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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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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화

최하준과 이야기를 하던 변호사는 몸을 떨었다. 아무도 그를 상대하지 못하고 술잔을 들고 저쪽으로 갔다.이지훈이 아무 말 없이 옆으로 와서 앉았다.“어이, 내가 오라고 불렀어. 둘이 언제까지 이럴 거야?”“흥, 주대성에게 불러준 거 아니고?”최하준이 비꼬았다.“거 억울하네.”이지훈이 화를 냈다.“네가 상대도 안 하니까 그런 거 아니냐?”최하준이 싸늘하게 웃었다.“뭐, 됐어. 저렇게 분수도 모르는 사람이 옆에 앉아봤자 기분만 나쁘지.”이때 두 사람이 들어왔다. 진현일이 진가은과 강여경을 데리고 들어왔다.이지훈이 할 말을 잃었다.‘아니, 오늘 무슨 날인가, 온갖 웬수들이 왜 여기 다 모이냐?’속으로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진현일이 쓱 돌아보더니 이지훈에게 성큼성큼 걸어왔다.“친구들이랑 놀다가 다들 여기서 논다는 얘기가 들려서 한잔하려고 왔지. 이분이 그 유명한 최 변호사시구나. 안녕하십니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최하준은 꼼짝도 하지 않고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지훈은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진가은은 신경 안 써도 그만이지만 진현일은 최근 재벌가에서 떠오르는 인물인 데다 JJ그룹도 요즘 성장세가 빠른 집안이라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아이고, 진 대표. 축하드립니다. 이제 JJ그룹을 맡으시게 되었던데.”이지훈이 빙긋 웃으며 강여경을 흘끗 봤다.“그런데 어쩌다 이런 분이랑 노시나?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진현일이 껄껄 웃더니 갑자기 강여경을 감싸 안고 큰 소리로 소개했다.“자자, 소개하겠습니다. 내 여자친구 화신그릅 대주주 강태환 이사의 딸입니다.”룸이 왁자지껄 해졌다. 이지훈과 최하준의 얼굴이 곧 일그러졌다.“그럴 리가. 강태환이 언제 화신의 대주주가 됐습니까?”“거짓말 아니야?”“......”“아유, 적당히 해요.”강여경이 민망한 듯 말했다.“뭘 적당히 해? 우리 자기 신분이면 이제 동성에서 제일가는 신붓감인데.”진현일이 강여경의 볼에 뽀뽀를 쪽 했다.“아오, 어쩌다 요런 귀한 보물 같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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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지훈 씨, 같이 좀 앉을까요? 여기 사람이 없네.”입구까지 걸어온 진현일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아니, 일부러 사람 긁으려고 온 겁니까?”이지훈이 버럭 화를 내며 벌떡 일어섰다.“굳이 내가 긁을 것까지야 있나? 다들 똑똑한 사람들이니 이득 되는 대로 움직이는 거죠.”진현일이 눈썹을 쓱 올렸다.“뭐 얼마 못 가서 그쪽 집안은 이제 동성 제1가문의 지위는 내놓아야 할 겁니다.”“너무 과한 꿈을 꾸시는 거 아닙니까. 저런 여자를 등에 업고 과연 JJ그룹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으려나?”이지훈이 강여경을 가리켰다.“더구나, 지난달까지 다른 남자의 약혼녀였던 분은 더 조심하셔야지.”강여경의 낯빛이 확 바뀌더니 싸늘하게 뱉었다.“지훈 씨, 말 좀 가려서 하시죠. 우리 아빠가 다음 달에 이사장되시고 나서 이성에 손댈지도 몰라요.” 옆에서 듣던 여름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너무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거 아닌가? 다음 달에 강 이사님이 이사장 못 되시면 어쩌시려고?”윤서도 사악하게 웃었다.“그러게. 강 이사님 평판이 과히 좋지 않던데 화신의 브랜드 벨류에도 영향 미치는 거 아니야?”“그러게나 말입니다.”이지훈이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지금 실컷 웃어둬. 다음 달에 펑펑 울게 될 거다!”강여경이 싸늘한 얼굴로 진현일을 데리고 룸에서 나갔다.