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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211 -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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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화

불과 일주일 만에 오봉규는 발빠르게 화신의 중역부터 일반 직원들까지 인사 관계를 정리했다. 여름에 불복하는 중역은 요직에서 물러나 좌천되었다.강여경도 예외 없이 직위를 내려놓아야 했다.강여경은 수감 중이어서 바깥 상황이 완전히 뒤집힌 것을 모르고 있었다.유치장 안에서 매일 구타당하고 찬물에 홀딱 젖기도 하고 온몸이 성한 곳이 없다.일주일 이상 온갖 수모를 견디며 강태환은 엄청난 돈을 써서 겨우겨우 강여경을 감옥에서 꺼내올 수 있었다.강태환의 딸은 두 발로 걷지 못하고 들것에 실려 나왔다.코가 시퍼렇게 멍들고 얼굴이 퉁퉁 부어 있는 모습에 이정희는 딸을 부둥켜안고 통곡을 했다.“내 딸을… 어떻게 사람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 누가 이런 거야? 내가 가만있지 않겠어!”“엄마, 아버지. 꼭 복수해주세요. 죽을 것 같아. 엉엉엉.”강여경은 아파서 머리를 들지도 못했다.옆에서 강여경의 참혹한 모습을 본 진현일은 이 상황에 오히려 진절머리가 났다. 보면 볼수록 구역질이 날 뿐이다.“불쌍한 것. 걱정하지 마라. 아비가 반드시 이 수모를 모두 갚아주마.”강태환이 미친듯이 노발대발했다. 진현일이 옆에서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는 걸 보고는 더 화가 치밀었다.“애가 아픈데 한 번 안아주지 그러나. 상태를 보니 빨리 병원으로 보내야 할 것 같네.”“네, 네.”진현일이 억지로 강여경의 곁으로 다가가 몸을 기울였다. 강여경은 수감되면서부터 계속 목욕을 하지 못해 악취가 진동했다. 구역질이 나는 걸 간신히 참았다.진현일은 후회가 되어 속이 쓰렸다. '진작에 이 집 사정을 알았더라면, 오늘 여기 이러고 있지 않았을 텐데....'******병원.강여경이 눈을 부라리며 의사에게 지시했다.“최고의 약으로 처방해주세요. 사흘 내에 회복이 되어야 한다고요. 회사로 가봐야 해요.”“죄송합니다만 그런 약은 없습니다.”의사가 단박에 잘라 말했다.“이 병원은 도대체 뭐야? 모두 모자란 것들뿐이군. 엄마, 병원 옮겨줘요. 빨리 회복해서 회사로 돌아가 강여름 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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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화

“되찾아 오는 거야 간단하죠.”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진현일이 끼어들었다.강태환과 가족들은 모두 그 말에 놀라서 진현일을 주시했다.“오빠, 빨리 말해봐. 우리 이제 한 식구잖아.”강여경이 급히 재촉했다.“강여름을 끌어 내리려면, 하루빨리 내가 너랑 결혼해야 해.”진현일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이었다.“최윤형이 곧 동성에 온다는 소식이 있어. 그 사람의 환심을 살 수만 있다면, 화신의 간부들이나 중역들이 널 받아들여 줄 거야.”강여경과 가족들의 눈이 번쩍이기 시작했다.강태환은 상당히 흥분하여 목소리를 높였다.“그 집안은 누가 뭐래도 최고 재벌가지. 최윤형이 직계는 아니지만 그 사람을 통해서 FTT와 연을 맺을 수만 있다면 우리도 그 덕을 톡톡히 보게 될 거다. 다시 일어서는 건 문제없지. 그렇게 된다면야 강여름 정도는 무시해도 그만이다.”“맞습니다.”진현일이 고개를 끄덕였다.“최윤형의 비서가 먼 친척이니 때가 되면 제가 접대를 할 예정입니다. 그때 소개해 드릴 테니 적당한 선물을 준비해 주십시오. 최윤형은 골드바를 좋아하더라고요.”“오빠, 정말 고마워. 오빠를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내가 진정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오빠뿐이야.”강여경이 감동하여 그를 바라보았다.진현일은 속이 울렁거렸지만 겨우 참았다.“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인 걸.”******화신.저녁 여섯 시 반.여름이 사무실 전등을 끄고 퇴근하려고 나오는데, 구진철 이사의 손자인 구성호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강 대표님, 퇴근하시나 봅니다.