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931 - 챕터 940

1699 챕터

932화

백윤택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임윤서는 너무 더워서 깼다.온 몸이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비틀비틀 일어났다.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한참을 생각해 보다가 몽롱한 채로 걸어 나오다가 누군가와 탁 부딪혔다.윤서는 원하던 것을 만난 듯 손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저기요, 어? 임윤서 씨 아닌가…?”비서는 긴장한 눈빛으로 미간을 잔뜩 찌푸린 송근영을 쳐다보았다.“아무래도 누가 약을 탄 모양이구나.”송근영은 임윤서의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보고는 말했다.비서는 흠칫했다.“오슬란 신제품 발표회에서 감히 오늘 잠 주인공인 개발팀 총감에게 손을 대다니 누가 이렇게 대담할까요?”“일단 내 방으로 데려갈 테니까 자네는 여기서 누가 와서 임윤서를 찾는지 잘 지켜 봐. 그 놈이 임윤서에게 약을 탄 놈일 테니까.”송근영은 그렇게 당부하고는 윤서를 부축해 방으로 데려갔다.방에 들어가자 임윤서는 이제 견디지 못하고 침대에서 마구 구르며 난동을 부렸다.송근영은 골치가 아팠다. 할 수 없이 욕조에 찬물을 받아 윤서를 집어넣었다.그러고 욕실에서 나오는데 비서가 돌아왔다.“방금 백윤택이 아까 그 자리에서 사람을 찾았습니다. 소방통로 쪽으로 가더니 위 아래로 몇 번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당황한 기색이더라고요”“백윤택이라….”송근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백지안의 오빠인 백윤택의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그 집안의 속 썩이는 인간이지. 이제 영식이 뒷배를 믿고 날뛰려는 게로구나.이제 작은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시면 동생 시댁을 등에 업고 더 지랄을 하겠지.할아버지 말씀이 맞아. 무슨 수를 쓰던 백지안이 우리 집 안에 들어오게 두면 안 되겠어.’“저, 임 총감이 굉장히 괴로운 것 같은데요.”비서가 윤서의 신음소리를 듣고 귀까지 빨개져서 말했다.송근영은 비서를 흘끗 쳐다보았다.“가서 영식이가 어디 있는지 찾아 봐요.”----연회장에서 접대 술을 계속 받아 마시고 오늘 기분도 좋아서 송영식은 이미 거나하게 취해있었다.백지안이 송영식을 부축해 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33화

“당연하….”송영식이 휘 둘러보더니 갑자기 말소리가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자기 방이 아닌 것 같았다.“자기 방도 아니면서!”윤서는 화가 나서 눈이 벌게졌다.“이 변태가! 백지안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나에게 손을 대? 어디 사람이 없어서 나한테 이래? 백지안한테나 갈 것이지!”“내가 손을 댔다고?”송영식은 울컥했다.“돈과 지위를 노리고 내가 취한 틈을 노리고 들어온 거잖아?”미칠 지경이었다. 어렵사리 백지안에게 청혼을 해서 겨우 성공했다 싶었더니 지금까지 지켜왔던 동정을 하룻밤 만에 윤서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돌았나, 진짜? 이 몸은 당신 같은 인간이랑 자는데는 눈곱만큼도 관심 없거든! 게다가… 난 첫경험이란 말이야!”윤서는 거의 울 지경이었다.“누굴 바보로 아나? 당신 같은 사람이 아직까지 경험이 없다고? 내가 분명 다른 남자랑 만나는 것도 봤….”송영식은 말을 맺기도 전에 하얀 시트 위에 선명한 붉은 꽃무늬를 보고 목이 턱 막혔다.임윤서가 정말 첫 경험이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나, 난 몰라. 모르는 일이야.”“이 쓰레기가, 진짜! 죽어라!”윤서는 베개를 집어 던졌다.이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기자들이 고개를 들이밀었다.너무나 익숙한 장면이었다. 왜 자꾸 이런 일만 생기는 지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송 대표님, 백지안 씨랑 사귀는 거 아니었습니까? 어째서 오 총감과 함께 계시는 거죠?”“바람입니까?”“임윤서 씨, 송 대표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눈도 못 뜨게 마구 플래시가 터졌다.윤서는 이불을 두르고 욕실로 뛰어들었다.‘이건 내가 전에 송영식에게 썼던 작전이잖아? 내가 당할 줄이야. 그런데 당해보니 정말 환장하겠네.난 뭘 그렇게 잘못해서 이렇게 재수가 없을까?’다행히도 호텔 경비 팀에서 와서 곧 현장을 정리하고 두 사람에게 옷을 가져다 주었다.임윤서가 옷을 입고 나오자, 송영식은 어두운 얼굴로 호텔 매니저에게 신경질을 냈다.“기자들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34화