남아있던 진가은이 한껏 끼를 부리며 최하준 곁으로 갔다.“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으실까?”최하준은 차갑게 쏘아보더니 ‘저리 가시죠’하고 말았다.진가은은 신경도 안 썼다. 이 남자를 처음 만난 이후로 그보다 멋진 남자를 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겨우 변호사 직업 정도로는 자신에게 기운다고 생각됐지만, 국내 최고의 변호사라는 걸 알고 나서는 자신에게 어울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리 JJ그룹을 잘 모르시나 보다.”진가은이 빙긋 웃었다.“자산 규모 한 10조 정도 되고요, 지금은 요식업, 여행업, 금융, 과학기술 등 영역에 투자하고 있어요. 곧 화신하고도 손잡을 예정이라 전도유망하죠. 앞으로 국내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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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화

진가은이 기가 살아서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들었냐? 나가란다!”여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당신 말입니다. 나가시라고.”최하준이 천천히 일어서더니 진가은을 밀었다.다들 놀라서 얼어붙었다. 진가은이 소리를 빽 질렀다.“뭐 이런 게 다 있어? 날 밀어? 너, 가만 안 둬!”최하준이 티슈를 한 장 뽑더니 방금 진가은의 손이 닿았던 어깨를 더러운 오물이라도 닦아내듯 싹싹 닦아냈다. “뭐, 그러시던지.”보고 있던 여름은 끓어오르던 분노가 많이 가라앉았다.최하준이 분위기를 파악했기 망정이지 평생 꼴도 보기 싫었을 뻔했다.“최하준! 후회하게 만들어주겠어. 언젠가는 울면서 나한테 매달리게 될 거다!”모욕에 치를 떨며 진가은이 벌컥 문을 열고 나갔다.“......”이지훈이 화를 냈다.“저가 뭐라고 하준이가 매달려? 쯧쯧.”윤서와 주대성이 동시에 ‘푸흡’하고 웃어버렸다.여름과 최하준만 얼굴에 아무 표정이 없었다.“넌 이런 쓰레기 같은 인간들 불러 놓고 뭔 할 말이 있냐?”최하준이 이지훈을 보고 비아냥거렸다.이지훈은 민망했다.“겨우 JJ그룹이잖아. 화신이랑 손잡는 대도 난 신경도 안 써. 자자, 한 잔들 하자고. 놀아보자. 이제 우리 진짜 놀 사람들만 남았네, 뭐.”곧 이지훈이 나서서 부를 노래를 골랐다. 윤서도 노래를 골랐다.갑자기 긴 소파가 텅텅 비었는데 여름은 하필 딱 두 남자 사이에 앉게 되었다. 한쪽은 주대성, 한쪽은 최하준이었다.슬슬 뻘쭘해지기 시작했다. 아까는 흥분해서 기세좋게 최하준에게 손도 대지 말라고 큰소리를 치긴 했는데, 커흡….“이쪽으로 앉으십시오.”최하준이 별안간 자기 옆자리를 툭툭 쳤다.할 수 없이 여름이 그리고 가 앉자 최하준이 한 손을 여름 뒤쪽 등받이에 올리고 한 손으로는 여름의 턱을 슥 당겼다.“아까 뭐라고 했습니까? 나한테 손도 대지 말라고?”“…….”여름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 깊은 눈을 가만히 들여다봐도 대체 최하준의 기분이 어떤지 알 수가 없었다.그러나 최하준이 꼼짝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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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최하준은 그 말을 듣고 속이 시원해진 것이 아니라 되려 실망했다.“일이 생겼을 때 날 찾아오는 게 아니라 당신에게 호감을 가진 남자를 찾아가는군요. 내가 한동안 너무 잘해주니까 이제 만만한가?”“아니, 나랑 양 대표는 진작에 다 설명했잖아요, 양 대표님이...”“그래서 지금은 양유진이 강여름 씨를 그저 친구로 여긴다고 말하고 싶은 겁니까?”최하준이 비웃었다.“나도 날 따라다니던 여자랑 친구 하면 되겠네요?”“......”여름이 흠칫했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보니 확실히 좀 부적절한 데가 있었다.“미안해요.”여름은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제일 먼저 쭌을 찾아갈게요. 양 대표 도움은 안 받을게요. 내 마음속에는 쭌 뿐이에요”최하준이 담배에 불을 붙여 깊이 빨아 당기더니 후 뱉었다. 아무 말이 없었다.여름은 최하준의 옆 모습을 한참 동안 가만히 바라보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했다.