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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261 - Chapter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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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2화

오봉규가 엄지를 치켜세웠다.“정말 현명하고 시원스러우시군요. 대표님이 우리 화신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시겠습니다.”“너무 오버하지 마세요.”여름은 당황했다.“대체 다들 어떻게 된 거예요? 죄다 아첨이나 하고….”“그게, 잘 모르시나 본데 지금 대표님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화제성 캐릭터입니다. 대표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니까요. 대표님의 일거수일투족에 사람들의 이목이 완전히 집중되고 있습니다.”오봉규가 웃었다.여름은 한숨을 쉬었다. 너무나 피곤했다.“알겠어요. 며칠 안으로 사내 인사를 싹 한 번 정리해 주세요. 회사 안에 분명 추성호의 눈과 귀가 있습니다. 지난번에 최하준이 회사에 오자마자 양유진이 득달같이 달려온 걸 보니.”“알겠습니다.”오봉규가 답하고 나가다가 다시 기대에 찬 눈으로 물었다.“저녁에 뭘 폭로하실지, 기대하겠습니다.”“……”저녁에 영상을 풀지 않았다가는 큰일나겠다 싶었다.*****저녁 6시. 여름은 휴대 전화를 열어보았다.팔로워가 미친 듯이 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여름은 다시 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아침의 영상과 비교하면 양유진의 변태성에 초점을 맞춘 편집이었다.물론 이번에도 역시 짧은 멘트를 첨부했다.- 배우자의 사무실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다니, 누군가는 제가 무서운 사람이라고 말할 겁니다. 여러분은 저보다 무서운 사람을 못 봐서 그럴 겁니다. 나와 양유진이 사는 별장에는 제가 들어가서 살기 시작한 시점부터 거실, 침실, 식당, 복도… 등등 모든 곳에 양유진이 설치한 카메라가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따라 해 본 것뿐입니다. 양유진의 실체를 알고 싶기도 했고요. 결국 위선자는 시간이 간다고 밝혀지는 게 아니라는 점만 확인하게 되었습니다.역시나 영상을 본 네티즌은 다시 열렬히 싸우기 시작했다.-영상 보고 나니까 대체 뭐라고 댓글을 달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난 정말 양유진이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어.-양유진이 너무 꾹 참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비뚤어진 거 아닌가? 얼굴 표정 봐라, 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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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3화

하준은 마음이 아파서 손을 내밀어 여름의 손을 잡았고 가볍게 쥐었다.“증거 수집은 이제부터 나에게 맡겨 줘. 당신이 그렇게 위험한 일을 계속하게 둘 수는 없어.”“저기, 자꾸 나 만지지 말아줄래?”여름이 하준에게 잡힌 손을 들어 보이며 한숨을 쉬었다.“아, 오해야.”하준이 억울하다는 듯 눈을 끔뻑거렸다.“손 시릴까 봐 따뜻하게 해주려고 그런 거지.”하준의 뻔뻔함에 여름은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지금 25도 거든!”“아니라니까. 진짜 춥다고. 잠깐 있어봐.”그렇게 말하면서 하준은 에어컨을 틀러 16도로 조절했다.에어컨 성능이 어찌나 좋은지 바로 쉬이이 소리를 내면 찬바람이 쏟아져 나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졌다, 졌어.’여름은 얼른 에어컨을 꺼버리고 하준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유치하게!”하준은 입꼬리를 한껏 올리며 달콤하게 웃었다. 