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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291 - Chapter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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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2화

“그저 아이돌 잘생겼다고 한 마디 한 거 가지고 진짜 구질구질하게 이럴 거야?”여름은 이제 슬슬 머리가 아팠다.‘과묵할 때가 좋았는데. 그렇게 말을 아끼던 사람이 왜 가면 갈수록 수다가 늘어지냐고?’“아니거든! 세 번은 말했거든.”하준이 손가락을 꼽았다.“잘생겼다. 진짜 잘생겼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잘 생기냐?”“……”“난 그 말 인정 못해. 그리고 당신은 나에게는 그렇게 치켜 세우는 말해준 적 없잖아.하준이 츤데레 같은 얼구로 여름을 바라보았다.하준의 그 얼굴이 아니었다면 무슨 귀신이라도 씌웠나 싶을 정도였다.어쨌거나 그 정도로 뛰어난 미남이 와서 코 앞에서 애교를 떠는 데는 확실히 저항하기 힘들었다.특히나 최하준은 눈도 커다란 데다 눈썹까지 기다래서 더욱 보기 좋았다.“최하준, 지금 이러는 거 강여울보다 더 유치한 거 알아?”여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뱉었다.하준은 입이 벙실 벌어졌다.“발자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사람은 사랑에 빠지면 세 번 환골탈태한다. 애정은 우리를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지금 당신을 바라보는 나는 어린 덩치만 커다란 남자애라고. 순진하고, 순수하고, 유치하고…”“아, 아! 됐어. 그만! 알겠다고.”여름은 정신이 다 혼미했다.하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제멋대로이고, 장난꾸러기에… 읍!”아무리 해도 끝낼 생각을 하지 않자 여름은 그대로 하준이 옷깃을 잡고는 자신의 입술로 하준의 입을 덮어버렸다.과연 하준은 0.1초만에 입을 다물었다.깊은 눈이 끔뻑끔뻑했다.‘내 여자는 정말 너무 카리스마 넘친다니까. 늘 내 심장을 이렇게 뛰게 한다고.’“우리 쥬니, 이제 그마안!”여름의 매력적인 큰 눈이 가만히 깜빡였다.아무리 얼굴이 두꺼운 최하준이라지만 화륵 하고 순식간에 얼굴이 빨갛게 되었다.서른이 넘어서 남에게 ‘우리 쥬니’같은 말을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어떡하지? 서른 넘은 남자가 아니라 이제 겨우 열여덟 살 된 애가 된 기분이야!’“으흠, 으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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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3화

“아까 날 뭐라고 불렀지?”뻔뻔한 인간이 계속 뻔뻔하게 얼굴을 들이 밀었다.“저기… 그거 너무 유치하지 않아? 그냥 쭌 정도로 불러주면 되는데….”“그냥 할 말 없어서 입 다물라고 한 소리거든.”여름이 짜증난다는 듯 하준을 노려보았다.그러나 볼이 부어서 퉁퉁거리는 여름을 보고 있자니 더 반짝이는 것만 같았다.“아까처럼 다시 입 다물게 해줘도 좋은데.”하준이 목구멍 깊은 곳을 저음으로 울리며 웃었다.“다시 기회를 줄게.”“기회 같은 소리하….”이번에는 여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준이 여름의 빨간 입술을 덮쳤다.처음에는 여름이 반항했다.윤서의 집에서 두 사람이 이러고 있다니 적절하지 않은 듯해서였다.혹여 윤서가 다시 들어오면 두 사람 꼴이 뭐가 되겠는가?그러나 망할 놈의 최하준은 아무리해도 손을 놓을 생각을 안 하고 그렇다고 너무 소란스럽게 난리를 칠 수도 없어서 여름은 그냥 하준이 하는 대로 두었다.30분쯤 뒤에 두 사람이 주방에서 나오는데 여름의 작은 입은 뭘 바른 듯 윤기가 흐르면서 살짝 빨갛게 부어 있었다.솔로인 윤서에게는 너무나 자극적인 모습이었다.갯가재를 먹으면서 윤서는 다시 눈꼴 신 장면을 보게 되었다.하준은 갯가재 같은 것은 좋아하지 않아서 내내 여름에게 까주기만 할 뿐이었다.“됐어. 내가 알아서 먹을게.”윤서의 질투 어린 눈빛을 받은 여름이 하준에게 중얼거렸다.