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이 근처 맛집을 제가 잘 알고 있거든요…”여름은 머리가 아팠다.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좋아지면서 이렇게 남자를 소개를 해주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회사 간부의 손자, 아들 할 것 없이.“죄송합니다. 제가 오늘은 집에 빨리 가봐야 해서요.”“그럼, 제가 댁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구성호는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졌다.“가방이 무거워 보이네요. 들어드리겠습니다.”손을 뻗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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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화

최하준은 대답하지 않고 몸을 기울여 여름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지 내심 궁금했다.“남자친구예요.”여름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구 이사님 뜻은 잘 알겠지만, 저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사님들께서 소개해 주시는 분들 모두 응대할 만큼 제가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고 전해주시면 좋겠네요.”구성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마디 말을 남겼다.“똑똑한 분이시니 잘 아시겠지만, 잘 생각해 보셔야 할 겁니다. 이사회의 누군가와 인연을 맺는다면 여러모로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는 점은 꼭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대표님이 지금 얼굴만 보고 남자 만나실 처지가 아닙니다.”최하준의 얼굴은 무덤덤했다. 옆에 있던 차윤은 웃음을 참느라고 얼굴이 일그러졌다.“충고 고맙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 사람이 너무 좋아서 이제 이 사람 없이는 살 수 없거든요. 알았으면 그만 가보세요.”여름이 단호하게 잘라냈다.“세상 물정을 정말 모르시는군요.”구성호가 잔뜩 열이 뻗쳐 여름을 쏘아보다가 가버렸다.한숨을 내뱉고 고개를 돌리다가 모호한 최하준의 시선과 마주쳤다. 방금 했던 오글거리는 말들이 떠올라 얼굴을 붉혔다.“빨리 포기하라고 그런 거예요. 오해하지 말아요.”“무슨 오해?”최하준이 웃음기를 빼고 눈을 가늘게 뜨고 똑바로 바라보았다.“날 사랑해서 이젠 이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말?”“……”‘헉, 이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했어? 내가?’그러나 그 위험스러운 얼굴을 보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여름의 침묵에 최하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탑시다.”차가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어색한 침묵이 싫어서 적절한 화제를 찾다 보니 또 이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식사했어요?”대답이 없었다. 갑자기 여름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뱃속이 다시 조용해지자 여름이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이제 겨우 여섯 시 조금 넘었는데 왜 이렇게 배가 고프나 했더니 점심도 안 먹었잖아?” “회사 구내식당 밥이 맛이 없습니까?”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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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화