윤서의 발라드가 끝나가고 있었다.여름은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얼른 노래를 한 곡 고르더니 우선 예약을 걸었다.곧 누구에게나 익숙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다들 곧 무슨 노래인지 알아차리고 기대에 차서 여름을 돌아보았다.여름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이런 짓을 하기는 또 처음이었다. 그래도 최하준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조그맣게 말했다.“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노래를 바칠게요.”말을 마치고 얼른 하준을 한 번 더 쳐다보았다.최하준은 눈썹을 움찔하더니 고개를 들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조명이 여름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갈 때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것이 보였다. 눈은 별이 가득 찬 것처럼 반짝이고 있었다.심장이 욱신거렸다.지훈은 휘파람을 불며 박수까지 쳐댔다.“와우, 제수씨! 대단하네. 하준아, 들었냐? 너에 대한 사랑 고백이란다!”최하준의 입꼬리가 조용히 올라갔다. 다리를 꼬고는 여름을 바라보았다.여름이 마이크를 잡았다.얼마나 사랑하냐고?내 마음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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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여름은 너무 부끄러웠다.간신히 키스를 끝내고 급히 돌아보니 다른 사람들은 다들 저쪽으로 몰려가서 술 게임을 하고 노래 부르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이지훈이 헤헤거렸다.“뽀뽀 끝났으면 어여 와요. 우린 벌써 몇 판 놀았지.”난감해하며 돌아보자 최하준이 나른하게 툭 던졌다.“난 싫습니다.”그러더니 얼굴을 찰랑찰랑한 여름의 머리에 묻었다.“집에나 가죠.” “아니, 윤서 술 마셔서 데려다 줘야 해요.”“대리 불러줘요.”잠시 망설이던 여름이 고개를 잘레잘레 저었다.“남친이랑 싸웠단 말이에요. 그래서 한잔하면 내가 데려다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래요?”최하준은 다시 기분이 안 좋아졌다.“무슨 뜻입니까? 난 친구보다 못하다는 뜻입니까?”“......”‘당연하지. 친구가 더 중요하지, 이 양반아!’그러나 속마음은 꿀꺽 삼키고 귀염을 떨었다.“아잉, 그런 말이 어딨어요? 오랜만에 나오기도 했고, 쭌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아주 거짓말도 아니었다. 안 그래도 요즘 현주 이모에게 들은 이야기를 최하준에게 해야 할 판이었다.최하준의 눈이 날카롭게 반짝 빛났다.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들었다.“지난번에 공사현장에서 다친 게 사고가 아니라 강태환 일가의 짓이군요. 어디, 날 건드리시겠다?”그때 최하준을 다치게 한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강태환 모녀는 정말이지 세상에 무서운 게 없는 모양이었다.최하준이 핸드폰을 꺼내더니 김상혁의 번호를 눌렀다.“뭐 하게요?”여름이 물었다.“손 봐야지요.”헉헉, 무슨 이런 대범한 짓을! 여름이 황급히 최하준의 핸드폰을 손으로 눌러 막았다.“기분 나쁘다고 함부로 덤비지 말아요. 요즘 그 집안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집이에요. 진현일이랑 강여경이 결혼이라도 하면 이제 동성 제1재벌이라는 지훈 씨네도 발밑으로 내려다보게 될 거라고요.”“......”‘내가 그따위를 겁내야 하나?’최하준이 속으로 웃었다.“뭐, 걱정하지 말아요. 복수는 내가 해줄게요.”여름이 호언장담했다.“내가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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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그 소릴 들은 여름은 술이 확 깨서 벌떡 일어났다.“어우야, 너 걸을 수 있겠냐? 내가 잡아줄까?”