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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751 - Chapter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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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화

최란은 멈칫하더니 잠시 망설였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아들이라고 둘밖에 없던 아들이 사이가 별로 안 좋았는데 여울이가 둘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면 좋겠구나.’“고맙다.”----유치원 입구.하준이 도착했을 때는 아직 하원 시간이 아니었다. 블루 셔츠에 화이트 팬츠에는 주름 하나 잡히지 않았다. 긴 다리와 귀족적인 체형은 절로 보는 사람에게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이 유치원에 보낼 수 있을 정도면 꽤나 드르르한 집안이라 다들 돈깨나 있다는 사람들이었지만 이렇게 강한 아우라를 풍기는 사람은 흔치 않았다.“저, 어느 아이를 데리러 오셨나요?”“강여울을 찾아왔습니다.”하준이 담담히 입을 열었다.“4세반이네요. 지금 4세반은 운동장에서 놀고 있습니다.”경비 아저씨가 공손하게 하준을 데리고 들어갔다. 운동장은 멀지 않아 곧 도착했다.넓은 운동장에 꼬맹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었다. 하준은 한눈에 여울을 찾았다. 정말이지 너무 귀엽게 차려입어서 눈에 띄도록 예뻤다.막 여울에게 다가가려는데 여울이 미끄럼틀에서 주루룩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원복을 입고 옆에 서 있던 남자아이의 손을 덥석 잡는 게 보였다.여울은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진짜로 나랑 시소 안 탈 거야?”“안 타. 난 시소 싫어.”남자아이는 쿨하게 돌아섰다.“아, 같이 놀자!”여울은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팽팽하게 긴장한 하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내가 애진작에 여울이의 저 강아지상이 가진 잠재력을 알아봤다고. 유치원 등원 시작한 지 며칠 되지도 않는데 벌써부터 남자친구라니….“여울아.”하준이 성큼성큼 다가갔다.여울과 하늘은 동시가 깜짝 놀랐다.“큰아빠!”여울은 갑자기 하준에게 후다닥 달려들며 길을 막아섰다.하늘은 그 틈을 타서 후다닥 도망가 버렸다. 작은 몸으로 미끄럼틀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하준은 인상을 썼다. “유치원에서 새로 사귄 친구니? 왜 날 보고 도망가는 거지?”“모르는 아저씨한테 굳이 인사 해야 하나요?”여울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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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화

753화“…니예에.”여울이 우물쭈물 답했다.“여울아.”하준이 갑자기 앉아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아직은 어리니까 괜찮지만 이제 크면 남자애들 손을 그렇게 함부로 막 잡으면 안 돼.”“네.”여울은 끄덕였다. ‘나도 아무하고나 막 손잡는 거 아니거든요. 하지만 하늘이는 내 쌍둥이인걸.’“여자 친구들이랑 놀면 어떠니?”하준이 권했다.“내 친구는 신경 쓰지 마세요.”여울이 입술을 쭉 내밀었다.하준은 뻘쭘해서 입을 마둘었다.‘뭐, 아직 어리니까 천천히 두고 살펴보면 되겠지.’여울을 데리고 나올 때 하늘이 내내 입구에서 쳐다보고 있었던 것을 하준은 눈치채지 못했다.선생님은 하늘이가 여울이는 어름이 와서 먼저 데려가니 부러워하는 줄 알고 위로했다.“괜찮아. 하늘이 엄마도 곧 오실 거야.”“네.”하늘이는 눈을 내리깔았다.‘저게 우리 아빠구나. 목소리 처음 들었네. 키는 엄청 크구나.하지만 곧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겠지. 난 여울이처럼 멍청하게 홀랑 넘어가지 않을 거야. 난 영원히 아빠를 받아들일 수 없어.’----다음날, 이호 공원묘지.여름고 임중서는 꽃다발을 들고 한참을 헤맨 후에야 백현수와 연화정의 묘를 찾을 수 있었다.묘 앞에는 흰 국화 꽃다발이 하나 놓여 있었다.“누가 성묘를 다녀갔나 봐?”임윤서가 꽃을 보더니 말했다. 꽃은 아직 싱싱했다.“백지안이나 백윤택 그 짐승 같은 것들이 이렇게 꽃을 놓아두고 갈 위인은 아닌데.”“당연히 아니겠지.”여름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현수에게 일이 벌어졌을 때도 그 집안에서는 아무도 병원에 와보지 않았었다.‘추석도 아닌데 대체 누가 다녀간 거지?’“저기… 소영이가 살아있다든지?”임윤서가 불쑥 말했다.여름은 흠칫했다.“소영이는 수영을 못 한다던데. 바다에 빠져서도 살아날 가망은 거의 없지 싶다.”“그건 모르는 일이지.”이때 갑자기 백윤택의 기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름이 돌아보니 백지안 남매가 함께 다가오고 있었다. 백지안은 몸에 딱 달라붙는 레드 드레스를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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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화

