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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151 - Chapter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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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1장

인터넷에 뜬 폭로 기사?소만리는 잠에서 막 깨었기 때문에 아직 정신이 몽롱했다.“소만리, 너랑 기모진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어.”예선의 말투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 헤드라인이 분명 좋은 소식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소만리는 인터넷을 열고 검색창을 보자마자 자신과 기모진의 이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그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경연의 이름도 그들과 함께 걸려 있었다.어제 저녁 강가에서 일어난 일이 가십거리 파파라치 카메라에 잡히며 온통 인터넷에 도배가 되고 있었다.올려진 사진을 바라보던 소만리의 눈에서 불꽃이 튀는 듯했다.경연이 그녀를 끌어안고 강제로 키스하려는 모습이 카메라에는 마치 두 사람이 진한 포옹을 하고 키스하는 것처럼 그려졌다.분명 그때 자신을 보호하려고 온 기모진의 모습은 오히려 부부의 달콤한 시간을 방해하려는 훼방꾼으로 비춰졌다.그녀가 발버둥 치고 경연을 밀어내려는 장면은 어디에도 없었다.이것은 분명히 누군가 고의로 언론에 퍼뜨린 것이었다.그리고 이렇게 인터넷에 도배가 되는 걸 보니 그의 술책이 성공한 것 같았다.경도의 쟁쟁한 두 집안의 아들이 지금은 한 여자를 위해 다투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그 사진들 속에는 기모진이 경연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내리치는 장면도 있었다.소만리는 사람들의 댓글을 훑어보았다.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욕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모진의 잘못을 지적했다.그리고 경연은 모든 사람들이 옹호하고 아끼는 쪽이 되어 있었다.이를 본 소만리는 완전히 잠이 달아나 버렸다. 그때 예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소만리, 그날 이미 경연이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고 이혼하기로 동의했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기모진이 너랑 경연의 결혼을 망친 훼방꾼으로 오해하고 있어!”“소만리, 얼른 가서 경연과의 이혼 합의서를 언론에 풀어 버려. 그 쓰레기 같은 기자들 모두 아무 소리도 못하게! 그들이 얼마나 욕을 퍼붓는지 넌 모를 거야!”소만리는 예선이 친구를 위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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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2장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야?”그녀가 물었다.“내가 약속했잖아. 선을 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절대로. 당신은 집에 얌전히 날 기다리고 있어. 응?”남자는 그녀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만지작거리다가 멋있게 돌아섰다.“모진.”소만리가 그를 불렀다. 남자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가만히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걱정 마.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녀도 곧 따라나와 실험실로 향했다.기 씨 그룹으로 가는 길에 기모진은 두 통의 전화를 걸었다.두 번째 전화는 경연에게 거는 것이었다. 경연은 바로 전화를 받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시간에 어쩐 일로 나한테 전화할 시간이 있었어? 인터넷에 올라온 거 다 봤겠지? 어때?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기모진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어젯밤의 일은 인정하는 거로군. 다 당신이 계획한 거지?”경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기모진, 자고로 남자에게는 통과하기 어려운 두 개의 관문이 있는데 하나는 여자이고 다른 하나는 권력과 영광이지.”“당신은 전자를 선택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당신의 약점이 되었어.”경연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기모진, 사실 난 당신과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마지막까지 함께 갈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었지만 당신은 이미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경연은 마치 이미 기모진을 다 이긴 듯 말하고 난 후 전화를 끊었다.기모진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뺀 채 깊은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다가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번뜩 스쳐 지나갔다.