“아뉘야. 이 언니 안 취예따. 이 언니는 10병 먹어도 안 취얀다니까!”윤서는 쿨하게 손을 젓더니 휘적거리며 들어가 버렸다.“삼촌?”최하준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여름은 놀라서 몸이 떨렸다.“쭌이 쟤 외삼촌이랑 닮았나 봐요. 그래서 우리끼리 있을 때는 쭌을 삼촌이라고 부르거든요.”“다 큰 아가씨 삼촌이라니 별로군요. 그렇게 부르지 않도록 해주십시오.”최하준이 다시 시동을 걸자 여름은 겨우 한숨 돌렸다. 아직 안 들킨 모양이다.돌아가는 길에 술기운도 올라오겠다 피곤해서 여름은 졸음이 쏟아졌다.얼마나 지났는지 누군가가 여름을 안아 들었다.몽롱한 채 눈을 떠보니 최하준의 얼굴이 보였다. 아직 꿈인가 싶었다. 통통한 아랫입술을 쭉 내밀더니 최하준의 목을 감쌌다.“쭈운, 나한테 자꾸 화내지 마요. 요 며칠 동안 쭌 보고 싶어서 내가 얼마나 힘들었다고. 엄청나게 많은 일이 벌어져서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나한테는 이제 쭌밖에 없어요.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 줄 거죠?”그러더니 최하준을 꼭 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여름의 볼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최하준의 목덜미까지 흘러들었다.최하준이 흠칫 놀랐다. 아마도 여름이 아직 잠에 취했나 싶었다.가슴이 찌릿찌릿 아파왔다.‘며칠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연약한 사람에게 그 많은 일이 벌어졌는데 곁에 있어 주지도 못했으니….’“그럼요. 내가 꼭 당신 곁에 있을게요.”최하준이 여름의 귀에 속삭였다.따스한 목소리가 진정제 역할을 했는지, 차츰 진정되더니 최하준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잠들었다.최하준은 여름을 안고 올라가서 조심스럽게 침대에 내려놓았다. 말랑한 여름의 뺨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이번엔 정말 당했군.’며칠 동안 여름이 곁에 없으니 전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막 샤워를 하려고 하는데 눈 밖에서 조그맣게 노크소리가 들려왔다.문을 열어보니 김상혁이 서 있었다. 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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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화

최하준이 여름의 볼을 잡고 살랑살랑 흔들었다.“제발 얌전히 내 말 좀 들어요, 난 강여름 씨가 화신을 손아귀에 넣고 날 부양해 주기만 기다리겠습니다.”귀에 착 달라붙는 목소리로 그런 말을 해대니 여름의 방어력이 제로가 되어 버렸다.옆에서 듣고 있던 차윤의 시선이 사뭇 이상했다.여름이 그걸 봐뒀다가 최하준이 출근하자 웃으며 물었다.“원래 쭌을 알았어요?”‘쭌’이란 말을 듣더니 차윤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다가 황급히 공손한 말투로 고쳐서 대답했다.“네.”여름이 다시 물었다.“그럼 여자친구 있었는지도 알겠네요? 몇 명이나 있었어요?”“변호사님께 여쭤보는 게 좋겠습니다.”차윤이 간단히 말을 돌려버렸다.여름은 지나치게 성실한 이 보디가드가 영 마음에 안 들었다.이날부터 여름은 도하건축디자인을 그만두고 화신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강태환의 집.강 회장이 어느 주주의 전화를 받고 매우 기분이 좋았다.“구 이사께서 드디어 날 지지해 주시는군요. 하긴 뭐 이사장 자리를 내가 아니면 누가 맡겠소?”“여보, 축하해요.”이정희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최근 강태환이 화신의 대주주 신분이 된 뒤로 자신을 깔보던 사모들이 와서 알랑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득의양양했다.“당신이 이사장 되고, 여경이랑 현일 군이랑 결혼하면 이제 우리가 동성 제일 재벌 되는 거지.”“좋지. 내가 전에는 내내 이성이니, 주화에 주눅이 들었었는데, 이제 우리가 곧 그 그룹들 다 능가하고 동성 제일이 될 거야. 앗하하!”생각할수록 신이 나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강여경도 웃었다.“아빠, 현주 이모는 찾았어요? 