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뭘 많이 알고 있는 것 같군요.”하준의 말투는 사뭇 싸늘했다.그 말투를 들은 백윤택은 심장이 떨렸다.“하지만 내가 법정에서 증언해 줄게. 대신 이주혁에게 날 보호해달라고 부탁만 좀 해줘. 다시는 납치당하고 싶지 않거든.”백윤택에게 최하준은 이미 예전 같지 않아서 큰 힘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친구인 이주혁은 아직 충분히 자신을 지켜줄 힘이 있으리라 생각했다.“납치라니?”하준이 흠칫했다.“그래, 백지안 고것이 내가 자꾸 자기 발목을 잡는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날 제거하려고 했다니까.”백윤택이 증오에 차서 말을 이었다.“한 달 내내 지하굴 같은 곳에 갇혀 있었다고. 툭하면 가면 쓴 여자가 나타나서 고문을 하더니 결국은 날 죽이려고 들잖아. 그래서 간신히 도망쳐 나오기는 했는데 지금 온몸이 상처투성이야.”“뭐, 내가 보디가드를 붙여주겠습니다. 일단 지안이에게 들키지 않도록 얌전히 지내요.”하준이 바로 답했다.“알았어, 알았어. 내 목숨은 자네에 달렸네.”백윤택은 이제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통화가 끝나고 하준이 휴대 전화를 내려 놓았다.여름이 앞에서 지글거리는 고기를 뒤집었다. 고소한 고기 향이 피어 올랐다.“백지안이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고 백윤택이 그래?”“응.”하준은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굉장히 놀란 모양이야.”“당신에게까지 도와달라고 하다니 정말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두루 충격이 큰 모양인데. 하지만 이상하네. 백지안 그 독한 것이 백윤택을 살려서 내보냈다고?”여름이 의심스럽다는 듯 말했다.“나도 그 생각했어.”하준이 생각에 잠겼다.“지금 누군가가 일부러 백윤택을 납치해서는 백지안에게 뒤집어 씌웠다고 생각하는 거지? 백지안, 백윤택 남매에게 뭔가 억하심정이 있는 사람일까?”여름이 어깨를 으쓱했다.“그렇겠지. 그렇게 비열한 것들이니 우리 말고도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 거야. 이번에는 당신이 그 덕을 보겠는걸. 최 변, 이번 재판은 이기겠네요?”“어허, 백윤택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