그는 기 씨 그룹을 향해 차를 몰았다.입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많은 사람들, 기자들, 그리고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기모진이 왔다!”누군가가 갑자기 외쳤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차에 앉아 있는 기모진을 향했고 하나 둘 그에게 달려왔다.기모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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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3장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소만리를 보고 기모진은 놀랐다.“소만리, 당신 여기 어떻게 왔어?”소만리는 곧장 기모진에게 다가가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말했듯이 난 당신 아내야. 우리가 부부인 이상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난 본래부터 당신과 함께 있었어야 해.”그녀는 기모진의 손을 잡고 한 마디 한 마디 단호하게 말했고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져 그 기자를 쳐다보았다.“잘 들으세요. 내 남편은 경연이 아니에요. 기모진이라구요!”“...”그 기자는 소만리가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나올 줄 몰라서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 있다가 몇 초 후에야 입을 열고 비꼬며 말했다.“소만리, 당신은 경연의 합법적인 아니에요. 그런데 당신은 지금 공공연히 기모진과 한 편에 서 있고 기모진이 당신 남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당신에게 경연은 뭐예요?”그 기자는 더욱 경멸하는 표정과 비꼬는 말투로 말을 덧붙였다.“당신은 어쨌든 경도의 유명한 집 딸인데 이런 말을 하고 또 이런 부도덕한 일을 하고도 어찌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거예요?”그 기자는 구구절절 소만리의 말을 맞받아쳤지만 소만리는 놀라지 않고 담담하게 응수했다.“맞아요. 난 정말 당당하고 떳떳하게 생각해요. 한 평생 이렇게 완벽하고 훌륭하며 나에게 모든 사랑을 주는 남자가 있다는 것은 정말 영광이에요!”“헛...”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모두 비난했다.“소만리, 당신 이 대낮에 그런 말을 하는 게 스스로 낯 뜨겁지 않습니까?”“그러게, 뻔뻔스럽군!”“당신은 어쨌든 모 씨 집 귀한 자식이었는데 어떻게 돌아가신 당신 부모님은 당신한테 예의와 염치를 가르치지 않으셨죠?”“모두 입 다물어!”기모진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고 소만리를 공격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두려움에 떨고 몸서리를 치며 한 마디도 더 말하지 못했다.기모진은 차가운 기운을 가득 담아 도발적인 발언을 쏟아내던 그 기자를 바라보았다.그 기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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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4장

이때 소만리는 기모진이 전화를 받는 모습을 보았고 동시에 주변에서 핸드폰 알림음이 잇따라 울리는 것을 들었다.소만리의 핸드폰에서도 알림음 소리가 들렸다.기모진의 목소리가 곧이어 침착하게 들려왔다.“최신 인기 검색어가 나왔군. 눈이 있으면 볼 수 있겠지. 어떤 반응이 나오나 지금 나에게 똑똑히 보여줘.”그가 아직도 주저앉아 있는 기자를 날카롭게 쳐다보며 정중히 경고했다.“보고 나서 나한테 기어 와서 내 아내에게 사과해.”아내.그는 여전히 모든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소만리를 당당하게 아내라고 불렀다.지금 이 순간 기자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최신 뉴스를 보기 위해 핫이슈를 클릭했다.이 기사는 국제범죄수사국 IBCI의 공식 인증 계정에서 나온 것이었다.기사를 몇 마디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경연과 기모진은 모두 IBCI 멤버이며 이전에 업무상 필요 때문에 경연은 상부의 명령에 따라 소만리와 가짜로 결혼한 것임을 특히 강조하는 바입니다.]경연은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지 소만리의 진짜 남편이 아니었다. 그와 소만리는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일 뿐이었다.소만리는 깜짝 놀랐다. 이런 공지 내용을 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인터넷 댓글도 소만리와 기모진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가장 더럽고 흉악한 키보드맨이 사라진 것 같았다.“뭐? IBCI? 가장 권위 있고 높은 국제범죄수사국 말이야?”“맞아. 나도 영화에서 봤는데 이 IBCI란 조직은 대단해!”“기모진과 경연이 모두 IBCI 멤버였구나...”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태도와 말투가 순식간에 달라졌다.가장 권위 있는 기관에서 직접 올린 해명을 보았기 때문이다.소만리와 경연은 단지 형식적인 결혼을 한 관계였을 뿐이고 기모진과 소만리는 그들이 생각하는 더럽고 부도덕한 관계가 아니었다.그래서 그들은 방금 이렇게 당당하게 서로를 인정하며 말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많은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꼈고 방금 몇 마디 욕만 한 것을 다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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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5장