현주 이모를 남겨두면 화근이 될 거예요.”“그러게, 그 여자는 뭘 너무 많이 안단 말이야.”이 여사가 걱정스럽게 답했다.“알면 어쩔 거야? 내 지위가 이렇게까지 올라갔는데, 여름이 고 사기꾼 녀석이 이제는 날 어쩌지 못해.”강태환이 신경 안 쓴다는 듯 냉소를 지었다. “배후에 최하준이 있다고 해도, 그놈도 얼마 안 남았어.”“아빠, 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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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총회가 시작되었다. 강태환은 곧장 구 이사 오른쪽으로 가서 앉았다.구 이사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물었다.“다들 오셨나?”“정호중 이사 빼고는 다들 오셨네요.”천 이사가 답했다.“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정 이사는 주주총회에는 참석을 안 하시고, 회사일에는 일절 간섭도 안 하시고 배당만 받으시죠.”“그럼 주주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구 이사가 입을 열었다.“내가 이제 나이가 일흔이 되었습니다. 몸도 예전 같지 않고 해서 이제 좀 쉬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 회사 이사장 직은 능력 있는 분이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올해 강옥경 어르신께서 별세하시고 60%에 해당하는 어르신의 주식이 아드님인 강태환 이사에게 갔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 회사의 최대 주주로서 절대적인 지배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방 안에 있던 주주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이 일시에 강태환에게로 향했다.태환의 입꼬리가 쓱 올라갔다. ‘부러워 해봐야 다 소용없지. 팔자는 타고나는 거야.’류 이사가 웃었다.“강 이사님은 아직 젊으시면서도 진중한 분이니 저는 이사장 자리에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그럼, 우리도 찬성합니다.”“강 이사로 하시죠. 이견 없습니다.”“…….”회의실 여기저기서 지지 선언이 나왔다.구 이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선거니까 정상적인 코스는 밟아야겠죠. 다들 거수로 표결에 부치겠습니다.”여기저기서 손을 들었다. 구 이사장이 거수자의 손을 셌다.“주주 15분 가운데 10분이 지지하셨습니다. 이사장 자리는 강 이사가 맡으시는 수밖에 없겠군요. 아니, 이제 강 이사장이시군.”강태환이 으쓱해 하면서 일어섰다.“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제가 이사장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반드시 우리 화신을 일류기업으로 키워 여러분의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우린 강 이사장을 믿습니다.”다들 박수치며 환영했다.강태환은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내내 TH의 회장직을 맡고 있었지만 사실 화신에 비교하면 TH는 새 발의 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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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강태환은 그 사람이 어쩐지 낯이 익었다. 그러나 누군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았다. 구 전 이사장이 일어섰다.“정 이사, 그간 ‘해주’에서 지내지 않았습니까? 오늘 어쩐 일입니까?”강여경의 표정이 굳었다. 이 사람이 그 미스터리의 인물 정호중이라는 걸 알아챘다.그러나 그가 가진 지분은 10%였다. 60%를 가진 강태환에 댈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이제 강태환은 이사장이다.그런 생각을 하니 상대가 우스워 보여 비꼬았다.“이사면 들어오셔야지. 그렇지만 이사라고 쓰레기를 막 달고 오시면 어째요?”그러면서 여름을 한 번 쏘아 보았다.여름의 눈썹이 올라갔다.