눈동자에서는 별이 빛나는 듯했다. 완전히 사람을 홀릴 아우라를 발산했다. 심장이 두근거리자 여름은 얼른 얼굴을 돌려버렸다.‘사람 헷갈리게 왜 이래, 정말!’******이사 나온 뒤로 처음으로 하준의 본가에 가는 것이었다.예전 별장처럼 으리으리하고 호화롭지는 않았지만 정원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집에서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흘러나와 훨씬 아늑한 느낌이었다.여름이 차에서 내리자 여울과 하늘이 신나게 뛰어왔다.“엄마! 보고 싶었어!”두 아이들이 여름의 품에 안겨 볼을 비볐다.여름은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그런데 갑자가 누군가가 나타났다.“나도 우리 베이비들 보고 싶었는데.”뒤에서 하준이 나타나 모녀자 셋을 부둥켜 안으면서 여름의 머리에 턱을 가져다 댔다.“최하준, 뭐 하는 짓이지?”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끌어 안다니 여름의 뺨이 화르륵 타올랐다.집에 식구들이 모두 있을 텐데 이혼한 두 사람이 이러고 있다가 누구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난처하겠는가?“내가 하는 말 못 들었어?”하준이 한 손으로는 아이들을 케어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여름의 허리를 감았다.“우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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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화

여름은 완전히 황당했다.그러나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흥분한 장춘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어머나, 재결합한다고?”진숙 이모님도 벙글거렸다.“너무 잘 됐네요. 애초에 그렇게 서로 오해만 안 하셨으면 헤어지지도 않았을 거예요.” 최란도 심란한 듯 한숨을 쉬었다.“그것도 좋지. 애들도 엄마 아빠랑 다 같이 살면 얼마나 좋겠니?”휠체어에 앉은 최대범이 가볍게 기침했다.“재결합을 할거라면 다시는 그렇게 경솔하게 헤어지지 말거라.”“……”여름은 늘어선 하준의 식구들을 보며 어안이 벙벙했다.어이 없게도 하준이 진지하게 답했다.“앞으로는 여름이게 진짜 잘해줄 겁니다. 온갖 풍파에 시달리면서 저도 제 잘못을 깨달았…습니다.”말하는 도중에 하준은 여름의 힐에 발을 세게 밟혔다.“오해세요. 재결합이 아니라 그저 애들을 보러 온 겁니다.”여름이 담담하게 설명했다.“뭐, 아직 아니지만 난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야.”하준이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자기야, 이제 발 좀 치워줄래?”“흥!”여름의 입가가 경련을 일으켰다.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알 것 같은 눈이었다.“알겠다. 아니라면 아닌 거지, 뭐.”장춘자가 호호 웃었다.“자, 들어가서 밥 먹자. 아이고, 저 꼬맹이들이 어찌나 널 보고 싶다고 시끄럽던지.”“들어가요.”여울과 하늘이 여름의 손을 하나씩 잡았다.여름은 따라 들어갔다.하준의 본가 식구들에게 여름은 그다지 억하심정이 없었다.두 사람이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사실 식구들은 모두 반대했었다. 그러나 나중에 여름이 임신을 하고 나자 식구들은 완전히 여름의 편이 되었다. 다만 그때 최하준이 어른들 말씀을 안 듣고 고집을 부렸을 뿐이었다.집에 들어서자 별장 곳곳이 장난감과 그림책으로 가득한 게 보였다.아까 정원에는 유아용 미끄럼틀과 그네도 있었다.한 눈에도 아이들이 이 집에서 얼마나 대접받으며 잘 지내는지 알 듯했다.“얘야,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을 둘이나 낳아줘서 정말 너무나 고맙구나.”장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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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5화

