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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111 - Chapter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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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장

남자가 걸음을 멈추는 것을 보는 순간 소만리는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녀는 세 걸음씩 두 걸음씩 긴 그림자를 향해 달려갔지만 하필이면 그때 예닐곱 살짜리 아이 두 명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그녀는 그 아이들을 피하려고 했는데 한 아이가 갑자기 땅바닥에 넘어져 엉엉 울기 시작했다.주변에 있던 아이 부모님이 그 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왔는데 소만리가 급하게 가는 것을 보고 그들의 아이와 부딪힌 줄 알았다.“이 여자가!! 내 아들을 치고 그냥 가면 어떻게 해요?”아이의 엄마는 사납게 소만리를 향해 소리치며 소만리의 손을 덥석 잡아끌었다.여자는 악랄하게 경고했고 소만리는 지금 이 순간 빌딩에 들어가려는 남자만 보았다.소만리는 흉악한 여자의 손을 뿌리치고 기세등등하게 여자의 얼굴에 명함 한 장을 내밀었다.“여기 CCTV 있으니까 내가 당신 아들을 밀쳤다고 생각되면 우선 CCTV부터 확인해 보세요. 만약 내가 부딪혔다면 이 명함을 들고 절 찾아오세요!”“...”여자는 소만리의 기세에 놀라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되받아치려다가 넘어진 아들이 해명하는 소리를 들었다.“엄마, 나 혼자 넘어진 거야. 이 아줌마랑 상관없어.”이 말을 듣고 여자는 갑자기 얼굴이 빨개져서 아들의 손을 덥석 잡아당겨 가버렸다.하지만 소만리가 다시 눈앞을 보니 방금 걸음을 멈춘 그 남자는 자취를 감춰버렸다.“모진, 당신이지?”소만리는 황망하게 허공을 향해 물으며 가슴을 조였다.그녀는 기 씨 집으로 돌아와 기모진이 마지막으로 남긴 책갈피를 집어 들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모진...”그녀는 책갈피에 입을 맞추며 침대 모서리에 혼자 웅크리고 이불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정말 보고 싶어. 왜 날 혼자 두고 갔어. 왜...”그녀는 혼자 중얼거리며 자문하고 있었지만 그녀에게 아무도 답을 들려줄 수 없었다.그녀는 사업, 조향, 디자인 그 외 다른 일에 온 정신을 쏟고 싶었지만 불쑥불쑥 그 남자가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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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장

”강연!”강자풍은 강연의 멱살을 잡아당겼다.비록 열여덟 살 소년일지라도 그의 눈에 들어찬 날카로움에는 빈틈이 없었다.“죽어야 할 사람은 너야. 네가 형을 죽이고 흑강당을 망하게 한 사람이라구!”강연이 있는 힘껏 강자풍을 밀치고 차갑게 말했다.“강자풍, 네가 뭘 알아? 오빠를 힘들게 하고 흑강당을 망하게 한 사람은 기모진이야!”“기모진이 무슨 상관이야? 네가 기모진을 좋아해서 그 사람을 건드린 거잖아! 소만리의 부모님, 그리고 기모진과 소만리의 결혼 모두 당신이 망쳐놨는데. 뭐? 지금 와서 기모진이 널 이렇게 만들었다고 할 낯짝이 있어?”강자풍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강연은 제 발 저려 하며 얼굴을 살짝 돌렸고 주먹을 쥐면서 말했다.“그래, 내가 건드렸어. 그래서 뭐? 그렇지만 기모진과 경연이 나를 꾀어 조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겠어! 기모진과 경연 둘 다 IBCI 사람이라는 거 알아?”강자풍이 이 말을 듣고 안색이 확 달라지며 말했다.“IBCI?”“흥!”강연은 경멸하듯 비꼬며 말했다.“강자풍, 기모진과 소만리는 모두 우리의 원수야. 너 알아 몰라? 그런데 넌 기여온이라는 벙어리나 감싸고 돌고. 자기 형은 죽게 생겼는데 말야. 그 벙어리를 죽여서 소만리에게 가족을 잃은 고통을 맛보게 해줘야 하지 않겠어?”그 말이 끝나자 강자풍은 손바닥을 치켜들고 강연의 얼굴에 세차게 내리쳤다.“입 다물어!”“...”강연은 어안이 벙벙해 있었고 강자풍의 눈에는 험악한 빛이 역력했다.“여온이가 왜 벙어리가 됐어? 네가 원흉이야! 내가 있는 한 더 이상 아무도 여온이를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라고 했잖아. 강연, 죽어야 할 사람은 너야!”“...”강자풍은 이 말을 내던지고 훌쩍 그 자리를 떠났다.강연은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부어오르는 얼굴을 매만지고 이를 악물었다....경연이 F 국에서 경도로 돌아와 소만리에게 흑강당 사건의 진행 상황을 사실대로 알렸다.강어는 사형 선고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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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장

