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간이 배 밖으로 나왔지 싶은 언행이었다.“원연수 씨, 정신 차려요. 내가 알아듣게 말한 것 같은데? 이분이 그 이주혁 대표셔.”“아~ 그래요?”원연수가 눈썹을 치켜세웠다.“시아 같은 인간을 좋아하는 사람은 저열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이쪽 분은 우아하고 품위 있으신데요? 그래서 ‘그 이주혁 대표’라고 생각 못 했죠.”“아니, 원연수 씨….”권현규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내 말이 틀렸나요? 우아하고 품위 있는 분이신 것 같은데….”원연수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만나 본 적이 없으니 머리로 상상만 했거든요. 전 시아가 너무 싫어서 그런 애가 좋아하는 남자에게도 편견이 생겼었나 봐요.”권현규는 이제 완전히 포기한 채로 그저 이주혁의 눈치만 보며 절절맸다.“정말 죄송합니다. 쟤가 성격은 저래도 연기는 잘합니다.”어쨌든 원연수는 회사에 주요 수입원 중 하나였으므로 최소한 보호는 해줘야 했다.이주혁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얇은 입술이 천천히 올라갔다.“사람을 돌려 까는 걸 보니 내게 불만이 많은가 본데?”“솔직히 말씀드릴까요? 네, 불만 있습니다.”원연수가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선을 이주혁이 깊은 눈과 똑바로 마주치고 평온하게 말을 이었다.“시아를 좋아하시는 거요? 좋죠. 대표님 여자친구니까요. 물고 빠는 거 다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자금을 들여서 영화를 찍으시든 음반을 내주시든 다 좋다 이겁니다. 하지만 자기가 좋다고 관중을 엿 먹이는 건 곤란하죠. 작년에 시아가 그딴 연기로 인기 여우상을 받은 건, 정말 코미디였다고요.”“원연수 씨, 적당히 해야지.”이주혁이 정말 화났을 때 얼마나 무서운 사람이 되는지 아는 권현규는 완전히 당황했다.그러나 원연수는 아무것도 안 들리는 사람처럼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연말에는 또 돈을 엄청 들여서 연기 대상을 시아 손에 들려줄 생각이겠죠?”“내가 내 돈 쓰겠다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지?”이주혁이 천천히 일어섰다. 커다란 몸이 공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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