“그럼, 계속 거기 서 계시던가. 같이 안 가면 삐칠 거야.”여름이 입을 삐죽거리며 목소리를 높였다.이렇게 억지를 쓰는 모습은 처음이라 최하준은 말문이 막혔다.마지못해 자리로 가서 앉을 수밖에 없었다.10여 분 후 치킨이 나왔다. 감자튀김에 불닭다리까지….“이 닭다리, 예술이에요.”여름이 흥분해서 최하준에게 권했다.“보여줄 게 있습니다.”최하준은 핸드폰을 꺼내 검색을 하더니 치킨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보여주었다.뭔가 해서 들여다보았더니 날개와 다리가 몇 쌍씩 붙어 있는 기형 닭 사진이었다.“쭌, 이렇게까지 흥을 깰 필요는 없잖아요.”“이런 음식에는 해로운 물질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오늘만 봐주는 거예요. 다음부터는 이런 데서 먹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어린애도 아니고….”최하준은 일관성 있게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여름은 더는 상대하기도 귀찮아 닭날개에 집중하고 두 개를 순삭했다. 그리고 다른 치킨 조각들을 뜯어먹다가 별맛이 없자 최하준의 입속으로 쑤셔 넣었다.최하준은 느닷없이 치킨으로 입이 막힌 채 여름을 노려보았다. 여름은 되려 당당하게 말했다.“남자친구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요. 여자친구가 먹기 싫어하면 대신 먹어주기도 하고, 저 사람들 좀 봐요.”과연 저 옆에는 대학생 같아 보이는 두 남녀가 앉아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햄버거를 몇 입 베어 물다가 남자친구에게 넘겨버렸다.“맛없어. 자기가 먹어줘.”남자친구가 거절하자, 여자친구가 나긋나긋하게 애교를 부렸다.“내가 먹던 건 싫다는 거야? 나 사랑하는 거 맞아?”최하준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는 아연실색했다.최하준과 마주 보고 있던 여름은 눈을 깜박이며 저쪽 두 남녀를 쳐다보며 한숨 지었다.“완전 부러워요. 나도 저런 거 해보고 싶다.”“그만.”최하준은 이를 부득부득 갈며 여름이 먹다가 남긴 치킨 조각을 베어 물었다. 전에는 여름이 항상 최하준을 따라주었는데 어쩐 일인지 지금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우스운 건 이런 변화를 은근히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최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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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화

“쭌, 고마워요. 오늘 너무 기분 좋았다!”여름이 하준의 입술에 뽀뽀를 쪽 했다. 반짝이는 눈에 달달한 행복이 넘치고 있었다.하준은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매력 넘치는 눈썹이 살짝 위로 올라갔다.“이런 식으로 얼버무릴 생각 마십시오. 태어나서 치킨집이란 데는 처음 간 건 알고 있습니까?”여름은 심장이 찌릿했다. 자신을 위해 하준이 한 번도 안 해본 일을 해주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심장이 너무 달달해졌다.“그럼, 이건 어때요?”여름은 상기된 얼굴로 하준의 목을 감싸 안으며 하준의 입술에 살포시 자기 입을 가져다 댔다.이번에는 부드럽고 달콤한 입술을 그대로 놓아줄 수가 없었다. “읍!”하준이 여름의 뒷머리를 단단하게 받치면서 입술을 밀착시키고 더욱 깊숙이 탐하기 시작했다.뜨거운 호흡에 정신이 아득해질 즈음 하준이 여름을 놓아주었다. 한참 만에 떨어진 입술 사이로 참았던 숨이 길게 흩어졌다.******호화로운 객실.진현일과 진가은 그리고 다른 사람들 몇 명이 소파 중앙에 앉은 준수한 외모의 한 남자에게 분위기를 맞추고 있었다.이 사람은 바로 서울에서 왔다는 최윤형이었다.FTT는 국내 최대 기업이자 최고의 명문가이다. 최윤형이 직계가 아니라고 해도 FTT회장가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어디를 가든 환대를 받았다.“소개를 올리지요. 여기는 제 여자친구, 강여경입니다.”진현일이 강여경을 옆으로 끌어당겼다.“이 친구 아버지가 화신그룹 최대 주주인데 오늘 선물을 보내오셨습니다.”오늘 저녁 강여경은 한껏 신경을 써 가녀린 각선미가 특별히 돋보이는 시폰 원피스를 입었다. 여름보다는 못하지만 강여경도 동성에서는 알아주는 미모였다.오늘 밤에는 작정하고 최대한 우아하고 자연스럽게 화장을 했다. 청순한 얼굴로 살짝 웃으니 청순하기 그지 없었다.최윤형의 눈빛이 어둡게 빛났다. 강여경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FTT집안과 결혼할 수만 있다면 진현일 따위는 문제도 아니었다.음흉한 속마음을 숨긴 채 아리따운 미소를 지었다.