백윤택은 정신을 차리고 와락 임윤서에게 달려들었다.그러나 임윤서는 깔끔한 업어치기로 백윤택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그 바닥이라는 것이 시멘트였기 때문에 백윤택은 오장육부가 다 아팠다.“이게….”“아직도 입이 살았어?”임윤서가 다리를 들어 발길질을 하려고 했다.“오빠!”백지안의 안색이 변하더니 달려들어 임윤서를 저지하려고 했다. 그러나 여름이 한 벌 더 빨리 그 앞에 섰다.“옛 원한을 좀 갚겠다는데 뭘 또 끼어들고 그러시나?”여름의 깔아보는 듯한 말투에 백지안은 울컥했다.백지안은 백윤택에게는 관심도 없었으나 어쨌든 남매인데 코앞에서 맞고 있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자니 괜히 자기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았다.“지안아, 빨리 경찰 불러, 최 회장, 송 대표 불러!”백윤택이 악을 썼다.‘저게 대체 외국에 나가서 뭘 하고 돌아다녔길래 주먹이 아주 쇳덩어리 같네. 아파서 죽을 뻔했잖아.’“야, 이 씨! 두고 봐, 내가 사람 불러서 손 봐줄 테니까. 어디 재주 있으면 도망쳐 보시지, 내가 몇 명 불러서….”“거 주둥아리 더럽네.”임윤서가 달려들었다.공원묘지에 백윤택의 비명소리가 울렸다.백지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얼른 휴대 전화를 꺼냈다. 하준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요즘 자신에게 유감이 있는 듯한 하준을 떠올리고 결국 송영식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름은 굳이 막지 않았다. 그저 팔짱을 끼고 백지안이 다급히 전화를 거는 꼴을 보고 있었다.이때 공원 관리인이 뛰어왔다.“뭐 하시는 겁니까? 싸움을 하려거든 다른 데 가서 하세요.”백지안이 막 입을 열려는데 임윤서가 입을 막고 ‘응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아, 네. 죄송합니다. 이 인간을 보니까 저도 참을 수가 없어서 그만…. 멀쩡하던 우리 삼촌이 이 인간 때문에 화병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우리 삼촌 아들인데요. 우리 삼촌은 겨우 50대였다니까요. 이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아세요? 제가 몇 년 전에 외국 나가고 나서는 성묘 한 번 안 왔던 인간이었어요.”백윤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해명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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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화

임윤서가 위협적으로 눈썹을 치켜세웠다. 백윤택은 겁을 집어먹고 백지안 뒤로 숨었다.“내일은 나랑 최하준의 결혼식이야. 전국의 내로라하는 집안에서는 다들 식장에 올 텐데 당신이 지금 나에게 손을 대면 그건 최하준에게 손대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준이가 절대로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걸. 생각 잘하라고.”백지안이 손가락을 들어 귀엣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러자 약지에 끼고 있던 다이아 반지가 번쩍였다.강여름이 흘끗 쳐다보니 백지안은 사뭇 의기양양했다.“어제 하준이가 준 다이아몬드 반지야. 13캐럿짜리인데 좀 작다고 미안해하더라고. 뭐, 마음이 중요한 거지.”임윤서가 끌끌 혀를 찼다.“쯧쯧, 너무 소박하네. 전에 우리 여름이에게는 Heart of Queen 목걸이를 걸어주던데. 들어는 봤나? Heart of Queen?”백지안의 얼굴이 굳어졌다.Heart of Queen이라면 당연히 들여본 적이 있었다. 이름난 가문의 여자라면 다들 들어본 보석이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세기의 주얼리가 아니었던가!하준이 그런 귀한 것을 여름에게 주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열이 뻗쳤다.“됐어. 다 옛날 일인데.”여름이 백지안에게 말했다.“어쨌든 Heart of Queen은 며칠 전에 내가 버렸어. 보니까 나중에 최하준이 주워가던데 당신이 받았겠지?”“……”백지안은 울분을 참지 못해 죽고 싶었다.‘난 목걸이 구경도 못 봤어!게다가 ‘버렸다’는 건 뭔 소리고, ‘주워갔다’는 건 또 뭐야?내가 그걸 받았대도 마치 강여름이 버린 물건을 나에게 받았다는 느낌이잖아?’임윤서가 덧붙였다.“그러면 백지안 씨가 잘 받아둬야겠네. 어쨌든 남이 버리는 쓰레기 주워가는 거 전문이잖아?”“두고 봐. 오늘 가서 당신들이 하준이에게 쓰레기라고 했다고 내가 다 말할 거야.”백지안이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내일이면 저것들은 다 내 발아래야!’“그러시던지. 어쨌든 내가 욕을 안 한 것도 아니니까.”강여름은 꽃다발을 비석 앞에 놓고는 윤서와 같이 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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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화