하준은 고개를 저었다. 막 입맞춘 사람답게 촉촉하고 따뜻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아니! 난 자기 먹는 거 볼 거야. 자기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윤서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여름은 얼굴이 화륵 타올라서 하준을 노려보며 눈빛으로 욕을 했다.‘작작하라고, 인간아!’“그리고, 윤서 씨도 뭐, 연애를 안 해본 사람도 아니고.”윤서는 울컥했다.‘그게 어딜 봐서 연애냐고, 그냥 나 혼자 일방적으로 상처 입은 거지.’“쿨럭. 됐어. 당신이나 먹어.”여름은 역시 닥치고 먹게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윤서는 분노를 먹는 것으로 풀었다.그러나 얼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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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4화

“아유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일단 먹어!”여름이 가재를 하준의 입에 쑤셔 넣었다.입에 들어온 것을 다 먹더니 하준이 여름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했다.“난 입으로 막아 주는 게 더 달콤해서 좋은데.”“……”여름은 테이블 아래서 하준의 발을 콱 밟았다.윤서도 바보가 아니니 두 사람의 꽁냥꽁냥을 대충 눈치챘다.순식간에 자신이 이 자리에서 잉여로 느껴졌다.실컷 먹고 나서 하준은 설거지를 하러 주방으로 갔다. 윤서가 우울한 듯 입을 열었다.“축하파티라고 했는데 어쩌자고 내가 이렇게 졸지에 너희들 연애에 들러리가 됐냐? 둘 다 빨리 가!”여름은 미안해서 작은 소리로 변명했다.“그런 거 아니야. 난 최하준이랑 재결합할 생각이…”윤서가 ‘내가 바보인 줄 알아!’ 눈으로 여름의 말을 막았다.“재결합할 것도 아니면서 나의 주방에서 그러고 둘이 입술을 붙이고 있어?”“……”여름은 완전히 대꾸할 말을 잃었다.하준이 설거지를 마치고 나오자 여름은 얼른 여울과하늘이에게 줄 갯가재를 챙겨서 하준을 데리고 데리고 나갔다.윤서에게 한창 놀림을 당한 터라 여름은 하준에게 화풀이했다.이게 다 앞뒤 가리지 않고 남의 집에서 그런 짓 하는 당신 때문이라며 쉬지도 않고 나무랐다.그러나 하준은 전혀 짜증내거나 화도 내지 않았다. 가는 길에 하준은 살 게 있다며 잠시 길에 차를 세우더니 잠깐 기다려 달라고 했다.하준은 곧 아이스크림을 하나 들고 나왔다.“자기야, 자기가 왜 화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뭘 제대로 못 해서 그랬겠지? 이거 먹고 화 풀어.”하준이 여름의 손에 아이스크림을 건넸다.하준의 손에 화려한 색상의 아이스크림이 들려있었다. 위에는 딸기와 호두가루가 뿌려져 있고 초콜릿으로 예쁘게 장식이 되어 있었다. 누구라도 한 눈에 반할만한 아이스크림이었다.그러나 아이스크림 아래로 온통 상처투성이인 하준의 손이 보였다.갯가재를 손질하면서, 여름을 위해서 껍데기를 까주면서 자잘하게 생겼던 상처가 발갛게 올라오고 있었다.“맛 좀 봐.”하준이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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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5화

“전부 다 잊어버린 건 아니야. 그냥… 당신을 사랑하기 전에 일은 조금 기억이 나. 당신을 사랑하고 나서 일은 좀 모호하지만…”조금 안타까운 기색을 보이며 하준이 솔직히 말했다.두 사람 사이에 그나마 가장 좋은 시절이었을 텐데 그 기억을 다 잃은 것이다.“전에는 자기가 나에게 치덕거렸지만 이제는 내가 하는 거지.”하준이 그윽한 눈을 하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여름은 아무 말도 없었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머리를 숙이고 조용히 아이스크림을 먹을 뿐이었다.하준이 시동을 걸었다.아이스크림을 반쯤 먹고 나니 여름은 더 먹을 수가 없었다.버리기는 아깝고 해서 아예 옆에 있는 남자에게 먹였다.