최란의 처지는 여름도 들어서 알았다.여름은 운이 좋아서 한선우가 최후의 경고를 해주었고, 서도윤이 그것을 알려 주었지만, 하마터면 최란의 뒤를 따를 뻔했다.“엄마, 우리랑 그림 그릴래요?”여울이 크레파스를 가지고 와서 여름에게 매달렸다.여름의 주의력이 바로 아이들에게로 옮아갔다.여름이 있으니 아이들이 밥도 얌전히 잘 먹었다.식사가 끝나자 아이들은 여름을 끌고 축구를 하자고 했다.놀다가 놀다가 결국 여름은 지쳐서 나가 떨어져서 하준이 놀아주고 여름은 옆에서 보고 있었다.최란이 다가와서 마당에서 노는 모습을 보며 웃었다.“애들이 너무나 신나게 노는구나. 아이들이 서서히 하준이를 아빠로 받아들이는 것 같더구나. 꽤나 냉랭하던 하늘이 마저도.”여름은 입술을 축였다.“무슨 말씀이시죠?”“내 말은… 하준이에게 기회를 한 번만 달라는 거지.”최란이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하준이와 네가 지금 이 지경이 된 데는 어머니인내 책임이 크다. 내가 새로운 가정을 꾸리면서 하준이를 세심하게 돌보지 못했지. 그래서 결국 하준이가 사랑에 목마르게 되었고 그 힘든 시간에 백지안이 나타났어. 그러니 하준이는 그 얘를 자기 삶이 빛으로 여겼던 게야. 하지만 하준이도 나도 우리 주변에 뭔가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 게지.”여름은 흠칫했다.“무슨 말씀이세요?”“알아봤더니 하준이가 어려서 한 달 정도 정신병원에 입원했었는데 백지안도 곧 입원을 했거든. 들어보니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스스로 입원 치료를 원했다고 하더구나. 병원에 있던 숱한 애들 중에 백지안은 굳이 하준이만 찾아서 놀고는 했다더라….”여름은 완전히 깜짝 놀랐다.“그러니까 백지안이 하준 씨가 입원한 걸 알고 일부러 같이 들어가서 접근했다는 말씀인가요? 그럴 수가 있나요? 그때는 백지안도 그냥 어린애였을 뿐인데….”최란이 고개를 저었다.“당시 백지안은 동생까지 생겨 버리니 가족들의 주의력이 동생에게로 향했으니 뭔가 믿을만한 구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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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6화

여름이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봤지. 여울이 진짜 축구 많이 늘었구나.”“엄마도 같이 놀아요!”여울이가 여름을 끌고 갔다.결국 두 아이는 온몸이 젖도록 땀을 흘리며 놀았다. 결국 여름은 일단 아이들을 씻기고 가도록 했다.여름이 이렇게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준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여울과 하늘이는 신이 나서 욕조 안에서 물장난을 치는 바람에 여름도 흠뻑 젖어버렸다.“그만, 그마아아안.”여름이 아무리 소리쳐도 꼬맹이들은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결국 밖에 있던 하준을 불러들였다.“왜? 왜 이렇게 시끄러워?”하준이 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욕조에서 여울과 하늘이 난장을 치고 있었다.여름은 머리부터 온몸이 다 젖어서 수건을 들고 와 닦았다.하필 얇은 블라우스를 입고 있어 젖고 나니 몸에 착 달라붙어서 곡선이 여실이 드러났다. 속옷이 다 보일 정도였다.여름을 흘끗 본 하준의 시선이 여름에게로 돌아와 떠날 줄을 몰랐다. 여름을 바라보는 하준의 눈동자에 불꽃이 이글거렸다.처음 만났을 때는 풋풋하던 여름의 매력이 아이를 낳고 나서는 훨씬 더 풍만하고 여성스러워졌다. 뽀얀 얼굴에 까만 머리가 가닥 가닥 달라붙어 절묘한 시각적 효과를 내고 있었다.“뭘 봐!”하준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여름은 얼굴이 화끈해졌다.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하준을 노려보았다.“나가~”하준의 얇은 입술이 씩 올라가면서 막 뭐라고 하려는데 갑자기 하준의 얼굴로 물줄기가 날아들었다.“내 총을 받아라!”여울이 물총을 들고 하준을 도발했다.“우리 엄마 쳐다보지 말라고!”여름과 하준은 갑자기 난처해졌다.하준이 손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아내며 소리쳤다.“이 녀석들! 너희들이 뭘 알아? 엄마가 너무 예뻐서 쳐다본 거라고.”