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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1101 - Chapter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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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장

기모진은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들어 소만리를 바라보았다.그러나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고 무의식적으로 그의 손을 잡은 것 같았다.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모진, 다시는 날 떠나지 마...”그녀는 지금 그가 곁에 있다는 사실은 모른 채 계속 잠꼬대를 했다.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손등에 입을 맞췄고 지적이고 수려한 미간에서 애틋함이 묻어났다.“소만리, 내가 어딜 가든 당신은 내 유일한 사랑이야.”기모진은 침대 옆에 앉아 잠든 소만리의 얼굴을 애틋하고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그는 소만리에게 해열제를 주었고 줄곧 조용히 그녀의 곁을 지켰다.오전이 다 지나 소만리의 이마를 만져 보고 그렇게 뜨겁지 않다고 느낀 기모진은 소만리의 체온을 재어보았다. 역시나 열은 많이 떨어져 있었다.그는 그제야 안심하고 그 자리를 떠날 생각을 했다.그는 주머니에서 보석함을 꺼내 살짝 내려놓은 뒤 마지막으로 소만리를 지긋이 바라보았다.“소만리, 안녕.”“이제 내 생각 하지 마.”그가 말을 마치고 돌아서려 하는데 아래층에서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경연, 네가 그렇게 깊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어!”기모진은 이 목소리가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 같아 생각하던 중 소만리가 놀라 깨어나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소만리가 눈을 뜨는 순간 기모진은 재빨리 방문을 나섰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귀에 거슬리는 카랑카랑한 양이응의 목소리를 들었다.소만리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다 곁눈질로 침대 머리맡에 놓인 보석함을 보았다.이 보석함은 그녀가 예전에 결혼반지와 증표를 모아 기모진과의 신혼집에 두고 온 그 보석함이었다.그런데 이 보석함이 어떻게 여기에 있지?그녀는 바로 그 보석함을 열었다. 기모진이 어렸을 때 선물해 준 책갈피가 오롯이 놓여 있었다.그가 왔었나?그가 왔었다!소만리는 익숙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재빨리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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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장

양이응이 이때다 싶었는지 경연의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경연, 우리 다시 재결합하는 거 어때? 나 정말 진심으로 당신 사랑해.”양이응이 옆에서 자꾸 이렇게 방해를 하여 경연은 강하게 빠져나가려고 하는 소만리를 더 많이 안아주지도 못하고 풀어주었다.소만리는 스산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으로 뛰쳐나갔다.“모진, 기모진!”그녀는 황망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를 놓지도 못했으면서 왜 날 피해? 당신이 그렇게 날 피하면 내가 고통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길모퉁이 담벼락에 서 있던 기모진은 갑자기 내린 가을비가 다행으로 여겨졌다.적어도 소만리가 그의 숨결을 찾지 못하게 될 테니까.소만리가 저렇게 얇게 입고 밖에서 비를 맞고 있는 것을 보고 경연이 달려와 소만리를 꽉 안았다.“소만리, 진정해.”경연이 달래며 아직도 몸부림치고 있는 소만리를 꽉 안고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양이응은 경연이 저렇게 소만리를 걱정하고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 그들을 막아서며 말했다.“소만리 이 여우 같은 여자야! 내 약혼자를 꼬드긴 나쁜 여자! 경연은 원래 내 남자친구야!”소만리는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양이응은 계속 그녀에게 모욕적인 말을 쏟아내었다.“소만리, 네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기모진은 곧 죽을 거야, 그렇지? 하하. 이런 지조없는 여자가 경연을 꼬드기다니! 지금 네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는 죽어가고 있어. 그게 네 업보야!”양이응은 추악한 표정으로 사납게 웃었다.소만리는 갑자기 주먹을 불끈 쥐고 발을 들어 양이응의 어깨를 걷어찼다.“죽어 마땅한 이 비열하고 흉악한 인간아! 기모진은 죽지 않아!”“아!”양이응은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벌렁 나자빠졌다.경연은 이 틈을 타 소만리를 안고 집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소만리는 드문드문 빗줄기가 스치는 창을 통해 창밖으로 굳게 닫힌 대문을 바라보았다.마치 기모진과 자신이 닿을 수 없는 두 세계에 단절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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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장