하준은 한 손으로 운전하면서 한 손으로는 남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두 사람이 재결합을 하지 않았다지만 사실 연인이 하는 짓은 다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여름은 마음이 복잡미묘했다.양유진이 입만 맞추려고 하려면 그렇게 거부감이 들었는데 하준에게서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종종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자신이 힘껏 날아오르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하준이라는 그물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나비처럼 느껴졌다.하준의 본가에 도착하여 여름은 갯가재를 꺼냈다.꼬맹이 둘이 얼마나 기뻐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여름은 하늘이에게 까주고 하준은 여울이를 먹이느라 여념이 없었다.장춘자는 나이가 많아서 딱히 갯가재를 먹을 생각도 없었거니와 증손주들이 먹는 것만 보아도 마음이 흐믓했다. “얘, 늦었는데 자고 가거라. 하준이가 네 옷을 새로 사서 애들 옷장에 넣어 놨더라.”“그게…”여름은 매우 난처했다. 그런데 여울이 먼저 말을 채갔다.“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 같이 자고 가요.”여름은 더는 반대하지 않았다.목욕을 하고 나오니 하준이 아이들은 무릎에 앉혀놓고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그러나 쌍둥이는 마땅치 않았던지 여름이 나오는 것을 보더니 바로 하늘이 말했다.“아빠가 너무 재미 없게 읽어요. 엄마가 읽어주세요.”“그래. 엄마한테 읽어 달래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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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화

두 사람은 얇은 잠옷만 입은 상태였다.여름의 얼굴이 하준의 가슴에 닿았다. 얇은 옷감을 통해 하준의 체온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다행히 등을 꺼서 하준에게 여름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하준의 긴장된 ‘두근 두근’심장 소리가 들렸다. 하준은 여름이 예전처럼 자신을 밀어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번에는 밀쳐내지 않았다.“여름아…”목이 타는 것처럼 건조해 목소리가 잠겼다.“응”여름이 고개를 들었다. 커다란 눈은 바닥을 보고 있었다.하준은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었다.“약은 어디서 났어?”“진숙 이모님께 여쭤봤지.”여름의 달콤한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에서 울렸다.하준은 심장이 솜사탕처럼 녹아버리는 것 같았다.“자기가 나한테 이렇게 관심이 있을 줄 알았다니까.”그러더니 다시 와락 키스를 퍼부었다.여름은 당황했다.‘내가 최하준에게 신경을 쓴다고?’여름은 하준의 상처를 떠올리고 저도 모르게 진숙 이모님께 약을 달라고 했었다.오밤중에 하준이 몰래 기어올 줄 알고 내내 기다리고 있었떤 것이다.전에는 그야말로 어떻게든 하준에게서 벗어날 생각뿐이었다.그러나 양유진과 일을 겪고 나니 이제 두려워졌다.아마도 앞으로 평생 결혼은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시 다른 남자를 사귀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마도 다시 하준에게 기회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이제 전혀 없었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입술이 따끔했다. 하준이 부루퉁해서 입을 열었다.“내가 키스하고 있는데 정신을 팔다니….”여름은 눈을 끔뻑 거리다가 옷 속에 들어온 응큼한 손ㅇㄹ 잡아서 밖으로 빼냈다.하준은 씩 웃더니 변명했다.“어쩔 수 없었다니까. 나도 모르게….”“당신 방으로 가서 자.”여름이 작게 말했다.“싫은데…”하준은 여름을 꼭 껴안더니 정수리에 입을 맞추었다.“정말 이 순간이 꿈만 같다.”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러서 여름이 쉽게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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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7화

