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71 - 챕터 1280

1699 챕터

1272화

아침이 되어 모두 모여 식사를 하게 되었다.여름은 민망했다. 그러나 어제 여름이 돌아가지 않은 일을 두고 새삼스럽게 거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하준은 국을 퍼먹으며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했다.장춘자가 마뜩잖다는 듯 말했다.“너는 거실에 나가서 먹을래? 애들 감기 걸리겠구나.”“……”하준은 다들 장춘자의 말에 동의한다는 시선을 느끼고는 서글퍼졌다.겨우 감기 걸린 정도로 겸상도 못하게 되자 집안에서 자기 지위가 이것밖에 안 되나 싶어서 서러웠다.그래도 아이들을 위해서 여시나 혼자서 거실에 나가 먹기로 했다.돌아서는데 장춘자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젊은 애가 저렇게 몸이 허약해서야…. 이진숙 실장, 이따가 애들 아빠 마실 녹용 좀 달여 놔요.”하준은 하마터면 뜨거운 국에 혓바닥을 데일뻔했다.‘감기 걸렸는데 웬 녹용?아무래도 할머니가 뭔가 착각하신 것 같은데?’여름은 민망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애써 침착한 척하고 있었다.이 와중에 여울이가 끼어들었다.“증조할머니, 나도 먹을래요.”“아가들은 먹는 거 아니에요.”장춘자가 말했다.“어른들이 몸 보신하려고 먹는 거란다.”“아, 아빠가 많이 아프구나.’여울은 곧 포기했다.어렵사리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름은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는 빠져나갔다.여름이 차를 가져오지 않아서 하준이 데려다 줘야 했다.차가 막 출발하는데 쌍둥이가 계속 그 자리에 서 있고, 여울이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 보였다.여름은 갑자기 심장이 욱씬 아팠다.양유진만 아니었으면 아이들이 여기 갇혀서 유치원도 못 가는 일은 없었을 텐데….양유진만 아니었다면 아이들을 여기에 두고 떨어져 지내지 않아도 됐을 텐데….여름은 양유진이 갑자기 너무나 미웠다.어쩌자고 그런 인간과 얽히게 되었는지 스스로도 원망스러웠다.‘전생에 대체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길래….’“자기야, 애들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 와.”슬픔에 잠긴 여름을 보며 하준이 말했다.“여기 살아도 좋고. 우리 식구들은 다들 당신을 반겨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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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3화

화신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여름은 안전벨트를 풀고 내리려고 했다.“잠깐!”하준이 갑자기 자료를 하나 건넸다.“내가 주혁이한테 부탁해서 동성 쪽 병원에서 제공받은 거야. 3년 전에 양유진이 당신을 구하다가 다쳤을 때 응급실에서 양유진을 담당하던 의사와 간호사를 매수해서 당신을 속인 거야.”여름은 얼떨떨하게 자료를 받아 들었다.“날 속이다니, 뭘?”“당신을 구하다가 신장을 잃었다는 거.”하준이 여름을 똑바로 쳐다봤다.“양유진의 신장은 처음부터 멀쩡했다는 거지. 장기가 상할 정도로 다치지 않았는데 당신을 속인 거야. 당신에게 죄책감을 주고 동정을 얻어내려고.”여름의 눈썹이 깜빡거렸다.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양유진 같은 악마의 가면이 벗겨졌으니 이제는 그 점점 더 추악한 모습만 보게 될 터였다.사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예상을 하고 있기도 했다.그렇게 악독한 인간이 하루이틀에 그 내공을 다 쌓았을 리가 없었다.어쩌면 여름이 계속 상처를 주어서 인간이 그렇게 변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원래 그렇게 비열한 인간이었던 것이다.다만 만났을 때부터 너무나 연기를 잘 해서 감추고 있었을 뿐….“안에 그때 사고 전후로 CT 사진이 다 있어. 신장은 양쪽 다 멀쩡하더라고. 그리고 그 담당자들에게 계좌 이체한 기록도 있어. 이쪽으로 이사한 다음에도 당신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매달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진도 했는데, 그 담당 의사도 매수했더라고. 신장 때문에 먹는다던 약도 다 가짜고, 안에 보면 6개월 치 신체검사 결과도 있어.”“자세히도 알아봤네?”여름은 다소 놀랐다.“응, 아마 다른 사람이라면 알아내지 못했을 거야. 양유진은 제약회사를 가지고 있으니 사람을 매수하기도 쉬웠던 거야. 병원에서 양유진 눈치를 꽤 보거든. 하지만 의료 방면에서라면 주민 그룹의 파워가 훨씬 더 세지. 그러니 주혁이가 마음 먹고 조사하려고 든다면 못할 게 없었던 것뿐이야.”하준이 말을 이었다.“당신이 양유진의 불륜 증거를 제시했지만 나중에 양유진이 또 신장을 잃었네 어쩌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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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4화