“백지안은 절대로 당신이랑 헤어지지 않을 테니 그건 걱정 안 해도 되겠네. 이제 최하준이 없어서 당신을 잡은 거니까. 헤어지자며 난리난리는 좀 쳐도 좀 달래주면 다 용서해 줄 걸. 아 참! 아마도 결국은 당신은 아무 죄가 없다며 봐줄 거야.”그러더니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송영식은 그 말을 듣고 얼떨떨한 채로 서 있었다.----윤서는 시큰거리는 다리를 끌고 호텔을 나섰다. 여름이 전화를 걸어왔다.“어우~ 이 언니, 아주 끝내 줘.”여름이 존경스럽다 듯 말을 꺼냈다.“대대적으로 백지안에게 청혼을 한 다음 날 송영식을 데리고 자버리다니? 백지안에게 복수한다고 너무 신하게 하는 거 아니니? 너희 지금 완전 실검 1위야. 아주 온나라에 너희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없겠어.”“아, 시끄러!”윤서는 울고 싶었다.“나도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거든. 어제 너무 많이 마셔서 필름이 끊겼다고. 내 첫 경험을 그 똥멍청이한테 뺏겨서 지금 완전 열 받아!”“아무래도 너 당한 것 같다.”여름이 진지하게 말했다“빨리 사후 피임약 처방 받아.”“아, 그러네.”윤서는 얼른 근처의 산부인과로 향했다. 그 처방전을 들고 약방으로 갔다. 약사가 처방전을 들고 약을 찾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은 약사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전화를 끊더니 윤서에게 말했다.“약이 저 안에 있어서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그러고 들어가더니 약사는 피임약을 비타민으로 바꾸었다.윤서는 계산을 하고 약을 먹었다.이때 길 가에 송근영의 차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윤서가 떠나자 송근영은 송우재에게 전화를 걸었다.“약방에 얘기해서 약을 바꿔치기 했습니다.”“그래그래, 아주 잘 했다. 윤서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우리 집으로 들어오면 아주 잘 해주도록 하자꾸나.”----그 시각.백지안은 뉴스에서 윤서와 송영식의 사진을 보고 바로 얼굴이 일그러졌다.‘분명 어젯밤 송근영이 송영식을 데려갔는데 어째서 임윤서랑 같이 있다 사진을 찍힌 거지?”백지안은 열이 뻗쳐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35화