다음날여울과 하늘이 깨어나서는 깜짝 놀랐다.“아빠가 밤에 들어왔을 줄 알았더니 이번에는 안 왔네?”하늘이 의아한 듯 중얼거렸다.여울이 내뱉었다.“잠갔는데 어떻게 들어와?”하늘이 훗 하고 비웃었다.“잠궜다고 아빠가 못 들어올 줄 알았냐?”“자자, 얘들아! 일단 세수부터 하러 가자.”여름이 쌍둥이를 씻기러 갔다.1층으로 내려가니 하준이 벌써 주방에 들어가서 진숙이모님과 함께 분주했다.아침을 먹을 때가 되니 장춘자가 주방에 있는 하준을 보고 결국 한 마디 했다.“쟤는 왜 굳이 주방에 들어가서 저런담?”“그러게나 말이야. 지난 번에 한 된장 별로 맛도 없더구먼.”최대범이 팩폭을 더했다.여울과 하늘이 이진숙에게 말했다.“우리는 진숙 할머니가 한 거 먹을래요. 아빠가 한 거 안 먹을 거예요.”여름은 어금니를 꽉 물고 웃음이 나오지 않도록 참았다.사실 하준이 한 음식이 그렇게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중간은 가는 솜씨였다. 그렇다고 막 찾아 먹을 정도 솜씨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진숙의 솜씨와 비교한다면 누구라도 이진숙이 한 음식을 택할 정도였다.진숙이 웃으며 아이들을 흘끗 쳐다보았다.“걱정하지 마라. 아빠는 지금 사랑의 된장을 만들고 있거든.”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일제히 여름에게 은근한 시선을 던졌다. “……”여름은 너무 민망했다.“아마도 애들 주려고 뭘 하나 보네요.”“아아, 우리는 안 먹을 건데.”여울과 하늘이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 때 마침 하준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 된장찌개를 들고 나왔다.“자기야, 내가 한 거야 좀 먹어 봐.”기대에 가득 차서 내민 된장찌개를 보니 두부가 하트모양이었다.여울이 소리쳤다.“우와! 왜 두부가 하트 모양이지? 이런 거 처음 봐!”하준이 씩 웃었다.“여울이도 크면 그런 거 해주는 사람이 있을 거야.”여울이 의아해서 물었다.“왜 클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장춘자가 빙그레 웃었다.“아이들은 조금 더 커야 갈 거다.”하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마땅찮은 시선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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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8화

여름과 하준이 출근하러 갔다.장춘자가 감격했다.“우리 집에 드디어 좋은 일이 생기는구나.”“증조할머니, 뭐가 좋은 일이에요?”여울이가 궁금한 듯 물었다.장춘자가 여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우리 강아지, 보면 모르겠니? 아빠랑 엄마 사이가 좋아졌잖아?”여울은 여전이 멍한 얼굴이었다.“뭐가 좋아졌는데요?”하늘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았다.“엄마가 ‘다음에 오면 진숙 이모님이 한 밥을 먹겠다’고 하시잖아. 예전 같았으면 절대 그런 소리 안 했을 걸.”여울은 그제서야 알아듣고 눈이 반짝이더니 입을 열었다.“그러면 엄마가… 앞으로 우리랑 같이 사는 건가?”“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닐 거야.”장춘자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 양유진이 하루 빨리 여름과 이혼해 주기만 바랐다.******스포츠카가 주차장에 들어섰다.여름이 안전벨트를 푸는데 하준이 명함을 하나 내밀었다. 위에 ‘고유림’이라는 변호사의 이름이 쓰여있었다.“내 후배야.”하준이 설명했다.“이혼 전문 변호사인데 실력이 아주 좋아.”“얼마나 잘하는데?”여름이 궁금해서 물었다.“음… 져본 적이 ㅇ벗지.”하준이 웃었다.