기모진은 강연도 예전에 이런 수법을 써서 그를 회유하려고 했던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지금은 그와 소만리의 사랑을 망친 사람들 일뿐이다. 한 명씩 사라지게 하는 게 좋을 것이었다.붉게 달아오른 양이응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기모진의 머릿속에 갑자기 소만리의 애타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기모진, 또다시 잘못된 실수하면 안 돼.”아니, 소만리, 나 다시는 잘못된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거야.내가 이 정도까지 하는 게 당신이 싫다면 하지 않을게.이미 숨이 끊어질 정도로 목이 조여진 양이응이 저세상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순간 기모진은 손을 놓았다.그녀는 진흙 위에 엎드려 숨을 헐떡이며 눈을 들어 마치 사탄처럼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를 보고 움츠리고 있었다.“다, 다시는 소만리를 괴롭히지 않을 게요. 날, 놔주세요.”기모진의 음흉한 눈빛이 온기 없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양이응을 사정없이 쏘아보며 말했다.“강연이가 너한테 무슨 말 했어?”양이응은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당신이 만성 독소에 중독되어서 살 수가 없을 거라고 했어요.”“그리고?”“그리고...”양이응은 눈을 굴리며 화제를 돌리려다가 기모진의 냉혹한 기운이 감돌자 무의식적으로 목을 움츠리고 황급히 입을 열었다.“예전에 강연이 말하기를 사람을 시켜 불을 질러놓고 당신이 한 것처럼 꾸민 거라고 했어요! 불은, 콜록콜록. 사실 당신이 지른 게 아니에요!”이 말을 듣고 기모진은 갑자기 혈을 심하게 찔린 듯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그는 비바람 속에 서서 모든 감각을 상실하였고 마치 그날 밤 불길에 휩싸인 모 씨 집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 같았다.양이응은 아무 반응도 없는 기모진을 보고 재빨리 일어나 길을 가리지 않고 도망쳤다.빗줄기가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고 기모진은 빗속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그의 창백한 얼굴에 형언할 수 없는 쓴웃음이 한바탕 몰아쳤다.불은 그가 지른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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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장

기여온은 강자풍을 보고 인형 같은 작은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그녀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몸짓은 이미 강자풍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소만리가 손을 떼자 기여온은 깡총깡총 뛰어가며 강자풍에게 다가갔다.강자풍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귀엽고 따뜻한 녀석을 안았다.“여온아, 오빠 안 보고 싶었어?”기여온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이 맑고 순수한 미소를 바라보는 강자풍의 마음도 덩달아 밝아졌다.소만리는 강자풍을 쫓아보내거나 밀어내지 않았고 지금 눈앞에 보이는 이 투샷도 나름 따뜻하다고 느꼈다.기여온에 대한 강자풍의 따뜻한 보살핌을 소만리도 볼 수 있었다.눈앞의 강자풍은 예전의 냉소적이고 거만했던 태도에 비해 한결 차분해 보이고 부드러워 보였다.“강자풍, 날 보러 온 거야?”소만리가 다가가 물었다. 강자풍은 고개를 끄덕였고 품에 안겨 그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장난치고 있는 여온을 개의치 않으며 입을 열었다.“강연은 곧 형을 선고 받을 거야. 하지만 모 씨 집에 불을 지른 것은 인정하지 않고 계속 기모진이 불을 지른 거라고 하고 있어. F 국 경찰이 이틀 전 이쪽 경찰에 연락했는데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어.”기모진의 이름을 듣고 소만리의 심장박동이 다시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그러나 그녀는 겉으로 시치미를 떼고 강자풍의 머리를 가지고 장난치고 있는 여온을 빙그레 바라보며 덤덤하게 물었다.“무슨 답변?”강자풍은 몇 초 동안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기모진이 죽었대.”“...”청천벽력 같은 말이 소만리의 귓가에 떨어졌고 그녀는 조용히 강자풍의 품에 안겨 있는 딸을 바라보았다.이 순간 그녀의 세계는 멈춘 것 같았다.“누나, 이게 정말이야?”강자풍이 아무런 표정도 없는 소만리를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소만리는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가 멀쩡한데 어떻게 죽을 수가 있어? 얼마 전에도 본 적이 있는 걸.”그녀는 특별히 그를 만났다는 걸 강조했지만 사실 몇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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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장