“아니야! 이상한 눈이었어!”하늘은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윤서 이모가 이상한 눈으로 여자 쳐다 보는 남자는 나쁜 사람이랬단 말이에요.”아들에게 팩폭을 당한 하준은 당황했다.여름은 ‘풉’하고 웃으며 하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하늘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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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7화

“어이구!”하늘이 차가운 시선을 여울에게 던졌다.“그래, 지금이야 안다지만 우리 똑똑한 엄마가 그 이모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아빠는 아마도 그 이모랑 결혼했을 거라고.”“야, 너는 엄마랑 아빠랑 사귀면 싫냐?”여울이 눈을 깜빡였다.“어쨌든 친엄마랑 친 아빠잖아? 그리고 엄마랑 아빠랑 다시 사귀면 동생도 낳지 않고 우리 둘만 예뻐해 줄걸?”하늘은 입술을 핥았다. 여울의 말에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그렇지만…’하늘의 입이 비죽 나왔다.“어쨌든 난 엄마 생각을 존중할 거야. 엄마가 좋으면 좋은 거지, 뭐.”“응. 나도 그 말에 찬성.”여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커다란 눈이 모두 여름에게로 향하더니 다시 물었다.“엄마, 다시 아빠랑 사귈 거예요?”“……”여름은 진땀이 났다.‘아니, 그러니까 동생이 안 생길 것 같다고 나랑 최하준이 재결합하길 바라는 거야?하지만 정말 동생이 생겨서 사랑을 모두 빼앗길까 봐 두려워한다는 건 알겠다.우리 둥이들이 불안했구나.’여름은 조용히 한숨을 쉬고는 낮은 소리로 말을 건넸다.“걱정하지 마. 앞으로 엄마는 결혼 안 할 거야. 다시 연애를 하더라도 아가는 가지지 않을 거야. 엄마에게는 영원히 너희 둘뿐이야.”“어….”여울이 살짝 아쉬워했다.“그러면 아빠랑 다시 안 사귈 거예요?”“사귄다고 하더라고… 꼭 결혼하는 건 아닐 지도 몰라.”여름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100% 확신할 수가 없었다.“왜? TV를 보니까 사랑하면 결혼한다던데?”여울이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결혼 안 하면 가지고 노는 거라던데?”“쿨럭! 여울아 TV를 너무 많이 보는 거 아니니?”여름은 난처해서 말했다.“어린이가 TV를 너무 오래 보면 안 되지.”여울은 여름이 하는 소리는 듣지도 않고 다시 물었다.“아! 알았다! 엄마는 아빠를 갖고 놀고 싶은 거구나?”“……”하늘이 심란한 듯 여름을 쳐다보았다.“뭐, 그래도 좋아. 난 엄마를 응원해요.”“나도! 엄마만 좋으면 돼.”여울이 두 손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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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8화

여름이 욕실에 들어가자 하준의 진지한 목소리가 들렸다.“엄마가 너희들에게 대체 뭐라고 했어?”‘안 사귄다고? 나를 가지고 놀 거라고?’하준은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지금 몸도 다 치료가 되지 않았는데 마음이 다급해졌다.기대에 찬 하준의 눈을 보며 하늘이 말을 이었다.“말 안 할 거예요. 비밀이거든요.”“맞아, 비밀!”여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내가 아까 다 말해줬잖아요.”“그거 말고도 있을 텐데.”하준이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냈다.“말해주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지.”“두 개 다 나 주세요. 하늘이는 어차피 비밀을 지킬 걸? 내가 말해줄게요.”하늘이 가져갈 새라 여울이 재빨리 초콜릿을 가져갔다.“……”‘저도 비밀이라더니 초콜릿에 눈이 멀어서 순식간에 배신하네?어쩌다가 저런 의리 없는 녀석이 내 쌍둥이 동생으로 태어난 거냐고….’여울이 초콜릿을 까면서 주절거렸다.“엄마가 그러는데 아빠랑 다시 사귀더라도 결혼은 안 한대. 가지고 노는 거 뭐 그런 건 되는데 결혼은 꿈도 꾸지 말래.”“정말이야?”하준은 멍해졌다.