“쓰레기라니, 본인 얘기를 하시는 건가?”“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봐?”강여경이 비웃었다.“우리 아빠가 이제 화신 이사장이야. 이제 내가 여기 오고 싶으면 오는 거지? 어디서 네까짓 게 그따위 소리야?”“난 표결에 참석도 안 했는데, 어쩌다 저 사람이 이사장이 됐습니까?”정호중이 침착하게 의자를 하나 빼서 앉았다.“그렇긴 한데...”구 전 이사장이 난처해 했다.“이제 강태환 이사가 이사장이 됐습니다. 바꿀 수는 없어요.”“강 이사장이 최대 주주라고, 60%를 보유하고 있어. 당신이 뭔데?”누군가가 비웃었다.“누가 당신이 최대 주주랍니까?”정호중이 웃었다.“기껏해야 30%밖에 보유하지 못 했으면서!”강태환이 미간을 찌푸렸다.“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가지고 계시던 주식은 다 내 소유요.”“무슨 말씀!”정호중이 손에 든 서류를 테이블에 탁 던졌다.“어르신께서 생전에 남기신 유언장이오. 돌아가시고 나면 보유하신 60%의 주식을 당신과 강여름 씨에게 30%씩 남긴다고 하셨습니다. 왜? 그걸 혼자서 다 꿀꺽하시려고 했나?”그 말이 떨어지자 온 회의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강태환과 강여경의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 구 이사가 급히 서류를 들여다보더니 낯빛이 어두워졌다.“확실히 그렇군요. 그리고 강옥경 어르신의 도장과 친필사인도 확실합니다.”“말도 안 돼!”강태환이 책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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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화

강태환이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곧 냉정을 되찾았다.“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거냐? 주식은 이미 다 내 명의가 되었어. 네가 아무리 떠들어 봐야 소용없다. 오늘 내가 최대 주주가 되었다는 사실은 바꿀 수 없어.”“누가 그러던가요?”여름이 씩 웃었다.“아직 정확하게 안 찾아보셨나 본데, 30%는 이미 내 명의로 들어와 있습니다.”강태환의 얼굴이 확 변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1분도 안 돼서 눈빛이 흉악하게 변했다. 강여름을 찢어 죽일 기세였다.여름이 모두를 바라봤다.“정말 공교롭지 않습니까? 강옥경 여사께서 갑자기 중풍에 걸리시고, 갑자기 돌아가시고, 심지어 돌아가셨다는 소식조차도 저는 이틀이 지나서 식구에게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들었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야 강신희 씨와 저의 인연을 알게 됐고요. 아니었으면 제 주식은 모두 외삼촌의 것이 될 뻔했죠.” 다들 소곤소곤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그러고 보니 어르신 돌아가신 정황이 너무 수상쩍은걸.”“그러게나 말이야. 여름에 뵈었을 때만 해도 어르신 아주 정정하셨거든.”“쯧, 정말 악랄한 사람이군. 친어머니인데 말이야.”“앞으로 가까이 못 하겠어. 무서운 사람이군.”“......”다들 강태환을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강태환이 테이블을 탕 내리쳤다.“강여름, 한 번만 더 헛소리해 봐!”“외삼촌, 제가 딱히 삼촌을 꼭 집어서 말씀드리진 않았는데, 그렇게 흥분하시는 걸 보니 찔리는 게 있는가 보네요?”여름의 눈썹이 쓱 올라갔다. 눈빛은 사뭇 싸늘했다.“설마하니 친어머니를 죽였다고는 생각 못 하겠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할머니는 돌아가셔도 눈을 감지 못 하실 거예요.”강태환의 얼굴이 떨렸다.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러더니 기분 나쁘다는 듯 얼른 화제를 돌렸다.“대체 뭘 어쩌겠다고 왔느냐?”“당연히 이사장 후보로서 외삼촌하고 경쟁하러 왔죠.”여름이 모두를 둘러보았다.“저와 강태환 이사님이 주식을 30%씩 보유하고 있으니 저도 후보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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