소만리는 마치 한순간에 급소를 찔린 듯 이름 모를 벅찬 충격이 그녀의 마음에 잔물결을 흩뿌려 놓았다.그녀의 잿빛 세상은 마치 햇살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고 그 빛은 얼어붙었던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모진, 모진...”소만리의 감정이 요동치며 도저히 통제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그녀는 머릿속이 하얘져서 사람들 속에 몰려 있는 이 남자를 바라보기만 했다.이 순간 여기저기서 놀랍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기모진 아냐?”“맞아. 분명히 기모진이야.”“어떻게 이런 이미지로 바꿨지? 렌즈도 낀 것 같아?”“말도 마. 너무 잘생겼다. 어떻게 이렇게 조각같이 빚었을까. 아무리 봐도 너무 잘생겼어.”저마다 감탄하는 말을 듣고 술잔을 쥔 소만리의 손가락에 점점 더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머리 염색했어?렌즈도 꼈고?그녀는 황홀한 듯 멍하게 이 남자를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당장이라도 그에게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그러나 한 가닥의 이성이 그녀를 멈춰 세웠다.오늘 그녀는 이 자리에 경 사모님의 신분으로 오게 된 것이었고 모인 사람들도 그녀와 경연이 부부 사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비록 그들은 형식상의 부부일지라도 외부인들은 알지 못한다.만약 이때 그녀가 너무 열정적으로 기모진을 향해 달려간다면 경연은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를 것이다.지금까지 경연이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어떻게 그가 그런 잡담거리가 되도록 할 수가 있겠는가.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과연 진짜 기모진인지 아닌지 소만리조차도 조금 막막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경연은 소만리의 망설임과 복잡한 심경을 알아차린 듯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처음에 당신과 결혼한 목적은 오직 당신과 당신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어요. 만약 저 사람이 진짜 기모진이고 그가 돌아온 것이라면 난 당신을 그 사람에게 되돌려줄 거예요.”귓가에 들려오는 경연의 배려 깊은 말을 들은 소만리는 말문이 막힌 듯 이 따뜻하고 엷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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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장

설마 방금 당신이 나타난 것이 나의 환각이었단 말인가?아냐. 환각이 아냐. 당신 분명히 근처에 있을 거야.소만리는 마음이 초조해서 기모진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방금 그의 존재는 분명한 실체였는데 마치 지금 그는 사라진 것처럼 갑자기 없어졌다.모진.소만리의 걸음은 갈피를 잡지 못 한 채 걸어갔고 계단 입구를 지날 때 문득 낯익은 온기의 손바닥이 그녀의 가느다란 팔을 잡아당겼다.모진!소만리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제대로 볼 겨를도 없이 기모진의 힘에 이끌려 안전 통로 쪽으로 갔다.남자의 훤칠하고 반듯한 몸매에 압도되었고 어둡고 희미한 빛 아래에서 호박색 눈동자는 소만리의 당황스러움과 떨리는 눈동자를 감싸 안는 것 같았다.소만리는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들어 예전보다 더 하얀 얼굴을 쓰다듬었다.“모진, 정말 당신이야?”떨리는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기모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그의 품에 뛰어들어 그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모진, 당신 살이 있었어. 너무 다행이야!”“나 너무 보고 싶었어. 모진. 나 정말 너무너무 당신이 보고 싶었어...”소만리는 반년 동안 그리웠던 마음과 감정들을 터트리며 더욱 강하게 그를 끌어안았다.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그녀만의 환각일까 봐, 그가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워서 그를 꼭 껴안았다.다시는 자신의 세계에서 그를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되었다.비록 그의 외모가 왜 그렇게 많이 변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 포옹의 느낌과 체온은 그녀가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는 유일한 남자임을 알려주었다.그의 몸에 배어 있던 쿨민트 향은 사라진 것 같았고 옅은 베티버 향기가 났다.이 서늘하고 깔끔한 느낌은 부드럽고 순수하고 섬세하고 중독성 짙은 마력이 있는 것 같았다.품에 안은 여인을 내려다보는 기모진의 눈에 기쁨의 빛이 스쳐갔지만 눈동자에 미묘한 느낌이 감돌았다.그는 손을 들어 소만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울지 마. 나 안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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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장