“……”이주혁이 계속 찔러댔다.“영구적으로 못 쓰게 되는 거 아니라는 소리만 들어도 운 좋은 줄 알아.”“아 시끄러워.”하준은 이제 참을 수가 없었다.“알겠어. 그건 그렇고. 저녁에 영식이랑 보기로 했는데 너도 올래? 진짜 평생 안 보고 살 거야?”주혁이 물었다.“그 자식 그 멍청한 소리 듣고 싶지 않다.”하준이 싸늘하게 말했다.“열 받아 죽을지도 몰라.”“걔 요즘 좀 안 됐어. 집에서 나온 뒤로 술친구들은 거의 다 떨어져 나갔고, 백지안은 매일 뭐가 그렇게 바쁜지 돌아다녀서 허구한 날 나한테 오더라.”이주혁이 한숨을 쉬었다.“쿠베라 후광도 없이 백지안이 얼마나 가겠냐? 꼴랑 오슬란 하나 가지고는 백지안 성에 안 찰걸.걔가 욕심이 얼마나 많은 앤데. 두고 봐. 아니지, 벌써 영식이 몰래 바람 피우고 있을 지도 몰라.”하준이 비웃었다.“그러면 더 잘 된 거지. 진상을 마주하면 우리 삼총사는 다시 뭉칠 수 있겠네.”주혁이 농담을 하고 웃었다.“야, 전에는 너도 영식이랑 똑같았잖아. 걔도 언젠가는 백지안의 실체를 알아차리고 정신차릴 거라고. 너무 뭐라 그러지 마라. 너도 했던 짓인데 친구가 한다고 자꾸 그렇게 멍청하니 어떠니 그러면 되냐?”“내가 멍청이였다고 멍청이 욕하지 말란 법이 어디 있어? 어쨌든 백지안이랑 관계 정리 하기 전에는 그 자식 안 만나.”하준은 매정하게 전화를 끊었다.******사무실.여름은 하준이 건넨 자료를 자세히 검토했다.얼마 뒤 엄 실장이 들어왔다.“진영그룹 양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금 라이브로 방송 중입니다.”“어디, 봅시다.”여름은 라이브를 볼 수 있는 채널을 찾아 열었다.양유진은 허리를 깊이 숙이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다. 다 큰 어른이 공개된 장소에서 눈이 벌겋게 붓도록 눈물을 흘리며 울먹거렸다.“이렇게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기자들이 물었다.“우리에게야 미안할 게 없지만 아내 분께 미안한 거 아닌가요? 강여름 씨가 최하준 회장과 얽혔다고 하시더니 본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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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5화