송윤구: “결혼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영식이가 백지안에게 청혼한 거야 그냥 그 아이 일이지만 우리 집에서는 그 결혼에 반대합니다. 그리고 백지안이 우리 집에 들어올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임윤서 씨는 집안 식구 모두가 정해둔 약혼녀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곧 임윤서 씨 부모님과 혼사를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기자: “그러면 백지안 씨는 어쩝니까?”송윤구: “우리나라는 일부일처제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영상은 거기까지였다.손을 바들바들 떨던 백지안은 곧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며 물건을 마구 집어던졌다.송영식의 집에서 공개적으로 임윤서가 송영식의 약혼녀라고 발표할 정도로 자기 체면을 짓밟을 줄 몰랐던 것이다.‘이제 난 뭐가 되냐고?’임윤서는 백윤택 때문에 평판이 바닥에 떨어진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영식의 집만에서 임윤서 같은 인간은 받아주면서 자신은 받아주지 않는 것이 사뭇 억울했다.‘내가 임윤서보다 못한 게 뭐야?그리고 송영식 저 멍청이는 분명 날 사랑한다고 해놓고 뒷구멍에서 임윤서랑 자? 세상에 정말 믿을 놈이 하나도 없구먼.’이때 송영식에게서 전화가 왔다.백지안은 그대로 휴대 전화를 집어 던졌다.그러나 곧 냉정을 되찾았다. 절대 가볍게 송영식을 용서해 줘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놓을 수도 없었다. 이제 주변에 손대볼 만한 남자라고는 송영식 하나 뿐이었다.----한편 송영식은 송윤구의 기자회견을 보고 급히 본가로 돌아갔다.“아버지, 기자들에게 그게 다 무슨 말씀이세요? 윤서가 언제부터 제 약혼녀예요? 제 약혼녀는 지안이라고요.”본가로 향하면서 이 사태를 전부 해명 하려고 계속 걸어 봤지만, 백지안이 전화를 받지 않아 송영식은 환장할 지경이었다. “백지안에게 패물을 보냈느냐?”송윤구가 날카롭게 물었다.“아니면 우리 집안과 그 쪽 집안이 정혼을 했느냐? 걔가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하길 했니, 밥을 한 번 먹었니?”송영식은 움찔했다.“제가 청혼을 했잖아요? 반지도 주고. 언론에서 모두 보도를….”“제대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36화

“어젯밤에 막 호텔에 들어서다가 임 총감이 이상한 걸 발견했다. 걸음도 똑바로 못 걷더라. 내가 얼른 비서에게 내 방으로 옮기라고 했다. 그후에 백윤택이 내가 임 총감을 발견한 위치에 나타나서 사람 찾느라 분주했다더라. 심지어 임 총감 방까지 갔었대. 내가 CCTV도 뒤져봤는데 ‘아주 우연히도’ 28층 CCTV가 다 꺼져 있더라.”송근영이 말을 마치자 송우재가 분노에 차서 테이블을 탕 쳤다.“백윤택이가 아주 미쳐 날뛰는구먼.”“백윤택의 여동생이 송영식의 여자 친구인 줄 알고 호텔 직원들이 다들 알아서 긴 거죠.”송근영이 싸늘하게 송영식을 노려보았다.“너만 아니엇으면 백윤택이 거기 오지도 않았겠지. 그러니 네가 들어가서 임 총감의 곤란한 사정을 해결하는 것도 당연하지. 다 뿌린 대로 거두는 거 아니니?보니까 임 총감이 약에 심하게 취한 것 같더라. 찬물에 아무리 담가도 해결이 안 돼서 무슨 일이 날까 걱정스러웠어.”송영식은 입을 꾹 다물었다.아무리 그래도 임윤서는 자기 회사의 주주인데다가 현재 개발 팀에서 중임을 맡은 총감인데 백윤택이 감히 신제품 발표회에서 임윤서에게 수작을 부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아침에 윤서에게 자기를 유혹했다며 난리를 쳤던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기자도 누나가 불렀지?”송영식이 으르렁거리며 물었다.“그래. 일을 크게 벌이지 않으면 네가 책임을 안 질 거잖아.”송근영이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치사하게!”송영식이 외쳤다.“미안하지만 언론을 동원해도 소용없어. 난 절대로 임윤서랑은 결혼하지 않을 거야. 이 생에서 이제 지안이는 더 상처받아서는 안 돼. 당장 언론에 해명할 거야.”그렇게 소리치더니 돌아섰다.가만가만한 송근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기만 해 봐. 오슬란 신제품 출시는 꿈도 꾸지 마셔. 관계 당국에 말을 넣던 어쩌던 출시를 막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뭣하면 오슬란 오프라인 매장을 전부 문닫게 만드는 방법도 있고. 할 테면 한 번 해 봐.”“아니….”송영식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37화

