 잊었어? 지원 덕분에 당신이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 잊었어? 우리 오빠가 죽자마자 넌 바로...”“강연,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지 마. 네가 지금 살고 싶다면 잘난 척하는 아가씨 코스프레는 일찌감치 집어치우는 게 좋을 거야.”“너...”강연은 몇 마디 욕을 더 퍼붓고 싶었지만 남사택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남사택이 한 말을 떠올리며 강연이 시계를 보았더니 8시까지는 아직 조금 시간이 남아 있었다.그녀는 밖을 한 바퀴 어슬렁거리다가 예전에 자신이 살던 집으로 가보았다.그곳은 이미 온통 차압 딱지가 붙어 있었다.강연의 마음속에 원망과 원한이 불꽃처럼 일렁이기 시작했고 그녀의 모든 원한과 원망을 소만리에게 돌렸다.이날 강연은 소만리에게 어떻게 맞설지 계속 고민하다가 바로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으로 향했다.입구에 막 도착하자마자 강연은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밀고 들어갔다.해독제를 가져온 사람이 이미 왔는지 둘러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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