그러나 백지안이 화를 내기 전에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윤서! 당장 지안이에게 사과해.”송영식이 돌계단을 밟으며 성큼성큼 올라오고 있었다.사실 꽤나 매력적인 얼굴인데, 그 얼굴에 한기가 서려 있었다.백윤택은 송영식을 보더니 구세주라도 만난 듯 후다닥 뛰어갔다.“나 좀 살려줘. 저게 얼마나 못됐는지 몰라. 얼굴을 보자마자 날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니까. 내 동생도 때리려고 했어. 자네가 빨리 와 줘서 다행이야.”“영식아, 와줬구나.”백지안이 눈시울을 붉히며 한껏 불쌍한 척을 했다.송영식은 그런 백지안을 보더니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임윤서를 잡을 듯이 노려봤다.“뭔 잘난 척을 하고 앉아 있어? 오늘 내가 너희 둘에게서 사과받기 전에는 여기서 뜰 생각하지도 마.”임윤서는 어이가 없었다.“이상하네. 당신이랑 백지안은 무슨 사이길래 최하준을 찾지 않고 당신을 불렀대? 둘이 뒤에서 몰래 사귀는 거 아니야?”“헛소리하지 마, 난 친구라고.”송영식의 태양혈에 시퍼런 힘줄이 솟았다. 송영식은 이상하게 임윤서와 얽힐 때마다 점점 더 임윤서가 마음에 안 들었다.“거 친구 사이 되게 좋네. 아무 때나 막 불러낼 수도 있고.”임윤서가 부럽다는 듯 백지안을 쳐다봤다.“부럽네. 돈 많은 남친도 있고 아무 때나 불러내면 기사처럼 나타나 보호해 줄 남사친도 있고. 그런데 정말 송영식이 자기를 좋아하는지 모르는 건가?”“무슨 헛소리를 자꾸 지껄이는 거야?”송영식이 당황해서 임윤서를 밀어냈다.“입 다물지 못해!”백지안이라고 다르지 않은 반응이었다. 송영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임윤서는 거침없이 뱉어서 백지안과 송영식을 완전히 난처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윤서 말이 맞지. 당신이 백지안을 좋아한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요.”여름이 유유히 덧붙였다.“전에 나더러 최하준과 이혼하라고 종용하기도 했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서 몰래 뒤에서 힘쓰는 모습은 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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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화

“나도 다 당신 생각해서 그러는 거지. 백지안은 이제 곧 결혼하는데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고. 한 번 부딪혀 보지 않으면 당신의 사랑은 이제 날아간단 말이야. 뭐,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요. 난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이어지길 바랄 뿐이니까.”임윤서는 손을 흔들더니 여름에게 얼른 출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송영식은 멍하니 있다가 여름의 차가 일으키는 흙먼지 속에 서 있었다.미쳐버릴 지경이었다.임윤서가 한 말이 정말 정확하게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을 푹 찔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바로 내일 백지안이 결혼을 한다는 사실이었다.송영식이 백지안을 14년 동안 사랑해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16살 그때부터 품어온 사랑을 도저히 한 번도 내려놓을 수 없었다.그때는 지안과 하준이 사귀고 있어서 송영식은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하준은 형제나 다름없는 친구였기 때문에 송영식은 하준의 행복을 빌며 지안을 지키는 오빠 역할을 할 뿐이었다.이제는 그렇게 짝사랑해 온 여자가 마침내 결혼을 한다.지안을 생각하면 기뻤지만 자신을 생각하면 서글펐다.서서히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백지안과 백윤택이 내려오고 있었다.송역식의 눈이 백지안과 마주치자 지안은 씁쓰레한 웃음을 지었다.“걔들 잡았어?”“아니. 차 타고 그대로 도망쳐 버렸어.”송역식이 낮은 소리로 답했다.백윤택은 불만스럽게 구시렁거렸다. 안 그래도 부은 얼굴이 더욱 흉해 보였다.“내가 고것을 잡아서 아주 잡아 죽일 거야.”송영식은 백윤택의 말을 듣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노려봤다. 눈에 혐오감이 그득했다.오늘은 임윤서가 때렸다고는 하지만 예전에 백윤택이 임윤서에게 심각하게 상해를 입혔던 것은 사실인데 그렇게 엄청나게 흉악한 일을 저질러 놓고도 그 일에 대해서는 일말의 반성이 없는 것이 거슬렸다.“오빠, 차 가져와.”백지안이 송영식의 기분을 눈치채고 얼른 말했다.“그래.”백윤택이 자리를 떴다.백지안은 미안한 듯 사과했다.“미안해. 우리 오빠가… 나도 진짜 뭐라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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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화