“내가 워낙 한 미모 하니까 추앙하는 자들도…”윤서가 움찔하더니 말을 이었다.“아니다! 어제 백윤택이 있었네! 십중팔구 그 자식이야!”여름은 깜짝 놀랐다. 머릿속에서 곧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그거네. 건달들 끌고 네 집에 쳐들어갈 정도의 위인이니 어제 발표회에서 네 술에 무슨 짓을 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 어쨌든 백지안이 송영식의 눈에 들었으니 뒷배를 믿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백지안만 있으면 송영식도 백윤택을 뭐 어쩌지 못할 테니까.”“정말 돌았나 봐.”임윤서가 부르르 떨었다.“내가 대체 그 인간하고 전생에 무슨 원수를 져가지고….”“그 자식이 너랑 결혼하고 싶은 건지도 몰라”여름이 정확하게 분석했다.“지금은 네가 세계 최고의 조제사인데다가 네 오빠가 리마도 잘 키워놓았잖아. 반면에 까놓고 말해서 영하는 최하준의 인맥으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잖아.이제 그 최하준이라는 뒷배가 사라진 데가 송영식은 그정도로 유능하진 않지. 그러니 그럭저럭 너랑 네 집안이라도 가까이 잡아놓고 싶은 거야. 먼저 너랑 잠자리를 하면 결혼하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겠지.”“나랑 우리 집이 그 녀석에게 그럭저럭이 다 뭐야?”윤서는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런 쓰레기 같은 놈에게는 누구라도 아까울 지경인데.”여름이 푸흣하고 웃었다.“백윤택 남매 같은 인간들은 자존심이 엄청 세다고. 아마도 우리는 자기들이랑은 비교도 안 되게 아래 급이라고 생각할걸.”생각해보니 충분히 그럴싸해서 윤서는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다.“백지안도 이 일을 다 알고 있었을 것 같다.”여름이 말했다..“그 인간이 너도 마뜩찮아 했잖아. 백윤택에게 네가 당한 다음에 억지로 결혼을 하게 되면 그 다음에 실컷 괴롭힐 생각이었겠지. 그러면 나에게도 복수가 될 테니까. 하지만 아마도 네가 송영식하고 자게 될 줄은 계산하지 못한 거야. 아마 지금쯤 백지안은 피를 토하고 있겠는걸.”“더러운 것들!”윤서는 분노에 치를 떨었다.“내가 가만 두나 봐라. 내가 송영식의 약혼녀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38화

“아빠, 오해예요. 저도 당한 거라고요.”윤서는 할 수 없이 사정을 찬찬히 설명했다.윤서의 아버지 임용준은 아무 말도 못하고 듣더니 겨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송영식 대표가 너에게 책임을 져야겠구나. 어쨌든 쿠베라 쪽에서 연락이 왔으니 나랑 네 엄마가 서울로 올라가마. 같이 식사나 한번 하자꾸나.”“네.”송영식의 집에서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몰랐다. 윤서는 재빨리 자기 계획을 아빠에게 말했다.임용준은 듣더니 벌컥 화를 냈다.“뭐라고? 네가 먼저 유혹을 했다고 말하라고 시켰다고? 이런 놈을 보았나? 내 딸이 이렇게 예쁜데 누가 누굴 유혹해? 좋다. 네 계획대로 가자꾸나. 쿠베라가 명문가라고는 하지만 그 집안 덕볼 생각은 나도 눈곱만큼도 없다. 네 작전에 나랑 네 엄마도 같이 어울려 주마.”“고마워요, 아빠.”윤서가 감동해서 손키스를 날렸다.옆에서 보고 있던 여름은 은근히 부러웠다. 사실 어려서부터 윤서를 금이야 옥이야 아껴주는 윤서네 집안 분위기가 부러웠던 것이다. 여름에게도 서경주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윤서네 집에 비길 바가 못 됐다.----해변 별장.송영식의 차가 요란한 마찰음을 내며 멈춰 섰다. 집에 들어가 보니 백지안이 소파에서 엉엉 울고 있었다.“여긴 왜 왔어? 가! 꼴도 보기 싫어.”백지안이 송영식에게 울면서 외쳤다.“평생토록 나만 사랑하겠다고 말한 게 대체 누구였더라? 그래 놓고 하루도 못 가서 다른 여자랑 뒹굴다니. 난 배신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지안아, 정말 미안해. 그런데 내 말 좀 들어 봐.”화가 나서 들어왔던 송영식은 눈물범벅이 된 백지안의 얼굴을 보자 어쩔 줄을 몰랐다.“어젯밤에 임윤서는 백윤택의 간계에 당했어. 그리고우리 누나가 그 사태에 책임을 지라고 누나가 날 그 방으로 밀어 넣은 거라고. 난 너무 취해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몰라.”“우리 오빠?”백지안은 속으로 움찔했다. 송영식이 이렇게 빨리 진상을 파악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 그럴 리가.”“누나가 직접 봤대. 그리고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39화