기뻐야 하는지 우울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일단 최소한 예전처럼 자신을 거부하지는 않은 다시 사귈 수도 있다는 말을 했을 텐데….’하준은 일말의 희망을 보고는 눈빛이 반짝였다.‘여름이가 나를 가지고 놀겠다는 생각을 했을 줄이야….에이, 내가 애들하고 지금 이게 다 무슨 소리야?’“그럼요, 완전 진짜지.”여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 열심히 따라다녀 봐요. 그런데 엄마가 아기는 더 안 낳을 거래. 알아두세요.”“응, 그래. 알겠어.”하준이 칭찬하듯 여울을 쳐다보았다.“우리 여울이, 고맙다.”“아빠 초콜릿 고마워요. 맛있다. 다음에도 이런 거 주세요.”여울은 기분이 좋아서 다음 초콜릿을 또 깠다.옆에서 듣던 하늘은 완전히 어이 없는 얼굴로 하준 부녀를 바라보았다.‘아주 저놈의 입…. 엄마가 언제 가지고 논다고 그랬어?아, 몰라.나중에 엄마가 어떻게 하시겠지. 난 모르겠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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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화

“그게… 드라이기 좀 가져오라고.”여름은 하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저도 모르게 옷을 추슬렀다.“뭘 가려? 며칠 전에는 내가 다 씻겨주기도 했는데.”하준이 눈썹을 까딱했다.“내가 옷 가져다 줬는데 드라이기는 어디다 쓰려고?”하준은 팬티까지도 새것으로 가져다 주었는데 드라이기가 왜 필요한지 이해가 안 됐다.“알아서 뭐하게?여름이 부루퉁하게 뱉었다.“가져다 줄 거야, 말 거야?”“알았어, 알았어. 와이프가 가져오라면 가져다 드리는 거지.”하준이 싱글거리며 얼른 드라이를 들고 왔다.여름은 받아들더니 쾅하고 소리 나게 문을 닫았다.한참을 들고 말려봤지만 속옷이 너무 젖어서 도저히 드라이기로 말릴 수가 없었다.결국 머리만 말리고 나왔다. 음흉한 하준의 눈이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고 어색하게 벗어두었던 옷으로 가슴을 가리고 나왔다.그런 여름을 보고 하준은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다 아는 사이에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거야?”“…내가 당신인 줄 알아? 아주 그냥 부끄러운 게 없지?”여름이 볼멘 소리를 했다.“뭐 카디건 같은 거라도 하나 가져다 줘. 이러고 집에 갈 수는 없잖아.”하준의 식구들 눈이야 어떻게 피한다지만 집에 가면 아버지와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고 가기에는 민망했다.“늦었는데 그냥 애들이랑 자고 가. 당신 간다고 하면 애들이 안 좋아할걸.”하준이 손으로 가리켰다.“당신이랑 애들은 여기서 자. 나는 옷 빨아서 널고 올게.”“안 돼. 내가 당신 집에서 잔다는 게 말이나 돼?”여름이 부루퉁해서 말을 이었다.“아직 양유진이랑 이혼을 한 것도 아닌데 당신 할아버지, 할머니도 다 계신 본가에서 내가 어떻게 자?”하준이 입꼬리를 올렸다.“아무도 우리 사이가 마냥 순수한 사이라고 생각 안 해. 잊어버렸어? 퇴원하던 날 당신이 기자들 앞에서 내 입술을 훔쳐갔잖아? 그게 어디 사람들 눈치 보는 사람이 할 짓인가? 그리고 남들이 알면 좀 어때? 우리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린 게 하루이틀도 아닌데.”여름이 미간을 찌푸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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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0화