“이건 저희 집에서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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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화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자 진가은이 기분 나쁜 듯 진현일에게 쏘아댔다.“왜 최윤형에게 날 소개해주지 않는 거야? 내가 그 집안에 들어가면 우리 JJ에도 좋은 거잖아?”“최윤형은 너로는 안돼.”진현일이 담뱃불을 붙이며 무심하게 말했다.진가은이 불쾌하다 못해 화가 났다.“무슨 뜻이야? 내가 강여경보다 못생겼다는 거야? 난 적어도 시골에서 자라지는 않았다고.”“널 위해 하는 소리야. 최윤형이 얼마나 추잡한 놈인지나 알아? 남의 여자친구나 와이프만 꼬시는 놈이야.”진가은이 얼음처럼 굳어버렸다.“인마, 넌 내 동생 아니냐? 다음에 좋은 남자로 내가 골라줄게. 최윤형은 안돼. 그 새끼는 변태에다 여자도 얼마나 갈아치웠는지 몰라.”“정말이야?”진가은은 소름이 돋았다.“확실한 정보야. 우리 친척이 그놈 측근이 아니었더라면 나도 몰랐을 거다.” 진현일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아니면 내가 왜 강여경을 들여보냈겠어?”“강여경을 내줬으니 그놈이 나한테 엄청 고마워 할거야. 우리 JJ그룹은 곧 동성에서 최고 막강한 기업이 될 테니 두고 봐.”진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날, 오전.강여경은 잠에서 덜 깬 눈으로 자신의 옆에 누워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너무 놀라 한참을 부들부들 떨었다.어젯밤 어렴풋한 기억이 다시 떠올라 지옥을 걷는 느낌이었다.이 사람은 인간이 아니었다. 강여경의 온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깼어?”최윤형이 여경을 보고 음흉한 한마디를 건넸다.강여경은 두려움에 몸을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었다.“저, 저기….”“뭐야, 불만 있어?”최윤형이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담배를 꺼내 물었다. 비열한 눈빛이 담배 연기 사이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아니요.”이렇게 말은 하지만 강여경의 얼굴은 곧 창백하게 변했다. 잠자리도 했겠다 이대로 물러설 순 없었다. 수줍은 척하며 말을 건넸다.“최윤형 같은 남자와 하룻밤이라니 영광이죠.”“그렇다니 다행이군.”최윤형이 담배를 피우며 만족스러운 듯이 느른한 말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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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화

“농담 아니고,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지금은 제가 화신에서 자리가 없어져서요.”강여경이 쓴웃음을 지었다.“우리 아버지의 위치도 지금 위태위태해요.”“내 옆에만 붙어 있으면 다 해결해 주지.난 지금껏 주변 여인들에게 푸대접해 본 적이 없는 몸이란 말이야.”최윤형이 만면에 천진난만한 미소를 띠었다. “그럼 약속해 주시는 거죠? 우리 잘 지내봐요.”강여경은 마음을 굳게 다잡고 최윤형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이내 호텔 스위트룸에 거친 숨소리가 가득해졌다.강여경은 속으로 울음을 삼키며 독을 품었다.‘강여름, 오늘 내가 당한 고통, 천 배 만 배로 너에게 갚아 줄 거야.”******연말이 다가왔다.1년에 한 번 열리는 화신의 창립기념일 파티가 7성급 호텔에서 성대하게 거행되었다.오늘 저녁에는 요즘 핫한 아이돌과 인기 스타들도 초대했을 뿐 아니라 정계 재계 인사들도 초청된 자리였다.여름은 신임 대표이사 자격으로 초호화 승용차를 타고 호텔 입구에 천천히 들어섰다.차 문이 열리자, 복고풍의 블랙 롱 드레스에 손에는 반짝이는 미니 클러치를 살짝 감아 든 여름이 모습을 드러냈다. 블랙은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소화하기 힘든 색상이지만, 오늘은 여름의 작고 하얀 얼굴을 돋보이게 하는 최상의 색상이었다. 말린 장미 색상의 립스틱은 섹시하면서도 청순한 이미지를 더해 주어 오늘 여름은 실로 가장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이었다.