초겨울 바람이 어느새 이토록 뼈에 사무치도록 시렸는지, 가시 돋친 가시덤불처럼 만신창이가 된 그녀의 상처 난 가슴을 에워싸고 아프게 불어닥치고 있었다.소만리는 약간 떨리는 손을 뻗으며 육경이 건네준 그 카드를 받았다.카드를 받아든 그녀의 손에 마치 기모진의 손길이 닿는 것 같았다.“언제?”그녀는 슬픔을 애써 참으며 평온한 듯 입을 열었다.“오늘이 정확히 49일째예요.”육경이 앞에 있는 무덤을 보며 탄식했다.“기 사장님이 이 자리를 선택한 이유는 사장님이 늘 사모님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죽은 후에도 이렇게 가장 낮은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고 오직 사모님 부모님께 속죄 드리고 싶은 마음밖에 없으셨어요.”그 말을 들은 소만리는 끝내 참지 못하고 삼키지 못했던 눈물을 손에 든 카드 위로 무겁게 떨구었다.기여온은 소만리가 우는 것을 보고 작은 눈썹을 찌푸리며 소만리 곁에 바싹 다가섰다.기여온은 소만리의 손을 잡았다. 마치 소만리를 위로하는 것 같았다.딸의 따뜻함을 느낀 소만리는 어린 손을 꼭 잡고 육경에게 말했다.“잠시 여온이랑 둘이 여기 좀 있고 싶어요.”소만리의 뜻을 이해한 육경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돌아서며 넋을 잃은 소만리를 돌아보았다.그는 입을 오므리고 무슨 말이 목에 걸려 하고 싶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다.소만리는 기여온을 데리고 묘비 앞으로 다가갔다. 묘비에는 이름도 없이 태어난 해만 쓰여 있었다.예전에 한 번 흘끗 봤던 그 묘비와 같은 것이었다.하지만 그때 그녀는 이것이 기모진이 자신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둔 무덤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녀는 카드를 움켜쥐고 기여온을 무덤 앞으로 살짝 끌어당긴 후 몸을 웅크리고 앉아 어린아이의 멍한 얼굴을 어루만졌다.“여온아, 무릎 꿇고 절 해.”기여온이 눈을 깜빡이는 것을 보니 이유를 알 수 없어 의아해하는 것 같았다.소만리는 눈물을 머금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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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장

편지를 다 읽은 소만리의 눈에 슬픔이 차올라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져 마음을 적셨다.그녀는 붉게 젖은 눈을 들어 이름 없는 묘비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내가 어떻게 당신을 잊을 수 있겠어?”그녀는 눈물짓는 얼굴에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찬바람이 불어와 소만리의 몸속을 온통 부셔놓는 것 같았다.그녀는 갑자기 사화정과 모현의 무덤으로 달려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엄마, 아빠 제발 모진을 용서해 주세요. 제발...”소만리는 고통스럽게 애원했고 기여온은 소만리가 왜 그렇게 슬퍼하는지 영문도 모른 채 소만리 곁에 달려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두 모녀는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초겨울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울며 서로 위로하였다.그때 묘지 아래 큰 문 앞에 검은 승용차에 탄 남자가 깊은 눈을 들어 먼 곳을 바라보다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가자.”차는 빠르게 시동을 걸어 점점 텅 빈 도시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묘지를 떠나면서 소만리는 기여온을 심리치료실에 데려가는 것을 잊어버렸다.그녀는 이미 제정신이 아닌 하루를 보내느라 온몸의 힘이 다 빠진 듯 정신이 몽롱했다.그녀는 집안 사람들에게 기모진이 죽었다는 것을 도저히 알릴 수가 없었고 기모진을 잃은 상실감을 온전히 혼자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경연은 소만리가 마음속에 아직 기모진을 놓지 못하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협의이혼을 제안했었다.그래서 소만리는 언제든지 그와 서명하고 헤어질 수 있었다.소만리는 그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한겨울을 지내오며 아이들은 부쩍 자랐다.초여름 신학기 첫날 소만리는 경연과 함께 기여온과 기란군을 새 유치원을 보내게 되었고 담임 선생님께 기여온의 상황에 대해 알려드렸다.선생님은 이렇게 맑고 고운 아이가 말을 할 줄 모른다는 사실에 정말 안타까워했다.그리고 그날 경연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끊고 난 후 흑강당 일에 대해 최종 결과가 나왔다고 소만리에게 말했다.강연은 끝까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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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장