소만리는 돌아서려던 걸음을 멈추고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집.그와 함께 집에 가자고 그가 말했다.소만리는 가슴에 온기가 퍼지기 시작했고 손을 들어 기모진을 다시 끌어안았다.“그래, 우리 같이 집에 가자. 모진, 우리 집에 가자.”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마음속에 그를 향한 끝없는 사랑이 가득했다.그가 죽지 않고 돌아왔다.그녀는 다시는 이 남자를 잃고 싶지 않았다.비록 그들 사이에는 사화정과 모현이라는 큰 벽이 있었지만 말이다.기모진은 이미 한 번 ‘죽임'을 당했고 이런 상실의 아픔은 그녀가 얼마나 그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지 깊이 깨닫게 했다.소만리는 경연에게 기모진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경연은 다른 말은 하지 않고 그냥 간단히 답장만 보냈다.[그래요.]간단하게 보내 온 답장을 보고 소만리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비록 경연과는 형식적인 결혼이었고 그도 결혼의 원래 목적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고 말은 했지만 일이 이렇게 되어 그녀는 항상 자신이 경연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핸드폰에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을 보고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기 씨 집으로 돌아왔더니 시간이 꽤나 늦었다.식구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고 아이들도 제각기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잡고 침실로 들어와 방에 들어가자마자 그를 껴안았다.“모진, 나 정말 행복해. 당신이 다시 내 곁에 돌아올 수 있어서.”소만리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자 기모진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살며시 껴안았다.소만리는 눈을 들어 파란만장한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물었다.“모진, 지난 반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을 겪은 거야? 머리는 왜? 그리고 눈동자 색은 왜 바꿨어? 당신 목소리도 예전과는 좀 달라진 것 같은데, 그 독소가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거 아냐?”이 말을 묻는 순간 소만리 스스로가 가슴이 너무 아팠다.그녀는 강연이 너무나 원망스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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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장

기모진은 긴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갑자기 흥미가 시들어버린 듯 안고 있던 소만리를 놓았다.소만리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떠 그녀를 보고 있는 기모진을 바라보았다.“모진, 왜 그래?”“나 피곤해.”그는 담담하게 이 한마디를 하고는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갔다.소만리는 곧 샤워기 물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뭔가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하게 침대에 누워있었다.그는 마치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경연 때문인가?기모진이 샤워를 마치고 나온 뒤 소만리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대 옆에 앉아 핸드폰을 뒤졌다.“모진, 피곤하면 일찍 쉬어.”소만리도 잠옷을 집어 들고 샤워를 하러 가려고 했다.그런데 그녀가 그에게 이 말을 했는데도 이상하게 기모진은 건성으로 대답할 뿐 달리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이런 반응에 소만리는 적잖이 걱정이 되었고 다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마치 차가운 바람이 그녀의 심장을 후벼파는 것 같이 마음이 공허하고 서늘해졌다.소만리는 샤워를 마치고 목욕가운을 걸친 후 침실로 돌아왔다.기모진이 이미 등을 돌리고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소만리는 살금살금 침대에 올라가 남자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았다.그들은 반년 넘게 만나지 못했다.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그녀는 다시 그와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품지 못했다.하지만 이렇게 재회의 날이 왔는데 그가 이런 차가운 모습을 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소만리는 반년 동안 그가 겪었을 수많은 어려움을 짐작하며 말없이 혼자 마음 아파했고 그의 등 뒤로 다가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의 어깨를 살며시 안았다.그가 아직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모진, 이제 몸은 다 나았어?”“응.”기모진은 대답만 할 뿐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어떻게 다 나은 거야?”소만리가 물었다. 그녀는 기모진이 사라진 반년 동안 어디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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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장