“……”“대표님….”엄 실장이 걱정스럽게 여름의 눈치를 살폈다.“정말 너무 뻔뻔한 데요?”“뭐 하루이틀 보나요?”여름은 손에 든 자료를 다시 보았다. 다행히 하준이 시간 맞추어 적절하게 자료를 구해주었다.이 자료가 아니었으면 상황을 뒤집는 데 실패했을 것이다.“가서 감기약 좀 사서 FTT 회장실에 보내요.”여름이 휴대전화를 들고는 말했다.“약값은 이체해 드릴게요.”“네?”엄 실장이 되물었다.“약이오, 약!”여름이 책상을 두드렸다.“최하준 회장이 감기 걸렸거든요. 내가 큰 마음 먹고 자비심을 좀 베풀까 해서.”엄 실장은 당황했다.“저기, 이런 와중에 최 회장에게 약을 사서 보내고 싶으십니까? 아무리 재결합 하신대도 이런 때….”“잔소리 말고 빨리 가세요.”더는 듣고 싶지 않아서 여름은 엄 실장을 쫓아내보냈다.******FTT 사무실.비서실에서 팀장 하나가 결제를 받고 나오자 바로 상혁이 약 봉투를 들고 들어갔다.“회장님…”상혁이 약을 건넸다. 노트북을 들여다 보던 하준은 흘끗 보더니 인상을 썼다.“무슨 약을 그렇게 잔뜩 들고 들어와? 배탈도 아닌데 소화제에 뭐에… 약만 먹어도 배부르겠군.”상혁이 싱긋 웃었다.“제가 산 게 아닙니다. 강 대표님 비서가 가져왔는데요.”하준은 움찔했다. 검은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정말이야?”“네. 방금 엄 실장님이 가져오셨습니다. 저기…”상혁이 ‘이 중에 증상에 맞는 게 있으면 골라 드십시오’라고 하려는 찰나에 하준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와락 가져가서 소화제부터 냅다 먹기 시작했다.마바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는 씩 웃었다.“맛있네.”“……”상혁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세상에 소화제 맛있다는 사람 처음 봅니다….게다가 아까 배탈 안 났다고 하시지 않았어요?’상혁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하준은 다시 기침약과 콧물약을 연달아 까 넣었다.단번에 마구 이 약 저 약 삼키는 하준을 보고 상혁이 놀라서 외쳤다.“회장님, 이걸 다 드시면 안 됩니다. 약이 열 가지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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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6화

“…아니, 문제는 지금 열도 안 나고 배탈도 안 나셨는데 해열제니, 소화제니 뭐 닥치는 대로 다 드셨다고요.”여름은 가만히 있었다.엄 실장이 약을 그렇게 많이 사가지고 갔는지 몰랐다.생각해 보니 엄 실장에게 하준이 증상을 설명 안 하고 다짜고짜 감기약을 사가라고 했더니 뭘 사야할 지 몰라서 있는 대로 사가지고 간 것이다.‘아니 그렇다고 해도 증상도 안 보고 그걸 다 먹었다고?무슨 사탕도 아니고 말이야…”상혁이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좀 말려주십시오. 저렇게 드시다가는 없던 병도 생기겠습니다.”“애도 아니고, 설명서도 안 읽고 약을 먹는대요?”여름이 화를 냈다.“강 대표님이 보내준 건 뭐든 좋다면서 소화제도 맛있답니다.”상혁이 천연덕스럽게 답했다.“……”여름은 결국 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자기가 보내준 약은 내가 다 먹었어. 고마워.”하준의 목소리가 봄바람처럼 가벼웠다. 듣는 여름이 다 민망할 정도였다. 약을 너무 대충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만일 그 약을 다 먹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약을 보낸 사람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 아닌가.“감사는 됐고. 아침에 증거 보내준 거 고마워서 보낸 거니까.”“그러니까… 그냥 보수 같은 거네?”하준의 목소리가 갑자기 축 쳐졌다.“그렇지.”하준이 바로 말을 이었다.“그러면 필요 없어. 내가 원하는 보수는 뽀뽀라니까? 약은 내가 사서 먹어도 돼. 김 실장 시켜서 돌려 보낼게. 뽀뽀, 나는 뽀뽀 받고 싶다고.”“최하준, 정말 미쳤나 봐?”여름은 울컥했다.“아니! 사랑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 것뿐이거든.”하준이 낮게 웃었다. 감기가 걸려서 목이 더욱 잠겼다.여름이 목청을 가다듬었다.“됐고, 약은 보수라고 하지 마. 그러니까 약 마구 먹지 말라고. 기침이 나면 기침약을 먹고,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어야지, 그게 무슨 사탕인 줄 알아?”“자기야, 약은 마구 먹으면 안 된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이건 우리 자기가 처음으로 나한테 보내준 약이잖아. 난 살면서 내가 당신에게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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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7화