“이혼하는 사람은 무조건 고유림부터 찾게 되어 있어서 줄을 엄청 서야 해. 하지만 당신은 내 사람이니까 언제든 연락하면 받아줄 거야.”“알았어.”여름이 명함을 받아 차에서 내렸다.하준이 아쉬운 듯 여름을 잡았다.“그냥 이렇게 가는 거야? 뽀뽀도 한 번 안 해주고?”여름이 하준을 돌아보더니 웃었다.“지금 당신 뭐 같은 줄 알아? 여울이가 사탕 달라고 조를 때 얼굴이랑 똑같아.”하준은 아랑곳 않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그러면… 강 대표님, 사탕 줘요~.”하준의 뻔뻔함에는 정말 이길 장사가 없었다. 화끈해진 볼을 꾹 참으며 하준에게 쪽하고 뽀뽀를 해주고 나가려고 했다.그러나 하준은 충분하지 않다는 듯 여름을 꼭 껴안고 진한 키스를 한참이나 퍼부은 다음에야 놓아주었다.******여름은 사무실에 올라가 명함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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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9화

여름이 빙긋 웃었다.“최하준 씨가 이렇게 대단한 이혼 전문 변호사를 아는지 몰랐어요.”“제가 이혼 전문 변호가가 안 됐으면 하준 선배랑 재판에서 붙었을 텐데, 맞붙으면 질 게 뻔하니 재판에서 하준 선배랑 법정에서 맞서고 싶지는 않았어요.”고유림이 어깨를 으쓱했다.“양유진 씨는 지금 어떤 상화이죠?”“아무래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지 싶습니다. 지금 저를 애무 증오하고 있을 거예요.”여름이 말했다.“그래도 일단 만나서 얘기 해보고, 말이 안 통하면 재판을 가는 수밖에 없죠.”“좋습니다. 같이 가시죠.”고유림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나서 여름과 고유림은 그대로 진영 그룹으로 갔다. 육민관과 양우형도 여름의 경호를 위해 동행했다.양유진은 곧 여름을 만나주었다.그날 밤 이후로 여름과 양유진이 처음으로 제대로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었다.지금의 양유진은 이미 가면을 벗어 던졌다. 음험한 얼굴로 테이블 건너에서 여름을 바라보았다. 입가에는 싸늘한 웃음기가 돌았다.“아주 대단해. 이주혁을 앞세워서 날 상대하다니.”여름은 미간을 찌푸렸다.“신장을 잃었다고 사기친 일을 말하는 건가요?”“모르는 척하지 마시지. 주민 그룹에서 전국에 있는 온갖 병원에 우리 진영 그룹 약품 구매를 금지하도록 연락을 넣었다고.”양유진이 미친 듯 웃었다.“으하하하, 그렇게 하면 날 꺾을 수 있을 줄 알았나?”여름은 움찔했다. 정말 모르는 일이었다. 아마도 하준이 뒤에서 이주혁에게 말을 넣어두었던가 보다 싶었다. 양유진은 아무 말이 없는 여름을 보고 인정했다고 생각하고 매섭게 몰아붙였다.“듣자 하니 요즘 툭하면 최하준 본가에 가서 잔다던데? 더러운 것들.”듣자 하니 너무나 기분이 나빴다. 고유림이 먼저 나섰다.“양유진 씨가 비서와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죠. 남을 나무랄 자격이 안 되실 텐데요.”“넌 또 뭔데 감히 내 앞에서 그 따위 소리를 지껄여?”양유진이 거침없는 시선으로 고유림을 위아래로 훑었다.“저는 강여름 씨의 변호사입니다.”고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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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화

양유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두고 보라고. 내가 서서히 널 말려 죽일 거야. 차라리 죽는 게 덜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도록.”“좋아요. 뭘 어쩌는지 한 번 보죠.”여름은 너무 화가 나서 그대로 자리를 떴다.돌아가는 길에 여름은 너무 화가 나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양유진이 뻔뻔한 것은 알았지만 뻔뻔한 데 더해서 이렇게나 기고만장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사람이 이렇게나 수치심이 없을 수도 있나?대체 어디까지 쓰레기인 거야?’고유림이 인상을 찌푸렸다.