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송영식이 휘 둘러보더니 갑자기 말소리가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자기 방이 아닌 것 같았다.“자기 방도 아니면서!”윤서는 화가 나서 눈이 벌게졌다.“이 변태가! 백지안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나에게 손을 대? 어디 사람이 없어서 나한테 이래? 백지안한테나 갈 것이지!”“내가 손을 댔다고?”송영식은 울컥했다.“돈과 지위를 노리고 내가 취한 틈을 노리고 들어온 거잖아?”미칠 지경이었다. 어렵사리 백지안에게 청혼을 해서 겨우 성공했다 싶었더니 지금까지 지켜왔던 동정을 하룻밤 만에 윤서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돌았나, 진짜? 이 몸은 당신 같은 인간이랑 자는데는 눈곱만큼도 관심 없거든! 게다가… 난 첫경험이란 말이야!”윤서는 거의 울 지경이었다.“누굴 바보로 아나? 당신 같은 사람이 아직까지 경험이 없다고? 내가 분명 다른 남자랑 만나는 것도 봤….”송영식은 말을 맺기도 전에 하얀 시트 위에 선명한 붉은 꽃무늬를 보고 목이 턱 막혔다.임윤서가 정말 첫 경험이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나, 난 몰라. 모르는 일이야.”“이 쓰레기가, 진짜! 죽어라!”윤서는 베개를 집어 던졌다.이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기자들이 고개를 들이밀었다.너무나 익숙한 장면이었다. 왜 자꾸 이런 일만 생기는 지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송 대표님, 백지안 씨랑 사귀는 거 아니었습니까? 어째서 오 총감과 함께 계시는 거죠?”“바람입니까?”“임윤서 씨, 송 대표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눈도 못 뜨게 마구 플래시가 터졌다.윤서는 이불을 두르고 욕실로 뛰어들었다.‘이건 내가 전에 송영식에게 썼던 작전이잖아? 내가 당할 줄이야. 그런데 당해보니 정말 환장하겠네.난 뭘 그렇게 잘못해서 이렇게 재수가 없을까?’다행히도 호텔 경비 팀에서 와서 곧 현장을 정리하고 두 사람에게 옷을 가져다 주었다.임윤서가 옷을 입고 나오자, 송영식은 어두운 얼굴로 호텔 매니저에게 신경질을 냈다.“기자들이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