소만리는 허둥지둥 옷을 다 입고 세수를 한 후 급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현관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기모진이 마당에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그는 바바리코트를 걸치고 있었는데 아주 눈에 띄는 회색 짧은 머리가 산들바람에 날리고 있었고 호박색 눈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놀란 표정을 하고 있는 기란군을 바라보고 있었다.“아빠?!”기란군이 작은 책가방을 메고 놀라고 기쁜 마음으로 기모진을 향해 달려왔다.기모진은 몸을 구부려 마주 달려오는 기란군을 번쩍 안아 올렸다.“아빠! 진짜 아빠야! 드디어 집에 온 거야!”기란군은 큰 눈에 기쁜 빛을 가득 담아 기모진을 바라보았다.비록 기모진의 외형이 많이 바뀌었지만 기란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안겼다.진짜 그의 아빠가 돌아왔다!기모진은 품에 안긴 아들을 보며 입술을 찡그리며 말했다.“아빠 많이 보고 싶었어?”“그럼, 당연하지!”기란군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였고 작은 얼굴에는 오랜만에 기쁨의 미소가 퍼졌다.“여온이도 아빠 많이 보고 싶어 해.”기란군은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기여온을 가리키며 말했다.기여온이 그들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자 기모진의 얼굴에서 다정한 미소가 서서히 흩어지는 듯했다.그는 기란군을 내려놓았지만 그에게 다가온 기여온을 안아주지는 않았다.기여온은 말을 할 줄 몰라 기모진의 다리에 다가가 그의 다리를 살짝 안은 후 천진난만한 큰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며 달콤한 보조개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기여온은 비록 한 마디도 하지 못했지만 그 순수하고 예쁜 눈동자는 이미 기모진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표현하고도 남았다.소만리는 멀리서 이 광경은 지켜보았고 훈훈함과 동시에 애틋한 감정이 울컥 올라와 눈시울을 붉혔다.소만리는 기모진이 기여온을 꼭 안아주고 예전에 주지 못했던 따뜻함과 사랑을 표현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 소만리는 기모진이 뜻밖에도 냉담하게 기여온의 손을 뿌리치고 기란군의 손을 잡아끌며 차갑게 돌아서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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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장

기모진은 꼬물이라는 아들에게 관심이 많은 듯 안으로 들어가려고 발걸음을 옮겼다.“잠깐만.”소만리가 그를 불러 세웠다.기모진은 걸음을 내딛다가 소만리가 굳은 표정으로 그를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안고 있는 기여온을 위청재에게 보내며 말했다.“어머니, 기란군과 기여온을 데리고 먼저 올라가세요. 제가 모진에게 할 말이 있어요.”위청재는 뭔가 분위기가 좀 심상찮다고 여겼고 소만리와 기모진이 다툴까 봐 걱정되어 말했다.“무슨 일이 있으면 좋게 얘기해. 너희들은 결국 부부니까 칼로 물 베기 아니냐.”부부니까.그렇다.부부, 그녀는 이미 남의 아내가 되었다.“모진, 당신 왜 여온이를 못 본 척 무시해?”소만리는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당신이 전에 스파이로 강연한테 잠입했을 때 강연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여온이에게 이렇게 냉대한 적 있었어.”“여온이는 아직 어려서 상처를 잘 받아. 게다가 당신을 좋아하는데 왜 애 마음을 아프게 해. 여온이는 우리 딸이야.”기모진은 조용히 소만리의 말을 듣고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다가 잠시 후 차갑게 입을 열었다.“날 아빠라고 부른 적 없잖아? 어쩌면 난 정말로 여온이의 아빠가 아닐지도 몰라.”“...”소만리는 기모진의 대답을 듣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모진, 그게 무슨 말이야? 여온이가 나와 당신이 낳은 아이가 아니라는 말이야?”소만리가 화가 나서 말하자 기모진은 얇은 입술을 들어 올리며 부드럽게 웃었다.“내가 잘못 말했어. 화내지 마. 회사 갈 거야? 내가 데려다줄게.”그는 차고에 가서 차를 가지고 오겠다고 했다.어젯밤부터 소만리는 기모진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 기여온을 무시하는 그의 태도를 보니 더욱 의심스러웠다.그녀는 이 남자가 도대체 어쩌려고 이러는 건지 알아내려고 그의 차에 올라탔다.소만리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비서 코코가 그녀에게 향수 사업을 협의하던 왕 사장님이 일부러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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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장