백윤택이 혀를 끌끌 찼다.“지금 저 송 대표를 보니까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겠다. 야, 너도 참 대단하다. 그 오랜 세월을 최하준은 남자친구로 삼고 한편으로 송 대표를 어장에 넣어두고 관리했다니.”쿠베라가 FTT보다는 못하다고 해도 국내에서 손에 꼽는 대기업이었다. 게다가 쿠베라의 자제들은 정계와 경제계에 골고루 포진해 있었다. FTT는 규모가 어마어마하긴 해도 대부분 최하준 1인의 힘에 기대어 있는 모양새였다.송영식의 삼촌은 내년 새 대통령 후보일 뿐 아니라 가장 당선이 유력한 후보였다.여러 대기업 가문에서 송영식을 탐냈지만 영식은 내내 자기 여동생만 싸고 돌 뿐 밖에서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사람이라는 건 항상 자신을 위해서 길 하나는 남겨줘야 하는 거야.”백지안이 깊이 한숨을 쉬었다.“혹시라도 하준이가 날 버리면 송영식을 택할 수 있어야지.”“뭔 소릴. 내일 결혼식이잖아?”백윤택은 생각할수록 우쭐했다.“역시 최하준이 낫지. 능력으로 치자면 송 대표는 영 최하준만 못하잖아?”“그렇지. 하지만 그렇다고 영식이를 버릴 수는 없어. 언제든 날 도와줄 수 있는 뒷배로 남겨둬야 해.”백지안은 손톱을 만지작거렸다.‘영식이는 단순해서 하준이보다 후리기 좋지. 날 밑도 끝도 없이 사랑할 타입이라고.’----깊은 밤. 술집.송영식은 혼자서 바에 엎어져 독한 술을 꿀꺽꿀꺽 넘기고 있었다.낮에 백지안이 떠나고 나서 송영식은 혼자서 공원묘지에 1시간은 족히 멍하니 서 있었다.너무나 마음이 괴로웠다.톡이 울렸다. 이주혁이 보낸 톡이었다.-야, 어디냐? 내일 하준이 결혼식인데 한 번 모여야지. 내일 그 자식이 결혼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걸 축하해 줘야 할 거 아니냐?”송영식은 고개를 숙이고 답장을 보냈다.-일이 좀 있어서 못 가겠다. 어쨌든 걔가 결혼이라는 무덤에 처음 걸어 들어가는 것도 아니잖아?그러고 나서 송영식은 바를 탕 내리쳤다.“몇 병 더 줘!”마시다 보니 곧 1시였다.비틀비틀 걸어 나가던 영식은 맞은 편에서 오던 사람과 쿵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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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9화

잠시 후 아주 볼만한 아가씨 5명이 문을 두드렸다.임윤서는 돈을 건네더니 룰루랄라 자리를 떴다.성운빌에 돌아온 후 윤서는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스캔들 전문 기자 있나요? 폭로할 건이 있는데요….”----다음날 6시.여전히 술이 덜 깬 송영식은 진한 향수냄새에 잠을 깼다. 당장 토할 지경으로 견디기 힘들었다.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천장을 잠시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웬 손이 송영식이 가슴에 놓이더니 교태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빠, 깼어?”송영식은 온몸이 굳어서 고개를 돌렸다. 웬 입이 큰 여자가 자신을 향해서 입을 한껏 벌리고 웃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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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화