하준은 사람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다.그저 여름이 보내준 초콜릿을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한편,여름이 한창 일하고 있는데 윤서가 므흣만 맕로 전화를 걸었다.“어머~ 너 최하준이랑 진도 빠르다? 그래도 절친인데 나는 좀 먼저 알려주기 그랬냐?”“뭘?”여름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에헤이~ 네가 최하준에게 초콜릿 보낸 거 지금 전국민이 다 아는데? 되게 맛있어 보이던데, 나두나두! 임신해서 그런가 왜 이렇게 단 게 땡기는지 몰라?”윤서가 생글생글 웃으며 놀렸다.“어떻게 알았어?”“최하준 SNS!”윤서가 흠칫 놀랐다.“어머, 너 몰랐어?”하준의 SNS를 열어 보고 여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졌다, 졌어. 안 그래도 전국적으로 까이고 있는 이 와중에 이러고 공개적으로 러브러브 쇼를 하고 싶냐고?’여름이 사정을 말해주니 윤서는 배꼽을 잡았다.“세상… 저 잼민이 재질 어쩔?”“그러게나 말이다. 아주 여울이 수준으로 유치하다니까?”여름은 쓴 웃음을 지었다.“그나저나 증거는 언제 내놓을 거야? 사람들이 또 너한테 뭐라고 하기 시작했다니까? 아무래도 점점 더 심해지는 듯.”“오늘 오후에. 양유진과 양수영이 기껏 나와서 쇼를 해주었는데 실컷 의기양양하게 잠깐 두자고.”여름이 웃었다.“그래. 그럼 기대할게.”******5시. 여름이 준비했던 자료를 올려 바로 반격했다.-날 구하려다가 신장을 잃었다는 분 이야기를 들었는데, 신장이 없다는 분이 어째서 3년 전 사고 이후에 병원 응급실에서 찍은 CT에는 양쪽 신장이 멀쩡하게 다 찍힌 걸까요? 3년 전에는 없어진 신장이 최근 건강검진에서는 왜 멀쩡하게 나왔을까요? 왜 당시 동성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서 양유진 씨를 담당했던 의료진에게 한 번씩 거액의 돈을 이체했을까요?저를 3년 동안 잘 속였으니 다른 사람들도 속여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죠? 내 앞에서 몸이 불편한 척 해서 죄책감을 느끼게 했던 수많은 순간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막상 손찌검을 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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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8화

여름이 이렇게 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었다.다들 이제는 여름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더 강한 반격을 하고 나왔던 것이다.심지어 양유진의 마지막 가식 한꺼풀까지도 깨끗이 벗겨버렸다.네티즌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CT 사진은 조작 못하잖아.-그냥 이체 기록만 봐도 게임 아웃인데? -전문의 입니다. CT 사진은 조작한 한적이 없습니다. 뒤에 구체적인 시간과 이름, 생년월일 같은 부분은 조작하기 힘듭니다. 검사 기관도 실제로 있는 기관이고 확인해보니 저 사진 촬영하신 분도 계시더군요. 양유진은 연기를 하다 하다 정말 자기 신장이 없는 걸로 착각한 게 아닐까요?-그러니까 양유진은 강여름을 속이려고 신장을 잃었다고 해서 죄책삼을 느끼게 만들었다는 거야? 와 씨, 인간 뭐 이런 게 다 있어? 아침에 눈물 질질 짠 거 생각하니까 토 나온다.-뻔하네. 양유진과 비서가 그렇고 그렇다는 건 사실인 거고, 신장 사기로 강여름하고 어떻게 어떻게 결혼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 이제 강여름이 몰래 조사해서 다 밝혀진 거잖아? 강여름 나이스! -아니, 여기서 핵심은 양유진이 이미 이전에도 가정 폭력을 휘둘렀다는 거야. 내가 저 인간 심리 꼬인 것 같다고 했을 때 아무도 안 믿더니….-과감하게 추측을 해보자면 한선우가 죽기 직전에 강여름에게 경고 문자를 보냈다는데 그러면 한선우의 죽음도 호오오오옥시 양유진이?-저기요, 도랏? 한선우는 양유진 조카거든요. 입막음 하겠다고 자기 조카 죽이는 인간이 세상에 어디 있음?-자기 조카 전 여친을 온갖 수단을 써서 손에 넣고는 사기치고 때리고 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닌데 조카한테는 뭐 그렇게 인자한 삼촌이었겠나?“……”네티즌이 상상력이 폭발했다.여름은 댓글을 실컷 즐겼다. 양유진이 피를 토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시원했다.‘후훗, 이제 뭘로 어떻게 가식을 떨지 보자.다 큰 어른이 기자 불러 놓고 눈물 콧물 빼며 참회하는 척하다니 나라면 차마 그런 짓 못하겠네.’퇴근을 하려는데 모르는 번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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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9화