“알겠어. 그만 해. 앞으로는 아이들을 우선 순위에 둘게. 안심해. 당신 집에 둥이를 두는 건 임시방편이니까. 양유진을 감옥에 집어넣고 나면 아이들은 내가 데려갈 거야.”하준의 말을 듣고 있자니 여름은 너무 민망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나쁜 엄마가 된 것 같았다.“그래.”하준이 끄덕거리고는 잠시 쉬었다가 엄숙하게 덧붙였다.“나중에 잊지 말고 나도 꼭 데려가.”“……”여름은 어이가 없어 하준을 노려보았다.“옷은 나에게 줘.”하준이 여름의 옷을 가져갔다.여름이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그 안에는 속옷도 다 들어있었다.여름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됐어. 내가 할게.”“안 돼. 이러고 어딜 내려가려고?”하준이 은근한 시선을 여름의 가슴팍으로 던졌다.여름은 우뚝 서버렸다.엄마가 같이 자고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울이와 하늘이는 뛸 듯이 기뻐했다.한참 책을 읽어주고 나서야 아이들은 겨우 잠들었다. 여름도 피곤해서 잠시 누워있었다.피곤한 하루였다. 낯선 곳이지만 아이들 냄새를 맡으며 여름은 곧 잠에 빠져들었다.막 잠이 든 사이 뒤에서 뭔가가 눌리는 기분이 들었다. 곧 뜨거운 품에 안기게 되었다.여름은 무의식중에 뒤로 돌아누웠다. 손이 남자의 허리에 가 닿았다.여름은 깜짝 놀라서 눈을 번쩍 떴다.환한 달빛이 쏟아져 들어와 여름을 가만히 바라보는 하준의 깊은 눈동자를 비췄다. 그 눈에는 애정과 알 수 없는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자기야…”하준의 매끈한 입술이 가볍게 여름을 불렀다.여름은 잠이 확 달아났다. 자고 있는 아이들만 아니었으면 펄쩍 뛰어서 하준의 하복부를 걷어찼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꾹 참는 수밖에 없으니 여름은 어금니 사이로 가만히 말을 뱉었다.“누가 남 자는 침대로 기어 들어오래?”“나랑 다시 사귈 수 있다고 그랬다며?”하준이 기다란 속눈썹을 깜빡였다.여름은 달빛에 비친 하준의 눈썹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남자의 속눈썹이 어쩜 그렇게 풍성하고 긴지….그 짙은 속눈썹이 다가올수록 하준의 호흡도 가까워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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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1화

“쉿!”여름이 고개를 들더니 키스를 돌려주었다.하준은 첫사랑을 하는 10대가 된 것 같았다. 온몸이 떨렸다.꿀을 삼킨 것처럼 달콤함에 빠졌다.이때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하준은 카펫 위로 내쳐졌다.“엄마, 무슨 소리에요?”하늘이 놀라서 깼다. 여울이는 여전히 쿨쿨 잠들어 있었다.“아무 것도 아니야. 엄마가 책을 떨어트렸어. 다시 자”여름이 부드럽게 하늘을 달랬다.하늘은 몽롱한 채로 ‘응;’하더니 다시 잠들었다.하준은 답답한 듯 기어올라와서 여름을 쳐다보았다.“이게 뭐야?”“그러니까 왜 꺼지랄 때 안 꺼지고.”여름인 당당하게 말했다.하준은 여름을 빤히 바라보았다. 여름은 얇은 실크 잠옷을 입고 있어 옆으로 누우니 쇄골이 드러났는데 본인은 모르고 있었다.하준의 목젖이 꿀꺽했다.‘결심했어.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방에서 잘거야.’“자기야, 누가 꺼져 같은 비속어를 쓰나?”하준이 불평했다.“그냥 날 괴롭히려고 해보는 소리지?”“갈 거야 안 갈 거야?”간신히 하준을 떨어낸 여름이 물었다.“안 가.”하준이 고개를 저었다.“나도 당신 자는 데서 잘 거야.”“…그러시던지. 그래도 침대 위로는 올라오지 마. 그냥 거기 바닥에서 자.”여름이 싸늘하게 말했다.“그래. 당신하고 한 방에서 잘 수만 있으면 난 어디서 자도 좋아.”그러면서 하준은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여름은 골치가 아팠다.‘초가을이 되어서 낮에는 덥다지만 밤에 그냥 저렇게 바닥에 누워서 자다가는 감기 걸리기 십상인데….’“자기야, 난 신경 쓰지 말고 자. 난 튼튼해서 같기 같은 것도 잘 안 걸려.”하준이 여름에게 웃어 보였다.여름은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다시 꿀꺽 삼겼다.“알아서 해.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알 바 아니야.”이불을 당겨 돌아 누웠다.하준 때문에 더 피곤한 기분이었다.곧 다시 잠들었다.******다음 날. 여울의 비명 소리에 다들 깼다.“아아! 왜 혼자 바닥에서 자요? 불쌍하게? 언제 왔어요? 왜 침대에서 안 자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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