소만리는 실험실로 가려던 마음을 바꿔 기모진이 있는 곳으로 갔었기 때문에 실험사는 구체적인 실험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서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하지만 기모진이 곁에 있었고 소만리도 그와 마주 보고 있었다.기모진이 그의 몸 상태를 그녀에게 알리길 원하지 않는 만큼 그녀도 자꾸 들추어내고 싶지 않았다.“소만리, 내가 집에 있으라고 했잖아? 당신 왜 따라왔어?”기모진의 의혹에 찬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다.소만리는 핸드폰을 접어 넣으며 남자의 애틋한 시선을 올려다보았다.“약속했잖아.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함께 마주할 것이라고. 당신 혼자 비바람 한가운데 세워두지 않을 거야.”기모진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시선으로 소만리를 바라보며 살포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소만리.”“당신이 IBCI 사람에게 그 공지 기사를 올리라고 했어?”이번에는 소만리가 치고 들어와 질문했다. 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이 일을 잘 처리할 거라고 했잖아. 난 듣기 싫은 소리에 당신 이름이 거론되는 일을 그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을 거야.”그의 말을 들으니 소만리는 비로소 자신이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마음속 깊이 느끼는 이 심리적 안정감이야말로 가장 큰 안정감이다.한편, 경연은 컴퓨터를 보며 방금 IBCI가 발표한 공지를 한 글자씩 반복해서 곱씹었다.청초하고 온화한 그의 얼굴에 차가운 냉기가 안개처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그는 주소록을 뒤적여 누군가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인터넷 공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그는 상급자의 엄정한 말투로 그의 부서에 소속된 직원들에게 따져 물었다.앞서 기모진과 함께 강연을 체포했던 이 남자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상부의 지시였습니다. 저도 방금 봤어요.”경연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상급자? 기모진이 언제 IBCI 본사에 갔습니까? 본사에서 누굴 만난 거죠?”전화기 너머 남자는 대답했다.“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내가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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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6장

이때 소만리는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아무도 없는 구석에서 슬그머니 숨어 실험사에게서 온 메시지를 열어 보았다.소만리는 맨 위에 배열된 데이터를 이해하지 못해서 바로 아래로 스크롤 했더니 실험사의 최종 결론을 볼 수 있었다.보고서가 말하길 이 사람은 몇 가지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이 바이러스들이 사람의 머리 색깔, 눈동자 색깔, 심지어 목소리까지 바꾸는 무서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혈액 투석 정도로 보아 당분간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말도 덧붙여 있었다.그러나 이 독소는 언제든지 변이를 일으켜 환자의 생명을 서서히 잠식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보고서 내용을 본 소만리는 관자놀이의 핏줄이 불뚝불뚝 튀어 오를 것만 같았다.모진, 역시 아직 낫지 않았어.그녀는 가슴이 먹먹해졌고 마음이 아파와 눈물이 앞을 가렸다.소만리는 기모진의 몸속에 있는 독소가 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와 다시 만난 세상의 환한 불빛이 꺼지는 것 같았다.모진, 이번 생에 당신과 백발이 될 때까지 그저 평범한 사랑을 하고 싶었어. 그런데 이미 희망이 없는 것 같아.만약 정말 이렇게 끝날 수밖에 없다면, 앞으로 남은 날 동안 다시는 당신 손 놓지 않을 거야....예선은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보고 쓰레기 같은 기자들이 마구잡이로 글을 실어 나르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먼저 소만리에게 기분 좋게 전화를 걸었다.“소만리, 경연과는 형식적인 결혼이었구나. 진작에 얘기했더라면 이렇게 걱정할 필요 없었잖아.”소만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복잡할 필요가 없었는데 갑자기 경연이 이혼을 번복해서 일이 이렇게 됐어.”“번복? 경연이 번복했다고?”예선이 놀라며 말했다.“이건 그의 임무였다며? 그런데 왜 번복을 해?”소만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지만 이미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은 다 생각이 끝났다.“경연이 이혼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난 더 이상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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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7장