뭐 하나 여쭤볼게요. 양유진이 우아하고 품위있다고 생각하시죠?”여름이 되물었다.“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시죠? 그러면 양유진고 전수현의 일은 어떻게 생각하세요?양수영은 말문이 턱 막혔다.확실히 양유진이 강여름을 너무 지나치게 사랑한다고 생각을 하기는 했다. 전에 세상에 여자가 걔 하나뿐이냐며 마음을 접으라는 말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양유진은 언제나 강여름이 아니면 안 된다는 얼굴을 하고는 했다.여름도 그 영상을 보고는 솔직히 너무 의외기는 했다. 그러나 세상에 그런 남자들은 많지 않은가?여름이 이어서 물었다.“그러면 양유진이 저 때문에 신장을 잃은 일이 없다는 것도 아세요?”“……”여름과 가족들은 모드 양유진이 정말 신장을 잃은 줄 알았다.양수영이 침묵하고 있다 여름이 웃었다.“그러니까 누님이시면서도 친동생인 양유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셨다는 말이잖아요? 무슨 근거로 양유진이 절대 선우 오빠를 해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시죠?“선우가 죽기 전에 너에게 보냈다는 문자를 보여줄 수 있나?”양수영이 냉랭하게 물었다.“죄송합니다. 그렇게는 못합니다.”여름이 거절했다.양수영이 싸늘하게 웃었다.“내가 바보인 줄 알아? 결국은 증거가 없다느 말이잖아? 일부러 우리 식구들을 이간질 하려는 수작이지?”“정 못 믿으시겠으면 며느님에게 물어보세요. 하지만 육 씨 집안의 핏줄을 뱃속에 품고 있으니 먼저 찾아가거나 하시는 마시고요. 문자나 톡으로 불어모세요. 괜히 손자 해치지 마시고요.”여름이 문득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양수영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생각해 보세요. 양유진이 누님이 저에게 온 경고 문자를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저에게 연락을 하겠죠? 그리고 의심할 거라고요. 참, 주변에 감시하는 시선을 느끼신 적은 없나요? 만약 선우 오빠의 죽음에 양유진이 관련되어 있다면 누님이라고 뭐 더 봐줄 것 같으세요?”여름이 목소리를 낮추었다.“조심해서 나쁘실 것 없잖아요. 저는 그저… 서도윤 씨와 뱃속의 아이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서 그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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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양유진이 와락 돌아섰다 .눈에는 한기가 번뜩였다.“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아무래도 주민 그룹이지 싶습니다.”채진남이 우물쭈물 답했다.“아시다시피 국내 최대 병원은 주민 그룹이 다 차지하고 있다 보니, 주민 그룹이 말 한 마디면….”“이주혁!”양유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이주혁이 최하준의 절친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이주혁이 감히 건방지게 최하준을 위해 나와 맞서겠다 이건가?’잠시 후. 양유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주혁이 그 시아라는 가수와 하반기에 결혼한다지?”“그렇습니다.”채진남이 끄덕였다.“시아는 무슨 운이 그렇게 좋은 지 모르겠습니다. 이주혁 선생을 잡고 나서는 영화판에서 얼마나 잘 나가는지 모릅니다. 전에는 부적적인 기사가 많이 올라오던 요즘은 이주혁이 자금으로 시아의 이미지를 많이 올려놔서 재기에 성공했죠. 게다가 양가 부모님도 친해서 정확한 결혼 일정이 곧 잡히지 싶습니다.” “역시 대단하군. 그 바람둥이가 시아에게 정착한단 말이지?”양유진이 사악하게 웃었다.“은근히 나랑도 인연이 있단 말이야. 다들 동성 사람이다 보니 전에는 몇 번 만난 적도 잇고.”그동안 강여경, 양유진, 백지안, 강여름이 모두 죽자 살자 싸워왔다. 오로지 시아만이 진흙탕에서 몸을 빼고 가만히 있다가 이제 이주헉과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쯧!”드디어 딱 시아를 이용할 때가 왔다. 그러나 일단 강여경이 돌아와야 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대표님, 이제 어떡하죠?” 추신에 도움이라도…”채진남이 떠보듯 물었다.“이제 추신을 찾아가야지. 내가 그놈들을 위해서 뛰어다닌 게 얼만데?”양유진이 콧방귀를 뀌었다.“내 진면목이 까발려져 버렸지만 이제 앞으로… 더는 꾸밀 일이 없어서 좋군. 수십 년을 가장하며 살았더니 이제 피곤하기도 했어. 아, 누님은?”“네?채진남이 어리둥절해서 답했다.“회사에 계시죠.”양유진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양수영이 요란하게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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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1화