소만리는 이상하다고 여겨 기여온을 따라 장난감 가게의 다른 쪽 유리창 앞으로 갔다.기여온의 반응이 더욱 격앙되어 유리창을 향해서 손가락을 강하게 가리켰다.소만리는 기여온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여온아, 엄마한테 뭐 보여 주려고 그랬어?”소만리가 미소를 지으며 침착하게 물었다.기여온은 큰 눈을 깜빡이며 소만리의 손을 더욱 힘껏 잡고 문으로 걸어갔다.기란군도 그걸 보고 따라서 나갔다.소만리는 여온이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어서 마음이 불안해서 심장이 바삐 뛰기 시작했다.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기여온은 소만리를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건너편 거리로 나와 눈앞의 큰 빌딩으로 들어갔다.“여온아, 엄마 여기 데려온 거야?”소만리는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아무런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기여온은 유리 같은 큰 눈을 반짝이며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그녀는 무언가 찾는 것 같았지만 결국 찾지 못한 듯했다.소만리가 여온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따뜻하게 웃었다.“여온아, 우리 계속 장난감이나 고르러 가자.”기여온이 실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소만리를 따라 돌아섰다.그러나 돌아서는 순간 그녀의 예쁜 눈동자에 다시 한번 희미한 빛이 스쳤다.기여온은 발걸음을 멈추고 소만리의 옷자락을 힘껏 잡아당기며 희고 보드라운 작은 손가락을 들어 막 닫히려던 엘리베이터를 가리켰다.소만리는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막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던 순간 깊고 긴 눈동자와 시선이 부딪히고 말았다.소만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엘리베이터 문이 완전히 닫히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소만리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모진?”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심장은 이미 비정상적인 궤도로 그녀의 마음을 방망이질 하고 있었다.소만리는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옆에 있던 두 아이를 떠올렸다.그녀는 아래층 로비로 내려가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고 올라가는 것을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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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장

”모진, 보고 싶어. 정말 보고 싶어...”소만리는 떨리는 손을 꼭 잡으며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억눌렀다.이때 마침 예선에게서 전화가 왔고 소만리는 급히 감정을 추스르고 예선의 전화를 받았다.예선의 말투에는 딱 들어도 근심도 가득했다.“소만리, 나 어떻게 해야 해? 소군연 선배가 그러는데, 그의 엄마가 집으로 날 초대하고 싶다고 했대.”소만리는 예선으로부터 소군연의 할아버지 팔순 잔치 때 소군연의 가족이 예선을 소홀히 대했던 일을 들었다.기 씨 가족에게 소만리가 따돌림 당했던 때와 어쩜 이리도 똑같을까.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소군연이 예선의 편이라는 것이었다.그 당시 기모진은 소만리를 전혀 신경 쓰지도 개의치도 않았었다.지금 생각해도 당시 아팠던 기억이 여전히 소만리의 가슴에 선명히 남아 있었다.하지만 그에게 냉대를 받을지언정 그가 이렇게 영원히 그녀를 떠나길 원하지 않았다.“소만리, 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해?”복잡한 심경이 녹아 있는 예선의 목소리가 잠시 과거의 아픈 기억 속에 머물던 소만리의 정신을 환기시켰다.“예선아, 너 꼭 가야 해.”소만리가 예선에게 대답했다.“소군연 선배 집안 사람들이 널 초대했다는 건 아마도 소군연 선배가 중간에서 설득시키느라고 많이 공을 들였을 거야.”“예선아, 네가 소군연 선배랑 계속 함께 하고 싶다면 이 고비는 꼭 넘겨야 돼. 네가 안 가면 소군연 선배는 분명히 서운해할 거야.”소만리의 나름의 분석과 건의를 들으며 예선도 적극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소만리, 네가 있어 정말 다행이야.”예선의 기뻐하는 듯한 말을 들으니 소만리의 마음도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어쩌면 그녀는 지금 이런 즐거운 분위기에 많이 영향을 받아야만 했다.혼자서 헛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고 그를 잃은 고통속에 계속 빠져 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예선은 소만리의 건의를 들은 후 소군연의 집에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이번에는 지난번보다 좀 더 심플하게 입을 생각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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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장