“지안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송영식이 다급히 백지안의 손을 잡았다.“널 위해서라면 난 모든 걸 버릴 수 있어.”“무…무슨 소리야?”백지안은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송영식이 쓴웃음을 지었다.“우리 누나가 윤서를 약혼녀로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 집에서 오슬란을 무너뜨리겠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한 날 누나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야. 집에서 그런 식으로 압박하고 들어온다면 아마도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 하지만 괜찮아. 내 예금이 있으니 난 너만 있으면 충분해.”“……”백지안은 너무나 황당했다.쿠베라의 후계자 자리도 못 얻은 송영식은 이미 형편없는 존재인데 오슬란까지도 없으면 이제 대체 뭐가 있겠는가?‘예금으로 살겠다고?그 까짓 예금 얼마나 버치겠어?나중에는 내가 하준이에게 받은 위자료로 영식이에 멍청한 우리 오빠까지 먹여 살려야 할지도 몰라.게다가 아무 것도 없는 송영식과 함께 산다면 얼마나 웃음거리가 되겠어?’“날 그렇게까지 사랑해 줘서 고마워.”백지안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들었다.“네가 이미 날 위해 많은 것을 해주었다는 건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널 그렇게까지 억울하게 만들 수는 없지. 오슬란은 네가 평생을 피와 땀으로 일구어 온 회사잖아. CEO에게 회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데. 그리고 정말 나를 위해서 네가 모든 곳을 포기하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송영식은 완전히 감동에 사로잡혔다.“괜찮아. 난 너만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무시해도 상관없어.”“……”백지안은 환장할 지경이었다. ‘이 멍청이가!’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하지만 난 상관 있어. 네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거 싫어. 그리고 지금은 후회 안 할지 몰라도 나중에는 또 모르는 거야.”백지안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우리가 사귈 수 있게 된다면 난 우리 사랑에 후회는 없었으면 해.”“무슨 소리야? 지금 날 밀어내는 거야?”송영식이 마음 아픈 듯 말했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40화