양유영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며느리 서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아주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여름의 말이 믿을만한 사실이라는 암시를 주었다.그러니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양유진이 한선우의 죽음과 관련되었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아들과 동생을 두고 저울질을 하게 된 것이다.양수영은 마음이 아픈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들이 세상을 떠났으니 사실 더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들을 위해 복수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다만 강여름의 경고 때문에 함부로는 움직일 수 없었다. 양유진이 이미 자신에게 감시의 눈을 붙여 놨다면 선우도 살해할 수 있는 양유진이 누나라고 가만히 둘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일단은 양유진의 의심에서 벗어나야 했다. 다시 믿음을 얻어야 증거를 잡아 양유진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양수영은 일단 양유진이 언제부터 이렇게 무서운 인간이 되었는지 계기를 알고 싶었다.대체 무슨 계획을 꾸몄길래 이렇게 오래도록 가면을 쓰고 살았는지 궁금했다.******호텔 바.고급 룸 안, 코에 금테 안경을 걸친 이주혁의 조각 같은 얼굴에 휴대 전화 불빛이 비치고 있었다.시아가 톡을 보내 왔다.-나 자기 집에 왔는데 어디야? 언제 와?이주혁은 간단히 답했다.-안 가.그리고는 휴대 전화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송영식이 흘끗 보더니 감격한 듯 이주혁의 어깨를 와락 껴안았다.“크흐, 역시 내 마음 알아주는 건 너밖에 없다. 여친이 부르는데도 안 가고. 자, 한잔해! 오늘 나랑 자자.”“떨어져라. 남자한테는 관심 없거든.”이주혁이 싫다는 눈으로 송영식을 흘겨보았다.“누굴 데리고 자고 싶으면 지안이한테 가면 되잖아.”“그게… 난 지안이랑 자본 적이 없어.”송영식이 갑자기 민망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이주혁이 이상하다는 얼굴로 송영식을 쳐다봤다. “너도 안 서냐?”“내가 하준이냐?”송역식은 얼굴이 벌게져서 바로 반박했다.“지안이는 나에게는 여신 같은 존재라고. 뭐랄까, 차마 함부로 손을 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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