”당신은 그를 우리 경연이라고 다정하게 불렀잖아.”기모진의 이 말에 질투심이 짙게 깔려 있었다.소만리는 당당하게 기모진의 눈을 마주 보았다.“그래. 내가 우리 경연이라고 했어. 왜냐하면 난 그 사람을 친한 친구처럼 생각했기 때문이야.”“그때는 소리 소문 없이 날 떠나 날 만나주지도 않고 그 사람한테 맡기더니. 당신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생각해 보기나 했어?”이 말을 하는 동안 소만리는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꼈다.“당신이 없는 동안 그 사람은 줄곧 나와 우리 아이들을 돌봐주었어. 그 사람은 한 번도 나에게 그 어떤 보답도 요구하지 않았고 심지어 당신이 돌아온다면 나와 이혼 절차를 밟을 거라고 했어.”“모진, 경연은 우리의 적이 아니야. 제발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소만리가 기모진의 마음을 달래며 말했다.남자는 그녀의 이 말을 듣자 그제야 눈꼬리와 눈썹에 가득 찬 차가움을 거두어 내었다.그는 소만리를 품에서 풀어주며 다정하게 그녀를 껴안았다.“소만리, 만약 내가 예전과 같지 않아도 당신 날 여전히 사랑할 거야?”소만리는 기모진이 여전히 좀 이상한 것 같았지만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에게 확답을 주었다.“당신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당신이 기모진이라면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이 말을 듣고 기모진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었다....공원 안.기란군은 기여온의 작은 손을 잡고 자갈길을 걷고 있었다.기여온이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고 기란군은 길가에서 솜사탕을 사서 기여온을 즐겁게 해주려 했지만 기여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기여온은 돌아서서 벤치에 앉아 짧은 다리를 가볍게 흔들었고 그 작은 꼬마의 머릿속에서는 자신을 못 본 체하던 기모진의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다.잘생긴 오빠, 날 싫어하는 건가?내가 안 예쁜가?그녀는 이 생각 저 생각 해 보았지만 생각할수록 괴로웠다.기란군이 기여온을 위로하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공 하나가 날아와 기여온의 다리를 맞추었다.기여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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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장

그 남자아이는 화가 나서 친구들을 동원하여 기란군을 혼내주고 싶었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갑자기 옷깃이 한쪽 손에 잡혀 공중으로 바짝 따라 올라갔다.그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졌고 두 다리를 쭉 들린 채로 고개를 들었더니 무시무시하고 음침한 얼굴이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누, 누구세요?”“이 여자아이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널 바다에 던져 물고기 밥이 되게 해줄 거야.”강자풍은 조금도 농담기를 섞지 않은 투로 말했다.소년은 목을 움츠리고 강자풍에 눈빛에 놀라 바로 바지에 오줌을 쌌다.강자풍은 그 소년의 발밑을 힐끗 보고는 곧 기여온 앞으로 던지며 말했다.“사과해.”“사, 사과할게. 미안해!”소년은 횡설수설하며 기여온에게 연거푸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강자풍은 남자아이들을 쳐다보았고 그 아이들도 전전긍긍하며 기여온에게 달려와 사과했다.기여온은 기란군 뒤에 서서 사과하는 이 남자아이들을 보았고 동시에 눈을 들어 강자풍을 보았다.“꺼져.”강자풍은 겁에 질린 소년들에게 소리를 질렀고 그 소년들은 공도 줍지 못하고 허둥지둥 도망쳤다.기란군은 강자풍을 보고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맙습니다.”강자풍은 표정을 누그러뜨린 뒤 기여온에게 다가가 몸을 웅크렸다.“여온아, 괜찮아?”그는 손수건을 꺼내 기여온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었다.기여온은 주머니에서 사탕 하나를 꺼내 강자풍에게 건네며 감사의 표시처럼 미소를 지어 보였다.“여온아, 오빠가 여기 있으니까 다시는 널 괴롭히지 못할 거야.”강자풍이 자신의 말을 보장하는 듯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기란군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강자풍을 살펴보았다.“내가 여온이 오빤데요.”“오~”강자풍은 뭔가 심오한 뜻을 알아차린 듯 기란군에게 말했다.“여온이 오빠는 한 명밖에 없다는 뜻이지? 그럼 난 여온이 오빠 말고 다른 오빠로 할게.”“다른 게 뭐예요?”기란군이 따졌고 작은 얼굴에는 만면에 진지함이 가득했다.강자풍은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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