해변 별장을 떠난 뒤 송영식은 답답한 마음에 이주혁을 불러냈다.그런데 막상 가보니 최하준이 있었다. 굳은 얼굴에 위 아래로 검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이 마치 저승사자 같았다.“넌 왜 왔어?”송영식은 이제 최하준이 너무나 눈에 거슬렸다.느릿하게 미간을 찌푸리면서 하준이 송영식을 쳐다봤다. 이주혁이 얼른 끼어들었다.“너한테 무슨 일이 났다니까 걱정 돼서 왔지. 우리가 어려서부터 같이 컸는데 이제 와서 여자 하나 때문에 이럴 일이냐?”“그게 보통 사람이냐? 지안이라고!”송영식이 쏘아붙였다.“최하준, 결국 지안이가 지금 저렇게 비참하게 된 것은 다 너 때문이야. 너만 아니었으면 우리 집에서 그렇게 반대하지도 않았을 거야. 지안이가 얼마나 착한 애인지 알아? 내가 잘못을 했는데도 걔는 내가 잘 되기만 바라는 애라고.”“그래?”이주혁이 안경을 추어올리며 하준과 시선을 나누었다.“걔가 뭐라고 하는데?”하준이 궁금한 듯물 었다.송영식은 답답한 마음으로 식구들에게 당한 협박을 털어놓았다.“그런데도 지안이는 날 탁하기는커녕 내 회사만 걱정하더라. 내가 남들에게 무시당하는 건 바라지 않는대. 날 위해서 우리 식구들에게 잘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거야. 정말 마음씨가 얼마나 착하냐. 그런 애를 아껴줄 줄을 모르다니, 최하준, 이제는 후회가 되지? 흥,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 없어.”“……”하준의 눈썹이 꿈틀했다. 예전 같았으면 하준도 송영식과 비슷한 생각을 하며 함께 감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백지안에 대한 감정을 접은 상태라 차분하게 생각을 해보니 아무래도 송영식이 완전 멍청이로 보였다.송영식에게 아무 것도 없어지면 백지안이 아니라 누구라도 송영식과 결혼하고 싶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그러나 백지안은 그런 송영식이 마음에 안 들면서도 말할 때는 마치 송영식을 위해주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백지안의 무서운 점이었다.이제 송영식을 보고 있자니 예전의 자신을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전에는 백지안의 됨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941화

하준은 편견으로 가득찬 송영식을 보니 찬물이라도 부어서 정신을 차리게 해주고 싶었다.그러나 아마도 예전의 자신처럼 그래도 별 소용이 없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누구의 말도 귀에 안 들어오는 마가 낀 상태였다.“자자, 기분도 좀 그런데 술이나 마시자.”이주혁이 송영식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송영식은 줄기차게 받아 먹더니 곧 취해서 소파에서 곯아 떨어졌다. 이주혁은 느릿하게 한숨을 쉬었다.“난 왜 지안이가 영식이를 위해주는 것 같지가 않고 오슬란을 잃으면 그냥 영식이를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나도 그렇게 생각해.”하준이 이상하다는 듯 주혁을 쳐다봤다.“전에는 너도 지안이를 철석같이 믿었었잖아?”“걔가 너무 그런 척을 잘 한 거지. 걔는 3년 전에 이미 변해있었는데 우리가 잘 몰랐던 것 같아.”이주혁이 하준을 흘끗 쳐다봤다.“어제 발표회에 넌 안 갔었지? 굉장했어. 임윤서랑 지안이가 똑같이 빨간 드레스를 입고 왔거든. 그래서 영식이가 임윤서를 끌고 가서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대.예전 같았으면 영식이가 그런 짓 할 애냐? 그날 하필이면 임윤서 드레스 발이 지안이보다 훨씬 좋아보였거든.”하준은 깜짝 놀랐다. 자기가 아는 영식이라면 이유 없이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게다가 송영식은 둔한 타입이라 누가 언질을 준 게 안라면 드레스 컬러가 어쩌고 하는 것은 눈치채지도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그렇게 생각해 보면 백지안이 그 점을 신경 썼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좋아하는 백지안이니 그녀의 기분이 어땠는지는 송영식이 신경썼을 것이다.“주혁아, 난… 걔랑 결혼 안 해서 정말 너무 다행이다.”하준이 한탄했다.“곽철규 일은 정말 지안이가 말한 게 전부였을까?”이주혁의 시선이 묘하게 변했다. 예전 같았으면 아마도 절대 아니라고 말했을 테지만 지금은….“모르지.”하준이 힘없이 피식 웃었다.“나도 영식이 비웃을 자격은 없어. 나도 전에는 완전히 지금의 영식이 같았잖아.”“나도 남 얘기할 상황은 아니었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이전
1
...
9293949596
...
17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