“이혼 사건 당사자를 정말 많이 대해봐서 아는 건데 양유진은 극단적으로 이기적이고 비뚤어진 사람입니다. 저런 스타일이 제일 다루기 까다로워요.”그 말을 들으니 여름은 걱정이 돼서 잠시 아무 말이 없다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솔직히 양유진 저 인간은 굉장히 무서운 사람이에요. 방금 고 변을 협박하는 모습을 보니 무슨 짓인가를 할 것 같아요. 혹시 제 사건을 맡기 어려우시다면 저는 괜찮….”“저런 인간은 실컷 겪어 봤습니다.”고유림이 말을 끊었다.“여성은 혼인 관계에서 종종 맞닥뜨리는 온갖 불공평한 일이 많습니다. 저는 혼인 생활로 인한 피해자가 하루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됐어요. 협박이 두렵다고 물러선다면 변호사가 아닙니다.”여름은 감탄했다.“고마워요. 제가 비밀리에 신변을 보호해 줄 사람을 붙여드릴게요. 이 건을 맡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시면 언제든 말씀만 해주세요.”“알겠습니다.”******고유림과 헤어지고 여름은 양우형에게 말했다.“한동안 조용히 고 변 주변에서 보호 임무 수행해 줘.”양우형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했다.“누님, 양유진이 대체 무슨 짓을 꾸미려는 걸까요? 이미 평판이 땅바닥에 떨어진 주제에 뭘 믿고 저렇게 기고만장 한 거죠?”“분명 배후에서 추신이 받쳐주고 있는 거야.”육민관이 한숨을 쉬었다.“누가 추신을 확 끌어내려 줬으면 좋겠는데요.”여름은 아무 말이 없었다.지금 진영의 상태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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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화

한편 하준은 전화를 끊고 나서 긴 다리로 성큼성큼 병원 건물로 들어갔다.그대로 이주혁이 소개한 비뇨기과 의사에게로 갔다.하라는 대로 검사를 주르륵 하더니 얼굴이 흙빛이 되어서 나왔다.이주혁도 특별히 짬을 내서 왔다가 하준을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그래, 뭐래?”하준은 어두운 눈으로 주혁을 바라보았다.“너희 병원 비뇨기과 안 되겠다, 진짜.”“어이, 그 분은 우리나라 최고의 비뇨기과 닥터신데….”이주혁이 안쓰럽다는 듯 하준을 바라보았다.“급할 거 뭐 있어. 천천히 하자.”하준의 목젖이 꿀렁 하더니 우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전에는 쓸 일이 없으니 급할 것 없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급하다고.”어젯밤 도발해 봤자 자신을 만족시킬 수도 없지 않냐던 여름의 말이 내내 뇌리에서 맴돌았다.그 바람에 여름에게 입을 맞추고 싶어도 한 번씩 더 생각을 하게 되었다.이주혁이 의미심장하게 하준을 바라보더니 웃었다.“둘이 잘 되고 있구나?”“응.”하준이 조그맣게 답했다.이주혁은 피식 웃으며 하준의 하체를 한 번 훑어보았다.“진실된 사랑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네. 이 지경인데도 널 받아주다니.”“야, 지금 놀리는 거냐,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거냐?”하준이 이 사이로 뱉었다.“반반이랄까?”하준이 큭큭 웃으며 솔직하게 답했다.하준이 사람 잡을 듯 싸늘한 시선으로 이주혁을 노려보았다.“자, 자, 너무 그러지 말고. 너한테 줄 선물 있어.”이주혁이 두리번 거리고 살피더니 뭔가를 하준의 주머니에 넣어주었다.의아해 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어 뭔지 만져본 하준은 얼굴이 시퍼렇게 되었다.“야, 이 자식! 죽을래?”“너무 고마워 하지 말고.”이주혁이 눈썹을 찡긋했다.“여자라고 남자랑 다른 줄 아냐? 너무 독수공방하게 두었다가는 후회할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네가 알던 여자들이랑 우리 여름이 비교하지 말라고!”하준은 그대로 굳어서 으르렁거렸다.“됐어. 어쨌든 너한테 준 거니까 이젠 네 마음대로 해.”이주혁이 어깨를 으쓱했다.“가자. 영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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