의미심장한 뜻을 담아 경연이 되물었다.소만리는 그가 말하는 속뜻을 굳이 해석하고 싶지 않아서 그를 피해 앞으로 걸어갔다.경연은 스쳐 지나가는 소만리의 팔을 잡아당겼다.소만리는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지만 경연의 힘이 더 세었고 저항하는 소만리를 한 번에 제압해 벽 쪽으로 밀었다.“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소만리도 이에 질세라 있는 힘껏 경연을 노려보았다.“난 당신을 해치고 싶은 마음이 없어.”경연은 입을 열었다. 그의 신비로운 검은 눈동자는 여전히 반항하고 있는 소만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소만리, 기모진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소만리의 안색이 달라졌다.“무슨 말이야?”경연은 담담하게 말했다.“기모진의 몸이 낫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겠지?”“...”경연이 기모진의 병을 인정하는 말에 소만리는 더욱 화가 나고 소름이 끼쳤다.그는 소만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조사했었기 때문에 그녀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그의 몸속에 있는 독소는 변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그래서 지금 기모진이 무사한 것 같아도 언제 어느 순간 변이가 폭발할지 몰라.”이 말을 들은 소만리는 경연을 밀어젖히며 말했다.“그래서 도대체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목적이 뭐야? 해독할 방법을 알려 주려는 건 아니잖아?”경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난 방법을 알지 못하지만 아는 사람이 하나 있지.”소만리의 눈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불타올랐지만 경연의 말에는 여전히 의심을 품고 있었다.경연은 소만리가 자신을 의심하는 것을 눈치채고는 단호하게 얘기했다.“그 사람은 남사택이야.”남사택!소만리의 귓가에 또렷이 그 사람의 이름이 들어왔고 계속해서 경연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기모진 몸속의 독소는 남사택의 손에서 나온 것이어서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남사택 뿐이야. 난 그 사람의 행방을 알고 있어.”“당신 정말 남사택이 어디 있는지 알아?”소만리는 여전히 의심스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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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8장

소만리도 밀리지 않으며 노기를 가득 띤 경연의 얼굴을 마주 보고 말했다.“나한테는 이러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니 실컷 때리게 해 줘!”“...”경연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소만리, 난 기모진이 아니야. 그 사람처럼 밑도 끝도 없이 다 받아들여 줄 수는 없어. 만약 오늘 날 거절한다면 기모진이 치료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놓치는 거야. 잘 생각해 봐.”경연은 잡았던 팔을 놓으며 돌아서서 소만리 곁을 떠나려고 할 때 귀띔했다.“사흘 안에 당신이 날 찾아오지 않으면 평생 절대 남사택을 찾지 못할 것이고 기모진은 기껏해야 2년 더 살 수 있어.”헉.소만리의 가슴 밑에서 묵직한 통증이 뻑뻑하게 전해져 왔다.2년.소만리는 2년 후에 기모진을 잃을 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소만리가 가슴을 쥐어뜯으며 아파하고 있을 때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기모진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너 감히 소만리를 찾으러 오다니?”“소만리는 내 혼인 신고서에 있는 합법적인 내 아내야. 내가 여길 찾아오는 게 뭐가 잘못됐어?”경연은 정색을 하고 대답했고 그렇게 말하면 기모진이 자극받을 것임을 분명히 알고 한 말이었다.그러나 의외로 기모진은 아무 노여움도 없이 웃었다.“혼인 신고서는 그냥 종이 한 장 일뿐. 경연, 소만리의 진짜 남편이 누구인지 당신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거야.”경연이 이 말을 듣고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돌았고 무슨 말을 하려는데 소만리가 다가왔다.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기모진 곁에 와서 그의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여보, 쓸데없는 사람과 쓸데없는 말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우리 집에 가.”“그래, 우리 집으로 가자.”기모진은 소만리의 어깨를 껴안고 경연을 뒤돌아보지도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던 경연은 속으로는 굉장히 화가 났지만 담담한 눈빛으로 말했다.“소만리, 정말로 그가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날 찾아와야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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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장