송영식은 무슨 악몽이라도 꾸고 있나 싶었다. 옆에서 다른 사람이 깨어났다.“오빠, 더 자지 왜?”송영식은 입을 뻐끔거리며 뒤로 물러났는데 뭔가 물컹한 것이 닿았다.이어서 침대에 누워있던 다른 사람들이 모두 깨서 이쪽을 바라보는데 꿈에라도 만나고 싶지 않은 얼굴이었다.송영식은 자기 뺨을 찰싹찰싹 있는 힘껏 때렸다.그리고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자신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깜짝 놀라서 얼른 이불을 당겨 몸을 가렸다. 얼굴이 얼얼하지만 않았으면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누구세요? 왜들 여기 있는 거예요?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했어요?”“오빠, 왜 이래요? 어제 오빠가 우리들 불렀잖아요? 그래서 와 봤더니 자고 있던데? 그래서 우리도 다같이 잤지.”“돈은 어제 다 받았는데, 어떻게? 지금부터 놀아볼까?”여자들이 달려들었다.“가까이 오지 마!”송영식이 놀라서 발버둥을 치다가 침대에서 떨어졌다.이때 호텔 방 문이 벌컥 열리더니 기자들 한 무리가 들어왔다.“와, 진짜 송 대표잖아?”“대단하시네요, 하룻밤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부르시다니.”“취향이 꽤 독특하시네요?”“……”플래시가 번쩍번쩍 터졌다. 송영식은 그저 이게 무슨 악몽인가 싶고, 그저 죽고 싶었다.‘대체 내가 누구한테 이렇게 죽을죄를 지었다고 이러는 건지 누가 말 좀 해줘어어어어!’----성운빌.임윤서가 휴대 전화를 보더니 배를 잡고 웃었다.‘아오, 상쾌해!’막 일어난 여름은 지나가다가 임윤서의 웃음소리를 듣고 어이가 없어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임윤서는 침대에 엎드려서 눈물까지 쏟아가며 웃고 있었다.“대체 뭐가 그렇게 웃기냐?”“내가 재미있는 거 보여줄까?”임윤서가 휴대 전화를 내밀었다.새벽부터 포털이 난리가 났다. 여름은 최하준과 백지안이 결혼 문제로 난리가 난 줄 알았더니 ‘송영식, 하룻밤에 다섯 명과!’라는 제목이 보였다.열어보니 송영식이 옷을 제대로 갖추어 입지 않은 상태로 호텔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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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화

강여름은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었다.“네가 한 짓이야?”여름은 휴대 전화를 윤서에게 넘겨주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여름은 알았다.‘백지안에 대한 일편단심을 완전히 꺾어주고 싶었던 거겠지.’“하하! 맞아. 어젯밤에 술집에서 부딪혔거든. 얼마나 마셨는지 내가 장난 좀 쳤지.”임윤서가 눈웃음을 쳤다.여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임윤서를 흘겨봤다.“장난까지야 칠 수 있지만 기자까지 부르다니 너무했어. 송영식 삼촌이 대선 후보라던데 이 일이 커지면 그 집에 영향이 있을 거야.”“…아…”그 말을 들으니 조금 후회가 되었다.“… 설마, 쿠베라 쪽 사람들 그렇게 쩨쩨하다는 말 없던데?”“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송영식의 명예는 땅바닥에 떨어졌어. 네가 알아서 잘 처리해.”여름은 임윤서를 흘겨보고는 나갔다.안절부절 못하며 여름을 따라 나가던 임윤서는 테이블에서 청첩장을 발견했다. 열어보니 최하준과 백지안의 청첩장이었다.“누가 보냈어?”“백지안.”“진짜 뻔뻔하네. 와서 네 눈으로 똑똑이 봐라 이거야 뭐야? 너 갈 거야?”“당연히 가야지. 우리 아버지도 초대했더라? 모시고 가야지.”여름은 담담히 웃었다.“어쨌든… 그 결혼식이 순조롭게 끝날 것 같지는 않거든.”“그건 그렇네.”임윤서가 하품을 했다.“난 이제 가서 한숨 좀 자야겠다.”----호텔.송영식은 어렵사리 기자와 여자 무리를 몰아내고 휴대 전화를 열었다. 온갖 비난의 댓글을 보고 나니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누구야? 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벌였을까?’어제 술을 많이 마신 것은 기억이 났다.‘몽롱한 가운데 꿈을 꾼 것 같은데. 되게 예쁜 여자가 엄청 보드랍고 향기가 좋았던 것 같은데 그 여자가 내 혼을 쏙 빼놓은 것 같단 말이야.그리고 나서 깨어 보니 그… 괴물이 있었지.’생각하니 다시 속이 뒤집혀서 화장실로 들어가 한바탕 토하고 말았다.그러고 나서 송영식은 바로 호텔에 연락해서 CCTV를 확보해 달라고 했다.어젯밤부터 새벽까지의 CCTV를 돌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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