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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화

753화

“…니예에.”

여울이 우물쭈물 답했다.

“여울아.”

하준이 갑자기 앉아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아직은 어리니까 괜찮지만 이제 크면 남자애들 손을 그렇게 함부로 막 잡으면 안 돼.”

“네.”

여울은 끄덕였다.

‘나도 아무하고나 막 손잡는 거 아니거든요. 하지만 하늘이는 내 쌍둥이인걸.’

“여자 친구들이랑 놀면 어떠니?”

하준이 권했다.

“내 친구는 신경 쓰지 마세요.”

여울이 입술을 쭉 내밀었다.

하준은 뻘쭘해서 입을 마둘었다.

‘뭐, 아직 어리니까 천천히 두고 살펴보면 되겠지.’

여울을 데리고 나올 때 하늘이 내내 입구에서 쳐다보고 있었던 것을 하준은 눈치채지 못했다.

선생님은 하늘이가 여울이는 어름이 와서 먼저 데려가니 부러워하는 줄 알고 위로했다.

“괜찮아. 하늘이 엄마도 곧 오실 거야.”

“네.”

하늘이는 눈을 내리깔았다.

‘저게 우리 아빠구나. 목소리 처음 들었네. 키는 엄청 크구나.

하지만 곧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겠지. 난 여울이처럼 멍청하게 홀랑 넘어가지 않을 거야. 난 영원히 아빠를 받아들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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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이호 공원묘지.

여름고 임중서는 꽃다발을 들고 한참을 헤맨 후에야 백현수와 연화정의 묘를 찾을 수 있었다.

묘 앞에는 흰 국화 꽃다발이 하나 놓여 있었다.

“누가 성묘를 다녀갔나 봐?”

임윤서가 꽃을 보더니 말했다. 꽃은 아직 싱싱했다.

“백지안이나 백윤택 그 짐승 같은 것들이 이렇게 꽃을 놓아두고 갈 위인은 아닌데.”

“당연히 아니겠지.”

여름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현수에게 일이 벌어졌을 때도 그 집안에서는 아무도 병원에 와보지 않았었다.

‘추석도 아닌데 대체 누가 다녀간 거지?’

“저기… 소영이가 살아있다든지?”

임윤서가 불쑥 말했다.

여름은 흠칫했다.

“소영이는 수영을 못 한다던데. 바다에 빠져서도 살아날 가망은 거의 없지 싶다.”

“그건 모르는 일이지.”

이때 갑자기 백윤택의 기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이 돌아보니 백지안 남매가 함께 다가오고 있었다. 백지안은 몸에 딱 달라붙는 레드 드레스를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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