언론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카메라 플래시 터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국내 최연소 기업인의 모습을 담는데 열중했다.카메라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갑자기 꺄악하는 환호소리가 들려왔다.“이것 봐. 전 세계 몇 대밖에 없는 플래티넘 버전이잖아.”“전체가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되어 한 대에 50억 정도 한대요.”“번호판 봐. 완전 쩔어.”“대박! 도대체 저 안에 누가 타고 있어? 화신그룹 창립기념파티에 온 건가?”“야, 차 문 열렸어. 이제 내리나 봐.”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짙은 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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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화

최윤형은 진작에 여름을 알아보고는 흥미진진한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동성에 이런 괜찮은 애가 있단 말이야? 서울에도 이런 미인은 찾기 어렵겠는 걸.’ “안녕하십니까?”최윤형이 호기심 어린 미소를 띠며 손을 내밀었다. 강여경이 벌써 FTT에 물밑작업을 했구나 싶어 속으로 기가 찼다. 아니꼬운 일이지만 FTT라면 여름도 굳이 밉보일 필요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그런데 여름의 손을 잡은 최윤형이 손가락으로 은밀하게 여름의 손바닥을 간질였다. 여름의 얼굴이 미세하게 변했다.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최윤형은 오히려 손에 힘을 꽉 주고 풀어주지 않았다.“제 손을 언제까지 잡고 계실 건가요?”최윤형이 능글능글 미소를 지으며 되레 여름을 당혹하게 만들었다.강여경이 황당해하며 손을 펴서 입을 가렸다.“여름아, 너 이게 무슨…! ”레드카펫 주변에 있던 기자들은 세 사람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강여경, 강여름 두 자매가 최윤형을 두고 다투는 모습이라면 조회수를 올릴 최고의 가십거리였다.“이게 무슨 짓인지 내가 더 궁금하네.”여름이 오히려 여유있는 모습으로 대응을 했다.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모습으로.“화신 최고 결정권자가 사람들 앞에서 언니 남자친구에게 수작 부린다고 생각들 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아참, 그러고 보니 남자친구도 아니잖아. 언니 남자친구는 진현일 씨 아니던가?”여름이 강여경 쪽을 바라보며 의아해 했다.기자들도 놀라며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그러네. 강여경의 남친은 진현일이지. 근데 오늘 최윤형 파트너로 나온 까닭은 뭘까?”“최윤형을 잡았으니 진현일은 버린 거지.”“그럴지도 모르지. 전에도 한선우랑 약혼했다가 바로 파혼했잖아. 한선우도 재수 없게 잘못 걸렸지. 강여경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서 쓰레기 취급이나 당하고.”“진짜 나빴다. 최윤형은 저런 애랑 사귈 건가?”강여경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최윤형은 나한테 이런 부정적인 뉴스가 따라다니는 줄 전혀 모를 텐데… 아직도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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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화

여덟 시.성대한 파티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여름이 주목 받아야 하는 파티에서 최윤형, 강태환, 강여경 이 세 사람에게 이목이 집중되었다.FTT는 모든 기업인들 사이에 신화적인 존재였다.최윤형이 회장의 직계 자제가 아니더라도 분명 동성에 한바탕 큰 바람을 일으킬 인물이었다. 정호중이 여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강태환이 어떻게 최윤형에게 붙었을까요?”“강여경이 대가를 치렀겠죠.”조금 전 호텔 입구에서 있었던 기싸움에서 여름은 이미 최윤형의 비열한 본성을 알아차린 것이다. 정호중이 경멸하듯이 말했다.“그 어르신들의 고결한 인품에서 저런 망신스러운 손녀가 나왔다니 안타깝군.”