이 선물은 예선이 정성을 다해 고르고 골랐고 사기 전에 소군연에게도 의견을 구한 것이었다.그런데 지금 소군연의 엄마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걸 보고 예선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소군연의 엄마는 불만스러운 듯 선물 상자를 탁자에 던지며 냉소를 흘렸다.“흥, 소군연. 너 무슨 쓰레기 더미에서 여자친구를 찾은 거냐? 이런 수준의 여자가 우리 가문에 감히 시집오려고 그래?”“엄마,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소군연은 불만스럽게 물었다.영내문은 일어서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소군연 오빠, 지금 설마 어머니한테 화내는 거예요?”“무슨 뜻이야?”소군연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당혹스럽긴 예선도 마찬가지였다.영내문은 난처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고 소군연의 엄마가 던진 선물 상자를 가리켰다.“이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액세사리예요. 이 블랙 다이아몬드 브로치는 경도의 매장에서는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거예요.”이 말을 하는 동안 영내문의 얼굴에는 도도함과 함께 남과 다르다는 우월감이 묻어났다.“며칠 전 제 언니가 해외여행을 가게 되어서 제가 특별히 언니한테 그쪽 매장에서 사 오라고 부탁했어요. 여기에는 품절된 이 블랙 다이아몬드 브로치를 언니가 겨우 그쪽에서 구해서 방금 제가 어머니께 드렸죠. 지금 예선이 사 온 이건 분명히 가짜예요.”가짜?예선은 완전히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녀는 가짜를 사서 선물한 것이었다.“말도 안 돼. 이건 나와 예선이 같이 가서 산 건데 어떻게 가짜일 수가 있어?”소군연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예선을 옹호했다.“그건 간단하지 않아? 용을 훔쳐서 봉황으로 바꾼다고, 가짜를 진짜인 척 나한테 주고 진품은 되팔았겠지. 예선은 아예 처음부터 나한테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거야.”소군연의 엄마가 경멸하는 눈빛으로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예선은 살짝 주먹을 쥐었다. 그녀는 모든 것에 가식이라고는 없는 솔직한 성격이었는데 이렇게 모욕을 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때 기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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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장

소군연은 기세등등하게 말하며 예선의 손을 잡고 진지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잘 들으세요. 난 가정 환경 같은 것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여자를 놓치는 일은 하지 않아요. 영내문과 그렇게 결혼하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그럼 당신들끼리 하세요. 날 더 이상 관계없는 사람이랑 엮으려 들지 마시구요.”“...”소군연의 엄마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멍해졌다.그렇게 순하고 온화한 소군연이 이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보았다.소군연은 예선을 끌고 가버렸고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남은 가족들은 서로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영내문은 입술을 오므렸고 모욕감이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그녀는 경도에서 유일하게 소군연과 대등한 가문의 여식이었는데 지금 저런 여자와 비교당하다니 어찌 승복할 수 있겠는가!소군연은 예선을 아파트로 돌려보냈고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했다.그러나 예선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밝게 웃었다.소군연은 화도 내지 않고 웃는 예선을 보고 내심 마음이 조마조마했다.“넌 왜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아? 지난번 할아버지 생신 때도 화 안 냈잖아.”“내가 선배한테 화냈으면 좋겠어요?”예선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선배가 제일 먼저 날 보호해 준 것이 나에 대한 가장 큰 지지와 인정이었어요. 나 너무 행복했어요. 그런데 왜 내가 선배한테 화를 내요?”소군연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환해졌다.“정말 화 안 났어?”“물론이죠. 선배한테 맛있는 거 만들어 줄게요.”예선은 주방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고 했다.그런데 그녀가 너무 기분이 좋아서 소군연을 바라보며 가다가 앞에 놓인 의자를 못 보고 부딪히고 말았다.소군연은 급히 달려가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조심해.”예선은 한숨을 돌렸고 똑바로 선 후 등 뒤에서 전해오는 따뜻한 온기와 가벼운 블루벨 향기를 느꼈다.갑자기 그녀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고마워요. 선배.”소군연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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