그것은 빨간 종이로 접은 작은 하트였다. 보니 딱히 특별한 건 없어 보였다.그러나 작은 꼬마가 이 하트를 준 것은 분명히 무슨 생각이 있을 것이다.기모진은 가만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을 들어 보니 어느새 기여온이 문틀 옆에 서서 빼꼼히 작은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그 초롱초롱한 눈은 마치 기모진이 무언가를 발견하기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기모진은 작은 하트를 뒤집어 보았더니 삐뚤빼뚤하게 쓴 글씨가 보였다.[아빠, 여온이 말 잘 들을게.]이 글을 보고 기모진은 정말로 자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그 작은 공주는 아빠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 그녀가 말을 잘 듣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그래서 기여온은 말을 잘 듣겠다고 쓴 것이었고 기모진이 그녀를 받아들여 주기를 바랬던 것이었다.기모진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손바닥 안에 있는 빨간 하트와 천진난만하게 미소 짓는 여온이를 번갈아 바라보며 빨간 하트를 살며시 테이블 위에 놓았다.그러자 기여온의 얼굴에 머물던 미소가 사라졌다.기여온은 입을 오므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가버렸다.“미안해. 여온아.”기모진은 기여온이 떠나가는 방향을 바라보며 조용히 읊조렸다.여온아, 넌 정말 착한 아이야. 하지만 아빠는 네가 짧은 시간 동안 아빠의 사랑을 받다가 또 잃어버리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아. 네가 크면 넌 무자비하고 냉혈한 아빠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기묵비를 네 마음속 최고의 아빠로 기억하는 거야.그는 기여온이 직접 접은 작은 하트를 다시 손에 집어서 간직했다....아마도 마음의 상처가 깊었던 것인지 기여온의 여린 마음이 빨리 치유되지 않은 채 요 며칠 동안 우울해하고 있었다.유치원 수업 때도 건성으로 들었다.활동 시간에는 심술궂은 두 남자아이가 기여온 앞에서 그녀를 놀리며 따돌렸다.“우린 벙어리랑 놀지 않아.”“벙어리는 웃지도 못하니까 우리가 걔랑 놀아도 우린 즐겁지가 않을 거야!”기여온은 그들이 말하는 벙어리가 자신을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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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0장

기란군은 황급히 뛰어들어와 기여온이 손에 들고 있던 찢어진 도화지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그러나 선생님은 또 여온을 꾸짖었다.“기여온, 쟤들은 너랑 놀고 싶어서 그런 것뿐인고 일부러 네 그림을 망가뜨린 것도 아니야. 그런데 어떻게 친구를 그렇게 괴롭힐 수 있어?”남자아이는 더욱 서럽게 울었다.“엉엉엉... 선생님 기여온은 정말 나빠요. 난 그냥 친구가 되고 싶어서 그랬는데.”“너 들었어? 기여온, 얘는 나쁜 의도로 한 게 아니야.”선생님은 계속 남자아이를 달래며 말했다.기란군은 기여온이 울고 있는 아이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선생님, 제 동생은 함부로 친구를 괴롭히지 않아요. 무슨 일인지 CCTV로 살펴보셨어요?”선생님은 기란군과 기여온이 남매라는 것을 알았지만 기란군처럼 어린아이가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선생님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엄정하게 말했다.“너 기여온의 오빠지? 난 여온이 선생님이야. 누가 누구에게 잘못했는지 판단할 수 있어.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해도 네 동생이 친구한테 이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아. 게다가 여자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거친 행동을 할 수 있어?”“그래서 여자아이는 누가 못살게 굴고 남들이 괴롭혀도 그냥 웃으면서 너 욕 잘 하니, 잘 때리니 이렇게 말해야 하나요?”선생님은 문쪽에서 갑자기 싸늘한 기운을 가득 담아 되묻는 목소리를 들었다.고개를 돌려 보니 언제 입구에 들어와 있었는지 모를 커다란 그림자를 발견했다.강자풍은 침착하고 멋있는 얼굴로 기여온 앞으로 가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고집이 세 보이는 꼬마의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보다가 갑자기 일어나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 선생님을 바라보았다.“지금 당장 나한테 CCTV를 보여주세요. 만약 이 남자아이가 무슨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선생님이 표정이 돌변하며 말했다.“누구세요?”“난 기여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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