여름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다 이긴 게임이었는데 최윤형의 등장으로 회사 이사진과 중역의 관심은 온통 최윤형에게 쏠려 있었다.이 때, 구진철과 류 이사가 다가왔다.“계획대로라면 강 대표님이 오늘 저녁 가장 먼저 연단에 서야 하는데요, 우리 이사진이 협의를 거친 결과, 먼저 최윤형 님이 올라가고, 그 다음 강태환 이사가 올라가….”“당신들 뭐 하자는 겁니까?”정호중이 강하게 반발했다.“최윤형은 우리 회사 사람도 아니지 않습니까! 오늘 저녁은 화신그룹 창립기념 파티입니다. 생각들 좀 하세요. 그리고 강태환은 왜 올라갑니까? 왜 대표님보다 우선시되지? 말이 되지 않는 처사입니다!”구진철이 민망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말했다.“최윤형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않습니까. 이렇게 친히 창립파티에도 참석해 주니 얼마나 영광입니까. 연설까지 하게 되면 더욱 영광이지요. 모르긴 몰라도 내일 회사 주가가 완전 껑충 뛸 겁니다. 그리고 강태환 이사는 최윤형 씨가 직접 지목을 했습니다. 저 분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우리에게도 확실히 득이 될 테니까요.”여름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얼굴은 침울해졌다.“내가 안된다면요?”“그건 안됩니다!”류 이사가 펄쩍 뛰었다.“이사진 전체의 동의가 있었습니다. 회사를 위한 거고요. 반대하셔도 할 수 없습니다.”“그럼 최윤형이 강태환보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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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화

분노가 끓어올랐다.“놔.”여름이 최윤형의 팔을 꽉 물어버렸다.갑작스런 통증에 손을 놓은 윤형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었다“좀 하는데? 맘에 들어. 내가 핫한 걸 좀 좋아하거든.”“돌았나? 최고 재벌가라던데 어쩌다 이런 쓰레기 같은 게 끼었을까?”여름이 차분차분 말을 받았다.“욕해 봐, 어디. 욕을 하면 할수록 내가 더 매운 맛을 보여주지.”최윤형이 비아냥거렸다.“당신 네 화신 이사들이 나를 엄청 떠받들더군. 강태환 말로는 자기가 내일 대표이사 자리에 앉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하더라고. 내 말 한마디면 넌 내일 쫓겨나는 거지. 오늘 밤 나한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뭐, 내가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고.”여름이 갑자기 당황한 척 했다.“그게 정말이에요?”“그럼.”최윤형의 입술이 뒤틀렸다. ‘역시 다 똑같다니까.’“그러면 날 도와줄 수도 있어요?”여름이 입술을 쭉 빼고 가련해 보이는 눈을 했다.“그러면 원하는 대로 해줄게요.”“좋아, 역시 영리하군. 그럼 이리 와봐.”최윤형은 두 팔을 벌렸다.여름이 품속으로 들어오자 향긋하고 신비한 체취가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품에 쏙 감겨 드는 느낌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최윤형은 몸이 달아올라 더 꽉 껴안으려고 했다. “컥!” 갑자기 몸 중심부에서 남자라면 알만한 고통이 느껴졌다.통증에 윤형의 허리가 숙여지자 여름이 클러치 안에서 전기충격기를 꺼내 들고 최윤형을 공격했다.최윤형은 충격으로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여름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얼굴이 벌겋게 부어 오른 최윤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생각을 하자 생각을.’여름은 최윤형이 걸친 것을 다 잡아 뜯었다.“무, 무슨 짓이야?”최윤형이 고통스러워 하며 끙끙거렸다. 지금까지 여자 옷을 벗겨보기만 했지 오늘처럼 여자에게 옷을 잡아 뜯길 줄이야!최윤형은 핏발이 선 눈으로 여름을 노려보지만 전기 충격을 받아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반항도 하지 못했다.기왕 하는 거 대담해지기로 했다. 핸드폰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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